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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0 강호동 은퇴, 그의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4)



솔직히 말하겠다. 난 강호동의 '골수팬'이다.


남들이 유재석이 다 좋다해도 난 강호동이 더 좋았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의 씩씩함과 당당함이 좋았다. 그래서 그를 10년 넘게 지지했고, 그를 응원했다. 그런 그가 연예계를 잠정 은퇴했다. 그런데 아쉽지 않다. 오히려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이게 내가 알고있던 '강호동'의 참모습이니까.


최근 강호동은 '강호동답지' 않았다. 구설이 너무 많았고, 뒷말도 무성했다. [1박 2일] 하차부터 시작해서 종편, 탈세 연루까지 논란과 비판은 커져 갔는데 수습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모든 사건에서 강호동은 침묵을 유지했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그의 이미지와 달리 일련의 사건에서 강호동은 너무나도 소극적이었다. 실망스러웠다. 원망스러웠다. 내가 알던 강호동이 진짜 맞나 싶었다.


특히 이번 탈세 논란은 '강호동'에 대한 모든 신뢰를 무너뜨렸다. 와장창창. 다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철썩같이 믿었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기분이 들었다. 강호동은 여태껏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사람이었다. 빈틈이 없었다. 방송에서도, 방송 외적인 면에서도 모두 완벽했다. 흠결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가 안티가 많았음에도 '국민 MC'로 군림할 수 있었던데에는 결벽에 가까운 자리관리에 힘 입은바 컸다.


그런데 탈세 논란은 이런 강호동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강호동 뿐 아니라 강호동을 지지한 그의 팬들에게도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그것이 고의적이든 실수였든, 탈세였든 아니든간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강호동이 이런 구설에 휘말린다는 자체가 강호동답지 않았다. 여기에 소속사의 원론적인 대답과 해명 외에 강호동의 입에서 단 한마디 사과의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또한 강호동답지 않았다. 이건 배신이었다.


주저 없이 글을 올렸다. 그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강호동 시대는 끝났다"고 썼다. 그는 더 이상 "유재석의 라이벌이 될 수 없다"고도 썼다. 국민 MC 타이틀을 반납하라고도 썼다. 방송 퇴출도 고려하라고 썼다. 하고 싶은 말은 다 쏟아 부었다. 강호동을 믿고 사랑했던만큼 악담에 가깝게 냉정히 썼다. 왜냐면, 그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믿음을 배신한 댓가가 가볍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혹자들은 "너무 심하다"고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방송사는 그를 버릴 수 없어도, 대중은 그를 버릴 수 있다. 잘못했을 때 때려야한다. 다만, 독한 말을 쏟아내는 여러 글을 써내려가면서 내가 바란 것은 단 한가지였다. 제발 강호동 스스로 "대중에게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주길 바랐다. 뻔뻔하고 치사하게 방송에서 웃고 떠들며 '정면돌파' 하지 않길 바랐다. 그게 팬으로서 내가 그에게 바라는 마지막 바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강호동의 기자회견은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알던 강호동이야!' 싶었다. 기자회견 내내 그의 표정은 참담했지만 비굴하진 않았다. 슬픔이 가득했지만 치졸하고 비겁하진 않았다. 남자다웠다. 멋있었다. 잘못을 시인하는 그 모습은 당당했고, 여전히 씩씩했다. 그는 예전에 내가 알던 '국민 MC' 강호동으로 돌아와 있었다.


강호동은 변명하지 않았다. 모든 걸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 모습이 진정 가슴을 울렸다. '왜 잠정은퇴냐, 완전 은퇴하지' 등의 저질스런 비아냥 따위가 우스울 정도로 그는 진지하게 시청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다.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에 있던 스타가 이렇게 쉽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난 본 적이 없다. 강호동이니까 가능한 결정이었을거다. 오랜세월 꼿꼿하고 도도한 자존심으로 버틴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터다.


그래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일생 일대의 어려운 결정을 '멋있게' 마무리 지은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적어도 강호동은 그를 믿고 지지한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의 용기있는 결정 덕분에 10년 넘게 열렬히 그를 지지한 '강호동 팬'이란 사실이 부끄럽지 않게 됐다. 조금의 결점 하나도 용납치 않는 정갈함으로 정상의 자리를 기꺼이 반납한 그에게 고마웠다. 정말 잘했다.


오늘부로 국민 MC 강호동의 시대는 역사 속 한페이지로 사라졌다. 그러나 '강호동'은 남았다. 비겁하지도, 비굴하지도, 치졸하지도, 졸렬하지도 않았던, 멋지게 결정하고 기꺼이 허리를 숙일 줄 알았던 그 남자는 여전히 남았다.


그가 이번 사건으로 너무 상심하고 슬퍼하지 않았음 좋겠다. 지금의 힘든 순간이 나중의 큰 발전을 위해 '쉬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는 언젠가 돌아올 것이다. 방송이 천직이라던 그다. 카메라 없이는 힘이 안 난다는 그다. 그의 말처럼 씨름말고 해본거라곤 방송밖에 없던 그다. 그는 결국 돌아올 것이다. 1년 뒤든, 10년 뒤든, MC로든 패널이로든 어떻게든 돌아올거다. 그리고 다시 시청자 앞에서 밝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고맙다. 희망을 남겨줘서. 고맙다. 부끄럽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 용기를 내줘서. 그를 기다린다. 지난 10년간 날 즐겁게 웃겨줬던 그 멋지고 당당했던 '국민 MC'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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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0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s://donzulog.tistory.com BlogIcon 으노야 2011.09.11 0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씁쓸한 그의 은퇴가 짠하기두 하구 안되보이더랍니다. ㅠㅠ

    어서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3. 2011.09.12 0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재란 2011.09.16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이렿게 눈물이나는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