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6.09.29 유행처럼 번지는 연예인 성추문....왜 피해자가 고개숙여야 할까. (1)
  2. 2016.09.28 <우리 갑순이>와 <혼술남녀>가 그리는 판이하게 다른 청춘의 현실
  3. 2016.09.27 이것저것 다 ‘불편’한 시청자들....<아는 형님>논란으로 본 TV속 연예인들이 지켜야 하는 '황당한' 제약들
  4. 2016.09.25 <우리 갑순이> 송재림- 김소은, 이쯤되면 바보 커플.... 문영남 작가님 우리시대 청춘이 그렇게 만만하십니까?
  5. 2016.09.24 지겨운 먹방? 그러나 여전히 시청자들은 음식으로 '힐링'을 원한다.
  6. 2016.09.23 시청률 꼴지 <쇼핑왕루이>...가수출신 서인국은 어떻게 비난 대신 찬사를 받았을까?
  7. 2016.09.22 주연을 택한 수지와 아이유보다 빛나는 조연, 나나와 키의 똑똑한 선택
  8. 2016.09.21 <부산행><터널><밀정>영화가 다루는 ‘사회 문제’, 시의성이 ‘흥행코드’다.
  9. 2016.09.20 <무도> 빼고 다하는 형돈이, 갑작스러운 복귀 러쉬가 불안하다
  10. 2016.09.19 아이돌, 대결, 공감과 소통-추석예능 파일럿으로 본 예능 키워드 셋
  11. 2016.09.17 <언니들의 슬램덩크> ..김연경도 살리지 못한 '몸 사리는' 여자 예능의 한계?
  12. 2016.09.16 7년째 논란 <아육대>,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13. 2016.09.14 <구르미>의 박보검이 있기까지...'퓨전사극'이 키운 스타들
  14. 2016.09.13 자체최저 시청률 <달의 연인>, 이준기와 상극인 퓨전사극? 연기력이 아까운 선택.

 

 

연예인 성추문이 마치 유행처럼 번진다. 성폭행등의 자극적인 단어가 주로 등장하는 언론 속에서 연예인들의 이미지의 실추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는 유흥업소 출입이나 불륜논란 등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살펴보면 연예인측이 피해자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단순히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야 하는 비난의 물결은 상상이상으로 크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과연 정당한가 하는데 대한 것이다.

 

 

 

 

 

얼마 전 터진 정준영의 성폭행 논란비디오 촬영 논란으로 번지며 정준영을 화제의 인물로 만들었다. 상대편과의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보통의 성추문과는 달리, 이미 고소는 취하된 상황이었다. 상대편의 탄원서까지 공개되었다. 서로 사귀는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정황이 모두 밝혀진 상황임에도, 정준영은 <12>에서 빠지며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준영에게 쏟아진 비난의 강도다. 애초에 크게 번질 일이 아니었음에도 자극적인 단어로 엄선된 보도 형태로 정준영은 사과까지 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끌어 나가지 못한 것은 정준영의 책임일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생활의 영역이다. 이미 끝난 사건을 이슈로 끌어낸 데에 대한 무책임함은 가벼이 볼 성질의 것이 아니다.

 

 

 

 

 

 

배우 이진욱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진욱의 경우, 상대측을 변호하던 법무법인 측이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로 사임을 하며 모든 정황 증거가 상대편 여성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고 결국 이진욱은 무혐의로 판결이 났다. 오히려 이진욱은 무고죄로 상대 여성을 고소한 상황. 그러나 여전히 이진욱이 짊어져야 하는 비난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성인이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은 전혀 문제삼을 일이 아니지만, ‘원나잇 스탠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배우 이민기에게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맡기로 했던 배역에서 물러나거나 광고가 중단되는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단순히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것은 불합리하다. 물론 잘못이 있다면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단순히 누군가와 합의된 성관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연예인들에게 쏟아내는 비난의 강도는 지나치다. 그들도 자신만의 사생활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 상황이 합의된 관계라면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권리가 없다. 오히려 잘못은 그 사건을 이용하고 이미지를 실추시킨 상대편에게 있다.

 

 

 

 

 

 

그러나 여론은 상대편 뿐 아니라 피해자인 연예인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중이다. 그들이 이미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상황 자체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연예인들이 이런 사건으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무책임한 보도와 대중의 반응 속에 그들이 단순히 그들의 사생활로 인해 입어야하는 피해에 대한 보상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사건들은 에 대한 보수성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성에 대해서 만큼은 대한민국은 이중적이다. 보수적인 성문화는 오히려 성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성에 가장 탐닉하는 것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행 논란은 상대편의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성관계가 암암리에는 이루어지지만, 드러나면 엄청난 이미지의 실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분위기 자체가 성을 더 음지로 이끌고 가는 매개체다. 상대방과 합의가 있다면 철저히 사생활의 영역으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있었다면, 이런 성추문이 연달아 일어나 논란의 도마위에 오를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 정황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면 또 모르지만 사실상 아무 잘못이 없고, 아무런 문제도 없는 상황 속에 조차도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사과를 하고 피해를 입는다. 그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이런 분위기가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고찰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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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우리갑순이>tvN <혼술남녀>는 모두 공시생을 다룬 드라마다. <우리 갑순이>는 주인공들을 공시생으로 설정했고, <혼술남녀>는 공시생과 노량진 학원 강사들을 주인공으로 노량진의 삶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나뉜다. <우리 갑순이>는 공시생을 다뤘지만 이 시대 청춘들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포착해 내지 못하며 주인공들에 대한 반감을 키웠고, <혼술남녀>는 현실적이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들을 통해 이야기에 대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우리 갑순이>의 문영남 작가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면서 그들의 취업난에 눈을 돌렸지만, 막장의 대가 답게 그들의 상황도 막장으로 치달았다. 공시생이라는 소재로 눈을 돌린 것 까지는 좋았으나 문제는 바로 그런 소재를 다루는 능력에 있었다.

 

 

 

 

이를테면 허갑돌(송재림 분)이 돈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단적인 예다. 허갑돌은 지하철에서 신갑순(김소은 분)과 함께 살 집을 얻을 보증금 500만원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한다. 그러나 그 설정 자체에 공감을 표하기란 어렵다. 핸드폰 어플만 다운받아도 계좌 이체가 가능한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은행에 잠깐 들러 ATM기를 이용하면 그만이다. 그 편이 돈 거래 기록도 남고, 돈을 잃어 버릴 상황도 만들지 않는 훨씬 더 간편하고 좋은 방법임에도 굳이 현금을 들고 다니는 허갑돌 캐릭터는 마치 2016년을 살고 있지 않은 듯 하다

 

 

 

 

 

갑돌이는 이후 또 빌린 500만원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다. 이번엔 퍽치기다. 두 번이나 같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비판은 차치한다고 해도한 번 500만원을 잃어버리고도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운반하는 갑돌이의 지능에 의문을 제기 할 수밖에 없다

 

 

 

 

 

여주인공 갑순이를 대하는 방식 역시 지나치게 고루하다. 10년을 사귀고 임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결혼, 그 이전에 동거를 생각할 만큼 요새 청춘들은 순진하지 않다. 아무도 합격하지 못한 공시생에, 당장 누구도 책임질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없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남자 친구와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는 갑순이는 도무지 현실에 있을법하지 않은 캐릭터다. 설령 현실에 있다고 하여도 그런 캐릭터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굳이 그렇게 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간섭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겠지만, 문제는 그들이 드라마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결국 남자 주인공도 여자 주인공도 도무지 응원하기 힘들게 만들어 버린 스토리의 실책이다.  

 

 

 

 

 

동거 생활에도 게임으로 시간을 탕진하는 갑돌이의 모습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다. 청춘의 치열함보다는 허갑돌의 황당함에 초점을 맞추며 공감보다는 자극을 택한 것이다.문제는 자극은 확실히 있지만, 그 인물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은 막지 못했다. 차라리 열심히 하지만 고배를 마시고 현실에 벽에 부딪히는 청춘으로 그렸다면 그들에게 동정이라도 할 수 있을 터인데, 이야기를 뜯어보면 결국 그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불행해 지고야 마는 캐릭터다. 열심히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캐릭터에게 시청자들은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가 없다. 결국 <우리 결혼했어요>출연으로 케미 커플이라는 찬사를 들은 그들은 이 드라마에서 만큼은 비호감 커플이 되어 버렸다.

 

 

 

 

 

<혼술남녀><우리 갑순이>보다 훨씬 더 경쾌하다. 고시원에서 살아가며 학원에 다니는 노량진 공시생의 삶을 그렸지만, 기범(키 분)이나 진공명(공명 분)의 캐릭터는 무조건 비굴하고 비참한 삶이 아니다. 오히려 진공명은 공무원을 하고 싶지도 않은데 억지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캐릭터다. 그들은 후줄근하게 다니지도 않고, 패션에도 신경을 쓴다. 또한 그 안에서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찾고 친구의 관계,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정을 나눈다. 편견처럼 자리잡힌 공시생의 답답하고 어두운 삶을 탈피하고 코믹한 터치로 그려내며 오히려 캐릭터에 집중해 공감을 얻어낸 것이다.

 

 

 

 

 

박하나(박하선 분)는 노량진에 입성한 강사지만, 종합반도 맡기 힘든 열악한 스펙의 소유자다. 그가 학원에서 성장해 나가려는 고군분투는 안쓰러우면서도 웃음을 동반한다. 열심히 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그의 삶은 극단적으로 그려지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응원하고 싶어진다. 때로는 비굴하고 비참하더라도 꿋꿋이 내일을 살아가려는 주인공에게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같은 공시생의 삶이지만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는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러나 현시대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와 그렇지 못한 드라마가 다루는 청춘의 현실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소재 자체 보다도 그 소재를 어떤 터치로 그려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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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럴 수는 있다. 예능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방송을 하거나, 삐뚤어진 세계관을 바탕으로 잘못된 가치관을 주입시키는 행위에 시청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아는 형님>에 쏟아진 논란은 단순히 김희철의 표정에서 비롯되었다. 상황은 이렇다. 게스트 가인이 운전면허가 없다고 하자 민경훈이 사고쳤니? 취소당했어?”라고 묻는다. 그 때 뒤에 있던 김희철이 어깨를 잡으며 하지 말라고 말한다. 김희철이 소속되어 있는 슈퍼 주니어의 멤버 강인을 다분히 의식한 개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실제로정색을 했다면서 논란이 인 것이다.

 

 

 

 

이 사건으로 논란을 의식한 제작진은 물론, 당사자들인 김희철과 민경훈까지 해명을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논란이 될 여지가 전혀 없는 일을 논란으로 만들어 괜한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황당하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런 황당한 상황은 단순히 이번 한 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예능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를 고스란히 들어낸 단적인 예다.

 

 

 

 

프로 불편러라는 말이 생겨났다. 무슨 사안이든지 불편함을 느끼고 아니꼬워 하는 사람들을 비아냥 거리는 말로 인터넷 신조어다. 그런 말이 등장할 만큼 한국 분위기는 지금 화로 가득 찬 상태고 그 화를 제대로 표출할 길이 없어 보인다. 결국 그 화가 향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만만한 연예계 속 연예인들인 경우가 많다.

 

 

 

 

 

단순히 김희철의 정색이 논란이 된 사항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그런 상황이 이미 자연스러워져버린 분위기가 오히려 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예능속에서 스타들은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받는다. 그 제약은 단순히 누군가를 비하하고 반사회적인 개그를 하는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예능 속에서 연예인들은 지나치게 솔직해서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도, 분위기 파악을 못해도 안 된다. 그 모든 행동에서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여자 연예인들이 예능에 출연했을 때, 그들의 위치는 굉장히 애매하다. 진행자의 요구를 거부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서도 안 된다. 겸손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병풍이 되어서도 안 된다. 애교를 거절했다는 것만으로도 카라 출신 강지영은 비난의 물결에 휩싸였고, 시키는대로 랩을 했던 AOA의 지민은 먼저 자신을 디스한 래퍼에게 대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쿨하지 못한여자가 되었다. 김하늘은 감자옹심이를 고집스럽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비호감이 되었고 윤보미는 음식을 잘 먹었다는 이유로 혜리를 따라한다는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역사 문제를 잘 모르는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도 상상이상으로 강하다. ‘긴또깡 사건으로 논란에 직면했던 설현과 지민은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야 했다.

 

 

 

 

남자 연예인들도 이런 분위기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는 형님>의 김희철 뿐 아니라, 박명수나 정준하는 태도 논란으로 수차례 논란이 된 대표적인 연예인들이다. 김제동역시 얼마 전 <미운 우리새끼>에서 소개팅을 했던 상대방 대한 무례한 태도로 큰 논란이 일었다. 그들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성격에 대한 이해, 앞 뒤 맥락에 대한 파악,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사자의 기분에 대한 정보가 없지만, 그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느냐다.

 

 

 

 

 

이런 비난의 흐름은 도대체가 맥락이 없다. 그저 뭔가 저들이 거슬린다는 이유 하나로 논란은 점화되고 분위기는 삭막해진다. 그러나 예능의 분위기 속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와 감정들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는 편이 좋지만, 모든 인간들은 완벽하지 않다. 그들의 작은 실수 하나에도 꼭 지적을 해야 직성이 풀리고, 때로는 실수도 아닌 단순한 해프닝을 곱게 넘기지 못하는 시선이 훨씬 더 불편하고, ‘이상하다.

 

 

 

 

유재석에게 유느님이라는 칭호가 쏟아지고, 박보검 에게 바른 청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처럼, 예의 바른 연예인들에 대한 호감도는 분명히 높다. 그들의 행동은 보기에 좋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태도를 신격화하고 그들에 대한 평가를 지나치게 높히는 것은, 그 반대급부에 대한 저항감이나 거부감으로 비롯된 현상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누구나 다 그렇게 행동할 수는 없고, 본인만의 개성이 있다. 연예인들도 사람이고 그들에 대한 문제점을 세세하게 찾아내기 이전에, 마음을 조금만 넓혀 이해를 해보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 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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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남 작가의 세계관은 끊임없이 한결같다.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는 인물들일 수는 있겠지만, 참으로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세상에 주인공은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렇게 이상한 인간들만 모여 있는 동네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서 인물들은 바람을 피고, 며느리를 학대하고, 누군가를 모함하기 위해 거짓말을 꾸며내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 남의 상처따윈 돌아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현실에는 더 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저렇게 대거 등장하는 세상에서 주인공들은 점점더 어둠의 구렁텅이에 빠져든다. <장밋빛 인생>의 최진실이나 <조강지처 클럽>의 오현경은 그런 이상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순도 100%의 피해자가 되고, 심지어 최진실은 불치병에 걸리지 않으면 그런 상황을 타개할 힘조차 가지지 못하는 나약함까지 갖췄다. 오현경에게는 왕자님 캐릭터인 이상우가 등장하지만, 그 왕자님 캐릭터가 드라마의 중심은 아니다. 왕자님 따위는 오히려 문영남 월드에서는 주변인물일 뿐, 큰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 오히려 왕자님은 상식이하의 남편(안내상)을 단죄하고 후회하게 만들기 위해 등장하는 도구적 캐릭터일 뿐이다.

 

 

 

 

 


그 이후 집필한 <수상한 삼형제> <폼나게 살거야> <왕가네 식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왕수박, 이앙금, 나대라, 엄청난 같은 억지로 짜맞춘 등장인물의 어색한 이름만큼이나 펼쳐지는 상황들은 아귀가 맞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게 짜맞춰지지만, 확실히 자극적인 MSG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문영남작가는 절대적인 시청률로 이제까지 살아남은 만큼, 그 스타일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우리 갑순이>에서는 전작들보다 주연 배우들의 나잇대가 크게 어려졌지만, 여전히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는 전작 못지 않은 상황들로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 갑순이>에서 신갑순 역할을 맡은 김소은은  “드라마가 막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갑순이’는 막장드라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드라마 시나리오와 대본을 받았을 때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이질감이 들지 않고 공감이 됐다”고 밝혔다. 남자 주인공 허갑돌 역할을 맡은 송재림 역시  송재림은 “이번 드라마가 막장이라고 말 할 수 없다. 솔직히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라며 “뉴스에 오히려 막장이 더 나오고 있다. 자식,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면 안 될 일들이 생기고 있다”고 말하며 문영남식 드라마의 막장 논란을 부인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말들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가 되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칠 수 있다고 해도, 그 현실을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막장이 아니라면, 현실에서 일어나는 강도강간살인 등도 드라마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뤄져도 된다는 말인가. '현실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핑계 말고는 이 드라마의 막장 논란을 막을 방법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보인다.  

 

 

 

 

 


문영남 작가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면서 그들의 ‘취업난’에 눈을 돌렸다. 취업난으로 파생된 공무원 시험의 열풍. 공시생 신분으로서 맞닥들여야 하는 현실.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런 소재를 다루는 능력에 있다. 문영남 작가는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스토리 내놓는데서  실패하며, 막장 코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테면 허갑돌이 돈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단적인 예다. 허갑돌은 지하철에서 돈 500만원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한다. 그 돈은 가난한 그들이 동거를 결정하며 집을 얻을 보증금으로 사용될 아주 소중한 돈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요새 누가 500만원을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는가. 핸드폰 어플만 다운받아도 계좌 이체가 가능한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은행에 잠깐 들러 ATM기를 이용하면 그만이다. 그 편이 돈 거래 기록도 남고, 돈을 잃어 버릴 상황도 만들지 않는 훨씬 더 간편하고 좋은 방법이다.

 

 

 

 

 


갑돌이는 이후 또 빌린 500만원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다. 이번엔 퍽치기다. 두 번이나 같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비판은 차치한다고 해도, 한 번 500만원을 잃어버리고도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운반하는 갑돌이의 지능에 의문을 제기 할 수밖에 없다. 그정도로 머리가 나쁘다면 허갑돌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 안된다. 그런 머리로는 100년이 걸려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여주인공 갑순이를 대하는 방식 역시 지나치게 고루하다. 10년을 사귀고 임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결혼, 그 이전에 동거를 생각할 만큼 요새 청춘들은 순진하지 않다. 아무도 합격하지 못한 공시생에, 당장 누구도 책임질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없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남자 친구와 어떻게든 살아보려 하는 갑순이는 도무지 현실에 있을법하지 않은 캐릭터다. 그들의 주장처럼 현실에 있다고 하여도 그런 캐릭터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굳이 그렇게 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간섭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겠지만, 문제는 그들이 드라마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결국 남자 주인공도 여자 주인공도 멍청이로 만들어 버린 작가는 그들에게 도무지 응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지 않는다.

 

 

 

 

 


동거 생활에도 게임으로 시간을 탕진하는 갑돌이의 모습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다. 주인공들을 대체 이렇게까지 비호감으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싶을 지경이지만 자극을 위한 주인공들의 바보같은 행동은 끊이질 않는다. 차라리 열심히 하지만 고배를 마시고 현실에 벽에 부딪히는 청춘으로 그렸다면 그들에게 동정이라도 할 수 있을 터인데, 이야기를 뜯어보면 결국 그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불행해 지고야 마는 캐릭터다. 자승자박으로 그 꼴이 된 것을 누구탓을 할까. 결국 <우리 결혼했어요>출연으로 ‘케미 커플’이라는 찬사를 들은 그들은 이 드라마에서 만큼은 ‘비호감 커플’이 되어 버렸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역시 선뜻 동의하기 힘들다. 결국 갑순이의 상상임신이었다는 설정으로 모든 상황을 정리해 버리는 작가의 방식은 너무나도 쉽고 간단하다. 그들은 이 때문에 헤어질 명분을 얻지만, 참으로 헛웃음이 나오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갑순이는 제대로 산부인과도 가보지 않고 임신을 확정지었다는 것인가. 우리 청춘이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그정도로 뭘 모르고 산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백번 양보해 서로 그렇게 참 뭘 모르는 청춘들이 있다고 치더라도, 그들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필요가 있을까. 결국 자신들이 만든 상황 속에 갇힌 결과 속에서 그들 스스로만 자신의 처지가 불쌍하다 울어대는 청춘은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다.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인공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물론 문제는 이 뿐이 아니다. 이 드라마 속에서는 마음 놓고 응원하고 싶은 인물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도, 딸들도, 남자들도 다들 하나같이 답답하고 이상하다. 조금만 더 상식적으로 사는 인물이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을 법 한데 하나같이 뭔가 나사가 빠져있다. 그것은 작가가 인물을 보는 방식이 그런 편견과 아집, 독선으로 똘똘 뭉쳤기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단순히 <우리 갑순이>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껏 그가 집필해 온 모든 드라마에서 모든 인물들은 그런 아우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막장이 아니라고 한다면, 세상에 막장 드라마는 대체 뭐가 있는지 되묻고 싶을 지경이다.

 

 

 

 

 


막장에 반응하는 시청자들이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공감이 안간다면 얘기는 다르다. 언제까지 단순한 자극만을 좇아 드라마를 만들 생각일까. <우리 갑순이>는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했다.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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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이 아무리 한철 지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하여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먹장에 탐닉한다.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셰프들의 음식점에는 여전히 예약이 어렵고 맛집으로 소개된 집은 30분은 기본으로 줄을 서서 먹기도 한다. ‘먹는 예능은 아직도 통하는 코드다. 예전 같지 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백종원은 이제 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위태로워 보이지만 또다시 먹방을 주제로 한 예능을 들고 나왔다. 이름하여 <먹고 자고 먹고>(이하 <먹자먹>) .

 

 

 

 

 

<먹자먹>의 포인트는 역시 먹방이다. 그러나 <먹자먹>의 첫회에서는 보르네오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 배경으로 삼았다. 단순한 먹방을 넘어서 휴식의 개념으로서의 먹방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먹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짓는 온유와 정채연은 그 순간만큼은 아이돌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 프로그램 속에서도 여전히 체중계 위에서 자신의 체중을 걱정해야 하는 아이돌들이 이 프로그램의 주연으로 출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평소 먹거리에 대한 강박이 클수록 그것을 내려놓았을 때 주는 쾌감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 누가 맛있는 음식을 거부하고 싶겠는가. 인기를 위해 본능을 내려놓아야 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먹자먹이 선사하는 하루는 확실히 편안하고 안락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맛있게 먹은 대가로 또 며칠을 굶어야 하는지 모르는 현실은 외면당한다. 먹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그 순간. 그 광경만이 의미 있는 것이다. 잠시 내려놓은 아이돌처럼 시청자들 역시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그 순간에 힐링을 얻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먹는 것으로 힐링을 찾으려 하는 현대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인기다. <삼시세끼>는 그 중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끼니를 어떻게 때우느냐다. 어떻게 해야 한 끼를 더욱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때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생각만이 가득한 이 프로그램은 시즌이 반복되는 와중에서도 10%이상의 시청률을 올렸다. 나영석 pd 는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출연하는 다음 시즌 촬영을 이미 시작했다.

 

 

 

 

<삼시세끼>의 배경역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이다. 시골의 한적하고 정감어린 분위기를 강조하고 출연진들은 가족 혹은 친척의 포지션을 부여받는다. 가족과의 한 끼 한 끼를 준비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장면은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 크게 포인트가 없을 것 같은 포맷이지만 바로 그 지점이 포인트다. 단순히 끼니로 뭘 먹을까에 대한 걱정만이 전부인 단순한 삶. 그 안에서 힐링이라는 단어는 또 등장한다.

 

 

 

 

포만감은 나른함과 편안함을 준다. 배부르게 한 끼를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로망을 텔레비전이 보여주고 그 대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현대인들이 탐닉하는 유흥이 먹는 것에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음식으로 허한 속을 채우는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서 먹방은 아직도 유효한 콘텐츠다. 빈속을 먹는 것으로 달래고 각종 sns에는 음식사진으로 행복함을 강조하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먹방에서 힐링을 찾게 만들기에 이르렀다. 음식으로 마음속의 공허함이나 아픔마저 치유 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드라마에서도 나타난다. <혼술남녀>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혼술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해 제목을 만들었다. 고단한 하루를 혼자 먹는 맥주나 소주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혼자 술을 마시며 마치 맥주광고처럼 시원한 목 넘김을 강조하고 소주 한잔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비록 이 드라마는 혼자 술을 먹는다는 뜻의 제목과는 달리 로맨틱 코미디로 남녀가 함께 사랑에 빠지는 연애물이지만 <혼술남녀>는 웃음 포인트를 제대로 잡으며 시트콤에 가까운 웃음을 선사하고, 혼술을 하는 심리묘사까지 그럴듯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겨운 먹방 속에서도 여전히 시청자들은 음식에 탐닉하고 단순히 직접 먹는 것을 넘어 보는 것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고자 한다. 내가 먹지는 않더라도 누군가가 대신 먹어주는 것만으로 느끼는 대리만족. 이 감정을 예능과 드라마들은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추세가 물론 이해되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이 마음을 달랠 곳이 음식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에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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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출신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들의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서인국이 주연을 맡은 <쇼핑왕 루이>도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한 상황이다. 그러나 서인국에 대한 평가는 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가수출신 배우들과는 다르다.

 

 

 

 


서인국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재벌 3세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고 노숙자가 되는 ‘루이’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의 타이틀롤인 만큼 드라마의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수 없을 터. 그러나 서인국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 서인국은 어떻게 가수출신 배우에게 쏟아지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서인국은 <슈퍼스타K>의 우승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서인국이 소비되는 방식은 가수로서 보다는 연기자로서였다. <응답하라 1997>로 주목을 받은 그는, 각종 드라마에 주조연, 혹은 주연으로 발탁되며 인기를 얻었다. <주군의 태양>의 강우 역할로 서브 남주로 등장하며 <응답하라 1997>에 이어서 로맨틱 코미디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이후 <고교 처세왕>에 출연해 그 이미지를 더욱 굳힌다. 이후 선택한 <너를 기억해>역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작품 자체의 호평은 물론, 서인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인국은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며 캐릭터와 높은 일치율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서인국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선택한 <38사기동대>는 OCN 제작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고액 체납자에게 사기를 쳐 세금을 징수한다는 스토리는 통쾌했고, 신선했다. 마지막까지 재미의 흐름을 놓치지 않은 <38사기동대>는 꽤 두터운 매니아층을 만들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이 안에서 서인국은 사기꾼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로맨틱 코미디’ 이상의 재능이 있음을 증명해 냈다. 함께 출연한 마동석과의 높은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 역시 다르지 않다. <쇼핑왕 루이>는 첫 회만 봐도 끝 장면이 예상될 정도로 뻔한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지만, 그 드라마를 풀어가는 방식 속에서 재미를 이끌어 낸다. 서인국이 쇼핑하는 장면에서 IOI의 ‘pick me’ 가 흐른다든가, 자막이나 CG등을 활용해 과장된 연출을 하며 의외의 포인트에서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인국이 맡은 루이의 캐릭터는 단연 눈에 띈다.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되어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의지해야 하는 루이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매력이 넘친다.

 

 

 


여주인공에게 용돈을 받으며 아이처럼 좋아하고 “버리지 마”라는 한 마디를 던지는 루이의 캐릭터는 흡사 주인을 따라다니는 강아지와도 닮았다. 시청자들은 그 캐릭터를 보면서 보듬어주고 싶은 남자 주인공의 매력에 빠져든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바로 서인국의 연기다. 서인국은 다소 황당한 상황 설정 속에서도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연기를 한다. 조금은 버거울 만큼 과한 대사나 제스쳐도 서인국표 연기를 통해 매력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다. 캐릭터에 매몰되지 않는 연기력은 서인국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킨다.

 

 

 

 


상대역인 남지현이나 서브 주인공인 윤상현 역시 좋은 연기를 펼쳐주고 있지만 드라마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서인국에게 설득력이 생기지 않으면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만다. 그러나 서인국은 이제 다수의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만큼 결국 드라마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동시간대 꼴지를 차지했지만 오히려 주연배우들의 호감도가 높아질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연기력 때문이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한 서인국은, 그 출신이 가수든 연기자든 상관 없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다소 실망스러운 시청률에도 서인국에게 쏟아진 반응은 다를 수 있었다.

 

 

 

 


 

이제까지 착실히 다양한 역할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 또 한 번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낸 서인국은 이제 ‘가수 출신’ 꼬리표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성장한 연기자로서의 몫을 다해내고 있다. 2위를 차지한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는 불과 1% 차이다. 이 차이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서인국이 '출신 성분'에 관계 없이 연기자는 연기로 말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몇 안되는 가수 출신 배우가 되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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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한 수지와 <달의 연인>에 출연한 아이유의 공통점을 뽑으라면 바로 ‘연기력 논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작품에서 이미 주연을 맡은 이들이지만 드라마의 저조한 흥행성적과 맞물려 ‘책임론’까지 등장했다. 이 두 사람의 특징은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데 있다.

 

 

 

 


아이돌이라는 특혜를 이용해 주연을 맡은 배우들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이 큰 만큼, 그들을 향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 특유의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의 스타성을 이용하여 화제성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 스타성은 배우로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과가 신통치 못할 경우, 그들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이다.

 

 

 

 


수지의 경우는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의 이미지를 만드는 성과를 냈지만, 그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 이상의 연기력을 펼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분명 배우로서도 수지는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지만, 연기력보다는 이미지에 기댄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감정의 높낮이나 표현이 유려하지 못하고, 캐릭터에 상관없이 여전히 예쁘기만 한 ‘수지’의 연기는 아이돌 가수 수지를 잊게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유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최고다 이순신><예쁜 남자><프로듀사>등에서 모두 주연을 맡았지만 여전히 배우로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수지와는 다르게 어떤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는데도 실패했다. <달의 연인>의 부진에 가장 혹독한 비판을 듣고 있는 것 또한 아이유다. 이준기와 강하늘의 연기력이 주목받는 가운데, 아이유는 극과 다소 이질적인 말투와 감정표현을 사용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다.

 

 

 

 


주연을 맡을 만큼의 이미지가 아이유에게는 없다. 결국 아이유가 이용해야 하는 것은 가수로서의 인기와 화제성이다. 결국 여주인공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여주인공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의 무게는 다른 배우들이 받는 것 이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주연을 맡으며 드라마의 흥행을 성공하지 못한 아이돌들 보다 오히려 조연을 맡으며 자신만의 색을 보여준 아이돌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나나와 키가 그 주인공이다. 나나와 키는 주연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속에 의외의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냈다.

 

 

 

 


나나는 <굿 와이프>에서 조사원 김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차가워 보이는 외면과 똑부러지는 일처리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갖춘 역할은 나나의 외모나 연기 스타일에 딱 부합하는 역할이었다. 나나는 처음 하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대사처리와 감정처리에 있어서 능수능란함을 보여주며 자신의 이미지를 역할에 녹여내는데 성공했다. 나나의 캐스팅 소식에 우려를 표했던 시청자들의 의견을 한 방에 뒤집는 것이었다. <굿 와이프>의 타이틀롤을 맡은 전도연은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나나에게 받은게 너무 많다. 김혜경으로서도 나나에게 받은 것이 많다”며 나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키는 현재 방영중인 <혼술남녀>에 출연해 공시생으로 분했다. 주인공은 아니고 주인공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역할도 아니지만 키는 이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보다 더 눈에 띄는 존재다. 자연스러운 대구 사투리는 물론, 정확한 발음과 캐릭터 표현은 키에 대한 편견을 한 순간에 잊어 버리게 만든다. 키가 연기하는 기범 캐릭터는 여성의 외모에 집착하고 친구들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캐릭터로서 능글맞으면서도 까칠한 것 같지만 속정이 깊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다. 

 

 

 

 


오히려 일상적인 캐릭터를 표현해 내면서 눈에 띄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키는 그 캐릭터에 있어서 만큼은 감히 다른 사람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완벽한 일치를 보여준다. 그동안 연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만큼, 키가 보여주는 역할에 대한 이해도는 뛰어나다.

 

 

 

 

오히려 주연을 맡지 않았지만, 나나와 키가 보여주는 행보는 의미가 깊다. 단순히 주연으로 활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인정하고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소화 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역할 속에서 시청자들이 호응을 보내게 만드는 것이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나와 키도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배우로서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주연이 아님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려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배우로서의 발판을 마련한 것만큼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이 시점에서 알아야 할 것은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작업이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주연보다 빛나는 개성은 분명 그들의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서는 청신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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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부터, 710만을 돌파한 <터널>, 그리고 620만을 돌파하면서 현재 진행형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밀정>까지 한국영화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속된 흥행러쉬의 비결은 한국영화의 퀄리티가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영화들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포인트를 녹여내면서 그 메시지에 공감하는 관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 문제의 시의성을 담는 것이 어느순간 흥행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부산행>은 헐리우드식 좀비 영화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작품이다. 좀비 영화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액션이 있지만, 그 액션보다 다른 포인트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부산행>을 다른 좀비영화와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부산행>은 좀비를 무조건적인 악으로 규정하고 그 안에서 생존 본능을 좇아 움직이는 인간들을 선으로 규정하는 대부분의 좀비영화는 달리, 좀비액션보다는 인간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피하는 게 최우선 과제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포인트는 인간의 이기심에 있다. 좀비에게 당하는 인간들보다는 인간의 서늘한 냉정함에 관객들은 분노한다. 또한 '착한 편'으로 묘사되었던 주인공조차 좀비의 발생을 초래한 최초의 지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인과율을 피할 수 없다. 우연인 듯하지만 필연인 이야기 순환의 고리와 그 안에서 눈앞에 닥친 상황을 피하려는 인간들의 고군분투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안에서 관객들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가정하의 상황들에 공감을 느낀다. 좀비라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잇는 이유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우리들이 경험한 상황과 묘하게 겹쳐 기시감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의 언론 통제와 사건 축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대책 발표등은 당장 위험에 놓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큰 좌절로 다가온다. 결국 믿을 것은 사회의 안전망이 아닌, 개개인의 역량이다. 

 

 

 

 


이는 과거 ‘메르스’ 사건 등으로 만연해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 이야기에 공감을 느끼게 하는 힘이라는 것은 한 편으로는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좀비라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놓고 그 상황을 있을법한 시선으로 그려낸 <부산행>의 천만 돌파는 한국형 좀비영화 혹은 판타지 영화의 가능성을 알린 사건이었다. 

 

 

 

 


<터널>은 이보다 더 사회의 안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파고들었다. <터널>에서는 터널 붕괴로 터널에 갇히고 만 한 남자가 그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끝내는 그 상황에  대한 무력함으로 절망을 느끼는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이야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세월호’를 떠올렸다. 감독은 세월호를 의도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이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묘하게 관객의 감정을 그쪽으로 몰고 간다.

 

 

 

 


119에 신고하는 장면부터 구조 작업이 더뎌지는 관료적인 절차들. 결국 구조를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상황 모두가 끊임없는 절망과 어둠의 한 가운데로 주인공을 몰고 간다. 물론 이 상황에서도 영화는 블랙코미디를 놓치지 않으며 하정우의 연기를 십분 활용한다. 그러나 <터널>이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단순히 터널 붕괴의 부실공사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상황들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무너진 터널에서 사람을 구출하는 이야기이지만, 오히려 그 터널이 왜 무너져야 했는가를 다시 상기시키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안전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진행되는 공사는 마치 구조 작업에 있어서도 그대로 진행되며 관객들의 답답함을 배가 시켰다. 세월호가 일어나게 된 배경,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 모두 이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과 닮아있어 관객들은 이 영화를 더욱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밀정> 역시 우리 사회에 무거운 메시지를 던진다. 단순히 일제와 그에 대항하는 의열단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제 경찰이었던 이정출(송강호)을 통해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는데 중점을 맞춘다. 기승전결은 그리하여 다소 힘이 약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독특한 메시지는 더 강렬히 전달된다.

 

 

 


극중 의열단장 정채산 역할을 맡은 이병헌이 내뱉는 대사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실패가 쌓이면 그 실패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갑니다” 라는 대사에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누군가는 친일이 그 시절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 말하지만 누군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믿는 것. 그 이야기 속에서 관객들은 여전히 득세하는 친일파의 후손들을 떠 올린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는 역사 국정화나 위안부 합의 문제에 있어서 누군가의 권력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그 지배를 뚫고 옳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모르는’ 멍청한 인간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친일파가 아니면 빨갱이라는 이중적인 잣대 속에서 재단 당하는 ‘신념’은 때로는 참으로 부질없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개개인의 신념. 단순히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를 하는 것이 아닌, 실패를 딛고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한 걸음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던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한국 영화의 성장은 참으로 눈부시다. 한국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찾는 시대다. 이런 성장 속에서 한국영화의 흥행 코드가 바로 지금 이시대가 던지는 메시지를 담는 것임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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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의 복귀는 많은 사람들에게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무한도전> (<무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정도로 심각해 보인 공황장애는 정형돈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사건이었다. 많은 팬들은 정형돈의 복귀를 기다렸고, 정형돈이 온전히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정형돈의 복귀 소식이 알려졌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로의 복귀를 결정지으며 대중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 때부터 정형돈의 복귀 전략은 미묘하게 어긋나기 시작했다. 일단 정형돈의 복귀에 대한 반가움을 넘어선 반응이 그 첫 번째였다. 각종기사들은 정형돈의 복귀에 '고맙다'는 표현을 쓰며 복귀를 반겼다. 그러나 응원과 고마움은 별개의 문제다. 정형돈의 복귀가 반가울수는 있지만, 누군가가 고마워야 할 일은 아니다. 정형돈의 팬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정형돈의 복귀 자체가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수는 없다.
 

 

 

 

 

냉정하게 말해 정형돈의 공황장애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였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힘든 문제를 안고 살 수 있다. 현대인들의 회사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정형돈의 그것과 비교해 더 간단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마음의 병을 얻고도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공황장애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일종의 특혜다. 유명인이기 때문에 짊어져야 할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본인이 가질 수 있는 혜택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정형돈은 병가를 내고 휴직기를 가졌다가 회사에 복귀한 셈이다. 물론 그의 행보를 응원하는 마음은 들지만 굳이 '고마울' 필요까지 있을까. 정형돈의 팬이 아닌 대중은 다소 황당한 언론플레이가 아닐 수 없었다.

 

 

 

 



두 번째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정형돈의 복귀 과정에 불만을 표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팬들은 <무도>로의 복귀를 바랐다. 그러나 정형돈은 <무도>로의 복귀는 타진하고 있지 않은 상황. 그러나 <무도>를 제외하고는 활발한 복귀 러쉬를 펼치고 있다. <주간 아이돌>을 비롯해 '형돈이와 대준이'로서의 컴백, 또한 뜬금없는 작가로서의 데뷔까지 결정된 상황이다.

 

 

 

 



물론 이 모든 활동들은 본인의 선택이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무도>만을 제외한 복귀 러쉬에 많은 시청자들은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정형돈의 하차로 '위기설'까지 제기될 정도로 타격을 입은 <무도>를 제외하고 다른 프로그램이나 활동 위주로 컴백하는 정형돈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이후 활동이기 때문에 행보가 조심스러운 것 치고는 정형돈의 복귀의 방향이 지나치게 활발하게 보인다. 이쯤되면 <무도> 복귀역시 타진해 볼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만 하다.  <무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정형돈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이런 행보들이 지나치게 부풀려진다는 것 또한 문제다. 공황장애로 방송을 쉰 후, 오랜만의 복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화제성은 당연한 일이지만 결과물이 나오기도 전에 작가데뷔가 화제에 오르고 '(시나리오 작가로서 정형돈은) 대단한 수준' 이라는 식의 신현준의 발언같은 것이 기사화 되고 부풀려 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어떤 결과물을 두고 그 실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버프는 대중이 공감할 수 있지만, 정형돈의 복귀라는 화제성에 기댄 '끼워 팔기 식' 버프는 대중적인 공감을 얻기 힘들다. 진정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그 결과물을 토대로 증명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정형돈은 실체 없는 복귀의 화제성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화제성은 결국 정형돈에게 도움이 될 것도 없다. 공황장애는 대중의 시선과 그에 따른 부담감으로 만들어진 정신적인 문제다. 정형돈은 휴식기를 가졌지만, 그 휴식기를 통해 공황장애가 완전히 극복되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마음의 병이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복귀에서부터 지나친 찬사와 영웅화를 하는 것은 정형돈의 부담감을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일이다.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칠 때는 대중의 감정이 그 정도를 따라갈 수 없다. 반가운 얼굴인 정형돈이 도가 지나친 분위기에 휩쓸려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일만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정형돈의 복귀를 응원하는 대중의 마음을 이용하여 다른 파급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정형돈 스스로 대중에게 다시 인정받게끔 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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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추석 연휴만큼이나 많은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전파를 탔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정리할 수 있었다. 각각의 키워드를 통한 예능 트렌드는 어떤 것이었을까.

 

 

 

 


아이돌

 

 

 


이번 추석에는 아이돌이 없었다면 파일럿 예능이 과연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이돌을 활용한 예능이 득세했다. 명절때마다 방영되는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아육대>) 뿐 아니라 <아이돌 요리왕> <내일은 시구왕> <붐샤카라카> <우리를 설레게 하는 리플-우설리> 등 아이돌 위주의 예능이쏟아져 나왔다.  <톡쏘는 사이> <부르스타> <헬로 프렌즈 친구추가><노래싸움-승부>등에서도 아이돌 출연진들이 한 명 이상은 등장하는 등, 아이돌이라는 키워드를 떼놓고 파일럿을 생각하기는 힘들 정도가 되었다.

 

 

 

 


아이돌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시청률도 중간은 가는 현상을 보인 경우가 많았지만, 몇몇 프로그램은 아이돌이 대거 등장했을 뿐, 깊은 고민과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채, 그저 아이돌을 많이 출연시켜 시청률을 올려보려는 ‘꼼수’에 가까운 기획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결

 

 

 


이번 명절에도 여전히 경쟁의 성격을 띤, ‘대결’ 혹은 ‘경연’ 이라는 키워드로 제작된 예능이 다수 등장했다. <노래싸움-승부>는 여전히 ‘노래’가 예능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예능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노래를 원래 잘하는 스타들이 아니라 노래를 ‘배워서’ 도전하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두었지만, 기본적으로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노래 예능의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싸움-승부> 2부는 추석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노래예능이 유효함을 증명했다.

 

 

 

 


<붐샤카라카>는 노래가 아닌 춤 대결로 승부를 보려 한 예능이었다. 30곡에 달하는 안무를 30초씩 춰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누가 더 많은 곡의 춤을 외웠느냐가 포인트가 되었다. 다른 안무를 소화하는 스타들 –특히 아이돌 가수-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으나 특별하게 신선한 기획이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신스틸러>는 연기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연기파 조연배우들이 참석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애드리브와 연기력을 펼치고 가장 인상깊은 연기를 네티즌의 투표로 뽑는다는 식이다. 연기대결이라는 콘셉트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것임은 틀림없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는지는 의문이다. 연기는 노래나 춤처럼 짧은 시간에 즉각적이고 강렬한 반응을 이끌어 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결’ 과 ‘경연’은 예능프로그램에 있어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임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공감과 소통

 

 

 

 


 

예능에도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 통행이 유행하면서 세대간의 공감 혹은 네티즌과 연예인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예능 역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설리>는 아이돌들이 연기를 하는 가운데, 대본을 네티즌이 직접 쓴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화상채팅이 활성화 되면서 직접 연예인들으 보면서 의견을 달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된 까닭이다.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고, 누리꾼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쌍방 소통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특정 연령층만 공감할 수 있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

 

 

 


<톡쏘는 사이> 역시 SNS로 누리꾼의 지령을 받아 연예인들이 움직이는 프로그램이다. 예전 MBC가 네티즌이 정해준 루트대로 여행을 하는 <톡하는 대로>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든 이후, 다시 시도된 콘셉트다.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연예인들이 혼자만의 판단이 아닌, 누리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지점이 포인트다. SNS를 사용해 트렌디함과 시청자의 관심을 끌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헬로 프렌즈 친구추가>는 네티즌과의 소통은 아니지만 아니지만 세대간의 공감과 소통의 장을 여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40대 출연진들과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출연진들이 등장하여 10대들의 언어를 파헤쳐 보고 공감을 한다는 콘셉트다. 이미 예전 <상상플러스>등이 시도한 콘셉트가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과연 이런 콘셉트가 얼마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라차차 타임슬립-새소년>은 반대로 10대가 아닌 30대 이상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서 그 시절의 물건과 상황을 다시 체험한다는 콘셉트로 ‘그땐 그랬지’ 하는 그 시절만의 분위기를 상기시키게 만들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 이상의 웃음이나 공감 포인트가 필요해 보인다.

 

 

 

 


 


추석 특집으로 제작된 파일럿 프로그램 중, 어떤 것은 살아남고 어떤 것은 도태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는 빛나는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만한 프로그램 보다는 지난날의 성공에 기댄 프로그램이나, 2% 부족해 보이는 프로그램들이 더 눈에 띄었다. 과연 이번 추석에 제작된 프로그램들 중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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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는 여성 예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저력을 발휘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렇다. ‘했던’ 이라는 과거형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SBS가 새롭게 선보인 <미운 우리새끼>(이하 <미우새>)는 물론, <슬램덩크>가 눌렀던 <나 혼자 산다>에게 마저 다시 추월을 당했다. 추석 특집으로 <미우새>가 결방하고 이영애가 출연한 <부르스타>가 방영된 탓에 시청률을 다소 올랐지만 이마저도 <부르스타>에게 밀리며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했다.

 

 

 

 


<미우새> 방영 이후 <슬램덩크>는 3%대의 시청률로 떨어지며 체면을 구겼다. 한 때 <슬램덩크>가 탄생시킨 걸그룹 ‘언니쓰’가 흥행하며 7%대까지 솟았던 시청률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티파니의 하차나 <미우새>의 등장만으로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다. 물론 <미우새>는 딱히 캐릭터를 이해 시키지 않아도 등장하는 노총각들의 생활 패턴에 대한 호기심과 그것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감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첫 방부터 시청에 부담감이 없다. 이를테면 경쟁작 <나 혼자 산다>처럼 그저 다른 유명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콘셉트에 가족과 노총각이라는 특이점을 더해, 관찰 카메라 형식의 예능을 완성한 것이다.

 

 

 

 


<슬램덩크>는 이와는 달리, <무한도전>처럼 캐릭터의 설득력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여성 리얼버라이어티는 그동안 종종 등장해 왔으나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꿈 계주’라는 민효린의 꿈이었던 걸그룹은 여성과 리얼버라이어티의 특징을 모두 잡는 성공적인 주제였다. 일단 화려한 걸그룹을 준비하는 <슬램덩크> 멤버들은 대부분 걸그룹에는 문외한이다. 그런 그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연습을 해 완성된 무대를 만들어 낸다는 호기심. 걸그룹에 어울리지 않는 나잇대나 분위기를 가진 멤버도 다소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한 응원. 이런 것들이 그들에 대한 호감도를 증대시켰다.

 

 

 

 


결국 걸그룹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멤버들, 특히 홍진경의 캐릭터는 돋보였고 안쓰러움과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시청자들은 이에 반응했다. 그들의 음원은 음원사이트 올킬을 했고 <뮤직뱅크> 무대도 훌륭히 수행해 내며 감동을 안겼다. 그들의 눈물에 공감이 갔던 것은 그들이 보여준 모습이 그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슬램덩크>는 그 캐릭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리얼 버라이어티가 선사해야할 ‘리얼’을 제대로 설득시키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자면 ‘언니쓰’가 끝난 후 시작된 제시의 꿈인 '복싱'이 그 예다. 복싱을 꿈으로 선택했다면 기승전결을 복싱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아픔이 부각될수록 시청자들은 그 도전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러나 제시는 시합 한 번 해보지 않고 꿈을 마무리 짓는다.

 

 

 

 


제시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제시 부모님의 등장이라니. 이런 황당무계한 전개가 어디있을까. 부모님이 등장하는 상황 역시 제시가 고군분투하여 시합을 치르고 그 시합의 결과를 받아들었을 때가 적당하다. 제시의 꿈이 단순히 다이어트 복싱은 아닐 것인데, 결국 카메라가 담지 못한 제시의 꿈은 아무 의미 없이 끝이 나 버렸다.

 

 

 

 


김연경이 등장한 ‘추석특집’ <슬램덩크>는 단순히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라면 호평을 할 만하다. 김연경의 입담은 빛났고, 래퍼에 도전하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배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대표의 입장에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새로 시작된 ‘홍진경 쇼’가 자리 잡기도 전에 김연경 같은 카드를 꺼내 화제성을 몰아 붙이려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김연경은 래퍼가 되는데 절박할리 없는 현역 선수고 단순히 화제성을 위해 등장했을 뿐이었다.

 

 

 

 


<슬램덩크>에서는 홍진경 쇼에서 어떻게 멤버들의 개성을 활용하고 그 홍진경 쇼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설득시켜야 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지금 사실상 홍진경 쇼 역시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있지 못하다. 이 지점을 타개하는 지점은 홍진경쇼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고정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인기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방식에 진정성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 프로젝트 끝에서 멤버들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고 그만큼 구슬땀을 흘렸다. 그것이 아니라면 재기 발랄하고 신선한 프로젝트로 멤버들끼리 경쟁을 시키거나 웃음을 창출해 냈다. 여러 가지 형식이 통하는 <무한도전>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으로 거듭났다. 그만큼의 고민과 고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램덩크> 속 언니들은 <무한도전> 속 오빠들 만큼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힘을 100% 쏟아내고 소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거나 아니면 시청자들이 감탄하고 볼 수밖에 없는 재치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 두 가지 모두 실패했다. 이것은 여성 예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슬램덩크>가 그 포텐셜을 터뜨리지 못하고 결국 여성 예능의 한계를 보여준 꼴이다.

 

 

 

 


멤버들이 편하고 쉽게 쉽게 가면, 시청자들도 그다지 그 모습을 보며 호응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한계다. ‘여성’이라는 성별을 장점으로 활용한 언니쓰의 출현은 반가웠지만, 그 이후 결국 여성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멤버들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것이 절대로 녹록치 않아 보이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언니들이 몸을 사리는 한, 여자 예능의 부활은 아직도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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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는 모든 아이돌들이 총출동하여 스포츠 종목에서 우열을 가르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무대위의 모습 이외에 다른 매력을 보고 싶은 팬들에게 있어서는 선물같은 프로그램일 수 있을 법도 하지만, 매년 <아육대>는 논란을 키우며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일단 출연자들의 부상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는 것이 팬들의 심기를 상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스포츠 경기를 메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매년 크고 작은 부상이 생긴다. 문제는 제대로 된 규격을 지킨 제대로 된 경기장소와 바로 응급처치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의료진과 의료 시설의 구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올 해에도 직접 관람을 한 팬들에 따르면 남성 60m달리기에서 신호총이 수차례 불발되는 사타가 있었으나 그 내용이 편집된 채, 마치 몇 몇 아이돌들이 부정출발을 하는 것처럼 묘사가 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이번에도 작은 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송화면에 그런 상황들은 모두 편집이 되었다.

 

 

 

 


 
부상 문제는 7년여 설이나 추석 특집으로 <아육대>가 방영될 때마다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문제였다. 바로 지난 설 특집 <아육대>에서만 해도 엑소의 멤버 시우민이 다리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있었다. 그 밖에도 심하게는 깁스를 해야 하는 정도까지 다치는 등, 스포츠 경기에 따르는 부상자가 끊임없이 생겨났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든지 예기치 않은 부상은 있을 수 있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본업도 아닌, 체육대회에서 자신의 가수들이 다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결코 반가울 리 없다.

 

 

 

 



'갑질 논란'은 역시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는 논란 중 하나다. 많은 아이돌을 섭외하며 박한 출연료를 준 것이 문제가 되었다. 그룹당 30~50만원 선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멤버 수대로 나눈다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촬영되는 <아육대>의 특성상,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마저도 이동비나 스타일리스트 출장비 등을 제외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육대>에 출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출연하지 않을 경우 mbc의 음악 방송에도 출연 제제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육대>의 제작진과 <쇼! 음악중심>의 제작진이 동일한 까닭에 아이돌 입장에서는 자칫 불이익을 당할까 쉽사리 빠지기도 힘들다. 결국 <아육대>는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들이 참가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계속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프로그램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도 아이돌의 팬들은 채널을 고정한다. 다양한 아이돌들의 다양한 팬층이 프로그램을 보는 탓에 시청률도 만족스럽다. 올 해 설에 방송된 <아육대>는 9%가 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으며 이번 추석 방영된 <아육대> 역시 2부 시청률이 8.9%까지 치솟았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정글의 법칙-48시간 with 김상중>의 시청률과 비교해도 0.3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설된 리듬체조 종목에 출연한 여성 아이돌들의 유연성도 화제가 되고 팬들의 응원이 이어진다. 물론 잠시잠깐 그때뿐인 관심이기는 하지만 팬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한 아이돌들의 땀방울을 외면하기 힘들다. 결국 <아육대>가 7년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는 팬들의 지대한 관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관중석은 아이돌들의 팬들로 꽉꽉 채워진다. 설령 적은 팬들이 관람을 할 경우,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이 기죽을까 두려운 팬들의 심리는 이 프로그램을 비난하면서도 결코 외면하지는 못하게 만든다. 여전히 <아육대>는 방송국 입장에서는 효자 콘텐츠인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아육대>는 고민이 그다지 많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형식은 올림픽을 그대로 따왔으며 중계자들을 섭외하는 것도 그다지 큰 노력이 필요치 않다. 아이돌들만 열심히 뛰어준다면 체육 경기 형식을 그대로 빌려온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각각의 팬층은 시청률을 끌어 올릴 만큼의 파급력이 없더라도 모든 아이돌들의 팬 층이 결합하면 그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 지점을 <아육대>는 놓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

 

 

 

 



결국 누구보다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원하는 팬들이 이 프로그램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아이러니는 부인할 수 없다. '욕하면서도 본다'는 막장드라마처럼, <아육대>가 여전히 명절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이 프로그램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다만, 팬들의 요구처럼 아이돌들이 좀 더 확실하게 안전을 담보 받으며, 정당한 대가를 받고 좀 더 나아진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노력만큼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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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사극 <구르미 그린 달>에 출연중인 박보검에 대한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남자 주인공이 얼마나 여심을 사로잡느냐는 퓨전사극의 가장 큰 포인트다. 경쟁작 <달의 연인>에 출연하는 이준기와 강하늘 역시 여성 시청자들을 공략한 연기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과 외모로 여심 공략에 나선 주인공들이 얼마만큼의 설득력을 가지느냐에 따라 로맨스 사극의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의 매력과 개성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주인공의 역할을 해낸 퓨전 사극의 주인공들은 누가 있을까.

 

 

 

 

 

 

 


<다모> 이서진

 

 

 


 

 

드라마 <다모>에서 종사관 나리 황보윤 역할을 맡은 이서진은 ‘아프냐, 나도 아프냐’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필모그래피를 다시 썼다. 여주인공인 채옥(하지원 분)과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이서진은 다정하고 따듯하며 강단 있는 ‘완벽한’ 남성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다모>는 신드롬에 가까운 매니아층을 탄생시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아직까지도 ‘인생 드라마’로 꼽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되었다. 연기, 연출, 극본의 삼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바람의 화원> 문근영

 

 

 

 


 

 

 

남장 여자가 등장하는 퓨전사극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은, 신윤복 역할을 맡아 남장을 하고 등장했다. 여성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조선시대에서 남장을 하고 등장한 여인은 당시로서는 꽤 신선한 설정이었다. 비록 남성은 아니지만 문근영은 남장 여자의 역할을 완벽소화해 내며 여심을 공략했다.

 

 

 


이 작품에서 문근영은 기생 정향 역을 맡은 문채원과 묘한 감정선을 형성한다. 기생 정향의 가야금 소리에 반해 그림 판 돈 닷냥을 건네며 정형과의 하룻 밤을 사는 신윤복의 모습은 인상깊게 남았고 이후 이 커플을 향한 ‘닷냥 커플’이라는 애칭이 생기기도 했다. 문근영의 연기는 여심까지 홀릴 정도로 강렬했고 연말 시상식에서 문근영과 문채원은 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문근영은 연기 대상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마무리 했다.  

 

 

 

 


 


<탐나는 도다> 임주환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진 <탐나는 도다>에서 임주환은 귀양길에 오른 선비로 위장한 암행어사 박규 역할을 맡아, 제주 처녀인 장버진(서우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재기발랄한 스토리는 몰입도가 충분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청률은 높지 못했다.

 

 

 

이 와중에도 매니아층의 사랑을 받으며 임주환의 연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상대역 서우와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탓에 두 사람 사이의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만큼 임주환은 드라마 속에서 무심한 듯 잘해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퓨전 사극의 남자 주인공으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후에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임주환은 주인공 이선준 역할의 1순위로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비록 후에 제작된 <성균관 스캔들>의 캐스팅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했지만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서 <탐나는 도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성균관 스캔들> 유아인

 

 

 

 


<성균관 스캔들>은 팬층이 두터웠던 정은궐 작가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한 만큼, 캐스팅부터 잡음이 많았다. 특히 연기를 막 시작한 박유천과 유아인에 대한 신뢰도가 당시로서는 크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서 연기력으로 이 모든 우려를 뒤집은 것이 바로 유아인이다. 아이돌 동방신기 출신의 박유천이 다소 어색한 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서브 남자 주인공이었던 유아인의 매력이 도드라졌다. 유아인은 반항적이고 호전적이지만, 여자 주인공에게만큼은 약한 ‘걸오 문재신’ 캐릭터를 맡아서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유아인이 연기력을 인정받고 주연급으로 발돋움 하는데 있어서 <성균관 스캔들>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유아인은 연기력에 있어서만큼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배우가 되었지만, <성균관 스캔들>속에서 자신의 매력을 한껏 살린 연기는 그에 대한 평가의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성균관 스캔들>로 유아인은 폭넓은 여성 팬층을 확보하며 트렌디한 배우로서의 이미지는 물론, 연기파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다.   

 

 

 

 


 


<해를 품은 달> 김수현

 

 

 


지금은 두 말할 필요 없는 슈퍼스타 김수현의 히트작은 바로 <해를 품은 달>이다. 무려 4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히트한 이 드라마는 배우 김수현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역을 맡은 한가인이 다소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중, 김수현의 ‘여심 공략’ 연기는 훨씬 더 빛이 났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섬세한 감정표현이 돋보이는 김수현의 연기는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떨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김수현은 이후 <별에서 온 그대>까지 히트시키며 로맨스 드라마의 제왕이 된 것은 물론,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그가 이런 성공을 이루는데 있어서 <해를 품은 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수현은 확실한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극톤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 내며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20대 배우 중 하나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이렇듯 로맨스 사극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여심을 공략할 수 있는 주인공들의 활약이다. 그들은 퓨전 사극을 통해 여심을 공략하고 드라마의 흥행까지 거머쥐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과 표현력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공감시킬 수 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의 박보검이 바로 그 차세대 주자가 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퓨전사극의 매력 속에서 여성 시청자들이 즐거워 할만한 캐릭터의 탄생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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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라는 배우가 <왕의 남자>로 얻은 ‘예쁜 남자’ 타이틀을 지워가는 과정은 꽤나 흥미롭다. 이준기는 자칫 <왕의 남자>의 ‘공길’ 캐릭터의 너무 강렬한 이미지에 매몰될 수 있었지만 남성다운 이미지를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투영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보여준 연기력은 이준기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예쁜 남자 타이틀은 결국 더 이상 이준기를 따라다니지 못했고 이준기가 배우로서의 성장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이준기는 그 이후로도 좋은 발성과 깨끗한 대사처리, 묵직한 연기력으로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며 단순히 캐릭터에 매몰될 배우가 아님을 증명해냈다.

 

 

 

 


그러나 이준기가 뛰어난 연기력으로 고군분투 하는 가운데에서도 이준기가 받아든 성적표가 시원치 않다. 특히 <일지매>를 제외하고는 이준기가 선택한 퓨전사극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준기는 유독 퓨전 사극을 많이 선택한 배우다. 이준기의 필모그래피만 보아도 <일지매> <아랑사또전> <조선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 그리고 현재 출연하고 있는 <달의 연인>까지 모두 퓨전 사극의 성격을 띄는 작품들이었다. 이 중 <일지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모두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지 못하며 아쉬운 성적을 낸 것이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달의 연인>마저 한 번도 10%의 시청률을 넘지 못한 것은 물론 이번에는 아예 5%대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처음부터 사전제작에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것에 비해 지나치게 저조한 시청률이다.

 

 

 

 

 

 

 

물론 여전히 화제성은 있다. 화제성 조사 기관 다음소프트와 굿데이터의 방송 프로그램 화제성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것만 보아도 이 드라마에 쏟아진 화제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화제성지수 1위라는 말로 위로를 하기에는 그 화제성의 중심이 미묘하게 어긋나있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인한 화제성이라기보다는, 여주인공 아이유에 대한 반감, 엑소 출신 백현에 대한 조롱등이 화제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물론 이준기를 비롯해 강하늘까지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의 활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들은 여자 주인공에게 연심을 느끼는 캐릭터를 연기로 표현하며 로맨스 드라마에 필수적인 설렘 지수를 높였다. 그러나 <달의 연인>의 전반적인 내용을 구제하기는 무리였다. 일단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는 러브라인의 설정에 공감이 가질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기 힘들다는 점은 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패착이다. 칭찬이 쏟아지는 것은 이준기와 강하늘 뿐, 그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에 대한 호감도는 현저히 낮다. 결국 로맨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케미스트리가 살지 못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고 매력있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내용 자체는 진부하기 짝이 없고 그 진부함을 커버할 만큼의 매력이 여주인공에게는 없다. 아이유라는 배우에게 쏟아진 비난은 남자 주인공들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할수록 더욱 높아졌다. 이야기의 흐름이 재기발랄하고 확실한 포인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배우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달의 연인>의 아이유는 이 의존도를 감당할만큼의 연기력이나 이미지를 담보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준기가 선택한 ‘사극 로맨스 드라마’들의 대부분이 이런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전작 <밤을 걷는 선비>역시 원작 만화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였지만, 드라마가 원작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밤을 걷는 선비> 역시 이준기의 상대역인 이유비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주연급의 파급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연기력 논란에도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현재 <달의 연인>에서 보여주고 있는 문제점이 그대로 답습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준기는 연기력으로 자신에게 한계가 될 수 있었던 이미지를 지운 배우다. 그만큼 이준기가 보여주고 있는 연기력에는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달의 연인>에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자신만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의 연기력은 확실히 발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기의 선택에는 다소 아쉬움이 따른다. 이준기가 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계속 주연을 맡을 수 있는 것은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스펙트럼에 대한 신뢰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준기의 연기력이 그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려면 시청자들의 이준기에 대한 애정 뿐 아니라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이준기의 연기력을 마음 놓고 감상할 만큼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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