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애틋하게>와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 은 모두 사전제작 드라마다. 사전제작 혹은 반사전제작 드라마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환경은 커진 몸집에 비해 지나치게 열악했다. 배우들과 작가, 연출자들은 물론 스텝들까지 밤을 지새우다시피 드라마를 찍어야했고 아슬아슬하게 방송시간에 맞추는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이 이어졌다. 당연히 퀄리티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은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고 방송사고도 종종 일어났다. 스토리도 미리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쪽대본은 난무했다. 시청자 반응에 따라 스토리가 바뀌는 경우도 다반사였고 툭하면 축소나 연장이 되는 등, 시청자와의 약속도 저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출현은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처럼 보인 것이 사실이다. 완성도를 높이고 드라마의 전반적인 제작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현상같았다. 확실히 사전제작 드라마가 많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히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자정 노력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시장이 커진 만큼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중국시장을 다분히 의식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함부로 애틋하게>와 <달의 연인> 모두 그런 분위기에서 사전제작이 이루어진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목적을 가지고 제작됐다고 해도 사전제작에 공을 들여 드라마의 질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면 박수를 칠만 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두 드라마 모두 사전제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드라마 스토리 라인과 연기력 연출까지 전반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애틋함을 강요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 애틋함을 위해 주인공들을 비롯한 등장인물 대부분이 비통하고 비참한 상황에 놓여있다. 드라마는 무거워지고 이야기는 어두워진다. 그 분위기를 살려 특유의 느낌을 만들어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야기는 늘어지고 시청자들은 지친다. 결국 동시간대 꼴지를 차지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수지와 김우빈을 주연으로 쓰고도 실패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달의 연인> 역시 이와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준기와 강하늘등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연기자들은 명불허전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그 외의 요소다.  특히 드라마의 전반에 등장하는 아이유는 여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퓨전사극이고 현대의 영혼이 과거에 빙의한다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아이유가 극 자체에서 어색해 보이는 것은 크나큰 문제다. 아직 사극의 분위기에 녹아들기에는 아이유의 내공이 현격히 부족해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인기그룹 엑소 출신의 백현은 소위 '발연기'의 전형을 보여주며 희화화까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조연들 역시 그다지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며 드라마는 결국 이준기와 강하늘, 두 사람이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방영 전 아이유를 연기 천재라 부르며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pd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가수의 이미지를 벗을 만큼의 연기력과 완성도를 애초에 구축하지 못한 아이유 본인의 책임도 있지만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음에도 그런 구멍들을 캐치해내지 못한 연출자의 책임역시 간과할 수 없다.

 

 

 


 
사전제작 드라마에 기대되는 것은 높은 퀄리티다. 반 사전제작으로 제작된 <시그널>처럼 연출과 연기 스토리의 삼박자가 완벽한 작품은 사전제작의 모범사례라 할만하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태양의 후예>도 나중에는 다소 황당한 스토리라인과 ppl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초반에는 좋은 반응을 얻었던 <치즈 인 더 트랩>도 마찬가지다. 결국에는 내용이 이해하기 힘든 방향으로 흐르며 원작 팬들과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사전제작은 반드시 정착되어야 할 시스템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러나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완성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사전제작의 의미가 없다. 스토리를 다듬고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한 연구도 충분히 이루어진 후 그 연기를 살릴 수 있는 연출력이 더해진 사전제작 시스템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 할 만 하다. 그러나 사전제작에서 기대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작품은 결국 생방송처럼 급박하게 제작되는 드라마들과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퀄리티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도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다면 그만큼 사전제작 시스템이 필요한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장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과연 사전제작 시스템은 중국 시장을 겨냥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착될 수 있을까.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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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과 스타일을 가진 드라마가 아님에도 <함부로 애틋하게>(이하<함틋>)가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에 비견되는 것은 그만큼의 화제성과 스타성을 보유한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함틋>의 첫회 시청률은 12.4%. 14.3%였던 <태후>에 비교해보아도 크게 밀리는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이후 시청률 추이는 실망스럽다. 5회에 12.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6회에 11.1%로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W>에 불과 1.6%차이밖에 나지 않을 정도다. 화제성역시 <W>에 밀릴 정도. 시청률이 드라마의 전부는 아니지만 <함틋>은 시청률이 잘나와야 하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다른 가치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에 김우빈과 수지라는 스타의 출연, 그리고 엄청난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다. 제 2의 <태후> 신드롬을 기대했지만 신드롬은커녕, 1위를 사수하는 것조차 힘겨워 보인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반전을 보여줄만한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시작된 처절한 사랑이야기…그러나 2%부족?
 

 

 

 

 

이경희 작가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착한 남자>에 이어 또 절절한 멜로물을 들고 나왔다.  경쟁작들이 10%를 채 넘지 못하는 와중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함틋>은 가장 강력한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함틋>의 전체적인 스토리와 전개는 제2의 <태후>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일단 주목을 끌어야 할 첫 회의 흐름이 가장 큰 문제였다.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설명조인 첫회에 지루함을 느낀 시청자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이후, 주인공의 멜로가 극대화 되며 분위기는 나아졌지만 <함틋>이 가진 문제점을 상쇄할만큼의 반전은 아니다. <함틋>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비주얼'에 있다.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외모와 사전제작으로 만들어 낸 영상미가 그것. 그러나 스토리가 빚어내는 캐릭터는 그런 장점에 한참 못미친다.

 

 

 



<태후>도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설레는' 포인트를 잡아 캐릭터를 확고히 보여준 것이 흥행에 주효했다. 송중기가 맡은 유시진 캐릭터는 외모와 남성성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능글능글함이나 유머가 적절히 섞여 '워너비' 남성상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통통튀는 대사의 향연 속에서 유시진은 본인 고유의 캐릭터를 어필하며 여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지루한 캐릭터...발목을 잡다
 

 

 

 

 

그러나 <함틋>의 신준영(김우빈 분)은 이에 비해 지루하다. 그 이유는 그의 캐릭터가 '기본'은 하지만, 딱 그만큼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시한부라는 설정은 이 드라마의 특색을 살리기 보다는 오히려 결말에 대한 희망을 거세하는 역할을 한다. 굳이 첫 회부터 시한부라는 설정을 부각시키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데 대한 것은 애틋하기 보다는 애틋함을 강요하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아직 그 인물에 대한 연민이 생기기도 전에 시청자들은 그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의 사랑이 애틋하기 위해 설정된 시한부 인생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노을(수지 분)의 캐릭터는 또 어떠한가. 험난한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캔디 캐릭터에 매몰되어 있다. 다소 속물적인 캐릭터가 추가되기도 했지만 그 속물성은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나온다. 해사한 수지의 얼굴은 이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오히려 독이다. 전혀 절박해 보이지가 않는다. 연기력은 확실히 늘었지만 그 외모와 이미지를 뛰어넘을 정도의 열연은 아직 불가하다.

 

 

 

 


이경희 작가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놈의 사랑> <착한남자> 등, 처절한 사랑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는 작가다. 특히 남자 주인공은 왜 그렇게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지, 굉장히 절박하고 위태롭다. 그러나 그 절절함에 얽매인 나머지 이야기와 캐릭터를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작가의 전작이자 대표작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소지섭 분)은  달랐다. 똑같이 시한부 캐릭터였고 시청자들은 그가 죽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그만큼의 절박함으로 만들어진 매력이 있었다. 총알을 머리에 간직한 채,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의 절절한 사연이 있었고, 그 사연에 동화될만한 시간이 주어졌다. 여주인공과 차츰 쌓아가는 감정 역시 설득력있게 그려졌다. <미안하다 사랑하다>가 완벽한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다소의 오류를 커버할만한 캐릭터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것만큼은 인정할만하다.

 

 

 

 

 



그러나 <함부로 애틋하게>는 배우들의 비주얼이나 연기력이 없었다면, 과연 이만큼의 성적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평이하다. 시청자들은 감정이 고조되지 않았는데 주인공은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린다. 그들의 처절한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이해를 시키기 위해 해놓은 장치는 너무 허술하다. 악연으로 얽혀있는 주인공들의 과거는 알겠지만, 그 과거역시 촘촘하지 못하고 상황을 위해 존재하는 상황일 뿐이다.

 

 

 

 



수지와 김우빈은 이 상황에서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러나 그 시너지를 폭발시키고 있느냐 하는 지점에서 캐릭터와 스토리는 실망스럽다.  이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시청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우빈 수지를 주연으로 캐스팅하고 사전제작을 통해 심혈을 기울인데다가 홍보에 열을 올린 결과로 이정도의 파급력밖에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은 결코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할 수는 없다. 딱 중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김우빈과 수지라는 카드에도 불구하고 그정도 별점밖에는 줄수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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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의 후예>의 성공은 지상파의 시청률 파이가 작아졌다는 편견을 깨주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한국에서는 물론 중국에서도 큰 반향을을 일으킨 <태양의 후예>를 통해 KBS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고 앞으로 방영될 드라마의 성공에도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 이후, 화제성과 시청률면에서 이에 준하는 작품이 나오지 못했다. 비단 KBS의 문제는 아니다. 지상파 삼사가 모두 고전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KBS의 <동네 변호사 조들호>(이하<조들호>)의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박신양이라는 톱스의 힘이 컸다. 또한 화제성이나 파급력이 ‘올해의 드라마’로 뽑힐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조들호> 이후는 더욱 처참하다. 현재 방송삼사의 월화수목 10시 대 드라마가 모두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를 겨우 넘는 드라마도 있지만 시청률은 도긴개긴 이고 1위의 의미도 크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케이블은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또 오해영> <욱씨 남정기> <디어 마이 프렌즈>(이하 <디마프>)등 호평을 듣는 드라마들을 대거 양산해 내고 있다. 올해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지상파보다는 케이블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나친 톱스타 마케팅...오히려 화를 부른다.

 

 

 


<또! 오해영>의 서현진은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한 배우다. 주연을 맡은 작품도 있었지만, 화제성이 높은 배우는 아니었고 거의 조연으로 활약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또! 오해영>으로 서현진에 대한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주연급이었지만 그동안 호쾌하게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고 보기 어려운 남자 주인공 에릭도 마찬가지다. <또! 오해영>은 스타를 기용하지는 않았지만, 스타를 탄생시킨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태양의 후예>나 <조들호>를 보자.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 송혜교나 <조들호>의 박신양은 이미 수차례 드라마를 성공시킨 스타들이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방영 전부터 엄청난 제작비와 그에 준하는 홍보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물론 예상보다 더 큰 히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성공은 어느 정도 담보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조들호>역시 박신양의 고군분투가 빛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만드는 박신양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앞으로 기대작 라인업 역시 수지, 김우빈이 주연을 맡고 이경희 작가가 극본을 쓰는 <함부로 애틋하게>, 박보검 김유정이 주연을 맡은 동명 웹소설 원작의 <구르미 그린 달빛> 등 스타 마케팅에 기댄 작품이 주를 이룬다. 시청률이 중요한 방송사 입장에서 이런 현상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화제성을 스스로 일으키기 보다는 스타에 기대어 화제성을 부풀리는 것은 위험하다. 스타보다는 작품에 집중해야 한다는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성공은 요원하기 때문이다. <운빨로맨스>나 <딴따라>가 ‘믿고 보는’ 배우들을 기용했음에도 실망스러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한정된 장르...시청률만이 전부일까.

 

 

 

 



지상파가 추구하는 장르 역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가 대부분으로 시청률을 다분히 의식하고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색다른 스타일의 도전을 서슴지 않으며 그 속에서 스타들이 대거 양산되는 케이블에 비해 지나치게 위축되어 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디마프>는 공중파에서 방영되기 어려운 성격의 소재다. 노희경 작가조차 “이런 작품을 받아준 방송사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있다”고 밝혔을 정도. 한류와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한 지상파의 분위기는 사랑이야기와 막장 드라마에 지나치게 편중된 드라마 라인업을 만들었다. 그 속에서도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 시청자가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포인트를 준다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사실상 그런 포인트가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드라마가 끝나는 즉시 관심도 식는다.

 

 

 

오랫동안 회자되는 드라마는 오히려 케이블에서 나오고 있다. 시도가 없으니 발전도 없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지나친 매너리즘은 경계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검증된 작과와 스타를 쓰는 것은 어느 방송사나 가능하다. 실제로 많은 스타들과 스타작가들이 케이블로 터를 옮겼다. 그 안에서 자신이 보여줄 작품 세계가 훨씬 더 잘 구현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지상파는 스타기용의 한계에서 벗어나 누구의 작품이든 누가 출연하든지 간에 작품 자체를 살릴 수 있는 과감한 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지상파만의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지상파의 부진은 이처럼 예견된 일이었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투자하여 얻은 성공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성공할 줄 알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 때는 몸을 사릴일이 아니라 더 확실한 방송사만의 방향성을 보여줄 때다. 시청자들은 스타와 작가에의해 움직이기도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속에서 의외의 재미를 발견할 때, 더 큰 박수를 쳐 줄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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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하는 아이돌은 더 이상 새로운 화두는 아니다. 아이돌로 얻은 인기를 활용하여 비중 있는 역할을 따내는 것은 물론, 아예 연기로 먼저 주목을 받는 경우마저 생겨나고 있다. 남자 아이돌이든 여자 아이돌이든 성별을 가리지 않고 연기하는 아이돌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기를 얻어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여성 아이돌들의 성적이 호쾌하지 못하다. 물론 인기 ‘스타’는 탄생하지만 배우의 입지를 다질 만큼 주연급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인물이 적은 것이다.

 

 

 


정은지와 혜리는 <응답하라> 시리즈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입증하며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주연급으로 올라선 차기작에서 흥행이 저조했다. 이는 <응답하라>의 콘텐츠를 뛰어넘는 존재감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극을 이끌어가고 화제성을 만드는 역량에 있어서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미녀 공심이>에 출연하고 있는 민아 연기력으로는 좋은 평가를 듣고 있으나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 거듭날지는 미지수다. 연기력 이상의 흥행력과 화제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독보적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시완이나 이준 등, 아이돌과 배우를 겸업하던 배우 중에는 이제 오히려 배우의 색이 더 짙은 인물들도 생겨났다. 이준은 아예 본인이 속해있던 아이돌 그룹을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배우들은 유독 남자 아이돌에 집중되어 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뒤집어 배우로서 온전히 인정받을 만큼의 이미지 메이킹을 성공적으로 해 낸 케이스다. 그러나 남자 아이돌에 비해서 ‘여자 연기돌’들은 유독 파워가 약했다.

 

 

 

 


최근 <결혼계약>으로 성공한 유이 조차 여전히 확실하게 배우의 색깔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기력으로는 호평을 들었지만 여전히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아이돌의 꼬리표를 떼고 대중에게 어필하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여자 아이돌에게 대표작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엄밀히 말해 <응답하라>시리즈는 컨텐츠 자체가 배우보다 더 부각되는 경우고 <결혼계약>등의 흥행작 역시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결정짓기에는 시청률에 비해 화제성이나 캐릭터가 부족한 느낌이다. 여전히 여자 아이돌들에게 주어지는 캐릭터는 주연이라 할지라도 기존의 주인공에서 크게 벗어나는 느낌은 아니다. 자신의 독보적인 연기 감수성을 보이며 흥행력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하면 아이돌이란 타이틀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수지만큼은 거의 유일하게 이름값으로 흥행력을 선보일 수 있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고 할 수 있다.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지는 않지만 배우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규정할 수 있는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주연을 맡은 <구가의서>의 흥행 성적까지 거머쥐었다. 수지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주연으로 자리매김했다. <함부로 애틋하게>가 <태양의 후예>이후 시청률 면에서 가장 기대작으로 꼽히는 이유도 수지의 흥행력이 한몫을 단단히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이 부족해 보이는 여자 아이돌 사이에서도 수지만큼은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다. 사전제작 드라마에 유명 제작진, 그리고 상대역은 역시 스타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김우빈이다. 이정도의 대우를 받고 드라마를 촬영할 수 있는 여자 아이돌은 수지가 거의 유일하다. 물론 이런 결과는 수지의 아이돌로서의 인기에도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수지가 그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연기 커리어에 접목시킨 것만큼은 확실하다.

 

 

 

 

 

 

더군다나 <함부로 애틋하게>를 집필하는 이경희 작가는 캐릭터를 잘 만드는 작가 중 하나다. 수지가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면 연기자로서의 자리매김을 확실하게 대중에게 인지시킬 가능성도 높다.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고, 그 속에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하는 아이돌 연기자로서 수지가 가진 장점은 그만큼 크다.

 

 

 


아이돌의 꼬리표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대중을 쥐고 흔들 수 있는 배우형 여아이돌의 탄생이 <함부로 애틋하게>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수지가 유리한 고지에서 그 서막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잡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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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 속 서현진은 작정하고 망가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망가질수록 더 예뻐 보인다. 작년 방송된 <식샤를 합시다 2>에 이어서 로맨틱 코미디를 또 다시 선택한 서현진은 흙수저 캐릭터를 맡았지만 로맨틱 코미디로 확실하게 대중의 뇌리 속에 각인 된 금수저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tvN은 <로맨스가 필요해>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다시 로맨틱 코미디로 히트작을 낼 조짐을 보이며 드라마에 강한 채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나 로맨틱 코미디로 승부를 보려는 방송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현진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 열풍에 도전하는 이는 작년 <그녀는 예뻤다>로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을 이끈 황정음이다. 황정음은 대세배우 류준열과 함께 5월 25일 부터 <운빨 로맨스>에 출연한다. 황정음은 작년 <그녀는 예뻤다>에서 폭탄 맞은 머리와 주근깨 분장을 마다하지 않고 코믹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운빨 로맨스>역시 미신을 맹신하는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서 평범하지만은 않은 캐릭터를 보여줄 전망이다. 다시 한 번 믿고보는 황정음의 준말인 ‘믿보황’의 진가를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습니다> <착한남자> 등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신작 <함부로 애틋하게>에 출연하는 수지 역시 로맨틱 코미디로 승부를 걸었다. 톱스타 역으로 출연하는 김우빈의 상대역인 다큐멘터리 PD 역할을 맡으며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후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구가의서>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하는 수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상황에서 수지가 ‘로코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 박보검과 함께 출연을 결정지은 김유정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유정은 사극을 택해 남장을 하고 궁에 들어가 연애 고민상담을 해 주는 역할을 맡았다. 사극이지만 역사에 기반하여 만들어지는 사극이 아닌 웹소설을 원작으로한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응답하라 1988>로 단숨에 대세로 떠오른 박보검과 함께 김유정이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까에 관한 관심이 벌써부터 증폭되고 있다. 성인이 되기도 전에 드라마 주인공을 꿰찬 김유정의 성장역시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질투의 화신>의 공효진 역시 ‘로코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뽐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공효진은 <파스타> <최고의 사랑>등을 통해 공효진과 러블리의 합성어인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다. 그가 <파스타>의 서숙향 작가와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선보이는 <질투의 화신>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커지는 이유다. <질투의 화신>은 방영 전부터 방송사들 사이에서 편성 논란이 일며 잡음이 일었지만 결국 sbs에서 방영되기로 결정되며 논란이 일단락 되었다. 이 논란을 뚫을 수 있을 만큼 드라마의 파급력이 클 수 있을까하는 지점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오는 공효진 만큼은 기대되는 포인트다. 여기에 <오! 나의 귀신님>으로 여심을 흔든 조정석이 남자 주인공으로 합류했다. 캐스팅만으로 기대되는 조합인 것만은 틀림없다.

 

 

 

올 해 드라마들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태양의 후예>등 로맨스가 강세인 한류열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몇몇 드라마는 사전 제작으로 아예 중국의 심의를 미리 받고 출범하는 경우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장점은 남녀 배우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드라마 뿐 아니라 캐릭터와 배우에 대한 애정으로 2차, 3차 소비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그러나 우후죽순 쏟아지는 로맨틱 코미디 속에서 어떤 것은 성공할지 모르나 어떤 것은 배우나 제작진의 이름값에 비해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여심을 설레게 할 남자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을 받을만한 이유를 가진 여주인공의 경쟁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여자 주인공의 이미지에 따라 드라마에 감정 이입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연 올해의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것이 될까. 그리고 그 속에서 로코퀸이라는 이름을 거머쥘 여배우가 나올 수 있을지가 로맨틱 코미디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또 다른 재미거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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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속자들>의 최고의 수혜자는 주인공인 이민호가 아닌 김우빈이 되었다. 이민호 역시 주인공으로서의 호감도는 증가했지만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시킬만한 특별한 캐릭터는 없었다. 전형적인 ‘왕자’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유효하지만 기대를 배반하는 신선함은 부족하다.

 

그러나 김우빈은 달랐다. 일단 얼굴부터가 신선했다. 그의 강점은 눈에 확 들어오는 개성적인 외모에서도 기인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 약점일 수도 있었다. 실제로 예전 같았으면 브라운관에 적합하지 않은 얼굴로 치부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김우빈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꿨다. 사실상 기존의 미남형 얼굴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한 번 눈에 익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소유한 탓에 전형적인 미남형 얼굴보다 오히려 돋보이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것은 김우빈이 그만큼 이미지 메이킹을 잘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모델출신 답게 시원시원하게 쭉 뻗은 큰 키도 한 몫을 했다. 얼굴은 개성적이지만 여성들을 설레게 할 만한 체형을 소유한 탓에 그 매력은 더 부각될 수 있었다.

 

 

 

<상속자들>에서는 드라마 <학교>에 이어 다시 문제아 역할을 맡았지만 여기에 로맨스가 추가되자 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한층 더 증가했다. 김우빈은 초반에는 학교 일진으로서 약하고 힘없는 학생을 괴롭히는 캐릭터였으나 차은상(박신혜 분)을 만나면서 사랑에 눈을 뜨는 캐릭터로 변모했다. 처음부터 다정다감하고 착한 김탄(이민호 분)보다 캐릭터의 의외성이 부각되며 훨씬 더 주목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남자다운 매력이 부각된 것은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은 약한 모습을 보이며 상처받은 내면을 간직한 반항아 이미지를 추가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김우빈은 여주인공과 연결되지 않는 까닭에 그가 맡은 캐릭터에 안타까움을 증가시켰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서브 캐릭터로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길 요소를 주인공인 김탄보다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김우빈의 연기력이다. 김우빈은 그런 복합적인 이미지를 어색하지 않게 표현해 냈다. 뜬금없이 던지는 다소 민망한 대사들도 김우빈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명대사로 탈바꿈시켰다. 개성적인 외모로 인상을 강렬하게 남기고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으로서 상당한 연기력을 보이며 캐릭터에 현실감을 부여한 것이다. 그의 연기가 설득력을 가지고 드라마의 인기가 상승하자 김우빈은 굉장한 속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영도를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최영도 어록’이 생기기까지 했다. 김우빈은 상속자들 방영 중 개봉한 친구2가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더욱 더 그 신드롬에 불을 지폈다. 김우빈의 전성기가 열릴 가능성을 만든 것이다. 드라마에서 서브 캐릭터가 이 정도까지 주목 받는 일은 그다지 흔하지 않다. 김우빈의 인기는 이민호의 인기를 뛰어넘은 부분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김우빈은 자신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 단순히 잘생기고 멋있는 캐릭터는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김우빈은 그런 캐릭터들 가운데서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전형적이지 않은 매력은 대중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선사했다.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강렬한 느낌을 활용해 반항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고 나중에는 여주인공과의 로맨스까지 그럴듯하게 표현했다. 그 가운데서 제 역할을 다 해내는 연기력은 김우빈의 매력을 상승시킨 것이다.

 

 

 

김우빈은 2013년의 가장 강력한 신인으로 불릴 만하다. <상속자들>은 사실상 그렇게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재벌남과 평범녀의 사랑이야기는 이미 수없이 되풀이된 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속자들>이 상당한 흥행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 적절히 배치된 캐릭터들의 힘이 크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드라마에 대한 애정으로 변모했다.

 

 

여기서 김우빈이 연기한 최영도라는 캐릭터는 물론, 설정부터 튀었지만 그 튀는 설정을 120% 소화 한 것은 그 역할을 맡은 김우빈이다. 김우빈이 맡은 최영도는 ‘나쁜 남자’지만, 결국 속이 깊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 없이 따듯한 캐릭터다.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상에 가깝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의 단점마저 장점으로 변화 시킨 매력을 선보인 김우빈은 그렇게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다.

 

 

의외성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김우빈의 상승세는 아마도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그가 일군 성공이 단순히 ‘운’에 기대고 있지 않고 ‘연기력’이라는 실력에도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똑똑한 행보가 그를 대형 신인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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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은 처음부터 굉장한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다. 흥행 불패신화를 써 온 김은숙 작가에 이민호 박신혜라는 주목받는 스타를 주인공으로 했으며 최진혁, 김우빈, 박형식등 최근 큰 주목을 받은 스타들은 물론, 크리스탈, 강민혁등의 아이돌까지 캐스팅 하며 방영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로맨틱 코미디가 다 거기서 거기라지만 김은숙 작가의 대본은 톡톡 튀는 대사와 싱그러운 설정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관심의 중심에 언제나 서 있다는 것 또한 이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에 보답하듯, 첫 회는 10%를 넘기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고 달콤한 사랑이야기에 빠져든 시청자들은 꾸준히 이 작품을 시청하며 ‘설렌다’는 호평을 했다. 꽃미남 꽃미녀들이 펼치는 설레는 사랑의 향기가 굳이 나쁠 이유도 없다. 시청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무난히 경쟁작들을 제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KBS <비밀>에 발목을 잡혔다. 닐슨 미디어 리서치 시청률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제 드라마가 초반을 넘어 이제 중반부로 향하는 지점임에도 <상속자들>은 단 한 번도 <비밀>의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비밀>은 오히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속자들>을 한 발 앞서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시청률 조사기관 TNmS의 조사에 따르면 <상속자들>이 <비밀>에 근소한 차로 앞섰다. 그렇다면 앞으로 반등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제성에 비해 전혀 기대조차 받지 못했던 <비밀>이 이 정도까지 <상속자들>을 몰아붙인다는 것은 <상속자들>측에서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상속자들>은 물량공세부터 <비밀>에 비교될 수 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촬영에 재벌들이 무더기로 등장하는 바람에 화려한 세트 구성, 그리고 그만큼 무더기로 등장하는 스타들의 출연료까지 <비밀>에 비교하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비밀>은 지성-황정음을 내세워 멜로 드라마로서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한 탓에 5%대의 시청률로 첫 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은 <상속자들>보다 <비밀>이 훨씬 더 우위에 있다.

 

 

 

<상속자들>은 김은숙의 장점이 오히려 퇴보한 드라마다. 화려한 볼거리와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는 아직 건재하지만 뻔한 스토리를 독특하게 진행시키는 김은숙 작가의 구성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작 <파리의 연인>부터 최근작 <신사의 품격>까지, 김은숙 드라마의 주제는 늘 멋있는 남자 주인공에 매력적인 여주인공이 사랑하는 스토리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매력적이었고 개성적이었다. 그러나 <상속자들>의 주인공인 이민호-박신혜는 그간 김은숙 작가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평범하다.

 

 

‘뻔한 걸 색다르게 풀어내는 게 내 능력’이라던 김은숙 작가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민호-박신혜가 맡은 역할은 평범한 왕자님과 캔디 공식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다. 캐릭터가 가진 상처나 상황들도 모두 식상하다. 부자지만 외롭다는 김탄(이민호)나 가난하지만 씩씩한 차은상(박신혜)나 독특한 개성이나 매력이 없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 가든>만 보더라도 뻔한 설정을 뒤집을만한 캐릭터의 매력은 확연했다. 현빈은 재벌이지만 추리닝을 입고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해학이 있었고 하지원은 액션배우로서 몸을 사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현빈이 그를 ‘멋있다’고 느낄 만큼의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김탄과 차은상은 지나치게 평범하다. 사실 왜 김탄이 차은상에게 호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차은상은 김탄을 처음 만나고 언니에게 돈을 빼앗기고 울음을 터뜨리는 구질구질한 고등학생이었을 뿐이고 씩씩하다는 것 빼면 그다지 독특한 매력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만난지 며칠 만에 김탄은 “나 너 좋아하냐?”며 차은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단순히 차은상이 ‘예뻐서’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장면이다.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라는 뻔한 말로 첫눈에 반했다는 식의 설정이라면 이해해 줄 수 있지만 문제는 그들의 사랑에는 시청자들이 공감할만한 당위성이 없다는 것이다.

 

화려한 배경과 주인공들의 외모에 설정은 용납되었지만 이는 엄연한 캐릭터의 부재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최영도(김우빈)과 삼각관계로 진행되는 과정 역시 상당히 허무하다. 그 많은 돈 많고 화려한 학생을 제쳐두고라도 왜 하필 차은상을 선택하느냐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여주인공에 대한 설명이 없다. 지나치게 많은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문제역시 가볍지 않다. 그들 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전개는 늘어진다.

 

 

 

물론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나쁘지 않다. 젊은 여성들에게라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큼의 한방은 부족하다. 오히려 뻔한 스토리를 독특하게 전개시킨 것은 <비밀> 쪽이다. <비밀>은 치정 멜로라는 색다를 것 하나 없는 스토리를 두고 매회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사건의 전개는 지성과 황정음을 주축으로 돌아가지만 그들이 얽힌 과정에 대한 진실은 아직 비밀로 남아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도 다음 장면이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 방식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황정음은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는 1등 공신이다. 복잡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포착해 내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가려져있던 황정음이라는 배우에 대한 채평가마저 이루어졌다. 더군다나 <비밀>은 신인작가의 작품이다. 이쯤 되면 <비밀>에 대한 평가가 <상속자들>보다 훨씬 더 관대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상속자들>이 완전히 패배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제작비와 화제성을 가지고도 <비밀>에 발목을 잡혔다는 것만으로도 이건 엄청난 사건이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한 편은 어떤 스타작가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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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작가는 그동안 그가 썼던 모든 드라마들을 동시간대 1위에 올려놓을 정도로 저력이 있는 작가다. 50%가 넘었던 <파리의 연인>부터<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시티홀>,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등의 작품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김은숙 고유의 이름을 드높였다.

 

 

김은숙 작가의 장점은 본인 스스로 말했듯, 평범한 내용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에 있었다. 사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왕자님 판타지를 자극하는 순정만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는 그들의 캐릭터에 독특한 개성을 불어 넣을 줄 알고 통통튀는 대사로 장면 장면을 집중하게 만들 줄 안다. 대중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첫 회가 방영된 <상속자들> 역시 김은숙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직 초반일 뿐이지만 러브라인과 결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재벌남과 가난한 여자라는 공식에 그들이

 

 

맞게 될 험난한 고난과 역경조차 눈에 보이듯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속자들>이 기대되는 것은 요새 ‘핫’하다는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캐릭터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작가의 필력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속자들>의 첫 회는 생각보다 지나치게 평범했다.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캔디형 캐릭터에 직설적이고 할 말 다하는 특징을 더했지만 여주인공은 <시크릿 가든>의 액션배우, 길라임(하지원)보다 매력적이지 못하고 전형적인 재벌남에 상처를 가진 남자 주인공은 틀에 박힌 캐릭터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2회가 기대될 정도의 흡입력도 없었다.

 

 

 

 

가장 큰 문제를 꼽자면 그들의 극중 나이다. 극중 인물들은 이제 겨우 18살. 고등학생의 탈을 썼다. 그러나 배우들이 그 정도 나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박신혜나 크리스탈, 박형식 정도는 몰라도 주인공인 이민호만 해도 20대 중후반인 나이다. 고등학생의 풋풋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우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게 봐줘도 결코 철없는 고등학생으로 보이기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최원영, 윤손하등의 젊은 배우들이 벌써 고등학생의 부모님 역할을 맡은 것 역시 감각적이기 보다는 어색해 보인다. 그들은 잘 봐줘도 그들의 삼촌, 이모 벌 이상의 비주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에 이어서 다시 고등학생을 맡았고 김우빈 역시 <학교2013(이하 학교)>에 이어 다시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다. 그들의 외모가 그 시점에서 현저히 변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작품들과 <상속자들>속의 설득력은 차이가 있다. <꽃보다 남자>나 <학교>같은 경우, 아예 고등학교가 주 무대였다. 고등학교 속이라는 전제와 배경이 깔렸을 때, 그들의 실제 나이는 캐릭터 속에 좀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 그러나 <상속자들>속의 김탄(이민호)나 최영도(김우빈), 여주인공인 차은상(박신혜)까지 그들이 고등학생이어야 하는 당위성은 찾기 힘들다. 교복이나 학교는 등장하지 않았고 그들의 상황을 부각시키기 위해 방학이라는 전제를 내세웠다. 방학에도 보충수업을 나가거나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은 그곳에 없었다. 그들이 그들의 삶을 표현하는 무대는 학교가 아니다. 굳이 학교일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캘리포니아에 왔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아몬드를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같은 감각적인 김은숙 작가의 대사톤은 도저히 18살의 그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그들이 대학생인 설정이 나았다. 아무리 돈이 많다 해도,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18살에는 18살의 고민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 뛰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든 캔디의 엄마는 통장에 800만원이나 가지고 있는 재벌집의 가사도우미다. 굳이 여주인공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고, 성인이 되기도 전에 미국으로 도피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설정이 필요했을까 싶어지는 지점이다. 그것은 드라마의 대사처럼 ‘너 고등학생 맞냐?’라는 의문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고등학생이라는 배경이 별로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우겨넣은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은 장면 장면을 튀게 만들 뿐이었다. 실제로 김우빈의 반항심을 표현하기 위해 넣은 왕따 장면은 김우빈의 나이가 실제 고등학생과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것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아무리 부인해도 <상속자들>은 미국 드라마 <가십걸>이나 <the O.C>같은 작품들에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의 고등학교와 한국의 고등학교는 그 본질 자체가 다르다. 더군다나 미국 드라마 속에서도 고등학교는 중요한 무대로 등장한다. 그들이 10대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학교 속에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대한 설정을 통해 좀 더 그럴 듯한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다. 그들의 모습이 비록 현실은 아닐지라도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의 느낌이 드라마 안에서 충분히 표현되어야 한다. <상속자들>은 그걸 놓쳤다. 결국 그들의 나이는 그들의 이미 성숙해져 버린 얼굴과 행동덕분에 오히려 어색한 설정이 되고 말았다. 이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 그것은 앞으로 그들이 보여줄 세계가 그들의 나이를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흥미로울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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