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7.02.28 이동건 조윤희 열애에 끼어든 지연, 연예인의 헤어질 권리는?
  2. 2017.02.27 <불어라 미풍아> 대타 임수향이 해냈다!...혈압주의 막장드라마에서 악역이 대세인 이유
  3. 2017.02.26 응답하라로 컴백하지 않은 신원호pd, '추억'을 버려도 성공할 수 있을까?
  4. 2017.02.25 '힘센여자' 박보영, 드라마도 믿고 보는 JTBC 만들 구세주 될까.
  5. 2017.02.24 또다시 입국 거부당한 유승준, 문제는 '군대'가 아니라 ‘감정’이다.
  6. 2017.02.22 연초의 남자 지성, <킬미힐미>이어 <피고인>으로 연기대상 가능할까.
  7. 2017.02.21 <역적> 김상중을 뛰어넘을 배우가 보이지 않는다.
  8. 2017.02.20 박해진, 오연서..,영화 <치인트> 만찢남 만찢녀 캐스팅, 흥행 성공 할 수 있을까?
  9. 2017.02.19 청룡에 이어 베를린까지 접수한 행운아 김민희...평단과 대중의 온도차를 극복할 수 있을까.
  10. 2017.02.17 슈퍼맨이 아닌 속물 히어로, 김과장의 남궁민을 응원하는 이유
  11. 2017.02.14 이영애마저도 실패한 사전제작 드라마...문제는 스토리 (2)
  12. 2017.02.14 러브라인 없고 능력은 출중한 엘사와 모아나가 있기까지... 디즈니 공주들의 진화 (4)
  13. 2017.02.13 결국 아이돌이 살린 마지막 시즌, 심사위원 뛰어넘는 진짜 <k팝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14. 2017.02.12 <사임당><내일그대와> 이제는 식상해진 ‘타임슬립’, 지친 시청자들의 소리없는 아우성

이동건과 조윤희의 열애설이 공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바로 얼마 전까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월계수>)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기에 실제 커플로 이어진 상황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축하한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김없이 등장한 이름이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이동건과 공개 연애를 이어갔던 그룹 티아라의 '지연'이었다.

 

 

 

 



지연과 이동건의 결별이 발표된지 약 두 달만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 대한 설왕설래도 오고간다. 누가 누구와 헤어지자고 했느냐는 사안도 관심거리다. 이동건의 나이가 올해 38세로 결혼적령기를 넘어선 만큼, 결혼 가능성 또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혼을 위해 지연과 헤어지고 조윤희와 만난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돈다. 열애설 한 번에 과거 연애 경력부터 결혼 여부까지 대중의 관심이 확장된 것이다. 그동안 몇 번 공개연애를 했던 이동건이었기에 이런 반응은 더욱 과장되어있다. 어쩌면 연예인으로서 대중에게 공개된 사생활의 일부를 감당해야 하는 일면을 보여주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해질 경우다. 대중의 추측으로 끝나지 않고 매체에서도 '지연과의 결별시기'에 관심을 보인다. 공개 연애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공개연애를 시작하면 출연하는 인터뷰나 예능에서 연인에 대한 질문을 필수적으로 받게 된다. 어디까지나 사생활인 영역임에도 그들이 답변을 거부하거나 언급을 피하기 힘들다. <월계수>가 한창 방영중인 지난해 10월 29일에 예능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이동건 역시 그런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런 관심의 중심에 놓여있다가 헤어지게 되는 것은 또 다른 관심을 촉발한다. 결별기사가 공식적으로 등장해야 하고 결별에 관한 대중의 평가에 직면해야 한다. 혹여나 이 과정에서 결별의 이유가 과장되면, 한쪽의 책임을 떠안는 경우도 있다. 연애는 둘만의 일이고 제 3자가 관여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공개된 연애는 그 속사정을 모르면서도 이야기하는 시선에 직면해야 하는 것이다.

 

 

 

 

 


결별 이후에도 그 사람의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걸스데이의 혜리와 친하다는 여성 게스트의 말에 토니의 당황한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옆에서 조세호는 "괜찮다"며 토니를 위로하고 토니는 "괜찮다고 하니까 더 이상하다."며 발끈한다. 작년 10월 방송된 프로그램 <예능인력소>의 한 장면이다. 연애가 공개된 후, 시간이 많이 흐르고 결별까지 발표되어도 여전히 전에 교제했던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과거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가 재등장하고 다시 관심이 집중된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일일 진행자로 김종민이 등장했을 당시에도 "전에 탤런트랑 사귀지 않았냐."고 대놓고 묻는 엄마 출연자들의 질문에 당황하는 김종민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분명 예능적인 재미가 어느정도 있는 장면이지만, 헤어지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언급되는 게 열애설이다. 그만큼 공개연애는 그 파장이 너무나도 길다. 

 

 

 



그렇다고 공개 연애를 안하기도 힘들다. 최근에는 파파라치 성격의 매체등이 늘어나고 연예인들의 연애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바뀌면서 연예인들의 공개연애는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됐다. 당당히 열애 사실을 공개하는 연예인들도 늘어나고 있고, 연애가 들켜서 공개되는 경우에도 열애설을 부인하기보단 인정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뻔한 사실을 아니라고 하는 것 보다 당당히 밝히는 것이 훨씬 더 '쿨'해 보이기도 한다.

 

 

 

 


예전보다는 훨씬 연예인들의 연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관대해 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열애설은 부담감을 가져야 하는 일이다. 사람을 사귀고 헤어지는 일은 잘못이 될 수 없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바람둥이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고,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다.

 

 

 

 


황정음의 경우, 열애가 발표되고 곧 결혼계획이 발표되자 10년간 사귀었던 김용준과의 열애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용준과 함께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여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던 황정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10년 사귀었던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는 이유로 오고간 각종 추측은 정도를 지나쳤다. 이런 추측들은 김용준도 따로 열애를 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사그러들었다.

 

 

 


이처럼 공개연애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일반인의 경우 연애를 끝내고 다른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연예인의 경우는 수많은 시선을 마주해야 하는 일이다. 일반인 조차 '잊혀질 권리'에 대한 문제가 화두가 될 정도다. 과거 인터넷에 올렸던 글의 흔적들이 한 사람을 평생 따라다니는 일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삶도 이정도라면 대중 노출도가 더 큰 연예인들의 삶은 그 강도가 더 심할 수 있다.

 

 

 

 


공개 연애를 시작하면 중간 중간 연애 상황을 TV앞에서 보고해야 하고, 결별할 때도 큰 관심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연애를 시작할 때조차 전 연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피할 수도 없다. 그렇지 않더라도 방송에서도 가끔씩 유머로 활용되는 상황도 있다. 유명인이라고 하여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때로는 너무 가혹하다. '예의'를 지켜주는 것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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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미풍아>(이하 <미풍아>)는 26.3%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동안 답답함을 배가 시키는 일명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은 매회 비난을 쏟아냈지만 시청률로만 보자면 성공적인 결과다. 결말마저 권선징악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전개가 이어졌지만 시청률만큼은 확실하게 잡은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바로 악역 박신애 역을 맡은 임수향이었다. 임수향은 배우 오지은이 8주 정도의 부상을 입음에 따라 대타로 투입되었는데, 사실상 <미풍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신애는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부자 할아버지 김덕천(변희봉 분)이 손녀를 찾으려 하자 자신이 진짜 손녀인 척 연기하며 그 자리를 탐내는 전형적인 악역이다.

 

 

 

 


‘북한’이라는 소재를 굳이 사용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전형적인 출생의 비밀에 평면적인 인간관계를 답습한 <미풍아>는 결국 뻔한 이야기 속 캐릭터의 힘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특히 중간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한 김미풍(임지연 분)의 생부 김대훈(한갑수 분)의 캐릭터는 감칠맛을 제공하며 드라마의 시청률을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마청자를 연기한 이휘향은 명불허전 연기로 악역 캐릭터를 살린다. 그러나 여전히 드라마의 전반적인 상황에 가담해 악행을 벌이는 것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박신애일 수밖에 없다. 임수향은 모든 계략과 음모를 꾸미고 그 안에서 자신이 벌인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드라마 전반을 장악한다. 실질적으로 갈등의 구심점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인공 김미풍의 존재감이다. 김미풍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수동적인 캐릭터다. 그가 하는 일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 뿐이다. 단지 친손녀라는 혈통 때문에 그가 불쌍하고 착한 캐릭터가 되지만 사실상 거의 능력이 없는 캐릭터로 비춰질 뿐이다. 박신애가 꾸미는 어설픈 계략에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주체성 없는 캐릭터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당하기만 한다. 가만히 있다가 이장고(손호준 분)와 연애만 하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막장드라마에는 ‘악녀’가 있다. 주인공이 착한척을 하고 있는 사이, 모든 일을 주체적으로 꾸미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지려 노력한다. 나쁜 짓을 벌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주인공보다 훨씬 더 노력파다. 임수향은 대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보다 더욱 주목받는 캐릭터로 임수향의 재발견을 만들어냈다.

 

 

 

 

막장드라마의 악역은 이제 더 이상 착한 주인공의 반대급부에 지나지 않는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그해 연말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연민정은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답답한 행동을 고집하는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보다 훨씬 더 매력있는 캐릭터였다. 주인공이 할 말도 못하고 엉뚱한 행동으로 속을 답답하게 만들 때, 연민정의 극악무도한 악행은 오히려 훨씬 더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노력파처럼 보였다. 여기에 연민정의 캐릭터를 연구하고 발전시킨 이유리의 연기는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민정이 있기전에 <왔다! 장보리>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에 신애리가 있었다.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과 대결구도를 보여준 신애리(김서형 분)는 매회 소리지르며 분노하는 연기, 악행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에 들었다. 김서형이 보여준 연기는 드라마의 막장 구조속에서도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며 각종 패러디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막장 드라마속에서 악역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 속 주인공은 원칙을 고수하지만 답답하고 눈치가 없다. 착한 것을 넘어 바보같은 행동으로 이야기를 더 답답하게 만들고, 할 말을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조차 찾지 못한다. 반면 악역을 맡은 인물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면서 대비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이 적극적인 행동은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포인트다. 일단 출생의 비밀 자체가 주변에서 그리 빈번히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범죄에 가까운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들을 ‘캐릭터’로서 대할 수 있다. 그들 때문에 분노하기도 하고 어이없어 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악행에 현실과 같은 감정의 동화가 되지는 않는다. 악역의 캐릭터로서 그들을 대하게 될 뿐이다.

 

 

 

 


이 연기를 잘 해내면 배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얄미운 시누이나 시어머니, 혹은 은근히 짜증나게 만드는 친구 같은 캐릭터들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악행을 저지르겠다고 덤비는 캐릭터는 오히려 한 발자국 떨어져 감상하게 된다. 오히려 그 악행을 눈치채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손가락질을 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답답한 막장드라마 속, 단 한 회의 해피엔딩을 위해 참아주고 당해주는 주인공보다 그 주인공이 가진 것을 뺏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악역이 더 주목받는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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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시리즈로 TvN 채널의 시청률 신화를 썼던 신원호pd가 1년 9개월 만에 신작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컴백작품은 <웅답하라> 시리즈가 아니라 ‘감옥’이야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집필했던 이우정작가는 크리에이터로만 참여하고 <응답하라>시리즈 집필에 참여했던 정보훈 작가의 입봉작이다. 올해 가을께 방영될 것을 목표로 벌써 배우 오디션에 들어갔다.

 

 

 

 


일단 신원호pd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관심도는 높다. <응답하라>시리즈는 그간 예능에서 활약하던 신원호와 이우정 작가의 합작품이었고, 그 기획력이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97>부터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신원호&이우정 콤비는 <응답하라 1994>에서는 1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고, <응답하라 1988>에서는 무려 18%를 넘기며 <도깨비>가 나오기 전까지 tvN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었다. tvN이라는 채널이 자리잡는데 <응답하라>는 그 어떤 드라마 보다 훌륭한 역할을 해주었다. 시청률도 점차 상승했다는 것역시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응답하라>시리즈는 여전히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콘텐츠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다음 시기는 2002년이나 1974년이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특히 1974년은 신원호pd가 인터뷰에서 관심있는 시기라고 언급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원호pd는 "1974년은 '응답' 팀에서 스터디를 해본 적 조차 없다. 또 그런 멘트를 인터뷰에서 했던 적도 없다"며 그 설을 부정했다.

 

 

 

 


그리고 발표된 신작이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니라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충격이었다. 이미 ‘응답하라’의 브랜드는 어느정도의 흥행을 담보한 콘텐츠다. 후반부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왔다. ‘남편찾기’가 아무리 식상해도 그 매력에 또 빠져들고야 마는 시청자들의 기호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신원호pd는 새로운 콘텐츠에 집중했다. 응답하라는 유보하더라도 다른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더 의미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신원호pd는 이에 대해 “저희는 늘 새로운 소재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를 찾는 게 일인 사람들이다. 어쨌든 그런 배경은 저희 조차도 알기 힘든 공간 아닌가"라고 밝혔다. 새로운 소재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열망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는 <응답하라 1988>의 성공에 이어진 탈진과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원호pd는 tvN10 페스티벌 컨벤션 라이브세션 '응답하라! 쌍문동 청춘들의 오늘!'에 참석하여 "'응팔'은 꼴도 보기 싫은 드라마다. 너무 힘들었다"고 밝히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마지막회에 쌍문동 골목길이 폐허가 된다. '내가 다 부술거야' 했다. 진짜로 유리창도 깨고 했는데 편집하면서 울컥 했다. 마지막 45분은 방송 불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슬펐다"고 전했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컸기 때문에 그 드라마를 떠나 보내는 일도 힘들었으며, 에너지를 지나치게 써버린 탈진 상태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신 PD는 이어 "다른 드라마도 정 떼기 쉽지 않지만 이 드라마는 특히 그랬다. 저조차 같이 살았던 것 같이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밝히며 드라마와의 이별이 힘들었음을 밝혔다.

 

 

 

 

 

 

 

‘응답하라’콘텐츠가 지속되면서 신원호pd가 겪어야 했던 압박감과 몰입도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 발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원호pd는 당분간 유예기간을 갖고 ‘응답하라’ 콘텐츠에 대한 마음의 정비를 할 계획인 것이다.물론 우려사항도 있다. '응답하라' 콘텐츠가 유효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와 추억, 그리고 그시대를 살아보진 않았다해도 정감가는 과거의 향기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특히 '가족' 중심의 캐릭터 구성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감옥에서는 그런 소재들을 활용할 수 없다. 감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얼마나 캐릭터와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이다.  

 

 

 


 신원호pd는 이에대해 “신작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은 전혀없다. 늘 그렇듯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다면 망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계속 같은 것만 하다보면 처음의 마음가짐이나 기획 등이 오염될 수 있기에 다시금 초심을 갖고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히며 부담감을 내려놓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신원호pd는 신작 발표를 하면서 "(감옥에) 다녀오신 분들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런데 감옥도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고 밝히며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또 한 번의 사람사는 이야기를 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옥이라는 곳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하며 "감옥 안에서 인생의 끝에 다다른 사람들, 재기를 꿈꾸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안 보던 방식으로, 기존 극들에서 보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면서도 신원호만의 스타일을 유지한 차기작은 여전히 대중의 관심선상에 놓여있다. ‘응답하라’의 흥행 코드였던 사람냄새가 감옥에서도 펼쳐질 수 있을지, 신원호pd의 또 다른 도전이 다시금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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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종편 채널 중에 가장 성공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타 종편 채널들이 언론사에서 파생된 채널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관심에서 멀어진 반면, JTBC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그런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손석희를 사장으로 영입하고 보도 전권을 준 보도국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보도국은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최고 시청률 11%를 돌파하며 공중파를 뛰어넘는 신뢰도를 구축했다.

 

 

 

 


이밖에도 예능에서의 선전 역시 주목할만하다. <비정상회담>과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을 시작으로 역시 최순실 사건을 계기로 공중파를 포함하여 시청률1위를 차지한 <썰전>과 색다른 캐릭터와 웃음을 만들어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아는 형님>, 이경규와 강호동이 뭉친 <한끼줍쇼>까지 예능 콘텐츠에 있어서도 신선한 기획으로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JTBC드라마는 타 채널을 뛰어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JTBC는 다른 콘텐츠처럼 드라마에서도 사활을 걸었다. 특히 2012년부터 2013년 3월까지 방영된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는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명불허전 시청률 제조기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무자식 상팔자>는 9%를 넘기며 획기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여자의 자격> <밀회>로 이어지는 정성주 작가의 작품들도 화제를 모으며 드라마 역시 순항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그러나 tvN이 그동안 <응답하라>시리즈, <시그널>,<또! 오해영>,<도깨비>등으로 10%에서 20%까지 넘기는 기염을 토하고, <미생><오! 나의 귀신님>(이하<오나귀>)<디어 마이 프렌즈>등 공중파를 뛰어넘는 콘텐츠로 드라마 명가의 이미지를 탄탄히 한 반면, JTBC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더욱 이런 결과가 안타까웠던 것은 JTBC드라마가 상당한 퀄리티의 좋은 대본과 연출을 바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금토드라마 라인은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2016년만 보더라도 <욱씨남정기><마녀보감><청춘시대><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판타스틱><솔로몬의 위증>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들이 호평을 이끌어내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tvN금토 드라마에 거의 대부분 밀리는 형국이었다. 특히 최근 <도깨비>의 아성은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힘센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은 <오나귀>로 로맨틱 코미디에 재능을 선보인 박보영을 타이틀롤로 하여 첫 회부터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제훈 신민아 주연의 <내일 그대와>가 상대적으로 약체로 떠오르면서 <도봉순>은 승기를 잡은 것은 물론, 흥행에도 청신호를 켰다. 도깨비도 6.5%로 출발한 것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고 JTBC 채널의 특성을 생각하면 굉장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도봉순>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지나치게 힘이 센 캐릭터를 통해 만화적인 상상력을 끼워 넣었다. 다소 유치해 보일수도 있지만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이 강점이다. 박보영은 이번에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선보이며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활약한다. 박보영은 “도봉순이 <오나귀>의 나봉선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오나귀'와 '도봉순'이 연장선상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스러운 모습이 표현된다면 그게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나귀' 때보다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처럼 박보영의 연기는 남심을 자극할만큼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있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박보영의 도봉순은 1회부터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번번히 취업에 실패해도, 라면을 끓여 먹는 생활연기를 해도, 거구의 사내들을 쓰러뜨리는 괴력을 발휘해도 박보영의 도봉순은 그저 사랑스럽다. 물론 박보영이라는 배우의 색깔은 당연히 있지만 우려했던 것 처럼 <오나귀>의 색깔이 짙어 보이지 않는다. 박보영이라는 연기자의 강점을 살려 드라마의 흐름을 잘 이끌어 이런 기세를 몰아 갈 수만 있다면 <도봉순>은 JTBC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도봉순>을 계기로 JTBC가 드라마 마저 믿고보는 방송사의 이미지를 구축할 물고를 틀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만 된다면 '믿고보는' JTBC 드라마 왕국이 2017년에는 탄생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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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은 15년 후에도 그 멍에를 벗을 수 없었다. 입국을 허락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패소한 유승준은 결국 또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없었다. 유승준의 변호사측은 "유씨가 지난 15년간 한국땅을 밟지 못했는데 2심 판결은 결국 평생 못 들어온다는 의미이니 부당하다는 판단"이라며 "판결문을 받아보고 유씨와 상의해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1, 2심이 패소하면서 승소 가능성을 타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유승준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아직도 유효하다. 유승준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2002년 당시, 군 입대를 공언하며 ‘바른 청년’ 이미지를 구축했다. 뭘 해도 되는 유승준의 인기는 그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지속할 수 있었다. 당시만해도 미국 국적의 연예인이 한국에서 군입대를 하는 상황은 이미지 메이킹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단 한 번의 결정 때문이었다. 군입대를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선택하면서 입국이 거부당하는 장면은 프라임 타임 뉴스에 방영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유승준은 그 때까지만 해도 허술했던 연예인들의 군관리 문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후 연예인들의 병역문제는 큰 쟁점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유승준은 당시에도 ‘허리 부상’을 이유로 수차례 재검을 받으며 결국 공익근무요원 복무 판결을 받았다. 이후 연예인들의 공익 근무 복무에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유승준이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러모로 유승준은 연예인 군복무에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를 불러 일으킬 만큼 파급력이 큰 스타였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준의 입국 거부에는 ‘괘씸죄’가 포함되어 있다.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염려가 있는 행동을 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금지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유승준이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치거나 공공의 안전을 저해하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유 씨가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수 있다”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어떻게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가정에 불과하다.

 

 


여전히 외국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예인들은 많다. 그들 중에는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인물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이 활동한다고 해서 병역기피 풍조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엄밀히 말하자면, 병역 의무는 '해야 하는' 일이지 '하고 싶은'일은 아니다. 여전히 피할 수 있다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인고의 시간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의무지만 정치인이나 연예인, 혹은 재벌가에서 군입대를 하지 않은 인물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회 지도층마저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군대다. 유승준은 단지 “군대를 가겠다”고 공언한 과거의 행적이 발목을 잡았을 뿐이다. 차라리 유학파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자연스레 그의 국적에 대해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그런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다면, 파급력이 그정도까지 크지는 않았을 터다.

 

 

 


따라서 유승준의 입국 거부는 다소 가혹한 측면이 있다. 군대를 가지 않은 해외 동포들 그 누구라 해도 한국땅을 밟는 일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제한이되고 누군가에게는 제한이 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형평성의 문제다. 결국 이 문제의 본질은 대중의 감정에 있다. 유승준이 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은 ‘먹튀’처럼 비춰졌으며 그가 입국 거부 당하는 장면은 ‘범법자’에게 느끼는 감정 이상의 불쾌감을 선사했다. 그런 감정을 미리 헤아리지 못한 것이 그의 불찰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려 하는 시점에서도 그는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조용하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음에도 굳이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무릎을 꿇고 땅에 머리를 숙이며 사죄를 한다. 그런 사죄는 그의 진정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왜 이제와서 굳이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하느냐’는 의구심을 자극시킨다. 미국국적을 선택한 그가 ‘굳이’ 한국에 돌아와야만하는 이유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 것이다.

 

 


소송을 내는 것은 그의 자유지만 그 과정을 국민들이 굳이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일으킨 논란은 한국을 떠난 그때도, 돌아오려 하는 지금도 아름답지 못하다. ‘지금이라도 군복무를 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이미 그가 나이들어 군입대가 불가능한 시점에서야 터져나왔다. 진정성을 지키는 방법은 말뿐인 그런 의지가 아니다. 차라리 개인적인 사생활을 이유로 조용히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현명할 뻔했다. 어디까지나 그의 입국문제는 개인적인 일이다. 그런 상황을 초래한 원인 자체도 그에게 있었다. 그런 그의 지극히도 개인적인 문제를 위해 억울함을 코스프레 한들 국민들을 설득시키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입국거부 자체는 가혹하다 해도 이미 국민 정서는 그렇게 굳어졌다. 진정으로 후회했다면 그가 소송을 걸 때까지 13년간 기다릴 필요가 있었을까. 지난 십 수년간 사과하고 일을 바로잡을 기회는 있었다. 이미 그의 사과는 늦어버렸다. 군대에 입대하겠다는 말로 대중을 기만했던 전적이 그에게 있는 한, 그의 말은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국의 입국 거부가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가 건드린 국민의 반감이 그만큼 컸기에 지금도 유승준, 아니, ‘스티브 유’는 힘겨운 싸움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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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지성은 연말 시상식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킬미힐미>에서 다중인격 장애를 가진 주인공으로 분한 지성은 무려 7개의 인격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개의 캐릭터를 한 작품안에서 모두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지성이 가진 연기의 내공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킬미힐미>는 2015년 1월에 시작해 3월에 종영한 드라마로 연초에 방영된 드라마였다. 의례히 연초에 시작된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는 연기대상을 수상하는데 있어 불리하다. 방송사에서는 화제성이 높은 톱스타의 흥행작이나 연말에 방영중인 작품들 중에서 연기대상을 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킬미힐미>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10% 초반대의 시청률로 엄청난 흥행작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지성 역시 화제성이 높은 스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지성의 연기는 연기대상감으로 손색이 없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였다. 지성의 대상은 당연한 결과였고 지성은 <킬미힐미>로 연기파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지지를 받았다.

 

 

 

 

 

 

 

 

최근 방영되는 <피고인> 역시 연초인 1월 23일에 방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곧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로맨스에 집중하지 않은데다가 장르물인 드라마가 이정도의 성과를 보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범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검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누명을 쓰고 기억까지 잃어버린 주인공은 점차 궁지에 몰리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사건이 휘몰아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잠시, 드라마는 매회 비슷한 스토리를 반복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지루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박정우(지성 분)은 죄를 뒤집어쓰고 결국 교도소에 들어간다. 박정우는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다. 끝나기 5분전에야 휘몰아치듯 새로운 반전이나 증거가 쏟아져나오지만 그 다음 회에는 다시금 같은 구성을 반복한다. 답답하다는 뜻의 ‘고구마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은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 드라마를 살리는 것은 스토리를 뛰어넘어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장인물들의 연기다. 특히 박정우와 차민호(엄기준 분)의 대결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가장 크게 불어넣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지성은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에서부터 가족을 잃고 상심하는 연기, 죄를 뒤집어쓰고 두려워 하거나 결국에는 분노하는 연기, 상대방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는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해내며 또 한 번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실제 그 사람이 된 듯 동화된 연기는 시청자들의 감정까지 움직이는 가장 주효한 볼거리다. 여기에 엄기준이 소화해 내는 악역 역시 이에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발휘해 지성과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보는 듯하다.

 

 

 

날카롭게 부딪치는 두 사람의 감정의 파도는  탄사가 나올 정도로 훌륭하다.  드라마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답답함도 두 사람의 연기로 어느정도 상쇄될 정도라면 그 둘의 연기에 이견을 제시하기는 힘들다. 시청률을 끌어 올린 것 역시 연기자들의 공이 컸다. 2회가 연장된 상황에서 지금도 답답한 드라마의 전개가 우려스러운 속에서도 연기자들의 호연을 기대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성은 벌써부터 연말 연기대상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볼만한 배우로 꼽히고 있다. 감정의 진폭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이만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주목받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2015년 지성이 연기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누리꾼 투표’의 힘이 컸다. 그동안 공동대상 논란, 객관성 부족으로 수차례 비난을 당했던 mbc측이 연기대상을 누리꾼 투표 방식으로 바꾸면서 연초에 연기했던 지성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연말까지 지성이 보여주었던 충격적인 연기를 잊지 못하고 연말에도 그에게 기꺼이 한표를 행사했다. 그러나 방송사의 이익이나 평가가 수상결과에 겹쳐졌다면 그런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피고인>을 방영하는 sbs는 네티즌 투표로 연기대상을 수상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흥행작 반열에 오르기는 했지만 연말 상황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연기대상의 결과다. 공정성으로 따지자면 지성이 받아도 손색이 없지만, 방송사의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는 달라질 수있다.

 

 

 

 

 


 

그러나 연기대상의 결과에 상관없이 지성의 뛰어난 연기력만큼은 연기대상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는 것 만큼은 <피고인>을 본 시청자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이미 연기대상 이야기가 나온 것만으로도 지성의 연기력은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좋은 연기자의 좋은 연기가 어떻게 작품을 더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지 <피고인>의 지성은 증명해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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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역적>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홍길동 역의 윤균상이지만, 씬스틸러는 아모개 역할을 맡은 김상중이다. 김상중은 1회부터 4회까지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 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역적>이 톱스타나 물량공세 없이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김상중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김상중은 노비로 태어나 이름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아모개로 분하여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정을 보였다. 아기 장수로 태어난 홍길동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아모개는 그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던졌다. 노비기 때문에 타고난 재능을 숨겨야 하고, 노비기 때문에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그의 처절함은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면천을 위해 힘겹게 재물을 모아도 결국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는 양반들의 횡포는 그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들을 볼모삼아 협박을 하는 통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처지. 허나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결국 주인을 살해하는 범죄를 저지르고야만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도저히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 그 때문에 죽을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그의 처절함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여기에는 김상중의 뛰어난 연기가 주효했다. 김상중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감정의 큰 진폭을 오롯이 혼자 표현해 냈다. 4회까지의 주연은 단연 김상중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아역에서 성인연기자가 등장한 5회부터 극적인 분위기는 반감된다. 연기자들의 매력은 설명이 되지만 김상중같은 존재감을 찾기가 힘든 것이 극복 과제로 남은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 역시 다소 전형적으로 변한 것도 그렇지만, 무난함 이상의 등장만 해도 주목도가 높아지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를 찾아보기는 힘든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5회 시청률은 오히려 김상중이 전면적으로 등장했던 4회보다 떨어졌다. 성인연기자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시청률이 상승하는 일반적인 현상과는 다른 지점이다.

 

 

 


7회에서도 드라마의 전개는 오히려 느슨해진다. 스토리가 다소 힘이 빠진 상태에서는 주목도가 높은 연기자들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역적>의 주연 윤균상부터 장녹수역의 이하늬, 가령역의 채수빈까지 무난한 연기력을 보여주지만 김상중의 그늘을 없애버릴만큼의 몰입도를 선사하지는 못한다. 7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아모개가 살아있는 마지막 엔딩씬이다. 김상중은 단 몇 초의 등장만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다음 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드라마에서 주연 보다 주목받는 조연은 종종 생겨난다. 같은 사극에서만 살펴봐도 드라마 <황진이>의 백무역을 맡은 김영애는 타이틀롤을 맡은 하지원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백무의 카리스마는 김영애의 연기로 완성된다. 하지원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백무만 있고 황진이는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백무의 존재감은 컸다.  <선덕여왕>의 미실(고현정 분)은 드라마 타이틀을 ‘미실’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주목을 이끌어냈다. 그 해 연말 대상시상식에서 고현정은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었다. 현대극에서라면 <왔다! 장보리>가 있다. 장보리 역할을 맡은 오연서보다 악역 연민정 역을 맡은 이유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드라마는 연민정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다. 전형적인 악역임에도 불구 이유리가 연말 연기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출중한 연기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적>의 문제는 주인공보다 주목받았던 조연들의 활약이 대단했던 타 드라마들과는 달리, 김상중의 비중이 앞으로 그 정도로 커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백무나 미실, 연민정은 주인공과 갈등관계를 형성하는 역할로 그들의 대척점에서 주인공과 비슷한 무게로 활약했다.

 

 

 

 


그러나 김상중은 어디까지나 홍길동을 서포트 하는 역할이다. 극의 갈등관계는 아모개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존재감은 크지만 캐릭터의 활용은 지금까지 전면적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앞으로는 비중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길동이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앞으로의 스토리에서 얼만큼 윤균상의 활약이 돋보이느냐에 따라 드라마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다. 김상중의 호연을 보는 재미만큼 다른 재미들을 채워넣는 것이 드라마의 해결 과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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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 박해진이 캐스팅 되었을 때, <치인트>의 원작 웹툰의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박해진은 주인공 ‘유정’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로 이미 원작 팬들의 일명 ‘가상 캐스팅’ 1순위에 꼽혔던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캐스팅에서 팬들은 볼맨소리를 내뱉었다. 홍설역의 김고은이나 백인호 역의 서강준 백인하 역의 이성경 모두 원작팬들의 기대와는 다른 캐스팅이었기 때문이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배우의 이미지가 역할에 들어맞지 않는다면 논란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인트>의 초반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가 일단 시작되자 드라마는 드라마의 장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치인트>를 망친 것은 캐스팅 보다는 후반부 스토리였다. 캐릭터가 붕괴되며 스토리가 무너졌고 드라마는 혹평에 직면했다. 반사전제작의 완성도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치인트>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치인트>가 영화로 다시 돌아온다. 원작의 막강한 인기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에는 원작자 순끼가 스토리 구성에 참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화화에 있어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캐스팅. 드라마로 유정역을 연기했던 박해진이 또 다시 유정역할을 선택했다. 드라마에서 유정의 캐릭터가 후반부로 갈수록 붕괴되었던 까닭에 다시 한 번 이 역할을 선택한 박해진의 선택이 주목받았다. 유정 역할에 박해진 말고 다른 대안을 섣불리 생각하기 힘든 상황에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박해진 이후의 캐스팅은 더욱 놀라웠다. 줄줄이 영화 <치인트>에 출연을 확정지은 배우들이 원작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한 듯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여주인공 홍설역으로 출연을 확정한 오연서는 원작 팬들의 가상 캐스팅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렸던 배우다. 고양이같은 눈매와 긴머리등 이미지가 만화 주인공의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이어 백인호 역의 박기웅 역시 원작 가상캐스팅 명단에 자주 등장하던 배우였다. 뿐만 아니라 백인하역의 유인영 역시 팬들의 캐스팅 후보로 자주 거론되던 배우로 이미지로 따지자면 더 이상 적역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역할과의 이미지가 일치한다.

 

 

 

 


 

일명 ‘싱크로율’이라 부르는 원작의 이미지와 배우의 이미지의 일치율이 이정도로 완벽하게 들어맞는 캐스팅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가상 캐스팅은 팬들의 바람일 뿐, 캐스팅의 조건은 제작사나 방송사, 그리고 배우들의 스케줄이나 연출가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팬들이 바라는 캐스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영화 <치인트>만큼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큼 싱크로율이 높다. 따라서 화제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드라마 <치인트>에서 확인했듯,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싱크로율이 아니다. 물론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캐스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의 기승전결을 잘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화는 보통 두 시간 정도의 길이에서 짧으면 세시간 사이로 진행이 된다. 원작 <치인트>는 지금 4부가 진행되고 있을 만큼 길이가 길다. 그 안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뺀다고 하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영화에 담는 것만으로 버거울 수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만화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하는 것. 이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길면 세 시간 안에 캐릭터를 설명하고 스토리를 전개시키고 이야기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지점은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들 중에는 원작 팬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작 팬들을 넘어서 원작에 생소한 새로운 관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느냐 하는 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잇다.

 

 

 


 

일단 영화 <치인트>는 원작의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캐스팅보드를 완성한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만화와 드라마가 다르듯, 영화도 완전히 다른 장르다. 만 원가량의 티켓을 사들고 극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를 영화 내에서 발견하지 못한다면 영화는 쉽게 외면당한다.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기대감은 상승한 상황이다. 영화 <치인트>가 캐스팅 이상의 완성도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비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과연 드라마 뿐 아니라 원작까지 뛰어넘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캐스팅만으로는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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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청룡영화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의 이름이 호명될 때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여우주연상을 탄 사람이 김민희였기 때문이었다. 김민희가 청룡영화상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그러나 이미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어왔다. 청룡영화상 전에 영화감독들의 직접 뽑은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이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디렉터스 컷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 역시 청룡영화제의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에게 트로피를 쥐어준 영화 <아가씨>는 김민희의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김민희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온 타이틀 롤 ‘아가씨’ 히데코를 연기하며 드라마틱한 감정 표현에서 동성애적인 표현까지 스펙트럼이 큰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 역시 김민희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고 결국 김민희는 영화적인 커리어로만 보자면 2016년 정점을 찍을 수 있었다.

 

 

 


찬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가씨>는 LA비평가 협회의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을 시작으로 다수의 미국 비평가 협회에서 상을 수상하며 12관왕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영화매체에서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며 영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민희 역시 그 영광의 중심에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중 <올드보이>와 <스토커>를 넘어 북미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아가씨>는 2016년 10월 미국의 5개관에서 조촐하게 개봉했지만 개봉 4주차만에 123개로 상영관이 늘며 흥행수익 2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게다가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에서 선정한 '21세기 가장 섹시한 영화'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김민희의 행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김민희는 무려 베를린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것은 영화속 여주인공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는 점이다. 이는 김민희의 실제 사생활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으로 어떻게 해석하면 정면 돌파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나친 자신감일 수도 있다. 아직 한국의 정서상 실제 사생활이 여배우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사례가 ‘최초’라는 점만큼은 분명 괄목할만한 일이다.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수상한 강수연과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전히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강수연과 전도연이 상을 수상하고 연기파의 이미지를 굳히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처럼 세계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민희는 이번에는 홍상수 감독과 영화제에 참석하여 수상소감으로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음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김민희의 수상소식보다 반감이 더 크다. 불륜이라는 낙인이 찍힌 여배우에게 사회적인 시선은 결코 관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하하는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고, 그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잡음과는 상관없이 작년부터 지금까지 김민희의 커리어는 정점을 찍고 있다. 해외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김민희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높다. 대중이 아직 받아들이고 있지 않지만, 김민희의 복귀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숙기간을 가졌다고도 볼 수가 없다.

 

 

 


과연 이런 평단과 대중의 온도차를 극복하고 김민희가 다시금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생활 논란을 겪은 후, 김민희가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단한 여배우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결국은 추문에 휩싸여 여배우의 삶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김민희가 증명한 한 가지는 좋은 연기를 선보인 여배우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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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이 때, 지금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영웅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타나서 불합리한 상황을 한 번에 해결하고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면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도 뭔가 해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가 직접 나서기엔 세상은 너무 험난하고 삶은 치열하지만, 정의롭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누군가라면 이 세상을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사실 그런 영웅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 지금 자신 앞에 닥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힘이 가장 주효하다. 물론 역량을 펼칠 환경이 주어지는 것도 중요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주체적인 힘을 무시하고 극복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누구나 직접 스스로의 영웅이 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일상에 치인 나머지 그런 에너지를 쏟기에는 너무 지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잠시나마 TV나 영화속 영웅을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너무나도 쉽게 해내는 그들의 능력 속에서 카타르시스와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대개 영웅은 출중한 능력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강직한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절대 영웅이 될 수 없을 것만 같은데 영웅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신개념 캐릭터다.

 

 

 

 

 

 

 

드라마 <김과장>속 김성룡(남궁민 분)의 꿈은 소박(?)하다. 10억을 모아 덴마크로 가는 것. 이유는 덴마크가 부정부패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한 나라로의 이민을 꿈꾸는 김성룡이 돈을 축적하는 방식은 오히려 부정부패와 가깝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자금을 몰래 빼돌려 돈을 모은다. 그러나 결코 걸릴 정도는 아니다. 야금야금 티가 안날 정도로 몇 년에 걸쳐 모은 돈은 기껏해여 2억 정도다. 그가 회계를 맡은 회사는 한번도 세무조사를 받지 않을만큼 김성룡은 회계의 천재로 설정되어 있지만 그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도 그는 소심하다. 한 탕을 노리지도 않고, 일확천금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약간의 돈을 횡령하는 것이 전부다.

 

 

 


여기서 공감의 포인트가 생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숱한 천재들을 마주한 우리다. 그러나 저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도 저 정도밖에 활용을 못하는 캐릭터라니. 몸을 사리고 자신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는 확실히 우리의 삶에 조금더 맞닿아있다. 천재라고 아예 동떨어진 세상에서 온 것같은 느낌을 주기 보다는 불법은 저지르지만 그저 하루하루를 별 탈없이 사는 것이 목표고 결국에는 다른 나라로 떠나 안위를 찾으려는 속물근성은 어쩌면 그다지 보기 어려운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비범한 능력을 최대한 평범하게 쓰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정의감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역시 평소대로 횡령을 하기 위해 입사한 TQ그룹에서 그는 의도치않게 의인義人이 되고야만다. 길바닥에 미끄러져 사람을 구한 것은 그의 이미지를 확정짓는다.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고 그는 영웅대접을 받지만 얼떨떨하기만 하다. 그런 그가 TQ그룹의 비리와 마주치는 것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그런 불합리한 회사에서 ‘잘리고’ 싶다. 그러나 그를 쓰다 버리고 싶어하는 회사는 그를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다니기 싫은 회사에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김성룡의 피곤하고 비통한 표정은 폭소를 자아낸다. 그러나 그 폭소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기에 우스운 것이다. 참고 일해야 하는 상황은 가상현실이 아니라 현실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김성룡을 진정한 의인으로 만든다. 김성룡은 무서울 것이 없다. 회사에서 ‘잘리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제약이 없다. TQ그룹에 있는 불합리함을 마음껏 파헤치고 목소리를 높여도 그는 거리낄 것이 없는 것이다. 김성룡은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진정한 의인으로서 거듭난다. 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유는 그가 천재적인 능력을 지녀서가 아니다. 그저 그가 회사에서 무서워해야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고방식을 지니고 살던 그가 비범해지는 지점은 그래서 통쾌하다. 김성룡을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직장에서 잘려서는 안되는 처지에 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희망이 되어주는 것은 오히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초월한 존재라는 것이다.

 

 

 

 


 누구나 그런 삶을 한 번쯤은 꿈꾼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고, 어디서나 당당한 자신을 만나고 싶은 꿈. 평범한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저 자신의 안위만을 지키고자 했던 평범한 주인공이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은 어쩌면 원래 대단했던 주인공들의 활약보다 더욱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의 성공이 곧 평범한 직장인들의 로망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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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무려 38%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그 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가 되었다. <태후>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우르크’라는 가상의 나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로케이션을 하는 등, 규모에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송중기 송혜교의 합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았고 결국 최고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가 되었고 송혜교도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사전제작을 한 만큼 <태후>가 완성도 높은 드라마였느냐 하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태후>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PPL로 범벅이 되며 집중도를 흐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의 화려한 볼거리와 통통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었다. 그래도 사전제작으로 높은 시청률과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은 <태후>는 사정이 낫다. <태후>이전과 이후에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초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밤샘 촬영은 예사고 쪽대본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응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찍어도 겨우 방송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드라마가 생방송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단순히 웃을 일은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등 사전제작이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 없는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방송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뿐 아니라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사전제작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어왔다.

 

 

 

 


그런 사전제작 시스템을 활성화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사의 자정노력이 아닌, 중국 자본의 힘이었다. 우리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중국에서 사전 심사를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시장으로 인해 사전제작 시스템이 다시 각광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사전제작 시스템이 활성화 되는 것은 분명 장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퀄리티에 있다. 보통 사전제작이라 하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만들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초반에는 공을 들여 해외 로케이션이나 특수효과등으로 화려하게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한 경향을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사임당-빛의 일기>(이하<사임당>)와 kbs<화랑>역시 사전제작 드라마지만 높은 제작비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 모두 대중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사임당>과 <화랑>모두 스토리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대중이 열광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청률이 점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두 드라마를 제외하고라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현재 방영중인 tvN<내일그대와>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호연, 그리고 점차 흥미로워지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하락세다. <내일 그대와>역시 사전제작 드라마다.

 

 

 

 


 

작년에만 해도 수지와 김우빈을 내세운 <함부로 애틋하게>와 아이유와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등이 모두 초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두 드라마 모두 너무 올드한 설정이나 식상한 스토리 라인으로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완성도는 없었다.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vN에서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들>과 <안투라지>모두 낮은 시청률과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고, 반사전제작으로 방영전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찍어놓은 <치즈인더 트랩>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더욱 과거로 올라가면 2006년 MBC <내 인생의 스페셜>, 2008년 SBS <비천무>, 2010년 MBC <로드 넘버원>, 2011년 SBS <파라다이스 목장>등의 드라마가 모두 실패했다. 한마디로 <태후>를 제외하고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예를 단 하나도 찾기 힘든 것이다.

 

 

 

 


이에 방송사들은 사전제작을 꺼리거나 반사전제작등의 형태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사전제작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사전제작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전제작에 걸맞는 완성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리 제작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면 <태후>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도 꿈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사전제작드라마들은 대부분 '쪽대본'보다 못한 스토리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에 드라마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사전제작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만으로 자위하기 보다는,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시청자들은 사전제작 드라마다운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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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모아나>는 한국에선 230만명 정도로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만 관람한 관객들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비록 2013 년 개봉한 <겨울왕국>의 천만 신화나2016년 400만이 넘은 <주토피아>의 흥행 정도는 아니지만, <모아나> 역시 디즈니의 발전된 기술과 캐릭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모아나>가 있기까지 디즈니 공주들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모투아나 섬의 족장의 딸로 차기 족장의 운명으로 자라난 주인공 모아나는 디즈니의 ‘혈통’ 중심 세계관을 답습하는 캐릭터다. 주인공은 이미 운명적으로 고귀할 수밖에 없는 혈통을 타고난다. 모아나는 결국, 높은 지위를 타고난 공주 캐릭터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모아나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리더가 되는 ‘금수저’가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의문을 품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더 발전된 방향으로 섬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진정한 ‘리더’로서 그려진다. 안락한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을 찾고 섬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모아나는, 그 흔한 왕자님이나 러브라인 없이도 스스로 충분히 매력적으로 빛날 줄 아는 캐릭터다. 그러나 이런 진취적인 캐릭터가 있기까지 디즈니의 공주들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예쁘고 착한 지고지순한 여성상

 

 

 

 


눈처럼 하얀 피부에 흑단같이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디즈니 만화영화 속 백설공주는 순하고 착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수한 아이처럼 묘사된다.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는 계모의 행동에도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고까지 하는 상황에서도 원망조차 하지 않는다. 숲속에서 처음 만난 난장이들과 빠르게 친해지는 친화력을 무기로 살아남은 백설공주는 결국 영화 내내 집안일만 하다가 독사과를 먹고 쓰러지지만 왕자의 키스 한 번에 깨어나 해피엔딩을 맞는 수동적 캐릭터다.

 

 

 

 


 

이는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도 그대로 답습된다. 왕자님을 기다리며 구박받는 신데렐라나 왕자가 깨워주어야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오로라 공주는 모두 ‘구해줘요, 왕자님’을 외치며 수동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였다.  

 

 

 

 


인어공주, 디즈니 최초의 주체적 공주 캐릭터

 

 

 

 


그에 반해 <인어공주> 속 아리엘은 자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첫눈에 반한 왕자를 만나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고, 그에게 직접 다가가는 모습은 그동안 착한 성품으로 지고지순히 기다리기만 했던 공주들과 차별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일단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 자체로 획기적이었다. 물속 생활 보다 육지의 생활을 동경하며 새로운 세상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캐릭터는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묘사되며 스토리에도 훨씬 활력이 생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부터 주인공이 부르는 뮤지컬 형식의 OST 역시 반향을 일으켰는데, 조연 세바스찬이 부른 ‘under the sea'나 아리엘이 부른 ’part of your world'는 유명한 넘버다. 이 때부터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의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행동의 동기가 여전히 ‘사랑’과 ‘남성’에 있다는 것은 여전한 한계였다. 

 

 

 

 


벨, 쟈스민, 포카혼타스....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표현할 줄 아는 당찬 여성상

 

 

 

 


 

<미녀와 야수>의 히로인 벨은 책읽기를 즐기고 모험심이 강한 캐릭터로 야수의 성에 갇히게 된 순간에도 야수와의 말싸움에서 한마디도 지지 않는 똑똑한 여성으로 묘사된다. 그동안 남성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약속하며 남성의 지위에 짓눌리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잘못된 것은 확실히 잘못되었다 지적할 줄 아는 배포는 디즈니 여성상의 진화를 의미했다. 게다가 왕자에게 첫눈에 반하는 전작의 공주들과는 달리, 야수와의 감정이 점진적으로 발전되며 스토리의 변화가 생겼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알라딘>의 쟈스민 공주는 아예 도둑인 남자 주인공에 비해 높은 지위로 설정이 되어있다. 쟈스민은 높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뚜렷한 주관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되며 단순히 알라딘과의 사랑이 아닌, 모험에 함께 동참하고 결국에는 세상을 구해내는데 일조하는 캐릭터로서 활약한다. 이 때부터 백인 위주의 캐릭터에서 유색인종의 공주들이 활약하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중요한 지점.

 

 

 


<포카혼타스> 역시 유색인종에 소수인종으로 지혜롭고 가치관이 뚜렷한 캐릭터다. 백인들로부터 부족을 지켜내는 캐릭터로서, 소수인종이 아닌 백인들이 악역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었다.

 

 

 


 

뮬란, 티아나, 라푼젤, ....직접 운명과 싸워 이겨낸 캐릭터

 

 

 


1998년 등장한 <뮬란>은 최초의 동양인 캐릭터로,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장을 하고 군에 입대하는 대담성을 보인다.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군대’는 물론, 여성은 얌전해야 한다는 영화의 시대 상황을 뛰어넘어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동등한 위치 이상의 더 뛰어난 활약을 해내는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다. 이에 동양인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뮬란은 디즈니 공주들의 진화에 한 획을 긋는다. 여기에 러브라인은 양념처럼 약간만 더해지며 그동안 공주들의 중요한 행동의 동기였던 ‘사랑’이 한 풀 꺾이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이 때부터 러브라인의 변화가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는 최초의 흑인 공주로 능동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간다. 티아나는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부자도 아니라 열심히 일도 해야 한다. 개구리 왕자와 키스한 후 자신도 개구리가 되어버린 티아나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해야 한다. 이 때, 왕자 캐릭터가 듬직하고 멋있게 묘사되기 보다는 능글맞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처럼 묘사된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 캐릭터는 <라푼젤>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성에 갇혀 살던 라푼젤은 공주의 지위를 스스로 되찾는 능동성을 보인다. 한 편 남자 주인공인 유진은 멋있기보다는 능글맞은 캐릭터로 그려진다. 여주인공과 어쩔 수 없이 함께 모험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도 비슷하다. 여자 주인공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캐릭터가 다변적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싸워 이겨내려는 공주들의 모습이 정착된 순간이다.

 

 

 


 

메리다, 엘사, 모아나....독보적 능력을 갖춘 걸크러쉬 여성 캐릭터

 

 

 


시간이 흐르면서 공주들은 단순히 공주를 넘어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춘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속 활쏘기에 능한 메리다는 독보적인 능력으로 주어진 인생에 맞서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는 캐릭터다. <겨울왕국>의 엘사 역시 얼음마법을 부리는 독보적인 능력을 갖춘 캐릭터다.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한 엘사는 스스로 성을 벗어나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 강수를 둔다. 그동안 착하기만 했던 공주의 캐릭터에서 벗어나 “착하게 살지 않겠다”고 외치는 엘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는 많은 팬들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모아나역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능동적인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이때부터 공주들에게 러브라인이 필요 없어졌다. 그동안 어떤 식으로든 왕자와의 사랑을 다뤄왔던 디즈니는 왕자에 대한 열망보다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채웠다.

 

 

 

 


시대가 변하면서 디즈니 공주들의 캐릭터 역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왕자와 공주의 스토리가 아닌, 점차 자신의 열망과 꿈을 알고 그 목적지향적으로 변하는 캐릭터들로 이제 성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의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도 더 열정적으로 변해 관객들을 만족시켜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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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는 국내를 넘어 한류를 이끄는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아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런 스타들을 탄생시키겠다는 포부로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한류를 이끄는 가수들이 아이돌인 것에 반해 <K팝스타>의 우승자들은 아이돌이라 부르기 어려웠다. 오히려 오디션은 YG, JYP, SM이라는 소속사가 함께 모였다는 것에 더 눈길이 갔다. 결국 SM이 빠지고 유희열의 안테나가 들어왔지만 현재까지도 <K팝스타>를 이끌어 가는 것은 심사위원의 캐릭터다. 박진영의 독특한 심사평이나 유희열의 따듯한 유머는 <K팝스타>를 특징짓는 가장 강력한 예능적 요소다.

 

 

 

 

 


<K팝스타> 마지막 시즌은 끝이라는 타이틀을 무기로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중 가장 눈에 띄는 오디션 참가자들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여러 스타일의 참가자들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K팝스타>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심사위원들의 개성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가창력을 평가하기 보다는 기존 가수와의 차별점이나 독특함을 중요시하는 심사위원들의 스타일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 참가자들 자체보다는 심사위원들의 캐릭터가 가장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지막 시즌은 그 심사위원들의 개성조차 빛을 바래갈 때 쯤 시작했다. 이미 수차례 경험한 그들의 스타일은 이미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해져 새로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K팝스타>의 마지막 시즌은 전성기 못지 않은 흥행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1부 2부로 나눠 방영되는 <K팝스타> 중 2부는 일요 예능 시청률 1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한 번의 성과가 아니라 무려 7주 연속 일요예능 1위라는 기록도 써내려갔다.

 

 

 

 


또다시 달콤한 열매를 얻은 <K팝스타>의 이번 콘셉트의 키워드는 ‘아이돌’이다. 지난 시즌 중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걸그룹이나 보이그룹 재목들이 이번 시즌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타기획사 연습생들이나 가수 데뷔 전력이 있는 참가자들까지 허용한 것이 주효했다. 사실상 데뷔를 할만큼의 실력이 있거나, 바로 데뷔해도 무방할 정도로 트레이닝이 잘 된 참가자들의 무대는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이미 아마추어의 실력을 뛰어넘은 참가자도 여럿 보인다. 또한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 어린 참가자들의 재능역시 놀랍다.


 

 

 

그러나 여전히 포커스는 참가자들 보다는 심사위원들이다. 그들의 재능에 감탄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도 물론 유효하지만 옛날 <슈퍼스타K>가 처음 출범할 당시처럼 참가자들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나 파급력은 강력하다고 볼 수 없다. 악동뮤지션이 <K팝스타> 오디션에 나와 자작곡으로 음원 1위를 기록하는 등의 주체적 관심을 이끌어 냈다면, 현재는 심사위원들이 그들의 재능에 대하여 어떤 콘셉트를 잡고 어떤 평가를 할지가 더 중요한 지점이다.

 

 

 

 

 

이는 결국 참가자들이 오디션 자체로 파급력을 끌어 올리고 인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다. 사실상 <k팝스타>를 통해 스타가 된 가수들은 거의 기획사의 시스템과 물량공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다면 독특한 자신의 스타일을 스스로 찾아서 대중을 설득시킨 경우지만, 그런 경우는 악동뮤지션이나 백아연 정도를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그러나 여전히 <K팝스타>를 통해 극찬을 받고 우승이나 준우승, top3에 들어 대형 기획사로 캐스팅 된 사람들 조차 데뷔 후에도 그저 그런 평가를 받거나 데뷔 기회를 못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미 시즌4에서 우승한 케이티 김이나 비러 지난시즌에 1위를 차지했던 이수정조차 이름이 제대로 각인되지 못했다. 결국 <K팝스타>가 되는 것은 오디션에서 보여준 재능이 아니라, 기획사의 자금력과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확실히 기획사가 탐낼만한 재능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출연했다. 그 환경에 아이돌 위주의 YG나 JYP의 수장이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것은 엄청난 시너지다. 실제로 가장 그럴듯한 걸그룹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박진영이나 독보적인 개성을 살리며 YG스타일을 만들어 내는데 도가 튼 양현석이 실제 걸그룹이나 아이돌 재목들을 평가하는 자리를 보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그 극찬만큼 그들이 과연 진정한 K팝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까. 오디션의 순위나 보는 사람마저 민망할 정도의 극찬은 사실 <K팝스타>의 예능적 요소로소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이 데뷔 후, 과연 그들이 극찬한 포인트를 제대로 살려 대중의 관심 선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기획’을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실질적인 문제다.

 

 

 


 참가자가 아닌 심사위원들의 장인 <K팝스타>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여전히 파급력을 가지지 못한 참가자들이 있다는 것은 그들의 심사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성공이라는 열매를 거머쥔 것은 그 심사위원들이 아이돌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호기심이 주효했다. 과연 아이돌에 최적화 된 이번 시즌에서는 그들이 그토록 바라는 <K팝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지, 오디션 이후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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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고 진부해 보이는 소재라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고 색다른 소재라도 다루는 방식에 따라 식상해 질 수 있다. 타임슬립은 과거부터 드라마에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하기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왔다. 현대의 인물이 과거로 가거나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오는 기본적인 형식에서부터 과거의 무전이 현대에 닿기도 하고, 과거로 단 20분간만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며 시청자들을 찾은 타임슬립은 지금도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현재도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과 <내일 그대와>가 타임 슬립 형식의 소재를 활용하며 시청자들을 찾았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임당>은 톱스타 이영애의 복귀작으로 방영전부터 홍보에 열을 올리며 높은 화제성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하향 곡선을 찍었다. 결국 경쟁작 <김과장>에게 1위 타이틀을 내주며 굴욕을 맛본 <사임당>에는 시청자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신사임당>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데 대한 결과다. 

 

 

 

 


<사임당>이 이야기의 포인트를 강조하기위해 선택한 것은 ‘타임슬립’이었다. 제작진측은 기존의 타임슬립과는 달리 평행우주론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라고 밝혔으나, 현대의 서지윤(이영애 분)이 사고가 나며 과거에서 눈을 뜨는 등의 구성은 기존의 타임슬립과의 차별점을 느끼게 하지 못했다.

 

 

 

 


더욱이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으로 과거의 신사임당과 현대의 ‘워킹맘’의 의미를 연결시키려 했지만, 그 연결 고리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굳이 현대와 과거를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진행되어야 할 당위성을 찾지 못하며, 오히려 어색한 시간 교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패착이다.

 

 

 


현대의 서지윤에게 닥친 위기는 불합리한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고충에 가깝다. 주인공 서지윤 캐릭터의 행동의 동기는 오로지 문제가 닥친 상황에서 개인적인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있다.  그러나 과거의 사임당에게는 예술가로서의 재능이나 어머니로서의 자세를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가 교차되며 그 둘의 상황이 절묘하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이야기에 연결고리가 없어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신사임당의 캐릭터 역시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다. 일단 사임당이 그린 그림으로 인해 살육전이 벌어지는 계기가 생기는 것 자체로 신사임당에 대한 캐릭터의 붕괴라고 볼 수 있다. 어린 사임당이 그림 한 장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크게 와 닿지는 않지만 그런 결과로 이어진 것 자체가 ‘민폐 캐릭터’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성장해서도 어머니로서의 사임당이나 예술가로서의 사임당보다 멜로에 힘을 주고 있는 것 또한 상당히 의아하다. 사임당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려 함이겠지만,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평가되어온 사임당의 멜로는 어딘지모르게 어색하다. 이야기 자체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 <사임당>은 톱스타를 섭외하고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저 평범한 드라마로 전락했다. 

 

 

 

 


굳이 <사임당>을 소재로 하여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의문이 들 정도라면, 드라마의 전반적인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차라리 제대로 된 정통 사극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내일 그대와>는 <신사임당>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주인공을 연기하는 이제훈과 신민아의 조합이 나쁘지 않은데다가 드라마의 구성 역시 과거로 가는 주인공을 내세워 타임슬립을 조금 더 생기있게 활용해 보려는 노력이 보인다. 주인공의 로맨스가 발전될수록 시청자들의 설렘지수역시 상승한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률이다. 첫회 3.6%의 시청률로 출발한 <내일 그대와>는 현재 2% 초반으로 시청률이 하락했다. 문제는 역시 드라마의 구성이다. 본질은 달콤한 로맨스지만, 여기에 타임슬립이 개입되며 이야기가 어지럽게 변한다. 첫회부터 시청한 시청자들이라면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해줄 부분일 수 있지만, 중간에 유입된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몰입이 힘들다. 로맨스 드라마지만 중간중간에 추리를 해야하는 지점들을 남겨놓았다는 것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미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 부분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은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제훈의 연기력이나 이미지는 <내일 그대와>의 전작이었던 <도깨비>의 공유를 위협할 정도로 매력이 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를만큼 <내일 그대와>가 매력적인 드라마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타임슬립 소재가 그만큼 흔하게 활용된 까닭에 이 드라마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내일 그대와>는 로맨틱 코미디다. 로맨틱 코미디에 시간여행을 결합했지만 그 구성이 확실히 독특하고 흥미롭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이다. 더 이상 타임슬립은 매력적인 소재가 아니다. <내일 그대와>는 타임슬립을 활용했지만, 그 이상의 독특함을 선보이는 드라마는 아니다. 시청자들이 열광할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이유가 그것이다.


타임슬립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다. 그러나 그 소재가 지나친 반복으로 인해 식상해졌다는 것, 그래서 더 신중하고 교묘하고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현재 방영되고 있는 타임슬립 드라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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