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방송을 시작하는 <프로듀스 101>(이하<프듀>) 시즌2는 남자 연습생들을 내세웠다. 시즌1의 히트곡 pick me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나야나(pick me)를 공개했지만 반응은 pick me 때처럼 뜨겁지 않다.

 

 

 

 


여성 아이돌 그룹에 비해서 남성 아이돌의 프로듀싱 채널은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여성 아이돌은 남성 팬들과 여성 아이돌을 동경하거나 좋아하는 여성 팬들의 시청층을 끌어 모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팬들이 여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남성 팬들이 남성 아이돌을 좋아하는 비율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화제성을 만들고 출연진들을 띄워야 하는 부담감이 제작진에게는 있다.

 

 

 

 


"당신의 한표가 소녀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는 카피를 내세워 <프듀> 시즌1을 성공시킨 제작진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프듀> 자체의 성공을 넘어 데뷔한 걸그룹 IOI도 좋은 성과를 낸 것 또한 <프듀> 시즌2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청자 투표로 공정하게 뽑겠다는 취지는 허울 뿐, 실제로 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시즌1에서 1등으로 뽑힌 전소미는 이미 JYP 걸그룹 프로젝트 <식스틴>을 통해 고정 팬층을 확보한 상태였다. 줄곧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전소미는 2위 김세정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결국 1등으로 프로그램을 끝마쳤다. 이미 인지도가 있었던 전소미는 방영전부터 홍보에도 적극 활용되었다.

 

 

 


시즌2에서도 이런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일단 카메라 워크 부터가 공정하지 못하다. 누군가는 ‘센터’등의 이름으로 화면에 자주 등장하며 구성요소로서 주목받지만, 누군가는 제대로 비춰지지도 못한 채 프로그램을 끝마쳐야 한다. 이런 분량의 차이만으로 그들의 승패는 어느정도 결정된다. 시즌1에서는 출연자 김소혜가 그 논란의 정점에 있었다.

 

 

 


시즌2에서도 화제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시즌2는 특이하게 장문복의 존재가 부각되었다. 장문복은 전소미처럼 프로그램 방영 전부터 주목받는 참가자지만, 전소미의 경우와는 그 방향이 다르다. 장문복은 <슈퍼스타k>시즌2에 출연하여 특이한 랩으로 심사위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황당한 실력으로도 대단한 자신감으로 랩을 하는 그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고 ‘췍미, 췍미, 췍미업’으로 시작되는 알아들을 수 없는 랩 가사는 곧 누리꾼들의 웃음 포인트로 활용되곤 했다. 네티즌들은 그를 힙통령(힙합+대통령)이라 부르며 패러디에 열을 올렸고 장문복은 꽤 최근까지 <SNL>등에서 패러디되며 개그 소재로 사용 되기도 했다.

 

 

 


장문복은 이를 바탕으로 소속사를 만나고 ‘힙통령’이라는 음원을 발매하기도 했다. 진짜 실력을 바탕으로 했다기 보다는, 개그 소재로서 활용되었지만 장문복에게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는 전개였다.

 

 


<프듀> 시즌2에 출연하는 출연자중 장문복에게 가장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자주 장문복을 접하고 웃었던 세대들은 <프듀>의 시청층과 연결되어 있고, 익숙한 그를 호감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장문복의 랩을 활용하여 ‘꽃길만 걷자’의 패러디인 ‘췍길만 걷자’라든지, ‘보지도 않고 장문복을 찍겠다’고 말하는 댓글이 베스트 댓글이 되는 것만 봐도 그가 활용되는 방식을 알 수 있다.

 

 

 

 

장문복의 자기 소개 영상은 이미 100만이 넘었다. 다른 참가자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는 <프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화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상품처럼 소비되는 참가자들에게 진정한 실력과 그로부터 오는 감동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어떤 방식으로든 선사할 수 있는 참가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것이다. 장문복의 경우, 그 이면에는 진정한 응원보다는 프로그램에 대한 조롱이 들어가 있다. 프로그램에서 누가 1등이 될까에 대한 호기심보다 그저 '무조건 누군가를 찍겠다'는 식의 발언이 통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상품으로 대하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저 웃음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1위가 누가 되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저 '나를 뽑아달라'는 그들을 보고 즐기면 그 뿐이다. 그들의 꿈이 얼마나 절박하고 절실한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현상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장문복이 활용되는 방식 속에서 <프듀> 시즌 1때와 마찬가지로 상품으로 활용되는 참가자들의 현실을 살펴볼 수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로, ‘힙통령’의 존재를 부각 시키는 것. 그것은 그가 진정한 실력자라서가 아니고, 그저 눈길 끌기용 장식품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방송사의 입맛대로 재단되고 이용당하는 ‘연습생’들은 기회를 얻었다기 보다는, 꿈을 저당 잡힌 셈이다.

 

 

 


 

물론 아이돌 그룹은 상품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그들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장문복은 어쨌든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 기회를 잡았다. 그런 꿈자체에 대한 진정성마저 상품화 할 수는 없다. 장문복이 어떤 식으로 편집되고 활용되느냐에 따라 또 변할 수 있는 것이 여론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을 위해 한낱 웃음거리로서 활용되고 시청률을 위한 재물로서 활용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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