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예능계에는 두 명의 MC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능 MC BIG 7이니 하는 것들은 다 옛말이 됐고, 지금은 절정의 '쌍두마차' 시대다.
두 명의 MC가 이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전체 예능 1~10위 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들이 출연만 하면 동시간대 시청률이 요동을 친다.
단연 두 명의 국민MC, 유재석과 강호동의 시대다. 그런데 이 두명의 MC가 또 한번의 '격돌' 을 예고하고 있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인 것이다.
과거 유재석과 강호동은 전설의 '유-강 라인' 을 구성해 막강한 시청률 파워를 뽐낸 바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서로의 도움이 필요 없을만큼 성장한 두 MC는 과거의 협력 체제에서 벗어나 '선의의 경쟁자' 로 피말리는 시청률 싸움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두 MC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방송사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유재석과 강호동이다 보니 경쟁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2008년 유재석과 강호동은 [무한도전] 과 [스타킹] 으로 첫번째 격돌했다. [무한도전] 은 이미 토요일 6시 30분대를 꽉 잡고 있는 대박 프로그램이었고 [스타킹] 은 3% 시청률에서 허우적대던 [라인업] 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재편성 된 것이기 때문에 승리는 당연히 유재석의 몫으로 돌아갔다. [무한도전] 의 파괴력과 대중 신뢰도를 [스타킹] 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호동의 선전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형성된다. 3% 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무한도전] 에 명함도 못 내밀던 [라인업] 과는 달리 [스타킹] 은 최근 시청률 탄력을 받으며 11% 대 시청률을 꾸준히 찍어주며 [라인업] 과 비교해 3~4배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의 포맷자체가 식상해지면서 시청자 이탈이 심화된 것의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스타킹] 이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데에는 '한 번 붙으면 끝장을 보는' 강호동의 저력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7월 첫째주에는 [스타킹] 과 [무한도전] 의 시청률 차이가 4% 정도로 좁혀져 더더욱 피말리는 '시청률 전쟁' 이 펼쳐질 전망이다. 여전히 [무한도전] 이 우세한 가운데 [스타킹] 이 [스펀지] 와 2위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지만 그렇다고 유재석이 마음을 놓을 정도로 안정적인 분위기는 아닌 모양새다.
[무한도전] 과 [스타킹] 의 격돌에 이어 유재석, 강호동의 '2차 빅뱅' 은 [1박 2일] 과 [패밀리가 떴다] 로 이어진다.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국민의 화제 프로그램이 된 [1박 2일] 에 맞서 SBS가 유재석-이효리 투톱체제로 이뤄진 [패밀리가 떴다] 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SBS가 [패밀리가 떴다] 로 놓은 맞불 전략은 [1박 2일] 로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KBS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지만 대체적으로 파괴력 있는 빅 카드로 인정받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 는 방영 2주만에 15% 시청률을 올리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해, 대세를 타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를 의식한 KBS는 [1박 2일] 을 90분 확대편성하는 한편, [패밀리가 떴다] 와 동시간대 맞불을 놓으면서 [패밀리가 떴다] 의 대세를 미리 꺾어놓으려 하고 있는 중. 본의 아니게 유재석과 강호동의 본격 대결이 형성된 것이다.
토요일에 유재석이 [무한도전]으로 강호동의 [스타킹] 을 압도했다면, 일요일엔 반대로 강호동의 [1박 2일] 이 유재석의 [패밀리가 떴다] 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라 두 MC의 격돌은 '무승부' 로 결판이 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 가 나름 선방을 하고 있는 코너로 인정받고 있지만 [1박 2일] 이 화제성으로나 대중성으로나 '당대 최고' 를 기록하고 있기에 일요일 밤에 유재석이 자리를 잡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vs [스타킹], [1박 2일] vs [패밀리가 떴다] 로 2번의 피 말리는 '격돌' 을 하고 있는 두 명의 국민 MC는 7월 28일 [놀러와] 와 [야심만만 시즌2] 로 '3차 대전' 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유재석은 [놀러와] 를 통해 월요일 밤의 절대강자였던 [미수다] 의 뒷덜미를 잡아채며 월요일 최강자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 여기에 5년 동안 '월요일 최강자' 로 군림했던 강호동의 [야심만만] 이 부활하면서 월요일 시청률 판도가 요동치게 됐다.
유재석의 입장으로서는 [미수다] 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강호동의 [야심만만] 까지 합류하면서 부쩍 행동 반경이 좁아진 상황이고, 강호동 같은 경우는 5년의 장기 집권에도 불구하고 약 2~3개월의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폐지됐던 [야심만만 시즌1] 의 아픈 기억을 만회하기 위해 반드시 [야심만만 시즌2] 로 부활해야 한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벼랑 끝에서 두 MC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동시대 가장 유명한 MC이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대중 파괴력으로 그 진가를 입증받고 있다. 2008년 들어 '쌍두마차' 시대가 본격화 되고, 방송사의 노골적인 '경쟁시키기' 분위기도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2전 1승 1패' 로 무승부로 일단락 된 '유재석 vs 강호동' 의 시청률 대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것인가.
'끈기' 와 '재능' 이라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이 어떤 '초강수' 로 월요일 판도를 뒤 바꿔 놓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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