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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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은 일상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일이다. TV에서 ‘먹방’이 유행하고 요리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것은 남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포만감과 위로를 찾으려는 심리가 들어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음식점은 ‘믿고 먹기’ 힘들다. 청결하지 못한 음식점부터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먹어서는 안 될 재료를 넣거나, 정량을 속이는 등의 문제점이 아직 산재해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식당에 찾아가지만 마음 놓고 식사를 하기는 여전히 힘든 세상인 것이다.

 

 

 


그런 소비자들의 불만을 캐치한 프로그램이 바로 <먹거리 X파일>이다. ‘먹거리로 장난치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들고 나온 탓에 이영돈pd가 주도했던 초반부터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우리 입에 직접 들어가고 내 건강과 직결된 ‘음식’에 대한 공포심은 그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자신이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소비자들이 그 상품을 선택하지 않게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번 ‘대왕 카스테라’ 방송역시 그러하다. 그동안 크게 유행해 지점이 많이 생겼던 ‘대왕 카스테라’에 식용유를 들이 붓는 모습이 강조된 방송 내용을 본 사람들이라면 ‘속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다. 비윤리적인 음식점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분노도 일었다.

 

 

 


대왕 카스테라에 식용유?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곧 이런 상황이 반전을 맞았다. 식품 전문가들이 제빵에서의 식용유 사용은 선택의 문제일 뿐 윤리적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으로 맞선 것이다. 문정훈 서울대 식품비지니스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버터보다 식용유가 들어가면 풍미는 떨어지지만, 반죽의 탄력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어 식용유를 쓴다”며 “‘제빵시 식용유를 넣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프레임으로 방송을 만들면 소비자들을 매우 오도하는 것”이라고 방송 내용을 비판했다.

 

 

이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역시 26일 자신의 SNS에

 

 

 


먹거리X파일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카스텔라와 시폰 케이크의 구별 운운하며 자신들의 잘못은 없는 양 어물쩍 넘어간 모양이다. 이 둘을 분별할 능력도 없는 전문가들을 불러서 인터뷰 따고 이 둘을 같은 음식으로 상정하고 성분 검사해 비교했다. 그 구별 없음의 당사자에 당신들도 포함된다는 말이다. 쉬폰케이크에도 그만큼 들어가는 식용유를 두고 마치 못 먹을 음식인 듯이 방송했다. 잘못 붙인 이름과 무첨가 마케팅 등에 문제가 있다는 정도만 지적했다면 지금의 이 사태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글을 올려 다소 격양된 어조로 <먹거리 x파일>을 비난했다.

 

 

 


 


비윤리적 음식점? 비윤리적 방송

 

 

 


 


문제는 <먹거리 x파일>에서 유사한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먹거리 x파일>을 처음 진행했던 이영돈PD는 이런 유사한 문제를 일으킨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그가 KBS에 재직했을 당시 만든 <소비자 고발>에서는 배우 김영애가 런칭한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었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김영애의 사업은 즉각 타격을 입었고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문제는 식약청 조사결과, 황토팩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황토팩에 들어있었던 성분은 중금속이 아닌, 황토 고유의 성분 ‘자성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사과 방송을 했지만 이미 김영애의 사업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은 후였다.

 

 

 

 

그런 그가 <먹거리X파일>의 PD겸 진행자로 나서 ‘정의의 사도’처럼 나쁜 식당, 착한 식당을 구별한 것은 굉장히 모순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영돈pd는 <먹거리 X파일>에서 하차한 후 JTBC로 옮겨 <이영돈PD가 간다>를 만들었으나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영돈 PD는 한 ‘그릭요거트’ 전문점의 일부 메뉴만을 취재한 후, ‘진짜 그릭요거트를 취급하는 업체가 아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일부를 크게 부풀렸을 뿐 사실이 아니었다. 이 후, 대기업 제품  요거트 광고모델로까지 활동한 것이 밝혀지며 이영돈 PD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이영돈 PD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먹거리 X파일>은 그러나,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대왕 카스테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해지자 먹거리X파일 측은 26일 ‘대왕카스테라 방송 그 후’라는 제목으로 후속편을 방영했다. 이때는 식용유 사용 자체에 문제를 삼기 보다 식용유를 사용한 빵에 ‘케이크’가 아닌 ‘카스테라’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식용유 사용 관행 자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마당에 이런 후속 방송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에 지나지 않았다.

 

 

 


 


미리 예견된 논란, 과장된 방송의 편협함

 

 

 


그러나 이번 사건은 <먹거리 x파일>의 취재 패턴을 볼 때 미리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영돈 pd가 있을 때부터 문제는 끊임없이 터녀나왔다. 2014년 1월 17일 방영된 간장게장. 요리전문가들이 나와 ‘겉만 멀쩡하고 얼어있다’ ‘비린내가 난다’며 간장게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다.

 

 

 


 


그러나 방송 다음 날, 해당 식당 사장은 <먹거리 X파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간장게장 방송 정정을 요청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제작진이 영업이 끝난 시간에 방문했고, 당시에는 간장게장이 소진된 상태였다는 것.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은 요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간장 맛만 볼 것이므로 얼어 있어도 상관없다”라는 요청을 해왔고, 이에 사장은 다음 날 판매할 냉동 상태의 게장을 내줬던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식당 사장에 따르면 꽃게가 냉장 상태로 오래 있으면 살의 탄력이 떨어져 냉동숙성 후 당일 판매분만 냉장 보관한다는 것.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반증하듯, 이후 식당측 요청에 따라 방송 VOD는 삭제되었으나 다음 날 재방송이 그대로 나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2월 4일 <먹거리 X파일> 페이지에는 직접 사장을 만나 모든 ‘냉동 여부 고지’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사장도 오해를 풀었다는 글을 올리며 일단락 되었지만, 이미 한 개인이 입은 피해를 보상해 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프로그램에서 ‘착한 간장게장 집’으로 방영된 업체는 이후 식중독 문제를 일으켰고, 이에 대한 책임은 방송에서 지지 않았다. 결국 ‘착한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는 그들의 편협함이 만천하에 공개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119회 파라핀 벌집 아이스크림역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차에서는 벌집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재료가 “벌집의 딱딱한 부분은 벌들이 벌집을 지을 수 있게 해주는 ‘소초’라는 판”이라고 설명하는 양봉업자의 모습이 방영되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일부 업체들이 양초와 크레파스의 주원료로 알려진 파라핀을 소초로 사용한다고 밝혀 큰 논란이 일었다.

 

 

 


벌집 아이스크림에 대한 배신감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는 들끓었다. 그러나 벌집 아이스크림 사업을 하던 셰프 레이먼 킴이 페이스북을 통해 “파라핀이 아니라 밀로 만드는 소초를 쓴다”고 주장하며 재료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다른 업체들에서도 ‘양봉협회 시험성적통지서’를 공개하며 방송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먹거리 X파일>에서는 121회 ‘벌집 아이스크림 방송 그 후’라는 후속 방송을 기획했다. 이 회차에서 순밀 소초를 확인했지만  천연벌꿀이 아닌 설탕물을 채운 벌집을 방송하며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연벌꿀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업체의 명백한 잘못이지만, 잘못된 내용으로 호도한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벌집 아이스크림을 취급한 수많은 업체가 문을 닫아야 했고, 소비자들의 인식은 정정보도 보다는 '파라핀'에 초점이 맞춰진 후였다. 

 

 

 


126회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노계를 사용하는 업체에 대한 방송도 문제가 됐다. 당시 50년 전통의 칼국수 집을 방송에 내보내며 ‘고명이 질기고 누린내가 난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해당 식당의 조리사가 브레이크뉴스에 밝힌 내용은 다르다. “쫄깃한 식감을 위해 노계를 쓰는 것이지, 오래된 닭을 쓰는 것이 아니다. 노계를 잘게 찢어 기름에 볶아 쫄깃하게 만드는 것은 50년부터 지속해온 비법”이라며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결국 식당은 <먹거리 X파일>을 상대로 정정보도와 2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2016년 정정보도와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으며 승소를 했다. 결국 방송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논란보다 정정보도 대한 관심이 훨씬 더 약하다는 것이다.

 

 

 


167회에서도 문제는 계속되었다. 이 회차에서는 중량, 부위, 등급 등을 조작하는 일부 정육식당을 고발했지만 예고편에 방송 내용과 관련 없는 정육식당이 노출된 것이 문제였다. 해당 정육식당 사장은 방송 이후 문제 제기를 하며 담당 PD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식당에 잠입 취재를 왔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냥 돌아갔다”는 대답을 듣고도 “사과문과 사과방송은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방송의 윤리성에 문제가 크다. 식당이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논란, 양심을 누가 누구에게 요구하나

 

 

 


이렇게 끊임없는 논란과 문제가 발생하는 프로그램이 마치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처럼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소비자가 알 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것은 어디까지나 공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이미 ‘대왕 카스테라’의 매출이 떨어져 폐업하겠다는 매장 운영자의 글이 올라온 상황. 책임지지 못할 방송 때문에 누군가는 큰 빚을 지고 나락으로 떨어져야 한다.

 

 

 


방송 중에서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드라마나 예능과는 그 기준이 다르다. 허구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그 사실이 충격적이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수록 큰 관심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런만큼 이런 프로그램에서 무언가를 다룰 때는 ‘자극’보다는 ‘공정성’에 근거해야 한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보도하고 문제가 되지 않는 지점을 확대해석해 보도한다면 그들이 소비자를 우롱하고 속이며 잘못된 이익을 만드는 음식 업체들과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지금까지 대기업 제품이나 대기업 프렌차이즈에 대한 공격을 퍼부은 적이 없다. 피해를 입는 것은 작은 식당이나 매장을 운영하는 소시민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양심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자체를 비판할 필요가 있다. 법을 어기는 사람들의 문제점 이전에 제대로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구멍을 포착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슈와 자극에 물든 프로그램 안에서 그런 성숙함은 기대할 수 없다.

 

 

 


나쁜 식당 착한 식당을 구별하기 전에 스스로 착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는 한, <먹거리 X파일>은 마치 교묘히 소비자들을 속이는 ‘나쁜 식당’에서의 식사 같은 오염된 프로그램이이란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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