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민족>은 최근 출범한 음악 예능 중 가장 신선하다. 너무 신선하다 보니 다소 낯선 측면도 있을 정도다. 힙합 열풍을 타고 만들어진 이 예능은 할머니와 미국의 랩퍼 에미넴을 합성한 ‘할미넴’을 소재로 삼았다. 젊은층의 문화라고 여겨졌던 힙합을 나이든 여성에게 적용시킨다는 콘셉트는 이질적이지만 그만큼 새롭다.

 

 


 

초반 <힙합의 민족>의 시청 포인트는 웃음일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평소 욕설 연기로 유명한 원로배우들이나 캐릭터가 강한 출연진들의 캐스팅은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를 활용하여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힙합의 민족>은 생각보다 진지하고 보기보다 열정적이었다. 웃음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이 힙합을 배우며 실력이 진화하는 과정이 주가 된 것이다. 실제 유명 래퍼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할미넴들은 관객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며 힙합을 단순히 예능을 위한 희생양으로 만들지 않는다. 

 

 

 

 

 

 

원로배우 김영옥부터 도무지 초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문희경, 김영임까지 무대에 오른 그들은 누가뭐래도 래퍼다. 그들의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플로우를 보여주고 리듬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그들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더군다나 직접 쓴 가사로 무대에 오를 때는 오히려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연륜과 세월이라는 무기가 더해진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가슴을 울리는 것이다.

 

 


때때로 한국인은 ‘한(恨)’의 민족이라고 한다. 마음속에 억눌린 감정이나 슬픈 이야기들을 가지고 산다는 것인데, 한국인들은 이 한이라는 정서를 그대로 쌓아두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해 왔다. 민요나 판소리, 시에 이르기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는 감정을 발산하는 방법을 찾아왔던 것이다. 힙합 역시 한의 정서가 있다. 힙합은 빈민가의 흑인들이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을 분출하고 자유를 외치던 문화에서 출발하였다. 그 자체로 저항이나 해방의 감성이 녹아 들어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힙합 역시 시간이 흐르며 정제되고 발전해 나왔지만 자유롭고 즉흥적이었던 그 본질만큼은 잊어서는 안된다.

 

 

 


 

할머니들이라고 힙합을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은 말그대로 편견일 뿐이었다. 힙합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여야 한다. 나이나 인종, 성별에 차별이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신나게 즐긴다면 그것이야말로 힙합의 본질이다. 누가 더 랩을 잘하고 디스를 잘하느냐가 힙합 예능의 주된 스토리였다면, <힙합의 민족>은 그 스토리를 확 뒤집어 논란이나 자극없는 할머니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외치지만 여전히 우리는 나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이고 고루할 것이라는 편견은 우리 사회가 허물어야 할 벽 중 하나다. 반대로 젊다고 해서 마냥 철부지인 것도 아니다. 세대마다 공유하는 문화가 있는 것은 사실일지 모르지만 그 문화를 특정층의 특권으로 치부할 때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언제나 열린마음으로 새로운 계층의 유입을 받아들일 때, 그 문화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할머니들의 힙합이라고 비웃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욕설이나 공격만이 부각되었던 힙합 경연예능에서 인생의 단면을 조명하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비록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같은 파급력은 없지만 힙합의 문화를 젊은 층만이 할 수 있는 특정계층의 문화가 아닌, 누구나가 향유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만으로도 <힙합의 민족>에서 의미를 찾기 충분하다.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 무엇을 하기에 너무 젊은 나이도, 늙은 나이도 없다. 이것이 바로 힙합정신이고 힙합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아닐까. 욕설과 디스만이 힙합의 전부가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즐기고 도전하는 그 자세. 그런 힙합의 본질을 <힙합의 민족>의 할미넴들에게서 확인하게 될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의 빛나는 도전 속에서 진정한 힙합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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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무도>)은 10년을 넘겨 방영되어온 국내 최고의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영향력과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고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고 대한민국 예능의 지표가 되는 예능이다. <무도>가 진행한 수많은 특집들은 다른 예능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항상 ‘위기’와 ‘부침’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지만 그 단어들은 오히려 <무도>의 인기를 증명해 주는 단어라고 할만큼, <무도>는 항상 탄탄하고 확실하게 건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도>의 수장 김태호 PD의 입으로 직접 그 문제점을 들을 수 있었다. 김태호 PD는 한 특별강연에서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는 말에 이어  "사실 '무한도전'이 토요일 저녁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2009년까지 웬만한 건 다 했다"며 "그때부터 (TV)플랫폼 밖으로의 도전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한도전'이 시즌제가 되는 게 제일 좋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며 <무도>가 짊어진 버거운 짐에 대해 토로했다.

 

 

 

 

 

 

 

 

기계가 아닌 이상 매주 새로운 기획과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은 힘들다. 시청자들은 여전히 <무도>를 사랑하지만 <무도>의 제작진들이 현실에 부딪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길, 노홍철이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키며 <무도>에서 하차한 것은 물론, 정형돈마저 불안장애로 인해 방송출연을 잠정중단하며 <무도>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춘계세미나에 참석한 김태호PD는 이에 대해 “출연자가 5명, 혹은 4.5명라고 할 만큼 버거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잇단 멤버들의 하차속에 식스맨 특집까지 선보이며 광희가 새멤버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완전한 적응은 힘든 상황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현재 <무도>는 고정 멤버 이외의 게스트들의 출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맷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멤버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멤버들끼리 주고받는 토크나 캐릭터 속에서 웃음이 창출 되는 경우가 많은 <무도>이기에 캐릭터 부족 현상은 김태호PD가 언급할 정도로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다.

 

 

 

 


 

김태호 PD는 "우리 상황에서는 새 식구가 빨리 생기는 게 좋다" 면서도 "(정)형돈이가 언제 돌아올 지 모르고 길, (노)홍철이 돌아오는 건 반대하는 의견을 무릅쓰기 힘들다"면서 "투표를 할 수도 없다. 나머지 사람들의 캐릭터 소진은 더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형돈의 복귀는 여전히 가시화 되고 있지 않지만 캐릭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노홍철이다. 노홍철은 복귀 후, 이서진과 함께 예능 <어서옵show>의 출연을 확정지었다. 무려 KBS공중파 예능이다. 그러나 <무도>로의 복귀만은 아직 성사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노홍철 복귀의 여정은 현재까지는 녹록치 않았다.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혹평을 받은데 이어, 이후 선택한 <노홍철의 길거리 쇼> 와 내방의 품격이 모두 폐지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노홍철 이라는 예능인의 진가는 복귀 후 단 한 번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도>의 복귀는 상당히 위험하다. <무도>가 국민예능인 만큼, 예능 자체의 신뢰도역시 <무도>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리하게 노홍철의 복귀를 시도하면, 어김없이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도>는 공영방송, 국민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예능인 동시에 ‘개념 방송’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 기대를 배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노홏철의 복귀를 원하는 팬들도 많지만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그 논란을 감당하기에는 <무한도전>이 짊어져야 할 부분이 너무 크다.

 

 


그래서 노홍철 복귀의 키포인트는 노홍철의 신뢰도라고 할 수 있다. 노홍철이 다시 예능인으로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 자신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이미 준비된 판이다. 노홍철이 그런 준비된 상황 속에 투입된다면 <무한도전>의 인기를 이용하려는 그림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광희가 ‘식스맨’에 선정되고도 지금껏 반응이 좋지 않는 까닭 역시, <무도>가 보장하는 재미나 이름값에 비해 광희의 역할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자리는 가시 방석이다. 전현무의 말대로 식스맨은 ‘독이 든 성배’인 것이다.

 

 


노홍철의 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으려면 노홍철이 <무도>가 아닌 다른 예능에서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도>가 노홍철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대중이 <무도>에 노홍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그 시점, 그 적절한 때를 <무도>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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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흐로 한류의 시대다.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권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으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예 한류를 의식하고 제작되는 콘텐츠가 생길정도로 한류는 이제 한국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 한류의 열풍을 휩쓰는 콘텐츠의 특징은 명확하다. 한류가 되는 콘텐츠와 되지 않는 콘텐츠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멜로 강세, 캐릭터가 명확해야

 

 

 

얼마 전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명확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송중기를 단숨에 대세로 급부상 시켰고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를 냈다. 제작비 130억의 부담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송중기 송혜교라는 스타가 있었지만 그 배후에는 그 두 배우의 로맨스를 대중에게 어필한 대본이 있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려왔다. <파리의 연인>부터 <온에어><시크릿가든><신사의 품격><상속자들> ,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김하늘, 현빈, 장동건, 이민호에 이르기까지 톱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태양의 후예> 이후 차기작에는 역시 톱스타인 공유가 캐스팅을 확정지으며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은숙 작가가 한류에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로맨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애정관계는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보편적인 이야깃거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남녀 주인공이 멋있고 예쁘게 나오는 장르다. 여심을 떨리게 할 만한 완벽한 남자주인공과 그의 사랑을 받는 예쁜 여주인공 캐릭터가 싫을 이유가 없다. 그 포인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김은숙 작가가 한류의 중심이 된 콘텐츠를 내놓은 것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미남이시네요>등의 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남녀간의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한류 콘텐츠를 이끈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박지은 작가는 <별에서 온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별에서 온 그대><태양의 후예>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로맨틱 코미디였다. 김수현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한류스타의 자리를 꿰찼고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가장 파급력있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박지은 작가의 신작에는 한류스타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맨스를 잘 쓰는 작가가 한류를 이끌 수 있는 1순위 작가다.

 

 

 

로맨스가 다소 약하다 해도 캐릭터를 잘 살려낸 스토리를 쓰면 한류 콘텐츠로서 발돋움 할 수 있다. <대장금>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스토리에 서장금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궁녀가 되었다가 궁에서 쫒겨난 후 의녀가 되어 성공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여, 주인공의 위기 극복 가정을 긴장감있게 그려내 한류 콘텐츠가 되었다. 엄청난 인기의 중심에는 이영애라는 스타가 있었다. 이영애는 타이틀 롤을 맡아 착하고 영리하며 강단있는 주인공에 녹아들었다. 이영애는 <대장금> 하나로 발돋움 했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 까닭은 한류를 일으킨 작품들이 스토리 안에서 캐릭터의 영향력을 크게 부각시켰기 때문이었다.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을 확보한 작품들이 한류를 만들고 한류 스타를 키운 것이다.

 

 

 

캐릭터의 호감도 보다 작가가 보이는 작품한류 콘텐츠가 되지 못해

 

 

 

반면 은퇴한 임성한 작가나 최근 <내딸 금사월>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 또한 거의 50여년 동안 최고 작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은 작가계의 대모 김수현 작가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가들임에도 한류 콘텐츠로 발돋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작가들의 특징은 작가의 색이 지나치게 짙다는 점이다. 그들의 작품의 전개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의 특징은 왕왕 작가의 색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쓴 임성한작가나 김순옥작가의 경우 주인공이 오히려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마저 생긴다.장서희나 이유리같은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작가의 역량이라기 보다는 배우 개인의 개성적인 색깔과 역량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캐릭터가 트렌디하고 보편적인 호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을 때, 한류 콘텐츠가 탄생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할 수 있는 작가들의 이름값과 몸값이 치솟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스토리의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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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가 소녀시대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제시카의 솔로 활동은 대중의 지지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소녀시대가 아직 해체하지 않은 가운데 제시카의 탈퇴는 제시카의 사업과 맞물려 논란을 일으켰고 그룹 활동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채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소녀시대는 오랜 시간 최고의 걸그룹으로 군림해 오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화가 되었다. 그룹의 이미지나 특징은 멤버 개개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성공한 그룹이면 그만큼의 후광효과를 얻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소녀시대의 후광이 없는 제시카는 과연 승산이 있을까.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탈퇴하던 시점부터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그것은 단순히 제시카가 활용할 수 있는 소녀시대의 브랜드가 축소 되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소녀시대의 네이밍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업 전개 방식과 한국보다는 중국에 집중되어 있었던 활동반경은 제시카의 입장을 옹호할 수 없게 만든 측면이 있었다. 탈퇴사실조차 한국 SNS가 아닌, 중국 SNS인 웨이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후 한국 활동을 뒤로 하고 중국에 체류하며 활동을 이어간 제시카의 행보는 ‘억울하게 탈퇴당했다’ 는 제시카의 입장과는 달리, 미리부터 예정된 수순인 듯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또한 이미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소녀시대의 스케줄 역시 만만치 않은데 대규모 사업을 전개하는 제시카의 행보는 팬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후 제시카는 국내 방송에 다시 컴백했다. <뷰티 바이블>이라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며 뷰티 멘토로서 활약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것이다. 그러나 반응은 미미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뷰티 방송 홍수속에서 소녀시대 타이틀을 버린 제시카의 방송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뷰티방송이라는 것이 여성, 그것도 뷰티 제품이나 특징에 관심이 많은 특정 타겟층을 대상으로 한 것일 가능성이 높고, 뷰티 팁을 알려준다는 명목하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청층을 높이는데는 MC의 호감도와 신뢰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제시카는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한다고 볼 수 있는 진행자라고 보기 힘들다. 일단 제시카는 자신에게 씌워진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제시카의 이미지가 극복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다. 소녀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사실상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역시 소녀시대 시절 쌓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제시카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역시 소녀시대의 제시카를 판 것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제시카 스스로 그 이미지를 뛰어넘어 확실한 정체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미 소녀시대에서 퇴출 된 지금, ‘소녀시대’의 제시카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제시카가 출연을 확정한 <라디오 스타>가 화제가 되는 관점 역시 김구라가 제시카에게 “왜 탈퇴했느냐” “사업은 잘 되느냐?”등의 직구를 던지는 그림이나 소녀시대의 소속사이자 제시카의 전소속사였던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진행자 규현이 제시카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다. 한마디로 여전히 소녀시대에서 파생된 관심이 제시카라는 인물에 대한 화제성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긍정적일 수 없다. 이미 소녀시대에서 탈퇴하는 시점부터 지금까지 제시카는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가면 갈수록 제시카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점은 소녀시대를 버릴 경우, 제시카라는 인물에 대한 화제성의 기반 마저 너무 약해진다는 것이다.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짊어지고 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강력한 한 방으로 제시카라는 브랜드 자체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 때만이 이 상황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제시카의 모습 속에서 소녀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재능은 보이지 않는다. 예능이든, 노래든, 연기든 대중이 제시카 자체를 온전히 인정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소녀시대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제시카는 지금 너무나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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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 드라마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드라마 리메이크가 활발했다. 일본의 히트작들이나 좋은 컨텐츠들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내놓는 드라마들은 때때로는 좋은 평가를 듣고 때때로는 처참한 실패로 결과가 나기도 했지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만큼의 파급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은 지리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으로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까닭에 타국에 비해 한국과 정서가 비슷함에도 미묘하게 다른 두 나라의 분위기는 드라마 안에서도 나타났고, 일본의 정서가 한국의 정서로 녹아들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리메이크라는 것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한 상황에서 시작하는 만큼 장점도 있지만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따른다. 다른 나라의 분위기나 정서를 한국식으로 해석해 낼 경우 어색해질 확률도 무시할 수 없고 원작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을 경우 원작 팬들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이제 한국 드라마 환경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몸집이 커졌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파급력도 커짐에 따라 출연료나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만큼 콘텐츠 싸움 역시 치열해 지고 있다. 이제 한국드라마는 일본에서 눈을 돌려 미국으로 향했다. 지상파에서 조차 드라마의 주도권을 빼앗아 가는 저력을 보은 tvN이 주도하는 미국 드라마 리메크가 가시화 된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tvN은 미국 인기드라마 <안투라지> <굿와이프>의 리메이크를 결정한 것은 물론, 영화 <비긴 어게인>의 리메이크까지 검토중이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안투라지>에는 대세로 떠오른 서강준을 비롯해 <시그널>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조진웅까지 캐스팅되었다. <굿와이프>에는 그동안 영화를 제외한 TV드라마에서 얼굴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전도연과 유지태가 출연한다. 이쯤되면 방영전부터 화제를 몰고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성공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일단 미국과 한국의 정서차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방적인 표현이 허용되는 국가다. 마약, 동성애, 섹스, 강간, 살인등 칼이나 담배연기조차도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는 한국에 비해서 엄청난 수위의 드라마들이 시청자와 만난다. 케이블채널이라면 수위는 더 올라간다. <안투라지>역시 그 수위와 소재에 있어서 한국의 문화나 정서와 일치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미국의 분위기나 상황을 어느 정도 감안한 채 시청을 하는 오리지널 버전과는 달리, 한국배우가 출연하고 배경이 한국으로 바뀌는 한국버전은 그대로의 수위로 방영되기는 힘들다. 일단 수위가 낮아지거나 배경설정이 약해지면 오리지널 버전과 같은 분위기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원작 팬들의 실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굿와이프>역시 마찬가지다. <굿와이프>의 수위는 <안투라지>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섹스캔들, 불륜 코드 등이 들어있다. 이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고 해도 과연 미국 로펌의 분위기라든지 재판과정, 또한 공권력등의 미묘한 분위기 등까지 한국식으로 제대로 변화시킬 수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안투라지><굿와이프> 두 작품 모두 매니아 층이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도 알만한 사람은 아는 작품이기에 리메이크의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즌제라는 걸림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미국에서 <안투라지>8시즌을 끝으로 종영했고 <굿와이프>7시즌을 끝으로 종영 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은 시즌제 자체에 익숙한 환경이 아니다. 배우를 다시 모으는 것만 해도 보통일이 아닌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야기를 압축하여 완결성 있는 스토리로 한 번에 몰아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이야기의 구성 자체에 결함이 생길 확률도 높다. 시즌제가 아닌 영화 <비긴어게인>을 리메이크 한다고 치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미 완성된 결말을 지닌 이야기 속에서 이야기를 늘어뜨려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또한 캐릭터와 분위기가 중요한 작품이니만큼, 그 캐릭터와 분위기를 한국식으로 옮길 때 나오는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자금의 문제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비가 상승했다고 해도 미국의 제작비에 비할 바는 아니다. 영화 제작사들이 뛰어들어 만드는 미국 드라마들은 엄청난 제작비와 특수효과가 투입된다. 물론 리메이크 되는 작품들은 그런 특수효과에 기댄 작품들은 아니지만 세심한 설정과 분위기등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분위기를 재현해 내는 것이 관건인데 리메이크 작품 속에서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제작비가 소요될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미드 리메이크일드 리메이크보다 성공적인 결과로 귀결 될 수 있을 것인가.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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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김연아 선수는 소치 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은메달을 땄다. 바로 러시아의 텃세와 홈어드밴티지가 극에 달해 불합리한 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었다. 김연아 선수는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품격을 보여주었지만 메달을 강탈당한 것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스포츠라는 종목에 각종 정치와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은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일로, 그 종목에 대한 진정성과 가치를 격하시키는 일이다. 스포츠도 하나의 흥행 상품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치더라도 최대한 불공정은 지양해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유독 한국은 올림픽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잦았다. 그 때마다 한국 여론은 들끓었다. 그러나 이런 불공정함을 스포츠가 아닌 웃자고 보는 예능에서까지 마주한다면 어떨까.

 

 

 

 


 

<쿡가대표>는 쿡방 열풍을 타고 스타덤에 오른 셰프들이 타국 셰프들과 경쟁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아낸 예능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 간의 대결을 넘어 타국 셰프들과의 대결이라는 콘셉트에서 출발한 이 예능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라는 말을 재치있게 바꾼 ‘쿡가대표’라는 제목에서도 보이듯 한국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이다.

 

 

 


 

쿡방 열풍이 한풀 꺾인 지금, <쿡가대표>가 예능의 판도를 바꿀만한 힘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셰프들의 짜릿한 승리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유입은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예능의 범주에 있지 않고 정치와 이권의 범주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1일 방송된 <쿡가대표>에서는 중국으로 떠나 5성급 호텔에서 일하는 중국 셰프들과 대결을 펼치는 한국 셰프들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그러나 이 대결 과정에서 중국측의 텃세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력분을 요구하는 한국 셰프들에게 강력분을 주거나 캐비어나 마요네즈등. 필요한 요리 재료들이 없다고 잡아뗀 후, 자신들은 사용하는 모습은 공정해야 할 대결에서 이미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후 펼쳐진 중국팀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15분이라는 조리시간을 아이스 박스를 바꿔치기 하고 소스를 미리 준비해 놓는 등, 미리 준비된 재료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고, 흘린 달걀물을 행주로 집어서 넣는 등, 위생에도 문제가 보였다. 5성급 호텔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시식평에서 조차  “딤섬 반죽이 바삭하지 않다”며 인상을 써 자신들이 잘못 전해준 밀가루 반죽을 혹평하거나,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등의 개인 기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기싸움을 벌였다.

 

 

 

 


 

아무리 예능이지만 기본적인 포맷이라는 것이 있다. 만약 서로 속고 속이는 콘셉트의 예능이라면 다소의 야비함도 용납이 된다. 그러나 <쿡가대표>는 경연이고 승부에 중점이 되어 있다. 말하자면 셰프들의 자존심 대결과도 같은 것이다. 같은 예능이라도 <나는 가수다>나 <1박 2일>은 다르다. <1박 2일>에서 출연진들이 제작진과 기싸움을 하며 서로 골탕을 먹이는 장면은 웃음을 창출하지만 <나는 가수다>에서 누구에게는 리허설을 완벽하게 끝낼 시간을 주고 누구는 바로 무대에 투입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쿡가대표>에서는 처음부터 불공정한 조건을 주고 공정한 대결을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유독 중국에서는 이런 일 빈번하게 발생했다. 중국팀이 이기고 싶어서 각종 꼼수를 쓰는 모습은 예능적인 재미보다는 올림픽의 편파판정을 보는 불쾌함을 일으켰다. 그런 갑질에도 불구하고 셰프들은 멋진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그렇다고 그동안의 불쾌함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종일관 매너있는 모습을 보였던 일본 셰프들의 행동에 비교되는 중국 셰프들의 텃세는 중국의 국가 이미지마저 떨어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제작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그림이 예능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는지는 몰라도 예능의 포맷 자체를 무시하는 행태는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사전에 룰을 공지하고 같은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쿡가대표>제작진들에게는 있다. 한국 셰프들이 거기에 불려간 이유가 불리한 대결을 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경력만으로도 어디서건 그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는 ‘쿡가대표’들에게 제대로 된 경연을 펼칠 수 있는 환경 만큼은 주어져야 한다. 단순히 승패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쿡가대표’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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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새롭게 선보인 예능 <신의 목소리>는 복면가왕과 나는 가수다를 합쳐놓은 느낌이다. 얼굴을 숨긴 채 노래하는 참가자들에게 투표를 해 경연이 가능할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사용해 유명인들의 참가를 반전으로 내세우고 그렇게 뽑힌 참가자들이 이라 명명된 기성 가수들이 부를 노래를 결정한다. 여기서 기성 가수들은 2시간가량 연습한 노래를 어떻게 부를지를 고민한다. 잘 아는 노래라도 힘든 상황인데 대부분 그들이 잘 모르는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그들은 가사를 외우고, 편곡을 하고, 밴드와 합을 맞추는 과정을 단 2시간에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는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가수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참가자들에 대한 배려라는 명목하에 그들은 평소에 부르지 않던 장르를 촉박한 시간안에 마스터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 예능의 포인트가 생긴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지점. 윤도현이 아이유의 노래를 부르고 박정현이 트로트를 부르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창력과 많은 무대경험을 가진 그들 답게 대부분의 무대는 두 시간에 완성된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완성도가 있다. 그런 무대를 감상하게 되는 것 자체로 이 예능의 존재 의미는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지점은 과연 <신의 목소리>가 음악 예능의 판도를 주도할 수 있을까에 관한 의문이다.

 

 

 

음악예능은 예능계의 트렌드다. <불후의 명곡>을 비롯해 <면가왕><슈가맨><판타스틱 듀오><듀엣가요제><신의 목소리>등 일주일 내내 음악 예능이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노래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3~4분 남짓한 시간에 드라마틱한 감정의 진폭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예능에 노래를 결합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기획이 점점 안일해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불후의 명곡><나는 가수다>를 대놓고 카피한 프로그램이고 <듀엣가요제><판타스틱 듀오>역시 거의 비슷한 포맷으로, 듀엣이라는 특징 외에는 크게 주목할 지점이 없다. 주목할만한 예능은 <복면가왕><슈가맨>정도다. <복면가왕>은 가면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가면을 벗었을 때의 반전을 동시에 잡았다. <슈가맨>은 추억 코드를 꺼내들었다. 추억의 가수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의 노래는 어떻게 재탄생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포인트로 잡았다.

 

 

 

노래예능이라고 할지라도 그 예능을 어떻게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노래를 매개체로 했지만 그 본질은 예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래예능의 경우 노래와 경연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신의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신의 목소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말 신과 같은능력으로 어떤 노래든 자기 스타일로 소화하며 뛰어난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그러나 2시간이라는 촉박한 시간, 그들이 부르지 않았던 스타일의 노래에 대한 부담감등은 그들의 무대의 퀄리티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환경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때 그 희열은 증폭된다. 아마도 여기서 예능의 가치를 찾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인간의실력을 보였을 때다. 종종 그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무대를 보여주거나 프로가수가 아닌 경쟁자에게 패배한다. 그러나 이 그림이 재미를 담보하기보다는 불편함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파일럿때부터 지적되었던 문제점이었다. 억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에 집어넣고 고군분투 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이미 가수들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그리고 보여준 무대는 그들이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었던 최선일 것이다. 그 무대에 대한 평가가 일반인보다 낮았을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가수들 뿐 아니라 시청자이기도 하다.

 

 

 

가수들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신선한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이지만, 그동안 수차례 반복되어왔던 경연 프로그램은 이미 가수들의 그런 모습을 조명하는 장이 되어왔다. <신의 목소리>에 나와 노래를 하는 가수들의 모습은 분명 대단하지만, 그들이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것보다 더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과연 <신의 목소리>는 경쟁작 <라디오 스타>를 넘고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감동을 안겨 줄 수 있을까. 넘쳐나는 음악예능 전쟁속에서 <신의 목소리>시선을 고정해야 하는지 좀 더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프로그램의 수명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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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열풍의 서막을 열었던 <응답하라 1997>은 그 시대를 대표했던 아이돌 HOT의 열성 팬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 인기를 양분했던 젝스키스 팬들과의 대결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 이야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시절, HOT와 젝스키스의 뜨거웠던  열기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었다. 문화를 공유한다는 일은 그만큼 강력한 일이다.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해석된 아이돌 그룹 열풍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로서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그 현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무한도전>의 특집 중 하나였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는 그런 열풍의 중심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성공적인 기획이었다.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나는 가수다>를 합쳐 만든 이름에 90년대 가수들을 불러 모으자는 단순한 기획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기획이 되리라고는 쉽사리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 예능의 아이디어를 낸 박명수와 정준하는 처음에는 예능 베테랑 PD나 작가들에게 혹평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예능으로서의 가치가 약하다는 그 예측은 정확히 반대로 빗나갔다. ‘토토가’는 <무한도전>의 기획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되었으며 2015년의 키워드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시즌제로서의 가치마저 타진한 ‘토토가’의 성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실상부한 것이었다.

 

 

 


 

<무한도전>은 올해에도 과거의 추억을 꺼내들었다. 바로 젝스키스를 완전체로 섭외한 것이었다. 애초에 게릴라 콘서트로 기획되었지만 스포일러를 당하는 통에 그 기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나 젝스키스가 등장했을 때의 감동은 줄어들 수 없었다. 은퇴하고 일반인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고지용이 등장하는 것을 비롯, 여섯 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그 자체로 진풍경이었고 여전히 많은 팬들이 응집한 장면은 그들이 흘린 눈물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어 HOT 역시, 다섯 명이 한데 모여 이수만 사장과 자리한 사실이 밝혀지며 그들의 완전체 컴백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한 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아이돌 그룹이니만큼 그들의 완전체를 원하는 팬들이 많을 터다. 그들의 완전체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화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이어 SES는 완전체로 집밥 예능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 바다, 슈가 한데 모여 예능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지난 토토가에서 유진이 임신 관계로 무대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충족 시킬만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토록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이나 그 시절 향수가 화제성이 있는 이유는 그 시절에는 아이돌 문화가 대다수가 공유하던 문화였기 대문이다. 그 당시의 <드림 콘서트>는 가수들의 꿈의 무대인 동시에 팬들의 화력을 증명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가수들의 영향력은 단순히 팬 사이에서 뿐 아니라 젊은층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지금의 아이돌 문화는 10대 들을 주축으로 돌아가고 있다. 더 좁게는 팬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문화다.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로서 전개되는 아이돌 문화는 더 이상 젊은층이 향유하는 문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아이돌의 색이 다양해지는 면은 있지만 사실상 영향력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지금의 아이돌이 은퇴후 10년, 20년 후에 재결합을 결정한다고 해도 지금 1세대 아이돌들이 받는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인 것이다. 지금의 아이돌 역시 지금의 아이돌로서의 의미가 있지만 과거를 추억하게 만드는 힘은 아무래도 1세대 아이돌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를 더욱 아름답게 추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시절에 들렸던 노래, 좋아했던 물건,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가수들. 그런 과거의 추억이 지금 대중의 가슴에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한 때를 아름답게 추억하게 만들어 주었던 것들에 대한 따듯함이 90년대를 2016년으로 불러 온 가장 큰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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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이 주연을 맡은 <미세스 캅2>가 방영중이지만 <미세스 캅2>는 한국형 시즌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시즌1격인 <미세스 캅>에 출연한 주요 배우들은 대부분 출연하지 않았고, 이야기 전개 역시 시즌1에 비해서 확실한 재미 포인트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시청률 역시 저조한 까닭에 여러모로 아쉬운 드라마가 되고 있다. 시즌1역시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었기에 이런 결과는 뼈아프다.

 

 

 

기존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을 제작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류 붐을 타고 중국을 비롯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에 대한 수요가 천문학 적인 수준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전세계 시장을 노리고 작품을 만드는 미국에서는 아예 시즌제나 후속편을 염두 해 두고 드라마나 히어로 무비등을 제작한다. 애초에 후속편을 염두 해 두지 않았더라도 큰 성공을 거둔 영화의 후속편도 줄줄이 등장한다. 그러나 한국의 시즌제와 미국의 시즌제는 그 기본 출발선부터 다르다.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의 다음시즌이나 후속작에는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성공의 가능성을 높인다. 최고의 각본가와 감독이 투입되어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드라마의 경우, 반응이 저조하면 더 이상 다음 시즌이 제작되지 못한다. 사실상 인기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늘어지는 스토리로 변질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기본적으로 배우들과 배경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팬들을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시즌제는 아직 정착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대부분 전작의 흥행에 지나치게 기댄 모양새다. <미세스 캅2>가 김희애를 캐스팅하지 못한 것을 비롯, <엽기적인 그녀 2>에는 전지현이 없고 <대장금2>도 이영애가 출연을 고사했다. <별에서 온 그대 2>도 제작이 가시화 될 경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그대로 출연할 가능성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이 가장 키 포인트가 되는 영화였다. 전지현의 생기발랄한 연기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청순한 외모는 <엽기적인 그녀>의 정체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전지현조차 한동안 <엽기적인 그녀>를 뛰어넘지 못했고,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처럼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해 후속편의 느낌에 가까운 영화조차 만들어졌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나섰고 <엽기적인 그녀>의 감독인 곽재용까지 메가폰을 잡았지만 관객과 평단의 외면을 받았다. 전지현의 이미지가 식상하다는 평조차 이어졌다.

 

 

 

이영애가 고사한 <대장금2>역시, 원작자인 김영현 작가조차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다. 이미 종결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겨우 김영현작가에 대한 설득은 완료했지만 이영애는 끝내 <대장금2>대신 <신사임당>을 선택하며 <대장금2>에 출연을 거부했다. 이영애가 출연할 경우 이영애와 이영애가 낳은 딸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 계획이었던 <대장금2>는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연계성이 없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시작해야 하는 <대장금2>가 과연 <대장금>의 뒤를 이어 확실한 흥행을 보장할 수 있을까. 단순히 <대장금>이라는 거대한 이름에 기대어 콘텐츠를 억지로 늘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한 연애관계자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대장금이라는 캐릭터에 연기 욕심이 많은 이영애가 출연할 리 없다.”우려먹기 논란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고 이야기 했다.

 

 

 

그 말처럼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는 대부분 그 안에서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모두 마무리 된다. 시즌2 제작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역시 초반의 촘촘한 스토리에 비해 후반부의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늘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주인공의 로맨스를 활용해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그만큼 한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발전될 여지가 있다면 시즌2 제작 역시 기대해 볼만하지만 더 이상 <별에서 온 그대>에서 할 이야기가 있을지가 의문이다. 더군다나 배우들을 바꿔서 제작이 된다면 기존의 배우들의 연기와 개성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뛰어넘지 못할 경우, 기존의 캐릭터와 콘텐츠를 차용하기만 한 식상하고 진부한 작품으로 남게 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시즌제를 만들 생각이라면 애초에 시즌제를 염두해 두고 콘텐츠를 제작하여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과 시즌제에 대한 계약까지 완료하는 수완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공했을 경우에만 그 이름을 빌어서 다시 만들고자 하는 시즌제는 오히려 성공한 명작을 망치는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즌제를 만들 때, 단순한 인기가 아닌 그 안에서 더 할 이야기가 있나, 없나를 고민하지 않고는 대중의 반응은 싸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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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박지은... 한류의 여왕

 

 


 

얼마 전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명확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송중기를 단숨에 대세로 급부상 시켰고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를 냈다. 제작비 130억의 부담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송중기 송혜교라는 스타가 있었지만 그 배후에는 그 두 배우의 로맨스를 대중에게 어필한 대본이 있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려왔다. <파리의 연인>부터 <온에어><시크릿가든><신사의 품격><상속자들> 등,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김하늘, 현빈, 장동건, 이민호에 이르기까지 톱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로 떠 올랐다. <태양의 후예> 이후 차기작에는 역시 톱스타인 공유가 캐스팅을 확정지으며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톱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또 다른 작가는 박지은 작가다. 박지은 작가는 <내조의 여왕><역전의 여왕><넝쿨째 굴러 들어온 당신>을 모두 히트 시키며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 이후 집필한 <별에서 온 그대>는 <태양의 후예>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로맨틱 코미디였다. 김수현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한류스타의 자리를 꿰찼고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가장 파급력있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박지은 작가의 신작에는 한류스타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은숙 작가나 박지은 작가의 작품에 톱스타들이 줄줄이 캐스팅 될 수 있었던 까닭은 그만큼 그들의 작품이 파급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각각 <태양의 후예> 와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했던 송중기와 김수현은 중국에서의 높은 인기로 1000억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민호 역시 <상속자들>의 큰 인기로 중국에서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결과를 얻었다. 두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트렌디한 캐릭터 설정에 있다. 여성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완벽하리만큼 멋진 남성상을 만드는 것이 주특기인 이 작가들은 매력적인 여주인공의 활약 역시 적절하게 배치하며 트렌디한 분위기를 물씬 내뿜는 작품을 내놓는다.   코미디와 로맨스를 적절히 섞는 수완 역시 뛰어나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스토리의 완성도 보다 시청자가 빠질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한류스타들이 출연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다.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 배우의 주가도 따라서 뛴다. 중국에서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들으면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하게 확장된다. 이 두 작가들의 작품을 하고 싶어하는 배우들이 자연스레 많아지고 캐스팅 역시 점점 화려해질 수밖에 없다.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이 두 작가를 배우 못지않은 스타로 만들었다.

 

 


 


임성한, 김순옥, 김수현...시청률은 담보하지만 스타 출연 힘들다.

 

 

 


반면 은퇴한 임성한 작가나 최근 <내딸 금사월>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 또한 거의 50여년 동안 최고 작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은 작가계의 대모 김수현 작가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가들임에도 스타 출연의 한계를 보이는 작가들도 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비난세례를 받는 작품이다. 뜬금없는 등장인물들의 죽음, 개연성 없는 스토리, 다소 올드한 이미지등이 임성한 작가를 대표하는 단어다. 중장년층의 시청자들은 사로잡을지 몰라도 2, 30대의 열광적인 지지는 이끌어 낼 수 없는 요소가 다분하다. 자연히 캐릭터 보다는 작가의 이름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김순옥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대놓고 ‘막장’을 추구하는 것 까지는 이해 한다지만, 이야기의 얼개와 전개가 너무 허술한 것이 문제다. 말도 안되게 꼬여 시청자들의 짜증 지수를 높인 갈등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해결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일관성이 없다. 착한 주인공을 내세우지만 착한 주인공은 오히려 답답하고 고루하게 그려진다. 더군다나 결정적인 순간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며 오히려 악역보다 더 비호감인 주인공으로 낙인찍히는 결과마저 가져온다. 장서희, 이유리등 스타들의 탄생이 간간히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는 배우 자체의 역량에서 오는 것이라 보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김수현 작가의 작품 역시, 캐릭터 보다는 작가의 힘이 너무 강력하게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인 까닭에 스타의 출연이 어려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는 ‘문제적 작가’로 일컬어지며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50년 동안 장기 집권을 하며 작가의 색이 지나치게 강해져 모든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말을 대변하는 것 같은 뉘앙스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트렌드에서 멀어진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아직까지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지만  이야기 자체가 젊은 층 보다는 중장년층의 구미에 맞춰져 있다. 김수현 작가의 특징은 당당한 여성 캐릭터에 비해 남성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김수현 작가의 특징인 ‘속사포식 대사’는  여성적인 성향이 강해 남성 캐릭터들이 사용하면 다소 소심하고 비겁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작은 것 하나도 넘어가지 않고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대사의 흐름은 재미를 담보하여 김수현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지만, 캐릭터 자체를 부각시키데는 실패했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가장 민감한 요소다. 시청률에 따라 작가의 등급이 나눠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높은 시청률 사이에서도 작가들의 작품 스타일에 따라 트렌드과 고루함은 갈리게 된다. 어떤 작품이 더 낫다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한류스타를 꿈꾸는 배우들이 선택하는 노선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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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수명은 언제 끝날까. 그룹이 해체 할 때 일수도 있고 인기 멤버가 탈퇴할 때 일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유독 한 멤버들의 돌출 행동으로 그 멤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경우가 왕왕 생겨난다. 그들을 비호해 주던 팬덤 자체가 등을 돌리면서 아이돌로서 쌓은 인기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는 일반 대중들이 그들에게 갖는 반감보다 더욱 심각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에 편에 서 있었던 내부로부터 적대감의 불씨가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팬들이기에 그들을 공격하는 일도 그만큼 용이하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소녀시대를 탈퇴한 제시카의 경우다. 제시카는 소녀시대 탈퇴 당시, 자신은 소녀시대 활동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강제로 방출 당했다는 식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 입장은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개진되었다. 제시카가 이미 중국 활동에 관심과 무게를 두고 있음을 은연중에 시사하는 것이었다. 이후 제시카가 자신이 직접 런칭한 브랜드사업을 명목으로 소녀시대의 활동에 소홀했다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녀시대가 자신을 외면했다는 식의 해명은 오히려 팬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일이었다.

 

 

 

 

제시카는 자신의 공식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글에서 조차 자신의 브랜드 이름을 수차례 노출하며 브랜드 사업에 대한 홍보를 잊지 않았다. 사실상 제시카의 브랜드는 소녀시대의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소녀시대로 얻은 인기를 그대로 브랜드에 투영해 인지도를 높이고 백화점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소녀시대 브랜드가 없는 제시카에게 있어서 자신이 만든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소녀시대가 메인이 아니라 자신이 런칭한 브랜드가 메인이 되는 주객전도의 상황 속에서 팬들이 제시카에게 등을 돌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설리역시 팬덤의 외면을 받았다. 설리는 그룹 활동 기간에 무단으로 불참을 하며 f(x)의 나머지 멤버들의 안무 동선이나 노래 파트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무책임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최자와의 열애 사실이 밝혀지며 열애로 인해 자신을 키워준 그룹을 등졌다는 논란을 키웠다. 그룹 활동 기간 동안 조차 설리는 연인인 최자와 여행을 가는 등의 개인적인 여가 활동을 즐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책임감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여전히 설리의 열애는 뜨거운 감자다. 단지 14살이나 나는 나이차 때문이 아니라 열애 사실이 밝혀진 이후, 설리의 행보 때문이다. 설리는 자신의 sns에 연인과의 사진을 다수 개제했다. 그러나 사진들이 다소 은밀해 보이는 까닭에 성적인 뉘앙스로 해석되기에 이르렀다. 침대에 누워 키스하는 사진을 올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 사진을 보고 특정한 감정을 갖는 것도 사람들의 자유다. 물론 헐리우드처럼 개방된 분위기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나라다. 길거리에서 키스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몰라도, 사회적인 시선을 감수해야 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둘만의 사적인 감정을 공공장소에서 표현하는 것은 아직 사회적으로 금기시 되는 일인 것이다.

 

 

 

SNS는 이를테면 공공장소 같은 곳이다. 누구나가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 더군다나 설리와 최자는 둘 다 유명인이다. 결혼한 사이도 아닌, 사귀는 사이의 야릇한 사진이 떠돌아 다니는 것은 분명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일이다. 애초에 논란이 된 열애였기에 쏟아지는 시선이 고울 수만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대중을 넘어 언론까지 자극적인 타이틀을 붙이며 논란을 부채질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팬덤은 이제 설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스트의 장현승 역시,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그 논란의 시발점이 대중이 아닌, 팬덤 내부에서 였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남자 아이돌의 팬덤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비스트처럼 인기 있는 그룹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장현승의 태도 논란은 팬들의 불만을 야기시킬만큼 강력했다. 그룹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그 시각 클럽을 전전했다거나 불성실한 팬서비스로 실망감을 안긴 정황들은 팬들에게 있어서도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일이었던 것이다.

 

 

 

장현승의 비스트 탈퇴설까지 불거지며 장현승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장현승은 즉각 사과를 하고 탈퇴설을 수습하려 했다. 그러나 여러번 축적되어온 실망감은 한 번의 사과로 돌아서지 않았다. 팬들이 화난 일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없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사과문은 팬들의 아쉬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있어서 장현승의 행보가 어떤가에 따라 팬층의 마음이 돌려질지 아닐지가 결정될 것이다.

 

 

 

모든 연예인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아이돌의 경우 팬들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돌은 전반적인 대중의 문화라기 보다는 특수 팬층이나 나이대를 공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팬들이 돌아서면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고 활동 반경에도 제약을 받는다. 더군다나 아이돌 팬들은 결집력이 강하다.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면 그만큼의 결집력으로 팬이 한 순간에 안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4월 13일 총선에서 국민들은 한 표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한 표 한 표가 모여 변화를 만들 수 있듯이 팬 한명 한명이 모여 그들의 연예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팬들이 돌아선 아이돌에게 희망은 없다. 자신을 좋아해준 사람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 그 기본을 지키지 않고는 아이돌의 생명은 위태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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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쉬라는 단어가 유행이 되고 있다. 여성이 같은 여성을 동경하고 좋아한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단어는 당당하고 진취적이며 주눅 들지 않는 여성상을 일컫는 말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 이효리 혹은 김혜수 등이 이런 이미지의 여성상으로서 대중의 호응을 얻었지만 현재는 이런 여성상에 대한 인식이 하나의 현상이 되며 연예인의 콘셉트를 결정하거나 홍보에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예능에까지 영향을 끼쳤는데 <언프리티 랩스타>는 그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본 프로그램이다. 여성래퍼들이 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와 배틀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다소 험한 말들이 오고간다. 여성 래퍼들이 수적으로 열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프리티 랩스타>는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힙합 열풍도 이 성공에 한 몫을 했지만 여성들의 기싸움을 보는 재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시즌1의 제시다. 제시는 우승자인 치타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랩실력도 실력이지만 거침없는 태도 역시 엄청난 인기 요인이었다. 프로그램 중간에 자신에 대한 평가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자신에게 평가를 한 출연진들에 던진 한 마디,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기까지 했다. 그의 노래 센언니처럼, 제시는 센언니의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하는 활동방법으로 활동반경을 넓혔다. 자신의 개성과 캐릭터를 확실하게 어필한 제시는 이후에도 <진짜사나이> <언니들의 슬램덩크>,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언니들의 슬램덩크>에는 제시뿐 아니라 라미란, 김숙 등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들이 다수 출연한다. 첫 회는 일단 호평을 받았지만 여성 예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여성들의 캐릭터는 생각보다 강렬하다. 특히 김숙은 이미 하나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님과함께-최고의 사랑>에 출연하여 가부장에 반대되는 가모장적인 모습을 보인 김숙의 캐릭터는 많은 여성들에게 어필하며 갓숙(God+김숙의 합성어), 숙크러쉬 등, 많은 별명을 양산해 냈다.

 

 

 

사실상 <우리 결혼했어요> 류의 프로그램은 이제 대중의 관심을 얻기 힘든 포맷이라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님과 함께>역시 그런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그러나 김숙은 윤정수와 짝을 이루어 아예 초반부터 계약커플이라고 당당히 선언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촬영 중에는 알콩달콩하지만 결국은 비즈니스 커플임이 밝혀지는 커플예능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설정이었다. 그리고 어디 남자 목소리가 담장을 넘나?” “남자는 집에서 조신히 살림만 해.” 등의 주로 남자가 했던 대사들을 읊으며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김숙은 한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이렇게 행동해 왔는데 시대가 변하니 나 같은 캐릭터도 각광을 받는다며 자신이 얻은 인기를 평가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욱씨남정기>의 이요원은 옥다정 역할을 맡아 욱크러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기존의 여성 캐릭터와는 다르게 상사에게도 할 말을 다하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능력까지 갖춘 캐릭터로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상사나 갑의 입장에 있는 이들에게 크게 한 방을 날리는 이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옥다정은 한국 사회의 여성의 이미지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캐릭터다. 사회적인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위치에서 자신에게 던져진 편견과 상황을 모두 극복해 나가는 진취적인 여성이기 때문에 이 캐릭터의 개성은 더욱 극대화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욱씨남정기> 뿐 아니라 걸크러쉬 열풍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 모두 상대적으로 약자로서 취급을 받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가지고 시원한 한 마디를 던지며 대리만족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취급된다면 그들의 캐릭터가 굳이 특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이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솔직함은 현실에서는 적용되기 힘들기에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와중에 <언니들의 슬램덩크>같은 여성 예능도 생겨났다. 남성 중심의 예능계에서 여성의 역할을 충실 해내 그들이 여성예능의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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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유재석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갔던 예능 진행자였던 강호동은 이제 없다.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전체적인 시청률의 파이가 줄어드는 와중에 예능의 평가 기준역시 절대적인 시청률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강호동은 잠시 활동을 중단 한 후 다시 복귀 하고 나서 수년간 대표작을 만들지 못했다. 강호동을 메인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종영을 했고 현재 강호동이 맡고 있는 예능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마리와 나>의 종영으로 강호동의 위기설까지 또 다시 제기되었다. 그가 복귀한 후, 한 번도 강호동은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그에게 하는 기대가 여타 예능인에 대한 기대보다 컸던 탓이다. 그러나 강호동의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 단순한 강호동의 실패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리와 나>의 종영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물과 교감하는 스타들의 이야기는 자극적이지는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따듯했기 때문이었다. 1%가 채 되지 않은 시청률은 폐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었지만 궤도에 오를 때 까지 조금 더 두고볼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폐지가 결정된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이 아쉬움은 강호동이라는 예능인에 대한 아쉬움으로 확장되었다. 강호동의 <마리와 나>는 강호동이 그간 고수해 왔던 이미지를 뒤집는 선택이었다. 강호동은 그동안 소리지르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역할을 도맡아 왔다. 다소 위압적인 존재감이 강호동의 예능인으로서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마리와 나>에서 강호동은 새끼 고양이를 보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고 쩔쩔매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서툴지만 정성스럽고 세심한 배려는 강호동에게 있어서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부드러움을 어필하는 장면이었다. 강호동의 분위기 자체는 이전보다 가라앉았지만 그 안에서 보이는 강호동의 이미지는 오히려 호감으로 돌아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것 또한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힘으로 밀어붙일 것 같았던 강호동에게서 새로운 매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그 존재감 만큼이나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도 다수 존재하는 예능이었다.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힘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강호동만한 예능인이 없었지만 그 힘은 때때로 보기 피곤할 정도의 에너지를 내뿜기도 했기 때문이다. 예능적인 센스나 화술, 혹은 밀고 당기기보다는 강호동이라는 ‘천하장사’의 캐릭터가 강호동 예능의 성공을 이끌었고, 그 뛰어난 존재감으로 예능을 장악했던 강호동이었기에 강호동에게 요구되는 모습 또한 그런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강호동이 내려놓기를 결정한 후, 오히려 강호동은 자신의 캐릭터가 단순히 힘과 장악력에 있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아는 형님>에서도 강호동은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 전체를 아우르려는 욕심도 전혀 부리지 않는다. 여전히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동생들에게 면박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며 이전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아는 형님>은 철저히 B급 정서에 가깝다. 황당한 미션이나 이야기가 펼쳐지고 다소 중구난방의 캐릭터가 이리저리 튄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예능의 분위기는 한층 더 신선하고 젊게 느껴진다. 강한 에너지를 가진 예능인이었지만 젊은 층의 트렌드에서는 다소 뒤쳐져 있다는 인식이 강했던 강호동의 이미지는 <아는 형님>에서 만큼은 정 반대다. 그러나 강호동이 억지로 트렌드를 좇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새로운 용어나 트렌드가 등장할 때, 결코 아는척을 하지 않는다. 모를 때는 모른다고 확실하게 시인하고 자신이 트렌드의 중심에 선 인물이 아님을 인정한다. 그런 과정에서 강호동의 약한 모습은 오히려 그의 캐릭터에 의외성을 던져주는 것이다. 중심인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호동의 선택은 폭발적이지는 않을지언정 틀리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마리와 나>의 폐지를 안타까워 하고 부드러워진 강호동의 비약을 바란다. 지금 강호동은 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예능 캐릭터를 재정비하고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중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예전처럼 예능계를 양분하는 최고의 진행자가 되지 않을지언정, 시청자들이 두루두루 좋아하는 예능인이 되는 것. 그것 만큼은 강호동에게서 다시 기대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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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 역할을 맡아 2015년을 유아인의 해로 만들었다. 재벌가에서 태어나 사람을 도구로만 생각하는 조태오는 2015년 영화계의 최고 악역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악역을 맡았지만 유아인의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고 호감도는 증가했다. 캐릭터 자체만 보면 도저히 옹호하기 힘들고, 호감이 가기 힘든 캐릭터지만 유아인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주인공보다 돋보이는 악역이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드라마에서도 이어졌다. 남궁민은 <냄새를 보는 소녀>에 이어서 <리멤버>에서도 악역을 맡으며 데뷔 후, 가장 큰 전성기를 맞이했다. <리멤버>에서 남궁민은 남규만 역할을 맡아 사람을 살인하고 그것을 덮으려 수많은 악행을 자행하는 재벌 2세 역할을 소화해냈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둔감한 소시오 패스에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분노 조절장애까지 일으키는 모습이 <베테랑>의 조태오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악역이라는 평가마저 받았다. 상대적으로 호흡이 긴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은 덕택에 이미지는 더욱 각인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남규만의 비호감지수가 올라갈수록 남궁민에게 쏟아지는 찬사 역시 따라 올라갔다. 남궁민은 드라마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광고촬영을 하는 등, 대세 스타로서의 입지를 악역을 통해 굳혔다.

 

 

 

 

 

 

 

마지막으로 김범 역시 <미세스 캅 2>에서 악역을 맡으며 호평을 얻고 있다. 사체 업계의 대표이사 이로준역을 맡은 김범은 앞의 두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자본과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나가며 주인공인 고윤정(김성령 분)과 대척점에 서 드라마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는 생각보다 저조하지만 김범의 악역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한 때 미남스타들은 인기를 얻기 위해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혹은 정의감에 넘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남 스타들의 행보는 단순히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과 비등하거나 더 높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악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악역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배우에 대한 평가역시 달라진다. 그 이유는 그들이 작품 안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이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남스타들이 선택한 악역의 스타일에도 일정한 공식이 존재한다. 그들은 ‘생활 밀착형’ 악역이 아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감있는 악역보다는 권력의 최정점에 서있으며 자본을 마음대로 굴릴 수 있는 역할이다. 이는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하더라도 현실에서의 분노를 투영하지는 않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서의 존재감은 클지언정, 배우 자체에 대한 이미지 하락은 적다. 예를 들어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하거나 부하의 공을 가로채는 직장상사, 혹은 시집살이를 주도하는 시누이 같은 역할은 배우 자체에 대한 호감도마저 떨어뜨릴 수 있는 역할이다. 그만큼 현실세계에 발을 디디고 사는 시청자들이 현실적인 분노를 일으키게 할만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대 권력을 가진 그들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직접 대적해야 하는 인물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악역이라는 역할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 또한 그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의상과 스타일을 선보인다. 악역이더라도 후줄근한 스타일과 능력도 없이 야망만 큰 캐릭터 보다는 자신을 충분히 꾸미고 정제된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역할이 ‘미남’의 이미지를 지키기에는 용이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선택은 자신의 이미지를 연기파로 만드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유아인의 경우 연기력은 꾸준한 호평을 받았으나 <베테랑>이후 그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남궁민 역시 그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다. 악역을 제대로 소화하면 그 이미지가 대중에게 각인되는 정도가 크다. 그만큼 극에서 눈에 띄는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력에 대해 대중이 더욱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는 통로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극의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마다 등장하는 악역은 더 이상 주인공의 들러리가 아니다.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캐릭터인 것이다.

 

 


물론 여기에 전제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연기력이다. 주인공을 긴장시키고 시청자마저 빠져들게 하는 마력같은 매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바탕으로 한 연기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남 스타들이 단순히 스타에 머물지 않고 배우로 거듭나기 위한 매개체로 악역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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