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1.31 스타강사 김미경을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로 삼아야 하는가? (3)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 꿈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말하는 스타강사 김미경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굉장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무한 긍정의 힘은 우리에게 엄청난 힘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희망을 가지게 해주는 김미경의 강의는 방송에 나오고 단시간 안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의 현란한 말솜씨와 뜻깊은 강의 내용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김미경 쇼>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기존의 신변잡기가 아닌, 메시지를 전하는 멘토의 쇼라는 것만으로도 이 토크쇼는 특별하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케이블임에도 3%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처음 그의 강의를 들었을 때의 희열이란 ‘유레카!’를 외치고도 남을 정도로 신선하고 획기적이었다. 그동안 살아온 삶이 얼마나 무의미했는지를 새삼 깨닫는 것은 물론, 이제부터 그가 하는 말대로 하나하나 실천해 가다 보면 결국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하루 빨리 그의 충고를 하나하나 실천하고 싶어진다. 내일부터는 그의 말처럼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나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고 지금까지 버려둔 나의 꿈 역시 찾아 떠나야 할 것 같다. 그의 강의로 마취되어 있는 몇 시간 동안은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꿈으로 행복해 진다. 그러나 그의 강의가 끝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절망감이 밀려온다.

 

 

 

 

김미경의 강의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결핍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자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노력하지 않는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고 지금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내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결국,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나 자신이다. 나의 실패는 나로 인해 벌어졌다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동안에 김미경처럼 살지 못한 사람들은 성공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성격이 다르고 행동 유형이 다르다. 그러나 김미경의 강의에는 그런 개개인의 특성은 철저히 거세된 채, 누구나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 긍정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 역시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하지만 누구나 다 인맥이 넓은 플랫폼이 될 수도 없고, 누구나 다 결핍을 극복할 수 없으며 7만큼 좋은 일을 하려면 3만큼의 고생을 견뎌야 된다는 말이 아무에게나 들어맞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장단점이 있고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김미경쇼>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배울 것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성공 방식은 남에게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의 충고는 때때로 충고가 아니라 명령처럼 느껴진다. 지금 성공하지 못했다면 지금 누군가가 하는 노력은 김미경의 강의처럼 살지 않았기 때문에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하다.

 

성공은 물론 노력과 열정이 없으면 거머쥐기 힘들지만 노력과 열정을 가지고도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 누구나 김연아처럼 되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김연아처럼 될 수는 없다. 그것은 노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재능의 문제이기도 하다. 장애를 가지고도 국제 사회 복지사가 된 <김미경쇼>의 게스트 김해영의 사연은 감동적이지만 그처럼 살지 못한 99%의 장애인들을 결핍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채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노력과 일반인이 하는 노력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 누구나 다 가장 좋아하는 일이 가장 잘하는 일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이 정녕 노력하지 않았다 못 박을 수 있나. 김미경은 ‘나다운’ 길을 찾으라고 설파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쥘지 모르지만 수 십 년 동안 그런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붓지 못하는 상황적인 굴레도 생길 수 있다. 무조건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운이다. 그만큼 성공에는 기회와 시기라는 이름으로 무장한 적절한 행운이 모두 따라야 한다.

 

김미경의 강의에는 좌절한 사람에 대한 위로가 없다. 최선을 다했지만 포기하고 절망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문제는 철저히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만 목숨 건 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수많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현실에서 꿈을 찾아 달려 나가라는 말은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꿈을 찾으려면 부모를 울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획일화된 공교육 속에서 부모를 울릴 힘조차 빼앗겨 버린 청춘들의 마음은 왜 어루만져 주지 못하는 것일까.

 

김미경은 회사에서도 꿈을 가지라고 말하고, 사장처럼 일하라고 말한다. 일이 힘든 것은 그 일을 단지 일로서 자신의 직무를 대하는 본인의 책임이라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김미경은 그런 방식으로 꿈을 이룬 사람이 아니다. 김미경은 그런 화려한 화술을 상품화 시키고 회사를 차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겠지만 그가 성공시켰다는 피아노 학원의 일례에서도 알 수 있듯 회사의 사원 보다는 오너에 가까운 입장이다. 그의 책 속에서도 회사가 어려운 때에 ‘월급을 깎으며’ 희생한 사원들을 칭송한다. 그 속에서 그들이 겪었을 고충 따위는 철저히 무시된다. 그런 김미경이 회사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꿈을 가지지 못한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오만이다. 그는 물론 성공했지만 김미경의 강의 속에서 듣는 것처럼 그의 인생이 그 성공을 위한 고난과 역경, 그리고 성공이라는 희열로 점철되어 있는 가도 생각해 볼 문제다.

 

 

김미경의 강의 속에서 성공은 철저히 개인에게 달린 문제다. 그러나 어떤 중소기업은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도 대기업에게 그 기술을 빼앗기고 어떤 사람은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도 짓밟히고 압사 당한다. 그런 사회적인 구조에 대한 모순은 김미경의 강의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김미경은 꿈을 이뤘는지 몰라도 김미경의 남편은 아직도 회사원이다. 김미경은 살아가는데 영어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면서 딸은 영어 학원에 보낸다. 그의 가족이 그 속에서도 진정 자신의 꿈을 위해서 달리고 있는지는 몰라도 꿈을 위해서 달리게 하고야 말겠다는 엄마의 그늘 밑에서 그의 자녀들은 성공 이전에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성공하지 못한다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엄마라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모습뿐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이해로 그들을 감싸 안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멘토도 엄마와 같다. 가끔씩은 나무랄 줄도 알아야 하지만 그들의 절망에 동감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며 조금은 따듯하게 감싸 안아줘도 된다. 김미경은 뛰어난 화술로 꽤나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재능이 있다. 그대로도 물론 가치가 있고 가슴을 울린다. 그러나 정녕 자신이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면 단순히 그런 휘황찬란한 이야기만이 전부여서는 안 되지 않을까.

 

김미경은 말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극복해야 한다고. 그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정녕 다른 길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은 금기시 된 채, 결국 문제는 참지 못하고 견디지 못한 나 자신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속에서 절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대로 살지 않았다’는 질책이 아니라 ‘수고했다'는 위로 한마디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김미경의 강의는 멋있고 대단하지만 결국은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다. 적어도 어떤 사람들 에게는.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