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와 최강희가 주연을 맡은 <추리의 여왕>은 추리라는 소재에 여성 탐정을 내세웠다. 보통 추리물이나 수사물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크지 않다. 끔직한 범죄의 현장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는 주로 남성이다. 주로 여성은 이를 보조하거나 주변인으로만 등장한다. <추리의 여왕>은 그러나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추리의 주체가 여성이 되는 드라마다. 단순히 여성을 넘어 '흙수저'에 가까운 캐릭터다. 엘리트나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여성이 아닌, 뛰어난 추리력을 갖고 있으나 아무 ‘스펙’이 없는 아줌마다. 평범한 아줌마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지점은 분명 수사물의 전형성을 뒤집는 설정이다. 그러나 과연 <추리의 여왕>은 추리의 과정에서 여주인공을 ‘여왕’으로 만들었을까.

 

 

 



시즌2 염두해 둔 마지막 회...적절했나?

 

 

 

 

 

 

<추리의 여왕>은 마지막회까지 통쾌한 사건의 해결을 보여주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 유설옥(최강희 분)은 부모님의 죽음, 남자 주인공 하완승(권상우)는 여자친구 서현수의 죽음의 진실이라는 해결과제가 있으나 마지막회에서도 그 사건들의 해결은 확실한 종결점을 맞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에 달해서야 신현수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애매모호한 지점에서 끝이 난다.

 

 

 


이는 열린 결말과는 궤를 달리한다. 열린 결말에서도 마지막 회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마무리 된 지점에서 주인공의 선택을 애매모호하게 남겨 놓거나 이야기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거라는 뉘앙스를 주는 것은 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해결하려던 사건이나 던져놓은 상황들이 종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끝이 나는 것은 중간에 끊긴 느낌을 줄 뿐이다.  

 

 

 


<추리의 여왕>의 결말은 시즌 2를 장담할 수 없는 한국 드라마 환경에서는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추리의 여왕 cp는 이에대해 “애초에 시즌2를 염두해 두고 제작했다. 여건되면 제작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건이 되면’이라는 단어다. 한국에서는 드라마가 잘돼도 성적이 좋지 않아도 시즌 2제작이 쉽지 않다. 성적이 좋으면 드라마로 이름값이 올라간 주연 배우들을 다시 한데 모으는 것이 쉽지 않고, 성적이 나쁘면 제작 자체가 추진되지 않는다. 시즌제는 한국 드라마 환경에서 정착되기 힘든 시스템이다.

 

 

 



여왕을 만들지 못한 빈약한 추리의 과정

 

 

 

 

 

아쉬운 마무리도 마무리지만, 과연 이 드라마가 <추리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설득시키는 스토리를 선보였는가 하는 지점역시 생각해 볼 문제다. 주인공 유설옥은 뛰어난 추리력을 가지고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추리의 과정에서 그가 가진 능력에 탄복을 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추리의 흐름이 기승전결을 갖추고 유려하게 전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오히려 뛰어난 추리력 보다는 민폐가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여자 주인공은 추리의 ‘여왕’이라기 보다는 ‘시녀’ 쯤으로 묘사된다.

 

 

 


 

각종 어려움을 딛고 뛰어난 추리력을 선보이며 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시청자의 기대는 무참히 짓밟히고, 단순한 사실이나 작은 증거들만을 바라보는 유설옥은 추리의 ‘여왕’이라고 부르기엔 한참 모자르다. 제작진은 이를 ‘생활 밀착형 추리’라고 포장하지만, 시청자들은 추리의 과정에 대한 스토리의 빈약함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추리물에 필수적인 사건의 발생과 해결, 그리고 반전이라는 요소는 이 드라마 속에서 그다지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결국 주인공의 활약도 따라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에 이르러서까지 범인에게 납치당하거나 총을 맞는 여주인공을 구해주는 것은 결국 남자 주인공이다. 여자 주인공의 주체적인 활약이나 스스로의 능력 발휘는 이 드라마에서 확실한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결국 ‘여성은 남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편견을 전혀 극복하지 못한 모양새다.

 

 

 


 

이는 드라마의 흐름이 ‘추리’에 초점을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드라마에 소위 ‘떡밥’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해결과제를 던진다. 그러나 그런 떡밥을 던지고 시청자들을 낚시 하는 스킬은 지나치게 안일하다. 사건의 발생과 흐름, 그리고 해결의 과정에 있어서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한 흐름을 전개시키지 못하고, 사건을 확장시키는데도 실패한다. 결국 마지막까지 회수되지 않는 수많은 ‘미끼’들은 드라마의 유기적인 구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도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역량 부족처럼 느껴진다.

 

 

 


이런 상황속에서 이 드라마는 추리물의 장점을 잃어버린다. 시청자들이 열심히 사건을 분석하고 사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려거든 사건의 해결점이라도 명확해야 하는데, 던져놓은 상황들을 스스로 수습하지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설옥이 ‘여왕’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추리의 여왕>은 새로운 한국형 추리물의 탄생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여성 캐릭터 활용의 한계를 다시한 번 보여주고야 말았다. 남성을 뛰어넘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진정한 수사물의 ‘여왕’의 탄생은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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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드라마에는 성공적인 캐스팅이 있다. 작품 속에서 호연을 보여준 연기자는 주목을 받고 이름값이 올라간다. 그러나 반대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이름값을 지닌 배우들을 이용한 마케팅역시 무시할 수 없다. 초반 시청률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이 시청률을 달성하는데 톱스타들의 출연만큼 강력한 무기도 없다. 그러나 최근 브라운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톱스타’ 마케팅이 줄줄이 실패하고 있다. 그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사임당>... 이 시대의 '어머니상'보다 이시대의 '이영애상'

 

 

 

 

 

 

<사임당-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은 이영애가 <대장금>이후 무려 13년만에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이었다. 그에 걸맞게 제작 규모도 컸다. 드라마 방영전부터 200억을 투자한 작품으로 화제가 되었고 억대를 뛰어넘는 이영애의 출연료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드라마로 제작된 적 없던 신사임당의 일대기 역시 어떻게 표현될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영애는 신사임당 역할에 더 이상은 없을 정도의 캐스팅이었다. 그동안 ‘산소같은 여자’로 시작하여 우아함의 대명사가 된 이영애의 결혼과 출산 이후 작품으로서 이만큼 훌륭한 선택은 없었다.

 

 

 


그만큼 <사임당>은 이영애의 일관적인 정체성이 어떻게 발전되어 나갔느냐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한 작품이었다. 13년 전, 영민하고 호기심 많으며 마음이 따듯한 장금이는 현명하고 주체성이 강하며 가족을 이끌어가는 사임당이 되었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영애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여전히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을 간직한 이영애의 이미지는 <사임당>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된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그만큼 공을 들인 탓인지 제작기간도 길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2014년 기획하여 2015년 제작에 들어갔으나 방영시기를 조율하며 2017년에야 방송을 시작했던 것이다. 모든 기운이 이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 모여 있는 듯 했고, <사임당>은 15%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출발해 2회때는 16%를 넘겼다.

 

 

 


그러나 <사임당>은 그 이점을 단 한순간도 살리지 못한채, 이영애라는 톱스타의 이름값에 빚을 진 시청률을 유지하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현대와 과거의 교차 편집은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트렸고 드라마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역시 촘촘하고 흥미롭게 전개되지 못한다. 이 와중에 이영애의 캐릭터 활용 역시 <대장금> 시절보다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드라마 속 주인공 사임당에게 쏟아지는 각종 위기상황과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도 이영애는 그저 고고하고 우아한 신사임당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지나치게 절제된 표현 방식 속에서 이영애는 사임당이 아니라 그저 이영애로서 존재할 뿐이다. 자신을 놓아버린 연기가 아닌 자신의 이미지대로 끌려가는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고리타분한 스토리 속에서 신사임당의 재발견이 아닌 다시 이영애의 이미지만 확인할 수 있었고 결국 이시대의 어머니상을 다시 쓰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할 중국 시장역시 ‘싸드 보복’으로 수출이 여의치 않았고, 국내에서도 드라마 <김과장> 등에 밀리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내내 낮은 화제성을 기록한 <사임당>은 스페셜 방송과 재편집등 초강수를 두는 와중에서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사전제작 드라마임에도 결국 2회 축소 종영이라는 굴욕을 맛보았다. 이영애의 화려한 컴백에 비해 초라한 퇴장이었다.   

 

 

 


<완벽한 아내> 용두사미된 스토리, 고소영의 존재감 없었다.

 

 

 


 

<사임당>에 이영애가 있었다면 <완벽한 아내>에는 고소영이 있었다. 고소영은 10년만에 안방극장에 출연했으나 초반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은 여의치 않았다. <완벽한 아내>는 3.9%의 초라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배우로서 고소영에게 대중이 갖는 기대치가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그러나 <완벽한 아내>는 단순한 ‘유부녀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미스테리를 가미하며 호평을 얻었고 높은 폭은 아니지만, 시청률은 상승세를 탔다. 고소영의 연기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예쁜 고소영’을 포기하고 편한 복장과 힘을 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호평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데는 실패했다. 후반 부 스토리가 어그러지면서 작품은 중심을 잃었다. 미스터리는 단순히 한 남자에게 집착한 한 여성의 비이성적 행동에 그쳤고, 주인공을 정신병원에 가두는 전개는 다소 뜬금없이 펼쳐졌다. 미스터리로 출발한 이야기의 흐름 자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우리는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심재복(고소영 분)의 마지막 나레이션이 가슴을 파고들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드라마의 흐름이 중구난방이 된 것과, 반전도 흥미요소도 없는 미스터리의 처리 방식은 실망감만을 안겨주었다.

 

 

 

고소영이 선택한 캐릭터 심재복에 대한 아쉬움 역시 크다. 고소영의 연기 자체는 합격점이었지만 대중의 뇌리 속에 각인될 만큼의 특별함은 없었다. 심재복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지나치게 많이 반복되어 온 소재였다. 남편의 바람을 감당하고, 연하남과의 ‘썸’ 비슷한 관계를 형성하며 어느상황에서든 꿋꿋하고 굿센 아줌마 캐릭터는 이미 익숙하게 경험해 본 것들이었다. 오히려 병적으로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내면을 숨기고 웃음을 가장한 조여정의 ‘사이코 연기’가 이 드라마에서는 훨씬 더 주목할만한 포인트였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연기적으로도 큰 주목도가 낮았는데, 드라마마저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결국 호평요소를 굳이 찾자면 ‘조여정의 연기력의 재발견’을 이룬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 버린 것이다.

 

 

 


<추리의 여왕>인데 추리는 없다.

 

 


최강희가 타이틀롤을 맡고, 권상우가 3년만에 선택한 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아줌마 탐정’이라는 소재를 내세웠으나 이 드라마의 가장 특징은 ‘추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성공하는 드라마는 ‘추리’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에 시청자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드라마일수록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중반이 넘은 <추리의 여왕>은 제목에 추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에는 추리가 없다.

 

 

 


사건을 촘촘하게 만들고 그 사건이 밝혀지면서 일어나는 반전과 놀라움을 주로 삼을 것이라는 기대는 <추리의 여왕>속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어설픈 수사 방식은  개연성의 문제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형사인 하완승(권상우 분)의 수사 방식은 수사방식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채로 쓰여진 듯하고 추리 천재로 나오는 주인공 유설옥(최강희 분)의 행동은 때때로 너무나 큰 민폐다.

 

 

 


이 모든 상황을 차치하고라도 추리 드라마임에도 범인을 보여주고 범인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은 시청자들이 추리 해 볼 여지도 잘라내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에서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다. 이미 결론까지 지어져 있고, 반전 따윈없는 추리드라마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잘못된 방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는 늘어지고 전개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시청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겨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10%도 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톱스타들의 출연이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

 

 

 


톱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는 화제성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하다. 특히나 중국시장이 성장하면서 중국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본질이다. 지금 톱스타가 된 스타들도 한 때는 신인이었다. 그들 역시 출세작을 통해 스타가 됐다. 작품 속에서만이 배우는 빛날 수 있다. 배우의 후광을 업고 만들어진 작품의 유효기간은 아주 짧다.

 

 

 


 

드라마의 꺼져가는 불씨는 드라마의 완성도만이 살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마에 누가 출연하느냐 하는 단편적인 사실이 아니라 바로 그 드라마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톱스타들이 출연하고도 성공을 거머쥐지 못한 드라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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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여왕>의 주인공 유설옥(최강희 분)은 놀라운 추리실력을 가졌지만, 그 특출 난 능력을 발휘하고 살 기회가 없었던 인물이다. 누군가의 학력이나 사회적 위치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기준이 된다. 명문대나 대기업이라는 간판은 한 사람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게 만든다. 금수저라는 말이 유행한 것 또한 '스펙'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됐다. 가끔은 비아냥을 가장하기도 하지만 '금수저'에 대한 단어에 숨겨져 있는 것은 ‘금수저’에 대한 호기심과 부러운 시선이다. 이런 현상 역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는 가치가 그 사람의 삶 전반을 평가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군가의 삶에 대한 행복도는 그 사람의 인간관계나 인격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지만, 제 3자가 누군가를 평가할 때는 막연히 그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 많을수록, 지위와 명예가 높을수록,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것이라고 여긴다. 반대로 이것은, 더 가지지 못한 자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에 시달리고 불행을 끊임없이 상기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편견을 뜻하기도 한다.

 

 

 



스펙을 속여야 추리를 할 수 있는 주인공의 현실

 

 

 

 



유설옥은 그런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결혼 8년차 주부. 학력은 고졸이다. 거기에 시누이와 시어머니의 지독한 시집살이까지. 남편이 검사라는 멀쩡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유설옥에게 오히려 그 타이틀은 버거운 짐이다. 남편에 비해 스펙이 없는 유설옥은 집안에서 제 목소리 한 번 내기 어려운 존재기 때문이다. 유설옥의 희생은 남편이 검사가 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실제로 스펙을 가진 것은 남편이고 유설옥은 그저 별볼일 없는 아줌마일 뿐이다.

 

 

 


그런 유설옥에게도 특기가 있었으니, 바로 추리력이다. 추리소설은 물론, 각종 범죄학 전공서적과 흥미로운 사건들에 대한 기사 스크랩까지. 한때 형사가 꿈이었던 유설옥은 돈 주고도 배우거나 살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간접경험을 쌓았다. 물론 이것은 학위가 없는 한, 단순한 취미일 뿐 결코 인정받을 수 있는 스펙은 아니다.

 


그런 유설옥과 엮이는 형사 하완승(권상우 분)은 처음에는 유설옥의 추리를 무시하지만, 유설옥이 정리한 자료들을 본 후에야 ‘범죄한 박사냐’고 묻는다. 유설옥은 ‘뭐, 비슷한.’이라고 대답하며 대답을 얼버무린다. ‘심리학?’이라고 다시 묻는 하완승에게 ‘뭐….’라며 말끝을 흐리자, 유설옥을 심리학 박사로 오해한 하완승은 그제야 그의 추리를 새겨듣게 된다. 결국 ‘고졸’ 학력의 여성이 가진 한계로는 누군가를 설득시키는 일조차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그토록 염원했던 사건 현장에 투입되어 추리를 시작하는 유설옥의 가슴은 설렌다. 클리셰라도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인물의 뛰어난 능력 발휘는 충분히 흥미롭다. 내용 전개는 크게 새롭지 않지만, 여성 탐정이라는 소재는 한국에서 좀처럼 사용되지 않은 소재이기도 하다. 아줌마에, 고졸. 이 모든 편견을 뛰어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유설옥의 모습은 꽤 특별하게 다가온다.

 

 

 



유설옥의 마이너스 스펙, 잘못된 순간에 활용되는 우를 범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유설옥의 이 평범함 속에 숨겨진 비범함을 증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도 모자른 순간에 유설옥을 현실로 끌어내린다.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울리는 시어머니의 전화가 대표적인 예다. 추리에 점점 몰입하는 유설옥은 강하게 주장하여 증거 자료를 확인하거나, 취조실까지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여주인공이 그런 억지를 부린 후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포인트는 여주인공의 멋진 능력 발휘의 순간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이 모든 기대를 산산이 부수며 여주인공을 ‘민폐형’ 캐릭터로 전락시킨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댁에 매여살 수밖에 없는 여성의 캐릭터는 구태의연하다. 자신의 권리나 요구조건을 관철 시키지 못하는 며느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한 캐릭터의 변주에 불과한 것이다. 아니, 구태의연함을 신선하게 풀지 못한 탓이 더 크다.  능력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을 만들어 긴장감을 주려는 속셈이었겠지만, 문제는 이런 여주인공의 현실이 공감보다는 답답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굳이 유설옥의 스펙이 발목을 잡는 장면이 추리의 한 가운데 일 필요는 없는 일이다. 드라마가 4회동안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의 스펙에 대한 편견은 이미 깨진 후다. 그러나 다시 등장한 유설옥의 시어머니라는 마이너스 '스펙'은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포인트를 잡지 못한 엉성한 긴장감, 과연 '몰입도의 여왕'이 될 수 있을까.

 

 



<추리의 여왕>의 포인트는 바로 ‘추리’에 있다. 추리라는 소재를 살리지 못하면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보장할 수 없다. 시집살이나 스펙에 대한 한계등은 어디까지나 양념이다. 그 양념을 활용하여 완성시켜야 하는 것은 바로 주인공이 하는 추리의 기승전결이다. 그 세부사항이 얼마나 잘 조율되느냐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추리의 여왕>은 ‘추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살인사건이라는 심각한 상황속에서 울리는 전화벨과, 코믹함으로 넘어가는 설정은 엉성한 사건 구조를 메우기 위한 장치지만, 오히려 추리과정에 대한 엉성함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사건의 긴박함이나 이야기의 반전등에 힘을 싣지 못하고, 여주인공의 주변 상황에 힘을 빼앗기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야기는 점점 긴박해지기 보다는 느슨해지고 피곤해지며 사건의 해결은 다음주로 넘어간다. 이런 이야기 구조는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추리의 여왕>에서 시청자들은 ‘추리’를 보기를 원한다. 그 추리란, 긴박함과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을 정도의 몰입력을 갖춰야 한다.  영국 드라마 <셜록>에 많은 매니아들이 열광한 이유를 생각해 보라. 사건에 맞닥뜨린 주인공은 독특한 캐릭터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그리고 한 사건의 호흡은 2회를 넘기지 않는다. 자칫 늘어지면 추리극은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추리극은 보통 드라마 보다 훨씬 더 긴밀하고 치밀한 구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잡다한 이야기를 빼고 번잡스럽지 않은 추리극을 <추리의 여왕>으로 보게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시청자는 주인공의 긴박한 ‘추리’의 현장에 동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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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특집으로 제작된 예능이 어김없이 우리곁을 찾았다. 2017년 과연 정규 편성이 될만한 예능그렇지 않은 예능, 정규편성이 되더라도 우려점이 많은 예능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정규편성 가능성을 기준으로 상.중.하를 나누어 보았다

 

 

 

 

 

...정규편성 가능성 타진한 파일럿

 

 

 

 

 

 

 

 

KBS <엄마의 소개팅><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등 최근 예능에서 각광받고 있는 엄마라는 소재를 활용해 부모님을 위한 소개팅에 나서는 자녀들의 모습을 그렸다. <미우새>가 자식을 관찰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으로 예능을 꾸려나갔다면 <엄마의 소개팅>은 자녀들의 주선으로 소개팅에 나선 부모님들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나이가 들었더라도 여전히 여자이고 남자인 부모님의 모습 속에서 색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됐다.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웃기기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짠해 지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 설특집 예능중 가장 고른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예능으로 보인다. 시청률도 6.3%로 선방했다

 

 

 

 

<신드롬맨>역시 <나 혼자 산다> 등의 관찰 예능에서 좀 더 발전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심리학 전문가들도 출연하여 그들의 행동에 대한 분석과 조언을 하는 점 또한 신선하다. 정용화 등이 보여준 로그아웃 신드롬이나 솔비의 애국 신드롬등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지점이었다. 시청률은 3.4%로 높지 않았지만 스타들이지만 대중과 공감의 틀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신드롬이 점점 억지스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같은 신드롬을 가지고 올 수는 없으니, 독특한 신드롬을 찾게 되고 별거 아닌 행동도 부풀려 과장이 될 수 있다. 공감대라는 틀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MBC <발칙한 동거>역시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냈다. 김구라와 한은정이 함께 동거를 하면서 서로에게 적응해 가는 과정이 은근한 재미를 주었다. 툴툴거면서도 한은정의 부탁을 모두 들어주는 김구라의 모습은 그의 기존 강하고 직설적인 이미지에 의외성을 던져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김구라의 새로운 캐릭터 형성에도 긍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구라-한은정을 제외한 나머지 커플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섭외를 제대로 하고 서로의 케미스티리만 맞는다면 예능적인 가치가 충분하다. 2부가 8.3%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삼부 내내 동시간대 1위를 지킨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빠생각> 또한 정규 편성 가능성을 타진해 볼만하다. 스타들의 영업 영상을 제작해 준다는 포맷인데, 일단 탁재훈-유세윤-양세형-솔비등의 진행자들이 주고받는 예능감을 무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잘 모르던 연예인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플러스다. 그러나 문제는 전연령층에 어필하기는 힘든 포맷이라는 것이다. 최근 예능의 동향을 보면 30,40대 시청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오빠생각>은 상대적으로 나이든 연령층에 어필하기 힘든 포맷이다. 더군다나 매회 출연하는 연예인의 매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 또한 위험요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은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름대로 신선했지만

 

 

 

 

MBC <사십춘기>는 실제 절친인 권상우-정준하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시청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굳이 두 사람이 집을 나와 외국으로 떠난 데 대한 이유가 부족했다. TVN <꽃보다> 시리즈처럼 여행 상황을 강조하려는 느낌은 났지만 그들의 캐릭터가 확연히 와닿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단순히 무계획을 강조했지만 정말로 두 사람이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조금 더 다듬어지고 캐릭터의 포인트가 강조되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어보인다. 남은 2회에서 그런 시청포인트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BS <초등학쌤은> 외국인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하여 초등학생들에게 한글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외국인 아이돌들의 한국어 실력이 이미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일상 대화에 무리가 없는 수준을 가진 강남이나 헨리, 엠버등도 있었지만, 아예 한국어의 긴 대화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아이돌들도 다수 보였다. 이미 시작부터 1위를 할 수 있는 아이돌이 정해진 느낌은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초등학생에게 한글을 배우는 과정 역시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지속적인 재미를 담보할지는 의문이었다. 외국인들의 한글 배우기는 옛날 <해피투게더>를 이효리와 신동엽이 진행할 당시에도 코너로 쓰인 적이 있다. 그 포맷에서 발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초등학쌤>의 외국인 한국어 배우기가 명절 특집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한국말을 배우기위한 열정적인 고군분투 자체는 시청포인트가 되었다

 

 

 

 

 

...감동도 재미도 부족했다.

 

 

 

 

KBS <걸그룹 대첩-가문의 영광>은 단순히 명절을 위해 구성된 프로그램의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걸그룹이 나와서 노래방에서 실컷 놀다간 느낌이랄까. 전혀 색다른 시도도 의외성도 없었다. 걸그룹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낄 거라 생각하기엔 너무 안일한 기획이었다. 걸그룹은 팬층을 제외한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설특집 파일럿 중 가장 대충 만든기획이 아니었을까.

 

<희극지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개그맨들을 모아놓고 '웃겨보라'고 명령한다고 해서 웃음포인트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끼리만 웃고 떠들다가 프로그램은 끝이 났다.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그것이 알고싶다>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를 주제로 다양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괴담을 퍼뜨리는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예능적인 가치로 소비되기엔 그 미스터리들은 지나치게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에 가깝다. 미해결 사건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실과 사실이 아닌 양측의 증거들을 놓고 정당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닌, 마치 모든 것이 음모론으로 흐르는 듯한 뉘앙스는 실망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SBS <주먹쥐고 뱃고동>은 김병만을 필두로 한 한국에서의 <정글의 법칙> 이상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시청률은 9.1%로 높은 편이었지만, 출연진 김종민과 김병만은 이미 <12> <정글의 법칙>의 리얼버라이어티를 하고 있다. <주먹쥐고 뱃고동>의 무대가 바다로 옮겨졌다고 해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물고기를 잡아 먹고 바다의 생태계에 놀라는 장면은 어딘지모르게 익숙하다. 수장이 김병만이라는 점 또한 그 기시감을 확장시킨다. 굳이 이 프로그램이 필요할까. 이미 <12><정글의 법칙>은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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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피투게더>에서는 유재석이 소속되어있다는 지인 모임 ‘조동아리’의 멤버들이 출연하였다. 술 없이도 밤을 샐 정도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이들은 친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이미 유명했다. 유재석을 필두로 하여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등이 소속된 조동아리는 이미 수차례 에피소드가 예능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어떤 목적이나 이익 없이 단순히 친구인 관계인데, 그들의 모임이 유재석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명해지면서 그들의 조합은 예능적인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해피투게더>에서 조동아리가 출연한 방송은 유재석이 어느 때 보다 친한 지인 모임에서 얘기하는 화법을 보여주거나 서로간의 에피소드가 채워지면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관계에서 오는 깊이는 확실히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게스트와의 대화와는 다른 양상을 띈다. 이제 일회성이 아닌, 정규 방송을 노리는 파일럿이나 나영석 PD도 이 실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무한도전>(이하<무도>)의 휴방을 대신하여 편성된 <가출선언-사십춘기>(이하 <사십춘기>)는 10년넘게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정준하와 권상우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들은 각자 총각 때 만나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들은 다른 분야에서 각자 활약했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준하의 입을 통해서 권상우의 수차례 언급되기도 했지만, 그들을 예능에서 함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히려 정준하가 권상우등 톱스타와의 친분을 강조할 때마다 “거짓말 아니냐.”며 놀림을 받는 장면이 예능적인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실제로 예능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이제 40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 그들은 <사십춘기>에서 함께 여행을 떠난다. 3부작으로 구성되어 1월 28일부터 3주간 방영될 예정인 <사십춘기>는 그들이 실제로 친한 사이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이나 자연스러움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담아내는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서로의 친분을 바탕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생긴다. 

 

 

 

 


<사십춘기>는 정준하에게 예능적인 관계로 만나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이미 친한 관계를 바탕으로 섭외된 관계에 집중한다. 때문에 서로 나누게 될 진솔한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서로간의 탐색전이나 파악의 시간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둘의 관계 자체에 초반부터 관심이 생긴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나 권상우의 예능출연은 좀처럼 없었고, 이번처럼 권상우가 메인에 나서는 프로그램은 더더욱 처음이기 때문에 때문에 권상우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정준하와의 케미스트리를 얼마나 보여주고 자신의 매력을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무도>의 빈자리를 채워줄 예능을 찾기란 힘들겠지만 이미 친한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해 내기만 한다면 <무도>와는 또다른 의외의 재미를 던져줄 여지가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손을 대는 예능마다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역시 ‘실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2월 방영될 예정인 <신혼일기>에서는 무려 구혜선-안재현 커플이 출연한다. 이들은 사귀는 사이를 넘어 무려 결혼한 사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나 <님과 함께>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관계는 가상이다. 나영석PD는 아예 신혼부부를 섭외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스타 커플의 신혼은 대중이 궁금해할 여지가 충분한 소재지만 이제껏 철저히 사생활이라는 영역으로 대중의 공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신혼일기>는 화려한 스타들의 실제 결혼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순히 사진이나 꾸며진 관계가 아닌, 서로와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서로를 대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이 예능은 절반의 성공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은 예능의 리얼리티를 더욱 살아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서로 ‘결혼한 척’만 하는 여타 예능이 아니라 실제로 결혼한 커플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애정표현이나 갈등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면 나영석PD의 또하나의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출연진들에게 어떤 역할을 강요하기보다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의 특징을 포착해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나영석 PD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친구나 부부라는 설정이 아닌 사석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오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분위기의 차별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예능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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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이 종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도 정체성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설득력 있는 불륜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겠다던 야심찬 처음 계획은 실현될 기미가 안 보이고 점점 더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장면을 채워 넣기에만 급급한 스토리 전개로 지루함을 넘어 불편함까지 나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 때 10%를 넘겼던 시청률은 폭락하여 동시간대 3위로 주저 앉았다. 드라마의 아쉬운 전개 속에서 당연한 결과처럼 보인다.

 

 

 

<유혹>은 <4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보였던 <천국의 계단> 속 권상우와 최지우가 다시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화제성이 있었던 탓에 이런 결과는 아쉽기만 하다. 권상우가 최지우는 이번 드라마 속에서 전혀 그 매력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이것은 단순히 시청률의 문제가 아니다.

 

 

 

 

<유혹>은 불륜을 비롯해 재혼, 유산, 불치병등 온갖 자극적인 소재를 한데 몰아넣었지만 전체적인 조화를 이뤄내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유혹>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다.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 속에서 각종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깃거리가 떨어지자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자극적인 소재들은 시청자의 마음과 융화되지 못하고 겉돈다. <밀회>가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그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 호평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혹>은 시청자들을 유혹하기는커녕 오히려 쫒아내고 있다.

 

 

 

이런 결과는 한류스타 최지우 권상우에게 있어서도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권상우는 <메디컬 탑팀>에 이어 2연속으로 실패를 경험했고 최지우는 한 때 시청률의 여왕으로 군림했지만 현재는 <천국의 계단>이후로 사실상 흥행작이 전무한 시점이다. 아직도 톱스타라는 이름값은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의 스타성에는 확실히 흠집이 생겼다.

 

 

 

권상우와 최지우는 다양한 역할을 맡았지만 아직도 그의 연기력에는 호오가 나뉜다. 그것은 그들의 발음 탓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우 보다는 스타성에 치중한 그들의 행보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의 감정표현이나 연기력은 일취월장했다. 이제 그들의 연기는 불편함을 자아낼 수준은 아니고 때때로 연기속에서 의외의 폭발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작품의 진정성 보다는 작품의 흥행성을 위시한 작품을 선택해 왔다. <유혹>만 보더라도 자극적인 소재의 잡탕으로 시청률을 잡아보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런 선택은 작품의 시청률이 좋을 때는 별 상관이 없을지라도 작품의 시청률이 바닥나면 그들의 연기력까지 도마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혹>의 전개가 너무나도 엉성하고 짜증스럽게 흐르자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란 힘들어졌다. 결국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 호흡을 맞춘 뒤 <운명처럼 널 사랑해>로 재회한 장혁-장나라 커플은 비록 작품의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만 호평 속에서 드라마를 끝마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애칭을 붙이고 무한 애정을 쏟았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드라마 속에서 호연을 보인 것 이상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막장 요소를 배제한 착한 드라마이고 내용은 사실상 별다를 것이 없었지만 장혁과 장나라가 보여준 서로간의 케미스트리는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시청률을 잡지 못할 것이라면 작품속에서 그들의 가능성을 증명시킬 수 있는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러나 권상우와 최지우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하다. 그것은 작품속 네러티브 자체의 문제가 가장 크긴 하지만 그동안 자신들의 커리어를 '스타'에 집중해 온 권상우와 최지우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들은 지금 사면초가다. 작품 속에서 시청자들이 그들을 더 이상 매력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의 스타성에 심각한 결함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계속된 실패 속에서 그들에게 덧씌워지는 이미지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그들이 작품 속에서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이상을 보여야 그들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그렇기에서는 그들의 연기역시 전환점이 필요하다. 한 번만이라도 그들의 연기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될 때, 시청자들은 그들을 다시 응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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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야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떤 결말이 지어질 것인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결국 주다해(수애 분)가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 됐다.

 

 

20% 초중반의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이 작품에서 오롯이 빛난 것은 여주인공 수애였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낸 그는 진정한 여배우였다.

 

 

 

 

용두사미로 전락한 막장 치정극 야왕

 

 

박인권 화백의 만화 <야왕전>을 원작으로 만들어 진 드라마 <야왕>2010<대물>에 이은 대물 시리즈의 하나로 출범 전부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톱스타 권상우가 3년 만에 브라운관 컴백을 결정하고, 수애가 여주인공 주다해 역을 맡으며 안팎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미스터큐><토마토><명랑소녀 성공기><옥탑방 왕세자>를 집필한 이희명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도 흥미를 자극했다.

 

 

예상과 달리 첫 시청률은 다소 미진했다. 당시 월화 드라마 시장은 MBC <마의>KBS 2TV <학교 2013>‘2파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야왕>은 복수라는 강렬한 소재와 스피디한 전개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학교 2013>이 종영한 다음 주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방송 5회 만에 일궈낸 쾌거였다.

 

 

그 후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강력한 경쟁작인 <마의>를 턱 밑까지 추격하며 월화 드라마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방송 한 달 만에 15%대 벽을 돌파하며 <마의>를 동시간대 2위로 내려 앉히는 기염을 토했고 이 후에도 <마의>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마의>가 명장 이병훈 PD의학 3부작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선전이었다. <마의>는 마지막 회에 <야왕>에 밀려 동시간대 2위로 퇴장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야왕>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한 눈 팔기 힘든 빠른 전개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첨예한 대결, 앞뒤 가리지 않고 결말을 향해 치닫는 스토리 라인이 시청자들을 잡아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각각의 캐릭터가 개연성을 잃고 휘청이기 시작하면서 <야왕>은 흔하디 흔한 막장 드라마로 전락했다. 가파른 상승세가 꺾인 시점도 바로 이 때부터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스토리 라인은 하류의 복수에 제대로 된 설득력을 부여하지 못했고 제작진은 이를 온전히 수습하지 못했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야왕>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작품으로 남았다. 이 작품이 초반의 강렬함을 잃어버리고 끝끝내 막장 치정극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이희명 작가를 위시한 제작진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야왕을 살린 여주인공 수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주다해 역을 연기한 배우 수애는 <야왕> 24부 동안 오롯이 빛났다. 주다해 캐릭터가 악녀를 넘어 싸이코 패스로 변질된 가운데서도 수애는 특유의 차분함과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만약 수애가 주다해를 연기하지 않았다면 이 캐릭터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수애는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을 악녀에게 최대한의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여배우였다. 낮은 톤의 목소리, 또박또박한 발음, 선과 악을 넘나드는 표정 연기는 주다해 캐릭터를 천박하지 않게 만들었다. 스토리가 막장으로 진행됐지만 주다해만의 황폐함과 차가운 매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조차 극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연기하는 배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었다.

 

 

극에 대한 집중력은 대단했다. 수애만 등장하면 모든 시청자들의 시선이 TV에 쏠릴 만큼 최선을 다해 작품을 이끌어 나갔다. 살인 청부, 사제 폭발 설치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 반복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만의 묵직한 존재감은 좌충우돌하는 드라마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한 작품의 여주인공으로서 손색 없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야왕>과 함께 했던 3개월은 그에게 분명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쪽대본과 밤샘 촬영이 관행처럼 자행되는 현재의 드라마 제작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극을 온전히 이끌어 가야하는 책무를 짊어진 여주인공으로서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부담이고 고역이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수애의 고군분투가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 가려져 평가 절하되고 말았단 사실이다. 이런 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톱 여배우라는 명예로운 훈장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애는 <야왕>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배우의 가치와 품격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작품은 비루했을지 몰라도 수애의 연기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야왕>에 대한 신랄한 비평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누구보다 고생한 수애에게 먼저 박수를 쳐줬으면 좋겠다. 지난 14년간 탄탄히 쌓아올린 내공으로 작품을 끝까지 지켜낸 그는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아쉬운 부분이 많겠지만 시청률 높은 작품 하나 끝냈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다음에는 보다 좋은 작품으로 대중 곁에 찾아왔으면 한다. 누구보다 고생한 수애에게 다시 한 번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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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의 시청률 하락은 스토리 구성의 허술함이 가장 큰 이유다. 갈수록 설득력을 잃어가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엉성한 복수로 드라마 자체의 매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캐릭터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전반적으로 배우들은 호연을 펼치고 있지만 단 한사람, 아이돌 출신인 정윤호만은 이 드라마의 걸림돌로서 작용하고 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세 명의 멤버가 빠진 지금도 일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가수로서의 성공과는 별개로 드라마 속의 정윤호의 연기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세련된 옷태는 재벌 2세라는 설정을 한층 더 강조해 줄 수 있는 좋은 신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기는 전혀 자연스럽지 못하다. 비록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맨땅의 헤딩>에서 주연을 맡은 전력이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가장 큰 문제는 대사 처리지만 특유의 턱을 내미는 표정도 몰입을 방해한다.


정윤호가 맡은 백도훈은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해야 하는 캐릭터다. 주다해(수애)를 사랑하는 감정과 질투, 의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노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로 실질적인 이 드라마의 서브 남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윤호의 연기가 공감이 되기보다는 정말 ‘연기’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정형화된 표정과 대사 처리는 다양한 감정 표현으로 귀결되기 보다는 단순히 틀에 박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팬들에게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더 보는 것에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일반적인 시청자들에게 정윤호의 존재는 몰입을 방해하는 수준인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이렇게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는 사람은 정윤호 뿐이 아니다. 정윤호가 속한 기획사 SM의 대표 여배우 이연희는 이른바 ‘발연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여배우다. 그는 예쁜 얼굴과 세련된 이미지로 남성들의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비주얼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드라마 속에서 입을 여는 순간 모든 환상이 날아가 버릴 정도의 심각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예쁜 얼굴과 거대 기획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그는 [백만장자의 첫 사랑] [M]과 같은 영화에 주연 혹은 주연급으로 출연했고 [에덴의 동쪽]에서도 주인공 송승헌의 상대역을 맡는 등 연속적으로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그 기회를 절망으로 바꾸어 놓았다. 예쁜 얼굴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발연기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대중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한 이연희의 연기는 안좋은 쪽으로 확대 재생산 되며 이연희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하락시켰다. 그나마 드라마 <유령>에서는 나아졌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말 그대로 나아졌을 뿐,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었고 이연희의 배우로서의 재능까지 의심케 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심지어 30초 짜리 광고 영상에서도 이연희는 대중을 설득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하며 예쁜 얼굴과 수많은 기회를 가지고도 대중들의 고개를 흔들게 만드는 몇 안 되는 여배우로 남았다.

 

SM의 또다른 대표 여배우 고아라는 SM출신 중 가장 연기력은 안정적이지만 출연하는 작품마다 실패하는 비운의 배우다. 아직도 그가 20살이 되기 전에 출연한 <반올림>으로 대표되는 그의 커리어는 배우로서 아쉬운 측면이 크다. 다만 성적은 좋지 않았어도 영화 <페이스 메이커>등에서 꽤 눈에 들어오는 매력을 발산했다는 점은 고아라의 가능성만큼은 점치게 했다. 그에게 딱 맞는 마케팅과 제대로 된 연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연이나 화제성에만 목메지 말고 비중있는 조연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이미지가 훨씬 더 유효할 수 있다. 주연배우라는 이미지를 주기위해 주연만 고집했다가는 오히려 고아라가 져야 할 책임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실패하는 여배우라는 이미지는 결코 가져가서는 안 되는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SM은 이후에도 소속 연예인들의 연기에 대한 욕심을 멈추지 않았다. SM은 아예 샤이니의 민호와 f(x)의 설리를 내세워 일본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리메이크 해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한류를 바탕으로 SM의 인기 스타들을 대거 등장시킨 드라마는 드라마 자체보다 다른 목적에 더 비중을 두며 대중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문제는 주인공들의 어색했던 연기뿐이 아니었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와 SM 가수 출신 배우들의 등장은 너무 노골적인 홍보 영상 같았다.

한류가 그동안 인기있었던 이유는 콘텐츠가 상당한 퀄리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류를 일으킨 가수나 드라마들은 한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간 쪽이 더 성과가 좋았다. 지나치게 한류를 의식해 한류스타들을 등장시키고 다른 나라의 취향에 맞추 만든 작품은 오히려 한국 콘텐츠의 장점마저 희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류를 의식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콘텐츠 개발 목적을 무시하고 단순히 한류를 등에 업은 콘텐츠의 양상은 내실은 없이 지나치게 몸집만 불어나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성공작이라 할 수 없었다.

 

물론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무조건적인 비난을 퍼부을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 바탕이 없이 소속사의 강력한 힘만이 작용한 사례처럼 보이는 그들의 인기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가창력이 없는 가수는 4분여의 무대 동안 이미지로 승부를 볼 수 있지만 연기력이 없는 배우는 한 시간동안 이미지로 승부를 보기에는 지친다. 이미지역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연기력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이 아이돌을 뛰어넘어서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다. 기본을 갖춰야한다는 이 당연한 명제를 무시하는 한, SM의 연기도전은 계속 된 실패가 예견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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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해체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유노윤호가 [맨땅에 헤딩] 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고 한다.


이미 촬영현장마다 동방신기 팬들이 가득 찰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유노윤호를 '초이스' 한 연출자 박성수 pd다.


호랑이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성수 PD는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톱스타로 올려 놓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작품은 이른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해체설에 휩싸인 유노윤호의 드라마 출연이 일견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이유 역시 바로 [맨땅에 헤딩] 의 연출자가 박성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성수는 유노윤호 전에 어떤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키워냈을까.




<햇빛 속으로> : 김현주, 장혁, 차태현, 김하늘


사실 드라마 [햇빛 속으로] 가 편성 되었을 때, MBC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 주인공 4명의 인지도가 동급 최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데다가 아직 실력을 검증 받은 연기자들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성수 PD는 뚝심있게 차태현, 장혁, 김현주, 김하늘을 이른바 '4 TOP' 으로 설정하고 주인공 자리를 거뜬히 내줬다. 감독이 배우를 믿을 때 배우는 빛을 발한다는 지론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호랑이 감독답게 박성수 PD는 이 네명의 신인급 배우들을 혼내고 다그치며 내실 있는 연기자로 다듬어 냈다. [햇빛 속으로] 는 극본, 연출 뿐 아니라 우려를 샀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아주 안정적이어서 금방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박성수 PD를 만족하게 했다. 당시 박성수 PD의 가르침을 받았던 이 네명의 배우들은 그 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이제는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건실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성수 감독님의 꾸짖음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거예요. 신인 때 다잡아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리죠" (배우 장혁)




<맛있는 청혼> :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음식 드라마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는 방송가의 불문율을 깨고 사상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맛있는 청혼] 에도 스타급 배우는 없었다. 연기는 잘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얼굴, 청춘의 발랄함과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가진 배우를 찾고자 했던 박성수 PD는 [사춘기] 로 잘 알려진 정준을 파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캐스팅하고 그 외 주인공들은 모두 아직 이름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신인들로 구성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위에서 "박성수가 미쳤다." 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박성수 PD의 도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소재도 엉뚱하게 음식 이야기에다가 배우들도 모두 신인으로 구성해 놓았으니 과연 누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박성수는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등 기라성 같은 신인들을 발굴해 내며 [맛있는 청혼] 을 당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빅 히트 드라마로 성장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정준은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인 발돋움에 나설 수 있었으며 [남자 셋 여자 셋] 이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소지섭과 이제 막 TV에 적응하기 시작한 소유진, 생판 신인이었던 권상우, 손예진까지 모두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니 박성수를 어찌 '스타 제조기' 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을 초이스하고 키워내는 능력은 박성수 PD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





<네 멋대로 해라>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박성수 PD는 신인을 발굴해서 스타로 키워내는 데에도 재주가 있는 사람이지만 기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스타를 발탁해 매력 만점의 배우로 탈바꿈 시키는 데에도 아주 괜찮은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바로 인정옥과 함께 작업한 [네 멋대로 해라] 인데,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마니아 층의 열렬한 열광을 얻을 정도로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가 기획될 당시 박성수의 선택이 양동근과 이나영이라는 사실은 의외이면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논스톱] 시리즈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양동근과 CF 스타로만 인식 되어오던 이나영이 과연 박성수 식 정통 드라마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여기에 공효진까지 합류하면서 하나 같이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마당에 이런 외모의 배우들로 뭘 하겠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나는 달린다> : 김강우


드라마 [나는 달린다] 는 솔직히 말해서 박성수의 전작들과 달리 흥행에서 처참히 실패한 작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김강우 역시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루키' 로 떠올랐다. 김강우가 지금껏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근원에는 [나는 달린다] 에서 그를 발탁한 박성수의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성수는 당시 김강우를 일컬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지만 잘만 다듬으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될 것." 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린바 있다. 박성수의 단언처럼 김강우는 현재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평단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해 있다. 작품은 망했어도 감독의 안목은 여전히 살아있었던 셈이다.




박성수와 유노윤호, 어떤 시너지 낼까.


이렇듯 신인 발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박성수가 이번에는 가수 유노윤호에게 손을 댔다. 유노윤호의 첫 드라마 진출작이기도 한 [맨땅에 헤딩] 은 박성수가 유노윤호를 '초이스' 했다는 그 자체로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박성수는 과연 아이돌 스타인 유노윤호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낀 것일까. 과연 박성수는 이 시대 가장 '핫' 한 아이돌 스타 중 한명인 유노윤호를 비, 이승기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박성수와 유노윤호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와중에 [맨땅에 헤딩] 의 방송이 이제 겨우 한 달여 남짓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련미 넘치는 감독 박성수와 신인 배우 정윤호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기대해 보며, 자칫 위험해 보이는 그들의 도전이 결코 '맨땅에 헤딩'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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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맨] 이 답답하게 출발했다.


시청률과 관계 없이 첫 회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한류스타 권상우에 소녀시대 윤아의 조합도 소용 없었다. 특히 1인 2역을 소화해 내면서도 답답하기만한 권상우의 연기는 [신데렐라 맨] 의 '재미없음' 에 톡톡히 공헌했다.




사실 [신데렐라 맨] 은 권상우에게 '사활' 이 걸린 드라마다.


[천국의 계단] 이 후, 하는 족족 흥행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권상우가 명실상부 한류스타라는 이름값을 걸고 야심차게 도전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손태영과의 결혼과 그로 인한 구설수로 이미 상당한 이미지 타격을 입은 권상우로서는 결혼 직후 선택한 첫 작품이라는 상징성과 흥행 재기 발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권상우가 [신데렐라 맨] 을 선택한 것은 흥행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 받으며 '권상우 성공시대' 를 재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상이다. 데뷔 이 후 처음으로 1인 2역을 맡으며 보다 세밀한 연기에 도전하고자 한 것도 바로 이런데서 연유한다. 그런데 너무 욕심을 부린 탓일까. 첫회 권상우의 연기는 '실망' 그 자체였다.


권상우가 꽤 괜찮은 색깔을 가진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발음의 한계' 때문인데 [신데렐라 맨] 첫 회에서도 이러한 그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웅얼웅얼 거리는 발음, 제대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 치고 나갈 때 제대로 치고나가지 못하는 발성까지 권상우의 목소리는 처참히 [신데렐라 맨] 의 첫 회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아무리 진지한 상황도 코믹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목소리와 발음은 거슬리다 못해 채널을 돌아가게 만들 정도로 형편없었다. 10년차 연기자라고 하기에는 손발이 오그라 들 정도로 민망했던 수준이라고나 할까.


[천국의 계단] 부터 꾸준히 '놀림감' 이 되어 왔던 그의 발음은 어쩐지 나아지기 보다는 점점 퇴보하는 느낌까지 준다. 차곡차곡 쌓이는 드라마 그래피, 필모 그래피와 반비례하는 그의 답답한 발음을 듣고 있노라면 머리가 지끈해진다. 차라리 그가 나오는 장면마다 제작진이 자막을 넣어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발음의 한계' 는 1인 2역 중 하나인 '이준희' 캐릭터를 연기할 때 더더욱 도드라진다. 목소리를 낮게 깔고 나름 진지한 연기를 하려다 보니 발음에 바람소리가 들어가면서 'ㅈ' 이 'ㄷ' 으로 발음되는 일이 허다했고, 그것을 연기 기교만으로 커버하려다 보니 보기에도 우스운 연기가 지속됐다. 이것이 과연 한류스타 권상우의 현실이라면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싶을 정도다. 


게다가 [신데렐라 맨] 에서 권상우 연기의 핵심은 '1인 2역' 에 있는데 그 조차도 그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까칠하고 도도한 재벌집 아들 이준희와 쾌활하고 오지랖 넓은 오대산은 캐릭터 자체가 완전히 상반되도록 설정되어 있어 약간의 변주만 하더라도 손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의 연기는 이러한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렸다.


얼굴 표정, 발음, 목소리 등 디테일한 면이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그의 연기는 그저 캐릭터를 흉내내는 것에 철저히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 패션 스타일만을 제외한다면 누가 이준희인지, 누가 오대산인지 구별이 불가능 할 정도로 그의 캐릭터 소화력은 연기경력 10년차라고 하기엔 '오 마이 갓' 수준이었다.


이준희 캐릭터는 무조건 목소리를 깔고, 오대산 캐릭터는 오버스럽게 연기하는 그의 평면적 연기는 현재로선 참으로 '답이 없다'. 그저 첫 회니까 아직 캐릭터 소화가 덜 되었나보다 하고 넘어가야 속이 편하겠다.


라이벌 역할을 하고 있는 송창의의 정확한 발음과 캐릭터 소화력에 비교한다면 권상우는 아직도 '열심히 노력' 해야 할 듯 싶다. 회당 15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출연값에 부합하지 못하는 그의 연기력은 '헛점 투성이' 다. 권상우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연기 아니, 수준 이하의 연기력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발음과 발성을 대체 시청자들은 얼마나 더 참아 줘야 하는 것일까.


권상우에게 그의 연기를 '다듬을 시간' 은 벌써 10년이나 줬다. 이제는 좀 더 원숙한 모습으로 대중을 진지하게 찾아 와야 하는 것이 진정한 한류스타의 자질 아닐까. 이제는 제발 '진짜 연기' 좀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지 않기 위해서, 대중에게 미안해지지 않기 위해서, 스타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의 형편없는 발음과 발성을 10년이나 TV와 영화에서 줄기차게 들어 온 '대중' 들은 어쩌면 대단히 참을성 넘쳐 흐르는 사람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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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言) 이라는 것은 참 중요하다.

 말 하나로 인해 그 사람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결정되기도 하고 그 사람의 됨됨이가 평가 되기도 한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얼굴이 아무리 잘생겨도 말 할 때 깡통 소리가 나면 이미지가 확 깨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첫 인상은 별로 여도 입만 열면 빵빵 터뜨려 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만나면 만날 수록 호감이 간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 조차도 '말'이란 참 중요 한데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야 말 할 것도 없다.

 그런데 보면 말 참 못하는 톱스타가 한 명 있다. 그 것은 바로 권상우. 자신은 자신을 가르켜 스스로 '솔직하다' 칭하지만 글쎄, 내가 보기엔 허용범위를 자주 넘나드는 발언을 쏟아 내는 것 처럼 보인다. 

 남들보다 보여줄 게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이 없으면 나 일 안 한다.어차피 평생 연기 할 생각도 없고. (프리미어호 잡지 인터뷰 중)

 위 발언은 권상우가 최근 잡지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배우로서는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한 셈인데 자기 입으로 "연기를 평생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한 것을 놓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발언이었다.

뭐 자신의 소신과 생각이 뚜렷하다면 완전히 이해 못할 말도 아니다. 하지만 권상우의 문제 발언은 이 후에도 계속 되었다.

 일찍부터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 나라가 싫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천연 잔디에서 축구를 하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하는 그럼 삶을 꿈꿨다.(후략)

 그래서 나중엔 한국에 안 올 것도 같다. 내가 초라해지더라도. 거꾸로 잘 살고 있어도. 막연하게. 한국에 안 살 거 같다.

한국에서 한국 국민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부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 한국이 싫다는 발언을 하다니. 연기를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이와도 결부되어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권상우는 이전에도 '저희나라 보다 문화의 질이나 양이 우수한 일본'이라는 말을 해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인터뷰를 살펴보면 자신은 다른 사람이 50%를 보여줄 때 70%는 보여주는 솔직한 성격이며 배우가 너무 친절하고 모범적인 것 처럼 보여도 안 된다는 말도 했는데, 좋다 이거다. 하지만 그 '솔직함'이 대중들에게 있어서 '짜증'을 유발하며 권상우라는 배우의 가치관 까지 의심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마이너스 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뿐 아니라 권상우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같이 작업했던 유하감독에 대한 말 역시 생각 없이 쏟아냈다.

 <비열한 거리>를 내가 하기로 했었지. 그런데 또 빈정 상한 게 있어서....

나도 겪으면서 실망한 게 몇 개 있었고.
아무리 뛰어난 연출자라도 그렇게 신뢰를 잃으면 작업 같이 못 한다.

솔직히 난 (쌍화점이) 안 되길 빌었다. 

같이 작업했고 어쨌거나 기회를 준 감독에게 '빈정이 상했다'는 둥, '실망했다', '작품이 안 되길 빌었다'는 류의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솔직한 것이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권상우가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에 거의 유일 무이한 영화 히트작으로 남긴 작품이 아닌가. 권상우가 대종상 시상식장에서 '부끄럽지 않은 첫 작품'이라고 해서 또 한 번 구설수에 오른 작품이 아닌가?

 아니, 그렇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내뱉어 놓고 뒤에서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 것은 또 뭔가? 차라리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지만 좋은 작품을 찍었다. 연출자와도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일하다 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정도로 말을 아꼈어야 했다. 

  다음 작품이 안 되길 빌었다니. 이 것은 생각없는 초딩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서나 나올 수 있는 발언이 아닌가?

  권상우, 배우에게 정녕 필요한 것은 그런 '솔직함'을 넘어선 '개념 없음'이 아니다. 자신을 그 위치까지 올라오게 해준 그 상황들에 감사하고 또 더 좋은 연기를 펼쳐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에서부터 권상우는 솔직하기 보다는 차라리 '무식해' 보였다. 정말 10년만 하고 연기 인생을 끝낼 생각인 배우 처럼.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 이상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말을 어떻게 주어 담을까? 그 때는 철이 없었단 간단한 말로 연기 인생을 연장할 것인가?

 출연 번복을 소신있게 살 뿐이라 해명하고 '계획 임신'발언이 '아이 생기면 빨리 결혼할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하는 권상우는 참, '어려 보인다. 

 이제 권상우도 삼십을 넘었다. 삼십을 넘었으면 충분히 성숙해 지고도 남았어야 한다. 최소한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보여 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물론 이미 20대때 이 작업을 끝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못 끝낸 듯 하니 말이다.

 어쨌든 권상우가 원하는 것 처럼 작품이 계속 히트치지는 못하고 있으니 연기 인생은 조만간에 끝날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대중들의 관심에 선 권상우의 이런 발언을 결코 예쁘게 봐줄 수는 없는 노릇 이다. 

 뭐, 자신이 만족하고 산다니 '나쁜 얘기는 신경 안 쓴다'니 그렇다 치지만 -그럴거면 왜 해명을 그리 열심히 하는 지도 모르지만-이번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슬픔보다 더 슬픈 성적으로 초라하게 막을 내리면, 권상우는 어떻게 생각할까? 앞으로 10년후에 외국으로 떠날 거고, 사업 구상도 해 놓았으니 괜찮은 걸까? 

 사업이 잘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대 놓고 외국으로 떠날 거란 말을 하는 '한국배우'의 사업이 '솔직히' 나도 잘 되지 않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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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웠다.


할 말이 이거 밖에 없나 싶었다.


1부, 2부로 2주 동안 방송됐지만 건질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동안의 편견과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지만 정도가 심했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살아간 권상우는 어디가고 '손태영 남편' 권상우만 남았다.


한 마디로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는 실패였다.




사실 권상우가 [무릎팍 도사] 에 출연한다고 하기에 기대가 컸다.


워낙 사건, 소문도 많았고 손태영과의 결혼으로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사람이기 때문에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도 궁금했다. 연예인들의 새로운 면모를 끄집어내는 것이 [무릎팍 도사] 의 특징이기에 이번에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봤다.


허나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는 철저하게 내 기대를 빗나갔다. 1부에서는 뜬금없는 송승헌의 등장으로 10분 넘게 말꼬리 잡는 말장난만을 지속하더니 2부에서는 손태영과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로 프로그램을 장식해버렸다. 정작 듣고 싶었던 그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 배우로서 그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이는 강호동과 제작진의 잘못된 '방향설정' 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강호동은 끊임없이 손태영과의 러브스토리를 '하이라이트' 로 규정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손태영과의 결혼을 위한 포석으로 삼아버리는 뉘앙스까지 취했다. 아무리 권상우-손태영 부부의 결혼이 궁금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니 흥미가 사라지고 이내 토크가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구성이 반복되자 권상우의 [무릎팍 도사] 출연은 '결혼 뒷 이야기' 를 들려주기 위한 해명성 혹은 변명성 출연으로 전락했다. 권상우는 장모에게 보낸 편지, 장모에게 받은 편지, 손태영에게 받은 편지 등을 직접 가져와 제작진에게 제공했고 강호동은 친히 그 편지들을 모두 읽어보이며 권상우-손태영 부부의 사랑이 '진짜' 임을 강조했다.


그들의 사랑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임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지만 10분 넘게 그들의 편지를 '왜' 듣고 있어야 하는지, 권상우의 말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인 -그것도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편지를 '왜' TV 공중파에서 봐야만 하는 것인지 이해가 불가했다. 그들의 결혼을 둘러싼 무수한 뒷담화와 루머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대응 방식이라고 보기엔 유치하고 치졸했다.


아니, 지겹고 식상했다.


한류스타, 유명스타, 인기스타라는 '권상우' 가 가지고 있는 정면돌파 카드가 고작 손태영과 주고 받은 편지와 사진들을 자랑하는 것이라면 참 우스운 일이다. 사실 권상우의 하향세는 결혼 때문이 아니라 [천국의 계단] 이 후 미진했던 흥행성과 김태촌 사건이었고, 결혼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는 결혼에 관한 소문들을 해명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보여주는데 더 열성이었어야 한다. 1부, 2부를 통틀어 배우로서 그가 보여 준 신념과 비전은 '한류스타' 라는 네 글자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원론적, 정론적 수준이었으며 감동이나 진심을 동반하는 것도 아니었다. 고작 이 정도라면 차라리 안 나오는게 나았다.


권상우는 끊임없이 대중의 악플, 대중의 소문을 규탄하며 자신을 방어했지만 현실적으로 그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결핍 되어 있는 듯 보였다. 사실 인기스타 권상우를 지금까지 끌어 내린 것은 대중의 소문이 아니라 사생활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문들과 잘못된 작품선택으로 인한 꺾인 흥행세 등 권상우 개인의 문제가 더욱 컸기 때문이다.


변명이 아니라, 해명이 아니라, 대중에 대한 규탄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반성, 자신의 신념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순 없었을까. 한낱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에 '노력' 한다는 스스로의 평가가 진정 사실이라면 말이다. 더 이상 자신의 하락세를 대중의 탓으로 돌리며 변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대중에게 지켜야 하는 스타로서의 자존심과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배우 권상우는 그리 나쁜 배우는 아니다. 그의 영화에서 그는 '무조건' 자기 색깔을 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무릎팍 도사] 는 전적으로 실패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의 권상우는 실종되고 손태영 남편, 루키 아빠 권상우만 남았다. 이것을 보여주는 것이 권상우의 목적이라면 성공했다. 그러나 대중이 기대하고 원했던 이야기를 하는 것엔 실패했다. 과연 그는 성공한 것일까, 실패한 것일까.


이것을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권상우가 아닌 '시청자' 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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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와 손태영이 결혼을 한다고 발표한 후 쏟아진 비난들은 사실 너무나 지나친 감이 있었다. 그들이 서로 좋아서 결혼한다는데 있어서 사생활에 왈가왈부 하는 일은 절대 성숙한 자세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결혼한지 세달 남짓 이 지나고 나서야 손태영이 내년 봄에 아이를 출산한다고 했다. 물론 혼전임신을 한 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 자체는 전혀 환영받아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 와서야 밝힌 혼전 임신 사실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제히 논란의 불을 붙였고 그 논란의 대부분은 비난이다.

 그들의 사생활을 다시 들춰 내서 기사까지 쓰고 다시 논란거리를 부추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기는 하나, 이번일은 손태영과 권상우 부부에게 적잖은 이미지 타격이 갈 것이며 그들이 작정하고 부인한 마당에 결혼 때와는 약간 다른 문제 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이 문제를 비난할 권리는 네티즌에게는 없다. 




 '혼전임신'을 숨긴 것, 어쩌면 비난들 때문

 그들이 결혼하기 전에 쏟아진 비난들은 대부분 권상우가 손태영보다 아깝다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기인한 것이었다. 권상우가 기다려 달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터졌고,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기사에 사람들은 황당하면서도 동시에 손태영의 남자관계를 들먹이며 권상우의 이미지마저 동반 하락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또한 그들의 갑작스러운 결혼은 "혼전 임신설"의 불씨를 점화시킨 것이었다. 물론 혼수로 애를 데려가는 것이 유행이라는 웃지못할 이야기 까지 있는 마당에 권상우 손태영이 혼전 임신을 했다고 해서 비난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들이 혼전 임신 사실을 떳떳이 밝혔다면 "임신때문에 권상우가 팔려간다"는 류의 저질스러운 소문들이 나올것이 뻔했고 그것은 이미 지나칠 정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힘들만한 비난에 또다시 직면해야 하는 부담스러움이었을 것이다. 

 만약 혼전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숨긴거라면 (솔직히 제 3자의 입장에서야 그럴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들 입장에서야 당연히 연예인으로서 한번에 갑자기 주저 앉을 수도 있는 이미지의 추락을 염두해두지 않을 수 없지 않았을까?

  이제까지 혼전 임신을 한 후 결혼을 한 연예인들이 한둘이던가?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결혼 전에 "나 부인 임신시켰습니다(혹은 부인이 임신했습니다). 결혼 하겠습니다~"하지 않는다.  일단 '임신 시켰다(혹은 임신했다)'는 말 자체에 마치 임신 시켜서 결혼 한다는 뉘앙스가 있을 뿐더러 분명 많은 사람들이 혼전 임신을 한다지만 아직까지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사회인식은 결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배가 불러오기 시작해서야 "알아서 계산해 보라"며 에둘러 표현하거나 결혼식 당일이나 되어야 "신부가 혼수로 아주 큰 선물을 준비해 왔다. 상상에 맡기겠다."라는 식의 발언으로 돌려 말할 뿐이며 이것조차 남자 연예인들에게만 허용되지, 여자 연예인은 정말 배가 불러와서도 당당히 "네, 결혼 전 임신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니, 아예 없다.

 권상우, 손태영이 아닌 유명인에게도 대놓고 자랑할 성질의 이야기는 되지 않는 '혼전 임신'이 이미 욕을 먹을대로 먹은 이 커플의 경우라면 어떤식으로 재 점화 되었을지는 불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심장이 강철로 되지 않은 다음에야 "저 임신했어요! 호호호."할 수 있겠는가? 만약 그들에게 쏟아진 시선들이 얼마나 가는지 보자는 식의 경멸의 눈길이 아니라 따듯하고 정이 넘치는 호의적인 시선이었다면 그들은 어쩌면 쿨하게 인정하고 시작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들에게 그런 상황을 준 것도 네티즌이고 따라서 그들이 거짓말을 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유도한 것도 네티즌이었다.

물론 팬들이 실망감을 느끼는 부분을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결혼마저도 충분히 충격적인 마당에 그들은 자신들을 믿어달라고 했고 서로 열렬히 사랑한다고 했다. 방송에서 대놓고 "혼전임신"을 부인해 놓고 나서, 3개월 후 임신 6개월이라는 소식은 당연히 우스운 소리로 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손태영은 "사랑을 믿지 못하겠다"며 눈물을 흘린 기억이 채 지워지기도 전에 권상우랑 결혼을 발표한 전적(?)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그들은 결혼을 했고 이제 서로 사랑하면서, 아니 최소한 서로 노력하면서 살아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잘살라고 축복 받은 커플들도 깨지는 마당에 대체 이만큼의 비난이 그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그들이 그들 커리어에서 잘못 된 길을 가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마땅히 지적을 하고 비판을 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사생활이 어떻든 그것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 다음에야 우리에게 비난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그들의 성적인 문제는 지극히, 너무나도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이제 곧 아이가 나오테고, 한 생명의 탄생은 축하 받을 일이지 결코 비난 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들이 바보처럼 "몰랐다"고 잡아떼도 현명하게 속아주자.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건강하게 커 갈 수 있도록 축복해 주자. 결국 그들의 아이도 대한민국의 미래로 성장해 나갈 것 이라면, 최고의 축복을 받아도 모자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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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패' 도 정도껏 부려야 한다. 남의 결혼에 '감나라 배나라' 이야기하는 것도 우습고, 반대니 찬성이니 왈가왈부 하는 것도 웃음이 날 지경인데 이제 언론이 대놓고 논란만 증폭시키고 있다. 제대로 된 기사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고 '신세한탄' 에 가까운 저질 기사만이 가득하다.


"유재석과 권상우, 상반된 자세" 라는 어이 없는 저질 코미디 기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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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의 '결혼에 대처하는 자세'는 한류스타답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본인의 입으로 발표한 결혼이었지만 여전히 털리지 않는 찜찜함을 남긴 채 15분간의 짧았던 권상우의 결혼 기자회견은 끝이 났다. 톱스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권상우의 이번 태도는 '국민 MC' 유재석과 비교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라는 말로 시작한 이 기사는,


"권상우는 들어서자마자 준비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여러 가지 추측 기사로 마음고생을 했던 권상우의 해명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권상우의 입장 발표가 끝나자 관계자는 "시간 관계상 10분만 질문을 받겠다"는 일방적인 공지를 했다. 15분 동안 이어진 권상우의 결혼 관련 기자회견은 그동안 불거진 의문점을 풀기에는 너무나도 모자란 시간이었다. 특히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던 손태영 임신설에 관한 질문에는 확실한 답변을 피했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된 채 끝이 났다.


또 기자회견이 끝난 후 사진기자들을 향해 하트 포즈와 메뚜기 춤 요청까지 흔쾌히 응했던 유재석과는 달리 권상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한번 흔들고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같은 유재석과 권상우의 상반된 자세는 네티즌들의 반응으로도 직결됐다. 유재석-나경은 커플은 결혼 발표 직후 네티즌들의 축하 세례를 받았지만 권상우-손태영 커플은 충격과 놀라움의 반응이 더욱 많았다.


모두에게 축복받아야 할 결혼에 이같이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매우 씁쓸한 일이다. 하지만 진정한 스타의 진면목은 이같이 긴급하고 절실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라며 끝이 난다.


글의 요지인즉, "유재석은 기자 회견 때 하트춤까지 추면서 성실하게 대답했는데 권상우는 손 한번 흔들고 10분 정도 대답을 하더니 나갔다, 게다가 손태영의 임신설에 대해 듣고 싶었는데 들을 수 없어서 짜증이 났다, 한류 스타라고 하는 사람이 기자들을 '모셔다' 놓고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 다. 이 정도면 거의 신세한탄 수준이다. 뜬금없이 유재석을 갖다 붙여 놓고서 하는 말이 고작 "한류스타 답지 않은 기자회견이었다." 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객관적으로 유재석과 권상우는 비교를 할 수가 없는 처지다.


유재석은 2년여 동안 나경은과 공개 연인으로 지냈고, 자신이 '원했던 날짜' 에 자리를 마련하고 모든 준비를 갖추고 난 뒤 기자회견에 나섰다. 결혼 준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자신이 먼저 주도한 기자 회견이니 유재석이 '주인' 된 입장에서 '손님' 인 기자들을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다.


그러나 권상우는 다르다. 8월 이 후, 결혼준비를 끝내 놓고서 하려고 했던 결혼 발표를 "조금만 기다려 달라." 는 권상우 측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먼저 터뜨린 쪽은 언론이었고 "권상우-손태영 9월 결혼설?" "손태영 임신설, 어떻게 됐나?" "권상우 결혼, 3대 미스터리" "권상우 기자회견, 어떤 발표 나오나?" 등등 자극적인 제목을 갖다 붙여놓고 마음대로 쓰갈긴 쪽도 언론이었다.


사실 확인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소문' 만 무성해지자, 언론은 그 소문에 다시 소문을 얹어서 또 다른 '소문' 을 만들어 냈고, 과장하고 부풀리는데 혈안이 되어 여론몰이에 앞장 섰다. 이렇게 되자 권상우 측에서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발벗고 나선 것이고 분위기를 벼랑 끝까지 몰아간 언론이 '얼씨구나' 하고 달라 붙은 것이다.


남의 결혼 발표에 '초' 를 치다 못해 온갖 루머와 과장만 잔뜩 부풀려 놓고서 "우리를 초대해 놓고 예의가 없군. 유재석은 그러지 않았는데." 라며 투덜대는 건 대체 어느나라 '예의' 인가?


게다가 손태영 임신설에 대해 대답을 얼버무린 것을 두고 '어수선한 분위기' 만 증폭시켰다고 비판하는 것도 우습다. 그렇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기자들 질문에 성심 성의껏 대답했던 유재석이 언론에게 받은 선물이 무엇이었나? 있지도 않은 "나경은 임신설" 아니었나? 


가뜩이나 말이 많은 마당에 권상우가 손태영 임신설에 대해서까지 구구절절 대답했다면 언론은 만족해하며 "그래, 사실이니까 됐어^^" 하고 웃으며 넘겼을까?


"손태영 임신 아니다." 라고 하면 "손태영 임신설 부정, 논란만 증폭" "손태영 임신, 정말 아닌가?" 라는 기사를 써 기함하게 만들테고, "손태영 임신이다." 라고 하면 "권상우 결혼 이유, 손태영 임신이 결정적" "권상우-손태영, 2세 안고 결혼 출발" 등등으로 부풀려 내보낼 것이 뻔한데 권상우가 뭐하러 논란만 증폭시킬 이야기를 하겠는가? 손태영 임신설에 대해 굳게 입을 다뭄으로써 오히려 권상우는 발언 이 후의 후폭풍을 미리 차단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또 기자회견이 끝난 후 사진기자들을 향해 하트 포즈와 메뚜기 춤 요청까지 흔쾌히 응했던 유재석과는 달리 권상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한번 흔들고 황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라는 기사의 구절은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권상우도 유재석처럼 사진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복근 자랑이라도 하면서 "저 결혼합니다! 하하하!" 하고 즐거워 했었어야 한다는 소리인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따위 '쓰레기' 기사를, 그것도 포털 사이트 대문에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대문짝만하게' 보라고 올린 것인지 그 사상이 의심스럽다.


차근차근 하려던 기자회견을 망친 것도 자신들이고, 그 기자회견을 성급하게 만들어 버린 것도 자신들이고, 무수한 소문과 논란을 증폭시키면서 가뜩이나 사건 없던 마당에 '특종거리' 건져 올려 회심의 미소를 지은 것도 자신들이고, 기자 회견 이 후에도 미스테리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남의 결혼을 '호러 서스펜스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로 만든 것도 자신들인데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을까.


사실은 사실대로, 의견은 의견으로 구분하면서도 언제나 공정함과 진실성을 잃지 말아야 하는 언론이 오히려 더욱 신나서 날뛰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자' 라는 이름의 '사기꾼' 들이 자행하고 있는 무섭고도 섬뜩한 언론의 현주소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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