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프라하의 연인>,<연인>,<온에어>,<시티홀>,<시크릿 가든>,<신사의 품격>,<상속자들>,<태양의 후예>,<도깨비>... 그동안 김은숙 작가가 집필해온 이 10개의 작품은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김은숙 작가는 무조건 중박 이상을 보증한다.”는 인식이 생기게 만든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데뷔작 <태양의 남쪽>을 제외하고는 김은숙 작가는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중 대다수는 안방극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이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어떤 작가보다 성공률이 높은 작가 김은숙. 이는 김은숙 작가를 스타작가로 만듦과 동시에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역시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백상예술대상을 타기까지...김은숙 작가의 성공신화

 

 

 

 

 

 

<도깨비>로 백상 예술대상 tv부문 대상에 김은숙 작가의 이름이 불렸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도깨비>라는 작품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찬사와 인정의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연출이나 배우, 그리고 작품 자체를 뛰어넘어 김은숙 작가의 능력을 높이 산 셈이다. 김은숙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이 무거운 상이 저를 굉장히 작게 만들 것 같은데 그래도 또 열심히 설레고 재밌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상의 무게를 견디면서 또 다른 꿈을 꾸는 작가가 되어볼게요.” 라는 멋진 말을 남겼다.

 

 

 

 


스스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김은숙 작가는, 이제껏 그말에 책임을 져 왔다. 김은숙 작가는 단순히 시청률 뿐 아니라 캐릭터가 어떻게 하면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를 잘 알고 있는 작가다.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 <시크릿 가든>의 현빈, <상속자들>의 김우빈,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 <도깨비>의 공유 등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출연한 남자 배우들은 모두 작품이후 주가가 두배 이상 뛰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은숙 작가는 여성이 가장 원하고 바라는 이상형의 남성상을 그리는데 능숙하다. 재력은 기본에 유머감각과 재치를 갖추고, 한 여성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남성상을 가장 트렌디한 방식으로 그려낸다. 바로 지금 시청자가 원하는 남성상이 무엇인지를 영민하게 캐치해 내 그 판타지를 화면에서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들은 다소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대사를 마음에 와닿게 만들고 결국엔 심장을 내려앉게 하는 힘이 김은숙 작가의 손길에는 녹아 있다.

 

 

 


완벽한 남자, 사랑받아 마땅한 여자...김은숙 작가의 마법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에서 남자 배우가 당대 최고의 ‘남성상’으로 우뚝 선다면 여자 배우는 ‘지극히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로 묘사된다. 김은숙 작가가 그려내는 여성상은 온전히 남자에 기대는 청순한 여성상이 아니다. 때로는 생활력이 강하고, 때로는 능력이 있으며, 자신만이 가진 목표와 주관이 뚜렷하다. 남자가 아무리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존재라도 결코 주눅 드는 법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녹록치 않은 현실에 부딪친다.

 

 

 


<도깨비>의 지은탁(김고은 분)만 봐도 그렇다. 성적은 전교권에, 라디오 pd가 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어렸을 때부터 귀신을 보고 자라온 탓에 도깨비(공유 분)의 존재를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이며, 그 부분을 이용하기 까지 한다. 그러나 불우한 가정환경과 친구 하나 없는 삶 속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코 '민폐'를 끼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항상 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바로 여성이 도움이 필요한 그 순간, 도움을 주는 것이 남자주인공이다.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나타나 여주인공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지는 남자 주인공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김은숙 작가는 누구보다 이런 커플의 ‘밀고 당기기’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보여줄 줄 안다.

 

 

 


그래서인지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미스터 선샤인>에 쏟아지는 관심 역시 대단하다. <미스터 선샤인>은 제작 결정에서부터 김은숙 작가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제껏 드라마에서 다뤄진 적이 없는 ‘신미양요(1871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세트부터 의상까지 모두 새롭게 구성하고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는 제작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런 제작비를 감당하게 할만큼, 김은숙 작가의 필력에는 신뢰도가 있는 것이다.

 

 

 


이병헌은 사생활 논란을 극복하고 멜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김은숙 작가는 이 작품의 남자주인공 캐스팅에 대해 “뛰어난 연기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영어를 잘하는 배우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작품이 신미양요 때 미 군함에 승선하게 되어 미국에 떨어진 소년이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캐스팅이 발표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병헌. 연기력은 물론, 헐리우드 진출로 영어까지 출중한 배우로 더 없는 적역처럼 보인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하다.

 

 

 


이병헌이 그동안 불러일으킨 ‘사생활 논란’은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상태다. 비록 영화 <내부자들>등의 흥행으로 여전히 스타성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멜로는 또 다른 문제다. 멜로는 무엇보다 남자 주인공의 이미지가 중요한 장르다. 김은숙 작가의 강점인 ‘완벽한 남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기 위해서는 그 배우가 가진 이미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토리에 힘을 불어넣어 왔다. 그러나 지금의 이병헌의 이미지로는 멜로의 향기를 뿜어내기 어렵다. 시청자들이 캐스팅을 반대하고 나선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tv라는 매체는 스크린과는 다르다. 관객이 일정 금액을 내고 선택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극장이라는 공간은 채널을 돌리면 나오는 tv와는 접근성이 범접할 수 없이 좋지 않다.

 

 

 


좀 더 대중적이고 좀 더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는 tv는 훨씬 더 출연자의 이미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매체다. ‘출연금지’라는 정책이 있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다. 이병헌은 여전히 톱스타고, 뛰어난 연기력과 흥행력, 그리고 멜로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몇 안되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대중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부드럽지 못하다. ‘이성문제’에 얽혔던 배우가 한 여성만 바라보는 순정남의 이미지를 연기한다고 할 때 그 괴리감을 메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미 <미스터 선샤인>측은 이병헌의 출연을 확정했다. 과연 김은숙의 필력은 이런 논란을 불식시킬 만큼 다시 한 번 마법을 부릴 수 있을 것인가. 이병헌이 드라마의 ‘멜로’마저 성공하게 만들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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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이하<도깨비>)에서 주연만큼이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저승사자 역을 맡은 이동욱과 김선역을 맡은 유인나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저승사자가 운명처럼 김선에게 끌리고, 처음 해보는 연애에 당황하는 모습등은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김선역의 유인나 역시 나른한 말투와 달관한 표정으로 매력적인 치킨집 사장을 완성해 냈다. 어쩌면 주인공의 과거보다 이들의 과거가 더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현재 그들의 과거의 인연이 밝혀지며 극은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다. 단순히 조연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과 긴밀이 얽힌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욱과 유인나의 인기도 따라서 상승했다. 이동욱은 이 작품 속에서 이제까지 그가 연기했던 어떤 캐릭터 보다 더 주목을 받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가 흘리는 눈물이 이렇게 안타까운 적이 있었을까. 서브 남자 주인공이라는 것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파급력이 이 캐릭터에는 존재한다.

 

 

 


이처럼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서브남자 캐릭터 활용에 독보적인 작가다. 김은숙 작가의 서브 남자 주인공은 때로는 주인공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과 <상속자들>, 짝사랑 남의 매력

 

 

 

 


김은숙 작가의 서브남 활용은 <파리의 연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파리의 연인>의 이동건은 서브 남자 주인공 윤수혁 역할을 맡아서 주인공과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삼각관계는 로맨스 드라마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흔한 공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지만 김은숙 작가는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캐릭터를 확실히 부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극중 이동건의 대사 “이 안에 너 있다”는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대사 중 하나가 되면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 윤수혁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가 바로 <상속자들>의 최영도(김우빈 분)다. 최영도 역시 가난한 집안 출신인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며 주인공 커플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나 최영도는 주인공 이상의 파급력을 일으켰다. 능글능글한 듯 하면서도 거칠고, 여자 주인공에게 다정한 캐릭터는 김우빈의 연기력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뭘 더 이렇게 받아쳐, 신나게.” 같은 톤의 대사들이 호응을 얻어 패러디가 된 것은 물론, 최영도 어록이 탄생할 정도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였다.

 

 

 

 


그만큼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대사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상 깊은 대사들로 캐릭터를 정의한다. 남자가 어떻게 하면 가장 매력적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작가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온에어>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등.... 주인공 못지 않은 서브 러브라인

 

 

 

 


 

김은숙 작가는 그러나, 많은 작품속에서 주인공과 삼각관계보다는 두 커플 이상의 러브라인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 시작은 <온에어>라고 할 수 있다. 온에어는 이범수, 박용하, 송윤아, 김하늘이 출연하여 이들이 각각의 커플로 연결되는 과정을 방송국을 배경으로 흥미롭게 그려냈다. 딱히 주연이 누구라고 특징지을 수 없을 정도로 네 캐릭터의 분배가 고루 이루어졌고 특히 김하늘이 연기한 톱스타 오승아 캐릭터는 강렬했다. <온에어>는 중반까지 어떤 러브라인이 펼쳐질지 오리무중이었으나, 결국 오승아-장기준(이범수 분), 서영은(송윤아 분)-이경민(박용하 분)으로 러브라인이 정리되며 김은숙표 커플메이킹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시크릿가든>에서는 오스카(윤상현 분)-윤슬(김사랑 분) 커플이 등장하며 서브 러브라인에 힘을 실었다. 이후 <신사의 품격>에서도 임태산(김수로 분)-홍세라(윤세아 분) 커플, 최윤(김민종 분)-임메아리(윤진이 분) 커플을 등장시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2016년 최고 히트작 <태양의 후예>에서 역시 서브 커플은 단순히 서브로 존재하는 커플이 아니었다. 서대영(진구 분)-윤명주(김지원 분)커플은 단순히 양념을 넘어선 스토리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하며 주연 커플 못지 않은 주목도를 이끌어냈다. 때로는 그들의 스토리가 더 흥미진진할 정도로 주인공을 보좌하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매력을 지니고 그들만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도깨비>역시 그런 커플 메이킹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순한 삼각관계가 아니라 여러 커플을 내세워 그들에게 각각의 매력을 부여하고 그들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어필하여 시청자들도 흥미를 느낄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에서 서브 주인공들은 주인공 못지 않은 매력을 선보인다. 자처해서 작품에 출연하고자 했다는 이동욱처럼, 주인공이 아니라도 김은숙작가의 작품속 역할은 그만큼 탐이나는 작품이다. <도깨비>로 명실상부한 이름값을 다시 한 번 떨친 김은숙 작가는 트렌디함과 캐릭터를 내세워 톱스타들이 가장 출연하고 싶은 작가가 되었다. 김은숙 작가 본인 역시 톱스타들과의 작업을 선호한다. 주연 조연의 매력을 모두 살리며 연달은 대박급 성공을 이뤄낸 김은숙 작가의 파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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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는 2016년 가장 활발하고 성공적인 행보를 보인 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만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에 이어 750만 관객을 돌파한 <밀정>에 모두 주인공이나 주연급으로 등장하며 흥행성적으로는 최고의 배우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공유라는 배우의 존재감은 흥행 성적에 비해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과 좀비 분장과 특수효과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흘러 나왔고 <밀정>역시 송강호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진 영화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유의 한 방이 아직 남아있었다. 바로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를 통해서였다. <도깨비>는 3회 시청률이 무려 12%를 넘어서며 tvN드라마사의 역사를 다시 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를 넘어서며 tvN 최고 시청률 드라마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의 기록을 넘볼 가능성마저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성 역시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벌써 드라마 매니아 층이 생겨 드라마 결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의 숨겨진 상징이나 의미에 대한 추측까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 공유라는 배우가 있다.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특화된 작가다. 김은의 남자들은 대부분 큰 인기를 끌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남성이 어떻게 하면 멋있어 보일 수 있는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은숙 작가의 스킬은 <도깨비>에서도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일단 김은숙 작가의 특징은 대사에 있다. 손발을 제대로 펼 수 없을 만큼 오글거리는 대사는 김은숙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다. <도깨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메밀꽃의 꽃말이 뭐냐’는 여주인공의 질문에 ‘연인’이라고 대답하거나 ‘도깨비 터에서 도깨비를 쫒아낼 수 있다면 어디 한 번 파이팅’ ‘넌 운이 좋았다. 마음 약한 신을 만났어.’ 같은 대사들은 확실히 꽤나 힘이 들어가있다. <도깨비>의 대사들은 김은숙 작가의 이전 작품들보다는 정제된 느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담백하게 표현하기에는 난이도가 높다.

 

 

 

 


그러나 공유는 이런 대사들의 결을 잘 살리며 드라마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도깨비>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남자 주인공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공유는 판타지의 한 가운데서 그 판타지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역할을 스스로 소화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공유의 강점은 부드럽지만 유약하지는 않은 연기력에 있다. 사실 공유의 연기는 감정을 축적했다가 한 방에 터뜨려 임팩트를 주거나 특유의 개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연기라고 보기는 힘들다. <부산행>이나 <밀정>속에서의 공유는 분명 역할을 무난하게 잘 소화에 냈지만 다른 인물들 보다 눈에 띄지 못한 것 또한 그런 그의 연기 스타일 때문이다.

 

 

 

 


 

그러나 <도깨비>속 그는 어느 누구보다 매력적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연기가 로맨스에 특화 되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딱 어울리기 때문이다. 남자다운 다부짐과 부드러운 느낌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외형은 그의 연기 스타일과도 닮았다. 부드럽게 대사를 치지만 그 안에 여심을 사로잡을 강인함이 존재한다. 차분하기 때문에 어느 한 장면에서 폭발력을 드러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긴 호흡 속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난다. 드라마 속 도깨비 캐릭터는 그런 공유에게 딱 맞는 옷을 입힌 것 같은 캐릭터다. 강인한 힘을 가졌지만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끊지 못하며 죽음을 꿈꾼다는 설정은 김은숙 작가가 삼고초려를 할만큼, 공유의 캐릭터에 부합한다.

 

 

 

 


 

공유는 부드럽지만 강인하다는,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중적인 매력을 설득력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부드럽지만 담백한 대사처리는 확실히 김은숙 작가의 다소 민망한 대사들마저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준다. 공유는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기억된다. 그것은 그 드라마에서 공유가 보여준 매력이 그만큼 설득력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공유가 다시금 그만큼의 화제성을 이끌어 낸 <도깨비>역시 로맨스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적당한 남자다움, 그러면서도 마초스럽거나 강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움. 이 모든 것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모든 면에서 여성이 바라는 이상향에 가까운 캐릭터로서 활용이 용이하고 배우 자신의 매력도 극대화 된다.

 

 

 

 


공유가 천만 영화로도 얻지 못한 관심을 드라마로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우연은 아닌 셈이다. 확실히 김은숙 작가와 공유는 배우의 매력을 가장 세밀하고 정확하게 포착해 줄 수 있는 찰떡궁합의 조합임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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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된 드라마 <또! 오해영> 속 박도경(에릭 분)은 미래를 본다. 꿈인 듯 환상인 듯 지나치는 영상이 현실에서 반복될수록 그가 죽게 될 것이라는 암시는 강해지고, 불안감은 증폭된다. <미녀 공심이>의 안단테(남궁민 분)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졌다는 설정이다. 사물의 움직임을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파악할 수 있는 동체시력은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지만 안단테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동체시력은 초능력에 가깝다.

 

 

 


2010년대 이후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 소재’가 대세가 되며 점차 일반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영혼이 서로 바뀐다거나 (시크릿 가든), 400년을 산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하고(별에서 온 그대), 여주인공의 몸에 귀신이 빙의되기도 한다(오 나의 귀신님). 이밖에도 다른 드라마들 속에서도 판타지 요소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에서 찾기 어려운 소재가 아니다. 이제 판타지 요소는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큰 성공을 거둔 <시크릿 가든>을 집필하고, 최근 <태양의 후예>로 홈런을 날린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도깨비>역시 판타지에 근거한 드라마다.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라는 콘셉트로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의 가닥을 잡았다. 이미 공유가 주인공으로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로 돌아온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다. 11월 방송 예정인 이 작품에는 무려 전지현과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스타작가와 한류스타들의 만남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는 <태양의 후예>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것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처럼 스타 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손을 잡고 ‘판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판타지가 주요 소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로맨틱 코미디의 내용 자체는 사실 별다를 것이 없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의 결말을 맺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문제다. 이미 로맨틱 코미디에서 등장할 수 있는 캐릭터는 다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다정한 캐릭터, 다소 거친 캐릭터, 반항아 캐릭터, 냉혈한 캐릭터까지 남자주인공의 변주는 모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자 주인공에 대한 판타지를 깨면 안 된다는 것이다. 캐릭터가 비호감이거나 지나치게 평범할 경우, 로맨스의 재미가 떨어진다.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사랑을 이룰 가능성이 적어질수록 로맨틱 코미디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결말 자체보다는 과정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한 화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들은 ‘멋있는 능력남’ 캐릭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가끔씩 공식에서 벗어난 캐릭터가 등장한 적도 있지만, 화제성을 모은 캐릭터들은 모두 재벌 혹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남자들이었다. 재력과 능력은 여심을 잡는데 가장 효율적인 캐릭터 설정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외모에 집중하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판타지는 서바이벌 밸류(survival value), 즉 생존 능력이 어떠한가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켜줄 수 있고, 더 나은 생활을 약속할 수 있는 남성이 여성의 이상형 목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로맨틱 코미디는 남성보다는 여심을 사로잡는데 중점을 두어야 성공이 가능하다. 물론 대부분의 여성 연기자들의 외모는 예쁘지만, 캐릭터 설정상 여자주인공은 예뻐도, 평범해도 심지어 못생겨도 사랑을 쟁취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남자 주인공은 확실한 여심공략을 위해 능력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태양의 후예>에서만 보더라도 송중기의 영향력은 그 어떤 출연자보다 훨씬 컸다. 송중기가 여심을 제대로 포착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결과였다.

 

 


문제는 재벌, 능력남등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진부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로맨틱 코미디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 돌파구는 여성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거나 아예 판타지 설정으로 새로운 느낌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에 판타지만큼 강력한 소재는 없다. 불로불사의 남자 주인공이 나만 사랑한다는 설정, 미래를 보는 운명적인 사랑 등, 판타지는 캐릭터와 사랑의 당위성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제 도깨비와 인어까지 등장하는 속에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새로운 판타지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지, 스타작가들과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라인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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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흐로 한류의 시대다.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권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으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예 한류를 의식하고 제작되는 콘텐츠가 생길정도로 한류는 이제 한국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런 한류의 열풍을 휩쓰는 콘텐츠의 특징은 명확하다. 한류가 되는 콘텐츠와 되지 않는 콘텐츠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

 

 

 

멜로 강세, 캐릭터가 명확해야

 

 

 

얼마 전 종영한 <태양의 후예>는 명확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송중기를 단숨에 대세로 급부상 시켰고 천문학적인 경제 효과를 냈다. 제작비 130억의 부담감은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이런 결과의 중심에는 송중기 송혜교라는 스타가 있었지만 그 배후에는 그 두 배우의 로맨스를 대중에게 어필한 대본이 있었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려왔다. <파리의 연인>부터 <온에어><시크릿가든><신사의 품격><상속자들> , 로맨틱 코미디에 있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김하늘, 현빈, 장동건, 이민호에 이르기까지 톱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태양의 후예> 이후 차기작에는 역시 톱스타인 공유가 캐스팅을 확정지으며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은숙 작가가 한류에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로맨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애정관계는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보편적인 이야깃거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남녀 주인공이 멋있고 예쁘게 나오는 장르다. 여심을 떨리게 할 만한 완벽한 남자주인공과 그의 사랑을 받는 예쁜 여주인공 캐릭터가 싫을 이유가 없다. 그 포인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김은숙 작가가 한류의 중심이 된 콘텐츠를 내놓은 것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킨 <겨울연가><미남이시네요>등의 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남녀간의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한류 콘텐츠를 이끈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후 박지은 작가는 <별에서 온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별에서 온 그대><태양의 후예>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로맨틱 코미디였다. 김수현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단숨에 한류스타의 자리를 꿰찼고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가장 파급력있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박지은 작가의 신작에는 한류스타 이민호가 일찍이 출연을 확정지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맨스를 잘 쓰는 작가가 한류를 이끌 수 있는 1순위 작가다.

 

 

 

로맨스가 다소 약하다 해도 캐릭터를 잘 살려낸 스토리를 쓰면 한류 콘텐츠로서 발돋움 할 수 있다. <대장금>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스토리에 서장금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궁녀가 되었다가 궁에서 쫒겨난 후 의녀가 되어 성공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여, 주인공의 위기 극복 가정을 긴장감있게 그려내 한류 콘텐츠가 되었다. 엄청난 인기의 중심에는 이영애라는 스타가 있었다. 이영애는 타이틀 롤을 맡아 착하고 영리하며 강단있는 주인공에 녹아들었다. 이영애는 <대장금> 하나로 발돋움 했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 까닭은 한류를 일으킨 작품들이 스토리 안에서 캐릭터의 영향력을 크게 부각시켰기 때문이었다.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을 확보한 작품들이 한류를 만들고 한류 스타를 키운 것이다.

 

 

 

캐릭터의 호감도 보다 작가가 보이는 작품한류 콘텐츠가 되지 못해

 

 

 

반면 은퇴한 임성한 작가나 최근 <내딸 금사월>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 또한 거의 50여년 동안 최고 작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은 작가계의 대모 김수현 작가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가들임에도 한류 콘텐츠로 발돋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작가들의 특징은 작가의 색이 지나치게 짙다는 점이다. 그들의 작품의 전개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의 특징은 왕왕 작가의 색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쓴 임성한작가나 김순옥작가의 경우 주인공이 오히려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마저 생긴다.장서희나 이유리같은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작가의 역량이라기 보다는 배우 개인의 개성적인 색깔과 역량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캐릭터가 트렌디하고 보편적인 호감도를 증가시킬 수 있을 때, 한류 콘텐츠가 탄생한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할 수 있는 작가들의 이름값과 몸값이 치솟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류 콘텐츠에는 한류 스타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스토리의 힘이 있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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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가 트윗에 올린 글이 화제다.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다.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며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날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 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다" 라는 글을 써 출연작 [욕망의 불꽃]의 정하연 작가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에 정하연 작가는 명예훼손 등의 죄목을 물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며 "조민기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정신병자에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덜 떨어진 아이" 라고 독설을 내뿜었다.


[욕망의 불꽃] 제작 과정에서 간간히 터져나오던 '불화설'이 곪고 곪다가 터져나온 셈이다.


이처럼 작가와 배우는 가깝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다. 일이 잘 되면 든든한 동료이지만, 조금만 틀어져도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적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와 배우. 배우와 작가. 그 치열한 '전쟁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깐깐 '김수현' vs 말괄량이 '김희선'


현역 최고의 작가와 말괄량이 신인배우가 만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아마 작가는 작가 나름대로, 신인배우는 신인배우 나름대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텐데 그 유명한 [목욕탕집 남자들]에서의 김수현 작가와 김희선이 그랬다. 실수로 선배 강부자의 의자에 앉았다가 강부자에게 한 소리를 듣자 "세상에 니 의자 내 의자가 어딨냐. 앉으면 내 의자지."라고 대꾸했다던 겁없는 19살 김희선은 현역 최고 작가인 김수현조차 컨트롤 하기 쉽지 않은 말괄량이였다.


[목욕탕집 남자들] 첫 대본 리딩날 김희선의 연기를 보고 "쟤가 이 드라마 출연하면 난 이 드라마 안 쓴다."며 노발대발했다던 김수현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얌전하고 참한 '수경' 캐릭터를 김희선의 성격에 맞춰 어른 무서워할 줄 모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X세대의 전형으로 바꾸는 고역을 치뤄야 했다. 그 후에도 배우통제에 엄격한 김수현과 자유분방한 김희선은 리딩 때마다 사사건건 부딪혔고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김수현은 김수현 나름대로, 김희선은 김희선 나름대로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목욕탕집 남자들]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스타작가 김수현의 체면을 세워줬을 뿐 아니라, 김희선을 당대 최고의 스타로 성장시켰다는 사실. 고생은 했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작가와 배우 모두 손해를 본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김희선을 만나 생각도 않던 고생을 한 김수현은 2000년 드라마 [불꽃]에서 작가를 연기한 이영애의 입을 빌려 그녀를 이렇게 평한다.


"아가씨, 아가씨는 김희선 안 써요? 난 김희선 이쁘고 좋던데." / "난 그렇게 세상에서 지 잘난 맛에 사는 애는 안 써요."


하여튼 대단한 작가에 대단한 배우다.


"재수없어" 김은숙 vs "내맘대로" 박신양


이와는 반대로 갓 등단한 신인 드라마작가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상황도 만만치가 않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인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과 배우 박신양이 그랬다.


지금은 [연인]시리즈와 [온에어][시크릿 가든] 등으로 회당 3000~4000을 받는 인기 작가지만 당시 김은숙은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신나게 말아 먹고 [파리의 연인] 시놉시스로 방송국을 전전하다 신우철 PD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드라마를 쓰게 된 처지였다. 이에 비해 박신양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흥행 파워를 입증시키는 등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톱스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기 개성 강하기로 유명한 박신양이 새파란 신인인 김은숙의 대본을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박신양이 즉석에서 대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마음에 안드는 장면은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바람에 김은숙은 대본을 쓸 때마다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다.


그러나 김은숙이 당하고만 있을 수 있나.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따르면, 그녀는 매번 박신양이 나오는 장면마다 "뙤약볕 아래서" 라는 지문을 넣어 그를 골탕먹였는데 결과는 언제나 대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대본을 받아든 박신양이 지문을 지워버리거나 촬영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촬영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라고. 


이 때의 악연 때문인지 세상이 다 알아주는 스타작가로 성장한 김은숙은 지금도 박신양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에서 젤 재수없는 배우" 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 참고로 [온에어]에서 김하늘이 연기했던 '오승아' 캐릭터의 대부분은 김은숙이 박신양에게서 영감을 얻은 거라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린다.


'멱살'로 맺은 우정


김은숙과 박신양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 경우라면 실제로 육탄전을 벌인 작가와 배우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로 열혈 매니아들을 양산한 드라마 [거짓말]의 노희경과 배종옥이다. 당시 노희경은 꼬장꼬장하고 자기 색깔 뚜렷한 배종옥이 어찌나 미웠던지 그녀가 나오는 장면 장면마다 어려운 대사를 집어 넣거나 표민수 PD에게 부탁해 카메라 앵글을 이상하게 잡게 하는 등의 소심한 '복수'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하루는 윤여정, 배종옥과 우연찮게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된 노희경이 다짜고짜 배종옥의 멱살을 잡으며 "연기 좀 똑바로 하고 작가 말 좀 들어! 이 여자야!" 라고 고함을 쳤다고. 재밌는 것은 뜬금없이 작가에게 멱살을 잡힌 배종옥이 화를 내기는 커녕 깔깔 대고 웃으면서 "알았어요, 작가님. 연기 잘 할게요." 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이 이후로 배종옥에 대한 노희경의 분노는 신기하게도 말끔히 사라졌고 지금까지 [바보 같은 사랑][꽃보다 아름다워][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서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그렇다면 이들과 같이 엘레베이터를 탔던 윤여정은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노희경이가 갑자기 확 달려들어서 배종옥이 목을 조르더라구. 어찌나 무섭던지. 그래놓고 하는 말이 연기 좀 잘해라니 얼마나 기막혀. 내가 나중에 노희경이한테 한 마디 했지. 연기 못하는 애들만 데려놓고 니 드라마 시키면 연쇄 살인나겠다고. 그 이후로 난 노희경이랑 드라마 하면 걔랑 같이 엘레베이터 안 타. 하하."


작가에게 직격탄 날린 김정은의 '한마디'

노희경과 배종옥처럼 싸우고 난 뒤 오히려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더 많다. [루루공주]의 김정은과 권소연-이혜선 작가의 경우가 그렇다. [루루공주]를 찍을 당시 김정은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상황 전개로 도무지 연기를 할 수 없는 지경" 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부끄럽다" 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루루공주]에 대한 공개 비판 뒤 김정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기 때문에 출연한다."고 말해 김정은의 작가 비판을 둘러 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배에 탄 식구를 매몰차게 비판할 수 있느냐는 반대의견부터 드라마가 산으로 가니 주인공으로서 할 말을 한 것 뿐 이라는 찬성의견까지 여러 의견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되었건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해 한 자릿수로 끝난 '유례없이' 망한 드라마가 됐고, 김정은에게는 지우고 싶은 드라마 그래피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내 캐릭터 돌려놔!" 고현정 vs 유동윤


김정은과는 결과가 다르긴 하지만 [대물]의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역시 드라마 제작과정 내내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중간에 교체 투입된 유동윤 작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현정은 '서혜림' 캐릭터가 초반 설정과 다르게 흘러가자 시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대물]은 20% 후반대의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일어난 파열음은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모두에게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유동윤 작가에게 이러한 말을 남긴다.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처음에 드라마 반응이 좋았는데, 갈수록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아시죠?" 과연 대통령다운 쿨한 사과다.
 


작가와 배우의 사이가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드라마'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밖엔 없고, 때때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의견 충돌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어야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반목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욕망의 불꽃]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마당에 이런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오히려 드라마를 즐겁게 시청한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고 결례다. 모쪼록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향에서 수습되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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