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청룡영화상>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의 이름이 호명될 때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여우주연상을 탄 사람이 김민희였기 때문이었다. 김민희가 청룡영화상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그러나 이미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어왔다. 청룡영화상 전에 영화감독들의 직접 뽑은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김민희는 이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디렉터스 컷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 역시 청룡영화제의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에게 트로피를 쥐어준 영화 <아가씨>는 김민희의 뛰어난 연기력을 증명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김민희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온 타이틀 롤 ‘아가씨’ 히데코를 연기하며 드라마틱한 감정 표현에서 동성애적인 표현까지 스펙트럼이 큰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 역시 김민희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고 결국 김민희는 영화적인 커리어로만 보자면 2016년 정점을 찍을 수 있었다.

 

 

 


찬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가씨>는 LA비평가 협회의 외국어영화상과 미술상을 시작으로 다수의 미국 비평가 협회에서 상을 수상하며 12관왕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영화매체에서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며 영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민희 역시 그 영광의 중심에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또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중 <올드보이>와 <스토커>를 넘어 북미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아가씨>는 2016년 10월 미국의 5개관에서 조촐하게 개봉했지만 개봉 4주차만에 123개로 상영관이 늘며 흥행수익 2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게다가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에서 선정한 '21세기 가장 섹시한 영화'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끌었다.

 

 

 


김민희의 행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김민희는 무려 베를린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것은 영화속 여주인공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는 점이다. 이는 김민희의 실제 사생활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으로 어떻게 해석하면 정면 돌파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나친 자신감일 수도 있다. 아직 한국의 정서상 실제 사생활이 여배우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인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사례가 ‘최초’라는 점만큼은 분명 괄목할만한 일이다.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수상한 강수연과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여전히 ‘칸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전도연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강수연과 전도연이 상을 수상하고 연기파의 이미지를 굳히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처럼 세계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민희는 이번에는 홍상수 감독과 영화제에 참석하여 수상소감으로 “감독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한마디 한마디가 왜곡되어 해석될 수 있음에도 거침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김민희의 수상소식보다 반감이 더 크다. 불륜이라는 낙인이 찍힌 여배우에게 사회적인 시선은 결코 관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하하는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고, 그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잡음과는 상관없이 작년부터 지금까지 김민희의 커리어는 정점을 찍고 있다. 해외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김민희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높다. 대중이 아직 받아들이고 있지 않지만, 김민희의 복귀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숙기간을 가졌다고도 볼 수가 없다.

 

 

 


과연 이런 평단과 대중의 온도차를 극복하고 김민희가 다시금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생활 논란을 겪은 후, 김민희가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단한 여배우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결국은 추문에 휩싸여 여배우의 삶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냐 하는 기로에서 김민희가 증명한 한 가지는 좋은 연기를 선보인 여배우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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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회 청룡영화상의 여우주연상의 이름이 호명될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적지 않은 사람들의 입에서 놀라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김민희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김민희는 영화 <아가씨>를 통해 특유의 분위기와 매력으로 관객을 홀렸으나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스캔들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미 영화 감독들이 직접 뽑은 수상자들에게 시상하는 디렉터스컷에서 감독들이 뽑은 남우·여우주연상으로 이병헌과 김민희가 선정된 사실이 있지만 청룡에서까지 같은 결과를 볼줄은 몰랐던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민희는 디렉터스컷에는 물론 청룡영화상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청룡의 트로피는 김민희가 없는 자리에서 김민희에게 주어졌다. 그러나 청룡은 이 선택으로 많은 것을 증명한 영화제가 되었다.

 

 

 

 


1. ‘청룡영화상’은 참가상이 아니다.

 

 

 

 

 

 

 

청룡영화상와 같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제인 대종상은 그 권위를 잃어버리고 ‘참가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배우들이 원하여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상의 권위를 찾기 보다 상을 무기로 참석을 강요하고 권위적인 시상 방식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원로들의 권위에 파묻혀 잡음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수많은 배우들의 불참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대리 수상’이 눈에 띄게 많았던 작년의 대종상은 그야말로 축제가 아닌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러나 청룡영화상은 여우 주연상을 참석하지 않은 김민희에게 돌리며 ‘참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청룡영화상은 각분야 전문가들의 투표와 네티즌 투표를 합산하여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상식은 참가한 인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여우주연상이나 남우주연상같은 화제성이 높은 상은 불참인원에게 수여되면 그만큼 모양새가 좋지 않다. 청룡영화상에 있어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가 불참한 역사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오히려 화제성은 증가했다. 감히 누가 김민희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가려고 생각했을까. 그 의외성은 천우희나 이정현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던 이전의 수상 결과 못지않게 신선하고 충격적인 결과로 화제성을 낳았다. 

 

 

 



2. 중요한 건 ‘사생활’이 아닌 배우의 ‘연기’

 

 

 

 

 

그럼으로써 청룡이 증명한 두 번째는 ‘사생활’이 배우의 연기를 재단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 역시, 여전히 희화화 될 만큼 큰 구설에 오른 일이 있었지만 <내부자들>로 당당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김민희 역시 불륜설로 엄청난 구설에 오르며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상의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사실 청룡의 여우주연상은 연기력이 가장 뛰어난 배우 자체 보다는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기력만 본다면 후보에 오른 배우들 중 누가 받아도 상관이 없을 정도였고, 올해 강한 인상을 남긴 <덕혜옹주>의 손예진이나 <죽여주는 여자>의 윤여정이라는 더 쉬운 선택지도 있었다.

 

 

 

 


그러나 <아가씨>의 김민희는 확실히 ‘저 여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세계가 어디까지 일까.’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자체만 보면 김민희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떻게 변신을 하게 될지가 가장 기대되는 배우로 급부상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가를 꾸준히 증명해 온 손예진이나 윤여정에 비해 김민희는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커리어중 가장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할 여지가 더욱 커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커리어의 정점에서 펼쳐진 불륜스캔들은 대중의 반감을 사기엔 충분했지만 김민희가 배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 것을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부인할 수는 없었다. 헐리우드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던 파격적인 수상 결과가 청룡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공정성’과 ‘배우의 독보적인 개성’이라는 두가지 화두의 의미를 던지며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3. 가볍지 않은 상의 무게

 

 

 


결국 이를 통해 증명한 것은 청룡영화상의 권위다. 꺼림칙하고 논란이 될 만한 수상결과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부딪치며 상은 무엇보다 공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청룡영화상은 지난 몇 년간의 수상결과를 통해 흥행 결과나 인지도에 상관없이 좋은 연기를 펼치고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면 수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그런 신선한 충격은 대중의 찬사를 얻기에 충분했다. 김민희의 수상 역시 이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상을 수여하는 방식에 있어서 다른 것보다는 작품을 보고 그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을 본다는 것. 그런 기본을 지킨다는 인식이 강하게 들게 만든 청룡영화상은 확실히 한국에서 배우들이 가장 타고 싶어 하는 영화상의 이미지를 굳혔다. 수상을 한 사람들은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는 증표가 되어준다는 것. 그런 상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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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예전부터 흘러나온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 스캔들이 공식화되며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김민희와 홍상수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고 있지 않다. 사태가 이정도 되었으면 아무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본인들이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수준까지 왔다. 그러나 여전히 본인들의 입장은 들을 수 없다.

 

 

 

 

그사이 기사는 계속 쏟아지고 있다. 홍상수 감독 아내의 입장을 인터뷰한 기사부터 그들의 관계의 진전 과정을 설명한 기사, 김민희 어머니와 홍상수 감독의 아내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재구성한 기사등, 그들의 스캔들은 공식화가 된 후에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 상황 속에서 침묵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상황에서 가장 피해자를 찾으라면 물론 홍상수 감독의 가족이다. 그러나 가장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은 김민희 본인이다. 김민희는 그동안 연기파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올려왔다. 연기력 논란으로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를 시작으로 <뜨거운 것이 좋아> <여배우들> <화차> <연애의 온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아가씨>, 한 분야에 특정짓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에서 도전을 하며 연기파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중이었다. 몇차례의 열애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김민희에게 거의 타격이 없었던 것 또한 김민희의 이미지가 스타보다는 배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륜스캔들은 이 모든 것을 앗아갈 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불륜은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김민희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여배우’로서의 유명세와 그동안 김민희를 지지했던 대중의 실망감은 포커스를 김민희쪽에 더 맞춰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김민희의 잘못만으로 몰아갈 수는 없는 사안이지만, 이 사안의 주인공은 김민희처럼 묘사되고 있다.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서 가정을 깨트렸다는 주홍글씨는 결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비난은 물론, 광고와 캐스팅까지 모든 여배우로서의 삶이 끝을 맺을 수도 있을만큼의 사안이다. 다소 불합리하지만 그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제까지 여배우의 불륜이 다뤄진 사안을 보면 대중이 여배우에게 어떤 잣대로 단죄하는지를 알 수 있다.

 

 

 

1960년대부터 여배우의 간통은 왕왕 존재해왔다. 최초의 간통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은 배우 조미령. 조미령은 1962년 간통죄로 피소된 후 남의 남자 사랑한 죄밖에 없다는 한 마디를 남겼다. 이후 더욱 큰 파장을 끌고 온 사건은 배우 김지미와 최무룡의 스캔들이었다. 최무룡의 아내였던 배우 강효실의 고소로 그들은 나란히 수갑을 차고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것이었다. 김지미와 최무룡운 자칫 배우의 삶이 끝날 수도 있었으나 그 당시 충무로는 톱스타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였다. 더군다나 인터넷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 상황은 얼마든지 축소될 수 있었다. ‘한국 영화인 협회는 이들에게 1년 동안 영화 출연정지를 내렸으나 이미 김지미 최무룡을 주연으로 한 영화들이 계약되어 있었던 상황이었고 딱히 이들을 대체할만한 스타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한국 영화 제작가 협회이들의 출연정지 명령이 부당하다는 성명을 냈고, 이들은 강효실에게 거금을 위자료로 물어주며 영화인으로서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파급력이 커질수록 연예인의 성추문은 훨씬 더 무거운 형을 받을 수밖에 없어졌다. 1984년 배우 정윤희의 간통사건은 정윤희의 은퇴를 결정지을 만큼의 파장을 낳았다. 당시 간통상대였던 중앙건설회장 조규영은 아내와는 관계가 이미 끝난 상황에서 정윤희와 만난 것이라는 해명을 했지만, 그들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대중의 분노를 막을 길은 없었다. 이 사건으로 정윤희는 조규영과 결혼 후, 연예계를 완전히 떠났다. 2002년 황수정의 사건 또한 간통에 대한 대중의 판가름이 얼마나 큰지를 시사한다. 청초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황수정은 2002년 간통 혐의와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되며 사실상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복귀 시도가 있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각종 매체는 다양화되었고 특히 인터넷의 발달은 연예인 추문의 파급력을 높이는 기폭제가 되었다. 박철과 옥소리의 간통죄 공방 역시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그들의 사건은 간통죄 폐지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했지만, 이후 그들의 모습을 tv에서 보기는 힘들어지고 말았다.

 

 

 

 



2016년 현재 간통죄는 폐지되었을지언정, 대중의 뭇매는 훨씬 더 강력해졌다. 남녀 할 것 없이 성적인 추문에 연루된 연예인에게 대중이 내리는 선고는 잔혹하리만큼 냉담하다. 대중은 그들이 유명인으로서 대중에게 이미지를 팔고 그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데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지나칠 때도 있지만, 연예인 입장에서는 대중이 내리는 판단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연예인에게 있어서 대중의 사랑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대중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사건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들이 진정으로 사랑을 했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 그것은 이 사건을 바라보는 대중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불륜’이라는 두 글자가 강조되는 한, 두 사람에 대한 파문은 식지 않는다.  김민희에게 이런 대중의 판단을 뒤집을 무기를 가지고 있을지, 아니면 김민희가 결국은 불륜으로 연예계에서 사라진 추억의 스타가 될지 두고 볼 일이지만 복귀를 한다 해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게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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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의 새 영화 <우는 남자>가 생각보다 흥행에 주춤하고 있다. 외화는 물론 이선균 주연의 <끝까지 간다>에도 밀리며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장동건이라는 걸출한 배우와 <아저씨>를 연출한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특장에도 불구하고 관심몰이에 실패한 것이다. 개봉 후 평점 역시 나날이 떨어지고 있어 입소문을 타는데에도 실패했다. 한마디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놓친 것이다.

 

 

 

장동건은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이후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은 물론,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은 것을 찬기 힘들다. 한마디로 관객이 장동건을 외면한 것이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성공하기는 했지만 그 안에서 장동건은 여자 주인공과 뛰어난 캐미스트리를 보여주거나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다.

 

 

 

 

 

 

장동건은 ‘잘생긴’ 외모로 실보다는 득이 많은 케이스다. 한국 최고의 미남으로 십수년동안 군림했으며 지금까지 스타파워는 유효하다. 그러나 <우는 남자>로 장동건의 스타파워에도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영화적 완성도는 차치하고라도 장동건이라는 이름값이 더 이상 대중에게 매력적인 상표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다.

 

 

 

<역린>역시 영화적 완성도로 따지면 그다지 성공적인 영화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현빈의 등근육’ 마케팅은 통했고 초반 흥행에는 성공하는 양상을 띄었다.

 

 

 

이번 <우는 남자>역시 비슷한 방식을 따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저씨>로 600만 관객을 넘긴 감독의 차기작에 원빈을 잇는 장동건이라는 미남배우의 캐스팅 조합만으로도 <우는 남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한껏 끌어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톰크루즈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등 헐리우드 영화는 물론 <우는 남자>에 비하면 화제성이 현저히 낮았던 <끝까지 간다>의 공세에도 맥없이 무너졌다. 한국 영화의 자존심은 물론 장동건의 자존심마저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우는 남자>는 서사구조와 그에 따르는 연출의 문제가 극명하다. <아저씨>는 고독한 전직 특수요원이 자신과 마음을 터놓아준 옆집 소녀가 유괴되자 그를 구한다는 간단한 스토리라인이지만 힘있는 연출과 독특한 분위기를 적제 적소에 배치하여 흥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안에는 외모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원빈이라는 배우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우는 남자>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연출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혈이 난자하는 잔인한 장면이 이어지지만 그 장면의 당위성이 부족하다. 냉혹한 킬러 ‘곤’역을 맡은 장동건이 남편과 딸을 잃은 여자 모경(김민희분)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아저씨>역시 아이와 어른 사이의 교감이 충분하게 표현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단 ‘유괴’라는 범죄와 아이의 순수함이라는 전제가 깔린 까닭에 태식 (원빈분)의 액션에 이의를 가질 여지가 적었다. 그러나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문제는 다르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지만 감정은 있다. 그들의 감정이 무르익지 못하면 그들의 행동에도 당위성이 없다. 현실이 아닌 영화에서는 이런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장치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객들도 주인공에 동화될 수 있다. 그러나 우는 남자는 그들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 불친절하다.

 

 

 

더군다나 아쉬운 것은 배우의 존재감이다. 한 때 장동건은 천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배우였지만 이제 스크린에서 매력적인 아우라를 자아내는데 한계를 느끼게 만든다. 여전히 조각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냉혹한 킬러를 제대로 표현해 내는 연기력마저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장동건은 냉혹하고 잔인하다기엔 아직도 <신사의 품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한없이 부드러운 ‘신사’처럼 보인다. 비주얼마저 이제는 압도적이지 않다. 실제로 화면발이 가장 안 받는 스타로 꼽히기도 했지만 영화는 스크린 속에서 펼쳐진다. 실물이 아닌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설명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치명타다. 한마디로 장동건 그 자체로 영화를 이끌어갈만한 매력조차 극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층 성장한 연기력으로 대중의 호평을 받았던 김민희마저 아이를 잃은 엄마의 모성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살지 않는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 모두를 놓치게 되자 영화는 개연성이 없어졌다. 그런 까닭에 <우는 남자>는 관객이 돈이 아까워서 ‘우는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제 ‘미남배우’ 장동건으로는 관객의 집중도를 끌어 올릴 수 없다. 장동건에게 필요한 것은 조각 미남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배우로서의 존재감이다. 스크린에서 매력적일 수 있는 자신만의 요소를 그 숱한 영화를 찍고도 아직 제대로 발견해 내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장동건에게도 비주얼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때가 왔다. 비주얼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던 예전의 장동건은 이제 없다. 그가 정말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려거든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절절한 감정과 표현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장동건의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장동건이라는 연기자 자체로 빛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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