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단골 소재가 되어버린 검사는 tvN <비밀의 숲> 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공 황시목(조승우 분)은 검사고, 그가 맞서 싸워야 하는 대상도 검사다. 그러나 <비밀의 숲>은 뻔한 검사이야기가 아니다. 분명 악에 대항하는 검사의 이야기이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검사는 우리가 수없이 목격했던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비밀의 숲>의 이야기는 우리가 목격했던 그 장면들을 생각나지 않게 만든다.

 

 

 

 

 

끝까지 누구도 믿을 수 없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스토리

 

 

 


일단 <비밀의 숲>의 주인공인 황시목은 굉장한 정의감이나 의협심을 가지고 사건에 덤벼드는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어릴적 뇌수술로 인해 감정이 날아가 버린, 감정을 느끼는데 장애가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비밀의 숲>의 이야기는 그가 정의로운 검사가 아니기에, 훨씬 더 흥미롭고 유려하게 변한다. 감정적이지 않은 대신 더 이상적이고 냉철 할 수 있는 주인공의 캐릭터는 오히려 어떤 것이 악인지, 누군가의 잘잘못이 무엇인지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주며 이야기에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

 

 

 

 

이뿐이 아니다. ‘착하고 정의로운’ 성격을 확신하게 만들지 않는 스토리는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남주인공 황시목은 물론, 여주인공 한여진(배두나 분)까지 의심하게 되는 이야기 구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매회 놀라운 희열을 선사한다.

 

 


황시목이 감정을 느끼기 힘들다는 설정은 오히려 주인공의 매력 포인트로 활용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그이기에 그가 짓는 옅은 미소 한 번, 정돈되지 않은 머리모양이 큰 임팩트를 준다. 그가 점차 감정을 깨달아가는 모습은 또다른 재미 포인트로, 그를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부분이다. 

 

 

 


황시목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형사 한여진 뿐이다. 한여진은 황시목에게 미소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한여진은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정의로운 캐릭터다. 그러나 결코 정의를 앞세워 민폐를 끼치지는 않는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결합된 여주인공은, 사건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몸으로 뛰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남성의 힘에 묻어가는 캐릭터가 아닌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여주인공의 등장은 이 드라마를 떠받치는 또 다른 요소다.

 

 

 

 

마지막까지 궁금한 '진범' 그러나 고구마는 없다.

 

 

 


<비밀의 숲>의 첫회에서는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 살인사건은 모든 사건의 전반에 긴밀하게 연결된 시발점일 뿐이다. 살인사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배경이 훨씬 더 중요한 지점이다. 그 살인사건 뒤에 얼마나 많은 권력이 연관되어 있고 비리가 숨어있는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누구인지가 키포인트인 것이다. 범인이 나타날만 하면 등장하는 반전은 여느 드라마라면 ‘고구마’를 삼킨 듯 답답한 가슴을 치게 만들었겠지만, <비밀의 숲>의 해결방식은 전혀 다른 구성을 취한다.

 

 

 


매회 일어나는 사건들은 큰 틀 안에서 벌어지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은 빠른 호흡으로 해결해 나간다. 주인공은 작은 사건들을 해결하며 능력을 보여주고 퍼즐 조각을 맞춰 나간다. 여기에 사건의 증거들 역시 매회 새로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은 갑자기 살해당하거나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청자는 새로운 추리를 하게 되고,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큰 사건이 해결되지 않아도 답답하지 않도록 사건의 연결고리들을 촘촘히 배치하고 그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이 활약할 수 있게 하면서도 큰 틀에 있어서 추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은 구성은 도무지 신인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탄탄하다.  

 

 

 


마지막까지 높은 완성도, 또 하나의 수작이 탄생하다.

 

 

 


<비밀의 숲>은 선악구도를 활용했지만, 무조건적인 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악을 처단하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는 하지만, 주인공조차 범인이거나 범인과 연관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게 만들며 미스터리한 사건의 전개를 보여준다. 마지막회까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안심할 수 없다. 

 

 

 


마지막회의 한시간 반 편성은 급마무리로 드라마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을 완벽하게 벗어나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찬탄을 획득한다. 끝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앞뒤가 안 맞는 드라마의 병폐를 완벽히 차단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다. <비밀의 숲>은 16부작 드라마가 어떻게 끝까지 완성도 있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를 정확하게 보여준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공중파라면 가능한 구성일까 싶을 정도다. tvN이 낳은 또하나의 수작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드라마는 보통 캐릭터에 집중하거나 스토리에 집중하거나 둘 중 하나다. 캐릭터가 통통 튀는 드라마는 에피소드식 구성이 주를 이루고 스토리에 집중하는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캐릭터의 창의성이 약하다. 그러나 <비밀의 숲>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그 캐릭터들을 완벽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뛰어 놀게 하며 두가지의 매력을 모두 잡은 몇 안되는 수작이다. 안 볼 수는 있어도 한 번 보면 놓칠 수 없는, 아니, 놓치기 싫은 드라마. 아직 보지 않았다면 1회부터 정주행 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흔히 한국드라마와 비교되는 미드를 뛰어넘는 희열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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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알파고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같은 질문이 대화의 주제가 된다. 사실 굳이 알필요 없는 질문이지만 궁금한, 누군가가 속시원히 대답해 주면 좋겠는 질문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기 힘들다. 그러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에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줄 이가 있다.

 

 

 


전 장관이자 작가 유시민, 소설가 김영하, 뇌과학자 정재승,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여기에 작곡가이자 방송인 유희열까지 뭉친 <알쓸신잡> 출연진들의 대화 주제는 변화무쌍하다. 분명 대화를 하다가 한 번쯤은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는 더욱 풍성해진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종종 자칫 전문적이고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로 흐른다. 그러나 주목할점은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의 주제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동시에 흥미롭다는 지점이다.

 

 

 


생소한 개념까지 예능으로 승화시킨 <알쓸신잡>

 

 

 


방송은 커녕, 일반적인 대화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는 힘들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능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마도 <알쓸신잡>이 최초일 것이다. 대부분은 용어조차 생소한 개념을 <알쓸신잡>은 이해시키고야 만다.

 

 

 


그 이유는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들이 어디까지나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다’이기 때문이다. 내용은 다를지언정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술자리나 친구를 만나 밥을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모르는 개념이나 용어,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등장하기 때문은 아니다. 그들의 대화는 다양한 주제와 분야를 아우르면서도 흥미로운 지점을 놓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가 생소할지라도 그 안의 이야기는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들어 부동산 가격이 들쑥날쑥 한다거나, 제주도에 중국자본이 들어와 땅값 상승 같은 결과가 보인 것과 같이 젠트리피케이션은 우리가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주제다. 그들의 지식 덕분에 이야기가 확장되었을 뿐,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관심분야를 건드린다. 그리고 보통사람이라면 대부분 호기심으로  끝나는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설명과 해설이 가능한 수준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실생활에서 나누는 수다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알쓸신잡>, 주제는 교양인데 예능이 될 수 있는 이유

 

 


<알쓸신잡>은 다큐멘터리나 교양처럼 우리가 몰랐던 세상을 자세하게 파헤치고,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저 서로 나누는 대화들이 뒤엉키고 다시 다른 주제로 옮겨가는 ‘수다’의 과정을 포착해내며 그 이야기의 주제에 대한 다양성을 보여준다. 그 다양성은 우리가 보통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신선하고 재미가 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묘한 긴장감마저 있다.

 

 

 


만약 <알쓸신잡>이 어떤 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자리였다면 <알쓸신잡>은 <백분토론>과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알쓸신잡>은 출연진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으면서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때로는 주제가 던져지긴 하지만 대회가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그런 자유로움이 바로 예능의 분위기를 만든다. 상대방은 적이 아니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지식인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을 풀어놓기는 하지만 그 지식에 자만하여 상대방을 무시하지도, 자신의 이야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알고 있는 사실이나 느끼는 감정을 풀어놓고, 그 이야기를 하는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한다. 그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둘러앉은 그들의 대화는 더욱 재미가 있을 수 있다. 마치 어떤 날,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끊임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존댓말 호칭’에 대한 토론에 ‘꼰대 문화’가 등장하고, ‘멍때리는 시간’이 오히려 뇌에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들은 멀리 떨어진 과학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고 있는 일상 생활에 관련된 문제들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지만 그 이야기들을 인문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은 분명 똑똑해 보이지만 결국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 생각이 좀 더 구체화되고 정제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대화 주제는 결국은 ‘일상’인 것이다.

 

 

 


 

쓸데없지만 왠지모르게 재미있다.

 

 


그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쓸데없는 지식을 알려주는 예능. 그러나 그 지식들은 알아두면 쓸데없을지는 몰라도 알아두면 재미있고 왠지 모르게 똑똑해진 느낌까지 들게 만들어 준다. 분명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지식인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는데 그 이야기들은 지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만드는 친구들과의 수다 자리에서 우리의 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현장. 그 자체 만으로 예능이 될 수 있다니. 예능인들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우스운 소리를 하지도 않는데, 어느순간 몰입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알쓸신잡>. 정말 신기한 예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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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누구도 성공한 인생이라 부르지 않는 주인공들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간다 해도 그 누구도 백화점 안내원, 해충 박멸회사 말단 직원을 두고 우러러 보지는 않으니까. 그들의 꿈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고동만(박서준 분)은 어릴 적 태권도 유망주로 태권도 국가 대표를 꿈꿨고, 최애라(김지원 분)는 여전히 아나운서가 꿈이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이제 스펙도 없는 29살의 그들에게는 태권도도, 아나운서도 도무지 가능할 것 같은 꿈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 가슴 속에 숨어있던 열정이 꿈틀 거리기 시작하자 그들은 박살나 볼 각오를 하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한다. ‘흙수저 청춘’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멀기만 한 꿈, 그러나 젊음이 무기다.

 

 

 


그들의 무기는 젊다는 것 하나. 그러나 세상은 그들의 편이 아니다. 29살이라는 나이는 아직도 한창 때지만, 더 이상 세상은 그들을 젊게만 보지 않는다. 불가능한 꿈을 꾸지 말고 돈이나 벌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지는 세상의 벽 앞에서 그들은 상처입고, 아파하고, 또 좌절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 쯤 실패해 봐도 좋을, 젊음이란 무기로 배짱을 부린다.

 

 

 

 

그들의 청춘이 재벌이나 천재성으로 덧칠해진 특별한 것이 아니기에, <쌈마이웨이>는 오히려 특별해진다. 드라마의 판타지를 이끌어 내는 수단인 ‘완벽남’은 이야기 속에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 청춘들이 있다. 수십번 넘어지고 눈물 흘리지만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내일을 준비하는 청춘이.

 

 

 


그런 청춘의 이야기 속 로맨스는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화려한 데이트나 꿀같은 달콤한 밀어들로 채워지는 대신, 툭툭 내뱉는 독한 단어들과 직설화법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 안에 숨어있는 정이 느껴질 때, 그런 단어들은 오히려 더욱 달콤하게 들린다. 옥상에서 술을 마시며 신세 한탄을 해도, 그 소박한 데이트는 오히려 화려한 데이트보다 정감 있게 다가온다. 영화 한편을 위해 영화관을 통째로 빌리거나, 화려한 파티에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장면 따위가 없이도, 츄리닝(트레이닝복이 아니다)을 입은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쌈마이웨이>는 청춘의 단면을 정면돌파한다. 에둘러서 표현하지 않고, 취직도 어렵고 삶은 팍팍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현실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내일이 있고 꿈이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쌈마이웨이>는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판타지를 오히려 극대화 한다. 결국 고동만은 이종격투기 선수가 되어 주목받고 최애라는 국내 최초 이종격투기 아나운서가 된다. 모두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의 꿈을 이룬다. 꿈을 꾸는 자들에게는 미래가 열려 있고, 그 미래를 여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다.

 

 

 


 

청춘의 시련을 위해 등장한 설정들, 마무리가 아쉽다.

 

 


<쌈마이웨이>속 청춘들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들이 로맨스와 꿈을 쉽게 완성시키면 재미가 없는 까닭이다. 일단 남자 주인공의 전 여자친구인 박혜란(이엘리야)는 과거에도 수없이 고동만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며 고동만을 흔든 여자다. 그는 재벌가와 이혼을 한 후 다시 고동만을 찾는다. 최애라는 겨우 마음을 연 남자가 사실은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절망해야 한다. 또한 아나운서 시험을 위해 향한 시험장에서 면접관에게 스펙에 대한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고동만은 처음 경기에서 과거 경쟁자였던 김탁수(김건우 분)가 섭외한 파이터에게 치욕스러울 정도로 처참하게 깨진다. 이들이 원하는 결과는 그리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과거 최애라를 쫒아다니며 괴롭혔던 선배는 장경구(강기동 분)는 어떤 의도에선지 다시 나타나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체불명의 집주인 황복희(진희경 분)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들은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이지만 드라마가 할 이야기의 초점은 빗나가고 만다.

 

 

 


 

끝으로 갈수록 악역들의 개과천선은 너무 허무하게 이루어진다. 백설희(송하윤 분)을 괴롭히던 남자친구 김주만(안재홍 분)의 어머니는 그 둘이 헤어졌다는 소식에 마음 아파하며 백설희에게 과거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하고, “예전의 장경구가 아니”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장경구는 갑자기 따돌림 당하던 딸의 모습을 보며 반성한 후,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나타난 정의의 사도가 된다. 마지막회에 가서 풀어지는 황복희와 최애라의 모녀 상봉 역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다. 여기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잘 팔리는 백설희의 매실액 역시 갑작스러운 전개다. 그동안 뜸을 들인 것에 비하면 허무하다고 할 정도다.

 

 

 


뿌려졌던 ‘떡밥’들을 주워담기 위해 마무리 한 설정들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워 급조된 느낌마저 들었다. 이야기의 흐름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악역이나 출생의 비밀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고야 만다. 이런 속도의 마무리라면 이야기는 굳이 16부작으로 이어질 필요가 없었다. 8회 정도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대의 청춘에게 전해진 메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청춘들의 똘기’로 희망을 전하는 데 성공한다. “우리가 똘기 한 번 안 부려봤으면 네가 MC가 되고, 내가 파이터가 되고, 백사장이 CEO가 됐겠냐.”며 “못먹어도 고! 사고쳐야 노다지도 터진다.”고 외치는 청춘들은 더 이상 흙수저가 아니다. 그들의 과거는 비루했을지라도, 그들의 꿈은 비루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결국 ‘남들 뭐 먹고 사는지 안 궁금하고 내가 서 있는 이곳이 메이져다.’고 외칠 수 있는 청춘의 한 장면은 아름다웠다는 이야기. 그런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게 전해진다.

 

 

 


삶 속에는 좌절도 있고 절망도 있고 고난과 역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 속에서도 남아있는 것은 꿈과 희망이다. 어떤 이들의 꿈과 희망도 결코 무가치 하지 않다는 메시지 속에서 <쌈마이웨이>는 또 다른 방식의 청춘 로맨스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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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세계적 스타 탄생을 이루겠다!


<K팝스타>는 그런 원대한 꿈을 안고 출범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무려 SM, YG, JYP의 대표들인 보아, 양현석, 박진영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1위를 한 참가자는 세 소속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다.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해도 스타가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러나 국내 최대 소속사의 지원이 있다면 스타가 될 확률은 훨씬 더 올라간다. 누가 그런 대단한 특혜를 입게 될 것이냐는 관전포인트는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었다.

 

 

 



참가자보다는 심사위원의 캐릭터에 방점을 찍은 오디션

 

 

 


 


그렇기 때문에 <K팝스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바로 심사장면이다. 최고의 아이돌 가수를 키워내고, 현재 가요계를 독식하다시피한 삼대 기획사 대표들의 평가는 <K팝스타>를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공기반 소리반’ 등의 박진영 어록도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SM이 <K팝스타>에서 하차하고 안테나 뮤직의 유희열로 심사위원 교체되자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안테나 뮤직은 비록 주류 소속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희열은 철저히 주류였다. <유희열의 스케치북>부터 <슈가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비긴어게인>등으로 이어지는 유희열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는 <K팝스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유희열은 <K팝스타>에서 냉정한 평가 대신 따듯한 시선과 가능성을 염두 해 둔 평가로 개성 강한 다른 두 심사위원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의 캐릭터는 시즌이 지나고 회를 거듭할수록 강화되었다.   

 

 

 


때문에 <K팝스타>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지나고 난 후에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들이 평가하는 것은 단순한 가창력이 아니었다. 기존 가수와의 차별점이나 독특함에 대한 열망은 그들 평가 기준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었다. 어느새 심사위원들은 <K팝스타>의 인기를 견인하는 가장 주요한 캐릭터로 떠 올랐다. 어떻게 보면 참가자들에 대한 관심보다 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K팝스타>속에서도 주체적인 관심을 이끌어 낸 스타는 있다. 시즌2의 악동뮤지션이 바로 그들이다. 악동뮤지션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자작곡으로 음원 1위를 기록하는 등, 심사위원들 보다 더 관심을 얻은 몇 안되는 참가자였다. 독보적인 개성과 남매 뮤지션이라는 좀처럼 없는 조합, 그리고 자작곡의 독창성까지. 그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든 가요계에서든 보기 힘든 캐릭터였다. 그러나 악동뮤지션처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의 재능에 대하여 어떤 콘셉트를 잡고 어떤 평가를 할지가 훨씬 더 중요한 포인트다.

 

 

 


‘천재’라 일컬어졌던 참가자들...오디션이 끝난 후엔?

 

 

 


심사위원이 훨씬 더 중요한 지점에 있었다는 것은, 결국 참가자들이 오디션을 통해 프로세계세도 스타성을 인정받기 힘들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사실상 <k팝스타>의 의도 자체가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실제로 <K팝스타>로 스타가 된 가수들 역시 거의 기획사의 시스템과 물량공세를 통해 그 위치에 올라 설 수 있었다. 악동뮤지션이나 백아연처럼 데뷔 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보여준 경우도 존재하지만, 그런 경우가 흔하다고 볼 수는 없다.

 

 

 


종종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을 놓고 ‘천재’라고 칭하며 감탄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들이 ‘천재’라고 일컬은 참가자들이 프로의 세상에서도 그 천재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세계는 다르다. 사실 진정한 천재성을 가지고 그 천재성을 대중에게 인정받은 뮤지션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포장하느냐’다. 평범한 사람도 잘 포장해 내놓으면 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문제는 그 포장한 패키지가 대중에게 먹히느냐 먹히지 않느냐 하는 지점이다.

 

 

 


사실 <K팝스타>에서 그들이 ‘천재’라고 극찬한 참가자들 중에는 여전히 데뷔하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천재라고 칭하며 감탄사를 내뱉는 그들의 행동 역시 일종의 포장술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천재 한 두명쯤이 나와야 몰입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들의 극찬은 때론 감정의 과잉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문가인 그들의 말에는 분명히 힘이 있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대중도 다수다. 

 

 

 


 

박현진의 스타쉽 계약... 어떻게 봐야 할까.

 

 

 


마지막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현진과 김종섭은 YG를 소속사로 택했다. 아이돌 그룹에 가까운 재능을 보였던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처럼 보였다. 빅뱅, 아이콘, 위너 등 보이그룹에 강세를 보이는 YG는 랩과 춤, 노래를 하는 그들에게 가장 그럴듯한 선택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현진은 결국 YG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K팝스타>의 우승자가 심사위원들의 기획사가 아닌 다른 기획사를 택했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거니와, <K팝스타>의 사후관리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지점이다.

 

 

 


<k팝스타>의 우승자는 소속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 이후 그들의 데뷔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다시 소속사에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된다. <k팝스타> 시즌4의 우승자 케이티김은 YG를 택했으나, 여전히 데뷔는 오리무중이다. 안테나 뮤직을 택한 시즌5의 우승자 이수정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오디션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도 데뷔는 또 다른 문제다. 대중에게 팔릴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소속사이다. 비단 우승자들 뿐 아니라 심사위원의 격찬을 받고 상위권에 랭크된 다른 참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K팝스타>를 통해 많은 이들이 YG, JYP등에 연습생으로 들어갔으나 여전히 데뷔는 요원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현제 케이티 김이나 이수정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을 그리워하는 대중들은 많지 않다. 오디션 우승자들은 오디션이 끝난 후, 대중의 심판대 위에서 자신을 다시 한 번 증명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것이다. <k팝스타>처럼 대형 기획사들이 참여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획사는 여전히 엄격하고, 스타성을 발견하지 못하면 쉽사리 데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결국 그들은 극찬을 하고, ‘천재’라는 단어까지 남발하며 누군가를 우승자로 만들었지만, 오디션이 종료되는 순간 그들은 냉철한 사업가가 된다. 그토록 대단하고 특별한 재능이라면 철저하게 우승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그들의 데뷔를 추진해 가도 모자른데, 그들은 다시 그들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평가하며 저울질 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결국 오디션에 대한 허상을 대변한다. 오디션이 끝나면서 거짓말처럼 식는 관심. 그리고 오디션 우승자라고 하여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실. 천재라고 극찬을 받은 참가자들에게도 쏟아진 냉정한 시선. <k팝스타>마저도 진정한 k팝스타를 내놓기에 적절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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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은 제주도라는 배경, 이효리의 집을 배경으로 한 예능이다. 이효리는 1998년 아이돌 핑클로 데뷔 이후, 가장 성공한 아이돌 출신 솔로 여가수가 되었고 독보적인 이름값을 가진 존재였다. ‘대체불가한’ 이효리만의 매력은 무대 위에서, 또 예능에서 유감없이 펼쳐졌다. 결국 이효리는 톱스타로서 성장했고 여전히 영향력은 유효하다. 3년이나 활동을 쉬고 모습을 감췄다가 컴백한 이효리 역시 여전히 대중의 관심의 중심에 있다.

 

 


이효리가 변했다.

 

 


 

이효리는 언제나 ‘섹시함’과 ‘소박함’을 자유자재로 이용할줄 아는 스타였다. 특유의 솔직하고 재치있는 화술로 예능계의 블루칩이 되었고, 섹시하고 화려한 무대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를 뿜어냈다. 이 두가지 이미지를 따로, 또 같이 이용하며 독보적인 위치에선 이효리는, 음악부터 패션, 그리고 예능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서 주목을 받는 몇 안되는 스타였다. 엄청난 가창력이나 춤 실력을 겸비한 가수는 아니었지만 이효리라는 존재는 딱 잘라 그런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효리만큼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여가수는 드물었고, 여성 솔로 댄스가수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이효리 비켜’ 같은 타이틀로 홍보가 이루어졌다. 이효리는 그만큼 ‘범접할 수 없는’ 스타였던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이효리와 현재의 이효리는 다르다. 화려한 무대와 스타일, 그리고 재치있는 언변으로 대변되던 톱스타 이효리는 어느새 유기견을 이야기하고, 채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끔은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꺼내놓는 이효리의 이미지는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효리네 민박>은 그 달라진 ‘효리’가 있기에 기획될 수 있었던 예능이었다.

 

 

 


이효리의 첫 번째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프더 레코드; 효리>에서 이효리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며 혼자 살고 있다. 외출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행사장에 가기위해 옷을 피팅하고, 광고를 찍기 위해 태국으로 떠난다. 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모습과 다를 바 없지만, 결국은 이효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생활들이 군데 군데 포진되어 재미를 준다. 가끔씩 잘못된 기사에 상처받아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물을 터뜨리거나 굳이 악플을 찾아 보며 기분 나빠하는 모습은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스타가 아니라면 경험을 하기 힘든 성질의 것들이다.

 

 

 


이효리는 <오프더 레코드>속에서 평범한 인간임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여전히 스타의 위치에 놓여 있다. 마치 소박함과 섹시함을 영민하게 이용하는 이효리의 행보처럼, <오프더 레코드> 속 효리 역시  소박함, 때로는 예민함까지 보여주지만 결국은 화려한 스타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효리네 민박>의 효리는 다르다.

 

 

 


달라진 효리가 있기에 가능한 <효리네 민박>

 

 

 


 

일단 <효리네 민박>의 효리는 이제 곧 마흔이 된다. 그리고 결혼을 했고, 서울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아닌 제주도에 직접 지은 집에 살고 있다. tv에 자신이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면서 “레이저라도 받아야 하나”라는 말을 하는 모습은 여느 나이들어가는 여성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효리는 이제 더 이상 예민하지 않다. 그리고 ‘스타’에 대한 강박관념도 없다.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많이 가지지 않고 미니멀한 삶을 꿈꾸는 이효리의 모습은 예전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만큼 여유롭다.

 

 

 


 

고민이 있으면 남편 이상순에게 말하고, 본인의 생각을 말할 때도 훨씬 더 깊어진 생각들을 털어놓는다. 민박집에 온 젊은 친구들을 보며 “그들이 부러웠다. 나는 25살에 외로웠다. 털어놓고 웃고 떠들 사람이 없었다. 친구를 만들려면 만들 수 있었지만 마음을 닫았다. 왜 그랬을까.”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는 이효리의 말은 역설적으로 이제 이효리가 마음을 열어놓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자신과 남의 행복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한 것 같은 이효리의 모습은 재미를 넘어선 힐링 포인트다. 게다가 이제 이효리의 옆에는 언제나 이효리의 편이 되어줄 이상순이 있다. 이상순은 이효리를 넉넉하게 품어주며 나무처럼 우직하게 옆에 서 있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민박’을 열기에 안성맞춤인 조건이다. 많이 내려놓고 마음이 편해진 이효리는 새로운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그를 도와줄 남편까지 있다. 제주도에 지어진 예쁜 단독주택은, 마치 펜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예능은 이효리의, 이효리를 위한, 이효리의 프로그램이다.

 

 

 


게스트가 아닌 '이효리', 시청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낼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예능은 시청 포인트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갈팡질팡한다. 예를 들면 이효리에게 방문객의 숫자나 방문 시기를 알려주지 않는 점이 그렇다. 갑작스러운 방문객들에 당황하는 이효리의 모습이 예능 소재가 될 수 있을 거라 여긴 탓이겠지만, 오히려 그 상황은 예능의 분위기에 방해가 된다. 민박집을 운영하려면 당연히 손님의 수나 방문 시기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미리 준비를 할 수도 있고, 예약이 꽉 차면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손님들을 위해 이불을 사러 간 그들에게 조차 제작진은 그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남겨둔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잠식한다. 그만큼 그 정보를 비공개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것은 사실 딱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이효리와 이상순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기기위한 가학적인 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예능의 분위기 속에 톡 튀어나와 몰입을 방해하는 설정이다.

 

 

 


2회 때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일정이 겹쳐 방문객이 있는 상태에서 다른 방문객이 들어오는 상황은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효리와 이상순이 ‘민박집 주인’임에도, 그 주인에게 최소한의 민박객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마구 들이닥치게 만드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잘못하면 그들의 잠자리마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을 상황. 투숙객에게도, 이효리 이상순 에게도 모두 민폐다.

 

 

 


어떤 예능적인 재미를 뽑아내기 위한 설정이겠지만 이런 불필요한 설정으로 <효리네 민박>은 오히려 기획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효리네 집, 효리의 캐릭터, 이상순과 결혼한 효리. 이 예능은 이효리가 다 했다. 그 이효리를 이용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면, 최소한 몰입을 방해할만한 요소 정도는 제거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애초에 이효리가 없었다면 이 예능은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예능이었다. 이효리가 있기에 시청률은 6%를 넘겼다. 이런 ‘보물같은 소재’를 배려하지 않은 설정이 아쉽다면 지나친 트집일까. <효리네 민박>을 시청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이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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