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사 월화드라마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시작하면서 시청률 싸움 역시 치열했다. 일단 승기는 50부작의 사극, SBS <대박>이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률 반전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 세 드라마 모두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각각의 드라마에 시청 포인트, 그리고 드라마의 재미를 주도한 신스틸러를 분석해 보았다.

 

 

<대박> 최민수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한 <대박>은 아직 장근석, 여진구등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임에도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백대길(장근석)이 왕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버려짐으로써 또다른 핏줄인 연잉군(여진구 분)과의 필연적인 싸움을 그리는 과정을 상당히 촘촘하게 그린 것이다. 일단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좋은 사극이라는 점 또한 <대박>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박> 1, 2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이문식, 전광렬, 최민수, 임현식 등 연기력이라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향연이 드라마 내내 펼쳐진다. 연기력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 중에서도 숙종역을 맡은 최민수는 이 드라마의 갈등 중심에 서 있는 왕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포착해냈다. 특유의 무게감과 스타일을 캐릭터에 투영시키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한 층 더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민수는 <대박> 1, 2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 그의 카리스마는 방송 삼사 그 어느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는 앞으로도 절대 권력으로서 긴장감을 책임질 가장 강력한 신 스틸러가 될 전망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삼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성인 주인공이 첫 회부터 등장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의 신스틸러는 역시 타이틀롤을 맡은 박신양이었다. 웹툰 원작의 <조들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분투하는 특이한 캐릭터의 변호사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회적인 문제를 드라마 안에 녹여내면서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포인트다. 그 안에서 박신양은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주인공 조들호를 완벽히 표현해 낸 신스틸러다. 그는 재판을 뒤집는 수완을 발휘하며 긴장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시그널>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조들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 드라마가 반등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시청률은 <대박>과 비교해도 1% 내외의 차이다. 박신양의 원맨쇼가 될 것인지, 그 안에서 박신양의 캐릭터 이상의 울림이 존재할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 정보석

 

 

 

 

삼사 드라마 중 최하위로 시작했지만 <몬스터>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자이언트> <기황후> , 히트작을 집필해 온 부부작가 장영철-정경순 콤비의 극본에 다소 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복수극이라는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 주인공인 강지환과 성유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라는 점 또한 이 드라마의 반전 요소가 될 수 있다.

 

 

 

<몬스터> 1, 2회에서는 강지환의 아역격으로 이기광이 등장했다. 이기광은 아이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절대 악인인 변일재(정보석)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 2회에서도 주인공 강기탄이 성형수술을 하고 노숙자가 되는 과정은 모두 변일재로 인해 벌어진다. 변일재가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이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이언트> 등에서 악역 연기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정보석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코믹부터 악역까지 모든 역할을 아우르는 정보석이라는 배우의 힘을 이 드라마에서도 다시 확인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사 드라마는 각각의 장점과 포인트가 확연하다. 여전히 시청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키는 작품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과연 어떤 드라마가 그 승기를 잡을까. 여전히 살벌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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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1981년 제 1회 개그 콘테스트에서 데뷔한 후, 무려 35년여 동안 예능계에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예능계의 메인 MC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연말 대상시상식에는 이경규가 후보로 오르고, 예능의 대부로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다. 이경규와 동년배인 코미디언들은 사실상 방송에서 전멸했다고 봐도 옳다. 혹여나 방송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황금시간대 예능이나 파일럿 프로그램 등,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방송에서 메인 진행자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경규는 가장 '핫'한 방송인은 아닐지라도 무리없이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그의 예능감은 여전히 통하고 있다.

 


 

신기한 것은 35년이라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이경규의 코미디는 시대를 선도하지는 않을지언정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전 개그 방식에 매몰되어 현재 예능의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이 코미디언의 숙명이라면 숙명이지만, 이경규는 그 재능을 갈고 닦아 여전히 트렌드 중심에 서 있다. 그것은 이경규의 고유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읽고 그 트렌드에서 자기 위치를 찾아내는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리얼리티등 이경규의 캐릭터나 특징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예능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도 이경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방송가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가 <마이리틀 텔레비전>(이하<마리텔>)에 등장했다.

 

 

 

 

<마리텔>이야말로 예능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은 나이든 사람들의 문화가 아니다. 이경규 세대라면 더더욱 인터넷에 취약하다. 10대부터 30대가 주축이 되는 인터넷 방송을 브라운관으로 옮긴 <마리텔>은, 출연자들이 각각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는 콘셉트로 그 방송 안에서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방식이다.

 

 


 

<마리텔>은 백종원을 등장시켜 이른바 '쿡방'의 붐을 일으킨 방송이기도 하다. 그 선봉장에 섰던 배경은, 비록 예능인은 아니라 할지라도 개성과 콘텐츠를 갖춘 인물들을 섭외하는데 가장 큰 공을 들였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예능인이나 스타들은 이 프로그램 안에서 불리한 위치를 가진다. 그 이유는 전문성이 있는 유명인들의 경우 콘텐츠가 명확하고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은 반면, 스타들은 짜놓은 판 안에서 운신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은 자신만의 콘텐츠가 확실하고 주제가 명확할 경우 그 우위를 가진다. 형식도, 룰도 없는 것이 바로 인터넷 방식의 형식이요, 룰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콘텐츠가 풍성하여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 인터넷 방송을 성공시키는 비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들은 대본이나 설정 등, 주어진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는 직업군이다. 갑자기 무언가를 혼자서 해보라고 하면, 대본과 상황 설정이 없는 한, 그들의 예능감이 빛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우선인데 그들이 선택하는 주제가 흥미롭더라도 아무래도 전문가들 보다는 집중도나 구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경규는 달랐다. 이경규는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가 키우는 개들을 데리고 나와 바닥에 눕는 등, '이경규' 자체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경규가 그 다우면 그 다울수록, 유입되는 시청자들은 늘어났다. 심지어 10분남은 시점에서 "6분 동안 쉬겠다"고 선언하며 드러눕는 장면조차 흥미로웠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 걸까.

 

 


 

이경규는 인터넷방송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인터넷 방송의 콘텐츠라는 것은 꼭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콘텐츠의 풍성함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 진행을 이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 또한, 그들이 가진 능력이 그들 생활 일부일 정도로 그들과 하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주제를 가지고 그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주제를 고민해야하는 진행자들은 그 주제에 자신의 개성을 녹여내기 힘들다. 그러나 이경규는 함부로 모르는 주제에 도전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할 콘텐츠보다는 자신이 흥미로운 주제를 들고 나와 그저 자신이 되었던 것이다. 시청자가 아닌 자신에게 집중하며 볼 사람은 보고, 보지 않을 사람은 보지 않아도 좋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의 '자신다움'은 역설적으로 흥미를 자극했다. 뭔가 남들과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은 열광하는 점을 정확히 캐치한 것이다.

 

 

 

이경규는 이번에는 '낚시'라는 콘텐츠를 들고나와서 다시 1등을 거머쥐었다. 사실상 기다림의 연속인 낚시는 당사자만이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이경규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며, 붕어를 20마리 잡겠다는 공약을 세운다. 그리고 그 20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방송을 진행한다. 사실 엄청난 재미를 담보했다기 보다는 이경규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시청률로 이어졌다. 백종원이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스타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만약 낚시 콘텐츠를 처음에 들고 나왔다면 1위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을 데리고 나와 자신의 안방에서 하는 것처럼 콘텐츠를 꾸민 첫 번째 방송이 그에 대한 매력지수를 급격히 올렸기 때문에 그의 후속방송에 대한 호기심은 증가할 수 있었다. 그는 '이경규'를 보여줌으로써, 인터넷 방송이 본질을 파악하고 또다시 '갓경규'라는 호칭을 얻었다. 과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이경규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예능에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동시에 치고 빠지는 능수능란함으로 예능감까지 보여준 이경규는 전체적인 예능의 흐름을 파악하는 동시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론 주인공으로 때론 조연으로 활약하는 그의 예능감이 35년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은 과 연 혀를 내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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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 ‘소녀 가장’으로 출연했던 출연자의 일진설은 겉으로 보면 출연자에 대한 비난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소녀 가장 콘셉트로 방송에 출연한 고등학교 소녀의 일진설이 불거지자 방송사측은 즉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담임선생님에게 확인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출연자 보호를 위해 허위 사실에 대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진설이 흘러나오게 된 배경은 단순히 ‘출연자 보호’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일단 방영 내용과 출연자의 실제 생활의 차이에 대한 의혹이 일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일단 출연자가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족을 부양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그러나 출연자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아무리 매일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가족의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는 빠듯하다. 일단 이 부분에서 4인가족 생활비가 딸 혼자만의 아르바이트로 정말 충당이 되느냐 하는 지점역시 석연치 않다. 한국 사회가 고등학생의 아르바이트로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그 부분은 넘어간다 치더라도 그런 상황속에서 출연자의 최신형 핸드폰과 수백만원 이상이 소비되는 교정기, 그리고 고가의 의류 등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가난하다고 해서 최신형 핸드폰을 살 수 없거나, 비싼 옷을 입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정말 자신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달에 10만원이 넘는 통신비를 감당하고, 비싼 옷을 사 입으며 분납을 한다고 해도 월 치료비가 수십만원에 달할 교정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전기세 몇백원에도 벌벌 떨며 자신이 살 것도 참아가며 꿋꿋이 사는 여고생 처럼 묘사를 해 놓고, 고가의 제품들을 줄줄이 방송에 내보내면 그 자체가 모순이다. 정말 가난하다면 그런 제품을 '안'사는 게 아니라 '못'사기 때문이다.

 

 



 논란의 본질을 잘못 해석하면 ‘가난해도 물건을 사 모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펼수는 있지만, 논란의 본질은 그런 물건들을 가지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방송의 내용으로 미루어 모든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여고생이 그런 소비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사고 싶은 최신형 핸드폰이나 비싼 옷등을 사 입을 수 있다면 그것은 방송 내용과 전혀 다른 이면이기 때문에 이 장면들이 논란이 된 것이다.

 

 


만약 그 물건들이 그 여고생의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사준 것이라 해도 문제다. 아버지는 고작 7개월 정도의 휴직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그 아버지가 7개월 전에 딸의 교정이나 비싼 옷값을 충당해 주었다면, “해준 것이 뭐가 있냐” 심지어 “아빠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패륜적인 말도 서슴지 않던 딸의 발언과는 다르게 그 아버지가 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이 번 돈을 쓰는 아버지 였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딸과 아버지의 갈등 자체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그렇게 보자면 차라리 이 주제는 '소녀가장'이 아니라 20년 동안 일하고도 딸에게 막말을 들어가며 학대당하는 불쌍한 가장에 대한 이야기다.

 

 


 

여고생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출연한 <동상이몽> 출연자중 내가 제일 불쌍하다’며 자신의 인생을 한탄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절망적일만한 상황은 실험카메라에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이런 논란은 단순히 일진설이 아니라 방송의 진정성이 훼손되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동상이몽>이 제대로 출연자를 검증하고 그 출연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느냐 하는 지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물론 방송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예능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과 똑같은 모습을 방송에서 내보낸다면 그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시청자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과장과 첨가물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정 스토리가 없어 연출을 했다손 쳐도 그 연출은 시청자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소녀 가장’이라는, ‘이제껏 가장 불쌍한’ 소녀가 시청자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 정도의 절박함이 없었다는 것이 논란의 본질이다.

 

 


이런 과장된 부모 자식간의 갈등 속에서 한 프로그램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은 바로 시청자와 제작진이다. 유재석과 김구라, 서장훈은 그 소녀에게 장학금까지 전달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으려 했지만 그 이야기 자체가 이미 의뭉스러운 상황에서 그 모습은 과연 아름답기만 한 모습일까. 방송사의 잇속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방송을 신뢰하게 만들만한 진정성이다. 단순히 ‘소녀 가장’이라는 소재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진정으로 고민을 토로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웃음을 찾으려는 노력. 이것이 <동상이몽>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 <동상이몽>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자극적인 소재를 버무려 화제를 만들려는 편협함 뿐이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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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서 홍철아 장가가자프로젝트가 중단되었던 것은, 왜 노홍철의 기준에서 여성이 평가에 대상이 되어야 하냐는 이유로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었다. 노홍철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키가 크고, 나이가 어리며, 뛰어난 외모를 지닌 여성을 원했다. 이에 여성을 상품으로 본다는 시선, 그리고 외모 지상주의라는 비판이 함께 나타나며 해당 프로젝트는 결국 사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취향은 있다는 측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홍철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상대적으로 키가 큰 여성을 아름다운 여성을 선호한다고 하여 그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물론 그런 표현들을 정제되지 못한 예능화법으로 조금 거칠게 다룬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예능적인 재미 측면에서 보자면, 해당 특집은 상당히 호기심을 자아내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 여성만이 가치 있는 여성이라는 방송을 제작했다면 비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노홍철의 개인 취향을 부각시켰다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이 논란 자체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TV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외모나 신체조건, 혹은 능력등을 가지고 함부로 재단하며 비교를 하는 행위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칭송받고 그렇지 못하면 무시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지는 행위는 마땅히 지양해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성에게 쏟아지는 시선 자체에는 문제의식이라도 있지만 남성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상대적으로 관대한 것도 사실이다. <갖고싶은 남자(이하 <가싶남>)>는 그런 이중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황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홍철아 장가가자프로젝트와 비교해 봐도 한 개인의 취향을 부각시킨 것이 아니라, 어떤 객관적인 (사실은 지독히도 편파적인) 기준을 가지고 남성들을 평가했기 때문에 그 문제성은 더욱 크다.

 

 

 

<가싶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 이를테면 에릭남이나 헨리 등은 여성의 호응도가 높은 멤버들이다. 이 뿐이 아닌 외모나 능력등에 상당히 두각을 나타내는 일반인들도 다수 출연한다. 그들은 첫 회부터 여성들이 둘러싸인 방에 들어가 그들이 쏟아내는 압박면접 식질문을 대면한다. 그들이 시키는 일은 춤이든 노래든 해야 하며 그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최선의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그들은 얼마나 똑똑한지 제작진이 만든 수학문제를 풀며 증명해야 하고 그들이 얼마나 일상생활에서 매너가 좋은지는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실험을 당한다’. 커뮤니 케이션 능력을 측정한다는 명목하에 그들은 여성의 구미에 맞는 문자 보내기 테스트를 해야 하고,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어떻게 하는지를 평가 당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들에게 전제되는 것은 첫 째, 둘 째, 셋 째도 비교, 비교, 비교다. 상대방 출연자보다 더 여성을 만족시키는 행동을 해야 하고 적절한 대답을 해야만 다음 단계로 진출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TV<가싶남>은 외모는 물론 매너도 좋아야 하고, 여성의 심리를 잘 헤아려야 하며 요리도 잘해야 하고 심지어 똑똑하기까지 해야 한다. 이런 완벽한 남자를 찾는 과정이 <가싶남>의 목적이요,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반대로 생각해 보자. <가싶남>이 아닌 <가싶녀>였다면, 이 프로그램이 과연 만들어 질 수 있었을까? 설령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과연 비난의 목소리를 피해갈 수 있었을 거라 보기 힘들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예쁜 연예인들이나 능력있는 일반인 여성들이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요리도 잘해야 하고, 똑똑해야 하며, 그러나 동시에 착하고 인성이 좋아야 한다. 남성을 짓눌러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너무 소극적이고 소심하면 마이너스. 남성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물론, 요리와 살림을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얼굴이 예쁘면 호감은 훨씬 더 증가. 그들은 상대방보다 더 위에 열거한 요인들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고 순위까지 정해진다. 최종 1위는 갖고 싶은 여자가 된다. 지금 설명한 예시 속에서 뭔가 불쾌함을 느낄 여성들은 분명 많을 것이다. ‘여자가 남자의 소유물이나 노예냐는 볼멘소리까지 터져나올만 하다. 그러나 단순히 성별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성을 함부로 평가하고 단정짓는 행위가 용인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회의 모든 것이 경쟁이라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기타 경연 프로그램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그들의 특정한 능력, 이를테면 노래나 요리같은 재능을 평가한다. 그 재능은 그들이 프로의 세계로 가기 위한 필요 요건이다. 그들의 능력으로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일을 벌이는 것과, 그 사람 자체, 그 사람의 타고난 외모나 성격, 혹은 개개인의 고유 특성등으로 그 사람이 이를테면 남편이나 남자친구 감으로 적당한지 재는 행위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실무 능력을 평가받는 것이지만 후자는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기 때문이다. 처음에 말했듯 분명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취향을 강요하고 이러 이러한 사람이 갖고 싶은 남자다혹은 완벽한 남자다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대체 그들은 무슨 권리로 공개적으로 사람에 대한 순위를 매기는 것일까. 그들의 기준은 결혼정보 회사의 점수표만큼이나 사람을 단지 상품으로 소비하려는 비참한 현대인의 자화상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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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첫 회부터 14%라는 높은 시청률로 시작한 후, 방송 단 7회만에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가히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물론,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성공적인 예시를 남기며 놀랄만한 기록을 계속 써내려가고 있는 중인 것이다.

 

 

 

<태후>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로맨스 드라마로 흥행불패신화를 써온 김은숙 작가의 극본에 송중기 송혜교라는 톱스타의 캐스팅, 거기다가 해외 로케이션과 사전제작, 재난을 소재로 삼은 스케일까지. 130억을 들인 드라마 답게 모든 것이 블록버스터 급으로 휘몰아쳤다.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류 스타들이 출연하는 블록버스터 멜로. 도저히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첫회부터의 높은 시청률은 이런 관심을 방증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재난을 핑계삼은 로맨스가 그럴듯하다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은 빛의 속도로 전개되지만 맹목적인 남자 주인공의 사랑이 여심을 흔들었다. 강단있고 당찬 여자 주인공 역시 매력적으로 묘사된다. 얼굴만 봐도 황홀한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김은숙 작가의 재기발랄한 터치로 섬세하게 묘사해 냈다. “난 지금이 제일 설레여요. 미인이랑 같이 있는데 불꺼지기 직전.”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되게 보고싶었는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같은 송중기가 아닌 남자가 감히 시도조차 하기 힘든 민망한 대사들의 폭격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 민망함을 극복할 만큼의 케미스트리를 창조해 내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는 누구보다 배우를 잘 활용하는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과연 그들이 대사를 하니 부끄럽긴 해도 그럴 듯하게 들리는 것이다.

 

 

 

이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에게 빠져든 여심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잘생겼고, 체력 좋고, 애국자에다가 한 여자만 보는 완벽한 남자를 외면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재난 로맨스가 아니라 재난을 핑계삼은 로맨스는 그렇게 불타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그 불꽃은 유효할 확률이 높다.

 

 

 

그런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에 눈물을 머금어야 하는 것은 바로 경쟁작들이다. <태후>와 동시간대 방송을 시작한 <돌아와요 아저씨(이하 <돌저씨>)>는 첫 회부터 한자릿수의 시청률을 반등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떨어진 5%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돌저씨>가 확실히 시청자들의 호평을 들을만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각각의 사연을 안고 죽음을 맞이한 김영수(김인권)와 한기탁(김수로)이 천국으로 향하던 중 다시 이승으로 떨어져 현세로 역송 체험의 기회를 얻고, 다른 사람 몸에 빙의가 된 채, 자신들의 사연을 풀어 나간다는 내용으로 일본 소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과 드라마는 기본 설정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드라마의 흥미도가 원작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김영수가 빙의한 이해준을 연기하는 정지훈()은 다소 코믹스럽고 과장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호연을 보여주고 있다. 한기탁이 빙의된 한홍난을 연기하는 오연서역시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에서 보여준 연기 이상을 보여주며 오연서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예뻐보이려 하지 않고 망가지는 오연서의 코믹 연기는 확실히 그의 색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로맨스와 블록버스터가 결합된 <태후>는 처음부터 끝가지 <돌저씨>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들어갔다. 시청률 반등은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시청률이 주요한 지표가 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낮은 시청률은 호평으로 이어진다 해도 초라한 퇴장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하 <굿미블>)>의 경우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일단 <태후>가 너무 큰 승기를 잡은 후에 방송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굿미블>의 대진운은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첫회가 방송되었을 뿐인 <굿미블>은 한 남자가 복수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을 스피디하게 전개시키며 상당한 몰입도를 보여주었다. 사랑스러운 문채원의 연기나 여심을 저격하는 이진욱, 악역을 맡아 호연을 보여준 김강우까지 배우들의 합과 연기 역시 뛰어나다.

 

 

 

그러나 <태후>와 같은 로맨스면서도 <태후>와는 다른 분위기의 복수극인 <굿미블><태후>에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더 큰 화력이 필요하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전체적인 내용의 구성이 시청자들의 감정을 사로잡고 흥미를 돋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태후>의 송송 커플을 뛰어넘을 만한 화제성 역시 절실하다.

 

 

 

<태후>의 승기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강력해도 너무나 강력하다. 과연 이 불리한 경쟁구도 속에서 <돌저씨><굿미블>이 어떤 드라마로 남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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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와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는 동시간대 방영되는 프로그램으로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고민을 주제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녕하세요>는 타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고민에 빠진 출연자가 등장해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형식으로 상대방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강하면 강할수록, 프로그램의 재미가 올라간다. <동상이몽>은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을 주제로 삼았지만, 역시 그들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프로그램에서 추구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안녕하세요>는 "대한민국 5천만의 고민이 없어지는 그날까지!"라는 카피로, <동상이몽>은 '세대공감 프로젝트'라는 말로 고민해결과 소통을 주제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그 거창한 목적은 뒷전임이 분명하다. 결국 누가 더 재미있는 고민을 가지고 나오느냐가 프로그램의 유일한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안녕하세요>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민의 사연은 "고기에 중독된  딸"이 그 주인공이었다. 시도때도 없이 자신의 엄마를 부려먹으며 고기를 구워달라고 하는 철없는 딸은, 고기를 구워주지 않을 경우 패악을 부리는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고기를 구워달라고 모친에게 욕설까지 내뱉는 딸이라면 예능이 아닌 다큐에 나올 일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상담을 받아야 할만큼 문제 행동이다. 그러나 이런 사연은 그저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하나의 사연으로 그려지고, 딸에게 채소를 억지로 먹임으로써 마치 고민이 해결된듯한 뉘앙스로 가볍게 넘어가는 모양새를 취한다. 사실 사연을 들고 나온 사람의 이야기를 100% 신뢰할 수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과연 방송을 위해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오로지 1승을 하기 위함이 목표인 것 같은 고민들은 때때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고민의 내용역시 막말에서 폭력에 가까운 행동에 이르기까지 도저히 연예인 패널들의 충고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을 내용들이 상당수다. 단순히 출연자들의 말에 의해 수위가 드러나는 고민역시 신뢰도가 떨어지지만 실제로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방송에서 하는 고민토로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되는 고민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고민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1등을 차지하고 상금을 받는다는 콘셉트 역시, 이런 고민의 극단성을 부추긴다. 

 

 

 

 

 

 

 

 

<동상이몽>은 이런 신뢰성을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으로 극복하고자 했으나 여전히 고민해결에 방점이 찍혀있지는 않다. 이번주 <동상이몽>에는 개그맨을 꿈꾸는 고교생이 등장했다. 부모와 갈등을 겪는 고민의 주인공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그가 과연 개그맨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에 관한 것이었다. 실질적으로 그의 개그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가 개그맨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아니다. 그가 그런 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의 이유가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주인공이 다소 무리한 개그를 펼치는 것은 명백히 관심을 받고 싶은 몸부림이다. 가족들이 그의 행동에 황당함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지만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그를 억누르고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그의 행동을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를 이해하고 그 욕구를 건강한 쪽으로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족의 역할이다. 물론 이는 당사자의 자기반성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포커는 그의 개그가 프로의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맞춰진다. 이는 사실상 고민이 해결될 목적으로 하는 대화가 아니다.

 

 

 

 

 

 

차라리 현직 코미디언들이 나와서 그에게 실질적인 충고를 던져주는 이번 상황은 양호한 편이다. <동상이몽>은 실질적인 고민보다는 좀 더 화제가 될 만한 소재를 찾아 헤맨다. '쇼핑몰 사장' '방송 BJ' 등, 다소 홍보목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인물들을 섭외한 것은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었다. 방송 BJ편에서는 그 콘텐츠 면에서 논란이 될 만한 방송을 하고 있는 현직 BJ 까지 등장해 월 수입을 공개하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이어졌다.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방식 역시 그 내용면에서 동의하기 힘들다. 패널들은 상담 전문가가 아니고, 문제를 지적하기만 바쁘다.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미용사를 꿈꾸는 고교생이 나왔을 때는 엄마의 비교가 나쁘다는 패널들의 지적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최연소 미용사들이 등장해 주인공과의 비교가 이루어지는 식이다.

 

 

 

 


예능이라는 소재는 어쩔 수 없이 웃음을 제공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고민해결이라는 명목 하에 사안이 다루어졌다면 그 사안에 대한 진지한 접근 역시 필요하다. 단순히 누군가의 고민을 웃고 떠드는 목적으로 소비하는 행위는 때때로 불편함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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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재미있을까. <시그널>은 방영 전부터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던 드라마였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은 장르물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수사물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차용한 <시그널>은 한국 드라마에서 인기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이라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방송사에 손해를 끼친다. 그동안 숱한 장르물이 뜨거운 성원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다. <시그널>이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 의사를 먼저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이유 역시, 그런 우려 때문이었다.

 

 

 

TvN으로 무대를 옮긴 <시그널>은 그러나, 그 우려를 비웃듯 첫회부터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설명해 내면서도 범인을 찾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내 극적인 반전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장르물은 사건을 쫓으면 인물이 안 보이고, 인물을 쫓으면 루즈해지는데 둘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의 말대로 <시그널>은 장르물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인물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중간 유입이 힘든 장르물의 특성을 깨부순 것도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이었다. 일단 한 번 보게 되면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는 호기심을 자아냈고,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사건은 단순히 사건 자체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장의 발판이 되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에 긴밀히 연결된 매개체로 그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한다. 이 때문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감정은 더욱 간절해지고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처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구성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따라 분노하고 그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지점에서 같이 통쾌함을 느낀다. 주인공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이 아닌,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그렇기에 그들의 감정은 아무리 격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감정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내는 스토리 구성 능력은 지금까지 방영된 어떤 드라마에 견주어도 더 뛰어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발군이다. 김은희 작가 본인의 작품 중에서 조차도 단연 으뜸으로 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결국 첫회를 보게되면 마지막회까지 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은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TvN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빛나는 결과는 시청자들의 실질적인 반응에 비하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시그널>은 한 회 한 회가 끝날 때 마다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 내며 처음부터 끝까지 쉽사리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펼쳤다. 사건 하나하나가 별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사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점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열린 결말조차 이 드라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시그널>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드라마가 끝나기 불과 몇 분전까지 세 주인공이 한데 모일까, 안 모일까 하는 긴장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 열린 결말 자체가 시그널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완벽한 결말이라 할만 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살았지만, 주인공들이 다시 새로운 사건에 부딪치는 마지막은 마지막이라기보다는 시작이었다. 이재한(조진웅 분) 살리기 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뜨거웠던 반응은 이제 시즌 2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으로 확산되었다. <시그널>의 시즌 2를 원하는 목소리는 타당하다. 아직 <시그널>이 할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절대 악은 완전히 심판받지 못했다. 마지막 회에서 차수현(김혜수 분)이 받은 문자등, 아직 풀리지 못한 미스터리도 남아있다. 이재한 형사의 사라진 15년에 관한 이야기도 묘사되지 않았다. 풀어낼 이야기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들을 제쳐 놓고라도 <시그널> 시즌2가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끝내고도 마지막 방송이 다가오기 직전까지 편집을 거듭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에 김원석 감독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은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더군다나 김은희 작가와 김원석 감독은 물론, 박해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제훈까지 <시그널> 시즌2를 언급했다. 이쯤 되면 시즌 2가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다.

 

 

 

<시그널>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단한가지 아쉬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결말의 행방이다. 이 이야기를 시청자들의 상상이 아닌, <시그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시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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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한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 거창한 카피는 100% 국민 투표로 이루어지는 <프로듀스 101>이 내세운 카피다. 국민들이 직접 보고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장 공정하게 선택이 이뤄진다는 달콤한 이야기는 일단 성공적이다. 아예 기획사 연습생들을 데려다가 프로그램을 기획한 점 역시 돋보이는 아이디어였다. 일반인을 오디션하느라 진을 빼야하는 수고를 더는 동시에, 기획사의 이름값까지 프로그램 홍보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와중에 <프로듀스 101>은 확실히 색다른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 프로그램이다. 묘하게 중독적인 주제가와 더불어 어떤 참가자가 뽑힐 것인가하는 기대감은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으로 이어지며 3.6%(TNMS제공)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방송 채널이 케이블인 점과 젊은층이 주 시청자층임을 생각해 볼 때, 결코 낮은 수치라고 볼 수 없다. 아니,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그러나 가장 공정하다는 국민투표가 정말 공정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일단 참가하는 참가들의 인지도가 너무나 현격히 차이가 난다. <식스틴>이라는 JYP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얼굴을 알리고 팬클럽까지 있는 전소미는 방송 시작부터 지금까지 줄곧 상위권이다. 엄청난 실수나 결격사유가 있지 않은 한, 전소미의 데뷔는 확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권은빈, 정채연, 기희현등 이미 걸그룹으로 데뷔한 과거가 있거나 현재 걸그룹 데뷔 예정인 멤버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성 문제는 다시 제기되었다. 물론 그들이 속한 걸그룹이 인지도를 따질만큼의 영향력은 없지만 이미 데뷔 기회를 부여받은 이들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100% 국민 투표라는 취지에 어긋나는 일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걸그룹 데뷔는 곧 프로의 세계로 발을 딛는 일이다. 데뷔 전이나 후나 그들이 해야 하는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경쟁 이전에 오디션이라는 이름아래 과연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느냐 하는 지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오디션 자체에서 101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소녀들은 전무후무했다. 그 101명 중 누군가는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누군가는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진다. 그러나 그 스포라이트를 받을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졌느냐 하는 의문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내내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몇초에 불과하거나 거의 병풍 수준의 출연 분량을 얻고, 누군가는 집중 조명을 받으며 프로그램의 한 구성을 책임진다. 이런 분량의 차이부터 그들의 승패는 어느정도 결정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참가자는 김소혜. 사실상 이 참가자는 노래와 춤, 그 어느 하나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심지어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 연습생이라는 사실은 프로그램의 본질과 도저히 매치할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러나 그는 신기할 정도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이 된다. 그가 출연하는 분량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과연 떨어진 소녀들 중 그보다 매력적인 가수의 재목이 없었을까. 김소혜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묘한 편집과 귀여운 외모, 딱 그뿐이다.

 

 

 


 과연 그가 다른 참가자들처럼 몇초밖에 안되는 분량으로 정면승부했다 하더라도 이런 투표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대놓고 불공평함을 광고하는 상징이 되어버린 김소혜는 인기보다 안티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진정한 후보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끝내 포지션 미션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김소혜의 1위가 과연 시청자들이 동의할 수 있었던 결과였는지는 의문이다. 이는 방청객 투표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김소혜는 일방적인 특혜를 입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악마의 편집의 희생양이다. 논란이 되면 될수록,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악마의 편집을 해도 명예훼손등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계약서처럼, 프로그램 역시 소녀들의 꿈을 이뤄주는 기회의 장이 아닌, 시청률을 위해 소녀의 꿈을 짓밟는 악마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출연료는 심지어 0원. TV에 나오는 1초가 아쉬운 연습생들의 위치를 철저히 이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이고 범용적인 계약서"라는 프로그램측의 해명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악마성이 부각될수록 콘텐츠 파워는 올라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로듀스 101>은 <무한도전><복면가왕>등을 꺾고 콘텐츠 파워지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 터졌다. 부정투표가 가능했다는 지적에는 때늦은 대응을 했고 일본그룹 AKB 48의 총선거 시스템을 표절했다는 비판 역시, 그들의 두루뭉술함으로 넘어갔다. 게다가 상위 11명은 CJ e&m소속으로 활동을 하게 됨으로써 Mnet 채널의 오디션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타 방송사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지점 역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나중을 위한 안전망따위는 기대할 수 없게 된지 오래다.

 

 

 


총체적인 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지만 결국 프로그램은 승승장구중이다. 이런 모순을 극복했다고 칭찬해야 할지, 아니면 안타까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소녀들의 꿈은 <프로듀스 101>에서 빛나지 못한다. 그들은 방송사의 입맛대로 재단되고 이용당할 뿐, 공정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가진 매력이나 재능을 채 다 꺼내보이기도 전에 탈락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소녀들의 꿈은 상위 몇 %를 위해서 짓밟히고 무너졌다. 출연료도 가압류 당한채, 몇초의 출연분량이라는 씁쓸한 대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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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치인트>)>가 종영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유효하다. 원작을 충실히 따라갔던 초반부에서는 호평을 들었으나 삼각관계가 부각된 후반부에서는 도저히 공감이 가지 않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실종된 남자 주인공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개연성이 무너져 내린 것이 원인이었다.

 

 

 

웹툰은 어느 순간 킬러 콘텐츠가 되었다. 드라마 콘텐츠의 부족을 메우는 가장 훌륭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웹툰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기 때문에 홍보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완성도 있는 내용 역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웹툰과 드라마의 내레티브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웹툰 업계에서는 최강자로 불리우는 강풀의 만화 대부분은 가장 활발하게 영상화가 진행된 콘텐츠 이지만, 유독 영상화가 된 이후의 흥행력은 약했다. 만화가 가진 긴장감이나 과장등이 영상으로 전개될 경우, 그만큼의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강풀은 웹툰의 강점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이용하는 작가다. 만화적인 표현이 많이 들어간 판타지는 영상화로 옮기는 과정이 그만큼 까다롭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웹툰을 기반으로 한 성공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웹툰의 분위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 <치인트>만 보더라도 웹툰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제대로 포착해 낸 초반의 내용전개에 있어서는 호평을 들었다.

 

 

드라마 대표적 성공작인 <미생>역시 만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기 때문에 명작이 될 수 있었다. 회사와 사회생활에 대한 지독히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그 안에 있는 인간미를 포기하지 않은 덕택에 <미생>이 전해주는 감동은 배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호평을 이끌어낸 이유는 연출력에 있었다. <치인트><미생>모두 초반에는 미스캐스팅 논란이 일었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논란은 연기자들의 연기와 감독의 세심한 디렉팅으로 인해 완전히 와해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치인트>는 그 감독의 판단미스로 성공적인 결말까지 끌고 가는데 실패했다. 출연진들의 분량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매끄럽게 만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원작자, 작가, 출연진들과의 소통부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이 과정에서 생겨났다. 원작자의 불만 표출, 대본과 방송내용과의 차이점, 출연진조차 알지 못하는 결말 등이 복합적으로 대두되며 이윤정 PD의 독단적인 행보가 재앙을 초래했다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지만 웹툰처럼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에는 PD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원작의 흥행성과 콘텐츠를 염두해 둔 탓에 작가는 상대적으로 역할이 적어지고 굳이 유명한 작가를 섭외할 필요성 역시 없다. 그렇기 때문에 PD의 연출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PD는 원작의 느낌을 어떻게 화면에서 구현해 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 PD는 작가들에게 실제로 회사생활 시킴으로써 현실감을 더 부여해 내라는 요구를 했고, 만화가 윤태호가 했듯이 직접 무역회사나 바둑인들을 찾아 인터뷰를 했다. 그저 웹툰의 내용을 담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이해하고자 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있고 진실성이 생길 수 있었다. 단순히 원작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을 이해한데 대한 결과물이었다.

 

 

 

<치인트>는 이 감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원작의 팬들이 어느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고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두는지를 이해하지 못하자 방향성을 잃고 중구난방이 된 것이다. 결국 백인호(서강준 분)의 캐릭터가 주인공보다 부각되면서 연출자의 지나친 편애처럼 비춰진 것은, 사심방송이라는 비난을 몰고오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

 

 

 

원작도 중요하지만 그 원작을 어떻게 해석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퇴근 흥행한 <내부자들>은 영화로서는 드물게 웹툰 원작으로서 호평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내부자들>19세 핸디캡을 달고도 성공적인 성적으로 대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탄탄한 원작의 힘도 있었지만 영화만의 결말을 만들어 내고 뛰어난 연출력으로 기승전결을 만들어낸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이 없었다면 이런 성적은 불가능했다.

 

 

 

어떤 작품을 원작으로 삼고 누가 출연하느냐 역시 아주 중요한 흥행요소가 될 수 있지만 결국 대중이 원하는 것은 웰메이드 콘텐츠다. 웹툰의 인기가 아무리 높아도 영상의 파급력을 따라갈 수는 없다. 그에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가는 연출력이 웹툰의 영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한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