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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1 [아결녀] '잘난' 여성들의 '못난' 결혼 집착증! (1)



김인영 작가의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의 첫방이 방영됐다.


작가의 스펙이 워낙 분위기를 압도하는데다가 전작인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대성공 때문에 MBC 내부에서 상당한 기대작으로 손꼽힌만큼 첫방의 분위기가 어떠할지 굉장히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극복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노출한 첫번째 문제는 '고리타분함' 이었다. 상큼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물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아결녀]는 대체로 어디서 본듯한 설정에, 어디서 나온듯한 어색한 장면으로 가득찬 클리셰의 향연일 뿐이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통해 로코물의 절정을 보여줬던 김인영의 첫 방치고는 그리 선방한 편이 아니었던 셈이다.


여기에 [서프라이즈]를 흉내내는 듯한 PD의 연출력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망치는데 단단히 한 몫했다. [내조의 여왕]을 공동연출했던 만큼 어느정도의 실력은 기대했건만 역시 주축인 고동선 PD가 빠지자 연출의 중심이 완전히 흔들렸다. 대본의 클리셰는 사실상 '코믹물' 로서 어느정도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연출만 [내조의 여왕] 정도로 상큼하게 해줬더라도 작품이 완전히 살아났을텐데 처음부터 기대수준이 완전히 무너졌다. [아결녀]의 첫방은 대본은 범작이었고, 연출은 졸작수준이었다.


연출이 이렇다면 김인영이 선방해 줘야 한다. [진실]부터 [태양의 여자]까지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파괴력있는 시청률 파워를 보여준 그녀다. 그녀의 대본이 살아나야 [아결녀]가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결녀]는 캐릭터부터 로코물의 전형성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성공 공식을 대체로 따왔지만 세월이 흐른만큼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다.


2010년에도 '잘난' 여자들이 '결혼' 과 '남자'에 집착한다는 스토리는 아주, 대단히 거북스럽다. 세상이 다 알아주는 통역사, 세상이 다 알아주는 컨설턴트, 세상이 다 알아주는 기자가 그깟 남자 때문에 병원에서 깽판을 치고 아스팔트 바닥에서 구르며 물벼락을 맞으며 대성통곡하는 모습은 결혼하지 못하는 여자는 사회에서의 성공과 상관없이 '하찮은 존재' 임을 강변하는 듯 하다.


이런 설정 자체의 거북스러움은 스토리 전개의 억지성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왜 그녀들이 그렇게나 결혼과 남자에 집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나 사전 설명은 전혀 배제한채 무턱대고 남자를 갈구하는 30대 노처녀들의 모습만 보여주니 재미있기 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든다. 자기 실력 배양보다 보톡스와 성형을 먼저하라는 박진희의 속마음은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짜증이 솟구치는 멘트다.


결혼 못하는 30대 여성들의 애환은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잘 표현해줬고, 이 후 [내 이름은 김삼순]이 완전한 결론을 내린 대명제다. 이런 대명제를 갖고 2010년에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들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면 보다 설득력 있는 에피소드와 공감대를 갖춘 대사들을 전면 배치했었어야 했다. 적어도 30대 여성들이 직면해 있는 삶의 무게를 가벼운 터치로만 건드려 줬어도 [아결녀]의 첫방이 이 정도로 문제 투성이 작품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을터다.


무조건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로만 장르적 가닥을 잡고 이런 저런 터치없이 그저 '웃기면 장땡' 으로 드라마를 만들면 곤란하다. 드라마는 예능프로와는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생겨야 하며, 인물간의 관계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있어야 드라마는 성공하게 되어있다. 김인영이 이를 모르는 바 아닐텐데 [아결녀]는 장르적 특성에 쫓겨 그녀가 펼칠 수 있는 장점들을 모두 놓친 채 펼쳐 놓은 이상한 '짬뽕 드라마' 로만 그려졌다. [아결녀] 가 [추노]를 잡으려면 김인영이 찬찬히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스스로의 장점을 발현시켜야 한다.


박진희, 엄지원 등 캐릭터와 비슷한 나이 또래에 있는 여배우들은 다행히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적어도 '연기력 논란' 은 없을 것임을 만천하에 공언했다.


그렇다면 [아결녀]가 남은 시간동안 보완해야 할 것은 전적으로 대본과 연출이다. 배우들이 100%의 연기력을 선보여 주고 있는데 대본과 연출, 그리고 캐릭터 설정이 그에 반도 못 미친다면 곤란하다. 우선은 대본이 2010년에 맞게 신선하게 전개되어야 하고 연출도 전형적 '예능' 스타일에서 벗어나서(PD가 예능 출신이라) 드라마적 요소를 삽입한채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아결녀]는 [추노]를 견제할 수 있는 MBC의 유일한 '대안' 이었다. [추노]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는 지금 [아결녀]가 [추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30대 여성층을 중심으로 주부층을 확고한 시청자 층으로 잡아 놔야 한다.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아결녀]는 30대 여성층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팬 베이스 조차 마련치 못한채 좌초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인영의 '변신' 과 제작진의 '반성' 이 절실할 때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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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cirsansregime.wordpress.com/ BlogIcon Drucilla 2012.02.07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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