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달의 연인>은 야구 중계가 시작하는 당일 날에도 결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야구 중계가 9시 20분 이전에 끝나면 방영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만을 전했을 뿐이다. 이 상황은 묘하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작년 이맘때 쯤 방영되었던 <그녀는 예뻤다>의 결방 소식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과 박서준의 호연과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를 잘 살린 스토리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맘때 공중파가 ‘습관적으로’ 내보내는 가을 야구가 문제였다. 언제 끝이 나는지 정확한 시간이 기약이 없는 야구 경기는 방영 시간을 제대로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그녀는 예뻤다>를 방영한 MBC측은 “야구가 끝나는 시간을 봐서 결정하겠다.”며 확실한 결방여부를 대답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간을 보던 방송사측은 결국 10시 반쯤 8시 뉴스데스크를 방영하고 예능 <라디오 스타>를 편성하며 <그녀는 예뻤다>를 최종 결방했다. 이에 <그녀는 예뻤다>시청자 게시판은 성토의 장이 되었다. 한창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가 결방된 데 대한 것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결방여부를 놓고 저울질 하며 시청자들을 농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를 이용해 시청자들의 채널을 MBC 쪽으로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중요한 스포츠 중계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스포츠 이벤트로 드라마가 결방되는 일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리 공지가 되고 결방이 되는 상황에서도 탐탁치 않아 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와 비교해 TV채널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 중에는 스포츠 중계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채널도 있다. 늘어난 채널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취향이나 욕구 역시 다양화 되었다. 과거에도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없었던 시청층은 분명히 존재했겠지만  전국민이 한 마음으로 올림픽 경기를 응원하고 월드컵을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시청자들의 욕구나 취향은 무시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방송사들이 일괄적으로 방영하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불만역시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등,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할 장소가 생겨났기도 하지만, 2016년에도 여전히 일괄적으로 방영 내용에 개선이 없는 방송사 측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기도 하다. 사실 모든 방송사들이 해설자만 바꿔 똑같은 화면을 내보낼 이유는 없다.

 

 

 


공중파가 스포츠 중계를 방영하는 것이 관례라면, 드라마 역시 그 시간대 방영하는 것이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불가피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 드라마를 위해 tv를 켠 시청자들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스포츠 경기 중계가 과연 그렇게까지 불가피한 일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방송삼사가 협의 해 종목별 방송을 한다면 그나마 납득이 가능하지만 똑같은 내용이 어느 공중파 프로그램에서건 방영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가을 야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그런 불만이 더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야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큰 이벤트 보다 훨씬 더 소수의 팬들이 즐기는 문화다. 물론 야구 팬층은 두텁지만 그 팬층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끌만큼 두텁지는 않다. 한 때, 절정에 달한 가을 야구는 광고효과가 큰 방송사의 효자상품이었다. 이를 독점 중계한다는 것은 방송사에 큰 이익이 되는 일이었다. 여전히 광고시장에서 가을 야구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측에 쏟아지는 광고 수요는 유효하다. 그러나 문제는 가을 야구의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고, 외려 드라마의 시청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제는 야구가 팬들을 제외하고 시청자들이 전반적으로 즐기는 오락거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스포츠 채널이 도맡던 야구 중계를 공중파 방송사가 돌아가면서 독점 방송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 효과마저 예전만 못하다.

 

 

 

 


 

더욱 큰 문제는 야구 중계 때문에 굳이 정규 방송을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얼마든지 케이블 중계를 찾아볼 여지도 크다.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방영되어도 무방한 야구 중계로 인해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의 취향이 무시당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방영결과를 확실히 사전에 공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야구 끝나는 시간을 빌미로 애매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확실히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행위처럼 비춰지기 쉽다. <달의 연인>이 <그녀는 예뻤다>처럼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팬층을 쌓은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야구 중계로 인해 다시금 방송사의 드라마 게시판이 성토의 장으로 돌변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애매한 방송사측의 태도와 편성이 답답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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