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2>(이하 <k2>)는 스토리의 흐름이 유려한 드라마라고 할 수는 없다. 가장 결정적인 패착은 주인공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메인 러브라인은 형성하는 김제하(지창욱 분)와 고안나(윤아 분)의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오히려 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야기는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러브라인이 본격화 되면서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이 중구난방이 된다는 것은 드라마의 중심이 흔들렸다는 뜻이다. 이는 러브라인 자체나 연기자의 문제라기보다는 스토리와 연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과정을 좀더 밀도 있게 표현하지 못하고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의 감정선을 우격다짐으로 이해시키려는 시도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K2>는 이런 문제점을 연기자들의 매력으로 커버하려 한다. 그러나 연기자들이 제 몫을 다해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드라마에서 러브라인 보다 더 기대되는 정치 싸움 역시, 세밀하게 짜인 스토리나 계획 안에서 전개시키지 못한다. 갈등의 해결은 뜬금없는 살인 명령이나 우연의 일치등의 허술한 반전이 섞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만든다. 5% 대의 만족스러웠던 시청률은 마지막을 향할수록 오히려 하양곡선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흥미로운 ‘설정’만으로 드라마를 완성시키기에는 작가의 역량이 지나치게 부족한 느낌이다. 작가의 전작인 <용팔이>에 이어 용두사미로 흐르고 있는 드라마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 와중에 중심을 잡고 선 연기자의 활약은 간과할 수 없다. 주인공인 지창욱은 이 드라마의 해결사로서 뛰어난 액션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스토리 이상의 호연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인물이 바로 송윤아다. 송윤아는 최유진 역할을 맡아 악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최유진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다. 남편을 대권주자로 만들기 위해 살인까지 불사하는 악녀로, 누구보다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인 고안나는 남편의 사생아로 최유진에게는 눈엣가시다.

 

 

 

 

 

최유진의 악행은 도저히 옹호받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송윤아의 섬세한 감정표현은 주인공인 안나보다 외려 최유진에 대한 호감도를 증가시킨다. 악녀지만 사랑에 상처받고 사람에 배신당한 최유진은 결코 덮어놓고 욕할 수 없는 존재다.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아픔을 숨기려 더욱 독하게 변해가는 여자를 연기하는 송윤아는 이 드라마 안에서 가장 눈에 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력만으로 송윤아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능가하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오히려 주인공 김제하와 최유진 사이의 관계가 고안나와의 관계보다 훨씬 더 집중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해 내며 오히려 악녀를 응원하게 되는 상황으로 판도를 뒤집은 것이다. 안나에게 독설을 내뱉으며 악녀 본색을 드러낼 때 조차, 뛰어난 발성과 표정연기로 집중도를 높인다. 드라마의 다소 어설픈 개연성과 황당한 전개에도 송윤아는 확실히 연기력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연기자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송윤아는 무려 18년 전 드라마, <미스터Q>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잘 소화하기만 하면 악녀도 스타가 되는 시절이지만 당시만 해도 악녀 연기를 한 연기자들의 이미지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았다. 송윤아는 이 드라마에서 전형적인 악녀를 연기했다. 모든 조건에서 뛰어나지만 주인공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드라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송윤아는 주인공 김희선을 괴롭히는 악녀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소화해 냈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날 때 쯤, 송윤아의 주가는 달라져 있었다. 그동안 ‘밉상’으로 낙인 찍혔던 드라마 악녀들에 비해 송윤아는 톱스타로 거듭날 기반을 만들 었던 것이다. 송윤아는 전형적인 악녀에 더해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그의 연기톤과 스타일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 것이다. 송윤아 단발머리가 유행할 정도로 송윤아는 연기력으로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그로부터 18년 후, 송윤아는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 등, 부침이 있기도 했지만 <K2>로 18년 만에 악녀에 도전한 송윤아는 연기자는 연기로 말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과연 악녀 연기로 송윤아가 다시 한 번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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