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실 환상에 근거해 있을 때가 많다. 수많은 드라마 속에서는 이런 환상을 근거로 엄마에 대한 이미지를 창조해왔다. 예를 들자면 엄마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내하며, 죽는 순간에까지 자식과 가족을 향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거나 그 자리에서 언제까지라도 기다려주는 든든한 존재로 묘사된다. 아니면 극단적인 형태로 자식과 사이가 좋지 않고 관계가 틀어진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특별히 엄마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아니라면 드라마에서 엄마는 주변인물에 불과하다. 그런 주변인물에게 특별히 캐릭터를 부가하기보다는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하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더 쉽다. 이야기에 특별히 관여하기 보다는 그저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드라마에서 퇴장하는 캐릭터다. 딱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거슬리는 캐릭터도 아니다.

 

 

 

 

<또 오해영>에 출연하여 주인공 오해영의 엄마 황덕이역할을 맡은 배우 김미경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영이 엄마처럼 현실적인 캐릭터는 처음이라며 실제로는 엄마들이 속 썩이는 딸들에게 욕도 하고 등짝도 때리는데 연기할 때는 한없이 희생적인 엄마가 되려니 답답했다고 밝혔다. 많은 원로 배우들이 누군가의 엄마역할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드라마에서 엄마의 역할이 한정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오해영>은 그런 엄마의 모습을 완전히 다르게 그리며 엄마 캐릭터의 존재감을 한 껏 끌어 올렸다. <또 오해영>속의 황덕이는 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그 애정을 이유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내하지도, 또는 딸과 지나치게 척을지지도 않는다. 결혼 전 날 파혼을 해 구설수의 주인공이 되고도 생각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해영을 보며 우리 해영이 내다 버립시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미친년이에요.” 라고 남편에게 말하며 해영의 혼수로 장만했던 물건들을 마당에 내놓을 만큼 강경책을 쓰거나, 밥먹고 있는 딸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엄마다. 지극히도 현실적으로 딸의 행복을 원하면서도 딸의 모습이 꼴보기 싫은 이중적인 마음을 표현해 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캐릭터다. 이렇게 현실적인 엄마이기 때문에 파혼의 진실을 알고 나서 눈물 흘리는 그의 모습은 훨씬 더 가슴에 깊게 와 닿을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주변인물인 엄마가 이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것은 하나의 큰 이정표라고 느껴질 만큼 신선했다.

 

 

 

 

 

 

<디어 마이 프랜즈>(<이하 <디마프>)에서도 엄마는 지독히도 현실적이다. 딸 박완(고현정 분)과 엄마 장난희(고두심 분)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에 가깝다. 둘 사이에 애정은 분명히 있지만, 툭하면 집에 찾아오는 엄마는 싫다. 엄마는 딸이 잘되었으면 좋겠지만, 그 애정을 올바른 방법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각종 오지랖과 간섭이라는 형태로 표현한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가끔씩 딸에게는 너무나도 버겁다.

 

 

 

 

<디마프>는 엄마를 한없는 사랑을 가지고 희생하는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하고, 때로는 두렵고 아픈 사람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읊조린다. 간암에 걸린 엄마, 치매에 걸린 엄마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그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감성은 누군가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라기 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다. 그 고뇌는 연기자들의 섬세하고 절절한 연기력으로 훨씬 더 공감가게 그려진다.

 

 

 

엄마로 등장하지만 단순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그들도 인간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똑바로 마주 바라봐준 것만으로도 캐릭터에는 엄청난 설득력이 생긴다. 엄마를 엄마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자식들의 한계, 자식을 사랑하면서도 그 애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의 불안전함. 이 모든 것들이 섞여 있는 드라마 안에서 시청자는 그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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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켜면 무수한 토크쇼들이 줄기차게 쏟아져 나온다.

 

 

<힐링캠프><화신><라디오 스타><자기야><두드림> 등 일주일 내내 방송 되는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은 다들 구성만 다를 뿐, 기본적인 얼개는 토크에 기반을 둔 토크쇼다.

 

 

바야흐로 "토크쇼의 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이 수많은 프로그램들 가운데서 유독 빛나는 토크쇼가 하나 있다. 바로 <무릎팍 도사>.

 

 

 

 

 

무릎팍 도사'가 특별한 토크쇼인 이유

 

 

<무릎팍 도사>는 다른 토크쇼와는 질적으로 차원을 달리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는 국내 유일무이한 최고의 토크 프로그램이다. 강호동 복귀 이 후, 제 페이스를 잃고 휘청이기도 했지만 최근 급격히 제 색깔을 찾아가며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1인 토크쇼의 선구자로서의 위상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올밴의 합류로 원래 형태를 갖추면서 편안함이 배가 된 것도 강점이다.

 

 

사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조류에 있어서 <무릎팍 도사>의 위치는 상당히 독특한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토크쇼가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러브 스토리에 치중하고 있을 때 <무릎팍 도사>는 연예인들의 삶과 철학을 이야기 했고, 대부분의 토크쇼가 스타급 연예인 모시기에 연연하고 있을 때 <무릎팍 도사>는 황석영, 강수진, 엄홍길, 리처드 용재 오닐 같은 명사들을 TV 속으로 끌어 들였다. 그러면서도 부담이 적고 재미있다. 이는 <무릎팍 도사>가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토크를 풀어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무릎팍 도사>가 토크를 풀어가는 기본적인 방식은 게스트의 약점과 의외성을 끄집어내는데 있다. 치부로 쉬쉬하던 게스트의 허점이라던지 풀어 놓기 힘든 과거사, 대중이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단점들을 천천히 유도해 내면서 신선함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익히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무릎팍 도사>의 기본 얼개인 셈이다.

 

 

허나 게스트가 지금껏 하지 않았던 혹은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필요하다. 그래서 <무릎팍 도사>에서는 흔히 MC와 게스트간의 '기싸움'이 격렬하게 펼쳐진다. 마치 격투 게임을 보는 것처럼 말과 말이 부딪히고, 보이지 않는 불꽃이 튄다. 공격과 방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게스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가감 없이 펼쳐 보이고 MC들은 게스트의 생각에 대해 격렬하게 반응한다.

 

 

사실상 보이지는 않지만 <무릎팍 도사>가 기본으로 깔고 가는 "MC vs 게스트" 의 구도는 상당한 긴장감을 동반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이는 게스트의 말을 최대한 경청하는 여타 토크쇼와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무릎팍 도사>의 토크에는 의도적인 예의바름, 세련되고 정련 된 어법이 없다. 대신 사회, 정치, 문화, 경제, , 철학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날 것' 그대로 쏟아져 나온다.

 

 

때때로 이외수, 황석영 같은 대문호들이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등장하기도 하고, 신해철이나 성시경 같은 연예인들이 "나라 꼴이 우습다." 는 과격한 발언을 하기도 하며, 장미란, 김연아 등의 스포츠 스타들이 훈련 환경과 금메달 우선주의 풍조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이는 공중파 토크쇼로서, 또한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대단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게스트들의 토크가 정련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등장한다는 것은 생각이 다른 여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겨다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나 [무릎팍 도사] 는 이러한 결점마저도 콘셉트' 차원에서 완전히 무마시킨다.

 

 

MC들은 게스트가 아닌 시청자의 입장에서 게스트의 발언을 공격하고 게스트는 나름의 논조와 근거를 들어 그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게스트의 발언은 비록 동의는 얻지 못할지라도, 수긍은 가는 멘트로 위상을 달리한다. 토크쇼의 토크가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넘어서서 보다 삶에 대한 통찰과 나름의 철학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무릎팍 도사>는 그 누구보다 먼저 보여주었다.

 

 

 

 

눈치 보지 말고 마이웨이하기를

 

 

사생활 폭로, 뻔하디 뻔한 첫키스 이야기,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자극적 토크가 아닌 게스트의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일 수 있는 토크쇼인 <무릎팍 도사>는 그래서 참 특별하고 소중하다. 아마 황석영, 허영만, 강수진 같은 비 방송인들을 친근하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토크쇼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무릎팍 도사>가 유일할 것이다. 또한 세대를 불문하고 폭 넓은 시청자층을 아우르는 토크쇼를 말하라 한다면 역시 <무릎팍 도사>가 빠지지 않을 것이다.

 

 

<무릎팍 도사>는 예능 트렌드를 주도하는 10~20대 시청자층의 선호를 넘어서 30~50대의 중장년층까지 웃고 즐길 수 있는 동시대 가장 유명한 토크쇼이며 사회명사들이 일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대화 창구다. <무릎팍 도사>의 시청률이 사회명사가 출연할 때 평균적으로 훨씬 높다는 사실은 이 프로그램이 몇몇 연예인들의 이름값으로 지탱하고 있는 토크쇼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한 마디로 그 자체가 브랜드 화된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강호동과 제작진이 방송을 재개하고 난 뒤 너무 조심스러워 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프로그램의 기둥이 돼야 할 강호동은 아직까지 제 기량을 100%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를 생각해서 주저하는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 예전처럼 누가 나오든 저돌적으로 달려들고, 거침없이 물어 볼 줄 알아야 한다. 무릇 <무릎팍 도사>는 그래야 제 맛이다.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연예인 캐스팅에 목 매달 필요도 없다. 리처드 용재 오닐 편은 비록 시청률이 낮기는 했지만 토크쇼의 품격이 느껴질 만큼 재미와 깊이가 있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미완성본이 된 김미경 편도 구성 자체로 따지자면 연예인 게스트보다 백 배는 더 재미있었다. <무릎팍 도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리처드 용재 오닐, 김미경 같은 게스트를 찾아내야 한다. 매번 보는 그런 사람들 말고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명사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약점만 보완해 나간다면 <무릎팍 도사>는 흠 잡을데 없이 훌륭한 토크쇼다. 꾸밈과 거짓이 없는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 이야기 속에 삶에 대한 철학과 인생에 대한 깊은 안목이 있음을 발견하는 것은 더더욱 즐겁다. 다른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역경과 고뇌를 딛고 일어선 삶의 통찰을 담은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한 번쯤 <무릎팍 도사>를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아마 '국내 최고의 토크쇼' <무릎팍 도사>에서 독특하고도 개성 넘치는 토크의 진수를 맛보게 될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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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 꿈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말하는 스타강사 김미경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굉장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무한 긍정의 힘은 우리에게 엄청난 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희망을 가지게 해주는 김미경의 강의는 방송에 나오고 단시간 안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의 현란한 말솜씨와 뜻깊은 강의 내용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김미경 쇼>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기존의 신변잡기가 아닌, 메시지를 전하는 멘토의 쇼라는 것만으로도 이 토크쇼는 특별하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케이블임에도 3%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처음 그의 강의를 들었을 때의 희열이란 ‘유레카!’를 외치고도 남을 정도로 신선하고 획기적이었다. 그동안 살아온 삶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를 새삼 깨닫는 것은 물론, 이제부터 그가 하는 말대로 하나하나 실천해 가다 보면 결국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하루 빨리 그의 충고를 하나하나 실천하고 싶어진다. 내일부터는 그의 말처럼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나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고 지금까지 버려둔 나의 꿈 역시 찾아 떠나야 할 것 같다. 그의 강의로 마취되어 있는 몇 시간 동안은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꿈으로 행복해 진다. 그러나 그의 강의가 끝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절망감이 밀려온다.

 

 

 

 

김미경의 강의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결핍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자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노력하지 않는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지금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결국,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나 자신이다. 나의 실패는 나로 인해 벌어졌다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동안에 김미경처럼 살지 못한 사람들은 성공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성격이 다르고 행동 유형이 다르다. 그러나 김미경의 강의에는 그런 개개인의 특성은 철저히 거세된 채, 누구나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 긍정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 역시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하지만 누구나 다 인맥이 넓은 플랫폼이 될 수도 없고, 누구나 다 결핍을 극복할 수 없으며 7만큼 좋은 일을 하려면 3만큼의 고생을 견뎌야 된다는 말이 아무에게나 들어맞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장단점이 있고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김미경쇼>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배울 것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성공 방식은 남에게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의 충고는 때때로 충고가 아니라 명령처럼 느껴진다. 지금 성공하지 못했다면 지금 누군가가 하는 노력은 김미경의 강의처럼 살지 않았기 때문에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하다.

 

성공은 물론 노력과 열정이 없으면 거머쥐기 힘들지만 노력과 열정을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 누구나 김연아처럼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김연아처럼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노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재능의 문제이기도 하다. 장애를 가지고도 국제 사회 복지사가 된 <김미경쇼>의 게스트 김해영의 사연은 감동적이지만 그처럼 살지 못한 99%의 장애인들을 결핍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채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노력과 일반인이 하는 노력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누구나 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 가장 잘하는 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이 정녕 노력하지 않았다 못 박을 수 있나. 김미경은 ‘나다운’ 길을 찾으라고 설파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쥘지 모르지만 수 십 년 동안 그런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붓지 못하는 상황적인 굴레도 생길 수 있다. 무조건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운이다. 그만큼 성공에는 기회와 시기라는 이름으로 무장한 적절한 행운이 모두 따라야 한다.

 

김미경의 강의에는 좌절한 사람에 대한 위로가 없다. 최선을 다했지만 포기하고 절망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문제는 철저히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만 목숨 건 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수많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현실에서 꿈을 찾아 달려 나가라는 말은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꿈을 찾으려면 부모를 울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획일화된 공교육 속에서 부모를 울릴 힘조차 빼앗겨 버린 청춘들의 마음은 왜 어루만져 주지 못하는 것일까.

 

김미경은 회사에서도 꿈을 가지라고 말하고, 사장처럼 일하라고 말한다. 일이 힘든 것은 그 일을 단지 일로서 자신의 직무를 대하는 본인의 책임이라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김미경은 그런 방식으로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다. 김미경은 그런 화려한 화술을 상품화 시키고 회사를 차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겠지만 그가 성공시켰다는 피아노 학원의 일례에서도 알 수 있듯 회사의 사원 보다는 오너에 가까운 입장이다. 그의 책 속에서도 회사가 어려운 때에 ‘월급을 깎으며’ 희생한 사원들을 칭송한다. 그 속에서 그들이 겪었을 고충 따위는 철저히 무시된다. 그런 김미경이 회사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꿈을 가지지 못한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오만이다. 그는 물론 성공했지만 김미경의 강의 속에서 듣는 것처럼 그의 인생이 그 성공을 위한 고난과 역경, 그리고 성공이라는 희열로 점철되어 있는 가도 생각해 볼 문제다.

 

 

김미경의 강의 속에서 성공은 철저히 개인에게 달린 문제다. 그러나 어떤 중소기업은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도 대기업에게 그 기술을 빼앗기고 어떤 사람은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도 짓밟히고 압사 당한다. 그런 사회적인 구조에 대한 모순은 김미경의 강의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김미경은 꿈을 이뤘는지 몰라도 김미경의 남편은 아직도 회사원이다. 김미경은 살아가는데 영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면서 딸은 영어 학원에 보낸다. 그의 가족이 그 속에서도 진정 자신의 꿈을 위해서 달리고 있는지는 몰라도 꿈을 위해서 달리게 하고야 말겠다는 엄마의 그늘 밑에서 그의 자녀들은 성공 이전에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성공하지 못한다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엄마라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모습뿐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이해로 그들을 감싸 안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멘토도 엄마와 같다. 가끔씩은 나무랄 줄도 알아야 하지만 그들의 절망에 동감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조금은 따듯하게 감싸 안아줘도 된다. 김미경은 뛰어난 화술로 꽤나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재능이 있다. 그대로도 물론 가치가 있고 가슴을 울린다. 그러나 정녕 자신이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그런 휘황찬란한 이야기만이 전부여서는 안 되지 않을까.

 

김미경은 말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극복해야 한다고. 그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정녕 다른 길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은 금기시 된 채, 결국 문제는 참지 못하고 견디지 못한 나 자신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속에서 절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대로 살지 않았다’는 질책이 아니라 ‘수고했다'는 위로 한마디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김미경의 강의는 멋있고 대단하지만 결국은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다. 적어도 어떤 사람들 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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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o9ma.tistory.com BlogIcon go9ma 2013.03.15 0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따지고 보면 그녀의 첫 성공을 이끈 것이 과연 고난의 노력 때문인가를 생각해봐야합니다.
    그녀의 첫 성공은 바로 대출 받아 차린 피아노 학원이었죠. 그리고 우연히 찾아온 강의 기회. 그리고 그 기회를 바탕으로 시작된 스타 강사 생활.
    피아노 학원까지는 노력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의 좋은 학과에 가서 그것을 바탕으로 내 전문분야를 개척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는 '운'도 작용하는 거죠. 물론 그런 '운'은 준비된 자, 능력있는 자만이 움켜쥐는 것입니다만...

    김미경의 지금 생활은 우연히 찾아온 그 성공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한 자신의 노력인 거죠. 만약 그런 운을 차버리거나 선택하지 않았거나 찾아오지 않는다면 지금의 노력 과정도 어쩌면 발생할 수 없는 겁니다. 만약 김미경에게 성공한 이야기를 강의해달라고 제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김미경이 있을 수 있을까요? 아마 성공한 피아노학원 원장 쯤으로 살고 있었겠죠.

    또... 그녀가 처음 피아노학원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학벌이나 재능보다도 그녀의 성격이 아마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아이를 학원에 맡길 때 무엇보다 원장이나 강사의 성격을 가장 먼저 볼테니까요. 결국 그것이 좋은 소문이 나서 성공할 수 있었겠죠.

    이것은 결국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타고난 운명의 문제를 이야기해야하는 것 아닐런지요?
    누구나 노력한다고 명문대를 갈 수 없고, 누구나 호감 스타일을 타고 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2. Favicon of http://jacketkim.tistory.com BlogIcon jacketkim 2013.03.19 1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랑 생각이 같으시네요.

    성공을 떠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성공했을 때의 운과 타이밍을 모두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었다고 뻥치는 데 있죠.

  3. Favicon of http://rach02.tistory.com BlogIcon 라흐  2013.09.10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