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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3 [하이킥3] 크리스탈,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로 전락하다! (6)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이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짜증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안내상, 윤유선부터 고영욱, 백진희에 이르기까지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모두 민폐, 짜증 캐릭터들의 연속이다.


정감가는 이는 하나 없고 이게 시트콤인지, 사이코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 중에서 극 중 안수정 역할을 맡고 있는 크리스탈 캐릭터는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여동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모두 신경질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철저히 분자화 되어 있고 가족애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거침없이 하이킥]이나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캐릭터 사이에 유대감과 동질감이 자리해 있었고 그것이 안정감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하이킥3]에서는 그런 유대나 동질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아니, 차라리 가족이라는 말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폭력적이고 가학적이기까지 하다.


부끄러움도 모를 뿐더러 뻔뻔하기까지 한 안내상, 매사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윤유선, 웃는 얼굴로 사람죽이는 윤계상, 막무가내 서지석, 민폐 고시생 고영욱, 잘하는 것 하나 없는 백진희, 답답하기 짝이 없는 박하선, 반항기 가득하고 매사 퉁명스러운 이종석 등 [하이킥3]의 캐릭터들은 '시트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두운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김병욱 시트콤의 본질은 아닐진대 김병욱이 욕심을 부려도 너무 부린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들 정도다.


그 중에서 안내상의 딸이자 이종석의 동생으로 나오고 있는 '안수정' 역할의 크리스탈은 짜증스러움을 넘어 경악스러울 정도로 신경질적인 면모만을 고수하고 있다. 시종일관 오빠인 이종석과 갈등을 빚는 것은 물론이요, 예의는 밥 말아 먹었을 뿐 아니라 철저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탈은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날 정도로 [하이킥3] 최고의 비호감 캐릭터다.


[하이킥3]에서 크리스탈이 하는 거라고는 바락바락 소리 지르며 대드는 것 뿐이다. 극 중에서 그녀가 웃는 일은 거의 없다. 매사 찌뿌둥한 얼굴로 사람을 노려보다가 오빠인 이종석에게 대들며 싸우는 것이 일상이 된 것처럼 보인다. 재밌는 것은 이종석이 크리스탈에게 먼저 시비를 거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소한 일을 꼬투리 잡아 마치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전쟁선포를 하는 크리스탈의 모습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조차 없는 정신병 수준이다.


아무리 사춘기 여고생이라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캐릭터를 극단으로 몰고 갈 필요는 없다. 인간은 희노애락 네 가지 감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동물이다. 그렇다면 상황에 맞게 감정이 적절하게 표출되어야 하고 최소한의 인간미는 갖추는 게 상식이다. 헌데 작금의 크리스탈에게 보이는 것은 오로지 '노(怒)' 뿐이다. 하루종일 화만 낸다. 남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귀찮게하면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바락바락 대든다. 인간미는 전혀 없고 피상적인 객체만 남았다. 이 캐릭터에 애정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김병욱의 전작에 크리스탈 같은 캐릭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크리스탈 캐릭터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 진지희 일 것이다. 허나 진지희의 신경질적 반응은 크리스탈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진지희는 어린 아이였고, 나름의 순수함을 갖추고 있었으며, 기본적으로 가족과 친구에 대한 애정이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진지희의 '빵꾸똥꾸' 캐릭터는 엉뚱하면서도 재밌는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지희와 달리 크리스탈에겐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신경질'만 남아 있다. 이건 근본적으로 방향 선회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춘기 여고생이 귓전이 따갑도록 소리지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안하무인에,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조차 갖고 있지 않은 3류 캐릭터에 호응할 시청자도 아마 거의 없을터다. 만약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f(x)의 광팬이 아닐까.


[하이킥3]를 보고 있노라니 대체 김병욱이 무슨 생각으로 시트콤을 이 지경까지 몰고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전작이었던 [몽땅 내사랑]이 나았다고 할 정도로 [하이킥3]는 짜증나는 민폐 캐릭터와 되먹지 않은 블랙 코미디로 가득차 있는 최악의 졸작이다. 어찌되었든 시트콤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흥겹게 할 의무가 있다. 이 기본적인 의무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그 시트콤은 폐기처분되어야 마땅하다. 지금의 [하이킥3]가 바로 딱 그 짝이다.


크리스탈은 [하이킥3]에 합류하면서 "김병욱 감독님의 시트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지금에 이르러 과연 크리스탈은 김병욱 월드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가지고 있을까. 혹시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가 이걸 왜 연기하고 있을까 하며 후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제발 김병욱이 그 되먹지 못한 '허세' 좀 집어치우고 시트콤 감독으로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캐릭터를 올바로 바로잡고 시트콤의 본분을 지켜나가는 것이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대로 간다면 [하이킥3]는 결국 끝없이 추락하고야 말 것이다. 제발, 이제 더이상 크리스탈 이하 모든 캐릭터들이 보기만 해도 짜증나고 신경질나는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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