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7.01.31 설특집 파일럿 예능 상중하, 정규편성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그램은?
  2. 2017.01.30 지상파 3사 파일럿 예능의 선택 양세형, 2017년을 빛낼 예능인으로 인정받나.
  3. 2017.01.28 <사십춘기> <신혼일기> 실제 관계에서 오는 예능적 재미를 주목하라
  4. 2017.01.27 이영애의 방부제 미모만 빛난 드라마...‘사임당’은 현시국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5. 2017.01.26 전지현에 의한, 전지현을 위한 드라마 <푸른바다>....독보적인 배우의 매력을 빼면 뭐가 남을까
  6. 2017.01.25 칼 빼든 수지, ‘논란’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언제나 옳은가.
  7. 2017.01.23 김태희-비도 했다....호텔결혼보다 아름다운 스타들의 ‘스몰웨딩’ (1)
  8. 2017.01.22 종영은 쓸쓸하지만 기록은 찬란했다...<도깨비>로 발견한 세가지
  9. 2017.01.20 서인영, 대중이 원하는 진짜 ‘센언니’가 되지 못한 까닭
  10. 2017.01.16 <월계수> 라미란-차인표를 이렇게밖에 못쓰나...붕괴되는 캐릭터의 함정
  11. 2017.01.13 '신중한' 노홍철의 <무도> 합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귀를 바라는 이유
  12. 2017.01.12 <역도요정> 남주혁, 이성경....차세대 로코킹과 제 2의 '공블리'의 가능성
  13. 2017.01.11 <낭만닥터>에 밀려나 빛을 보지 못하는 <화랑>...대작이랑 맞붙은 비운의 '웰메이드' 드라마들
  14. 2017.01.09 <슈돌>,<우결>, 오디션 예능 .... 시청자들은 '폐지'를 외치지만 오늘도 또 낚인다.

 설특집으로 제작된 예능이 어김없이 우리곁을 찾았다. 2017년 과연 정규 편성이 될만한 예능그렇지 않은 예능, 정규편성이 되더라도 우려점이 많은 예능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정규편성 가능성을 기준으로 상.중.하를 나누어 보았다

 

 

 

 

 

...정규편성 가능성 타진한 파일럿

 

 

 

 

 

 

 

 

KBS <엄마의 소개팅><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등 최근 예능에서 각광받고 있는 엄마라는 소재를 활용해 부모님을 위한 소개팅에 나서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렸다. <미우새>가 자식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으로 예능을 꾸려나갔다면 <엄마의 소개팅>은 자녀들의 주선으로 소개팅에 나선 부모님들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여전히 여자이고 남자인 부모님의 모습 속에서 색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됐다.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기기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짠해 지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 설특집 예능중 가장 고른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예능으로 보인다. 시청률도 6.3%로 선방했다

 

 

 

 

<신드롬맨>역시 <나 혼자 산다> 등의 관찰 예능에서 좀 더 발전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심리학 전문가들도 출연하여 그들의 행동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하는 점 또한 신선하다. 정용화 등이 보여준 로그아웃 신드롬이나 솔비의 애국 신드롬등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지점이었다. 시청률은 3.4%로 높지 않았지만 스타들이지만 대중과 공감의 틀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신드롬이 점점 억지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같은 신드롬을 가지고 올 수는 없으니, 독특한 신드롬을 찾게 되고 별거 아닌 행동도 부풀려 과장이 될 수 있다. 공감대라는 틀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MBC <발칙한 동거>역시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냈다. 김구라와 한은정이 함께 동거를 하면서 서로에게 적응해 가는 과정이 은근한 재미를 주었다. 툴툴거면서도 한은정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는 김구라의 모습은 그의 기존 강하고 직설적인 이미지에 의외성을 던져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김구라의 새로운 캐릭터 형성에도 긍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구라-한은정을 제외한 나머지 커플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섭외를 제대로 하고 서로의 케미스티리만 맞는다면 예능적인 가치가 충분하다. 2부가 8.3%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삼부 내내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빠생각> 또한 정규 편성 가능성을 타진해 볼만하다. 스타들의 영업 영상을 제작해 준다는 포맷인데, 일단 탁재훈-유세윤-양세형-솔비등의 진행자들이 주고받는 예능감을 무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잘 모르던 연예인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플러스다. 그러나 문제는 전연령층에 어필하기는 힘든 포맷이라는 것이다. 최근 예능의 동향을 보면 30,40대 시청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오빠생각>은 상대적으로 나이든 연령층에 어필하기 힘든 포맷이다. 더군다나 매회 출연하는 연예인의 매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 또한 위험요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은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름대로 신선했지만

 

 

 

 

MBC <사십춘기>는 실제 절친인 권상우-정준하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시청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굳이 두 사람이 집을 나와 외국으로 떠난 데 대한 이유가 부족했다. TVN <꽃보다> 시리즈처럼 여행 상황을 강조하려는 느낌은 났지만 그들의 캐릭터가 확연히 와닿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단순히 무계획을 강조했지만 정말로 두 사람이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조금 더 다듬어지고 캐릭터의 포인트가 강조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어보인다. 남은 2회에서 그런 시청포인트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BS <초등학쌤은> 외국인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하여 초등학생들에게 한글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아이돌들의 한국어 실력이 이미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일상 대화에 무리가 없는 수준을 가진 강남이나 헨리, 엠버등도 있었지만, 아예 한국어의 긴 대화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아이돌들도 다수 보였다. 이미 시작부터 1위를 할 수 있는 아이돌이 정해진 느낌은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초등학생에게 한글을 배우는 과정 역시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지속적인 재미를 담보할지는 의문이었다. 외국인들의 한글 배우기는 옛날 <해피투게더>를 이효리와 신동엽이 진행할 당시에도 코너로 쓰인 적이 있다. 그 포맷에서 발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초등학쌤>의 외국인 한국어 배우기가 명절 특집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한국말을 배우기위한 열정적인 고군분투 자체는 시청포인트가 되었다

 

 

 

 

 

...감동도 재미도 부족했다.

 

 

 

 

KBS <걸그룹 대첩-가문의 영광>은 단순히 명절을 위해 구성된 프로그램의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걸그룹이 나와서 노래방에서 실컷 놀다간 느낌이랄까. 전혀 색다른 시도도 의외성도 없었다. 걸그룹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거라 생각하기엔 너무 안일한 기획이었다. 걸그룹은 팬층을 제외한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설특집 파일럿 중 가장 대충 만든기획이 아니었을까.

 

<희극지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개그맨들을 모아놓고 '웃겨보라'고 명령한다고 해서 웃음포인트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끼리만 웃고 떠들다가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그것이 알고싶다>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를 주제로 다양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괴담을 퍼뜨리는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예능적인 가치로 소비되기엔 그 미스터리들은 지나치게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에 가깝다. 미해결 사건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실과 사실이 아닌 양측의 증거들을 놓고 정당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닌, 마치 모든 것이 음모론으로 흐르는 듯한 뉘앙스는 실망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SBS <주먹쥐고 뱃고동>은 김병만을 필두로 한 한국에서의 <정글의 법칙> 이상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시청률은 9.1%로 높은 편이었지만, 출연진 김종민과 김병만은 이미 <12> <정글의 법칙>의 리얼버라이어티를 하고 있다. <주먹쥐고 뱃고동>의 무대가 바다로 옮겨졌다고 해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물고기를 잡아 먹고 바다의 생태계에 놀라는 장면은 어딘지모르게 익숙하다. 수장이 김병만이라는 점 또한 그 기시감을 확장시킨다. 굳이 이 프로그램이 필요할까. 이미 <12><정글의 법칙>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2016년 예능에서 가장 행운아를 뽑으라면 바로 양세형을 꼽을 수 있다. 양세형은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위기를 타고 가장 자연스럽게 고정 멤버로 합류하는 행운을 거머쥐었기 때문이었다. 행운이라고는 하지만, <무도>의 새로운 멤버 자리가 그렇게 녹록할리 없다. 양세형이 <무도>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무도>의 부족한 캐릭터를 채울만큼 양세형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켰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무도>가 위기였다 하더라도 <무도>의 합류는 대중의 엄격한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일이다. 그러나 양세형은 <무도>에서 히든카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무도>의 정규멤버로서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때마다 비판을 받았던 이전과는 달리, 양세형의 경우는 특별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무도>에 무임승차가 아닌 <무도>의 가뭄을 해결해 줄 단비가 된 양세형은 2016년, 가장 크게 도약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세형이 <무도>에 출연기회를 얻은 것은 분명 행운이지만, 고정이 된 것은 양세형의 캐릭터가 그만큼 대중의 눈에 띌만큼의 설득력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현무가 "<무도> 식스맨은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을 만큼,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평가 역시 엄격하다.

 

 

 


그러나 양세형은 <무도>라는 타이틀에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예능감을 뽐내며 웃음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했다. <무도>에 처음등장한 예능인이 적절한 리액션과 예능감으로 흥미로운 장면을 만드는데 공헌을 했다는 것은 놀라운 데가 있었다. 그가 <무도>를 발판으로 데뷔 후 가장 큰 전성기를 맞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양세형은 여세를 몰아 올해 예능의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설특집 예능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물이 되었다. 무려 세 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양세형은 게스트 뿐 아니라 진행자로서의 가능성마저 타진하고 있다.

 

 

 

 


양세형은 설특집 파일럿중 <걸그룹 대첩-가문의 영광><희극지왕><오빠 생각>에 출연하며 가장 바쁜 설 명절을 보냈다. 방송사 역시 각각 kbs, sbs, mbc로 지상파 삼사를 종횡무진한 것이다. <희극지왕>에서 진행을 맡은 이경규는 양세형을 두고 유재석에 이어 시청자가 뽑은 코미디언 순위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만큼 양세형은 2016년 확실히 주목받는 예능인으로 떠올랐다. 양세형은 이를 입증하듯, “고정프로그램만 7개”라고 밝히며 대세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음을 알렸다.

 

 


아쉬운 점이라면 양세형이 출연한 파일럿 프로그램 중 <걸그룹 대첩>과 <희극지왕>이 명절 특집 이상의 정규편성 가능성을 타진해 볼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이다. <걸그룹 대첩>은 걸그룹을 불러 놓고 노래방 수준의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 전부였고 <희극지왕>은 웃음 포인트를 찾기 힘들정도로 개그의 무리수가 남발되었다. 스타들의 ‘입덕(대중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영상’을 만드는 콘셉트의 <오빠생각>은 확실히 탁재훈-양세형-솔비로 이어지는 진행자 라인의 예능감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세 프로그램 중 가장 예능적인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연예인들의 토크 형식으로 흐르게 될 수밖에 없는 구성으로 의외성을 제공하며  흥행작으로  확실하게 떠오를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인 프로그램이다.

 

 

 

 

<희극지왕>에서 “대세로서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양세형은 “대세라기보다 나는 지금 잠깐 내 캐릭터를 재밌어 해주는 거로 생각한다. 나는 이거에 대해서 욕심 하나도 없고 잠깐 좋은데 머물렀다 다시 또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한 대답을 했지만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들 중 지상파 3사가 모두 양세형을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양세형이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이미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양세형의 강점은 <무도>에서도 그랬듯이 어떤 자리에서도 감각을 잃지 않고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도> 무한상사 특집에 처음 나와 자신을 “바리바리 양세바리 제주도엔 다금바리….” 라는 식으로 길게 자신을 소개한 장면은 양세형의 캐릭터를 처음부터 제대로 각인시킨 장면이다. 자기소개에서 기대되는 일반적인 형식이 아닌, 뒷통수를 치는 예능감은 단순히 자기소개에서 끝나지 않고 <무도>출연 내내 발휘되었다. 꽁트를 시키거나 길거리로 내몰아도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낼 줄 아는 그의 예능감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그 안에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폭발시키는 능력이었다.

 

 

 

 


<무도>가 인기를 얻은 후, 고정 멤버들을 제외하고 <무도>에 새로 합류했던 인물등 중 가장 반발이 적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양세형의 자연스러운 상황 적응력과 예능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삼사의 설특집 파일럿에 모두 출연하고, 시청자가 뽑은 개그맨 순위에서도 유재석에 이어 2위에 안착한 양세형은 2017년을 시작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예능인이다. 과연 그 예능감이 2017년에도 유효할 수 있을까. <무도>라는 걸출한 예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커리어와 존재감을 확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쥔 현재,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얼마 전 <해피투게더>에서는 유재석이 소속되어있다는 지인 모임 ‘조동아리’의 멤버들이 출연하였다. 술 없이도 밤을 샐 정도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이들은 친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이미 유명했다. 유재석을 필두로 하여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등이 소속된 조동아리는 이미 수차례 에피소드가 예능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어떤 목적이나 이익 없이 단순히 친구인 관계인데, 그들의 모임이 유재석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명해지면서 그들의 조합은 예능적인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해피투게더>에서 조동아리가 출연한 방송은 유재석이 어느 때 보다 친한 지인 모임에서 얘기하는 화법을 보여주거나 서로간의 에피소드가 채워지면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관계에서 오는 깊이는 확실히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게스트와의 대화와는 다른 양상을 띈다. 이제 일회성이 아닌, 정규 방송을 노리는 파일럿이나 나영석 PD도 이 실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무한도전>(이하<무도>)의 휴방을 대신하여 편성된 <가출선언-사십춘기>(이하 <사십춘기>)는 10년넘게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정준하와 권상우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들은 각자 총각 때 만나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들은 다른 분야에서 각자 활약했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준하의 입을 통해서 권상우의 수차례 언급되기도 했지만, 그들을 예능에서 함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히려 정준하가 권상우등 톱스타와의 친분을 강조할 때마다 “거짓말 아니냐.”며 놀림을 받는 장면이 예능적인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실제로 예능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이제 40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 그들은 <사십춘기>에서 함께 여행을 떠난다. 3부작으로 구성되어 1월 28일부터 3주간 방영될 예정인 <사십춘기>는 그들이 실제로 친한 사이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이나 자연스러움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담아내는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서로의 친분을 바탕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생긴다. 

 

 

 

 


<사십춘기>는 정준하에게 예능적인 관계로 만나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이미 친한 관계를 바탕으로 섭외된 관계에 집중한다. 때문에 서로 나누게 될 진솔한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서로간의 탐색전이나 파악의 시간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둘의 관계 자체에 초반부터 관심이 생긴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나 권상우의 예능출연은 좀처럼 없었고, 이번처럼 권상우가 메인에 나서는 프로그램은 더더욱 처음이기 때문에 때문에 권상우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정준하와의 케미스트리를 얼마나 보여주고 자신의 매력을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무도>의 빈자리를 채워줄 예능을 찾기란 힘들겠지만 이미 친한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해 내기만 한다면 <무도>와는 또다른 의외의 재미를 던져줄 여지가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손을 대는 예능마다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역시 ‘실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2월 방영될 예정인 <신혼일기>에서는 무려 구혜선-안재현 커플이 출연한다. 이들은 사귀는 사이를 넘어 무려 결혼한 사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나 <님과 함께>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관계는 가상이다. 나영석PD는 아예 신혼부부를 섭외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스타 커플의 신혼은 대중이 궁금해할 여지가 충분한 소재지만 이제껏 철저히 사생활이라는 영역으로 대중의 공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신혼일기>는 화려한 스타들의 실제 결혼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순히 사진이나 꾸며진 관계가 아닌, 서로와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서로를 대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이 예능은 절반의 성공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은 예능의 리얼리티를 더욱 살아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서로 ‘결혼한 척’만 하는 여타 예능이 아니라 실제로 결혼한 커플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애정표현이나 갈등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면 나영석PD의 또하나의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출연진들에게 어떤 역할을 강요하기보다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의 특징을 포착해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나영석 PD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친구나 부부라는 설정이 아닌 사석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오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분위기의 차별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예능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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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 권에 당당하게 자리한 사임당은, 훌륭한 인품을 지닌 어머니,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진가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유관순처럼 역동적인 삶을 살다 간 인물은 아니지만, 그 시대의 흐름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내면서도 예술가적 면모를 보인 그의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여성단체에서는 오만원권 화폐에 신사임당이 선정된 당시, 그의 삶이 가부장적인 가치관이 만들어낸 전형적인 여성상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신사임당이 가부장적인 시대의 여성으로서 기대되는 역할을 하였다 하여 주체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 할 수는 없다. 어머니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면서도 그 안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드러낸 신사임당의 생애 역시 존경받을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 신사임당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우리 곁을 찾았다. 배우 이영애가 무려 13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이 그것이다. 1, 2회 연속방영으로 첫회부터 15%, 2회는 16%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사임당>은 초반 화제성을 잡으며 그동안의 홍보가 헛되지 않게 했다. 그러나 <사임당>을 통해 신사임당이 현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라마에서는 영웅이 필요하다. 여전히 불합리하고 답답한 현실을 뻥 뚫어 줄 카타르시스를 전해 줄 허구의 인물은 짧은 시간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어 준다.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낭만닥터>)의 김사부(한석규 분)은 최근 그런 카타르시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불합리에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정의로운 편에 서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를 마음 놓고 응원하고 매순간 그의 승리를 바랐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거대 권력이나 높은 자리를 꿰찬 이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기 힘든 사람들의 대리만족일 수도 있었지만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해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지켜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런 포인트를 캐치한 <낭만닥터>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종영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뚤어주었다는 호평은 덤이었다.

 

 

 


<사임당>은 <낭만닥터>보다 훨씬 더 유리한 고지에서 첫회를 시작했다. 신사임당이라는 인물 자체가 이미 대중에게는 친숙한데 비해 드라마로 집중조명된 적이 없는 인물이어서 관심이 생기는 데다가 이영애라는 배우가 출연한 것만으로도 이미 화제성은 담보되었다. 또한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일 시간이 충분했던 것도 플러스 요인이고 200억이라는 풍부한 제작비 속에서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홍보를 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사임당>은 오히려 실패하기가 더 힘든 성공의 요소가 다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1, 2회에서 보여준 ‘사임당’의 모습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웅’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가 하는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사임당>은 이영애가 <대장금>이후 처음 출연한 드라마다. 이영애는 그동안 결혼을 했고, 쌍둥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러나 그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이영애의 미모는 화면에서 여전히 빛이 난다. 그러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영애의 외모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드라마는 몰입도를 잃어간다. 제작진은 <대장금>과 비교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대장금>과 같은 재미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실망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

 

 

 


<사임당>이 들고 나온 장르는 특이하게도 ‘타임슬립’이었다. 제작진은 ‘타임슬립’이 아니라 ‘평행우주’라고 항변하지만 드라마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과거로 돌아간 서지윤(이영애 분)이 사임당(이영애 분)으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타임슬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워킹맘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남편의 사업실패와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서지윤의 삶을 과거의 사임당의 삶과 교차 전개 시켜 과거 사임당에게 현대적인 의미를 찾아보려는 의도였겠지만 오히려 드라마의 구성은 어디서 본듯한 전개만이 계속되며 신선함을 잃어갔다.사임당과 워킹맘의 연결이 그다지 자연스럽지도 않은데다가 이야기의 구성 역시 흥미를 자아내기엔 지나치게 진부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PPL이 필수고, 현대의 이야기 속에서 PPL을 사용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차라리 아예 사극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위기가 닥치는 방식도 진부했지만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는 것은 당위성과 필연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수 백년 된 그림을 아무렇지도 않게 서지윤의 손에 줘어주는 그림 주인의 행동은 도저히 상식적이라고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주인공에게는 닥친 행운에도 개연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했지만 그 개연성을 찾는데 실패한 모양새였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영애의 연기는 군데 군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가졌던 휴식기가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인지, <대장금> 때보다 우아해진 현모양처 이영애는 어찌된 일인지 그 때보다 매력적이지 못하다. 과연 부당함과 사회의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사임당>으로 표출해 내어 <대장금>때처럼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사임당의 이야기를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될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위기가 수차례 찾아 오는 동안, 드라마에서 숨을 쉬어갈 구성이 없었다는 점 또한 아쉬운 점이었다. 큰 위기가 닥치고 서지윤은 그 안에서 고군분투 하지만 이야기는 사건을 위한 사건을 나열하는데 그치고 만다. 서지윤이 아닌 이영애를 주목하는 동안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린 느낌이라면 설명이 가능할까. 이영애의 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스토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빛나야 할 매력이 오히려 너무 큰 사건들과 주인공 중심의 사건 속에서 묻혀 버리고 만 것이다.

 

 

 

 


과연 이런 문제점들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제작비와 이영애의 브랜드를 생각해 볼 때 <사임당>은 실패해서는 안되는 드라마다. 그러나 이미 배우의 이름에 드라마의 퀄리티가 따라오지 못한 예를 우리는 많이 목도해 왔다. 과연 <사임당>은 제 2의 대장금은 아니라도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이야기의 전개에 성패가 달렸겠지만 첫 단추는 어긋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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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20%도 돌파했다. <푸른바다의 전설>(이하 <푸른바다>)은 흥행작 반열에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드라마로서의 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푸른바다>를 보며 느낀 재미만큼이나 아쉬움 역시 존재한다. <푸른바다>는 히트메이커 박지은 작가의 극본과 톱스타 전지현 이민호의 조합으로 확실히 승기를 잡았지만 그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내는데는 실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지현, 독보적인 여배우의 개성

 

 

 

 


 

<푸른바다>는 애초에 전지현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설정을 가지고 시작했다. 인어에 대한 사람들이 갖는 환상, 이를테면 늘씬한 몸매에 매끈한 피부, 아름다운 외모등 모든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에 전지현만큼 적절한 인물도 없기 때문이다. 전지현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을 다해낸다. 늘어난 티셔츠와 헐렁한 트레이닝 바지를 입었을 때 조차 전지현은 역시 전지현이다. 아무렇게나 헝클어트린 머리카락조차 스타일리쉬해 보이는 아름다운 배우는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가장 훌륭한 이미지 메이킹 소재로 활용된다.

 

 

 

 

 

 

 

전지현은 체력을 많이 요하는 수중촬영은 물론이고, 인간계에 적응하지 못해 망가지는 연기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그 모든 활약은 전지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독보적인 여배우의 개성은 드라마를 견인하는 가장 큰 무기였다. 20회 내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흥행을 이끌 수 있었던 것 역시 전지현에게 가장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전지현의 활용에 있어서 아쉬운 점 또한 존재한다. 전지현의 ‘인어’는 이전 전지현이 보여주었던 이미지들의 재활용에 가깝다. 아름답고 관능적인 인어로서의 모습이나, 인간세상에서 보여주는 ‘엽기적인’ 모습 등, 전지현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리바이벌 하는 데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전지현의 캐릭터 확장이라기 보다는 캐릭터의 답습이라 할만하다.

 

 

 

 

 

 

 

또한 인어 ‘심청’ 캐릭터가 단순히 ‘사랑’만을 좇는 캐릭터로 주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심청의 행동의 근원은 육지로 올라오는 것부터 금전적인 재정난을 겪는 것 까지 허준재(이민호 분)를 향한 일편단심에서 시작되고 허준재와의 사랑을 이루는 것만이 목표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직설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왔던 박지은 작가의 캐릭터와는 대비되는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인어의 능력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가진게 없기 때문에 남성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 설정 자체가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지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독보적인 개성만큼은 이 드라마를 통해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었다. 

 

 

 

 


전지현의 매력에 비해 아쉬운 나머지 캐릭터

 

 

 


전지현의 독보적 매력에 비한다면 이민호의 캐릭터 활용은 다소 아쉽다. 이민호가 맡은 허준재라는 캐릭터는 외모, 두뇌, 집안까지 모두 갖춘 왕자님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꾼이라는 직업은 그의 매력을 오히려 떨어지게 만든다. 1~2회에서 보여주는 사기 장면들은 그의 매력을 설득시키기에는 오히려 부족하다. 특히 라이터 불빛을 가지고 최면을 거는 등의 다소 황당한 설정은 판타지로 넘어가기에는 큰 물음표를 던지는 장면이다. 사기를 치는 장면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지 않다보니,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데도 여의치가 않았다. 심청을 보호해주는 역할 이상의 캐릭터로서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마지막회로 다가갈수록 이야기의 흐름이 남자 주인공쪽으로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주인공에게 힘이 실리지 않는다.

 

 

 

 

 

 

이는 악역을 맡은 마대영(성동일 분)과 강서희(황신혜)가 그만큼 긴장감을 자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대영은 연쇄살인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에게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한차례 남자 주인공과 몸싸움을 벌이고 두 세차례 여주인공을 쫓는 추격전을 벌이지만, 거대한 존재감으로 그들을 압박해 오지 못하는 것이다. 남자 주인공에게는 힘으로 밀리고, 여주인공에게는 기억을 빼앗긴다. 우위에 있는 쪽은 언제나 주인공이다.

 

 

 


강서희 는 이보다는 더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못된’ 것을 넘어 ‘무서울’ 정도의 위협이 되지는 못한다. 주인공의 모든 것을 빼앗고 주인공을 죽이려 하지만 그 모든 상황들 속에서 강서희는 주인공들을 충분히 몰아세우는데는 실패했다.  갈등의 가장 큰 축인 두 캐릭터가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도 가장 큰 갈등 소재인 악역들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시청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마지막회 시청률이 가장 높은 것이 일반적인 것과 달리, <푸른바다>의 마지막회는 18%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건 흔하지 않은 경우다. <푸른바다>는 첫회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엄청난 흥행작으로서의 기대를 안고 시작했지만 중반으로 다가갈수록 시청률이 답보상태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을 마주하고 말았다. 애초에 쉬워보이는 고지였던 20%를 넘는 것도 힘겨운 싸움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별에서 온 그대>에 비한다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속에서 캐릭터가 아닌, 전지현이나 이민호가 보였다는 것은 확실한 포인트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뜻에 대한 반증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나 천송이라는 이름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것과는 달리, 심청이나 허준재는 어쩐지 입에 붙지 않는다. 배우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것은 좋았지만 캐릭터의 확장과 스토리의 탄탄함을 느끼기엔 부족했다. 높은 기대감 때문에 손해를 본 탓일까. <푸른바다>가 더 보여줄 수 있었던 매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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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솔로 컴백일 즈음에 터진 난데없는 논란은 수지가 2년 전 촬영한 화보 때문에 불거졌다. 문제가 된 것은 낡은 이발소에서 촬영한 컷들이었는데 낡고 음울한 분위기가 ‘퇴폐 이발소’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일며 논란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수지의 포즈나 동화책, 물컵등의 소품등이 ‘로리타 콘셉트’가 아니냐는 의혹을 일으키며 논란은 더 심각해졌다.

 

 

 


찬반양론은 뜨거웠다. 오해하게 만든 콘셉트가 문제라는 지적부터 확대해석이라는 반론까지 등장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악플이 달리며 수지의 화보집은 만신창이로 평가절하당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볼 수 없었던 소속사측은 “악의적 흠집내기에 법정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의사를 밝혔고 사진을 촬영한 오선혜 작가역시 “선처는 없다”며 모욕죄와 저작권 침해로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하여 또 찬반양론이 갈렸다. ‘정당한 비판에 대한 지나친 대응’이라는 쪽과 ‘과대·확대 해석에 대한 적절하 대응’이라는 의견으로 갈린 것이다.  

 

 

 

 

 

 

 

이 사건은 2015년 있었던 아이유의 ‘제제 논란’을 연상시킨다. 당시 아이유는 다섯 살 난 소설 주인공 제제를 성적 대상화 하고, 소설 속 아동학대 피해자였던 그에게 ‘교활하다’는 편협한 시선을 던진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어 아이유는 그동안 ‘로리타 콘셉트’를 유지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엄청난 비난 여론에 휩쓸렸다. 아이유는 사과를 했으나, 아동성애나 로리타 사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고 단지 ‘혹시라도 불편함을 느꼈을’ 대중의 기분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숙명은 대중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대중의 싸늘한 시선이 팽배할 때는 잠시 고개를 숙이는 것이 현명한 일일 수 있는 것이다. 대중의 감정을 어루만질 줄 아는 연예인들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기를 자양분 삼아서 활동해야 하는 연예인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설사 억울하고 답답하더라도 대중과 맞서는 일은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지측은 칼을 빼들었다. 퇴폐 이발소와 로리타 논란으로까지 번진 사안에 대하여 강경대응을 하기로 한 것이다. 대중과 대척점에 서는 것이 현명하지 않은 일일 수 있는 일임에도, 이 일에 오히려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에 대한 개개인의 해석은 존중되어야 한다. 수지의 화보 역시 대중에게 나온 순간, 그것에 대한 해석은 개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동에 있다. 누군가는 낡은 이발소에 선 수지를 보고 ‘퇴폐 이발소’를 떠올릴 수 있지만 사실 2년전 화보가 나올 당시만 해도 그런 시선은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해석을 하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낡은 이발소와 퇴폐 이발소를 연관 짓는 것이 필연은 아니다. 아무리 우울한 음영을 사용하고 젊은 수지가 이발소와 대비되는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퇴폐 이발소를 떠올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런 쪽의 사고방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퇴폐 이발소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면 그런 시선을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로리타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각종 소품과 포즈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지만, 사실 로리타라는 개념과 상징이 체계적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다. 논란을 일으킨 쪽은 로리타 클리셰를 주장하지만 그 클리셰가 반드시 로리타로 연결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로리타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사람들에겐 그 장면을 로리타로 연관 짓는 것이 더 어렵다.

 

 

 


누군가가 그 장면에 대하여 논란을 제기하는 것이 존중되어야 한다면 누군가는 그저 하나의 콘셉트로 바라본 장면이라면 그 사람의 시선 역시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느끼지 못했다면, 그런 콘셉트를 지향했다고 하더라도 의미는 사라진다. 너무나 확연한 표현으로 음란함이나 인종차별등의 문제를 표현했다면 문제지만, 단순히 상징과 분위기 만으로 누군가를 몰아 세우는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수지의 화보나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로리타라는 개념으로 연관짓지 않은 대중에게 그들이 무지하다고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논란을 일으키면서 그런 시선을 던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편견을 불어넣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이미지를 강요하는 편협한 쪽은 그 프레임을 씌운 쪽이다.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생각이 정답이고 정당하다 주장하는 것은 다른 다양한 시선에 대한 무시와 경멸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합리적인 것처럼 주장하는 의견은 반대편에 선 의견을 묵살하고, 나아가 연예인의 이미지까지 끌어내리려는 불순함이 엿보인다. 그것은 또다른 폭력이고 강요다. 그저 자신의 감상이 아닌, 대중을 선동하고 이때다 싶어서 비난을 쏟아내는 수많은 사람들을 아군으로 얻은 세력의 힘은 생각보다 악의적이다. 과연 누군가를 평가하는 일이 하나의 시선으로만 귀결될 수 있을까.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본인의 시선이 옳다는 아집에 지나지 않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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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되는 의식인 결혼식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이다. 스타들이라고 해서 결혼의 의미가 가볍지는 않을터. 결혼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결혼을 꿈꾸는 것은 결코 잘못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결혼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다. 사랑을 맹세하고 확인하는 결혼식이 허례허식과 의무로 가득 찬 의식이 되어버리는 모습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결혼식은 특히나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되기 힘들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고 각자의 사정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단순히 하객 수가 많을 수록 성공적인 결혼식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결혼식에는 하객으로 수천명이 방문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친구가 많겠지만 어떤 사람은 친구가 적다. 넓은 지인을 두루두루 챙기는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사람도 있지만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결혼식만큼은 예식장 인원을 채울만큼 ‘많은’ 하객을 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적은 수의 하객으로 인해 텅빈 웨딩홀은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친분이 아니라 머릿수를 채워야 하는 결혼식에 대한 고민은 만만치 않다.

 

 

 

 

 

 

 

결혼식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의 뒷말이 나오는 것도 싫고 결혼식 사진에 적은 하객이 찍히는 것도 왠지 자존심 상한다. 모든 것이 여의치 않다면 ‘하객알바’를 동원해서라도 머릿수를 채워야 한다. 자존심을 다치는 것 보다는 그저 하루 뿐이라도 친구들이 있어 보이는 것이 낫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진심어린 축하보다는 단순히 인맥관리라는 생각을 하기도 일쑤다.

 

 

 

 


모든 것을 떠나서 비싼 결혼식 비용을 채우려면 어찌되었건 축의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 억대를 호가하는 호텔 결혼식은 더욱 그렇다. 그동안 뿌렸던 수많은 결혼식의 축의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역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은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일률적이다. 그렇게 돈을 들이고 많은 하객을 불러모았지만 짧으면 30분, 길어야 두 시간 정도에 끝나는 결혼식은 어딘지 모르게 허무하다. 그러나 여전히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란 어렵다.

 

 

 

 


 

스몰웨딩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그 이유다.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정신없이 끝나 버리는 결혼식의 풍경에 반감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몰웨딩은 그리 가볍지 않다. 일단 체면을 중시하는 부모님들이 있다면 결코 찬성하지 않을 것이고, 그동안 뿌렸던 축의금에 대한 본전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의 결혼식에서 그저 밥만 먹고 왔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으니 말이다.

 

 

 


 

스타들에게 있어서도 스몰 웨딩을 결심하는 일이 결코 쉬울 리 없다. 1월 19일 결혼한 비와 김태희의 결혼식은 엄청난 화제를 모은 것에 비해 간소했다. 호텔도 아닌 한 성당에서 ‘미사예배’ 형식으로 치러진 결혼식의 하객은 약 5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명을 넘나드는 유명인들의 결혼식 하객에 비해 너무나도 적은 수치다. 결혼식은 비공개라 할지라도 결혼식장 앞에서 마치 런웨이처럼 포즈를 취하는 연예인 하객들의 기사 사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의 결혼소식에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중소기업 인수합병’ 수준의 재산 규모였다. 둘이 합쳐 약 500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연예계의 중점 토픽으로 다뤄질 만큼 그들의 재산 규모는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그런 재산 규모에 대한 보도가 부끄러워질만큼 그들의 결혼식은 작고 아담했다. 비가 결혼발표에서 “현재 시국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결혼식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고 밝힌 그대로였다.  

 

 

 

 


 

 

이런 스몰 웨딩을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바로 가수 이효리였다. 이효리의 결혼은 제주에서 소수의 하객만 초대한 채 치러졌다. 일단 제주도는 이효리가 여러차례 밝혔던 만큼, 그에겐 의미가 큰 장소였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하객들이 참석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자신과 정말 친한 사람들만 초대하여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각종 명품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스타들의 웨딩드레스도 없었다. 본인이 직접 공수한 ‘합리적인 가격의’ 드레스는 이효리에게 맞춤 옷처럼 잘 어울리며 결혼식을 더욱 빛냈다. 김태희는 아예 본인의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제작한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에 나섰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스타들의 결혼식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원빈과 이나영의 깜짝 결혼식 역시 강원도 정선의 한 밀밭에서 50여명의 하객만으로 치러졌다. 평범한 밀밭을 화보 촬영장으로 만들만큼 아름다운 신랑신부의 모습이 화제가 된 것과 더불어 그들이 대접한 음식이 아궁이에 올린 솥에서 끓인 잔치국수였다는 것 또한 화제가 되었다. 스타들의 화려함을 생각해 보면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었다.

 

 

 

 


 

무조건 크고 화려한 결혼식도 좋지만, 스타들의 이런 스몰 웨딩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들의 결혼식이 가진 진정성에 있다. 얼마든지 크고 화려하게 할 수도 있는 스타들이 정말 자신이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만 불러서 자신들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의미가 있는 옷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 그것이 이제는 얼만큼의 하객을 ‘유치’ 했고, 얼마나 화려한 장소에서 했는가 보다 더 큰 로망이 되고 있다. 어쩌면 때로는 화려한 결혼식보다 더 큰 용기와 결정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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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쓸쓸하고 찬란하 神-도깨비>(이하<도깨비>)는 첫 회부터 화려한 연출과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첫회부터 큰 관심을 얻은 <도깨비>는 16회가 방영되는 내내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켰다. 각종 패러디와 팬아트등이 쏟아졌고 유행어도 당연히 만들어졌다. <도깨비>는 대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흥행작으로서 우뚝 섰고 단순한 흥행작 이상으로 소비되고 다시금 회자되는 작품이 된 것이다.  <도깨비>는 한국형 판타지로 한국식 영웅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한국 드라마의 한단계의 진화를 보여주었다고 할 만하다. <도깨비>로 발견한 가장 큰 성과 세가지를 꼽아보았다.

 

 

 

 


김은숙 작가의 성장

 

 

 

 


<도깨비>는 2016년의 최고 흥행작 <태양의 후예>를 공동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영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흥행력을 가진 작가였다. <파리의 연인부터> <태양의 후예>까지 집필한 모든 작품이 높은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흥행성을 인정받았지만 후반부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스토리의 완성도를 문제삼는 목소리역시 존재했다.

 

 

 

 


여기서 김은숙작가가 “왜 신데렐라 이야기만 쓰느냐"는 질문에 한 대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은숙 작가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 딴 걸 해보면 시청률이 안나온다. 드라마는 예술이 아니라 한 시간짜리 엔터테인먼트다. 그래서 늘 남의 돈으로 예술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드라마를 쓴다."고 말하며 작품속에서 '시청률'에 의미를 가장 크게 두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이밖에도 스스로 ‘시청률 잘 나오는 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김은숙은 철저히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였다. 그것을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드라마는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문화상품이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아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 김은숙 작가의 마법에 홀린 시청자들은 언제나 그의 드라마를 찾았고 김은숙 작가의 주가는 언제나 상승곡선이었다. 그러나 뻔하고 트렌디한 드라마 이상의 탄탄한 작품을 만드는 능력을 보여줄 수 없는 작가라는 평판만큼은 아쉬웠다. 분명 드라마는 히트했고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스타들의 몸값은 상한가를 칠 정도로 캐릭터도 눈에 띄지만, 작품성을 논할 가치가 없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도깨비>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이런 지적은 어김없이 나왔다.  '태양의 후예'가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보다는 대사로만 중심이 됐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온 것이다. 김작가는 "늘 있던 지적이다. 그것마저 없는 것보단 낫지 않냐"고 농담을 던진 후, "이번엔 미흡한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 엔딩까지 서사를 잘 끌고 가서 '김은숙이 이렇게도 해?'라는 칭찬을 듣고 싶다. 변해볼 테니 끝가지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그리고 김은숙은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을 졌다.

 

 

 

 


지난 작품속에서 아쉬웠던 서사구조를 <도깨비>에서는 끝까지 채우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물론 여전히 스토리보다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중심이었고 중간에 서사 구조에 대한 늘어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단점을 가릴 만큼 특별한 분위기와 배경, 그리고 그 속에 넣은 죽음과 삶에 대한 짧은 단상들은 작가의 성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PPL이 여전히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막대한 제작비 속에서 PPL은 불가피했지만, 옥의 티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작가의 스토리 텔링이 빛을 발했다.

 

 

 

 


캐릭터 역시 단순히 여심을 울리기 위해 무리한 대사를 던지는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에서 진화했다. 여전히 대사는 힘이 들어간 멋진 대사들의 향연이었지만, 지나침과 로맨틱함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며 작가의 재치를 보여주었다. <도깨비>는 모든 면에서 작가의 공이 큰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소재와 편성이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에서 김은숙 작가는 훨훨 날았다.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 공유의 귀환, 이동욱의 재발견

 

 

 


<도깨비>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출연 배우들이다. 공유는 <커프 프린스 1호점> 이후 자신의 대표작의 이름을 다시 썼다. 1000만 영화 <부산행> 700만이 넘은 <밀정>등 흥행작에 출연하면서도 공유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은 힘겨웠지만, <도깨비>의 김신은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이름이 되었다. 로맨틱함은 기본으로 불로불사에 신神으로서의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는 여심을 흔들었다. 거기에 생을 끝내고 싶어하는 애절함까지.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도깨비는 그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공유 뿐 아니라 저승사자 역할을 맡은 이동욱 역시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때로는 주연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 이동욱 역시 <도깨비>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도깨비>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동욱에 대한 평가도 드라마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여기에 여성 출연자인 김고은과 유인나의 주가 역시 상승했다. 남자 배우들이 아무래도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스토리라인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받는 독특한 캐릭터의 여성 캐릭터들 역시 매력적이었다. 그들의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애절한 사랑에 시청자들은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한국형 판타지의 진화

 

 

 


 

<도깨비>는 또한 한국형 판타지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렸다. 어색하지 않은 특수효과와 스케일에서 이전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한국 전통의 신인 도깨비를 소재로 하여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캐릭터의 재해석을 했다는 것 또한 칭찬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판타지 소재는 꽤 오래전부터 트렌드가 되었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도깨비>는 김신의 가슴에 꽂힌 칼같은 설정부터 다양한 특수 효과, 과거의 전쟁 장면이나 현대의 사고등 모든 장면들을 어색함 없이 풀어낸 연출이 돋보였다. 한국형 판타지로 내세우기에 <도깨비>는 손색이 없었다. 도깨비의 종영이 시청자들에게는 쓸쓸한 일이 되겠지만, 그 성과가 찬란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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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성조차 반할만큼 멋진 여성을 일컫는 ‘걸크러쉬’라는 말이 유행한 것은 우리 사회에  ‘강한 여성’에 대한 환상이 자리잡은 것을 넘어 새로운 여성상으로서 발돋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청순하고 가녀리고 유약한 것들이 여성들을 대변한다고 여겨졌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고 각종 운동에 능하며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듬직하기까지한 여성상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센언니’라는 애칭이 생겨날 정도로 강한 여성에 대한 열망이 생겼고, 그런 이미지를 소비하는 수요도 늘어났다. 서인영은 ‘센언니’의 이미지로 살아남은 스타중 하나였다. 서인영의 화법은 직설적이다. 싫은 것은 싫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한다. 자신의 취향이 뚜렷하고 자신이 갖고 싶은 물질적 욕구를 숨기지 않는다. 옛날에는 ‘된장녀’ 쯤으로 비하당했던 자기 과시적 소비 여성의 이미지를 ‘신상녀’라는 이름으로 탈바꿈 시켜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에 활용했던 것이 바로 서인영이었다.

 

 

 


서인영은 한 켤레당 수십,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구두를 수백켤래 가지고 있는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새로나온 제품을 뜻하는 ‘신상’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으며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어필한다.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당시, 서인영의 웨딩사진에는 수십켤레의 구두를 늘어 놓고 포즈를 취하는 서인영과 크라운제이의 모습이 담겼다. 서인영은 “내가 마음대로 내 물건을 사는 것이 뭐가 문제냐”라는 식의 이미지를 고수했고, 대중도 그에 호응했다. 그의 소비는 당당한 것이 되고 그의 직설적 화법은 ‘쿨’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서인영의 신상녀 이미지는 그리 오래 소비되지 못했다. 연예인 서인영으로서 킬힐 이상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가수로서의 이미지로도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로도 ‘신상녀’ 이상은 서인영에게 없었다.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은 더 늘어났고, 그들은 서인영보다 더 독보적으로 자신들의 캐릭터를 어필했다. 그들은 심지어 재밌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제시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나 지금 할말있어요”라며 불만을 랩으로 터뜨리는 장면은 해당 프로그램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 동시에 제시의 캐릭터를 확고히 했다. 제시의 뛰어난 랩실력은 물론 그 캐릭터를 유지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러나 서인영은 그런 ‘결정적인 캐릭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이를테면 이효리가 가수로서의 성공을 넘어 예능에서의 솔직하고 화끈한 캐릭터로서 어필한 것과는 다른 모양새였던 것이다. 이효리는 재치있는 말솜씨와 능청스러운 행동으로 각종 예능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서인영에게는 그런 파급력이 없었다. 그 이유는 모든 예능이 ‘신상’을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뷰티 프로그램에서는 서인영이 가치가 있을지 몰라도 여타 예능에서의 활용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솔직하고 당당한 것은 좋았지만 그 이미지는 새로운 옷이나 구두 뒤에 숨어 있었다. 서인영은 신상녀 이미지를 바탕으로 각종 예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신상녀의 이미지를 뛰어넘은 보편적인 캐릭터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가수로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순간, 대중은 서인영을 추앙하지 않았고 TV는 서인영을 원하지 않았다.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서인영은 침체기를 걸었다. 

 

 

 


 

그런 서인영을 다시 화제의 연장선상에 올린 것은 바로 크라운제이와의 재결합이었다. 과거 <우결>커플이 시간이 흘러 다시 가상 결혼 프로그램인 <님과 함께-최고의 사랑>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꽤나 그럴싸한 홍보전략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 재결합은 그다지 대중 소구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서인영은 여전히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신상녀였지만, 이젠 센언니의 의미는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이제 센언니는 단순히 직설적이고 욕구를 드러내는 것을 뛰어넘어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불만 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는 알파걸로서 소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진짜사나이>의 이시영이 그렇다. 남자 출연자들보다 때로는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지만  결코 주변인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털털한 모습으로 용기를 복돋아주는 이시영은 <진짜사나이>이후 <삼대천왕>의 고정 자리를 꿰차는 등, 예능으로 소비시킬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서인영의 ‘신상’은 이미 과거에 그 이미지의 확장이 불가함을 증명했다. 그 이미지가 다시 소비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그다지 흥미로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서인영의 ‘직설화법’은 걸크러쉬라는 단어보다는 본인위주의 푸념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강했다. 재치있는 한마디가 아니라 꼭 자신의 마음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직설’은 결코 ‘센언니’로서 소비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욕설논란에 휘말린 것은 치명타다. 어느정도 콘셉트로 여겨질 수 있는 그의 이미지자체가 실제 서인영의 성격과 합일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콘셉트로서는 어느정도 용납이 가능해도 실제 모습으로서의 아집은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욕설을 내뱉으며 ‘폭발할 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서인영의 모습은 그의 지금까지의 활동에서 보여줬던 모습마저 곡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소속사는 이에 대해 ‘감정적 태도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예원의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위기를 모면하려는 변명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대응은 최선이었다. 그러나 이 사과는 스태프 중 하나가 썼다는 서인영의 ‘갑질 논란’ 글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사과조차 서인영의 입에서 흘러나오지 않았다. 아니, 솔직하게 서인영이 직접  논란에 대해 말했어도 사실 결과는 달라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미 서인영에게는 낙인이 찍혔다. ‘센언니’가 아닌 ‘못된 언니’는 돌팔매질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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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월계수>)의 네러티브를 책임지는 것은 주인공인 이동진(이동건 분)-나연실(조윤희 분) 커플이 아니다. 초반에는 코믹함을 담당한 복선녀(라미란 분)-배삼도(차인표 분) 커플이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고 중반 이후에는 테마곡의 제목을 따서 ‘아츄커플’이라는 애칭이라는 이름이 붙은 민효원(이세영 분)-강태양(현우 분)의 인기가 드라마를 견인하는 축이었다.

 

 

 


드라마 메인을 담당해야 할 커플인 이동진-나연실 커플의 이야기는 사실 시청자들에게 그리 궁금한 요소라고 할 수가 없었다. 나연실의 답답한 캐릭터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요소였다. 결혼식을 하던 도중 감옥에 잡혀 들어간 남편과는 아직 혼인신고조차 되어있지 않지만, 시어머니의 갖은 부당한 요구에 속수무책이었던 그는, 어쩐 일인지 자신을 도와주려는 이동진에게는 뻔뻔하게 할 말을 다하는 캐릭터였다. 정작 말을 해야 할 곳에서는 눈물만 뚝뚝 흘리는 답답한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날이 선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는 매력적이지 못했다.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시작하지만 그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은 지나치게 진부하여 마치 90년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시대가 변했고, 시청자들은 더 이상 답답함과 착함을 동일선상에 놓지 않는다. 오죽하면 ‘고구마’와 ‘사이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을까. 답답하고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출발한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먹을 때처럼 꽉 막힌 느낌을 선사할 뿐이다. 이동진과 나연실 커플이 바로 그 ‘고구마 커플’이었다.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사랑하게 되지만 그들의 사랑은 드라마의 중심이 되지 못한다. 드라마의 기둥인 주인공 커플 캐릭터의 붕괴다. 

 

 

 


그들의 자리를 대신 채우는 첫 번째 커플이 바로 복선녀-배삼도 커플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이 커플의 캐릭터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양복점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배삼도와 그를 반대하다가 결국 그를 따라 나서는 복선녀라는 설정으로 갈등을 전개시키고, 이 과정에서 다소 억척스러운 복선녀와 그런 아내에게 쩔쩔매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못하는 배삼도라는 캐릭터를 활용하여 코믹하고 개성적인 커플을 완성시켰지만 후부가 되자 이동진-나연실 커플과 마찬가지로 ‘고구마 커플’이 되었다.

 

 

 


 

배삼도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첫사랑은 일단 배삼도의 캐릭터를 비호감으로 만들었다. 물론 실질적으로 바람을 피웠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내를 두고 자신의 첫사랑의 일을 도와준다거나, 몰래 만난다거나 하는 행위는 치졸하고 비겁해 보였다. 뿐만 아니라 복선녀에게 먼저 이혼서류를 건네는 배삼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아무리 진심이 아닌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아내에 대한 예의를 잃어버린 남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이 커플에게서 더 이상 코믹함을 느낄 수 없었다.

 

 

 

 


복선녀의 캐릭터도 ‘불치병’ 설정을 너무 지나치게 끌어 답답함을 선사했다. 자신이 불치병이라 생각한 복선녀는 수회에 걸쳐 고민하고 방황하다 끝내 영정사진을 찍고 오열하고 만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그 장면에서 복선녀를 불쌍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너무 지나치다며 고개를 저었다. 일단 복선녀는 불치병 확진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아무리 자신에게 중증의 병이 의심된다 하여도 병원에서 검사도 제대로 받아보지 않은 성이 여성이 무턱대고 영정사진부터 찍는다는 설정을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이는 작가가 불치병이라는 소재를 임신 등, 다른 방향으로 틀기 위해 쌓아두는 포석처럼 보인다. 다소 뻔한 설정을 하나의 해프닝이나 에피소드가 아닌, 몇회에 걸친 주요 사건으로 다루는 작가의 치밀하지 못한 전개 때문에 복선녀는 불쌍하기 보단 성급하고 궁상맞은 캐릭터로 변모하고 말았다.

 

 

 


 

이런 캐릭터의 붕괴 속에 그나마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아츄커플’이다. 그러나 이 커플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끊임없이 들이대는 민효원과 점잖기만한 강태양이라는 설정의 반복은 피해갈 수 없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느껴지는 피로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매력적이어야 할 캐릭터를 매력적이지 못하게 그리고, 매력적이던 캐릭터들 조차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월계수>의 후반부는 위태롭다. 이 이야기의 마무리는 해피엔딩이겠지만, 그들이 해피엔딩으로 가는 과정이 ‘해피’하기보다는 짜증스럽다면 그 이야기에 문제점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좋은 배우들과 캐릭터를 가지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이야기의 흐름이 아쉽다.  그리고 끝으로 의문이 하나 남는다. 양복은 대체 언제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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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하<무도>)이 7주간의 ‘정상화’ 기간에 돌입했다. 그토록 염원하던 시즌제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기간이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긍정적이다. 김태호Pd는 이에 대해 먼저 기존에 해 오던 회의와 녹화는 변함없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휴식기', '방학'은 모두 틀린 표현"이라고 말하며 "그 기간동안 회의·준비·촬영 전반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무한도전' 본연의 색깔을 찾아오겠다는 취지"라는 발언을 통해 ‘휴식기’가 아닌 ‘정상화’ 기간임을 강조했다.

 

 

 

 


이때 불거진 것이 노홍철의 복귀설이다. <무도> 제작진 측이 노홍철에게 복귀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홍철의 합류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고간 것이다. 이에 대해 노홍철 측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홍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에서 <무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고 짧게 대답하며 여전히 심사숙고 중임을 밝혔다.

 

 

 

 

 

 

 

노홍철의 입장에서는 <무도> 출연을 섣불리 결정하기 힘들다. 노홍철은 2014년 11월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후 <무도>에서 하차했다. 거짓말 논란까지 겹치며 비난여론은 들끓었고 노홍철은 장기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복귀 이후에도 노홍철은 <무도>에 출연할 수 없었다.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무도>를 이용하는 모양새처럼 비춰지는 것은 <무도>와 노홍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복귀를 위해 노홍철에게 선행되어야 할 일은 <무도> 밖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는 일이었다. 노홍철이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인정받으면, 자연스러운 합류가 가능해 질 터였다.

 

 

 

 


그러나 노홍철이 복귀후 출연한 <내방의 품격> <노홍철의 길바닥 쇼> <어서옵쇼>은 모두 처참한 성적으로 종영하며 노홍철의 존재감을 설득시키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노홍철의 캐릭터와 예능감을 <무도> 만큼 잘 살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다. 캐릭터의 자유분방함과 다소 오버스러운 액션까지 감당해 줄 수 있는 <무도>는 노홍철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무도>에 있어서도 노홍철의 캐릭터는 프로그램의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노홍철과 <무도>는 서로 공생의 관계인 셈이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무한도전>의 아성에 비해 노홍철의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지만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 전 보다 존재감이 없다. 지금 <무도>에 합류를 결정한다면 반발을 감당할 각오를 해야한다. <무한도전>을 침체의 돌파구로 삼게되는 모양새로 비춰질 확률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홍철은 <무도>에 필요하다. 현재 <무도>의 캐릭터 부족 현상은 심각한 정도다. 이미 수차례 김태호pd가 스스로 ‘위기’라고 말했을 정도로 <무도>를 이끌어가는데 대한 어려움은 공식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이제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한 광희마저 군입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 더 이상 <무도>의 입장에서도 캐릭터를 온전히 잡아 이야기를 이끌어갈만한 인물을 발굴하는데 시간을 쓸 여유도 없다. 양세형처럼 자연스럽게 멤버들과 동화된 케이스도 있지만, 그런 요행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전현무가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듯, <무도>에서 제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작진이 먼저 노홍철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것 또한 주목해야 한다. 노홍철은 이미 <무도>에서 캐릭터 적응 기간이 딱히 필요치 않은 거의 유일한 예능인이다. 정형돈마저 <무도>의 복귀를 거부한 상황에서 노홍철의 캐릭터는 활용될 여지가 크다. 노홍철이 현재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의 대부분은 <무도>로부터 탄생되었다. 그만큼 노홍철이 <무도>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무도> 제작진인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노홍철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홍철이 없어도 <무도>는 역시 <무도>였지만, 오랜 시간 방영되고 멤버들의 부침을 겪으며 <무도>에 비친 지친기색은 역력하다. 노홍철이 <무도>의 활력소로서 활약할 수만 있다면 시청자들의 반대 여론 역시 충분히 돌릴 여지가 있다. <무도>에게도 플러스고, 노홍철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노홍철과 <무도> 모두에게 노홍철 복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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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요정 김복주>(이하<역도요정>)이 5%대의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종영했다. 그러나 <역도요정>은 풋풋한 청춘물로서는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었다. <역도요정>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무기로 한 <푸른바다의 전설>과 맞붙어 비운의 명작이 되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역도요정>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만한 성격의 드라마라고 볼 수는 없다. 이야기는 자극적이기보다는 잔잔하고 갈등 상황들도 다소 평이하게 흘러간다. 시청률로만 따지자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역도요정>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의 가치는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받을 수 없다. 작년 <청춘시대>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공감대를 형성했듯이, <역도요정>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젊음이라는 특권, 그들만이 공유하는 감정과 사랑이 상큼하고 풋풋하게 그려져 보는 사람들마저 감화시킨다. 시청률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은 남주혁과 이성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그들은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차세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먼저 남자 주인공 정준형 역할을 맡은 남주혁은 전작들보다 일취월장한 연기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여자 주인공에게 다가가며 호감을 느끼는 과정이 풋풋하면서도 설레게 느껴질 수 있었던 것은 남주혁이 캐릭터를 잘 소화했기 때문이다. 일단 소년같은 매력을 가진 외모와 모델 출신답게 여심을 자극할만한 신체조건을 가진 그는 확실히 이 드라마 안에서 이상적인 남성상을 연기하는데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어필했다.

 

 

 


 

로맨틱 코미디에 적합한 조건을 가진 남주혁이 차세대 ‘로코킹’으로서 기대가 되는 것은 그런 이유다. 풋풋한 설렘과 두근거림, 그리고 이상적인 남자친구로서의 역할에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남주혁의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기만 한다면 충분히 차세대 스타로서의 역량을 갖춘 배우로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남주혁 만큼이나 주목을 받아야 하는 것은 타이틀 롤을 맡은 이성경이다. 아직 타이틀롤로서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편견이 있었지만, 드라마를 본 시청자라면 이성경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성경은 역도를 전공하는 대학생으로서 풋풋한 첫사랑을 시작하는 소녀스러움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역도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역도선수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진 캐릭터로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결국 그 주인공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

 

 

 


 이성경은 이 드라마에서 여성스러움을 포기했다. 짧은 단발머리에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예뻐 보이기 보다는 건강해 보이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남자같은 걸음걸이나 다소 거친 말투 역시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다소 강약 조절이 부족해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캐릭터를 설득시키며 캐릭터를 넘어 배우까지 사랑스러워 보이는 연기를 선보인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성경은 예쁘지만 전형적인 미인 계보를 잇는 스타는 아니다. <역도요정>에 캐스팅 된 것 역시 아마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높은 코와 갸름한 얼굴이 정석처럼 굳어진 연예인들에 비해 이성경은 귀여운 코와 둥근 느낌의 외모지만  이성경의 외모는 그렇기 때문에 더 인상에 남는다. 모델출신 답게 긴 팔다리와 개성적인 얼굴에서 나오는 매력은 전형적인 얼굴 이상의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 매력으로 인해 생긴 ‘복블리’라는 애칭은 우연이 아니다.

 

 


이성경의 별명은 독보적인 매력으로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은 공효진을 떠올리게 한다. 공효진 역시 정석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공블리’라는 별명은 그의 매력과 개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소중한 성과다. <역도요정>을 보고 있으면 이성경은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 예쁜 배우는 많지만 그런 사랑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이성경은 제 2의 ‘공블리’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역도요정>이라는 좋은 작품 속에서 앞으로의 드라마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지닌 배우들까지 확인했다. <역도요정>을 발판으로 그들이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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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태양의 후예>와 함께 방영되었던 <돌아와요 아저씨>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30%를 훌쩍 넘었던 히트작과 함께 방영된 작품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높은 인기를 끄는 작품들이 나오면 상대적으로 경쟁작들은 맥을 추지 못한다. 시청률은 다소 아쉽지만 이대로 묻히기엔 아쉬운 작품들은 지금도 방영되고 있다. 

 

 

 

 



<낭만닥터-김사부>(이하 <낭만닥터>)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25%를 넘겼다. <낭만닥터>의 최대 강점은 후반부로 흘러도 약해지지 않는 긴장감과 사회를 향한 메시지다. 또한 연기대상을 수상한 한석규와 그 뒤를 받쳐주는 서현진, 유연석등 연기 구멍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탄탄한 연기자들의 매력은 이 드라마의 개성을 더욱 잘 살려주었다. <낭만닥터>는 그렇게 의학드라마 불패신화를 다시 한 번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성공적인 성과에 시청자들도 고개를 같이 끄덕였다.

 

 

 


 
그러나 이 폭발적인 인기에 상대 드라마들은 고전중이다. 특히 13월 19일 첫방송을 시작한 <화랑>은 동시간대 2위로 등극했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은 여전히 힘들다. <낭만닥터>가 가요대전으로 결방한 26일 시청률이 13%대로 급등한 것만 보아도 <화랑>은 경쟁력이 충분한 드라마다.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여주인공과 로맨스를 펼치는 것 이상의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랑>은 퓨전사극으로서 화랑이라는 소재를 채택하여 그 안에서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가장 큰 장점은 러브라인. 삼각관계 공식은 다소 뻔해도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려내 주인공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때문에 이 드라마에 빠져든 시청자들도 하나 둘 씩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낭만닥터>라는 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화랑>으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화랑>은 사전제작 드라마로서 중국 시장까지 겨냥하고 제작된 작품이다. 그러나 한국산 제품이나 콘텐츠를 제한하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 수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데다가 <낭만닥터>에 가로막혀 한국에서의 성적 역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낭만닥터>가 다음 주 종영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화랑>의 후반부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랑>처럼 경쟁작의 앞도적인 성적에 짓눌린 작품은 또 있다.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이하<역도요정>)와 <오마이금비>(이하<금비>)가 그것. 두 드라마의 경쟁상대는 무려 전지현과 이민호가 출연하는 <푸른바다의 전설>(이하 <푸른바다>)이다. <푸른바다>는 첫회부터 17% 라는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경쟁작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역도요정>과 <금비>는 작품성으로 따졌을 때 전혀 뒤떨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

 

 

 



<역도요정>은 풋풋한 청춘물로서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상큼함을 가진 드라마다. 사실 <푸른바다>가 아니었더라도 시청률이 높았을 성격의 드라마라고 볼 수는 없다. 이야기는 자극적이기보다는 잔잔하고 귀엽다. 그러나 <역도요정>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의 가치는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받기엔 아쉽다. 작년 <청춘시대>가 그랬듯, 드라마의 감성과 공감대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성격의 드라마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만한 작품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끝까지 시청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아쉽다. 종영을 앞두고도 5%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방송사로서는 반가울 수 없는 일이다. 충분히 10% 정도는 돌파할 수 있을 드라마임에도 결국 드라마는 <푸른바다>에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밀리며 아쉬운 종영을 맞게 되었다.

 

 

 

 



<금비>역시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는 아동치매를 소재로 하여 매 회 엄청난 감동의 물결을 쏟아낸다. 작정하고 울리는 최루성 소재이지만, 그 소재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타이틀롤 금비를 연기하는 아역 허정은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백미다. 그의 해피엔딩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간절하다. 아동 치매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금비>가 7%의 시청률로 재단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푸른바다>의 화제성 지수에 비한다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지만, <금비> 나름대로 지닌 매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인기가 높은 작품들이 탄생하여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그 화제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드라마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크다. 시청률은 비록 낮을지 몰라도 웰메이드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영한데 대한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2인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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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는 시청자들의 여론이 악화되고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어지는 시점에 폐지를 결정했다. 제작진측은 언제든지 새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으나 시청자들이 새 시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그나마 <진짜사나이>가 계속된 여론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명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식상함과 왜곡 속에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탄생하고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사나이>는 종영했지만 <진짜 사나이> 처럼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예능들은 여전히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사나이>의 이시영 처럼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하기도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슈돌>)은 송일국과 삼둥이의 하차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이동국의 대박이등이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캐릭터가 되었지만 명백한 하락세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한 번 잭팟이 터졌다. 바로 고지용의 아들 승재의 등장때문이었다. 고지용은 방송 출연의 부담을 이유로 젝스키스 재결합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며 선을 그은 상태였다. 그런 그가 <슈돌>에 출연 한다는 것에 여론이 좋지 않았다. 젝스키스 활동은 거부하고 젝스키스로 얻은 관심을 이용하여 다른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슈돌>에 승재가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승재는 나이답지 않은 어휘구사력과 예의바른 행동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이답지 않은 영민함과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이 뒤섞인 승재의 캐릭터는 추사랑과 삼둥이를 잇는 히트 메이커로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여세를 몰기만 한다면 <슈돌>의 또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마저 타진했다. 결국 <슈돌>의 순간 최고 시청률이 17.3%를 기록했고, 그동안 캐릭터의 부재로 떨어졌던 화제성 역시 차차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수명이 위태로운 예능에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반전을 선사한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우결>)도 마찬가지 경우다. <우결> 콘텐츠는 꽤 오래전부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일단 ‘결혼’이라는 콘셉트보다는 연애에 가까운 교감도 그렇지만, 실제 감정이 오고간다는 전제를 깔고도 연극처럼 대본이 있고, 설정이 있는 비즈니스처럼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우결>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한 사례는 거의 없고, 출연진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면 연락조차 주고받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물론 방송이 100% 진실이라고 믿는 순진한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마치 진실처럼 포장하려는 프로그램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은 어딘가 편치만은 않다.

 

 

 

 


그러나 <우결>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을 비난할지언정 출연자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어왔기 때문이었다. 이성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마치 드라마처럼 가짜임을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자체는 모순적이지만 출연진들의 매력은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에 지속을 가능케 했다. 여전히 시청자들은 폐지를 외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다시 호응하고 지지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페이크 연인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 매력은 시한부여서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함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주기로 바뀌는 ‘비지니스 연인’들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KBS <안녕하세요> 역시 진실 논란에 시달리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다소 과장된듯한 사연들은 시청률을 위해 존재하는 듯 하고 갈수록 자극적인 내용들은 공중파 방송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를 요하는 수준일 경우도 많다. 제작진은 끊임없는 진실성을 강조하지만 고민이 강렬할수록 큰 상금을 탈 수 있는 룰이 있는 한 정말로 진실만이 오고 가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워버릴 수 없다.

 

 

 


그러나 자극적인 사연들은 여전히 시청자들을 자극한다. 매회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고 등장하는 와중에 시청자들은 어느새 그들의 고민을 듣고 판단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눈다. 사실 남 얘기처럼 하기 쉬운 이야기도 없다.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그들의 황당한 사연들은 좋은 안주거리가 되어 준다. 시청자들은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독설과 욕설을 내뱉으며 그들의 사연을 맛보고 즐긴다. 사연이 진실인가 아닌가 하는 논란은 계속 되어 왔지만 그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은 어김없이 자극되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만 한다면 여전히 유효한 콘텐츠다. 마지막 시즌이라는 <K팝스타> 시즌6는 심사위원 세명의 캐릭터를 앞세워 새로운 참가자들을 발굴했고, 또 다시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았다. <팬텀싱어> 역시 4%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꽤 괜찮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슈퍼스타K>등이 무관심 속에서 종영하고 전세계적으로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이 사그라지는 와중에도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욕망은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겹다고 비난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은 재미나다. 물론 출연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벗어난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지만.

 

 

 

 


예능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다.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는 적지만, 성공하면 화제성은 드라마 못지않고 길어야 6개월에 끝나는 드라마에 비해 성공하면 수년에서 10년이 넘게 제작이 가능하다. 시청자들이 원성이 자자해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막장드라마처럼, 예능도 역시 ‘욕하면서도 보는’ 사람들이 있는 한, 결코 쉽게 수명을 끝낼 수 없다. 콘텐츠는 식상해도 새로운 스타들이나 이야깃거리가 등장하는 예능은 오늘도 여전히 우리곁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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