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무려 38%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그 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가 되었다. <태후>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우르크’라는 가상의 나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로케이션을 하는 등, 규모에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흥행불패 김은숙 작가의 대본에 송중기 송혜교의 합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았고 결국 최고 시청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가 되었고 송혜교도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그러나 사전제작을 한 만큼 <태후>가 완성도 높은 드라마였느냐 하는 질문에는 섣불리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 <태후>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PPL로 범벅이 되며 집중도를 흐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의 화려한 볼거리와 통통튀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었다. 그래도 사전제작으로 높은 시청률과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은 <태후>는 사정이 낫다. <태후>이전과 이후에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공개되고 있지만 그 성과는 초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밤샘 촬영은 예사고 쪽대본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응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면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생겨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찍어도 겨우 방송 시간에 맞출 수 있다. “드라마가 생방송에 가깝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단순히 웃을 일은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등 사전제작이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 없는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방송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전부터 배우들과 스태프들 사이뿐 아니라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사전제작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어왔다.

 

 

 

 


그런 사전제작 시스템을 활성화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사의 자정노력이 아닌, 중국 자본의 힘이었다. 우리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중국에서 사전 심사를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미리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다. 현재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시장으로 인해 사전제작 시스템이 다시 각광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사전제작 시스템이 활성화 되는 것은 분명 장려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퀄리티에 있다. 보통 사전제작이라 하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만들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보게 될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초반에는 공을 들여 해외 로케이션이나 특수효과등으로 화려하게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한 경향을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사임당-빛의 일기>(이하<사임당>)와 kbs<화랑>역시 사전제작 드라마지만 높은 제작비와 홍보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 모두 대중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사임당>과 <화랑>모두 스토리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대중이 열광할만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청률이 점차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두 드라마를 제외하고라도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현재 방영중인 tvN<내일그대와>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호연, 그리고 점차 흥미로워지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은 하락세다. <내일 그대와>역시 사전제작 드라마다.

 

 

 

 


 

작년에만 해도 수지와 김우빈을 내세운 <함부로 애틋하게>와 아이유와 이준기가 주연을 맡은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등이 모두 초반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두 드라마 모두 너무 올드한 설정이나 식상한 스토리 라인으로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완성도는 없었다. 케이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vN에서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들>과 <안투라지>모두 낮은 시청률과 혹평을 받으며 종영했고, 반사전제작으로 방영전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찍어놓은 <치즈인더 트랩> 역시 후반으로 갈수록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더욱 과거로 올라가면 2006년 MBC <내 인생의 스페셜>, 2008년 SBS <비천무>, 2010년 MBC <로드 넘버원>, 2011년 SBS <파라다이스 목장>등의 드라마가 모두 실패했다. 한마디로 <태후>를 제외하고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예를 단 하나도 찾기 힘든 것이다.

 

 

 

 


이에 방송사들은 사전제작을 꺼리거나 반사전제작등의 형태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러나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도 사전제작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사전제작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전제작에 걸맞는 완성도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리 제작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인다면 <태후>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도 꿈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사전제작드라마들은 대부분 '쪽대본'보다 못한 스토리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제작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에 드라마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순히 사전제작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것만으로 자위하기 보다는,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도 시청자들은 사전제작 드라마다운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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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paran2020.tistory.com BlogIcon H_A_N_S 2017.02.15 2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영애 이미지가 이젠 예전 같지가 않네요...잘 보고 갑니다.

  2. Favicon of https://buya1.tistory.com BlogIcon 체질이야기 2017.02.16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봤던 드라마도 있고 실망했던 드라마도 있는데요
    그래도 예전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 중) 세 번째 시리즈가 성공한 적이 없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던 <응답하라 1988(이하 <11988>)> PD의 말은 엄살로 드러났다. 첫 회부터 6%대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1988>은 호평까지 거머쥐며 ‘응답하라 시리즈’의 흥행세를 몰아가게 되었다. 남은 것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이 지금처럼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다. 그러나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것만은 분명하다.

 

 

 

 


<1988>은 <1998>이나 <1994>에 비해 2,30 대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응답하라>시리즈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1998년도나 1994년도가 드라마 방영당시 20대 중반부터 30대 시청층의 향수를 자아냈기 때문이었다. 어렴풋하게나마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연출이 통했고 그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해졌다. 그러나 1988년도는 다르다. 20대 층은 고사하고 30대 역시 대부분 어린 나이였다. 그러나 이미 브랜드화 된 <응답하라>의 이름값은 여전히 통했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 조차 향수를 자극하는 스토리는 여전했다. <응답하라>는 또 한 번의 성공의 서막을 올린 것이다.

 

 

 


<1988>은 이번에도 톱스타를 기용하는 대신,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출연시켰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터주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성동일과 이일화를 제외하고 주연 배우들은 이제 막 떠오르는 배우들로 채워졌다. 그 중 가장 큰 논란을 몰고 온 것이 바로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혜리였다. 혜리는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으로 연기력을 논할만큼의 작품에 출연한 적이 아직까지 없었다. 그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1기의 멤버였기 때문이었고, 애교 섞인 그의 성격이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이미지를 뛰어넘을 만큼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지금까지 만들지 못했다. <진짜 사나이>의 ‘애교’는 소비 될 만큼 소비되었고 더 이상 활용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1988>에 혜리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반대 여론이 있었던 것 역시 혜리의 이미지가 소모된 만큼, 다른 플러스 요인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88>이 시작되자 여론은 돌아섰다. 혜리가 드라마 캐릭터 ‘덕선’의 이미지를 잘 살리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혜리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캐릭터에 부합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합격점을 얻었다. 이는 물론 혜리가 우려를 뛰어넘는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작진의 ‘여주인공 살리기 스토리 라인’이 주효했다.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의 히로인들은 응답하라 시리즈가 끝난 후 그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인기를 얻었다. <응답하라 1998>의 정은지는 당시 최고의 인기 아이돌이었던 HOT의 열렬한 팬으로 등장하여 구수한 사투리는 물론,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는 연기력으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응답하라 1994>의 고아라는 농구선수 이상민 바라기로 등장했다. 이들은 여주인공인 동시에 당시의 문화를 대변하는 대변인이었다. 일명 ‘빠순이’ 문화를 적절히 활용하여 캐릭터를 만들고 여주인공의 매력으로 치환한 제작진의 능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1988>의 혜리 역시 묘하게 현실적이면서 매력적인 캐릭터의 옷을 입었다. 그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역대 여주인공들처럼 ‘빠순이’는 아니지만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낀 둘 째 딸이라는 억울함을 가지고 태어났다. 언니의 케이크를 돌려쓰는 등, 혼자서만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억울한 울음을 토해내는 혜리의 성격은 특별할 것 없지만 여느 둘째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 캐릭터는 설득력을 지닌다. 언니의 옷을 몰래 훔쳐입고 나가거나 언니와 욕설을 하며 육탄전을 벌이는 등, 예쁜 척, 착한 척을 하지 않지만 어딘가 그 시절 존재했을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저 청순하고 가녀린 캐릭터가 아니라 다소 거칠고 흥분도 잘하지만 그 모습이 밉지 않다는 포인트를 응답하라 시리즈의 여주인공들은 가지고 있다. 그 기질을 혜리 역시 이어받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그 공감은 혜리에 대한 호감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캐릭터 설명을 통해 호감을 얻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다시 응답하라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여주인공의 남편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남편 후보가 세 명이다. 이 세 명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여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중심이 될 것이다.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궁금증은 결국 여주인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중심을 혜리가 잘 잡아내기만 한다면 혜리에 대한 평가는 드라마가 끝날 때쯤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을 것이다.

 

 

 


혜리는 <진짜 사나이> 이후, 두 번째 터닝 포인트를 만들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1988>에 쏟아지는 관심과 더 불어 그 기회를 성공시킬 확률은 높아졌다. 과연 이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기회를 혜리가 잘 세공해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결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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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 그림이 재미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tvn의 <삼시세끼>가 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나영석 PD는 <1박 2일>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서 삼연타석 홈런을 쳤다.

 

 

 

나영석은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한 이서진을 다시 불러들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나영석과 이서진의 조합은 <꽃보다 할배>에 이어 <삼시세끼>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툴툴거리거나 장난스럽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 때, 시청자들은 이서진의 투정을 짜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그 요소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서진이라는 인물이 이런 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이서진에게 특별히 뛰어난 개그감이나 예능감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능으로 넘어온 이서진은 그 자체로도 웃기는 그림을 완성하며 <삼시세끼>의 주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실 <삼시세끼>안에서도 이서진이 대단한 예능감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본인의 성격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리얼리티를 더 살리고 있다. 그러나 그 리얼리티는 편집과 자막, 분위기로 예능에 가장 적절한 그림이 되고 있다.

 

 

 

이는 이서진이라는 캐릭터를 발견한 나영석 PD의 혜안 때문이다. 나영석 PD는 시골에서 밥을 지어먹는다는 다소 지루한 소재에 이서진과 아날로그적 감성이라는 색을 입히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시청자들이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서진이 투덜거릴수록, 그들이 고생할수록 이야깃거리는 산다. 특별히 극한 상황까지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이 날것 그대로 보여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리얼리티를 더하고 소소한 웃음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국민MC라는 유재석을 내세운 <나는 남자다>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나는 남자다>는 무려 100명의 일반인 게스트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유재석 및 다른 진행자들이 어디까지나 진행자의 역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100명의 남자들의 사연에 사족을 붙이고 공감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현재 예능에서는 캐릭터가 중요하다. <비정상 회담>이 성공한 요인 역시 외국인 패널들이 매주 출연해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뛰어난 예능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각기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탓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것을 뛰어넘어 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들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는 일반인 100명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을 제외하면 평범한 토크쇼에 다름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예능이 꾸준한 호응을 얻으려면 그 안에서 현실감있는 캐릭터가 발현되어야 한다. <무한도전>이 꾸준히 유재석의 대표작일 수 있는 이유역시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형성되고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에서 유재석은 유려한 진행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내에서 특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것은 포맷상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남자다>가 <무한도전>이 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유재석의 활용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분위기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제작진의 역량이 크다.

 

 

 

이제 예능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이서진도 예능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유재석이라 해도 실패를 경험한다. 예전처럼 스타 MC하나로 굴러가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기발한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제대로 실현시켜 프로그램내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PD의 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예능은 점차 진행자가 아니라 PD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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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이후 호쾌하게 시청률이 좋은 미니시리즈가 전멸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방영되는 월화, 수목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아도 10% 안팎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침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월화드라마 1위를 기록중인 <닥터 이방인>과 수목드라마 1위인 <너희들은 포위됐다>모두 10%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별그대>의 반토막도 안되는 시청률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시청률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닥터 이방인>은 이종석과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박해진을 내세워 2회만에 12%를 넘기며 호쾌한 출발을 알렸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는 더욱 상황이 좋았다. 이승기, 차승원등의 톱스타는 물론 <응답하라 1994>로 화제성을 끌어모은 고아라까지 등장시키며 2회만에 시청률 14%를 넘기며 대박 드라마의 조짐을 알렸다. 그러나 두 드라마 모두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두 드라마 모두 초반보다 시청률이 떨어지며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그것은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스토리와 연출을 감행한 제작진의 탓이 크다. 방영 전부터 높았던 관심에 기반하여 기본만 해도 기본 시청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사실상 초반의 어수선함이 문제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어수선은 고아라의 극중 이름이다).

 

 

초반 <너포위>는 은대구(이승기)의 과거 트라우마와 서판석(차승원)과 얽힌 관계, 그리고 형사로서의 성장 과정에 포인트를 맞췄다. 그러나 문제는 주인공의 과거는 그다지 몰입도가 높지 않았고 형사로서 해결해야 하는 사건들은 긴장감이나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종영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에서야 드라마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며 궤도를 찾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열광할 정도는 아니다. 은대구의 과거 비밀이 하나 둘씩 밝혀지고 은대구와 어수선(고아라)의 러브라인이 부각되면서 기본적인 재미는 제공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던 시청층까지 빨아들일 정도의 재미를 제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뛰어난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지도 않는다. 이는 주인공의 사연에 몰입이 되도록 만들지 못한 탓이다. 드라마 전반에 걸쳐서 중심에 서있는 은대구의 과거와 트라우마가 그다지 엄청나게 궁금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한 것이다. 드림 캐스팅이라고 불릴 정도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드라마였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된 꼴이다.

 

 

 

닥터 이방인도 마찬가지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스타덤에 오른 이종석을 전면에 내세웠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의학 드라마를 내세웠지만, 드라마의 긴장감은 딱 4회까지만 유지되었다. 이종석이 시종일관 외치던 과업은 허술한 얼개로 흥미도를 떨어뜨렸고 그나마 볼만하던 수술장면들은 겉절이로 전락하며 오히려 드라마 전반의 짐이되고 말았다.

 

 

의사로서 성장도, 탈북자로서의 고뇌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이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눈길을 돌렸다. 이쯤되면 시청률 1위라는 직함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개연성은 아니다. 개연성을 다소 무시하더라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그런 재미가 부족하다면 드라마의 개연성과 완성도에 더욱 흠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재미는 물론 작품성도 잡지 못한 시청률 1위 드라마들은 톱스타의 이름값을 못하며 종영할 전망이다.

 

 

드라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연출가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다 하더라도 플롯이 흥미롭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다. 결국 힘겹게 시청률 1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두 작품 모두 시청률 1위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과연 이승기와 차승원이 없는 <너포위>와 이종석이 없는 <닥터 이방인>이 이정도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드라마가 작가의 작품이 되지 못하고 배우의 작품이 되어 버린 까닭에 드라마는 점차 흥미도를 잃어버렸다. 드라마의 소재와 배우 모두 좋았기에 이 두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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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는 차승원, 이승기, 고아라등 화제성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들이 출동하여 시작부터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지만 시청률은 아직까지 크게 오르는데 성공하지는 못했고 <개과천선>은 비록 9%대의 시청률로 그다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사실 배우들의 호감도와 기대감으로 <너포위>가 시청률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 있기는 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로만 따지면 <개과천선>쪽이 훨씬 더 높다. 그러나 <개과천선>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어려운 까닭은 극의 스토리가 친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과천선>에 등장하는 김석주(김명민분)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법률용어와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해시켜야한다. 편하게 앉아서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몰입하고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가끔씩은 사건의 얼개를 놓치게 된다. 스토리나 사건 자체는 흥미롭지만 그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그다지 친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니아층은 두터워지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견인하기는 힘겹다. 아직까지 한국의 시청자들은 쉽고 간결하게 이해가능한 스토리에 더 반응하는 추세다.

 

 

 

 

 

이제 <개과천선>의 김석주가 로펌을 나와 절대 권력과 맞붙으며 드라마의 흥미는 증가하지만 인간관계는 그만큼 더 복잡해져 갈 계획이다.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보는 시청자들은 희열을 느끼지만 중간에 유입되는 시청자들은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 드라마가 대중성을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러브라인이다. 김석주와 이지윤(박민영분)의 러브라인이 양념처럼 등장하며 한국 시청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려 한다. 그러나 문제는 <개과천선>에서 러브라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지윤은 이 드라마에서 김석주의 정의감을 깨우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러나 이지윤의 정의로움은 캐릭터의 사랑스러움을 드러내기 보다는 방종에 가깝다. 한낱 인턴에 불과한 캐릭터가 로펌 가장 높은 변호사중 하나인 김석주의 사건을 좌지우지 하려 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월권행위에 가깝다. 변호사는 정의로워야만 하는 직업은 아니다. 드라마 대사 속에서도 표현되었듯 악마라도 변호해야 하는 것이 변호사의 일이다. 그러나 이지윤은 김석주의 기억상실 전이라면 꺼내지도 못할 이야기들을 너무나 당연한 듯, 의례히 그래야 하는 듯 꺼내며 정의를 강요한다. 아무리 순진해도 로스쿨에 들어가 배울만큼 배운 인물이라고 하기엔 현실감이 너무 없다.

 

 

 

 

 

러브라인의 문제점은 단순히 이지윤의 캐릭터의 문제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야기의 포인트가 러브라인에 맞춰질수록 흐려진다는데 있다. 김석주가 거대 권력을 상대로 싸워 이기는 통쾌함이 드라마의 기본 콘셉트인데 그런 통쾌함 속에 러브라인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다. 김석주의 활약에 초점이 맞춰진 시청자들은 오히려 러브라인이 나올 때는 그 몰입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형적이지 않은 스토리 구조상 전형적인 러브라인은 그다지 반갑지 못한 것이다.

 

 

 

 

반면 <너포위>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너포위>는 이제껏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보다 곁다리에 치중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사극’이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보여주는 사건들이 너무나 허술하고 전형적이었다는 점이다. 분식집에서 갑자기 납치되는 황당무게한 사건에 대한 앞뒤 정황도 없고 가스가 새어나오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오히려 그리로 몰려든다. 스토커에 대한 대체도 미숙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초임이라지만 시험까지 보고 훈련을 받은 형사들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리숙한 그들의 행동은 전혀 현실적이지 못하다.

 

 

 

 

 

 

어릴적 트라우마를 간직한 은대구(이승기분)의 감정을 느낄 때쯤이면 갑자기 뜬금없는 코믹한 분위기가 흘러 몰입을 방해한다. 자연스럽지 못한 코미디는 억지스럽고 황당하다. 또한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나레이션은 적절하기보다는 갑작스럽고 어색하기만하다. 아이큐 150의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천재라는 이승기의 설정은 단순히 설정에 그칠 뿐, 그 어떤 천재성도 보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수선(고아라분)과 은대구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요소다. 그 이유는 그 때에야 비로소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활약하게 되는 시점이 오기 때문이다.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사건들 사이에서 주인공에 대한 집중도가 부족할 때, 어수선과 은대구가 전면에 나서서 스토리를 견인할 때,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다. 주인공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러브라인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

 

 

 

 

이렇게 두 드라마는 러브라인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한 쪽은 스토리에 집중하기 위해 러브라인이 빠지는 것이 낫지만 다른 한 쪽은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러브라인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 그 반대 성향의 두 드라마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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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이 대세다. <앙큼한 돌싱녀>의 서강준, <마녀의 연애>의 박서준, <밀회>의 유아인까지. 열 살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여배우와 뛰어난 케미스트리를 보이는 남자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연하남 신드롬은 성공한 여성들이 늘어나고 점차 나이의 의미가 무색해지면서 대두된 성향이 짙다. 십년 전쯤만 해도 20살 이상 차이나는 연상 연하 커플의 이야기가 TV에 방영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백지영-정석원, 한혜진-기성용 등 실제로 나이차이가 꽤 나는 연상연하 커플들도 화제에 오르며 연하남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변화해 왔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단순히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라고만 보기는 힘들다. 연상연하 커플의 대두는 눈에 띄는 20대 여배우가 드물다는 사실에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평일 미니시리즈에는 20대 여배우가 등장한다. <닥터 이방인>의 진세연·강소라,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고아라, <개과천선>의 박민영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수준의 여배우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 세 드라마의 타이틀에서도 느껴지듯, 이 드라마들은 모두 여성보다는 남성을 위주로 한 드라마다. 여자 주인공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을 보조하는 분위기에 더 가깝다.

 

 

 

반면 <앙큼한 돌싱녀> <마녀의 연애> <밀회>등 여성이 드라마를 전반적으로 이끌어가며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담당하는 드라마들에는 모두 30대 이상의 여배우가 등장했다. 이 드라마들에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연하남이 등장했다. 그리고 연하남 신드롬으로까지 불리며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냈다. <마녀의 연애>의 엄정화-박서준은 극중에서는 14살, 실제로는 19살 차이가 나고, <밀회>의 유아인과 김희애는 극중에서 실제와 비슷하게 무려 20살 차이로 등장한다. <앙큼한 돌싱녀>의 이민정과 서강준역시 실제로 11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20대 남자 배우들이 이런 연상녀들과 연기를 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최근 영화 <수상한 그녀>로 깜짝 흥행을 이끈 심은경이나 <동이>등을 성공시킨 한효주 정도를 제외하는 혼자서 스토리 전반을 장악해갈 능력을 보이는 20대 여배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주인공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드라마 판에서 20대 여배우들은 남자 배우의 그늘에 가린 느낌이다.

 

 

 

물론 20대 여배우들에게 아직 성장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들이 30대가 되어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의 가능성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기, 유아인등 벌써 높은 주목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나 서강준등 수퍼루키로 불리는 남자 신인이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 20대 여배우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연기력 논란을 벗어나기 시작한 이연희도 <미스코리아>의 흥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응답하라 1994>로 주목을 받은 고아라조차 아직 같은 20대인 이승기에 비해 존재감이 강하지 못하다. 물론 점차 발전해가는 20대 여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 심은하, 김희선, 최지우등 수퍼스타급의 20대 여배우가 등장한 것과는 달리 최근 20대 여배우들은 존재감에서 남자 배우들을 압도하지 못한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는 배우들도 눈에 띄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난 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매력이 다소 약하여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는 수지나 아이유등 스타성을 갖춘 아이돌의 연기자 전환을 대안으로 만들었다. 수지가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으로 추앙받고 아이유가 <드림하이>이후 바로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은 딱히 그 자리를 대체할만한 스타급 20대 여배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돌들이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주연보다는 조연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것과는 달리 20대 여자 아이돌들은 인기가 보장될 경우 훨씬 더 주연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유같은 경우만 해도 주연작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의 흥행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았지만 최근 <트로트의 연인>의 주인공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하남이 대두되고 있는 드라마의 트렌드와는 반대로 20대 여배우들은 주목도가 현저히 낮다. 이것이 꼭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스토리와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서 존재감이 강한 배우들이 다양한 연령대에 포진해 있는 편이 훨씬 더 긍정적인 일이다. 그렇기에 20대 여배우들의 기근 현상은 다소 아쉬운 감정을 자아낸다. 주목받는 20 대 스타 여배우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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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1990년도의 문화를 디테일하게 복원하며 누구나 겪었지만 아련한, 그래서 특별했던 추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이 가지고 있던 팬덤 문화를 가져오되, 1990년도의 문화를 더 다양하게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응사>는 그러나 <응칠>과 달리 팬덤 문화보다는 러브라인에 초점을 맞춘다. HOT를 좋아하는 성시원(정은지 분)이 극의 중심인 <응칠>에 비해 이상민의 팬인 <응사>의 성나정(고아라 분)의 팬심은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응칠>이 팬덤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응사>는 남편찾기라는 러브라인에 방점을 찍는다. <응칠>제작진은 윤윤제(서인국)와 윤태웅(송종호)이라는 형제를 내세워 러브라인을 형성했지만 제작진조차도 ‘남편이 누군가가 이렇게 화제가 될줄은 몰랐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응사>는 그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무려 다섯 명의 남편 후보를 내세웠다. 그러나 포커스가 맞춰진 것은 쓰레기(정우 분)와 칠봉이(유연석 분)다. 곁가지였던 ‘남편 찾기’는 극의 중심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남편 후보인 다섯 명의 인물들을 모두 적절히 캐릭터화 시키는데 성공한 <응사>는, 시청자들의 캐릭터에 대한 성원을 바탕으로 러브라인을 헷갈리게 하는데 주력했다.

 

 

처음부터 성나정의 남편은 쓰레기가 유력했으나 칠봉이에 대한 애정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시청자들의 애정을 지나치게 이용하고 소모시킨 제작진에 있었다. 남편찾기가 곁다리가 아니라 주된 내용이 되어버리면서 내용은 점차 동어반복으로 흘렀다. 삼각관계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데 주력한 나머지 <응사>를 시청하는 이유였던 90년대 특유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 드라마는 물론 로맨틱 코미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추억과 아련함이라는 키워드가 주효했다. <응칠>에서도 다소 뻔한 러브라인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HOT vs 젝스키스라는 두 걸출한 보이 그룹의 대결구도 속 나타난 그 시대의 문화와 이야기였다. 그러나 <응사>는 캐릭터가 설명되고 러브라인이 시작되는 10회 정도까지는 굉장한 파급력을 발휘했으나 성나정이 쓰레기와 사귀고, 칠봉이와 삼각관계가 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중간에는 착하고 다정했던 칠봉이가 성나정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호감도가 급감했다. 사랑 때문에 여자에게 집착하는 남자는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동안 호감도를 높이며 인기를 견인했던 캐릭터가 다치는 것은 피해야 했다. 그러나 ‘쓰레기가 좋다’는 성나정의 고백에도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며 울분을 토해내는 칠봉이는 그동안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부드러운 매력을 배반하는 것이었다.

 

 

물론 칠봉이는 그 후, 다시 따듯하고 순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성나정의 캐릭터가 붕괴되었다는 것은 결정적인 문제였다. <응사>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견인되는 드라마였다. 그러나 여주인공인 성나정은 착하고 멋진 칠봉이를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여지를 남기는 듯한 모습으로 일명 ‘어장관리녀’라는 오명을 얻기에 이른다.

 

 

자신을 좋아하면서 하는 행동임을 다 알고있으면서도 성나정은 칠봉이의 관심을 단순한 친구라 규정한다. 단호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선을 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는 여주인공은 단순히 마음이 약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이용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성나정의 행동을 성토하기 시작했고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문제 삼았다. 여주인공으로서 특징이 부족하고 이리 저리 휘둘리는 모습마저 보인 성나정은 끝까지 기분 좋은 모습으로 남을 수 없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붕괴되자 드라마의 완성도도 떨어졌다.

 

 

심지어 쓰레기가 남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리저리 시청자들을 끌고 다닌 ‘남편찾기’에 불만을 쏟아내는 시청자들 역시 폭주했다. 결국 예상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위해 남편찾기라는 스토리의 한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이었다.

 

 

그러나 마지막회에서는 역시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안기며 시청자들의 추억을 다시금 불러 일으켰다. 남편찾기가 끝난 후에 부각된 90년대의 문화와 개그 코드는 다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삼천포(김성균)의 마지막 나레이션은 가슴을 따듯하고 아련하게 만들었다.

 

 

분명 <응사>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그러나 중간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촘촘하게 만들었다면 명작의 반열에까지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을 함께한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남긴 추억에 젖어있다. 그 추억을 넘어 드라마의 메시지가 조금만 더 강렬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드라마가 그만큼 더 잘 만들어질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90년대의 추억은 결국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응칠>과 <응사>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제작진이 다시 만들 드라마가 기대되는 것만으로도 <응사>와 함께한 지난 두 달이 아깝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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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밝아 오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2014년에도 우리는 TV앞에 앉아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2014년에는 또 새로운 드라마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 2013년에 지금껏 우리를 사로잡은 캐릭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를 웃기고 울린 2013년의 드라마 속 캐릭터들을 정리해 보았다.

 

 

<구가의 서> 구월령, 최강치

 

 

 

 

최근 막을 올린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무려 외계인이다. 이제 소재는 단순한 사람들을 뛰어 넘어 판타지와 접목시킨 로맨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에 그 포문을 연 것은 <구가의서>다. <구가의서>에서 산의 수호령, 구미호를 연기한 구월령(최진혁)은 등장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여심을 녹이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 <상속자들>에 캐스팅 되었고 tvN에서 방영될 새로운 금토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어 반인반수를 최강치를 연기한 이승기 역시 연기력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식지않은 인기를 증명해냈다. <구가의서>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기분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 안에서 나온 ‘반인반수’ 캐릭터는 그간 단순한 구미호라는 설정에서 한 단계 진보한 형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박수하, 민준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역시, 남의 속마음을 읽는다는 설정을 통해 판타지성을 부각시키며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수하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으로 그 능력으로 장혜성(이보영)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알고 싶지 않은 진실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는 등, 드라마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여주인공인 장혜성(이보영) 또한 까칠하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변호사 캐릭터로 <내 딸 서영이>에서 보여준 변호사 역할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 내며 드라마의 성공을 견인했다. 이종석은 단숨에 수퍼 루키로 성장했으며 이보영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악역 민준국(정웅인)역시 이 드라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로서 주목을 받았다. 정웅인의 연기력과 더불어 섬뜩한 느낌을 자아내는 캐릭터의 시너지는 심지어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tvN <나인>과 함께 2013년에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드라마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주군의 태양> 태공실, 주중원

 

 

 

 

드라마의 판타지 소재는 계속되었다. 히트 작가 홍자매의 <주군의 태양>에서 여주인공 태공실(공효진)은 귀신을 보는 설정으로 등장해 주목 받았다. 착하고 귀여운 여주인공과 다소 까칠하고 무뚝뚝하지만 아픔을 간직한 남주인공이라는 홍자매식 캐릭터는 여전히 크게 변화된 것이 없었지만, ‘귀신을 본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홍자매답게 태공실과 주중원(소지섭)의 관계에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결국 드라마의 완성도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의 설정이 먹혀든 탓에 시청자들은 그 주인공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 되었다. 전작 <빅>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던 홍자매가 다시 승리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홍자매식 캐릭터가 아직은 유효하다는 증명이었다.

 

 

<굿닥터> 박시온

 

 

의학드라마도 이제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 <굿닥터>는 무려 자폐증에 걸린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박시온(주원)은 자폐증상을 가졌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서번트 신드롬의 증상을 보이는 인물로서 의사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박시온의 독특한 설정 덕에 기존의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분위기가 창출되었다. 자폐증 연기를 무리없이 소화해 낸 주원의 연기력도 다시금 재평가 되었다. 중간에 다소 무리한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따듯하고 귀여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한 탓에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결국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뻔할 수 있는 소재를 놓고 ‘자폐증’이라는 설정을 집어 넣어 흥미를 유발한 것이 주효했다.

 

 

<비밀> 조민혁

 

시청률 5%로 시작한 <비밀>이 결국 기대작 <상속자들>마저 이긴 데에는 드라마의 완성도가 주효했다. 다소 평범해질수 있는 이야기를 인물들의 감정선을 제대로 포착해내며 그 안에서 그들에게 동화되게 만든 것이다. 남자주인공 조민혁(지성)은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을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히다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조토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드라마를 넘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시청자들이 보여준 지점이다.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완성도 있는 스토리 덕택에 그들의 감정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캐릭터로서의 독특함이나 신선함은 사실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 재벌 2세면서도 한 사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보이며 한 여자를 끝까지 따라다는 조민혁 캐릭터가 주목할만 했다. 결국 <비밀>은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준비된 신인 작가의 저력을 증명해 냈다.

 

 

<상속자들> 최영도, 한기애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상속자들>에서는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다소 전형적인 그들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바로 최영도(김우빈)이다. 최영도는 일진에서 사랑을 아는 남자로서 변모하며 거칠고 남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다소 느끼하고 몸서리쳐지는 로맨틱한 대사들도 완벽하게 소화한 김우빈의 연기력과 그의 독특한 외모 역시 이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박하지만 다정한 매력을 선보인다는 설정은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김은숙 작가의 독특한 대사 스타일과 김우빈의 매력이 결합되며 캐릭터를 눈에 띄게 만들었다. 결국 김우빈은 <상속자들>로 이종석에 이어 수퍼루키로 떠오르며 누구보다 전망이 좋은 2014년을 맡는 스타들 중 하나가 되었다.

 

 

한기애 역을 맡은 김성령 역시,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만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답고 귀여운 매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무려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의 엄마로 등장했지만 단순한 엄마에 그치지 않고 귀엽고 착하며 여리고 상처가 많지만 자존심 강한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인 덕택에 한기애는 단순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하나의 중요한 시청포인트로 자리매김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 캐릭터의 시너지 덕택에 상속자들은 결국 20%를 넘기며 김은숙의 성공신화를 이어나갔다.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윤진이

 

 

<응답하라 1994> 전작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다소의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지만 그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중반 이후 다소 쳐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캐릭터들과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데뷔 후 10년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고아라를 비롯해 정우, 유연석, 도희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이 회자되었다.

 

 

특히 쓰레기를 연기한 정우는 의대 수석이라는 반전매력과 생동감있는 연기력으로 단숨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칠봉이(유연석)의 부드러운 매력도 인기를 끌었으며 서브 캐릭터지만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욕설을 구사하는 윤진이(도희)는 드라마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이 되었다.

 

<응답하라 1994>는 결국, 캐릭터와 추억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공중파를 따라잡는 저력을 보였다.

 

막장 드라마의 막장 캐릭터?

 

 

<야왕> 주다해

 

 

 

이렇게 호평받은 드라마 외에도 ‘막장’ 설정의 드라마 속에서도 캐릭터는 발견되었다.

 

<야왕> 주다해(수애)는 세상 어디어도 없는 막장 악녀를 연기했다. 다소 무리한 설정과 성격 탓에 사이코패스라는 말까지 들은 악녀로 주다해는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어설픈 장치들과 설정탓에 주다해라는 인물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단순히 주다해의 악행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개념의 악행이었다는 것 하나만이 이 캐릭터에 주목할 점이다. 수애는 끝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만큼은 재확인 시켰다.

 

<오로라 공주> 나타샤

 

 

<오로라 공주>의 상식밖의 전개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주인공들 역시 임성한 드라마 답게 수준이하의 행동을 하며 쓴 웃음을 짓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임성한 드라마라면 의례히 나타나는 막장 캐릭터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아니지만 나타샤(송원근)이라는 인물만은 그동안 임성한 캐릭터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동성애자 캐릭터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풍기며 나타난 이 인물은 의외로 드라마의 재미의 일부분을 견인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갑자기 108배를 드리고 동성애를 탈피했다는 설정으로 나타나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다. 말도 안되는 설정과 대사로 비난받는 와중에 캐릭터마저 막장으로 치닫는 임성한식 전개는 결국 시청자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20%를 넘기며 승승장구했고 임성한은 높은 고료를 받고 한 제작사와 계약을 맺는 등, 여전히 건재한 임성한 월드를 증명해 냈다.

 

 

‘일본 드라마’의 독한 캐릭터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등,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 속 여주인공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상처받은 인물들이었다. 각각의 드라마 속 주인공을 소화한 김혜수, 고현정, 최지우의 연기력은 주목할만 했지만 비슷한 캐릭터의 되풀이는 갈수록 그 힘을 잃었다. 애초에 감정을 배제한 일본식 캐릭터는 한국 정서와는 미묘하게 차이를 보였다. 그들의 캐릭터는 흥미로운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결국 한국에서 ‘일본식’ 여성형 슈퍼 히어로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본의 독한 캐릭터들을 그대로 따오기 보다는 한국의 캐릭터들을 심화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TV속 세상은 가상 세계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시간 남짓 동안 그들에게 동화되고 그 속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2013년에는 막장드라만큼 좋은 드라마도 많았다. 그것은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한 작가와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4년에도 그런 노력이 계속되어 즐겁고 참신한 드라마들을 보며 한 시간동안 현실의 시름을 잊게 만들 웰메이드 드라마들을 시청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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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속에서 고아라는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떠오르는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그 때 고아라의 나이 고작 15. 고아라는 SM이라는 걸출한 소속사에서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배우였고, 처음부터 주연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소속사의 강력한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그러나 이후 고아라의 행보는 실망스럽다 못해 처절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 모두가 흥행에 실패했고 때로는 연기력 논란에도 시달리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고아라는 결국 대중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갔다. 무명으로 시작한 배우도 아닌 고아라의 실패는 다소 의외의 것이었고 이에 SM의 저주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SM 출신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성공을 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웃지못할 이 말은, 고아라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고아라 뿐 아니라 이연희, 윤아, 유노윤호, 설리, 민호 등 SM출신 연기자들이 출연하는 작품은 하나같이 실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10년 동안 고아라는 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펼쳤지만 단 한 번도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된 적이 없었다. 차라리 발연기라는 혹평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연희가 더 존재감 있을 정도였다. 고아라는 그렇게 잊혀져가는 배우가 되었다.

 

 

그러나 고아라가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출연하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고아라가 아닌 극중 캐릭터, ‘성나정에 감정을 이입한 시청자들은 고아라의 이미지를 바꿨다. 사실 고아라의 연기 경력 초반을 제외한다면 고아라의 연기력은 그다지 큰 질책을 받은 적은 없었다. 물론 뛰어나지도 않았지만 발연기라 조롱받을 수준도 아니었던 것이다. <응사>의 고아라 역시 일취월장한 연기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고아라를 재발견했다.

 

 

<응사>는 전작 <응답하라 1997(이하 응칠)>의 후광 아래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그 관심의 중심에 섰지만 그만큼의 부담감도 안고 있었다. <응칠>의 인기에 비례한 시청자들의 애정은 후속작이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하지 못할시, 더욱 큰 비난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사><응칠>의 분위기와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실 남편이 누구일까 하는 질문이 가장 큰 시청포인트가 되는 점은 <웅칠><응사>모두 유사한 지점이다. 로맨스물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두 드라마 모두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인물들로 소꿉친구나 아는 오빠, 오빠친구같은 친숙한 인물이라는 친숙함을 먼저 배경에 깔지만 그들이 사실은 판사나 벤처기업가 의대생 야구선수 유망주 같은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에 매력까지 겸비한 왕자님 캐릭터였다는 클리셰를 반전으로 교묘히 활용한다.

 

 

남편 후보가 2명이었던 <응칠>에 비해 <응사>에서는 후보가 다섯 명으로 늘었지만 결국 <응사>의 남편 후보는 쓰레기(정우 분) 칠봉이(유연석 분)으로 압축된다. 다른 인물과 결합되는 반전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그 반전은 놀랍기 보다는 억지스럽게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배반하지 않는 드라마유형이라는 점에서 결국은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드라마의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결국은 두 명의 남편 후보를 활용한 것 역시 <응칠><응사>는 많이 닮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사>는 고유의 매력을 찾았다. 그것은 <응사>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 <응사>는 신기할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불호가 없다. 모든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애정을 갖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한다. 그 이유는 그 캐릭터가 현실감이라는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결국은 긍정적인 인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지역 특색을 살려 각각의 개성을 살린 사투리를 활용하는 것또한 플러스 요인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에게서 주변 친구와 같은 친근감을 느낀다.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닌 주변의 인물을 모델로 한 것 같은 익숙함은  설령 쉽게 만나보기 힘든 의대생 수석이라는 설정의 인물이라도 유효하다. 제작진은 그 의대생의 정체를 처음에는 일부러 숨기면서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유도한다. 이미 친근감이 형성된 캐릭터가 수재라는 긍정적 후광을 얻자 그 매력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고아라 역시 이런 캐릭터 구성능력의 수혜자다. 고아라는 다소 말괄량이지만 속마음은 여린 성나정 캐릭터를 맡아서 하숙집 딸로서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물론 성나정 같은 인물이 의대생 수석과 야구 유망주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것은 판타지다. 그러나 그 판타지는 현실감이 입혀진 캐릭터가 가진 힘 때문에 묘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고아라는 여주인공으로서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감정이입 대상이 된다. 자신이 감정이입된 캐릭터를 미워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고아라의 그간의 노력은 그와 딱 맞는 캐릭터를 찾지 못한 작품 선정능력에 있었다. SM의 색이 너무 짙어 배우의 매력은 찾아볼 수 없는 작품이거나 단순히 시청률을 위시한 작품들은 오히려 실패하는 쓰디쓴 잔을 안겼다. 그러나 고아라는 <응사>에서 여주인공으로서의 품격을 처음으로 획득하는 기적을 낳았다. 그것은 고아라의 온전한 능력이라기 보다는 성나정의 능력이다.

 

 

고아라 뿐 아니라 도희, 김성균, 손호준, 정우등 그동안 주목도가 높지 못했던 많은 배우들이 이전과는 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것이 단 한번의 드라마 출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역시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하나의 시청포인트다. 그러나 결국 기적은 <응사> 제작진이 만들었다. 톱스타에 목메지 않고 많은 오디션을 거치고 철저한 사전조사와 센스로 드라마를 만든 작가와 PD외 수많은 제작진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단순한 막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 작품속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기적이라기 보다는 꾸준한 노력에 대한 응분의 대가에 가까운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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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가 전에 없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페이스 메이커]와 [파파]가 연속으로 개봉하면서 TV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랜만에 연기 기지개를 맘껏 편 고아라로선 만족스럽지 않은 반응이다.


고아라가 김명민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페이스 메이커]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댄싱퀸][부러진 화살] 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댄싱퀸]이 200만 고지를 넘고, [부러진 화살]이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킬 때, [페이스 메이커]는 극장에 걸린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총 관객수가 채 50만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김명민-고아라가 주연을 맡은 영화의 성적치고는 기대치를 밑도는 수치다.


[페이스 메이커]의 흥행 실패와 맞물려 고아라는 2월 1일 개봉하는 [파파]의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혈의 누] 한지승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만든 '음악영화' [파파]는 오로지 고아라의, 고아라에 의한, 고아라를 위한 영화라고 할 정도로 고아라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어 있다. <한국경제> 이경희 기자는 [파파] 프리뷰에서 "고아라만이 살아남았다" 고 평가했다. 그만큼 그녀의 역량이 잘 발휘된 작품이란 것이다.


고아라 역시 [파파]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은 영화평 자체가 나쁘지 않은 뿐더러 고아라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터닝포인트" 로 삼을만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강심장][런닝맨] 등 각 방송사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을 줄줄이 꿰어차며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말 그대로 [파파]의 흥행에 목숨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고아라의 이런 의욕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대중 선호도는 그리 높아지지 않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관객이 자신의 '돈'을 주고 고아라의 연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지 않는다는데 있다. 영화배우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은 고아라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상당히 냉소적인 셈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고아라' 그녀 자신에게 있다. [반올림]으로 데뷔한 이래 벌써 10여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배우로서 고아라의 커리어는 데뷔 때나 지금이나 계속 제자리 걸음이다. 이렇다 할 작품에 출연한 적도 없고,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연기를 한 적도 없다. 스타 고아라는 있었을지언정, 배우 고아라의 존재감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건 어찌보면 자기 관리의 소홀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배우는 연기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존재다. 그런데 고아라는 지금껏 그래본 적이 없다. 그녀가 어린 나이인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배우 생활을 해왔으면서 대중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건 역량의 문제라고 밖엔 볼 수 없다. 고아라에게 "얼굴만 예쁜, 매력 없는 마론인형" 이라는 혹평이 따라다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반올림] 이래 [눈꽃][누구세요][맨땅에 헤딩] 등의 작품에 출연했던 고아라는 언제나 '주연'을 고수했다. 하지만 주연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극의 전반을 이끌어 가지도 못했으며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했다. 그녀의 연기는 언제나 배우로서 '뚜렷한 한계'에 부딪혀 있었고, 아이돌 스타의 배우 흉내내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평가절하됐다. 냉혹하지만 이것이 바로 고아라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냉소적 시선이다.


2012년을 기점으로 고아라는 "배우로서 다시 태어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배우로 다시 태어난다는 건 뼈를 깎는 노력을 동반하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말이 아니라 연기로, 행동으로 직접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녀가 거의 원톱을 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 [파파] 만큼은 반드시 성공시킬 필요가 있다. [파파]가 어떤 성적을 받고, [파파] 속에서의 고아라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배우 고아라' 의 커리어가 뚜렷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주아주 미안한 말이지만 지금의 고아라는 '향기없는 꽃' 이다. 그저 예쁘기만한 여자스타다. 그녀가 이 상태에서만 머물지 말기를 바란다. 그녀 스스로 대중에게 약속했듯 이제는 딴 눈 팔지 말고 배우로서 한걸음 한걸음 최선을 다해 걸어가길 바란다. 얼굴만 예쁜 마론인형은 어느 순간 버려지게 되어있다. 중요한 건 그 속에 어떤 내용물을 어떻게 담아내느냐다.


고아라가 얼굴만 예쁜 스타가 아니라 연기도 잘하는 진짜 배우로 성장하기를,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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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reenstartkorea.tistory.com/ BlogIcon 그린스타트 2012.02.01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아라씨 팬으로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멋진배우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잘보고 갑니다 ^^

  2. 필립 2012.02.01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혈의누'는 김대승 감독 작품입니다. 한지승 감독은 '하루' 등을 감독했죠.

  3. 이년아 2012.02.02 0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은 거의 다 공감! 하지만 영화 파파는 아직 안봐서 모르겠지만, 박용우와 고아라가 투톱인 것 같은데요. 영화 예고편을 봐도 박용우가 영화 전반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보이구요. 박용우 원톱이라면 모를까...작성자님의 글의 의도를 강조하기 위해 너무 '오바'를 한 것 같아요. 감독이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고아라한테 원톱을 시킬 일은 없을 듯해요. 박용우가 파파로서 가족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에서 핵심 인물로서 고아라가 등장할 뿐이죠.

  4. Favicon of http://tnrud3924@naver.com BlogIcon 영화백서 2012.02.03 2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아라씨 반올림때부터 연기력있는거 인정하는데 회사에서 더좋은 배우 더 큰작품에 과감히 투자해야해요...그리고 너무 오버하신듯..파파는 주연,조연 다 빛이 나는 작품이던데..많은 사람들이 고아라양 많이 좋아하고 공감하던데....톱스타 되겠네요..가진끼가 많네요.

  5. 태장리 2012.02.13 2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아라정도면 이미 매력이 있고 없고 문제를 떠나서 다수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소위 스타 연옌 아닌가요? 이제 갓스물 넘은 나이에 휴대폰, 화장품, 의류 광고, 등등,,이것저것 할것없이 다해봤고, 그 매력없다 표현한 얼굴작고 기럭지긴 인형캐랙터하면 누구나 고아라를 떠올리지 않나요? 그 누구에겐 연기가 약하다는 이유로 매력 없다 느낄수도 있겠지만, 그 인형외모 만 가지고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는 팬 들도 많습니다, 이제 갓데뷔했다해도 연기자로서 아직 어린나이이고, 물론 기대치때문이겠지만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루 연기력이 그리 떨어진다고 생각도 들지 않는 필자로서,, 매력없다는 표현은 고아라양한테 넘 가혹하다고 생각됩니다,

  6.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올림 이후의 작품들은 일단 재미가 없었습니다. 구미는 조금 당기는 소재로 시작해놓고 뚜껑열어보면 재미없었습니다. 작품 운이 지독히도 없은탓 혹은 작품보는 안목이 없는탓이지 결코 연기를 못한 적은 없었습니다. 대체 어딜 봐야 고아라가 연기를 못했는지... 매력 없다는 얘기에는 동감합니다. 옥림이의 매력은 이미 소비되었고 대중은 이제 고아라의 다른 면모를 보고싶어하죠. 물론 옥림이를 떨치기 위한 시도는 계속했지만 작품선택이... 운은 둘째치고 어쩐지 '내 연기력을 보여주겠어'로 혈안이 된 선택같아보이기도 했습니다. 파파는 '내 연기력과 춤,가창력도 보여주겠어'라는 작품같아보이기도하는데 결과적으로 영화 내에서는 성공적이었죠. 숨기기엔 워낙 잘하는 베이스가 있으니까요. 그게 작품의 재미에 의한 흥행을 타야되는건데 그놈의 재미가 따라주질않으니... 고아라는 보고싶은데 도저히 스토리가 끌리질않아서 보고싶지않달까요... 아예 눈을 돌려서 칸에 가는 영화에 탑승해보는것도 방법이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