이경규는 이런 말을 했다. “예능의 끝은 다큐다.” 예능이 취해야 할 노선이 결국은 ‘진정성’이라는 얘기다. 그의 말처럼 현대 예능의 트렌드는  ‘리얼’이 대세다. 거짓된 웃음이나 만들어진 상황이 아닌 조금이라도 리얼한 상황이 펼쳐져야 시선을 고정한다. 리얼버라이어티 뿐 아니라 경연예능 역시 그런 맥락이다. 그 자리에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무대에 대한 반응이나 분위기가 경연예능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리얼’의 트렌드가 다시 변화하고 있다. 공중파보다 한 발 앞선 케이블 채널에서 이제는 아예 웃음기는 물론 긴장감마저 뺀 예능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바로 tvN의 <배우학교>와 <위키드>다.

 

 

 

 

 

 

 

 

<배우학교>의 출연진인 장수원이나 남태현, 유병재등의 면면을 살펴보면 <배우학교>가 일명 그들의 발연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장수원은 이미 ‘로봇연기’라고 명명된 그의 딱딱한 연기로 유명세를 얻었고 남태현은 그의 첫 드라마 출연작인 <심야식당>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희화화 되었던 전력이 있다. 유병재는 말할 것도 없이 연기보다는 개그 캐릭터다.

 

 

 


그러나 박신양의 등장으로 그 예상은 산산이 부서졌다. 박신양은 그 자리에 그들의 연기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배우학교>에서는 박신양의 연기와 그들의 연기가 비교되는 포인트가 아닌, 출연진들이 연기에 대한 자세를 점검하고 얼마나 진지하게 연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연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잘 풀리지 않아 벽에 가로막힐 때, 좌절하거나 눈물을 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심을 끌어내도록 하는 박신양의 교육법은 전혀 우스운 성질이 없다. 박신양은 그들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낼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위로할 줄 아는 모습으로 이상적인 멘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 모든 것들의 조합은 예능보다는 실제 상황에 가깝게 느껴진다. 연출된 장면이나 상황, 혹은 캐릭터가 있다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다큐에 가깝다. 그러나 그 진지함이 통했다. 그들이 교육받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대입한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하는 의문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출연진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연기를 배워가면서 출연진들의 마음의 문 역시 함께 열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습지 않은 예능, 경쟁이 없는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장면 장면들이 의미있게 다가오며 호평을 이끌어 낸 것이다.

 

 

 

 

 

 

 

 

<위키드>역시 그런 예능이 될 조짐이 보인다. ‘We sing like a kid'의 줄임말인 <위키드>에 출연하는 출연진은 가수도 있지만 박보영, 유연석 등 배우들이 중심을 잡는다. 어린이들이 그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주요 포인트긴 하지만, 그 본질은 ‘경쟁’이나 ‘평가’에 있지 않다. 순수한 어린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그들의 동심에 동화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2016년 판 마법의 성을 만든다는 최종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 자체보다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 바로 <위키드>가 지향하는 바다.   

 

 

 

 


 

첫 방송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그들의 진정성이 배가 되면 될수록, <위키드>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쟁을 시키고 1등을 뽑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노래를 향한 순수한 아이들의 열정에 주목한 <위키드>는 분명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할만 하다.

 

 

 

 

예능의 트렌드는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리얼이나 경연 예능을 넘어서 분명한 목적이 있지만 그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그 과정에 주목한 ‘리얼’ 예능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케이블의 색다른 시도가 예능의 트렌드마저 바꿀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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