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속 눈에 띄는 여배우들이 있다. 독보적인 매력으로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넣는 두 배우, 이유리와 박보영의 상반된 매력을 분석해 봤다.



연민정을 벗어버린 또다른 변신, <아버지가 이상해>의 이유리

 

 

 


이유리가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된 것은 <왔다! 장보리>의 악역, ‘연민정’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였다. 악역이면서도 주연보다 더한 존재감을 보인 이유리는 그 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참한 맏며느리 상’의 여배우 이미지를 한 방에 전환시키며 주목받았다. 연민정 이후 선택한 드라마 에서도 이유리는 연민정만큼은 아니지만, 마냥 착하고 순한 역할을 맡지 않는다. <슈퍼대디 열>에서는 까칠한 성격을 가진 시한부 의사 역을 맡았고 <천상의 약속>에서는 1인 2역을 맡아 복수극을 보여주었다. 이유리는 맡는 역할마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연민정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악역’으로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이미지가 악역으로 한정되어 각인 되는 것은 배우에게있어 좋은 일이 아니다. 이유리는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그래도 영숙이면, 영숙이 이렇게 인물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이름도 없는 단역 친구들에게는 그것조차 꿈일 것.”이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었지만 이유리라는 배우의 활용도가 ‘연민정’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후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은 ‘배우 낭비’에 가까웠다.

 

 

 


그런 이유리가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로 다시 돌아왔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이제 겨우  극 초반이지만 오랜만에 웰메이드 KBS 주말극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일단 막장 요소가 없고, 출연진들의 캐릭터 설정이 확실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 요소가 코믹하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 준다.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대형 로펌의 변호사, 변해영역을 맡았다. 스타일 좋다는 동료의 칭찬에 "늘 제 모습이잖아요"라며 당당하게 대답하거나, 자신의 명품백을 말도 없이 들고 나간 동생의 실크 원피스를 물에 빠트리는 장면은 그의 냉철하고 당당한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 보기 힘든 사람이 있다.”는 동생의 고민 상담에 “누구는 회사가 편하기만 할 것 같냐. 너 그 회사 아니면 다른데 합격한 데라도 있냐. 정신 차리고 똑바로 회사나 다녀라.”라며 독설을 내뿜는 모습은 ‘센언니’로서의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냈다. 너무나 독한 말로 상대를 가뿐하게 제압하여 상처입게 만드는 문제있는 화법을 지녔지만 틀린말을 하지 않는 탓에 반박을 할 수도 없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아버지가 이상해> 속 변해영은 까칠하게 느껴지지만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캐릭터로, 때로는 소맥을 마시고 전 연인과 육탄전을 벌이다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허당 면모도 보인다. '순하다' '러블리하다'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마냥 밉지 않는 까칠함. 연민정과는 또 다른 '센언니'가 이유리에게 맞춤옷을 입은 것 처럼 잘 어울린다. 까칠한 캐릭터지만 연민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가 아닌,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캐릭터인 것이다.

 

 

 


이유리는 연민정을 누구보다 잘 표현해 낸 것 처럼, 이 캐릭터 역시 본연의 색깔로 녹여내 드라마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다. 남매들과의 합은 물론, 전 연인으로 나오는 차정환(류수영 분)과의 어울림 역시 엄지를 치켜세울만 하다. 연기력으로 드라마 초반을 책임지고 있는 이유리의 내공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힘센여자 도봉순> 장르가 박보영? 보고 있으면 사랑스럽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 등극도 꿈만은 아닌 <힘센여자 도봉순>은, 11시 드라마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냈다. 그러나 뜯어본다면 <도봉순>의 이야기 구조는 촘촘하지 못하다. 도봉순이 슈퍼맨처럼 ‘힘이 센’ 캐릭터라는 설정까지는 좋았지만, 그 힘을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 마주치는 사건들은 그저 우연의 연속이고,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는 상황속에서도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한다.

 

 

 


안민혁(박형식 분)과의 러브라인 역시 다소 뜬금없이 전개된다. 갑자기 ‘같이 자자’며 집으로 끌고 오거나, 함께 누워 “엄마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했다”고 고백하는 장면도 난데없다. 남자 주인공에게 애틋함을 부여하기 위한 설정이라기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대사의 의외성이나 캐릭터의 재기발랄함 역시 ‘힘 센’ 도봉순이라는 설정을 제외하면 그다지 확실한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도봉순이 골을 부릴 정도로 ‘갑질’을 한다는 안민혁은 따져보자면 도봉순에게 맞춰주기만 한다.

 

 

상사를 대놓고 노려보거나 앞에서 불만을 표출하는 직장 환경을 두고 ‘갑질’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도봉순의 불만을 이해하게 만들기 위한 설정 역시 엉성하다. 어두운 사건과 밝은 러브라인이 동시에 전개되는 이야기의 기승전결 역시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고 볼 수는 없다. 범죄자는 엄청나게 위협적이지 못하고 극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도 않는다. 안민혁이 받는 협박 역시 시청자를 압박할 만큼 심각한 사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안민혁을 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봐주고 있는 느낌이랄까. 회가 갈수록 이 엉성함은 도드라진다.

 

 

 

 

그러나 이 엉성함을 메우는 것이 바로 배우의 힘이다.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운 박보영과 박형식 커플은 이 드라마의 엉성한 구조를 용서하게 만든다. 특히 ‘장르가 박보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로맨틱 코미디에 특화된 모습을 보이는 박보영의 연기력은 이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1등 공신이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의 유쾌함과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박보영만큼 적역인 배우가 또 있을까.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의 힘이지만, 배우가 견인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도봉순>이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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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쳐다보기만 한다. 딱히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예능이 된다. 바로 웹예능 <김수용의 구경>(이하<구경>)에 대한 이야기다. 김수용은 <구경>에서 정말 구경을 한다. 뮤직뱅크 아이돌 출근길에 가고, 공유 사인회에 간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 그저 가기만 한다. 큰 반향을 일으키는 예능은 아니지만 김수용의 캐릭터는 확실히 설명이 된다. <구경>은 바로 김수용이기에 할 수 있는 개그다.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연예계에서는 그 말이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한 때 큰 성공을 거뒀던 스타들도 어느 순간 잊혀지기도 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연예인이 한 순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한다. 비호감과 호감의 경계는 세월에 따라서 쉽게 변한다. 대중의 반응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언젠가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님과 함께-최고의 사랑>에 출연하여 ‘가모장 캐릭터’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 김숙은 21년만에 가모장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김숙이 개발한 캐릭터는 과거 가부장 시대의 남성 캐릭터를 여성이 표현한다는 것이 과거에는 생소했지만 김숙의 성격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김숙은 그 캐릭터로 털털하고 힘있는 여성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고정 예능은 물론, 광고까지 섭렵했다. 이처럼 예전에는 다소 대중의 취향과 거리가 멀었던 캐릭터 역시 시선을 끌만한 코드가 되기도 한다.

 

 

 


김수용의 캐릭터 역시 그런 경우다. 예전에는 단순히 ‘구경’만 하는 예능은 성의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 딱 좋은 예능이었다. 그러나 지금 김수용에게는 ‘재밌다’는 응원이 쏟아진다. 왠지 무기력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던지는 한마디가 오히려 힘 있게 들리는 것이 김수용의 캐릭터다. 보통 어디를 찾아가는 예능은 시끄럽게 떠들고 설명해야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게 일반적인데 비해 ‘최대한 가만히 있으라’고 주문했다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김수용은 그저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연예인이 연예인, 혹은 일반인들을 구경한다는 콘셉트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는 김수용이 하나의 캐릭터로서 인정받게 되었다는 증명이다.

 

 

 

 

작년 9월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에서 지석진은 김수용이 게스트로 나오자 "김수용 씨는 진짜 웃긴다. 온 국민이 김수용 씨의 예능감을 안 다면 정말 놀랄 것이다"고 말했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으로서는 인정받았지만 그 개그 코드가 대중 취향과 합일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김수용은 이에 대해 <비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스스로도 그 이유를 알고 있다. PD나 작가 입장에서 보면 내가 방송을 하기 싫어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리액션을 크게 하는 것을 못하겠더라. 그리고 지금은 토크쇼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게 괜찮지만 예전에는 오디오가 겹치면 안됐다. 그래서 오디오가 안 겹치려고 하다보면 어느새 방송이 끝나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과거의 방송 환경도 한 몫을 했겠지만, 여전히 자신의 순서가 아니면 ‘굳이’ 나서지 않는 김수용의 개그 스타일은 어떻게든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속에서 자신의 예능감을 설득시켜야 하는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예능의 환경은 ‘무조건’ 빠르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나영석pd의 <삼시세끼>처럼 은근하고 여유로운 환경 안에서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을 추구하기도 한다. 김수용은 먼저 나서지는 않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는 확실한 재미를 선사한다. 얼핏 무기력해 보이는 사람이 특유의 화법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킬 때 오는 재미는 극대화 된다. 김수용이 데뷔 27년만에 다시금 주목받는 것도 그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때문이다. G드래곤을 패러디한 수드래곤이라는 별명은 그의 대세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진행자로서는 아니더라도 패널이나 진행자를 보조하는 역할로서 김수용의 캐릭터는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김수용은 이 기세를 몰아 스스로 7일 팬클럽을 개설했다. 팬들이 만들어주는 팬클럽이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든 팬클럽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행보지만 그가 조금씩 대중과 호흡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재미가 생긴다. 트렌드에 맞춰서 자신을 설득시킨 김수용은 분명 ‘강한’ 예능인은 아니지만, 살아남은 예능인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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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연기를 하는 가수들에 대한 편견은 존재하지만 이제 연기와 가수의 영역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특히나 아이돌의 연기진출은 활발한 상황이고, 이제는 자연스러운 연기만 펼친다면 대중의 인정을 받는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오히려 아이돌로서의 활동보다 배우로서의 활동이 훨씬 더 주목받는 경우마저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가수의 인기를 활용하여 연기자 변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연기의 영역에서는 연기가 우선이다. 가수로서의 인기를 연기자로 변신하기 위해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기자로서 아이돌로서의 인기를 뛰어넘거나, 가수로서보다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이 큰 아이돌 들을 유형별로  모아 보았다.

 

 

 


아이돌 해체 후 연기자로 이미지 변신 성공한 경우

 

 

 

 


황정음

 

 

 

 


 

슈가로 데뷔한 황정음은 활동 당시 이렇다할 주목도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를 주종목으로 하는 명실상부 흥행 여배우가 되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당시에는 발연기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우리 결혼했어요>이후 얻은 인기를 토대로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시트콤이었지만 다소 철없고 활발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낸 황정음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후 드라마 <자이언트>에 출연기회를 얻게 된다. 딱히 주목받을 만한 연기력이나 캐릭터를 선보였다기 보다는 극에서 자기 몫을 다해낸 황정음은 이후 <내 마음이 들리니>를 거쳐 <골든타임>에 출연하여 호평을 이끌어낸다. 드라마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의사로 분한 황정음의 연기 역시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후 <돈의 화신>의 성공에 이어 <비밀>에 출연한 황정음은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내며 멜로 여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드라마의 중심을 잘 이끌고 간 황정음에게 찬사가 쏟아졌고 이후 <킬미힐미>와 <그녀는 예뻤다>의 성공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강한 황정음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가장 최근 출연한 작품인 <운빨로맨스>의 성적은 다소 아쉽지만 ‘믿고보는 황정음’ 이라는 뜻의 ‘믿보황’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만으로도 황정음의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설명된다. 앞으로의 행보역시 궁금해지는 시점. 

 

 

 

 


 

윤은혜

 

 

 

 

 


 

윤은혜 역시 베이비복스 활동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는 멤버가 아니었지만 MBC 드라마 <궁>에 출연하면서 성공적인 전성기를 맞게 된다. <궁>까지만 해도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윤은혜는 이후 <포도밭 그사나이>로 호평을 이끌어 낸데 이어 인생작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피프린스>)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미지와 연기 스펙트럼을 활용한 행보로 똑똑한 선택을 하며 연기자로서 거듭났다. 남장 여자 하면 아직도 윤은혜의 고은찬이 떠오를 정도로 존재감이 컸던 <커피프린스>는 가수 윤은혜를 떠오르지 않게 만드는데 가장 공이 큰 작품이다. 공유와의 러브신들 역시 엄청난 화제를 모아 시청률은 30%를 돌파했다. 그러나 윤은혜의 <커피프린스> 이후의 행보가 다소 아쉬운 상황. 이후 선택하는 작품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중국 패션프로그램 출연당시 표절논란으로 구설수에도 오르는 등, 평탄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작품 활동으로 윤은혜를 만나는 것도 어려운 상황. 그러나 윤은혜 역시 가수 활동을 접고 연기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경우 인 것 만은 확실하다.

 

 

 



그 배우가 아이돌이었어? 아이돌은 몰라도 배우는 안다

 

 

 

 


임시완

 

 

 


 

임시완은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했으나 그룹이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이 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오히려 임시완이라는 이름은 대중의 뇌리에 각인 시키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임시완은 <해를 품은달>에서 허염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면서 산뜻한 이미지와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오히려 성인 연기자보다 훨씬 더 큰 인기를 얻은 임시완은 이후 <적도의 남자>의 아역과 <트라이앵글>의 악역을 거쳐 드디어 인생 작품인 <미생>을 만나게 된다. 주인공 장그래로 분한 임시완은 아이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며 연기돌이 아닌 임시완이라는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미생>의 뛰어난 작품성과 어우러진 임시완의 연기는 그야말로 그의 결정적 한 방이었다. 이후 영화 <오빠생각>에 주연으로 출연한 그는 2017년에도 영화 <불한당>과 <원라인> 개붕을 앞두고 있으며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도 출연할 계획이라고 하니 2017년을 임시완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형식

 

 

 

 

 


임시완과 마찬가지로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 역시 아이돌 보다는 연기자로 주목받고 있다. 박형식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진짜 사나이>에서 아기병사 캐릭터를 맡아 유명해졌다. 인기를 얻기 전 드라마 <나인>에서 이진욱의 아역으로 출발하기는 했으나, 주목도는 낮았다. <진짜 사나이>의 전성기를 이끌며 가장 큰 수혜자가 된 박형식은 이후 연기자의 길을 걷는다. <상속자들>에서 조연을 맡은데 이어 <가족끼리 왜이래>에 출연한 박형식은 철없는 막내 아들 역할을 잘 소화해 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알린다. 이어 <상류사회>에서도 주조연으로 출연한 그는 주연보다 더 눈에 띄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연기자로서의 이미지를 한 단계씩 쌓아가는데 성공한 박형식은 현재 방영중인 <화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주인공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서브 남자 주인공이지만 박형식에게 빠져든 여심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아이돌보다는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이 큰 것은 물론, 앞으로의 가능성도 크다. 2017년 그는 박보영과 함께 <힘센 여자 도봉순>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쥐고 시청률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육성재

 

 

 

 


 

그룹 btob보다 육성재의 이름이 훨씬 친숙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육성재는 최근 종영한 <도깨비>에서 재벌 3세 유덕화 역할을 맡은 것 이외에도 꾸준히 연기활동을 지속해 왔다. <아홉수 소년>에 이어 출연한 <후아유>에서는 서브 남자 주인공이었지만 남자 주인공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와 설득력있는 감정 표현으로 더 큰 인기를 누렸다. 비록 흥행작은 아니었지만 육성재의 존재감 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어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이어 출연한 이후 선택한 <도깨비>는 육성재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철없는 재벌 3세와 신神이 빙의한 양극단의 모습을 오고 가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준 육성재는 앞으로도 연기자로서의 전망이 밝은 아이돌 중 하나다.

 

 

 

 


 

이준

 

 

 

 


그룹 엠블랙으로 데뷔했지만 이준을 키운 것의 팔할은 배우로서의 행보였다. 이준은 <정글피쉬2> <아이리스>등에 출연한데 이어 김기덕 감독의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파격 노출 연기로 주목받는다. 노출 뿐아니라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준은 이후 <갑동이>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하며 그 연기 범위를 넗히는 데 성공한다. 보통의 아이돌의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며 이미지가 아닌 연기력에 집중한 이준은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가진 아이돌로 거듭난다. 이후 출연한 작품들의 흥행이나 이준이 선택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은 다소 아쉽지만 2016년 흥행작 <럭키>에 출연한데 이어 KBS2의 새 가족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도 톱스타 역으로 출연중이다.

 

 


 

서인국

 

 

 

 


<슈퍼스타K>의 전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냈던 시즌1의 우승자 서인국은 이후 가수로 활동하게 되지만 가수로서의 존재감을 어필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그에게 한 방이 남아있었으니, 바로 연기자로서의 변신이 그것이었다. <사랑비>의 조연에 이어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에 출연하며 경상도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려 사투리연기에 도전한 그의 인기는 가수일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치솟았다. 이후 <아들 녀석들>을 거쳐 <주군의 태양>의 서브 남자 주인공을 맡은 서인국은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연기자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 <고교 처세왕>,<왕의 얼굴>, <너를 기억해>와 영화 <노브레싱>까지 황동 범위를 넓힌 그는, 2016년 <38사 기동대>의 사기꾼으로 출연해 OCN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된 것은 물론, <쇼핑왕 루이>로 역주행의 신화까지 썼다. 이제는 가수 서인국이 아니라 연기자 서인국이라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연기자로서 더 주목받은 경우

 

 

 


수지

 

 

 

 


Miss A의 비주얼 담당으로 이미 유명했던 수지에게 국민첫사랑 이미지를 만들어 준 것은 <건축학 개론>이라는 영화 한 편이었다. 청초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연기자로서 전향한 수지는 이후 인기와 파급력이 이전과 비교할 수없이 커져 각종 광고촬영과 드라마 출연을 이어갔다. <드림하이>에 이어 <빅>에 조연으로 출연한 이후 선택한 <구가의서>가 20%가 넘는 성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수지에게 또다른 도약이 되었다. 톱스타로서 입지를 굳힌 후 출연한 <함부로 애틋하게>가 혹평을 받으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으나 <드림하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을 집필한 박혜련 작가가 집필할 새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출연이 확정된 만큼 수지의 인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가수로서의 솔로 컴백도 수지의 독보적인 인기로 인해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외모에 노래까지 잘하는 수지의 활용도는 확실히 높다.다소 아쉬운 점은 수지의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의 활용이 큰데 비해서 연기에 대한 표현이나 감정 표출이 다소 한정되어 있다는 점. 수지를 연기자로서 완전히 인정하게 되기까지는 연기의 기술적인, 그리고 감성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그러나 독보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  

 

 

 



 정은지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 정은지는 <응칠>에서 성시원 역할을 맡으며 존재감을 더 확실히 했다. <응칠>에서 완벽한 사투리연기와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제 1대 ‘개딸’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정은지는 이후 <그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연을 거쳐 <트로트의 연인><발칙하게 고고>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이어나간다. 아쉬운 점이라면 <응칠>이후 주연을 맡은 작품들이 흥행에서는 참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은지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확인시킨 것만큼은 사실이다. 에이핑크 활동역시 성공한데다가 솔로 활동도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가수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혜리

 

 

 

 


<응칠>에서 정은지가 있었다면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혜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룹 걸스데이 역시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기는 하지만 혜리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혜리는 그 파급력이 약해질 때쯤 <응팔>에 출연해 다시금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응팔>에서 보여준 둘째딸 연기는 확실히 혜리에 대한 선입견을 뒤집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그러나 이후 주연을 맡은 <딴따라>에서 다소 아쉬운 연기력과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것이 문제다. 정은지와 마찬가지로 <응답하라>의 콘텐츠를 뛰어넘어 흥행력을 인정받는 것이 급선무. 배우로서의 존재감 역시 그 때 더욱 확고해 질 것이다.

 

 

 


 

디오 (도경수)

 

 

 

 


엑소라는 그룹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보이그룹 중 하나다. 그러나 도경수라는 이름을 알린 것은 도경수의 배우로서의 행보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연을 맡은 그는 그럴듯한 연기력으로 엑소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신인배우가 아니냐”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영화 <형>에 조정석과 함께 형제로 출연한 도경수는 이 작품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비록 흥행은 성공적이지 못했으나 도경수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만큼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경수는 하정우-차태현과 함께 영화 <신과함께>에도 캐스팅 되며 연기자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에릭

 

 


신화는 말그대로 1세대 아이돌의 신화다. 여전히 해체하지 않고 활동을 지속하는 전무후무한 그룹인 신화가 여전히 건재한데 있어서 에릭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배우로서 높은 출연료를 받으며 드라마에 출연제의를 받던 에릭이 계약금을 손해 보면서까지 신화멤버들과 함께 소속사를 선택한 것은 이미 유명한 얘기. <나는 달린다>와 <불새>의 주조연으로 주목받은 에릭은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신입사원><무적의 낙하산요원> <케세라세라><최강칠우><스파이명월><연애의 발견>등을 거치며 연기력을 일취월장 시켰다. 작년 방송된 <또! 오해영>속에서 에릭은 오해영(서현진 분)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박도경역할을 잘 소화해내 호평을 들은 것은 물론 그동안 다소 아쉬웠던 흥행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삼시세끼>를 통해 인간적인 매력까지 보여준 에릭은 말그대로 팔방미인이다. 여전히 신화라는 아이돌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1세대 아이돌의 연기자로서의 행보는 이제 가수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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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의에 관한 문제다. 일제시대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일제시대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 했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때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일제가 한 나라 국민의 주권을 박탈하고 위안부, 강제징집을 했던 문제등은 인권 탄압과 기본권 박탈이라는 근본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일이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를 무시하고 탄압을 강행했던것에 대하여 일본은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제 강점기'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에 일제시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친일파 숙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친일파가 쌓은 재산들을 몰수 하는 일이 어려워졌고, 여전히 친일파들은 한국 땅에서 영향력있는 유지나 재력가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오히려 독립군의 후손들이 훨씬 더 빈곤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역사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의 땅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이 잇따라 승소했다는 소식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 강동원에게 ‘친일파 논란’이 번진 것은 그동안 큰 키에 잘생긴 외모는 물론, 배우로서의 필모그라피도 착실하게 쌓아나가던 강동원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기였다. ‘맥스무비’는 3.1절을 맞아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기사를 냈고, 그 중에 강동원이 끼어있었던 것이다.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배우 중 하나인 강동원이기에 비난의 강도는 거세게 일었다.

 

 

 


더군다나 2007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중에서 “외증조할아버지도 예술이다. 성함은 이종만씨.”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동원에 대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이종만은 이미 2005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표한 수록자 명단에 이미 포함되어 공식적으로 친일파 ‘인증’을 받은 상태였다. 강동원이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굉장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이었다.

 

 

 


이후의 대처는 더욱 미숙했다. 강동원은 사과보다는 회피를 택했고, 소속사는 맥스무비측에 기사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사유는 ‘명예훼손’. 그러자 대중의 반감은 더욱 심해졌고 비난이 심화되자 소속사 YG측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강동원의 입에서 나온 사과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더 이상 쏟아지는 비난을 어쩔 수 없었던 강동원은 3월 “5일 외증조부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다"며 사과를 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2007년 인터뷰를 한 시점에는 그 분의 잘못된 행동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었습니다. (중략) 저 또한 배우이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다시는 그런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 빠른 시간 내 제 입장을 말씀드리지 못한 점, 모두 저의 잘못이라 통감합니다. 저는 제 외증조부의 부끄러운 과거를 알게되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또 반성해나가겠습니다 . 아울러 미약하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심려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강동원은 위와같이 적절한 문장과 단어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문제였다. 이미 비난은 모두 쏟아진 후고, 게시물 삭제 요청이나 명예훼손 같은 단어도 등장한 후였다. 이 사과가 논란이 있었던 바로 직후에 있었다면 강동원은 훨씬 더 쉽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조상의 잘못으로 인해 연대죄를 씌워 후손들에게 죄를 물을 수는 없다. 범죄자의 가족이라고 해서 섣불리 손가락질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조상의 잘못과 본인의 잘못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하는 일이다. 국민 정서상 그들에게 쏟아지는 시선이 고울 수만은 없지만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막무가내식으로 ‘친일파 후손=나쁘다’라는 등식을 성립시키는 것은 비이성적인 태도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지만 그 질타의 범위를 크게 확장시켜 흥분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동원이 조상의 잘못을 인지하고 자신의 삶을 잘 살겠다는 발언을 조금만 더 빨리 했으면 그의 삶을 잘 살라는 응원이 쏟아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사과의 타이밍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봉사의 아이콘으로 아름다운 배우로 기억되는 ‘오드리 햅번’은 사실 나치의 후손으로 알려졌다. 혹시나 그의 연예계 생활이 타격을 입을까봐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생존을 숨겼고, 오드리 햅번의 아버지 역시 평생 오드리햅번의 아버지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영국 전범 감옥에 투옥되기까지 했던 아버지 때문에 오드리햅번은 '안네의 일기'에 캐스팅을 거부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오드리햅번은 평생 봉사와 구호활동의 삶을 살았다. 나치의 자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 누구도 오드리햅번을 나치의 자손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강동원이 독립운동가 이한열 열사 역할을 맡게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드리 햅번의 경우처럼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조상이 어떤 잘못을 했든, 자신의 삶의 궤적으로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오드리 햅번 만큼은 아니더라도 강동원이 그의 말처럼 ‘미약하게나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한다면, 그 역시도 ‘친일파의 자손’으로 기억될 일은 없을 것이다. 부디 후에도 좋은 배우를 넘어 좋은 사람으로서 강동원이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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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너무합니다> (이하<당신은>)는 첫회부터 구혜선의 연기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소 어색한 발성과 대사 처리가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평가에 부딪친 것이다.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캐릭터를 잡아낸 엄정화가 있었기에 구혜선의 연기력은 상대적으로 더 비교가 되며 비판의 강도는 높아졌다.

 

 

 

 


구혜선은 그동안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 논란이 꽤 있었던 배우기 때문에 이번 연기력 논란은 더욱 그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예능 <신혼일기>로 안재현과의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여주는 ‘실제 구혜선’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라면, 구혜선은 자신을 포장하고 설득시키는 연기자로서의 자질부족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당신은>에서 선보인 구혜선 연기의 가장 큰 구멍은 유명가수 유지나(엄정화 분)를 모창하는 모창가수로서의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모창가수라 하더라도 엄연히 공연을 하고 출연료를 받는 직업이다. 그러려면 모창가수역시 실제 가수에 버금가지는 못하더라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실력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구혜선이 표현한 정해당은 너무나도 어설픈 모양새로 비춰졌다. 물론 구혜선이 전반적으로 멸시당하고 무시당하는 스토리 진행상에도 문제는 있었지만, 구혜선이 표현하는 춤과 노래가 설득력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여기에 구혜선 특유의 말투까지 거슬리자, 발연기 논란은 그 세력을 더욱 불렸다.

 

 

 


2회로 넘어가면서 엄정화와 구혜선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아지며 두 사람간의 합이 꽤 그럴듯하게 그려진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엄정화와 함께 관계를 쌓아가는 장면들에서 구혜선은 모창 가수로 힘들게 살아가는 전개보다 훨씬 더 편안해 보인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꽤 잘 맞았다는 것은 드라마에 있어서 호재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단 2회가 방영되었을 뿐인데도 여전히 완성도에 있어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우려스러운 지점 세 가지를 꼽아보았다. 


 

 

 


 

1. 조연들의 연기가 너무해

 

 

 


이 드라마에서 연기력 논란은 구혜선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 구혜선만큼의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은아니지만 조연들의 연기 역시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특히 홍윤희역을 맡은 손태영은 어색한 감정표현과 대사처리로 나오는 장면마다 보는 사람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 홍윤희와 약혼한 박현준 역을 맡은 정겨운 역시 어색한 연기력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그동안 연기력 논란이 있던 배우가 아니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박현준의 동생인 박현성역을 맡은 이루의 등장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동안 가수로 활동하며 충격 스캔들은 물론 사재기 논란까지 일으켰기에 시선이 곱지 않은 것과 이루인지 알아볼 수 없을만큼 불어난 체중은 둘째 치더라도, 굳이 이루를 캐스팅 했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특색없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2. 전개가 너무해

 

 

 


 

연기자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극 전개 역시 충격적이었다. 2회만에 유지나는 정해당의 남자인 조성택(재희 분)에게 눈독을 들인다. “저 남자와 한 번 살아봐야 겠다, 얼마면 헤어지겠냐.”고 묻는 유지나의 급작스러운 태도는 시청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뜬금없는 전개였다. 불과 몇십분 전, 같은 회차의 극 초반까지만 해도 유지나와 정해당이 듀엣 무대를 함께 장식하며 서로간의 미묘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안심시켜 놓은 후, 갑작스러운 막장 전개로 이어진 것은 개연성의 문제였다.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뜬금없는 삼각관계를 내세운 전개로 이후의 이야기 역시 순탄하지 않은 막장 드라마가 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몰입도를 가졌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기는 하지만, 또 하나의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탄생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지점이었다.

 

 

 


3. 연출이 너무해


이런 전개가 너무나 급작스럽게 느껴진 데는 연출에도 책임이 있다. 일단 연기자들의 캐스팅에서 오류를 범한 것은 물론, 캐스팅 된 연기자들이 캐릭터에 녹아들지 모한 것은 캐릭터를 연출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단순히 캐스팅을 넘어 극중에서도 연출의 구멍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조성택과 유지나가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전개를 어색하게 만든 가장 큰 연출의 문제점이었다.

 

 

 


 

정해담은 조성택, 유지나를 만나게 하고 그들과 함께 낚시 여행까지 떠나는데, 이 여행에서 조성택은 정해담이 보는 앞에서 유지나에게 선을 넘나드는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쌈을 싸서 먹여주거나 옷을 벗어서 덮어주거나 하는 행동이다. 심지어 술에 취한 유지나를 안아서 눕혀주기까지 하는데 이 과정을 모두 옆에서 지켜본 정해담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심지어 불쾌감도 표시하지 않는다. 누가 보아도 둘의 관계가 미묘해지는 시점에서 심지어 삼겹살을 사오겠다며 자리를 비켜주기까지 하는 정해당의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정해당이 의심스러워 하는 표정을 짓거나, 불쾌감을 드러내는 연출만 있었어도 훨씬 더 자연스러워 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조성택과 유지나가 서로 채소를 씻다가 손을 부딪치며 미묘한 감정을 쌓는 장면 역시 너무나도 어색했다. 80년대에 나올 것 같은 연출과 배경음악은 둘의 위험한 관계를 암시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코믹하기까지 했다.

 

 

 


 2회만에 많은 등장인물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메인 갈등까지 심화된 드라마가 50부작이라는 긴호흡 내내 어떤 전개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기대감보다는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초반부터 억지스러운 전개로 깜짝 놀라게 한 <당신은>이 과연 막장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지 않은 채, 마지막까지 선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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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서 새로운 얼굴을 찾아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어쩐지 여성이 주축이 되는 예능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그동안 충분하지는 않아도, 꾸준히 시도되어 왔음에도 여성을 필두로 한 예능의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최근 <미운 우리새끼>에서 스타들의 엄마들이 주목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예능에서 소비되는 그들의 정체성은 ‘여성’이라기 보다는 ‘가족’으로서다.

 

 

 

 

 

최근 시즌을 새로 시작한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슬램덩크>)와 <하숙집 딸들>은 그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다. <슬램덩크>속에서는 홍진영, 공민지, 전소미 같은 가수들은 물론, 강예원과 한채영이라는 여배우들까지 등장했다. <하숙집 딸들>은 아예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미숙, 이다해, 박시연, 장신영, 윤소이가 주축이 된다. 물론 박수홍과 이수근도 함께 출연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다.

 

 

 

 


<슬램덩크>의 한채영은 노래와 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망가지는 캐릭터고 <하숙집 딸들>속 여배우들도 각종 게임을 통해 몸 개그를 선보이며 웃음을 이끌어 내려 노력한다. 한채영의 털털한 성격이나 매력은 강조되었을지 모르나 문제는 아무리 망가지고자 해도 전혀 공감가지 않는 예능의 내러티브에 있다.

 

 

 

 


 

 

 

 


여배우들이 어설프게 춤추는 모습이나 긴 젓가락으로 짜장면을 집어 먹거나, 촛바람으로 촛불을 끄는 장면들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그들이 망가지고자 해도 포기할 수 없는 여성 연예인, 특히 배우로서의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쁜’ 연예인이 털털한 모습을 보인다는 콘셉트는 이미 너무 많이 반복되어 온 소재다. 예를 들면 여배우들은 화장을 지운 민낯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다. 화장을 지워도 예쁘고, 망가져도 귀여운 캐릭터들은 그들의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시킨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무슨짓을 해도 ‘예쁘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것은 예능에 있어서는 치명타다.

 

 

 


예능계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들의 존재가 끊임없이 발견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성’의 캐릭터를 강조하며 성공한 사례들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여성성을 탈피하며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만이 여성 예능인으로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국주나 박나래, 장도연, 김숙 같은 캐릭터가 그렇다. 그들은 얼굴에 실리콘을 덧대어 붙이고 웃기는 분장을 하거나, 몸을 희화화 하거나, 강한 힘을 자랑하거나, ‘가모장’이라는 캐릭터를 끌어 오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단순히 ‘예쁜’ 역할에 국한된 것은 예능인에게 있어서는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진짜 사나이>의 이시영 역시 보통 여성들보다 월등한 체력과 웬만한 군필자들 보다 더한 근성을 보였다는 지점이 주목받았다.

 

 

 

 


결국 캐릭터 뿐 아니라 체력까지 남성이 망가지는 것 이상으로 망가지고 남성이 힘을 쓰는 것 이상으로 힘을 보여주는 캐릭터만이 여성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한 존재라고는 하지만 타고난 힘이나 신체적인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는 다소 돌파가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여배우들의 예능에서 여배우들의 캐릭터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예쁘지만 망가지는 캐릭터는 결국 ‘예쁜’ 캐릭터의 확장에 불과하다. 이시영처럼 화장을 모두 지우고 체력이나 암기력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는 적극성을 여배우들에게 모두 기대하기는 힘들다. <슬램덩크>나 <하숙집 딸들>역시 그런 한계를 극복하는 스토리 구조가 아니다. 여전히 꽃처럼 예쁘게 화장을 하고 세팅이 완벽한 헤어스타일로 등장하는 여배우들은 아름답지만, 예능의 이야기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이것은 여배우들의 문제 이전에 예능의 이야기 구조 자체의 한계다. 그러나 그 한계 역시 여배우들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장벽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나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었느냐하는 지점에서 두 예능 모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단순히 여배우들이 출연하여 망가지거나 오버 액션을 취한다고 하여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안일한 기획에서 여배우들이라는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해봤자, 예능의 성공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결국 한계만 보여준 ‘여배우 예능’은 여전히 여성 캐릭터의 활용에 있어서 큰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하고, 그리고 그 선입견과 편견을 뛰어넘을 생각이 없는 캐릭터만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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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해피투게더>에서는 씬스틸러 배우 오연아가 출연해 두 명의 선배 이름을 거론했다. 하나는 정우성, 다른 하나는 김혜수의 이름이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두 배우는 오연아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 정우성은 오연아가 배우를 포기하려 했을 때 즈음 오연아를 추천한 장본인으로, 지금의 씬스틸러 오연아를 있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오연아의 입을 통해서 밝혀졌다. 정우성은 뒤늦게 개봉한 <소수의견>이라는 영화를 보고 '후배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다면 끌어줘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며 영화 <아수라>에 오연아를 추천했다고 한다. 무명배우였던 오연아를 눈여겨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영화에 추천하는 것은 정우성 같은 톱스타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명 배우의 커리어는 정우성과 하등 관련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배우들의 연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에피소드다.

 

 

 

 

 

 

 

 

 

 

정우성은 평소에도 배려심 깊고 주변 사람을 챙기기로 유명하다. 배우 이범수는 예능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하여 “단역배우 시절 회식에 참가하기가 애매했다. 누구하나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나도 가도되나 싶었다”며 “(회식에 가서) 앉아있으면, 내가 음식 받을 차례임에도 다른 높은분이 ‘여기요’하면서 집어가고 있었다. 어느 톱스타가 그 모습을 5분 10분 지켜보고 있더니,  ‘아주머니, 저쪽 테이블 갖다 주세요. 그쪽 지금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는 것이었다. 회식자리에서 전체상황을 모두 보고 있었던 것.” 이라며 “그 배우가 바로 정우성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범수는 “정우성을 정말 멋진남자라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김정태 역시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영화 <똥개>를 정우성과 함께 찍었는데, 그 당시 돈이 부족하여 집을 빼야 할 위기에 몰렸다. 친했던 정우성 매니저에게 연락을 했는데 매니저가 ‘우성이 형한테 얘기해 보라’며 연락처를 주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전화번호를 눌러 이야기를 꺼냈는데 한동안 말이없던 정우성이 ‘생각할 시간을 주실거죠?’라며 정중하게 전화를 끊었다.” 고 말하며 “이어 이틀 후 돈이 입금되었다. 지금은 갚았지만, 당시 정우성이 아니었다면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한 적도 있었다.

 

 

 

 


이밖에도 정우성은 스태프들은 물론, 팬들에게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다. 몰려드는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정우성은 “피곤하지 않냐”는 조영구의 물음에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더 있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안겼다.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촬영하면서도 “자기 리액션 너무 좋다.”고 오연아를 치켜세워준 김혜수 역시, 영화계에서의 미담은 유명하다. 2014년 천우희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눈물을 흘릴 때, 함께 울어줄만큼 깊은 공감을 했던 김혜수는 이어 인터뷰에서도 “천우희는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했으면 좋겠다"며 "잘 하는 배우들을 발견할 때, 그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서 부각될 때 너무 기쁘다. 잘하는 배우들은 어디에서도 다 잘 한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직장의 신>에 김혜수와 함께 출연했던 송지인은 “김혜수는 나처럼 비중이 작았던 배우도 시사회에 초대해 주는 것은 물론, 최근 있을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 진행 상황과 일정표, 조감독 연락처, 영화사 등이 모두 적힌 리스트를 직접 보내주셨다. 작품하느라 바쁠테고 저 같은 후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정말 감동했다.”며 김혜수의 후배 사랑을 증명했다.

 

 

 

 


<굿바이 싱글>에 함께 출연한 마동석은 “이래서 김혜수, 김혜수 하는 구나 했다.”며 김혜수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했다. 이에대해 김혜수는 “배려도 상호간에 마음이 통해야 배려를 하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며 "동석 씨도 정말 많은 배려를 하는 배우다"며 마동석에 대한 칭찬을 먼저 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혜수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특히 현장에서는 많은 분들의 배려를 받는다. 오로지 자기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배려를 해주신다"며 "배우들끼리도 마찬가지다. 메인 배우가 있고 그 외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현장에 있는데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서포트 해준다. 감정적인 배려, 연기적인 배려를 받는 것이다”고 말하며 "물론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쯤은 고마움을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있었던 현장은 대부분 늘 그래왔던 것 같다"며 "배려를 주고 받으면서 배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도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닌가 싶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혜수는 무엇이든 메모장에 적는 습관이 있는데  무명 배우들의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까지 휴대폰 메모장에 빼곡하게 기록해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 적는다. 아티스트 같은 경우는 내가 캐스팅 디렉터까지는 아니지만 기억해 뒀다가 어떤 좋은 작품이 있을 때, 그 배우에게 맞는 캐릭터가 나왔다 싶을 때 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메모장에 보면 70세 넘는 분들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 배우가 주목을 받는다고 했을 때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의 모습을 나 혼자 기억하고 있다면 '어? 저 배우 나 예전에 어떤 작품에서 봤는데. 진짜 좋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하고 싶어지지 않냐. 나도 마찬가지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때 가장 좋다"고 말하며 단순히 자신이 톱스타의 위치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을 넘어 다같이 잘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낮은 위치에서 높은 곳을 우러러 보기는 쉽지만, 높은 위치에서 낮은 자리를 바라보고 그들을 충분히 배려하기란 어렵다. 사람이란 대우를 받는 만큼 그 대우에 익숙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쥐고도 자신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 볼 줄 알고 그들이 진정으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정우성과 김혜수의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단순히 배우로서가 아니라 영화와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보여주는 태도는 단순히 연예인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그들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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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는 그 누구보다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 단적인 예로 나영석 tvN흥행신화의 시초였던 <꽃보다 할배>가 그렇다. 그 누가 평균연령 70살 이상의 출연진들을 예능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꽃보다 할배>는 큰 성공을 거두며 출연자였던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모두 그 이미지를 활용하여 광고까지 찍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이는 나영석pd가 부여한 새로운 캐릭터에 기반한 인기였는데 예를 들어 신구를 ‘구야형’이라 부르며 그의 부드러운 성격과 감동적인 어록을 조명하거나 박근형에게 로맨티스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의외의 면을 발견케 하는 식이다.

 

 

 

 

 

 

 

빠르고 다사다난하게 진행되는 예능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나pd는 ‘느림의 미학’을 강조한다. 여행에서 순간순간 위기는 찾아오지만 결코 그 흐름이 빠른 템포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위기들은 출연잔들의 성격을 조명하는 계기로 활용된다. 이런 흐름은 나pd 예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출연자들의 연령대부터 젊은 느낌을 강조한 <신서유기>는 보다 템포가 빠르고 해결해야 할 미션도 많아져 출연진들의 고생을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러티브 자체를 자극적으로 끌고 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황속에서 출연자들의 고유의 특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능에서 생소한 인물인 <1박 2일>시절 이승기부터 시작하여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 <삼시세끼>의 차승원, 에릭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끊임없이 발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독 여배우의 활용도는 약했다. ‘꽃보다’ 시리즈의 하나인 <꽃보다 누나>가 여배우들을 끌어들여 흥행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꽃보다 시리즈의 맥락 안에서 이루어진 성과였다. 여배우들이 출연하여 <꽃보다 할배>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고, <꽃보다 할배> 시리즈가 이후에도 계속 시도된 것과는 달리, <꽃보다 누나>는 단발로 끝났다. 그 이후로도 '꽃보다' 시리즈에 여자 출연자들을 찾아 볼 수는 없었다. 

 

 

 

 


이후 <꽃보다 청춘>시리즈 역시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자 결국 ‘꽃보다’시리즈를 중단하고 내놓은 <삼시세끼>시리즈에는 차승원이라는 강력한 한방이 있었다. 이서진 역시 <삼시세끼>의 또다른 시즌에서 다시 나영석과 손을 잡았지만 컨셉트상 요리하는 ‘차줌마’ 캐릭터를 따라가기는 불가능했다. 대신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차줌마의 캐릭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게스트로 여배우들이 등장했는데, 단발성으로 화제를 모으는 것은 가능했지만 어디까지나 이벤트성에 가까웠다.

 

 

 


남자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차줌마’ ‘에셰프’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에 비해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나pd역시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다. 여성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현상은 ‘캐릭터 구축의 귀재’ 나영석 pd의 예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신혼일기>의 구혜선은 나영석pd의 예능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고정 여성 예능 캐릭터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을 활용하여 안재현과 구혜선의 이야기를 내세운 것은 확실히 의외성과 화제성이 있었다. 그러나 <신혼일기>가 호평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시청률은 나pd의 작품 치고는 아쉬운 수준이다. 가상 연애 프로그램이 즐비한 가운데, 두 사람의 연애 감정은 홍수처럼 쏟아진다. 물론 두 사람이 실제 결혼한 신혼부부라는 점에서 그 이야기는 더 풍성해 지지만 그것은 감정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지, 감정 자체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구혜선의 실제 성격에 대한 의외성은 발견되지만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서 발견 될 수 없는 지점이 바로 그곳이다. 문제는 예능의 스토리와 캐릭터가 절묘하게 합일되는 순간인 것이다.  

 

 

 

   


나영석pd의 새 예능에서는 윤여정과 정유미가 등장한다. 윤여정은 그동안 각종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주목받기도 했고, 나영석과 함께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고정 예능인으로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또 다른 출연자인 정유미는 아예 예능에서 새로운 얼굴이다. 나영석의 끈질긴 설득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나pd가 색다른 예능 캐릭터를 발견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결과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서진이 또다시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예능에서 주목할 지점은 이미 익숙한 이서진의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여배우들의 새로운 캐릭터가 어떻게 조명되느냐가 새로운 예능의 성패다. 이제까지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부각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들은 독보적인 예능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여성에게 그 기회는 남성의 그것보다 적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을 부각시키는 예능의 제작 환경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여성 예능인들에게는 있다. 그만큼 예능의 활용도에 있어서 제작진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성공신화를 계속 써내려왔던 나pd의 예능에서도 좀처럼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확장의 힘을 통해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우려와 동시에 새로운 예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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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가 <대장금>이후 무려 13년만에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은 이영애의 변화된 정체성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작품이다. 13년 전, 영민하고 호기심 많으며 마음이 따듯한 장금이는 현명하고 주체성이 강하며 가족을 이끌어가는 사임당이 되었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영애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여전히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을 간직한 이영애의 이미지는 사임당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된다.

 

 

 

 

 

그러나 <사임당>은 이영애의 컴백작에 200억 대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대중의 관심선상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초반에는 그나마 비난이라도 받았으나 회차가 진행될수록 화제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16%로 시작한 시청률은 9%까대까지 떨어졌다. 앞으로도 더 오르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 2월 2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조사에서도 20위권 내에도 순위를 올리지 못했다. 한마디로 대작의 ‘굴욕’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다.

 

 

 


이에 <사임당>측은 급히 9, 10회를 압축한 스페셜 방송을 준비하는 등,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방영하는 스토리가 어렵거나 난해하다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가 지나치게 평이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다. 타입슬립 소재를 쓴 것도 멜로 색을 입힌 것도 모두 지나치게 뻔하다. 사임당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특별함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면서 예술혼을 불태우지만, 그의 삶에 좀처럼 동화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밍숭맹숭해지고 캐릭터들은 예측 가능한 행동만을 한다. 더군다나 현대로 넘어와 전개되는 이야기는 오히려 사임당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딱히 엄청나게 졸작이라고 평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라 말하기도 힘들다. 결국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평이한 드라마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기 힘든 작품인 것이다.

 

 

 

 


이는 누구보다 이영애에게 뼈아픈 한 수다. 드라마는 그 누구보다 이영애를 중심으로 홍보되었다. <대장금>으로 명실상부 한류스타가 된 이영애가 그동안 가정에 집중하다가 선택한 작품에 드라마 최초로 ‘신사임당’의 생애를 다루겠다는 포부도 돋보였다. 이영애의 신사임당이었기에 드라마는 더욱 기대가 될 수 있었다.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처럼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 보다는 그에게 주어진 이미지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 의도는 뻔히 보였지만 이영애였기에 그 의도를 알면서도 기대를 하게 됐다. 방영시기가 미뤄지면서 홍보도 충분히 이루어졌다. 이영애가 있었기에 200억이라는 투자 금액도 가능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사임당이 도저히 성공이라 부르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가장 곤혹스럽다. 작품이 잘 되면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배우지만, 안 됐을 경우 가장 이미지의 타격을 입는 것도 배우다. 그것은 이영애같은 톱스타에게는 필연적인 숙명같은 일이다. 제작비의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그의 출연료는 그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대가라고 할 수 있다.

 

 

 

 

 

 

10년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톱스타 고소영 역시 웃을 수만은 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여전히 주인공을 맡을 수 있을만큼 여전히 화제성이 있다. 그러나 ‘장동건의 아내’라는 타이틀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시청률은 처참해도 너무나 처참하다. 첫회 시청률 3.9%로 시작하여 4.9%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5%도 안 되는 시청률에 동시간대 꼴지다. 경쟁작 <피고인>과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역시 상승세라는 점도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일단 우려스러웠던 연기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도도한 톱스타 이미지가 강한 것에 비해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톤은 안정적이었다. 여전히 관리가 잘 된 얼굴과 몸매는 비현실적이었지만,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공백에도 불구하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드라마의 전개 역시 지루하지 않다.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그 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은 지고지순하거나 답답하기 보다는 시원한 말투로 한 방을 날린다.

 

 

 

 


 

그러나 문제는 이 드라마 역시, 그리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고소영은 공백기 전에도 확실한 흥행작으로 각인된 기록이 거의 없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적도 있을 정도로, 연기적으로도 인정받았다고 하기 어렵다. 고소영의 컴백은대중이 바라고 기대하는 지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드라마는 남편의 바람과 연하남의 등장이라는 뻔한 패턴으로 흐른다. 물론 이은희(조여정 분)같은 캐릭터가 등장해 정체를 숨기며 미스터리함을 남기지만 드라마의 흐름을 바꿀 정도라고 할 수는 없다.

 

 

 


아줌마의 인생 전환 스토리는 이미 지겹도록 봐왔다. 물론 그 뻔한 스토리 속에서도 드라마는 나름대로의 내러티브로 흥미를 이끄는 부분이 있지만 대대적인 관심을 촉발할 만큼의 재미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눈길을 끄는 소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나름대로의 웰메이드’ 이상을 벗어나기 힘든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톱스타 마케팅으로 어느정도의 화제성은 이끌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구성이다. 이영애와 고소영조차 초반의 홍보 효과로는 유효할지 몰라도 드라마의 꺼져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을 리 없다. 10년이 넘도록 두문불출 했던 톱스타들의 컴백은 가장 중요한 것이 톱스타들의 이미지가 아닌 바로 드라마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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