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6.10.28 <질투의 화신> 시청률 하락 속 더욱 돋보이는 조정석 (1)
  2. 2016.10.27 '최순실 사건 보도' 공중파도 못하는 손석희와 JTBC의 패기, 오히려 부끄러웠던 이유
  3. 2016.10.24 흥행 공식을 깨뜨린 감초배우.....원톱 주연이 되어도 어색하지 않은 유해진의 반전
  4. 2016.10.23 잘 사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잘 죽는 법, <판타스틱>이 그린 시한부 드라마의 품격
  5. 2016.10.21 의사, 변호사, 재벌.... 한국 드라마 속에는 왜 이런 직업밖에 없을까.
  6. 2016.10.20 언뜻 식상해 보이는 로코 <쇼핑왕 루이>...대체 역주행의 비밀이 뭐야?
  7. 2016.10.19 박보검, 로맨스 사극, 웹소설....<구르미>가 종영 후 남긴 것들 (1)
  8. 2016.10.17 <달의 연인> 가을 야구의 인질 된 드라마, 시청자는 왜 뿔이 났나
  9. 2016.10.14 안정환, 서장훈, 김연경.... 스포테이너들 전성시대 속에서도 빛나는 활약, 어떻게 가능했나
  10. 2016.10.13 <공항 가는 길>이 있기까지 불륜을 ‘공감’가게 그린 드라마들의 공통점
  11. 2016.10.12 자신을 파괴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사람들에 대하여-영화 <죽여주는 여자> 리뷰
  12. 2016.10.11 진영부터 육성재까지....조연부터 시작한 아이돌이 드라마로 뜬다
  13. 2016.10.10 방송사 시상식의 폐혜 답습한 tvN, 시상식도 ‘믿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면
  14. 2016.10.07 치열한 수목드라마 '로맨스' 전쟁 속 조정석-이상윤-서인국, 남자 주인공의 매력 비교 분석

<쇼핑왕 루이>가 결국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면서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쇼핑왕 루이>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쉬운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중간 유입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며 좋은 결과를 이뤄내고야 말았다. <쇼핑왕 루이>로 채널을 돌린 시청자들 중에서는 <질투의 화신>에서 빠져나간 시청자들도 다수 존재한다. 시청률 1위를 유지하던 <질투의 화신>은 왜 시청률이 떨어졌을까.

 

 

 


<질투의 화신>은 갈팡질팡하는 여주인공 표나리(공효진 분)의 마음을 극대화 시켜 아예 대놓고 양다리를 걸치는 스토리로 방향을 전개시켰다. 다자연애라는 생소한 소재가 그만큼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생소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아예 처음부터 그런 관계를 서로 이해하고 시작한 연인 사이가 아니라, 서로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연인사이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 설정이 확실한 시청률을 담보하지 못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표나리가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다른 연인을 인정해 줄 만큼 대단한 여성인가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던 것이다.

 

 

 



남자주인공인 이화신(조정석 분)과 서브 남자주인공인 고정원(고경표 분)은 모두 표나리를 독점하고 싶어한다. 더군다나 고정원은 표나리와 연애를 막 시작한 상황. 그러나 표나리에게 사랑을 느낀 이화신의 생떼가 시작되며 다자연애로 방향이 틀어진다. 고정원은 재벌 2세고, 이화신은 방송국 기자로 두 사람모두 능력있는 매력남으로 그려진다. 반면에 표나리는 착하고 순수하기는 하지만, 그 두 사람이 목을 맬 정도의  대단한 매력을 설득시키지는 못한다. 공블리라고 불리는 공효진의 사랑스러운 매력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표나리의 캐릭터가 공블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기상캐스터에 집안 환경도 궁색하다. 그렇다고 엄청난 미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지도 않다. '착하고 사랑스럽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표나리’여야 하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가 거세된 관계 속에서 어떤 시청자들은 다소 감정을 따라가기 힘들어 한다.

 

 

 


<질투의 화신>이 가진 독보적인 개그 감각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애 관계라는 장점에 불구하고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을 사랑하는 여주인공의 감정선을 완전히 지지하기 힘들고, 셋이 함께 하는 연애를 인정할 만큼 남자 주인공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이해하기도 힘들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로맨스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것은 불리한 일이다. 물론 그런 신선함을 더욱 지지하고 있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이탈하는 시청층도 만만치 않았다. <쇼핑왕 루이>는 이에 비해 확연한 러브라인에 대한 결말을 처음부터 암시하지만, 캐릭터를 잘 구축해 그 사랑을 온전히 지지하게 만들며 결국 꼴찌에서 1위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질투의 화신>이라는 드라마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이 드라마야 말로 독보적인 고유의 스타일과 캐릭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질투의 화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 이화신의 캐릭터다. 이화신은 예전에 자신을 좋아했던 표나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인물로, 자신의 친구에게 표나리를 소개시켜 준 뒤 표나리에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고 표나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인물로서만 보면 참으로 ‘못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여자를 놓치고 이미 기회가 지나간 후에야 그 여자를 잡겠다며 친구의 여자 친구에게 접근하다니. 이런 인물이 어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인물에게 설득당하게 되는 말도 안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타이틀롤을 맡은 조정석의 연기는 이런 인물을 매력적으로 비춰지게 만들만큼 탁월하다. 표나리, 고정원 앞에서 잘못된 만남을 부르거나 표나리에게 “내가 (고정원보다) 더 좋지?”라고 묻는 어린애같은 행동, 고정원이 협찬해준 옷을 입지 않겠다며 그 앞에서 옷을 벗어 던지는 모습 등은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여기에 표나리에 대한 진심을 어떻게 하지 못해 결국 모두 드러내고야 마는 그의 모습은 그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든다.

 

 


조정석은 진지함과 코믹함, 그리고 지질함을 모두 오가는 이 캐릭터를 거의 완벽에 가까울만큼 표현해 내며 설렘 포인트를 자극한다. 20화에 펼쳐진 ‘너랑 라면을 천번을 더 먹을 것’이라며 ‘결혼하자, 나랑. 물김치 있으면 가져다주고.’라는 고백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장 적절한 프로포즈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담담한 고백을 설레는 포인트로 치환시킨 것은 조정석의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효진의 연기역시 공블리 답게 자연스럽지만,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조정석의 캐릭터에 있다.

 

 

 


 

결국 이 드라마는 타이틀 롤을 맡은 이화신의 손을 들어주며 결말을 맺을 것이다. 다소 공감을 얻기 힘든 러브라인에도 불구하고 그 결말이 가장 이해되는 결말로 남을 수 있는 것은, 캐릭터를 설득시킨 조정석의 힘이 컸다.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다시 한 번 로맨틱 코미디에서 진가를 보여준 조정석은 차세대 로코킹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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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뉴스가 8%에 가까운 시청률로 비상하는 일을 우리는 목격하고야 말았다. 웬만한 공중파 방송보다 더 높은 시청률이다. 바로 <손석희의 뉴스룸>(이하 <뉴스룸>)이 24일 해 낸 일이다. <뉴스룸>은 버려졌던 최순실의 PC를 단독 입수해서 그 안의 내용을 모두 폭로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끊임없이 발로 뛴 취재의 결과에 시청자들도 화답한 것이다.

 

 

 

 


최순실 사건은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체육 협회의 인사권에 간섭하고 대통령 연설문등, 기밀 문서를 사전에 받을 정도로 국정에 간섭했다는 정황이 있는 만큼 엄청난 사건이지만, 이 사건이 그 무게만큼 방송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비리와 특혜 혐의가 있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만큼 탄핵과 하야 같은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지만  JTBC와 인터넷 매체를 제외한 TV 방송국들은 약속이나 한 듯 입을 다물었다. 특히 공중파의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KBS는 JTBC의 보도가 있던 당일, 이 사건을 최순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개헌’에 초점을 맞췄다. SBS나 MBC역시 이 사건에 침묵을 했다. 이에 언론인들의 양심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26일 성명을 내고 “언론사로서, 공영방송으로서, 그리고 한 때 가장 신뢰받고 영향력이 있는 뉴스를 만들었다는 KBS의 구성원으로서 이 희대의 사건 앞에서 KBS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떨어졌음을 직접 우리의 두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 우리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SBS 언론노조 역시 25일 “언론이길 포기한 결과, 이제 만족하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종편과 신문이 이 사건에 대한 특종을 연달아 터뜨리고 난 후에야 KBS는 허겁지겁 최순실 전담  TF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의 순기능이 필요한 시점에서, 언론이 입을 다물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로 뉴스를 채운다는 것은 적지않은 실망감을 안겨준 동시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JTBC의 손석희 역시, 이 사건을 보도 한 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방송사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자중하고 겸손하자”며 “보는 눈 많고 듣는 귀 넘쳐나니 시비 거리가 있다면 엄청나게 큰 반발로 우리를 언제든 덥쳐올 것.”이라며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정당한 보도 내용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려야 하는 상황. 더군다나 누군가의 압력이나 압박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8%라는 시청률은 그래서 부끄럽다. 흔히 조중동이라 일컬어지는 우파 계열 신문사들은 보수 정당에 호의적인 편이다. 그런 언론이 만든 방송사가 바로 JTBC다. 처음 방송사들이 만들어졌을 때 편파 보도로 점철될 것이라는 우려는 컸고, 언론인들이나 국민들의 반발은 컸다. 그러나 <뉴스룸>은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뉴스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손석희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는 강력하다. 이런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고 보도 내용의 전권을 위임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곳이 종편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개혁과 혁신은 한 신문사가 만든 방송국이 아닌, 영향력 있는 방송사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을 사용해 양질의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입장에 서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장점을 활용하기를 포기했다. 공중파에서 볼 수 없었던 당당하고 올곧은 보도를  JTBC라는 방송국을 통해 목도해야하는 현실은 참담하다. 방송국에 소속된 언론인들조차 공정성을 잃어버렸다고 탄식하게 만드는 방송국은 스스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한 꼴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소신을 지키고 해야 할 이야기를 해야 할 때 해 낸 손석희 앵커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도는 커지지만, 그가 총대를 매야 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문제점은 더욱 도드라지고 만다. 다른 방송사가 침묵하는 가운데 올린 8%라는 시청률은 대단한 시청률인 동시에 초라한 시청률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익숙한 채널이 아니라 JTBC라는 채널에 고정해야 하는 미디어의 침묵이 아프게 와닿기 때문이다.

 

 

 


 

언론장악이라는 말이 이번만큼 절실하게 느껴졌을 때가 있었을까.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누구도 불리한 입장에 서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정권에 불리한 이야기를 했을 때 겪게될 사안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총대를 매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JTBC의 보도 역시 방송사의 방향이 반영된 보도내용이라기 보다는 전권을 위임받은 손석희의 영향력이 컸다.  한 개인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언론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은 살고 있다. 지금은 2016년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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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배우라는 표현은 스토리의 맛을 살리고 주연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다는 의미가 들어있지만, 사실 감초배우가 주연으로서 주목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유해진 역시, 주조연으로서의 존재감 만큼은 확실했지만 영화를 온전히 이끌어가는 원톱 주연으로서의 캐릭터는 약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유해진의 영화'라는 타이틀이 흥행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조연이었지만 주연으로서 영화 전반의 홍보를 담당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는 없었다. 개성파 조연의 독보적인 세계만이 유해진이 만족해야 할 무대인듯했다.

 

 

 

 



그러나 코미디 장르의 영화 <럭키>의 흥행은 유해진이라는 배우의 반전이었다. 그의 원맨쇼에 가까운 스토리 라인에도 관객들은 기꺼이 영화 티켓값을 지불했다. 영화는 흥행을 넘어서 코미디 영화 역대 최단기 400만 돌파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180만이었던 손익분기점을 훌쩍 뛰어넘은 영화는 벌써 2배 이상 제작비를 벌어들였다.
 

 

 

 

 

<럭키>의 흥행포인트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유해진이었다. 영화에서 목욕탕 키로 인하여 잘나가는 킬러에서 무명배우로 인생이 뒤바뀌는 역할을 맡은 유해진은, 유해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코미디를 보여준다. 영화에 출연하는 이준, 조윤희, 임지연 모두 아직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배우라고는 할 수 없다. 그동안 조연으로서의 캐릭터가 강했던 유해진이 주연 배우 중 가장 존재감이 있는 편이었다는 것은, 180만의 손익분기점이 말해주듯, 고예산 영화가 아니었음을 은연중에 시사하고 있었다. 유해진마저도 원톱 주연으로서 영화를 이끈 경험이 전무한 상황. 영화는 개봉 전에 큰 화제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그러나 미약한 시작이 미약한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는 2주차에도 굳건히 박스 오피스 1위를 굳혔다.

 

 

 



일본영화 <열쇠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지만, <럭키>는 그 작품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다. 디테일을 살린 코믹한 요소들은 영화를 보는내내 홍수처럼 쏟아진다. <럭키>는 생각만큼 반전이나 통쾌한 한 방을 가진 영화는 아니지만, 상영시간 내내 코미디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며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에 유해진이 있다. 유해진은 자신의 비주얼과 연기톤을 적극 활용하여 원작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쉽사리 그 역할에 유해진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독보적인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해진 본인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지만 그 장면을 보는 관객들은 그 상황에 폭소를 터뜨린다. 단순히 유해진의 애드립이나 오버 연기로 웃기려는 억지 코미디가 아니라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유해진은 절제된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코믹성이 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 라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안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든 유해진의 연기가 주효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유해진밖에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유해진의 매력은 강렬하다. 코미디 영화에서 이정도의 존재감을 내세울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다. 웃음을 만들어내는 코미디 장르의 연기는 상당히 어려운 스킬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손해보는 역할이다.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장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시상식의 결과만 보더라도 코미디 영화는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다. 유해진은 이런 코미디 영화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 비상한 감각과 뛰어난 재기발랄함은 그의 배우로서의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유해진은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주연상에 대한 욕심이 없나? 주연을 해야 주연상을 받지 않나"라는 질문에  "주연을 했지만 그동안 흥행된 작품이 없어 모르시는 것 같다. 그렇다고 주연상에 욕심을 부리는 타입은 아니다"라며 "조연상만으로도 상은 충분하다"고 밝히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며 어떤 역할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말처럼, 유해진의 유명세는 오로지 연기로서 이루어졌다. 어떤 배역이든 소화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에게 강우석 감독은 '미친 연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한 연기로 영화의 주조연을 꿰찬 그는, <타짜>,<해적-바다로 간 산적>등으로 대표되는 영화에서 코미디를 담당하며 코미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영화 <럭키>로 코미디 장르의 정점을 찍는 수완을 보여주었다. 충무로에서 캐스팅이나 높은 제작비로 흥행작을 만드는 것은 관례다. 그러나 <럭키>는 그 공식을 철저하게 탈피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군다나 <럭키>에는 욕설이나 잔혹하고 자극적인 장면조차 없다. 흔히 사용되는 흥행 코드를 모두 피하고도 코미디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쓴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유해진이 있다.

 

 

 

 



유해진은 성실한 배우였다. 어느 자리에서건 자신이 맡은 배역을 확실히 이해하고 표현해 낼 줄 아는 똑똑한 연기자였던 것이다. 예능 <삼시세끼>에 출연해서도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해내는 인간적인 모습과 재치있는 화술을 보여준 그는 배우로서도 연예인으로서도 호감도를 높이며 스타성마저 있는 연기파 배우로서 거듭났다. 그에게 있어 흔히 말하는 외모등의 스펙은 중요치 않았다. <럭키>를 통해 원톱 주연으로서 흥행 공식을 모두 깨뜨리고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 배우 유해진에게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금이 바로 유해진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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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한부인가. 드라마 <판타스틱>이 처음 시작할 때, 이소혜 역을 연기한 김현주가 암에 걸린 시한부 역할을 맡았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시한부 드라마를 떠 올리면 떠오르는 몇 가지 장면들이 있다. 자신의 운명을 알았을 때의 충격, 그래도 살아가려고 발버둥쳐 보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감정 변화,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 들이 비밀을 알게 됐을 때의 신파, 그리고 주인공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결말. 아무리 신선한 시한부 드라마라도 이 공식을 탈피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은 <판타스틱>에 선입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감히 말할 수 있다. <판타스틱>은 달랐다고.

 

 

 

 


대부분의 시한부 드라마가 죽음이라는 문턱에 들어선 주인공의 슬픔과 고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판타스틱>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절망하고 분노하다가 결국은 체념에 이르는 통념을 뒤집어 죽음을 선고 받았지만 그 죽음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그 죽음과 친구가 되는 법을 이야기 하는 <판타스틱>의 내러티브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듯한 터치로 표현이 된다. 시한부 드라마에서 신파가 아닌 유쾌함을 발견하다니. 이것이야말로 반전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이소혜와 괴짜 의사 홍준기(김태훈 분)는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특히 홍준기는 이 드라마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유일한 인물로서, 이 메시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홍준기는 물론 암과 싸우면서 절망하고 분노하다 결국 좌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서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투지를 불태우지 않았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 받아들인 죽음의 과정을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극중에서 홍준기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리스트를 하나하나 수행해 가며 다가올 죽음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 모습은 죽음을 외면하려 애쓰는 마지막 몸부림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모습은 죽음이라는 목표로 향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죽음과의 전쟁을 그만두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그가 버킷리스트를 수행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아듀 파티까지 계획하는 그의 모습은 ‘웰빙’이 아니라 ‘웰다잉’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졌다. 누구나 잘 사는 것을 꿈꾸지만 잘 죽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그만큼 함부로 생각조차 하기 힘든 슬프고 절망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아무리 죽음을 피해 달아나도 언젠가 우리 삶에는 끝이 존재한다. 그 끝을 맞이하는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우리는 단 한번이라도 가져 보았을까.

 

 

 

 


<판타스틱>은 그런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당신이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어떻게 잘 준비할 수 있을것인가. 그러나 역설적으로 <판타스틱>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홍준기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살고자 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해 지는 것. 그 전에 그는 그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그 역시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을 테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만큼은 가능하다. 그가 사는 것처럼 살게 되는 것이 바로 죽음을 마주했을 때라니. 그 사실은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살아있다고 생각했을 때는 살지 못하다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살 수가 있다는 것. 우리는 살아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홍준기가 죽는 장면은 눈물을 펑펑 쏟게 만들만큼 슬프다. 그러나 그 슬픔은 신파가 아니다. 오히려 살고자 했던 누군가의 죽음에 보내는 찬사에 가깝다. 이것이 시한부 드라마라니.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주인공 이소혜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에도 “충분히 행복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지만, 그만큼 그의 죽음을 응원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버텨낸다. 왜 살아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는 살았고 그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며 또 하루를 산다. 산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인지 깨닫고 지금 이순간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는 것. 어쩌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보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일이 아닐까.

 

 

 

 


<판타스틱>을 선택한 김현주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인을 더없이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김현주의 연기의 결은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강력한 축이었다. 발연기가 주특기인 톱스타 역할을 맡은 주상욱 역시, 이 드라마를 지나치게 무겁게 만들지 않으며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극본과 연기, 연출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새로운 방식의 시한부 드라마를 탄생시킨 것이다. 편견을 가졌던 것이 미안해 질 만큼, 색다른 시한부 드라마였던 <판타스틱>. 비록 3%를 넘기지 못할 만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이런 드라마를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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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가 <비밀의 문>이후 2년만에 안방극장 컴백작으로 <달의 연인>후속으로 방영되는 <낭만닥터 김사부>(이하<낭만닥터>)를 선택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낭만닥터>는 의학드라마(의드). 한석규 외에도 유연석, 서현진등 화려한 캐스팅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또 의드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의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수술의 긴장감과 급박함이 기승전결을 만들기 좋은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의사는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직업 1순위에 꼽힌다.

 

 

 

 

 

바로 얼마전만해도 <닥터스> <뷰티풀 마인드>, 동시간대 의드가 함께 방영되기도 했다. <닥터스>처럼 의드의 탈을 쓴 연애물부터 시작해서, 의사가 정치싸움 하는 드라마, 천재 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의사가 수사하는 드라마, 의사가 타임슬립해 과거로 간 드라마, 의학을 소재로 한 사극 등, 의사의 소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드가 계속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시청자들이 의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낭만닥터>의 유인식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간담회 인터뷰에서 “<닥터스>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잘 만들어진 의학드라마에 시청자들이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대도 의사는 이제 지겨울 만큼 많이 반복된 소재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낭만닥터>는 캐스팅에서 오는 기대감만큼 하반기의 흥행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식상한 의사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드라마 단골 소재 한 쪽에 의사가 있다면 다른 한 쪽에는 변호사가 있다. 사건을 해결하고 변호를 통해 재판을 승리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여지가 큰 변호사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현재 방영중인 <캐리어를 끄는 여자>도 법정물이고, 올해 방송된 미드 리메이크 <굿와이프>역시 법정물이다. 한예슬이 주연으로 출연을 확정한 SBS <피고인>역시 한예슬을 변호사로 내세웠다. 이뿐이 아니다.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선방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박신양 캐스팅에 성공하면서 시즌2 제작에 나섰다.이쯤되면 변호사는 의사 못지 않는 단골소재가 분명하다.

 

 

 

 

 

물론 웰메이드 법정물에서 시청자들의 찬사가 쏟아진 경우는 많았다. 리메이크작이었지만 <굿와이프>역시 잘 만들어진 법정물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변호사도 의사처럼 너무 다양하게 활용되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나온 변호사들의 형태도 다양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 천재 변호사, 까칠한 변호사, 88만원 세대 변호사, 주부 변호사, 의욕만 넘치는 변호사, 변호사 스럽지 않게 후즐근한 변호사 등, 변호사들의 캐릭터 역시 의사만큼이나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한국형 수사물로 활용도가 좋은 직업이니만큼, 변호사를 활용한 드라마는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그러나 의사 만큼이나 너무 편중되어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한국 드라마에는 직업이 변호사나 의사밖에 없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의사와 변호사 보다 심각한 것은 바로 재벌의 활용이다. 일반인이라면 평생 살면서 한 번 말 섞어볼 기회도 가지기 힘든 재벌들은 드라마에서는 예외다. 재벌들은 꼭 재벌이 아닌 사람들과 엮여 로맨스를 꽃피우거나 우정을 나눈다. 생활수준이 급격하게 차이나는 직군의 사람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참으로 쉽게 재벌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쇼핑왕 루이>, <질투의 화신>등 동시간대 경쟁에 놓여있는 작품에 모두 재벌이 등장하고, 최근에 종영한 <함부로 애틋하게>역시 재벌을 떼어 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신선한 드라마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W>의 주인공 역시 재벌이었다.

 

 

 

 

 

사극에서도 조선혹은 고려판 재벌이 등장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나 <달의 연인>은 왕족이나 황족이 남자 주인공으로 설정되며 금수저들과의 로맨스를 그리는데 여념이 없다. 사실 돈이 많은 캐릭터는 활용도가 높다. 판타지를 심어주기도 쉽고 어떤 상황에서든 해결사로 사용하기도 쉽다. 악역으로 활용될 때는 그만큼 거대 권력으로 묘사되기도 쉽다. 이런 탓에 재벌은 한국 드라마에서 발견되지 않기가 더 어려운 캐릭터가 됐다.

 

 

 

 

 

물론 직업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관건은 어떻게 풀어내느냐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너무나 편중된 직업군 속에서 이야기 역시 획일화 되어 가는 느낌은 지워버릴 수 없다. 예를 들자면 의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꼭 급박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 어려운 수술을 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의 상황이 묘사되고, 법정물에는 질 것 같던 재판이 반전으로 뒤집히는 장면이 꼭 등장한다.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었던 데이트 장면이나 돈으로 찍어 누르려 하는 악역 캐릭터가 습관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장면은 드라마의 서사 상, 어쩔 수 없이 등장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반복되는 직업군의 이야기는 이제는 좀 식상하다.

 

 

 

 

 

한국 드라마의 질과 양적 발전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도 많이 탄생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처럼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들일 수는 없는 탓에 소재의 한계도 분명히 있지만, 좀 더 다양한 소재와 이야깃거리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아쉬운 것만큼은 확실하다. 한국 드라마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사, 변호사, 재벌에서 벗어난 캐릭터를 발굴하거나, 등장하더라도 새로운 캐릭터와 활용방식이 절실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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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의 서사는 특별할 것이 없다. 기억을 잃은 재벌 3세와 순수한 시골 소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는 특별한 반전이나 설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왕자님은 기억을 찾을 것이고, 신데렐라와 사랑을 이룰 것이다. 그저 주인공들이 그런 사랑의 결말을 어떻게 맺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요 관전 포인트일 뿐이다.

 

 

 

 



그러나 <쇼핑왕 루이>는 5.7%로 시작한 첫 회의 아쉬움을 기분 좋게 배반했다. 7회에서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쇼핑왕 루이>는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질투의 화신과 2%도 안되는 접전을 펼치며 시청률 1위의 가능성마저 타진하고 있다. 말그대로 꼴지로 시작하여 역주행을 이뤄낸 것. 그 역주행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뻔한 스토리, 시청자를 끌어 당기다.

 

 

 

 

 

 

<쇼핑왕 루이>의 서인국-남지현은 경쟁작 <질투의 화신>의 조정석-공효진이나 <공항가는 길>의 김하늘-이상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캐스팅이었다. 공효진은 이미 수차례 로맨틱 코미디를 성공시키며 공블리라는 별명까지 생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었고, 김하늘 역시 주특기인 멜로로 컴백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서인국-남지현은 경력이나 필모그래피 모두 경쟁작에 출연하는 배우들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스타성이 좀 더 떨어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쇼핑왕 루이>는 공모전 당선작으로, 오지영작가라는 신인 작가의 작품이었다. <파스타>등을 성공시킨 <질투의 화신>의 서숙향 작가에 비해 검증된 작품이 없다는 불리함도 안고 시작했다. 앞서도 말했듯 스토리 역시 신선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낸 비결은 바로 이 '식상한듯한' 스토리에 있다.


 

 

 

 

재미있다는 평가가 들리자 시청층은 <쇼핑왕 루이>로 이동했다. <질투의 화신>은 삼각연애를 넘어서 남자 주인공 두명과 여주인공 모두가 함께 연애를 한다는 다자연애 설정을 내세웠다. 이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전례가 없었던 파격적인 설정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호불호가 나뉘었다. 아예 대놓고 셋이서 연애를 하는 그림에 있어서 신선하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만큼 스토리에 공감을 할 수 없고, 중심이 잡히지 않은 스토리처럼 느껴진다는 평가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반면 <쇼핑왕 루이>는 공식을 따라가는 드라마다. 중간에 유입되어도 얼마든지 드라마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주인공 커플은 서로 사랑하게 되어있는 운명이다. 그 안에 삼각관계와 각종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해도 모두 곁다리일 뿐이다. 인물 관계는 명확하고, 이야기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갈등 요소나 사건들도 예상 범주에서 흘러간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골치아픈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된 것이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인 <질투의 화신>의 시청층이 이동할 여지가 충분했다.


 

 

 

 

오랜만의 청정로맨스, 캐릭터의 재발견

 

 

 

 

 

그러나 단순히 식상한 스토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쇼핑왕 루이>가 가진 매력이다. <쇼핑왕 루이>는 뻔한 이야기 구조에 개성있는 캐릭터를 입혀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재벌 3세에서 기억상실로 여주인공에게 얹혀살게 된 루이(서인국 분)의 캐릭터는 발군이다.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재벌가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해 사고를 쳐 갈등을 야기하지만 여주인공에게 버림받을까봐 시무룩해져 있는 모습은 마치 강아지를 연상시킨다. 여자 주인공이 모든 것을 돌봐주어야 하는 남자 주인공은 신선한 캐릭터로 이야기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단순히 뻔한 설정의 식상한 드라마라는 비판을 벗어나게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캐릭터의 재기발랄함이다.


 

 

 

 

점점 진하고 농밀해져 가는 멜로나 스킨쉽이 난무하는 로맨스 드라마들 속에서, 시골소녀와 세상물정 모르는 기억상실 재벌남의 로맨스는 마치 소년소녀의 풋풋한 사랑을 목격하게 만드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능력있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휘어잡는 설정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여자 주인공만 바라보며 여자 주인공에게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처지의 남자 주인공 역시 '키우고 싶은 애완남'이라는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시키는 기폭제가 되어준다.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만 바라본다는 설정은 캐릭터들의 귀여움 지수를 높였다. 물론 그 배경에 루이가 재벌2세라는 안전 장치가 깔려있다. 시청자들은 루이가 다소 철이 없이 사고를 쳐도 그가 사실은 왕자님이기 때문에 그를 마냥 귀엽게 바라볼 수 있다. 재벌이라는 식상함 속에 재벌을 내세우지 않는 신선함을 가미한 것이 먹혀 들었다.


 

 

 

 

서인국과 남지현의 호연은 이런 설정을 더욱 부각시키며 캐릭터의 합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중간에 유입된 시청자들조차, 그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몰입될 수 있는 것이다. 색다를 것 없는 스토리에 신선한 캐릭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쇼핑왕 루이>는 증명해 낸 것이다. 


 

 

 

 

단순히 톱스타가 출연하여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더 이상 없다. 비록 꼴찌로 시작했지만 1위마저 넘보는 <쇼핑왕 루이>처럼 시청자의 욕구를 파악한 웰메이드 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의 시선에 포착되기 마련인 것이다. 과연 역주행의 희열을 넘어 <쇼핑왕 루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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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비>(이하<구르미>)의 결말은 꽉 닫힌 해피엔딩이었다. 남녀 주인공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세자는 왕이 되었다. 다소 급박한 전개 속에 이야기가 마무리 되어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18부작 내내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준 주인공들에게 애정어린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구르미>는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그 화제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킨 작품이다. 시종일관 높은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고,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인기만이 아니라 <구르미>가 만들어낸 새로운 흐름들 역시 눈에 띈다. <구르미>는 종영했지만, <구르미>가 남긴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박보검.

 

 

 

 


<구르미>가 탄생시킨 독보적인 스타는 단연코 박보검이다. <응답하라 1988>이후 박보검이 선택한 작품으로 화제가 된 <구르미>는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있었던 만큼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사실상 응답하라의 저주는 ‘응답하라 시리즈’라는 콘텐츠를 벗어나 배우로서 흥행력과 스타성을 평가받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웃지못할 농담이었다. 그러나 박보검은 이를 누구보다도 흥미로운 방식으로 극복해 냈다.

 

 

 

 


드라마의 흥행이 물론 가장 주효했지만 박보검은 단순히 드라마의 흥행을 넘어 박보검 자신의 브랜드를 강력하게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바른 생활과 미담으로 무장한 박보검이라는 캐릭터는 전 연령층에 호감을 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더군다나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연기력과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은 박보검에 대한 평가를 한층 더 드높였다.

 

 

 

 


인간미는 물론, 연기력까지 갖춘 톱스타로서의 자질을 보여준 박보검은 이후의 행보가 기대되는 20대 배우로서, 뛰어난 스타성과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두루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구르미>로 얻은 것은 단순히 흥행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응답하라>를 벗어나 주연으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것은 물론, 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주목이 되는 스타겸 배우로서 우뚝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보검에 대한 호감도가 드라마의 흥행 이상으로 증가한 것도 물론이다.

 

 

 


로맨스 사극의 부활.

 

 


<구르미>는 박보검 말고도 한동안 뜸했던 로맨스 퓨전사극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다. 한창 로맨스와 사극이 결합된 이야기 구조에 방송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그 관심은 한동안 뜸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구르미>의 등장은 다시 한 번 로맨스 퓨전 사극의 부활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구르미>의 이야기 구조는 여타 로맨스 사극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남장 여자나 높은 신분을 가진 인물과의 사랑이 이야기는 식상할 만큼 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르미>는 그 뻔한 설정을 가지고 결국은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이는 남녀 주인공의 애정관계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주었기 때문이다. 호감도가 높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그 두 사람의 로맨스를 가슴이 두근거리게 표현해 낸 연출과 극본의 표현력에 시청자들이 반응한 것이다. <구르미>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할지라도 로맨스 사극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리기만 한다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웹소설의 귀환

 

 

 


이런 성공의 바탕에는 웹상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웹소설 원작 <구르미>가 있었다. 인터넷 소설을 거쳐 웹소설의 형태로 정착한 콘텐츠는 한동안 높은 인기를 끌며 드라마와 영화화 되는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최근에는 그 열기가 웹툰 등으로 옮겨가며 다소 그 열기가 식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구르미>는 인기 높은 웹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성공신화를 써내며 웹소설 콘텐츠 활용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웹소설 장르로는 로맨스 소설이 강세다.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을 활용해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낸다는 기획이 먹힌 것이다. 앞으로도 웹소설의 인기를 활용한 드라마의 제작은 계속될 전망이다.

 

 

 

 


<구르미>는 여러모로 화제를 남기며 우리 곁을 떠났다. 그 이별은 아쉽지만, 18회 동안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준 공 만큼은 인정할만 하다. 로맨스 드라마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떠난 <구르미>를 잇는 작품은 어떤 것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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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달의 연인>은 야구 중계가 시작하는 당일 날에도 결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야구 중계가 9시 20분 이전에 끝나면 방영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만을 전했을 뿐이다. 이 상황은 묘하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작년 이맘때 쯤 방영되었던 <그녀는 예뻤다>의 결방 소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과 박서준의 호연과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를 잘 살린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맘때 공중파가 ‘습관적으로’ 내보내는 가을 야구가 문제였다. 언제 끝이 나는지 정확한 시간이 기약이 없는 야구 경기는 방영 시간을 제대로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그녀는 예뻤다>를 방영한 MBC측은 “야구가 끝나는 시간을 봐서 결정하겠다.”며 확실한 결방여부를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간을 보던 방송사측은 결국 10시 반쯤 8시 뉴스데스크를 방영하고 예능 <라디오 스타>를 편성하며 <그녀는 예뻤다>를 최종 결방했다. 이에 <그녀는 예뻤다>시청자 게시판은 성토의 장이 되었다. 한창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가 결방된 데 대한 것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결방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며 시청자들을 농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를 이용해 시청자들의 채널을 MBC 쪽으로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중요한 스포츠 중계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리 공지가 되고 결방이 되는 상황에서도 탐탁치 않아 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와 비교해 TV채널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 중에는 스포츠 중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채널도 있다. 늘어난 채널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욕구 역시 다양화 되었다. 과거에도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없었던 시청층은 분명히 존재했겠지만  전국민이 한 마음으로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고 월드컵을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시청자들의 욕구나 취향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방송사들이 일괄적으로 방영하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불만역시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등,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할 장소가 생겨났기도 하지만, 2016년에도 여전히 일괄적으로 방영 내용에 개선이 없는 방송사 측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사실 모든 방송사들이 해설자만 바꿔 똑같은 화면을 내보낼 이유는 없다.

 

 

 


공중파가 스포츠 중계를 방영하는 것이 관례라면, 드라마 역시 그 시간대 방영하는 것이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드라마를 위해 tv를 켠 시청자들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스포츠 경기 중계가 과연 그렇게까지 불가피한 일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방송삼사가 협의 해 종목별 방송을 한다면 그나마 납득이 가능하지만 똑같은 내용이 어느 공중파 프로그램에서건 방영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가을 야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그런 불만이 더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야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큰 이벤트 보다 훨씬 더 소수의 팬들이 즐기는 문화다. 물론 야구 팬층은 두텁지만 그 팬층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만큼 두텁지는 않다. 한 때, 절정에 달한 가을 야구는 광고효과가 큰 방송사의 효자상품이었다. 이를 독점 중계한다는 것은 방송사에 큰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여전히 광고시장에서 가을 야구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측에 쏟아지는 광고 수요는 유효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을 야구의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고, 외려 드라마의 시청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는 야구가 팬들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이 전반적으로 즐기는 오락거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스포츠 채널이 도맡던 야구 중계를 공중파 방송사가 돌아가면서 독점 방송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 효과마저 예전만 못하다.

 

 

 

 


 

더욱 큰 문제는 야구 중계 때문에 굳이 정규 방송을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얼마든지 케이블 중계를 찾아볼 여지도 크다.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방영되어도 무방한 야구 중계로 인해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의 취향이 무시당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방영결과를 확실히 사전에 공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야구 끝나는 시간을 빌미로 애매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확실히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행위처럼 비춰지기 쉽다. <달의 연인>이 <그녀는 예뻤다>처럼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팬층을 쌓은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야구 중계로 인해 다시금 방송사의 드라마 게시판이 성토의 장으로 돌변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애매한 방송사측의 태도와 편성이 답답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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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들의 제 2의 인생은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까. 운동코치나 운동교실을 열 수도 있겠지만 재능을 주체하기 힘든 스타들은 예능인으로서의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자신 본연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특유의 재치와 기지로 예능계에서 주목을 받은 스포테이너들. 이제는 예능인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스타들의 활약을 살펴보았다.

 

 

 


 


안정환-의외의 입담과 함께하는 소탈한 아저씨의 매력

 

 


한 때 꽃미남 축구 스타로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안정환이 예능인으로서의 재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안정환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TV 예능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인물이 되었다.

 

 

 

 


 

안정환이 정형돈 후임으로 <냉장고를 부탁해>의 진행을 맡은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다. 정형돈이 <냉부해>를 하차할 당시 이수근, 허경환등 예능인들이 일일 MC를 맡았지만 결국 후속 진행자의 자리는 안정환에게 돌아가며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행보가 더욱 본격적이 되었다.

 

 

 

 


그의 강점은 옆자리에 앉아있는 김성주와의 합이다. <아빠! 어디가>에 함께 출연하며 친해졌던 사이인 만큼 서로의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받쳐준다. 그 이전에 안정환의 예능감이 유효함을 증명하는 데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있었다. <마리텔>에서 김성주와 함께 보여준 입담은 안정환을 재평가하게 만든 결정적 사건이라 할만했다. 말장난과 실명 토크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 덕분에 그는 시청자 수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예능감 역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의외의 입담과 함께 동네 아저씨같은 친근한 말투와 행동은 의외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고 성공적인 예능 진출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는 <탑기어 코리아 시즌7>의 진행을 맡은 것은 물론, 두 달 전 종영한 <쿡가대표>의 진행도 맡았다. 이밖에도 각종 파일럿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존재감을 과시한 안정환은 예능인으로서의 제 2의 삶을 다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정형돈, 김성주 등과 함께 JTBC가 새로 기획하고 있는 여행 예능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서장훈-정곡을 찌르는 의외의 독설가

 

 

 

 

 


서장훈이 처음 예능에 나왔을 때만 해도 서장훈은 자신이 예능인이라는 것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오히려 웃음 포인트가 되었고 예능에서 서장훈을 활용하는 빈도수가 높아지며 서장훈은 스스로 자신이 방송인임을 인정하고 예능계에 발을 들였다. <아는 형님>에서 김희철이나 민경훈 같은 캐릭터 보다는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큰 덩치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구축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때때로 내뱉는 독설은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이야기로 정곡을 찌를 때가 많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에서도 서장훈은 가장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한 패널 중 하나였다. 김구라와 의견이 부딪쳐도 밀리지 않는 힘을 가진 그의 발언들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으며 그가 하는 조언들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그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미운 오리 새끼>의 출연도 가능했다. 그는 <미우새>에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자주 꺼내며 싱글남들의 생활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말들을 주로 하면서도 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은 서장훈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가 예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김연경- 센언니의 걸크러쉬, 예능감까지 갖춘 만능 언니

 

 

 

 


세계 최고의 배구 선수인 김연경은 현역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예능의 부름을 받으며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김연경의 예능 출연이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현역선수로서의 인기에 편승한 방송 출연 이상의 예능감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김연경이 MBC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SBS <삼대 천왕>등 방송 삼사 예능에 모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연경은 예능에서 활용할 캐릭터로서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확실한 배구 실력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 그러면서도 으스대는 느낌을 주거나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 털털함은 ‘걸크러쉬’의 정의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그는 어느 자리에서건 기죽지 않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할 줄 안다. 그러나 그 솔직함을 단순한 솔직함이 아닌, 반전이 있는 유머 코드로 풀어낼 줄 안다. 이는 그에게 '쿨'하고 '센스 있는' 이미지를 부여한다.

 

 

 

 

 

지나치게 겸손을 떨지도 가식적이지도 않지만, 그 순간의 감정을 적절한 언어와 반전있는 솔직함으로 표현할 줄 안다는 것은 일종의 재능이다. 자신답게 행동하면서도 사람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느낌인 것이다.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주변인들과 어울리는데 위화감이 없는 그의 ‘쏘 쿨’한 성격은 같이 출연한 여성들이나 남성들까지도 동경할만큼 엄청난 주목도가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 스포테이너는 드문 시점에서 김연경은 훌륭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은퇴후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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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과 이상윤이 주연을 맡은 <공항 가는 길>(이하 <공항>)은 회를 거듭할수록 불륜에 눈이 가기 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공감가게 만든다. 경쟁작들이 웃음 코드와 발랄함으로 무장하여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와중에 <공항>은 홀로 가을 느낌의 쓸쓸한 로맨스다. 시청률은 <쇼핑왕 루이>에 밀려 3위로 떨어졌지만, 이 작품은 매니아층의 감성을 자극한다.

 

 

 

 


방영 전부터 불륜미화 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던 작품이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된 후 시청자들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 이유는 <공항>이 보여주고 있는 스토리라인에서 불륜은 현실이 몰고 온 당연한 순리처럼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공항>은 여러 가지 장치를 해 놓았다.

 

 

 

 


더 이상 ‘불륜’은 막장드라마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방적인 불륜에 의해 상처받고 복수를 다짐하는 식의 드라마에서 전진하여 왜 남편 혹은 아내가 있으면서도 상대방에 끌리는가에 대한 감정 묘사를 중점적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불륜은 또 다른 로맨스물로 변모해가고 있다. 문제는 상황을 얼마나 공감가게 묘사하냐는 지점인데, 이 지점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는 것이다.

 

 

 

 


실망스러운 남편...이미 틈이 벌어진 결혼의 굴레

 

 

 

 

 

 

 

<아내의 자격>으로 불륜을 그린 정성주 작가는 교육문제등을 결부시켜 엄마가 짊어져야 하는 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불륜에 공감이 가게 만든 것이다. 이 작품 속의 특징은 남편의 캐릭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전형적으로 가부장적이고 속물적인 남편의 캐릭터는 아내의 희생을 당연시 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는 모습으로 현실적인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공항>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불륜 미화 논쟁이 있었던 <아내의 자격>에서 불륜 논란이 사라진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 남편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 아내로서 엄마로서 쓸쓸하고 외로운 처지를 만드는데는 이 남편의 캐릭터가 주효했다.

 

 

 

 


그 후, 더욱 파격적인 작품으로 돌아온 정성주 작가는 <밀회>에서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내세워 불륜 논란을 잠재웠다.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속물적인 남편 캐릭터를 내세워 여주인공의 처지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아내에게는 떼를 쓰고 철없이 구는 남편의 캐릭터를 통해 아내의 처지가 더욱 불합리해지도록 만든 것이다. 

 

 

 

 


<공항>역시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젠틀하고 능력있는 남편 박진석(신성록 분)은 한없이 이기적인 남자다. 아내와 아이를 무시하고 그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는 것은 물론, 다른 여성에까지 눈을 돌리며 분노 유발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 속에서 아내의 불륜에 대한 당위성이 생겨난다.

 

 

 

 


 남편이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은 아내의 외로움을 깊이 이해한다. 남자 주인공인 서도우(이상윤 분)역시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비밀이 많은 아내 때문에 괴롭다. 이 두 주인공들의 결혼 생활은 불륜을 제외하고라도 이미 정상적이지 않다. 

 

 

 

 


노희경 작가의 <바보같은 사랑>은 당시 <허준>의 선풍적인 인기에 밀려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누구보다 이 불륜을 공감가게 그렸다. 남편에게 매맞는 여자와 아내에게 구박당하는 남자가 서로에게 빠져드는 과정은 비루하지만, 현실적이고 처연한 민낯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 로맨스가 설득력있는 것은 바로 이미 파괴된 가정의 단면을 배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항>역시 그런 설정을 놓치지 않는다. 불륜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는 허무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 둘의 불륜에는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소년같은 열정과 로맨스를 다시 한 번 경험하게 하는 남자와의 판타지 

 

 

 

 

 

 

이런 불륜을 다룬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있는 가정을 외면할만큼 남자 주인공이 매력 있을 때, 더욱 설득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런 드라마 속에서 남성 캐릭터들은 현재 살고 있는 남편과는 정반대 캐릭터로 그려진다.

 

 

 

 


특히 강조되는 부분은 ‘순수함’이다. 세상에 찌든 남편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감정에 충실하고 소년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아내의 자격>의 김태오(이성재 분)는 돈은 부족했지만 순수했던 시절의 연애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성공했으면서도 여전히 애정과 사랑으로 자신의 삶이 점철되기를 바라고 속물적으로 변해가는 아내와 견해차가 생긴다. <밀회>에서는 아예 20대의 젊은 청년이 상대역이다. 순수함과 재능, 열정이 빛나는 그의 매력에 여주인공이 빠져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강렬하다.

 

 

 

 


1996년 파격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애인>의 운오(유동근 분) 역시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남자로 여심을 흔들었다. 이 드라마의 결말은 서로의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다소 보수적인 결말이지만 당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이정도도 굉장한 파격이라고 볼 수 있다.

 

 

 

 


 

 

<공항>의 서도우 역시 현실에 없을 것 같은 배려심과 다정함을 가지고 있다. ‘머리를 넘기는 것부터 셔츠 소매 접는 모습 것 까지 자연스러운 모습에 시선이 가는 멋진 남자’라는 캐릭터 소개만 봐도 이 캐릭터가 여심을 잡기 위해 탄생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적인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 남편과 정 반대 스타일의 남성을 내세운 것은 그들의 로맨스에 설득력을 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속 인물에게 섣불리 돌을 던질 수 없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답답한 삶 속에서 한줄기 빛 같은 로맨스에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아무리 설득력이 있다 하더라도 불륜은 정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다른 한 쪽을 정리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고 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있는 이들의 ‘위험한 사랑’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은, 우리 역시 그리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결합하여 만든 결혼이라는 속박 속에서, 그 누가 한 번쯤은 자유롭고 싶지 않을까. 그렇기에 여전히 불륜이지만 로맨스로 거듭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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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라는 단어가 금기시 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내몬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자살방지 캠페인은 자살을 하는 사람의 수가 눈에 걱정될 만한 수준일 때 펼쳐진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사실은 이런 가설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자살이라는 행위는 생명의 존엄성의 측면에서 볼 때 금기시 되어야 할 행위지만, 누군가는 죽는 것 보다 삶이 버거울 수 있다. 그럼에도 살라며 그들의 목숨을 연명시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강요고 폭력이다. 그런 폭력이 많은 사회일수록 오히려 자살자는 늘어난다. 그런 폭력이 필요 없는 사회, 아무도 자살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는 인식이 확산된 환경이 오히려 자살을 방지한다. 사회적인 안전망은 이런 사회를 만드는 데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죽여주는 여자>는 바로 그 지점에 주목하는 것을 넘어서, 그 죽을 권리마저 박탈당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와 실제로 죽여주는 여자라는 중의적 표현의 제목은 다소 코믹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서늘할 만큼 축축하고 암울하다.

 

 

 

 


성性을 팔며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소영이 죽음을 안내하는 인물이 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긴장감을 제공한다. 영화의 배경도 계절이 변하듯, 봄에서 가을로 어두워지고 쓸쓸해지는 것이다. 소영역시 점차 여성에서 죽음의 전령으로서 변해간다. 여성으로서 어필해야 하는 초반의 박카스 할머니는 화장도 짙고 의상도 다소 화려하지만 점점 소영의 표정과 옷차림도 무채색으로 변해간다.  

 

 

 

 


이 영화는 주인공을 비롯하여 조연과 엑스트라까지 모두 소수자의 역할을 맡는다. 주인공 소영은 노인들에게 성性을 팔아가며 살아가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다. 사회 르포나 시사 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지만, 나이가 젊거나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가끔씩 마주하는 현실에 혀를 끌끌찰 지언정, 그런 환경 자체에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 그런 현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더라도 그런 현실을 마주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소영이 마주하고 사는 사람들 역시 모두 소수자다. 소영이 상대하는 노인들은 성욕을 풀 데도, 애정을 갈구할 데도 없는 외로운 이들로 그 쓸쓸함을 달래기 위해 공원을 방황하는 이들이다. 소영의 일에 휘말리는 아랫집 젊은이는 장애인이고, ‘갑’의 입장에 있어야 할 집주인마저 트렌스젠더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에도 팍팍한 이들이 모여 다른 노인의 비루한 삶을 종결시켜주는 것은 의미가 크다.

 

 

 

 


영화는 세 명의 노인들의 삶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죽고 싶어하는 상황에 놓인 것에 큰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만큼 그들의 삶에 동화되게 만든다. 그들이 겪는 일들을 두고 그 누구도 덮어놓고 ‘자살은 나쁜 것’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것이다.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망가져 가는 자신의 삶을 보며 도저히 스스로 끝을 낼 용기를 내지 못하는 노인들의 삶 속에서 그 삶의 종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자 하는 것을 비난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들이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은 꺼내서도 안 되는 불온한 생각이고, 살인은 해서는 안될 추악한 짓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마저 남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의 종결을 내주는 사람마저 사회적인 안전망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들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 테두리 바깥에 있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지만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어 도와줄 사람이 절실하다. 그래서 결국 손을 내밀게 되는 것 역시 비슷한 아픔을 공유한 소수자라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

 

 

 

 


누구나 그들의 문제점을 알고있지만 그들의 삶에 선뜻 뛰어들 수는 없다. 결국 그들은 소수일 뿐이고, 소수자의 테두리 밖에 있는 그 누구도 선뜻 그들을 향해 손 내밀지 않았다는 사실. 그 어두운 현실을 영화는 말하고자 한다. 오히려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은, 박카스 할머니로 성을 팔고 그들에게 삶의 종결을 할 도움을 준 소영 개인이었다는 것. 그것이 영화 내내 폐부를 찌르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 소영 역할을 맡은 윤여정은 인터뷰에서 “경험해 보지 못해 어려웠다”고 밝혔지만, 그 말이 과공비례로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연기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관객 역시, 박카스 할머니를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일 터. 윤여정은 그런 사람들에게 박카스 할머니를 설득시키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최적의 연기를 펼친다. 강렬한 소재이니만큼 이야기도 촘촘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야 관객들의 공감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에 미흡하면서 엉성한 개연성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개연성을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윤여정의 연기의 힘이다.

 

 

 

 


영화는 깜짝 흥행을 기록하며 5만 관객을 넘어섰다. 소수지만 어쩌면 우리 바로 옆을 지나치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객이 동감한 것이다. 영화적으로 완벽한 연출과 표현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이 끝낼 권리마저 박탈당한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분명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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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그린 달빛>의 진영은 박보검 신드롬이 일어나는 과정 안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다. 박보검과 김유정이 만드는 로맨스가 극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진영은 김윤성 역을 맡아 김유정이 연기하는 여주인공 홍라온을 사랑하는 역할로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과 비주얼을 인정받고 있다. 아이돌 그룹 B1A4출신이라는 점을 오히려 나중에 알게 된 시청자들이 ‘배우인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 출연한 전력은 있었지만 거의 연기 경력이 없던 진영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무대다.

 

 

 

 


아이돌의 인기를 바탕으로 무턱대고 주연을 맡은 가수들 보다 조연부터 차근차근 쌓아 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아이돌들이 주목 받고 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반감을 상쇄하면서도 의외의 연기력으로 호감도가 높아지는 선택을 하고 있는 아이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굿와이프>의 나나는 “데뷔후 선플이 처음 달렸다”고 말할 정도로 그간 대중들의 눈 밖에 난 아이돌 중 하나였다. TC 캔들러라는 블로거가 뽑은 세계 미녀 순위 1위를 차지하자 오히려 비난의 강도도 따라 증가했다. 공신력이 없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나나는 가수로서의 능력치 보다는 ‘세계 미녀’등의 화제성 지수만 지나치게 높은 연예인이었다. 모델 출신의 늘씬한 키와 시원시원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으로서의 매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그가 <굿와이프>에 출연하면서 뒤집은 평판은 실로 큰 의미가 있다. 나나는 차가운 성격을 가졌지만 확실한 일처리를 바탕으로 주인공 김혜경(전도연 분)과 신뢰를 쌓아가는 역할을 맡아 이미지에 딱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다. 의외의 연기력에 시청자들이 놀랐음은 물론이다. 나나가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치를 보여준 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이니의 키 역시 <혼술남녀>에 출연하여 뛰어난 사투리 구사 능력과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케이스다. 키는 <말하는 대로>에 출연해 “내가 백조인줄 알았는데 닭이었다”며 “샤이니 5명 중 검색어 순위가 만년 5등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혼술남녀>에 출연한 키는 샤이니의 그 누구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낸다.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지는 않지만 조연으로서 빛나는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앞으로의 활동영역에 있어서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육성재도 김은숙 작가의 신작 <도깨비>에서 조연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홉수 소년>과 <후아유> 등으로 연기경력이 쌓이며 주연을 노려봄직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또 다시 조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최근 <태양의 후예>를 집필하고 드라마마다 히트를 기록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 자체에 대한 화제성은 크다. 무려 공유와 이동욱이 주연을 맡은 것 역시, 이 작품의 스케일을 보여준다.


 

 

 

 

육성재는 이런 판이 벌어진 속에서 조연을 선택하며 재벌 3세 역할을 맡았다. 남자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하는 김은숙작가의 손에서 육성재가 또 어떻게 여심을 사로잡을 매력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인기를 바탕으로 무조건 주연을 맡는 아이돌들은 그만큼 큰 실패의 무게도 짊어져야 한다. 호평을 받는다면 상관없지만, 혹평을 받았을 경우 쏟아지는 비난은 더욱 크다. 주연이 아닌 조연의 자리에서 차근 차근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낼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아이돌들이 ‘의외의’ 호평을 얻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는 아이돌에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기대치는 낮다. 그 낮은 기대로 높은 위치에 올라서려 한다면 그만큼 반감의 파급력도 크다. 물론 그 기대를 기분 좋게 배반하는 것은 분명 그들의 인기를 상승시키고 성공을 보장하는 일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파급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아이돌들이 주연에 도전했지만 성공적인 사례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다. 드라마의 실패에 주연을 맡은 아이돌의 책임론은 가혹하다싶을 정도로 심하게 휘몰아친다. 애초에 논란을 등에 업고 드라마에 출연했기 때문에 연기력이나 흥행력에 대한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들은 조연에 눈을 돌리고 있다. 드라마를 책임져야하는 위치에 놓여있지 않고 주연보다 주목도도 낳지만, 그만큼 자신의 개성을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다. 자신의 이미지와 연기력 수준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여 자신의 끼를 펼쳐 보일 수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 이들의 성공 포인트다. 앞으로도 그런 똑똑한 선택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연기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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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열린 <tvN10 어워즈>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었다. 그동안 tvN이 배출해 낸 프로그램의 질적·양적 성장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지상파를 위협하거나 뛰어넘는 시청률은 물론, 새로운 기획이나 스타를 배출하는 등, 지상파가 미진한 부분까지 해내며 '믿고 보는 방송국'이라는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tvN을 빛낸 프로그램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상식의 의미는 그만큼 컸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tvN 시상식은 짜임새나 분위기를 꽤 신경써 시상식을 만들었고, 이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tvN의 달라진 위상답게 시상식에는 그동안 tvN을 빛냈던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그 스타들의 화려함 만큼 상의 공정성 역시 빛났느냐 하는 하는 물음을 던진다면, <tvN 10 어워즈>는 아쉬움을 남겼다.

 

 

 

 



10주년 기념인데 2주년 기념이 되어버린 시상식

 

 

 

 


 
10주년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시청자들은 tvN이 그동안 해 온 발전을 돌아볼 수 있는 시상식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상식 뚜껑이 열리자 tvN 시상식은 방송 삼사가 했던 실수를 반복한 시상식으로 전개되었다.

 

 

 

 



방송삼사 시상식의 가장 큰 폐해는 상의 공정성이나 의미 이전에 방송사의 사심이나 이익이 지나치게 개입된다는 점이다. 사실 연말마다 행해지는 시상식에서 자체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은 항상 '나눠 먹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비판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 방송사의 시상 결과다. 일단 상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어떻게든 상을 수여해야 하는 까닭에 억지스러운 부문의 상을 만들어 내고, 상을 남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대상마저 방송사 이익을 우선시하여 수상결과가 정해지기 일쑤다.  단순히 내년까지 방송예정인 작품에 출연힌 톱스타라는 이유만으로 수상이 결정되거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 공동수상까지 남발되는 시상식의 행보에 많은 시청자들은 염증을 느낀 터였다.

 

 

 

 



시상식에는 물론 화제성이 필수지만 수상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 그 시상식의 의미는 사라진다. 어느 순간 연말 시상식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고 시청자들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MBC는 대상을 후보만 정해두고 문자투표로 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연말 방송사 시상식에 쏟아지는 불만은 큰 상황이다.

 

 

 

 



<응칠> <미생>등....과거에 방영된 드라마들은 어디로?

 

 

 

 

 


 
tvN의 시상식은 과연 달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다. tvN은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등, 비교적 최근 방영된 작품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나머지 작품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 예를 들면 <응답하라 1988>이 있기 전에 <응답하라 1997>이 있었다는 점이다. <응답하라 1988>은 tvN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 토대위에 그 콘텐츠가 인정받기 까지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응답하라 1988>의 혜리, 류준열, 라미란, 김성균이 상을 받고 참석하지 못한 박보검까지 화상 통화로 연결이 되며 콘텐츠 대상까지 수상하는 동안 <응답하라 1997>이 수상한 상은 '베스트 키스상' 하나로 끝이었다. 여기에 중간에 있었던 <응답하라 1994>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으며 마치 <응답하라 1988>만이 의미가 있는 것처럼 다뤄졌다는 것은 아쉬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응답하라 1997>의 의외의 성공이 <응답하라 1988>의 최고 시청률을 가능케한 초석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 뿐이 아니다. tvN 드라마의 시청률은 물론, 매니아층을 끌어 모으고 지상파와 케이블의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그 해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평가를 들은 <미생> 팀 역시, 이성민이 남자 배우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tvN시상식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오! 나의 귀신님>으로 로맨틱 코미디 여자 캐릭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은 박보영 역시 시상식에 참석했음에도 무관에 그쳤다. 비교적 최근 드라마 였던 <디어 마이 프렌즈> 역시 시상식에서 외면 받았다. 노인들을 주요 캐릭터로 등장시켜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드라마의 감동은 시상식에서는 아마도 의미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 밖에도 한국 최초로 시즌 15를 앞두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라든지, 신선한 군대 예능이라는 평을 들은 <푸른 거탑>, 로맨틱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 공감을 얻은 <로맨스가 필요해>, 전도연의 드라마 출연작인 <굿와이프>등 한 번쯤은 집고 넘어가야 할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빠져있었다.

 

 

 

 


물론 tvN의 10년사를 짧은 시상식 시간 안에 다 조명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나치게 편중된 시상결과에 많은 시청자들은 허무함을 느꼈다. 그들만의 축제라는 방송국 연말 시상식의 결과처럼, tvN 역시 그런 방향을 따라간다면 굳이 시상식의 의미가 있을까. 시상식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의미가 없다면, 그 시상식에 대한 화제성도 결국에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믿고 보는' 방송국이라는 평판을 힘들게 얻은 만큼, 시상식 역시 '믿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슴 한 편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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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의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질투의 화신>이 12%대로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도 9%, 8%대로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세 드라마들은 모두 멜로, 로맨틱 코미디로 로맨스를 표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의 사랑스러움과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합쳐져 설렘을 어떻게 유발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설렘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세드라마는 각각 다른 매력의 남자 주인공을 내세웠다. 취향따라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비교 분석해 봤다.

 

 

 

 



SBS <질투의 화신> 조정석-찌질한데 멋있네

 

 

 

 


조정석이 연기하는 이화신 캐릭터는 까칠하지만 잘해주는 남자 주인공의 전형성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일명 ‘찌질한’ 코드다.

 

 

 

 


 

처음부터 유방암에 걸렸으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우기거나 표나리(공효진 분)에게 끌리면서도 자존심을 세우느라 제대로 감정 표현을 못하는 모습은 웃음코드로 활용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코믹해지자 드라마의 분위기가 특별해졌다. 다소 아쉬운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도 눈에 띄지만 캐릭터를 제대로 살린 조정석은 이 드라마 자체에 생명력을 배가 시켰다.

 

 

 

 


이화신은 잘해보라며 친구인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표나리를 소개시켜준 뒤, 질투에 눈이 먼다. 그래서 하는 행동들이 꼭 유치원생을 떠올릴 만큼 유치하고 치졸하다. 그러나 질투에 어쩔 수 없이 눈이 멀어 하는 행동이라는 설득력을 불어 넣은 것은 캐릭터의 힘이었다. 그가 표나리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면서 표나리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상당한 재미를 담보한다. 조정석은 찌질하면서도 멋있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의 두 조건을 다 만족시키며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공블리도 있지만 조정석의 캐릭터 분석이 더욱 빛이 나는 드라마인 것이다.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의 타이틀 롤답게 엄청난 질투를 통해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높였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 답게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에도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확인시킨 것이다.

 

 

 

 


KBS <공항가는 길> 이상윤- 이미지에 딱 맞는 다정함

 

 

 


불륜을 다뤘지만 상황 설정과 분위기를 적절하게 배치해 공감을 얻고 있는 <공항가는 길>은 로맨틱 코미디 사이의 멜로 드라마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인 이상윤은 딱 그의 이미지에 맞는 배역을 선택해 여심 공략에 나섰다. 엄친아 이미지가 강한 이상윤은 그동안 여러 배역을 거쳐 오면서도 여전히 다정다감하고 선한 이미지가 강하다.

 

 

 

 


<공항가는 길>은 이상윤의 그러한 이미지를 부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극대화 시키며 매력을 설득하는 작품이다. 이상윤이 연기하는 서도우는 다정하고 섬세하며 배려심이 넘친다. 여기에 지적이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매력은 덤이다. 결혼했지만 외로운 생활을 견뎌야 하는 최수아(김하늘 분)에게는 더 없이 끌릴 수밖에 없는 남자다. 자신의 품에 안겨 아픔을 토해내듯 눈물까지 흘리는 남자가 흔할 리 없다. 신기 편하도록 여성의 신발을 정리해 주는 섬세함까지 갖췄다. 실제로 이런 인물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바람둥이일 확률이 다분하다. 그러나 드라마 안에서의 서도우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처럼 묘사된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불륜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이 바로 서도우의 매력이다. 시청자들이 이 남자에게 빠져들수록,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겨난다.

 

 

 

 


멜로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김하늘과 함께 케미스트리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결혼한 세대나 30대 이상의 공감대를 흡수하며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MBC <쇼핑왕 루이> 서인국- 키우고 싶은 강아지남

 

 

 


MBC <쇼핑왕 루이>에 출연하는 서인국은 애지중지 자란 재벌 2세지만 기억 상실로 노숙생활을 하다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의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재벌 2세의 습성이 남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시종일관 사고를 치지만 여주인공 뒤를 따라다니며 여주인공이 자신을 버릴까봐 전전긍긍한다. 마치 주인을 따라다니는 강아지처럼 순수한 얼굴을 한 남자 주인공에게 시청자는 한마디를 던진다. “키우고 싶다.”

 

 

 

 


루이는 기존의 남자 주인공과는 달리, 여주인공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재벌 2세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탓도 있지만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탓에 거의 능력치가 없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쇼핑 뿐. 이마저도 돈을 아껴야 하는 가난한 여주인공에게는 독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루이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매력을 발산한다. 단순히 배경이 재벌 2세라서가 아니라, 여주인공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사소한 말썽은 피워도 절대 배신하지 않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주인공은 여심을 훔치며 이 드라마의 매력을 더했다.

 

 

 

 


 


이토록 다른 남자 캐릭터들의 향연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떤 채널에 고정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시청률은 갈렸지만, 앞으로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기회를 어떤 드라마가 잡게 될지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는 승부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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