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하<무도>)이 7주간의 ‘정상화’ 기간에 돌입했다. 그토록 염원하던 시즌제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기간이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긍정적이다. 김태호Pd는 이에 대해 먼저 기존에 해 오던 회의와 녹화는 변함없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휴식기', '방학'은 모두 틀린 표현"이라고 말하며 "그 기간동안 회의·준비·촬영 전반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언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라,'무한도전' 본연의 색깔을 찾아오겠다는 취지"라는 발언을 통해 ‘휴식기’가 아닌 ‘정상화’ 기간임을 강조했다.

 

 

 

 


이때 불거진 것이 노홍철의 복귀설이다. <무도> 제작진 측이 노홍철에게 복귀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홍철의 합류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고간 것이다. 이에 대해 노홍철 측은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홍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에서 <무도> 복귀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고 짧게 대답하며 여전히 심사숙고 중임을 밝혔다.

 

 

 

 

 

 

 

노홍철의 입장에서는 <무도> 출연을 섣불리 결정하기 힘들다. 노홍철은 2014년 11월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후 <무도>에서 하차했다. 거짓말 논란까지 겹치며 비난여론은 들끓었고 노홍철은 장기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복귀 이후에도 노홍철은 <무도>에 출연할 수 없었다. 복귀를 위한 발판으로 <무도>를 이용하는 모양새처럼 비춰지는 것은 <무도>와 노홍철 모두에게 도움이 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복귀를 위해 노홍철에게 선행되어야 할 일은 <무도> 밖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는 일이었다. 노홍철이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인정받으면, 자연스러운 합류가 가능해 질 터였다.

 

 

 

 


그러나 노홍철이 복귀후 출연한 <내방의 품격> <노홍철의 길바닥 쇼> <어서옵쇼>은 모두 처참한 성적으로 종영하며 노홍철의 존재감을 설득시키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노홍철의 캐릭터와 예능감을 <무도> 만큼 잘 살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다. 캐릭터의 자유분방함과 다소 오버스러운 액션까지 감당해 줄 수 있는 <무도>는 노홍철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무도>에 있어서도 노홍철의 캐릭터는 프로그램의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노홍철과 <무도>는 서로 공생의 관계인 셈이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무한도전>의 아성에 비해 노홍철의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인기 프로그램이지만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 전 보다 존재감이 없다. 지금 <무도>에 합류를 결정한다면 반발을 감당할 각오를 해야한다. <무한도전>을 침체의 돌파구로 삼게되는 모양새로 비춰질 확률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홍철은 <무도>에 필요하다. 현재 <무도>의 캐릭터 부족 현상은 심각한 정도다. 이미 수차례 김태호pd가 스스로 ‘위기’라고 말했을 정도로 <무도>를 이끌어가는데 대한 어려움은 공식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이제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한 광희마저 군입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 더 이상 <무도>의 입장에서도 캐릭터를 온전히 잡아 이야기를 이끌어갈만한 인물을 발굴하는데 시간을 쓸 여유도 없다. 양세형처럼 자연스럽게 멤버들과 동화된 케이스도 있지만, 그런 요행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전현무가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듯, <무도>에서 제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작진이 먼저 노홍철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것 또한 주목해야 한다. 노홍철은 이미 <무도>에서 캐릭터 적응 기간이 딱히 필요치 않은 거의 유일한 예능인이다. 정형돈마저 <무도>의 복귀를 거부한 상황에서 노홍철의 캐릭터는 활용될 여지가 크다. 노홍철이 현재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의 대부분은 <무도>로부터 탄생되었다. 그만큼 노홍철이 <무도>에서 전방위적인 활약을 한 것 또한 사실이다. <무도> 제작진인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하여 노홍철에게 손을 내밀었다. 노홍철이 없어도 <무도>는 역시 <무도>였지만, 오랜 시간 방영되고 멤버들의 부침을 겪으며 <무도>에 비친 지친기색은 역력하다. 노홍철이 <무도>의 활력소로서 활약할 수만 있다면 시청자들의 반대 여론 역시 충분히 돌릴 여지가 있다. <무도>에게도 플러스고, 노홍철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노홍철과 <무도> 모두에게 노홍철 복귀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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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방영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무한도전>(이하<무도>)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한국 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 1위에 24개월 연속으로 랭크될 정도로 영향력도 높다 그 순위에서 가끔 1위를 놓쳐도 언제나 상위권에 <무도>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무도>는 항상 트렌드를 이끄는 예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무도>의 뛰어난 아이디어들은 타 예능에서 벤치마킹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10년동안 그 자리에서 10%를 넘기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무도>에 시청자들은 경외심을 보낸다. 그만큼 <무도>의 팬덤은 강력하다. 

 

 

 

 


<무도>는 의미와 가치를 지닌 방송으로 예능 이상의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방송된 ‘칭찬합시다’ 역시 묵직한 감동을 안기는 기획이었다. 특별한 영웅이 아닌, 우리 주변의 영웅을 찾아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무도>의 따듯함은 시청자들이 <무도>를 사랑하는 이유중 하나였다. 그러나 <무도>의 최근 동향이 ‘의미’나 ‘감동’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은 무작정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 환경문제에서 역사에 이르기까지 <무도>는 ‘의미있는’ 기획을 선보이며 올해도 호평을 받았다. 물론 올해 선보였던 ‘우주여행 특집’ ‘LA컨피덴셜’ ‘북극곰의 눈물’ '위대한 유산' 같은 기획들은 <무도>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의미있는 기획이 진행되는 동안 <무도>가 10년간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던 ‘웃음’은 다소 부족했다.

 

 

 

 

 

 

 

<무도>의 본질은 예능이다. 초반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할 당시에는 실제로 ‘무모한 도전’을 모티브로 하여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에 몸 사리지 않고 무조건 부딪치며 웃음을 창출해 냈다. 지금의 <무도>는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급스러워졌지만, 독보적인 예능으로서의 지나친 책임감에 짓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도>의 선봉장에 선 김태호pd 역시 <무도>에 대한 고충을 토해냈다. 김태호 PD는 이번달 13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으며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었다. 이어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라는 말을 통해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에라 모르겠다. 방송국 놈들아. 우리도 살자. 이러다 뭔 일 나겠다"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며 현재의 상황이 심각한 상태에 달했음을 토로했다.

 

 

 


사실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던 김태호pd의 입에서 불만이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은 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시즌제 의견 역시  2015년 11월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새로운 도전' 특별강연에서 처음 흘러나왔다. 김태호는 해당 강연에서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고 말했다. 또한 "사실 '무한도전'이 토요일 저녁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2009년까지 웬만한 건 다 했다"며 "그때부터 (TV)플랫폼 밖으로의 도전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한도전'이 시즌제가 되는 게 제일 좋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고 시즌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할 정도라면, 그런 의견이 흘러나온 것은 훨씬 이전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한 멤버들이 연달아 구설수등으로 빠져나가면서 김태호pd는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춘계 세미나에서  "출연자가 5명, 혹은 4.5명라고 할 만큼 버거운 형태"라면서 "우리 상황에서는 새 식구가 빨리 생기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세형등의 투입과 광희가 처음보다 자리를 잡아가면서 캐릭터의 부족 현상이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해도 <무도>는 전성기 시절보다 멤버들의 캐릭터 구성이 여전히 풍성하다고 볼 수 없다. 캐릭터를 소비시키며 <무도>를 이끌어 온 멤버들 역시 재충전의 시기가 필요하다. 정형돈은 복귀를 한 이후에도 <무도> 출연을 고사할 만큼, <무도>라는 프로그램의 체력과 정신력 소모는 상당하다. 그러나 여전히 <무도>에 최고의 퀄리티를 기대하면서도 최고의 환경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무도>은 10년간 이어오면서 언제나 ‘위기’가 아니냐는 평가가 따라붙었고 이에 ‘무도는 항상 위기’라는 우스갯 소리마저 등장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콘텐츠나 멤버 구성에 대한 어려움이 터져나왔다면 그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킨 <무도>의 진정한 위기라고 볼 수도 있다. MBC측은 이런 <무도> 제작진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에 굳이 휴지기를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예능은 유독 박수칠 때 쉴 수 없는 장르다. 투자대비 시청률이 잘 나오는 영역이기도 하고, 한 번 시작하면 시청자들의 관심이 사라지기 전까지 쉴 수도 없다.

 

 

 


그러나 <무도>가 10년이 넘도록 쌓아올린 것은 단순히 ‘뽕을 뽑아야 하는’ 예능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다. <무도>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그 브랜드에 시청자들이 무한한 신뢰를 보내게 만들었다. 어떤 프로그램도 10년 동안 이런 커리어를 쌓은 역사는 없었다. 그 역사를 초라하게 끝내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무도>가 앞으로 10년을 더 이어나가려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휴식과 시즌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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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그널>의 주역이었던 톱배우 이제훈과 김혜수는 물론, 배우 김희원 그룹 빅뱅의 G 드래곤 등이 출연하며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그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까지 합세하여 판을 키운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에 쏟아진 기대감은 굉장하다. 무한상사를 이런 대형 프로젝트로 만들고 기대감을 증폭시킨 것은 어디까지나 <무한도전>의 역량이다. 그동안 수차례 특집으로 제작되었던 무한상사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찾고 그 새로움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 오직 <무한도전>만이 그런 예능의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

 

 

 

 

 

 

무한상사 촬영현장에 등장한 톱스타들은 역시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직 무한상사의 본편이 방송되기 전이지만 그들이 무한상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만으로도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 버린 <무한도전>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 올리며 큰 제작비까지 집행하게 만든 무한상사가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레전드를 경신하게 만들리라는 기대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너무나도 거대해져 버린 무한상사 프로젝트 속에서 예전 무한상사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왜 그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예전 무한상사에 대한 향수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무한상사 특집은 그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2011년 야유회 형식으로 소소한 꽁트처럼 꾸며진 이후, 2012년에는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출연하여 화제가 된 바도 있었다. 그 이후 꾸며진 8주년 기념 ‘뮤지컬 무한상사’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무한상사 특집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무한도전>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다시 보고 싶은 특집으로 ‘무한상사’가 뽑힌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그만큼 무한상사 특집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특집이었다. ‘회사’라는 설정하에 멤버들 하나 하나를 회사의 구성원으로 설정하고 직책에 따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꽁트와 애드립 등은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통로가 되어 준 것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합과 개성이 잘 발휘될 때 가장 큰 재미를 담보한다. 그런 무대를 제공해 준 것이 바로 무한상사 특집이었다.

 

 

 

 

 

 

 

그러나 이제 멤버들은 힘이 달린다. <무한도전>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서 정형돈 마저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무한상사 특집으로 컴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정형돈은 최근 <무한도전>에서의 공식하차를 알리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로 영입된 광희마저 아직 캐릭터를 확실히 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호 PD 조차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할 만큼, <무한도전>에서 캐릭터의 보강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상사를 예전처럼 꽁트 형식을 위주로 보여주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캐릭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칫, 예전보다 못한 결과물을 보여주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타개책은 판을 키우고 톱스타들을 영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가 이렇게 이루어 질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한도전 자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캐릭터의 발굴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나 무한상사에서 가장 아쉬운 얼굴은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무한상사에서 정대리 역할을 맡아서 ‘가장 평범한 샐러리 맨’을 콘셉트로 잡고 공감을 얻은 인물이었다.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 이라는 캐릭터를 정의하면서 오히려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 냈다. 패션 테러리스트같은 정형돈 특유의 이미지도 이 때 빛을 발했다. 정대리는 항상 피곤해 하는 듯한 모습과 윗 사람에게 아부를 떠는 모습등으로 묘하게 현실을 비틀어 웃음을 창출해 냈고 뻔뻔하게 자신감을 내세우며 호기를 부리는 모습으로 포인트까지 주었다. 더군다나 2012년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서포트한 것이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G드래곤을 거만한 태도로 무시하는 콘셉트로 G드래곤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2016 무한상사에 모습을 드러낸 G드래곤 옆에 정형돈이 없다는 것은 무엇보다 아쉬운 일이었다.

 

 

 

 

 

 

이번 무한상사는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역대급 스케일을 무작정 반가워 할 수만은 없다. 물론 이번 무한상사 역시 엄청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두근거림은 있지만,그 기대를 충족시킨 이후가 더 문제다. 여전히 <무한도전>은 MBC 간판 예능이고, 많은 팬을 보유한 예능이지만 그 안에서 제 역할을 다 해냈던 빈자리들이 아직은 채워지지 않고 있기에 여전히 ‘위급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에 정형돈의 빈자리는 이런 역대급 무한상사라는 기대감 속에서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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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하<무도>)이 웹툰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릴레이툰(만화가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웹툰)을 그리기로 한 설정은 상당히 기발했다. <무도> 멤버들의 개성과 내로라 하는 웹툰 작가들의 협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기대되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윤태호 작가, 기안84 작가, 이말년 작가등은 여러 방송에서 섭외될 정도로 유명인사다. 다른 작가들 역시 히트작을 다수 보유한 유명 작가들이다.

 

 

 



그러나 '<무도> 릴레이툰'에 대한 반응이 기대에서 실망으로 변해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시작은 하하와 기안84가 콜라보레이션 한 첫회부터였다. 하하는 웹툰에서 30년 후 미래라는 상황 설정하에 <무도> 출연진들의 캐릭터를 모두 바꿔놓았다. 이 과정에서 하하는 자신만 키가 성장하고, 예능계에서 주목을 받는 거물이 되어있으며 다른 멤버들은 모두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설정을 들고 나왔다. 문제는 하하의 그런 설정이 과연 재미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스토리의 초석을 다지는 첫 회인 만큼, 대중의 기대도 극에 달해 있었다. 그러나 하하와 기안84가 만들어 낸 첫회는 단순히 하하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다른 멤버들의 캐릭터를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이는 웃음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웃음보다는 무리수 설정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는 한 회에서 스토리를 발전시키고 다음화를 기대하게 할만한 기승전결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과한 설정을 통해 웃음을 창출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일명 '병맛 코드'를 제대로 캐치해 내지도 못하고,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여지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첫 회의 평점은 8점대 후반. 굉장한 혹평을 받는 웹툰이 아니고서는 받기 힘든 평점이다. 더군다나 무한도전의 인기를 생각해 봤을 때 더욱 아쉬운 평점이다. 

 

 

 



곧이어 만들어진 2화는 이 모든 설정을 수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웹툰 작가의 개성이나 고유의 스토리보다는 남이 만들어 놓은 설정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재미는 반되었다. 첫회의 이야기를 제대로 끌어나가지 못한 파급력이 2화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 릴레이툰의 특징이 그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다른 작가들에게 수습이 힘든 설정을 던져주고 그것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를 지켜보는 재미가 릴레이툰의 묘미인 것이다. <무도> 릴레이툰 말고도 다른 릴레이툰 역시 다소 무리한 설정을 가미해 그 다음 스토리를 그려야하는 작가들이 힘들도록 하며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화 작가 특유의 유머인 것이다.

 

 

 

 


기안84와 콜라보레이션을 했지만 하하는 정식 웹툰 작가가 아니다. 어떻게 웹툰을 그려야 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을리 만무하다. <무도> 캐릭터를 이용해 최대한 코미디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웹툰작가들에게도 녹록치 않은 릴레이툰을 <무도> 멤버들이 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 벌어졌다. 웹툰 작가가 붙여졌다지만 <무도>라는 한정된 캐릭터와 상황속에서 멤버들의 개성과 작가의 능력을 적절히 섞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미션은 다소 무리하다. 차라리 이번 프로젝트가 릴레이툰이 아니라 '단편'이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다음 사람에게 수습하기 힘든 이야기를 주며 유머를 보이고자 하는 릴레이툰에 비해, 단편은 한 편에 기승전결이 모두 들어가 완결된 느낌이 있어야 한다. 단편 속에서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설사 한 편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더라도 그 다음편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릴레이툰은 초반부터 기대감이 낮아지면, 다음 화에 대한 기대치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무도>는 가장 조회수가 낮은 회의 멤버에게 '극한알바'를 시키겠다는 공약을 했다. 스토리의 특성상 첫회가 가장 높은 조회수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단편이라면 다르다. 이야기는 한 편으로 끝나기 때문에 대중의 취향에 따라 조회수와 평점이 갈릴 수 있다. 순위를 정하기에도 더 용이하다. 게다가 만화가의 색깔과 멤버들의 개성 역시 적절히 조화를 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의 스토리를 이어 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릴레이툰에 비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하가 무리한 설정을 던진 것 자체가 아니다. 웹툰이라는 장르에 문외한인 <무도> 멤버들에게 너무 복잡한 미션을 던져준 것이 문제다. 다른 릴레이툰 역시 작가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평점이 평균적으로 타 웹툰에 비해 낮다. 그것은 이야기를 수습하고 전개시키는 과정이 작가별로 판이하게 스타일이 다르고, 다소 무리한 설정에 대한 반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싶었다면 작가와 <무도> 멤버들 고유의 스타일을 인정하고 그 스타일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가 훨씬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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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무도>)은 10년을 넘겨 방영되어온 국내 최고의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영향력과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고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고 대한민국 예능의 지표가 되는 예능이다. <무도>가 진행한 수많은 특집들은 다른 예능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항상 ‘위기’와 ‘부침’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지만 그 단어들은 오히려 <무도>의 인기를 증명해 주는 단어라고 할만큼, <무도>는 항상 탄탄하고 확실하게 건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도>의 수장 김태호 PD의 입으로 직접 그 문제점을 들을 수 있었다. 김태호 PD는 한 특별강연에서 “"2008년부터 TV 플랫폼을 벗어나 영화, 인터넷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건의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문제는 '무한도전'의 시즌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아이템을 해결할 수 없더라"는 말에 이어  "사실 '무한도전'이 토요일 저녁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2009년까지 웬만한 건 다 했다"며 "그때부터 (TV)플랫폼 밖으로의 도전이 필요했던 상황인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한도전'이 시즌제가 되는 게 제일 좋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며 <무도>가 짊어진 버거운 짐에 대해 토로했다.

 

 

 

 

 

 

 

 

기계가 아닌 이상 매주 새로운 기획과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은 힘들다. 시청자들은 여전히 <무도>를 사랑하지만 <무도>의 제작진들이 현실에 부딪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길, 노홍철이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키며 <무도>에서 하차한 것은 물론, 정형돈마저 불안장애로 인해 방송출연을 잠정중단하며 <무도>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춘계세미나에 참석한 김태호PD는 이에 대해 “출연자가 5명, 혹은 4.5명라고 할 만큼 버거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잇단 멤버들의 하차속에 식스맨 특집까지 선보이며 광희가 새멤버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완전한 적응은 힘든 상황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현재 <무도>는 고정 멤버 이외의 게스트들의 출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맷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멤버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멤버들끼리 주고받는 토크나 캐릭터 속에서 웃음이 창출 되는 경우가 많은 <무도>이기에 캐릭터 부족 현상은 김태호PD가 언급할 정도로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다.

 

 

 

 


 

김태호 PD는 "우리 상황에서는 새 식구가 빨리 생기는 게 좋다" 면서도 "(정)형돈이가 언제 돌아올 지 모르고 길, (노)홍철이 돌아오는 건 반대하는 의견을 무릅쓰기 힘들다"면서 "투표를 할 수도 없다. 나머지 사람들의 캐릭터 소진은 더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형돈의 복귀는 여전히 가시화 되고 있지 않지만 캐릭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노홍철이다. 노홍철은 복귀 후, 이서진과 함께 예능 <어서옵show>의 출연을 확정지었다. 무려 KBS공중파 예능이다. 그러나 <무도>로의 복귀만은 아직 성사되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노홍철 복귀의 여정은 현재까지는 녹록치 않았다.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혹평을 받은데 이어, 이후 선택한 <노홍철의 길거리 쇼> 와 내방의 품격이 모두 폐지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노홍철 이라는 예능인의 진가는 복귀 후 단 한 번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도>의 복귀는 상당히 위험하다. <무도>가 국민예능인 만큼, 예능 자체의 신뢰도역시 <무도>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리하게 노홍철의 복귀를 시도하면, 어김없이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도>는 공영방송, 국민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예능인 동시에 ‘개념 방송’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 기대를 배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노홏철의 복귀를 원하는 팬들도 많지만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그 논란을 감당하기에는 <무한도전>이 짊어져야 할 부분이 너무 크다.

 

 


그래서 노홍철 복귀의 키포인트는 노홍철의 신뢰도라고 할 수 있다. 노홍철이 다시 예능인으로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내 자신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이미 준비된 판이다. 노홍철이 그런 준비된 상황 속에 투입된다면 <무한도전>의 인기를 이용하려는 그림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광희가 ‘식스맨’에 선정되고도 지금껏 반응이 좋지 않는 까닭 역시, <무도>가 보장하는 재미나 이름값에 비해 광희의 역할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 자리는 가시 방석이다. 전현무의 말대로 식스맨은 ‘독이 든 성배’인 것이다.

 

 


노홍철의 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으려면 노홍철이 <무도>가 아닌 다른 예능에서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도>가 노홍철의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대중이 <무도>에 노홍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그 시점, 그 적절한 때를 <무도>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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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 식스맨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노홍철이 빠진 빈자리를 채우는 인물을 선별해야 하고 각종 특집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식스맨 특집’은 생각보다 긴 호흡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태호pd가 5대 특집 중 하나라고 밝힐 정도의 특집이기도 한 ‘식스맨 특집’은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 내고 그들의 면면을 확인하면서 최종결과를 확인하는 순간이 포인트다. 그러나 이번주에 마무리 될 것 같았던 식스맨 특집이 더 연장되면서 오히려 <무도>가 가진 장점을 가리는 상황을 불러오고 말았다.

 

 

 

 

 

<무도>는 뭐니 뭐니해도 기존의 멤버들의 조합이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다. 다른 게스트는 양념이나 이벤트성으로 출연할 때가 <무도>의 분위기에 가장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식스맨을 찾기위한 과정에서 <무도>의 멤버들은 철저히 뒤로 물러났다. 정준하의 “‘식스맨’ 때문에 화면에 안 나온다”는 불평은 생각해 볼만한 지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식스맨’은 기존의 멤버들과의 합을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정작 기존 멤버들과 식스맨 후보들이 제대로 호흡을 맞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날지언정, <무도>멤버들과의 조합이 제대로 화면에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다. 정형돈이 캐릭터가 없다는 지적을 오히려 ‘미친 존재감’으로 승화시킨 저력 또한 <무도>라서 가능한 문제였다. 눈에 띄지 않았던 후보가 오히려 <무도>에 잘 어울릴 수도 있고, 눈에 띈 후보가 오히려 <무도>의 분위기를 갉아 먹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호불호는 중구난방이다. <무도>에 누가 들어온다 해도 그 자리에 완벽하게 적응하고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 물음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강력 후보였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존재감이 점차 사라지는 후보들도 생겨났다. 점차 후보들의 윤곽이 확실해 지면서 딱 맞는 후보에 대한 결과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탈락 후보들에 대한 의견이 모아진다. 가능성이 없는 후보들이 생겨나면서 최종결과에 대한 호기심은 줄어들고, 누가되어도 <무도>에 적응하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 남아있기에 최종 후보가 누가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지 못하다.

 

 

 

 

한 예로 지난주에 ‘미국 리액션’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최시원이 이번에는 ‘미국 리액션’ 이외의 개그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오히려 식상한 느낌을 준 것도 시시각각 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대변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재석과 다른 멤버들이 최시원의 외모와 인맥을 칭찬하고 미국 리액션을 띄워주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한 ‘평균이하’의 모습에는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일 수 있다. 강균성 역시, 처음의 주목도에 비해 개그패턴이 시청자들에게 읽히면서 흥미가 떨어진 부분이 있다.

 

 

 

‘식스맨’은 여전히 뜨거운 이슈지만, ‘누가 될까?’하는 질문에 대한 궁금증과 후보들에 대한 뜨거운 지지로 이루어진 이슈는 아니다. 오히려 <무도>가 대체 어떤 인물을 뽑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촉발된, 후보 자체보다 <무도> 때문에 일어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시청률이 15%까지 시청률이 오른 것도 ‘최종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시청자들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무도>는 더욱 신중하게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식스맨’을 확정짓지 않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무도> 원년멤버들의 활약이 적어지며 <무도>의 장점을 희석시키고 있다.

 

 

 

차라리 멤버들과 직접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마련한다거나 특집을 함께 꾸며 보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 무도 멤버들의 활약을 굳이 저지하지 않았어도 될 터였다. 또는 다른 특집들 사이에 양념으로 식스맨을 끼워 넣어 너무 긴 호흡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무도>에서 식스맨은 중요한 요소이니 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고있는 상황이다. 허나 사실 선별 방법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이번 방영분에서도 출연자들끼리의 투표로만 진행되는 결과는 다수의 시청자들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는 문제였다. 차라리 시청자 투표 결과를 일정부분 반영하고 제작진의 협의과정도 보여졌다면 더욱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식스맨이 중요한 문제인 것에 비해, 투표 방식과 선별 방식은 조금은 의아한 측면이 있었다.

 

 

 

식스맨을 뽑는 과정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결과에 대한 흥미는 떨어진다면 오히려 식스맨의 중요도가 올라갈수록 <무도>의 장점이 퇴색되고 마는 것이다. 과연 가장 적절한 멤버를 <무도>의 시스템으로 재미를 보장하면서 찾아낼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무도>가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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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노홍철의 음주사건 이후 5인 체제로 전환한지 약 4개월이 지났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핵심멤버로서 사기꾼, 찌롱이, 긍정왕 등 가장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 낸 멤버였기 때문에 이는 자칫 <무한도전>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는 일이라 점쳐졌다. 그러나 노홍철이 빠진 공석을 <무한도전>은 슬기롭게 극복해 낸다. 다섯 명의 체제 속에서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준 것이었다.

 

 

 

특히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은 22%가 넘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무한도전>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켰다. 그러나 5인 체제보다는 확실히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6인 체제 속에서 더욱 많은 그림을 뽑아 낼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무한도전>은 ‘식스맨 특집’을 기획했다.

 

 

 

 

현재 <무한도전>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화 <킹스맨>을 패러디한 사진을 내놓으며 ‘식스맨’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반응은 뜨겁다. 기본 팬덤이 형성된 프로그램인 만큼 많은 이들이 식스맨의 후보를 추천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노홍철의 복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어느정도는 예상된 결과다. 사실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찾는 일은 많은 논란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다. <무한도전>의 노홍철을 포함한 6인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집합체로 인식된다. 멤버 영입이나 교체의 목소리가 들리면 마치 최고 인기 아이돌 가수들의 멤버 교체의 경우를 방불케 하는 잡음이 인다.

 

 

그 예로 길이 <무한도전> 제 7의 멤버로 들어왔을 당시에 쏟아졌던 비난과 반발은 상상외로 강력한 것이었다. 길의 이미지를 전환시키는데만 <무한도전>은 상당한 애를 써야 했다. 음주운전 사건 이후로 <무한도전>에서 하차 한 후, 길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지 않은 것만 봐도 길에 대한 이미지 전환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새 멤버의 예능감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빨리 받아들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멤버에 대한 안타까움이 극에 달하면,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충만한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의 새 멤버 영입은 그만큼 조심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이미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기대치를 만족시킬만큼 신선하고 뛰어나며 독특한 캐릭터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수 없는 까닭에 쉽사리 새로운 얼굴을 추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안이 바로 노홍철이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내뿜으며 가장 강력한 멤버로 떠오른 전력이 있다. <무한도전>이 아무리 게스트로 노홍철의 공석을 메운다 하더라도 노홍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대체할 수는 없었다. 시청자들 역시 제 6의 멤버에 다른 얼굴을 상상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누구를 추천할까 보다는 누구를 추천하면 안되는지에 관한 논쟁이 오히려 더 뜨거운 것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제작진의 노림수일 수 있다. 노홍철 복귀의 시점을 타진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찌됐건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고 그 물의 때문에 하차의 수순을 밟아야 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마음대로 불러들이는 것은 시청자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식스맨 특집’이라는 특집을 통해 ‘시청자가 직접 뽑는다’는 명분을 주면 노홍철의 복귀는 훨씬 더 수월해 질 수 있다. <무한도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에 노홍철만큼 적역인 인물이 없다는 것을 미리 염두해 두지 않았을 가능성은 적다.

 

 

 

대부분 노홍철 이외의 인물이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 점을 이용하여 노홍철의 복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이 현명하게 제 6의 멤버를 채워 넣는 장면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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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 그림이 재미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tvn의 <삼시세끼>가 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나영석 PD는 <1박 2일>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서 삼연타석 홈런을 쳤다.

 

 

 

나영석은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한 이서진을 다시 불러들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나영석과 이서진의 조합은 <꽃보다 할배>에 이어 <삼시세끼>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툴툴거리거나 장난스럽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 때, 시청자들은 이서진의 투정을 짜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그 요소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서진이라는 인물이 이런 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이서진에게 특별히 뛰어난 개그감이나 예능감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능으로 넘어온 이서진은 그 자체로도 웃기는 그림을 완성하며 <삼시세끼>의 주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실 <삼시세끼>안에서도 이서진이 대단한 예능감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본인의 성격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리얼리티를 더 살리고 있다. 그러나 그 리얼리티는 편집과 자막, 분위기로 예능에 가장 적절한 그림이 되고 있다.

 

 

 

이는 이서진이라는 캐릭터를 발견한 나영석 PD의 혜안 때문이다. 나영석 PD는 시골에서 밥을 지어먹는다는 다소 지루한 소재에 이서진과 아날로그적 감성이라는 색을 입히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시청자들이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서진이 투덜거릴수록, 그들이 고생할수록 이야깃거리는 산다. 특별히 극한 상황까지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이 날것 그대로 보여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리얼리티를 더하고 소소한 웃음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국민MC라는 유재석을 내세운 <나는 남자다>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나는 남자다>는 무려 100명의 일반인 게스트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유재석 및 다른 진행자들이 어디까지나 진행자의 역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100명의 남자들의 사연에 사족을 붙이고 공감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현재 예능에서는 캐릭터가 중요하다. <비정상 회담>이 성공한 요인 역시 외국인 패널들이 매주 출연해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뛰어난 예능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각기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탓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것을 뛰어넘어 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들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는 일반인 100명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을 제외하면 평범한 토크쇼에 다름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예능이 꾸준한 호응을 얻으려면 그 안에서 현실감있는 캐릭터가 발현되어야 한다. <무한도전>이 꾸준히 유재석의 대표작일 수 있는 이유역시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형성되고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에서 유재석은 유려한 진행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내에서 특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것은 포맷상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남자다>가 <무한도전>이 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유재석의 활용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분위기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제작진의 역량이 크다.

 

 

 

이제 예능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이서진도 예능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유재석이라 해도 실패를 경험한다. 예전처럼 스타 MC하나로 굴러가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기발한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제대로 실현시켜 프로그램내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PD의 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예능은 점차 진행자가 아니라 PD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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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수장 나영석 PD의 파격승진이 화제다.


내년 1월 1일부터 지금보다 한 직급 더 높은 2직급 차장으로 특별 승진한 것이다.


이는 보통 다른 PD들보다 많게는 4~5년, 적게는 2~3년 빠른 것으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고속 승진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나영석 PD의 파격승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대적으로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역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모두 당대 가장 유명한 '스타 PD'로 큰 명성을 떨친 인물들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는 뒷편에 물러서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출연진들만큼이나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고 유명세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고,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특종 거리가 될 만큼 웬만한 톱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과 대중 소구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의 본류를 만들어 냈다면, 나영석 PD는 [1박 2일]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떤 식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들의 창작력과 기획력, 강력한 카리스마와 넘치는 재능은 한국 예능이 한 걸음 진일보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지난 5년여간 예능계의 양대산맥으로 자리한 유-강 체제 확립의 밑거름이 됐다.


[무한도전]의 박명수는 김태호 PD를 일컬어 "우리가 하는 행동과 이야기를 잘 포장해 리얼 버라이어티를 훨씬 더 재밌게 만드는 감각 있는 PD" 라며 한껏 추켜세웠고, [1박 2일]의 강호동은 나영석 PD에 대해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굉장한 추진력과 리더쉽을 갖춘, 동시대 보기 드문 천재 PD" 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연기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재능은 비범한 데가 있다.


이처럼 21세기 대한민국 예능사(史)에서 김태호 PD와 나영석 PD가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들은 당대의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을 완성시킨 능력있는 연출자인 동시에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든지 보고 즐기는 국민 예능의 기획자다.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서 30억을 베팅하며 김태호와 나영석을 데리고 오려고 기를 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김태호와 나영석의 위상을 따라잡을 예능 PD는 해당 방송사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재밌다. KBS는 나영석 PD를 이례적으로 특별 승진 시킬 정도로 각별히 챙기고 있는 반면, MBC의 김태호 PD는 애물단지로 구박받고 있다. KBS는 [1박 2일]에 상당한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는데, MBC는 [무한도전]의 제작비 절감을 시도하는 등 허리띠를 계속 졸라 맬 것을 강요하고 있다.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인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대표 PD들이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이번 연말 연예대상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KBS는 이른바 '대상파동'이라 불렸던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1박 2일]에게 전체 대상을 돌렸을 뿐 아니라 이수근, 은지원, 엄태웅 등에게는 개인상까지 시상했다. 가능한 한 줄 수 있는 상은 모두 챙겨주려 노력한 티가 역력히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특히 KBS 예능국장은 친히 "대상은 전 출연진 뿐 아니라 나영석 PD에게도 주는 상"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허나 MBC는 달랐다. [무한도전] 전 출연진 중 유재석만이 본상인 최우수상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빈 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네티즌의 실시간 투표로 이루어진 박명수-정준하의 베스트 커플상이 그나마 [무한도전] 멤버에게 돌아간 유일한 상이었다. 심지어 작년까지 유지됐던 "시청자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도 이번엔 사라졌다. 우정상, 특별상까지 만들며 상을 남발한 MBC지만 정작 [무한도전]은 홀대한 것이다. 김태호 PD로선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각 방송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의 문제가 가장 크다. [1박 2일]이 속해있는 [해피선데이]의 1년 광고 수익으로 KBS 예능국 전체의 제작비가 충당 될 정도다. 연간 400억이 넘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해피선데이]에서 [1박 2일]의 존재는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일요일 아침 재방송 마저도 10% 이상의 시청률이 나올 정도로 광고 수익면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과시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 5년간 KBS 예능 프로그램들은 거의 죽을 쑤다시피 했다. 특히 주중 예능은 [해피투게더]를 제외하곤 언제나 한 자릿수 시청률이었고, 주말 역시 [개콘] 빼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S 예능국으로선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1박 2일]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효자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1박 2일]처럼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으면서도 광고 수익마저 어마어마한 코너는 지난 10년간 전례를 찾기 힘든 케이스다.


이에 비해 MBC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히트하면서 상대적으로 [무한도전]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월요일 [놀러와], 수요일 [황금어장], 토요일 [우결][세바퀴], 일요일 [나가수]까지 '예능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의 예능이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는데 굳이 [무한도전]만 특별 취급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무한도전]이 MBC 간판인건 확실하지만 시청률이나 광고 수익 측면에서 다른 프로그램들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게 MBC 내부의 공통된 속내다.


허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아무리 그래도 MBC 예능의 상징은 [무한도전]이다. 김태호 PD를 이렇게까지 홀대할 이유는 없다. MBC가 김태호 PD와 [무한도전]을 홀대하는 이유는 올해 잇따라 발생한 방통위의 경고 조치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의 '반 정부적' 패러디와 사회현상 비틀기가 MBC 윗선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여기에 방통위의 경고가 지속되면서 [무한도전]이 '말 많고 탈 많은'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방통위의 노골적인 견제가 표면으로 드러남으로써 김태호 PD는 제작과 기획에 있어 큰 곤욕을 치뤄야 했다. 게다가 강성 노조인 그는 MBC 윗선과도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2008년, 2010년 MBC 총 파업의 선봉에 서서 활동한 김태호의 전력이 MBC 고위층의 심기를 건들인 셈이다.


실제로 2010년 MBC는 총 파업에 참여했던 일선 앵커와 PD들을 경질하고 지방발령 내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태호 PD 경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친 전례가 있다. 일각에선 [무한도전]과 김태호 PD를 쌍끌이 묶어 '좌편향 PD가 만드는 위험한 프로그램' 이라며 PD 퇴출과 프로그램 폐지를 건의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MBC의 보복인사는 다행히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굳건한 충성도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으나 곧 제작비 절감, 방통위의 무차별적 경고조치 등 다른 차원의 보복으로 이어졌다. [무한도전]은 올해만 방통위 징계를 3번, 지금까지 총 10번이나 받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방통위 뿐 아니라 MBC 내부에선 여전히 김태호를 '위험인물' '튀는인물' 로 경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나영석 PD와 KBS 사측의 관계는 그리 불편한 편이 아니다. 물론 나영석 PD 역시 KBS 내부에서는 강성 노조, 진보 측 인사로 불리며 작년 10월 총파업을 진두지휘한 전력이 있다. 다만, 이 당시 KBS 새노조와 사측은 전격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해 양 측간의 상처나 감정의 골이 MBC보다 크게 남지는 않았다. 게다가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1박 2일]에 패러디나 사회 풍자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위와 같은 차이로 인해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서로 다른 대우를 받으며,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며, 대우도 다른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유쾌하고 즐거운 예능을 만드는 일 뿐이다. 나영석 PD는 내년 2월 종영을 앞두고 있는 [1박 2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고, 김태호 PD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무한도전]의 '영원한 도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나영석 PD 뿐 아니라 김태호 PD, 또 이 세상의 모든 PD들이 제 능력, 제 실력에 걸맞는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은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송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는 명품 예능이 탄생할 수 있다. '파격승진' 나영석 PD와 '애물단지' 김태호 PD가 보여 준 웃지 못할 극과 극의 상황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기를, 한국 예능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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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소지섭 리턴즈가 또 한 번 빵 터뜨렸다.


[무모한 도전] 때의 형식으로 돌아가 각종 게임을 진행했던 '소지섭 리턴즈'는 여러 멤버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나며 날 것 그대로의 웃음을 전달했다.


그러나 오히려 '소지섭 리턴즈'의 백미는 따로 있었다.


바로 박명수의 '한예슬 디스'와 김태호의 '오세훈 디스' 였다. 한 마디로 깨알 같은 디스 대결, 속 시원한 사회풍자였다.


예상치 못한 '펀치'를 먼저 날린 것은 박명수였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물론 너무나 과감해서 소지섭 뿐 아니라 멤버들, 시청자들까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사건은 소지섭의 막간 인터뷰부터 시작됐다. 영화계 쪽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물어보던 중 노홍철이 "준하형이랑 명수형이 멱살 잡고 싸우는 것처럼, 영화 쪽에서도 뭐 송승헌씨랑 싸웠다던가" 하며 은근히 폭로를 유도한 것이다.


소지섭이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대답한 순간 박명수의 입에서 폭풍 같은 '한예슬 디스' 발언이 터져 나왔다.
 

"그럼 감독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갑자기 미국에 갔다거나..." ! 지난 한 주간 연예가를 들썩거리게 만든 한예슬의 촬영거부 사건을 정면에서 거론한 것이다. 박명수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런 말을 왜 해!" 하며 그를 타박했고, 박명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아니, 예를 든거 아닙니까!" 하며 반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처럼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던 박명수의 한예슬 디스 발언은 박명수 특유의 안하무인 캐릭터를 통해 유머로 승화됐다. 이는 박명수가 아니고선 누구도 할 수 없는 발언이었단 점에서 대단히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적어도 개그 소재에 '신성 불가침'은 없다는 걸 그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거칠 것 없고, 남 눈치 보지 않는 박명수 캐릭터의 과감성이 [무한도전]에 의외성의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게다가 박명수의 갑작스런 '한예슬 디스'를 아무런 제재 없이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무한도전] 제작진들 역시 놀랍다. 아마 다른 프로그램들이었다면 십중팔구 편집을 했을텐데 [무한도전]은 오히려 이를 적극적인 유머코드로 활용하는 수완을 보여줬다. 괜히 [무한도전]을 '국민예능'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 센스와 유려함은 있어야 국민예능의 자격이 있다.


특히 김태호 PD는 화룡점정 격으로 자막에 '주어 없음'이라는 단서까지 달아 유머러스함과 풍자성을 배가시켰다. 적어도 김태호 PD 입장에서 봤을 때 박명수의 한예슬 발언은 문제 발언이라기 보다는 시의성을 적절히 포함시킬 수 있는 아주 괜찮은 소스였던 셈이다. 박명수의 토스와 김태호 PD의 블로킹으로 '한예슬 디스'는 예상보다 훨씬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소지섭 리턴즈'에서 박명수의 한예슬 디스 뿐 아니라 김태호 PD의 '오세훈-홍준표 디스'도 존재했단 사실이다. 이 오세훈 디스는 파죽의 14연승을 하고서도 유재석의 계략 때문에 박명수가 물에 빠지게 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그 상황을 빗대 김태호 PD는 "이렇게 되면...유반장이 사실상 승자!" 라며 깨알같은 사회 풍자 자막을 시도했다. 지난 한 주간 정계를 뒤흔들었던 서울특별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 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투표율 25.7%면 오세훈 시장이 사실상 승리한 것" 이라고 발언한 것을 비꼰 것이다. 홍준표 대표 발언 이 후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 '사실상 패러디' 열풍에 [무한도전]도 합류한 셈이다.


말 그대로 통쾌한 디스, 시원한 사회 풍자였다. [무한도전] '소지섭 리턴즈'야말로 깨알같은 웃음 뿐 아니라 굵직굵직한 사회 이슈들을 과감 솔직하게 해학적으로 풀어낸, 가장 [무한도전] 다운 에피소드였다.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촘촘하게 양질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의 재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무한도전]의 가장 큰 장점은 시의적절한 사회적 문제를 유머로 다듬어 내고, 그것을 상황극으로 포장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웃음을 전달해 낸다는 것이다. 오늘은 박명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김태호 PD 역시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방송을 편집해 내보냈다. 과연 6년여간 방송가를 종횡무진한 [무한도전]의 저력이라 할 만 하다.


2011년 들어 [무한도전]은 강약을 조절해가며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웃음을 전달해주고 있다. 그들의 열정이 식지 않기를, 그들의 진화가 멈추지 않기를, 그들의 도전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이번 박명수와 김태호 PD의 '디스 대결',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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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놀러와]를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놀러와] 합류 3년만에 전격적으로 프로그램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길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줄이는 대신, 음악 작업에 힘을 쏟겠다" 며 하차의 변을 밝혔다.


그가 본분인 음악을 위해 예능 프로그램 수를 줄이는 것은 환영할만 하다. 그런데 아쉽다. 그가 그만뒀어야 하는 프로그램은 [놀러와]가 아니라 [무한도전]이어야 했다.


지금 길은 [무한도전]에서 가장 애매모호한 위치에 서 있다.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 받지도 못했고, 주변 멤버들과 제대로 된 시너지를 일으키지도 못하고 있다. 분명 [무한도전]의 멤버이기는 한데 원년 멤버들과는 내공의 차이가 크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 자체에 자연스럽게 융화되지 못하고 시청자들에게 부자연스러운 느낌만을 주고 있다. 현재 [무한도전] 내에서 길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다. 이런 미미한 역할이라면 차라리 깔끔하게 하차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물론, [무한도전] 합류 초기에 길의 활약은 상당히 눈부신 측면이 있었다. 정준하 대신 출연한 '김연아 특집' 이라든지 '여드름 브레이크' 등의 에피소드에서 길은 [무한도전]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당시 그는 정식 멤버는 아니었지만 정식 멤버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예상치 못한 돌발 발언들을 쏟아내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다. 이 때만해도 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정식으로 합류한 이후에 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게스트 격으로 출연했던 여러 에피소드에서 합격점을 받았던 그가 왜 정식 멤버로 합류한 뒤론 혹평에 시달려야 했던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길이 [무한도전]의 감초 역할 정도로 출연했을 때는 그가 소화해야 할 '캐릭터'가 확실히 짜여져 있는 상태였다. 길의 활약이 눈부셨던 '여드름 브레이크' 같은 경우 상황 자체는 리얼이었지만 길의 캐릭터는 [무한도전] 제작진이 치밀하게 만들어 놓은 철저한 기획 캐릭터에 가까웠다. 당시 그는 제작진에게 부여받은 캐릭터를 충실히 수행해 내기만 하면 본전 이상의 성과를 뽑아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었다.


허나 [무한도전] 정식 멤버로 합류하면서 그는 제작진이 부여하는 캐릭터가 아닌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이는 단 한번도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길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프로그램에 안착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인다. 하지만 길은 스스로 이런 과정을 수행할만큼의 제대로 된 능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그래서일까. 확고한 캐릭터와 이미지를 갖춘데다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운용하는데 완숙의 경지에 오른 다른 멤버들과 달리 길의 미숙한 캐릭터 운용은 금세 허점을 드러냈다. 김태호 PD조차 '무리수'라고 표현한 길의 뜬금없는 돌발행동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길은 자신의 약한 캐릭터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는 돌발 발언과 행동들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분위기의 흐름을 수시로 끊어 버렸고,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만을 자아냈다. 이건 그의 판단 미스였다. 그가 진정으로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활약하고 싶었다면 억지로 튀는 모습보다는 내실있는 캐릭터를 착실히 만드는데 더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그는 [무한도전]에서 유일하게 밋밋하고 심심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자신의 캐릭터에 별다른 스토리조차 부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이면서도 동시에 고도의 캐릭터 쇼라는 것을 그가 제대로 캐치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각한 '캐릭터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길이 고작 활약할 수 있는 판은 숙소에서 오줌을 쌌다는 둥의 유재석과의 폭로전이나 하하와의 무식 대결 정도다. 이 얼마나 비참한 현실인가. (*"죄와 길" 숙소 정보 알아보기(클릭!)*)



게다가 그는 [무한도전]의 여러 장기 미션에서도 소극적이고 약한 모습만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논란이 됐던 '레슬링 특집'에서는 여러 번의 연습에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여타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그는 항상 뒤로 빠져 있었다. 이번에 구설수에 오른 조정 특집에서의 얍실한 행동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멤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으로 나가 엎어지고 깨지며 웃음을 줄 때 길은 항상 힘들다는 말만 반복하며 피곤해 했다. 이건 주말 황금시간대를 책임지는 예능인으로선 직무유기에 가까운 태도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평균 이하의 조건'을 갖춘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도 언제나 '평균 이상의 성과'를 얻어 냈던 데에는 그들이 목숨을 걸고 프로그램에 진지하게 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길은 유독 지친 모습을 자주 보였고 미션 수행에도 의욕적이지 못했다. [무한도전]의 기본 정신과도 같은 순수한 도전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시청자들이 이러한 그의 태도를 중대한 '실격사유'로 걸론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무한도전]에서 길의 역할은 형편없기 짝이 없다. 제대로 된 캐릭터를 갖추지도 못했고, 주변 멤버들과 완전히 융화되지도 못했으며, [무한도전]이 표방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여기에 소극적이고 무기력한 방송 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망감만을 자아내게 하고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돌발 발언과 분위기에 맞지 않는 행동들은 심한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캐릭터가 없으면 의욕이라도 있어야 하고, 의욕이 없으면 상황에 대한 이해라도 있어야 하는데 길에게는 이 모든 것이 전혀 없다. 지금 [무한도전]은 길에게 맞지 않는 옷과 다름 없다. 기본적으로 [무한도전]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프로그램이란 이야기다. 옷이 맞지 않으면 빨리 벗어버리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 맞지도 않는 옷을 계속 입으려 하는 건 과욕이다. 길이 [무한도전]에 남아있으려 하면 할수록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더 많아진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현명한 사람이다. 지금 길이 처한 상황은 당연히 '물러나야 할 때'다. 굳이 그가 예능을 꼭 하고 싶다면 [무한도전]이 아니라 '감초' 역할 정도만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놀러와]여야 했다. 음악작업을 위해 [놀러와]를 하차한다면서 오히려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고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나빠지는 [무한도전]에는 왜 계속 출연해야 한단 말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길이 가장 빛났던 때는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도 [놀러와]에 출연했을 때도 아닌,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을 때였다. 그가 이제 어울리지도 않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쪽 저쪽 모두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말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 본분과 분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 길이 진정 [무한도전]과 시청자들, 그리고 그 스스로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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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인석이 친정 [개그콘서트]에 복귀했다.


2004년 '도레미 트리오'로 이 후, 무려 7년여만의 스탠딩 코미디 무대 컴백인 셈이다.


김인석은 "오랜만의 컴백이라 설렌다.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김인석의 [개콘] 무대 복귀는 다소 뒷맛이 씁쓸하다. '도레미 트리오'에서 같이 공연했던 절친 정형돈과 함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진출을 목표로 [개그콘서트]를 떠난 그였다.


그의 [개콘] 복귀는 사실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적응에 '실패'했다는 것을 그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함께 [개콘]을 뛰쳐나갔던 정형돈과는 너무나 다른 양상이다. 왜 정형돈과 김인석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려 버린 것일까. 그들의 엇갈린 운명의 중심에는 개그계 대부 '이경규'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형돈과 김인석은 묘하게도 공통점이 많은 개그맨이다. 이들은 [개그콘서트] '도레미 트리오'로 비슷한 시기에 스타덤에 올랐고, 간판 코너 '봉숭아 학당'에서도 갤러리 정과 알플레도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또한 2005년을 전후해 스탠딩 코미디계를 떠나 버라이어티계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 역시 비슷하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2월 7일생'으로 생일마저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정형돈과 김인석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정형돈과 김인석의 '버라이어티 진출'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형돈이 승승장구 했다면, 김인석은 갈팡질팡 하면서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스탠딩 코미디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던 균형축이 버라이어티 쪽으로 옮겨 가면서 정형돈의 '완승'으로 끝나 버린 것이다. 이 엇갈린 운명에는 이경규의 '보이지 않는 손'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개콘] 에서 활약하던 정형돈이 [무한도전][상상원정대] 등을 통해 본격적인 버라이어티 진출을 꿈 꿨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형돈의 '실패' 를 예상했다. 정형돈보다 훨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박준형이나 정종철이 이미 쓴맛을 볼만큼 본데다가 [개콘] 류의 스탠딩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개그맨은 버라이어티 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치 '불문율' 처럼 받아들여지던 때가 바로 그 때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상이 적중하기라도 하듯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 정형돈은 [만원의 행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 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당시 정형돈이 등장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시청률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형돈은 전격적으로 합류한 [일밤] 코너 '상상원정대' 에서 두 명의 사람을 만나게 되며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정형돈의 버라이어티 데뷔시절부터 함께 했던 이 두 명의 사람은 정형돈을 '출발' 시키고, 정형돈을 '완성' 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며 정형돈의 영원한 인연이 됐다. 그 사람들이 바로 '이경규'와 '김태호 PD'다.


정형돈이 MBC에서 이경규를 만난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희대의 행운인 것만은 확실했다. 그는 강호동에 이어 대부 이경규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으며 버라이어티에 안착할 수 있는 '뒷배' 를 마련했다. 당시 MBC 내부에서 웬만한 예능국장 못지 않은 캐스팅 파워를 행사하고 있던 이경규는 정형돈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시켰다.


이로써 이경규와 정형돈은 [상상원정대] 뿐 아니라 [웃는 Day][그랑프리 쇼, 여러분][몰래카메라] 등의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가며 자타공인 세상이 다 아는 '규라인'의 직계 혈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연말 시상식 때마다 정형돈이 "저를 발탁하고 키워주신 이경규 선배님" 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탠딩 코미디가 주특기였던 정형돈에게 이경규가 주로 가르친 것은 버라이어티 프로에 필요한 '예능감' 이었다. [상상원정대] 당시 무리한 애드립으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기 일쑤였던 정형돈을 이경규는 언제나 호되게 나무랐다. 잘할 때는 칭찬도 하고, 못할 때는 무안할 정도로 혼내면서 정형돈의 모난 부분을 어느 정도 정리해 준 것이다. 이경규의 이러한 MC 수업은 훗날 정형돈이 차세대 MC군으로 편입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왜 이경규는 이렇게까지 정형돈을 물심양면 밀어줬던 것일까. 우선 이경규의 말을 빌리자면 "싹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강호동과 비슷한 이미지면서도 색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던 정형돈의 가능성을 이경규가 제대로 캐치해 낸 것이다. 여기에 같은 경상도 출신이라는 지역적 유대관계도 큰 몫을 차지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이경규가 뒤를 밀어줬던 강호동, 김제동, 정형돈 등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재밌는 것은 정형돈이 [상상원정대]를 통해 이경규와 함께 '김태호 PD' 와도 인연을 맺었다는 것이다. 정형돈에게 김태호 PD와의 만남은 이경규만큼 파격적인 행운이었다. 정형돈과 김태호 PD는 [상상원정대] 에서 '의기투합' 한 뒤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서로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후, 김태호 PD가 [무리한 도전] 의 담당 PD로 합류하게 되면서 정형돈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됐고 [무한도전] 으로 이어지는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경규의 착실한 안내를 받은 정형돈과 달리 김인석은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깔끔한 마스크에 단정한 이미지, 재치있는 언변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그였지만 버라이어티 쇼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애드립과 돌발 상황을 중시하는 버라이어티 업계에서 김인석이 보여줄 수 있는 재능에는 한계가 있었던데다 결정적으로 그에게는 이경규와 같은 '멘토'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이었을까. 김인석은 여러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이나 게스트로 등장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채 방황하게 된다. 버라이어티 프로에서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나 개성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데 결정적으로 김인석에게는 뚜렷한 색깔이 보이지 않았다. 단정하고 부드러운 진행을 하는 것으로 따지자면 박수홍이 으뜸이었고, 약골 쪽으로 이미지를 잡기엔 이윤석이 산처럼 버티고 있었다. 그가 파고들만한 여지가 그리 많지 않았단 이야기다.


만약 김인석에게 이경규와 같은 능력 있는 멘토가 있었더라면 그의 인생은 180도 뒤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색깔은 뚜렷하지 못해도 김인석의 마스크나 언변 정도면 충분히 차세대 MC군으로 편입될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앞에서 이끌어 주는 멘토의 부재는 김인석의 부진을 가속화 시켰고, 버라이어티 안착을 실패하게 만들었다. 정형돈이 [상상원정대][무한도전]을 통해 넘어지고 깨지면서 MC로 성장하고 있을 때, 김인석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을 걷고 있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2008년 그는 군입대까지 하게 된다. 제대로 된 기반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TV 브라운관을 일시적으로 떠나게 되면서 김인석의 존재는 아예 잊혀진 개그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가 TV를 떠나 있던 2년은 '어색한 뚱보'였던 정형돈은 '미존개오'로 성장했다. 앞서 달려나가는 정형돈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김인석에게 군복무 기간 2년은 방송인으로선 너무나 아쉬운 시간이었다.


결국 2010년 6월 제대 이 후, 김인석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금 [개콘] 무대에 복귀했다. 스탠딩 코미디 업계 쪽에서 보자면 큰 형님격인 그는 "두렵고 설렌다" 는 말로 지금의 심정을 대신했다. 자신과 함께 스탠딩 코미디계를 떠났던 정형돈, 강호동이란 멘토를 뒀던 이수근-유세윤, 송은이-유재석-신동엽의 푸쉬를 차례로 받았던 신봉선 등의 성공적인 버라이어티 안착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출발선에서 같이 시작한 '절친' 정형돈과 김인석. 그러나 '이경규'라는 멘토의 유무는 그들의 운명을 갈라 놓았고, 그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필두로 MBC가 가장 사랑하는 MC로 성장해 있는 반면, 김인석은 [해피타임]과 같은 아침 프로그램 등에 간간히 패널로 등장하는 등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놓여있다.


과연 김인석은 [개콘] 복귀를 기점으로 자신의 연예 생활에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까. 그가 하루빨리 지겨운 시행착오의 과정을 모두 끝마치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코미디언으로 재탄생 하기를, 그래서 '절친' 정형돈에게 부끄럽지 않은 차세대 MC로 성장할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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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소속사 '디초콜릿' 이 [무한도전]에서의 유재석 하차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이 후, 인터넷은 유재석 하차설로 들끓고 있다.


디초콜릿은 외주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유재석의 하차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데 디초콜릿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유재석이 없으면 [무한도전]도 끝난다" 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만약 디초콜릿이 외주를 맡고 유재석이 남는 대신 MBC 측이 김태호 PD를 [무한도전] 에서 빼 버리면 어떻게 되는걸까. 그래도 [무한도전] 은 여전히 승승장구 할까.





유재석의 [무한도전] 인 이유



진정한 스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빛' 을 잃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시대 유재석이라는 달아줘도 아깝지 않은 진정한 스타다. 겸손함과 인간에의 대한 애정을 잃지 않으면서도 MC의 본분을 다하는 그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는 그의 재능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탁월함을 자랑한다. 그를 보고 있노라면 '메뚜기도 한철' 이라는 속담을 '메뚜기는 사철' 이라고 바꾸고 싶을 정도다.


절친한 동료인 강호동이 "유재석이야 말로 천재성과 노력을 모두 겸비한 이 시대 진정한 MC" 라고 칭찬해 마지 않았을 정도로 그는 한국 방송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진정한 국민 MC다. 그리고 그가 진정한 국민 MC로 발돋움 하는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바로 [무한도전] 이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라는 MC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물론 [무한도전]을 이끌어 가는 것은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정형돈, 길 등 재기발랄한 멤버들이다. 그런데 그 멤버들을 하나로 뭉쳐내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것은 오로지 유재석의 몫이다. 유재석의 통제 능력은 중구난방한 가운데에서도 빛을 발하고, 그가 있기에 [무한도전]은 정신 산만한 가운데서도 단단히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동거동락][외인구단] 등에서 쌓아 온 '리얼 버라이어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을 출범시켰으며 4년여에 걸친 대장정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무모한 도전]-[무리한 도전]-[무한도전]으로 프로그램 컨셉트가 바뀌면서 포맷도 바뀌고 멤버도 바뀌었지만 오직 단 한 사람, 유재석만큼은 꼿꼿하게 [무한도전] 을 지켜냈다. 어떤 구성을 주어도 그는 능수능란에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면서 [무한도전]을 현재의 반열에 올려 놓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무한도전] 이 4%대의 시청률로 버벅대고 있을 때, MBC 예능국은 신중히 폐지까지도 검토했었다. 그러나 MBC 예능국이 [무한도전]을 쉽사리 폐지하지 못한 이유는 유재석이라는 거물급 MC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유재석은 토요일 6시 시간대에 딱히 '뾰족한 수' 가 없었던 MBC 예능국에게는 상당히 고마운 사람이었다. 유재석 같은 톱 MC가 시청률이 안 나오는 시간에 자진해서 버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MBC로선 감지덕지였던 셈이다.


[무한도전] 을 끝까지 지켜낸 유재석은 결국 [무한도전] 을 MBC 예능 라인업의 '상징' 으로 만들어냈다. 수 많은 폐지 압박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값 하나로 [무한도전] 에 올인했던 국민 MC는 모든 것을 걸었던 만큼 많은 것을 얻어내며 당대 최고의 MC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프로그램의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뚝심 있고 끈기 있게 프로그램을 지켜낸 유재석이야말로 [무한도전]의 진정한 주인이라 할 만 하다.





김태호의 [무한도전] 인 이유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지켜낸 존재라면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을 이만큼 성장시킨 존재다. [무리한 도전]부터 [무한도전]에 합류했던 그는 지치지 않는 실험정신과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국내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의 표본을 창조했다. 때때로 논란에 시달리기도 하고, 떨어지는 시청률 때문에 뭇매를 맞은 적도 있었지만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한도전] 을 오뚝이처럼 일으켜 세우며 무너지지 않는 [무한도전] 신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태호 PD의 '위력' 을 느낄 수 있었던 때가 바로 작년 MBC 파업 때였다. MBC 파업 때 방송 됐던 [무한도전] '유앤미 콘서트' 편은 말 그대로 형편 없었다.  당시 '유앤미 콘서트' 편은 [무한도전] 특유의 위트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산만함 속에서 간간히 나오던 잔웃음 자체도 상실된채 표류하고 있었다. 민망함과 지루함이 가득했고, 마치 편집이 전혀 안 된 날방의 유치함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무한도전] 하면 생각나는 특유의 자막이 사라지면서 [무한도전] 이 뿜어내는 매력은 완전히 반감됐다. 원래 [무한도전] 은 무한도전 멤버와 김태호 PD로 대표되는 제작진의 상호작용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던 프로그램인데 한 축을 담당하던 김태호 PD가 손을 떼면서 프로그램의 중심축이 완전히 무너졌다. 국민 MC라고 불리는 유재석이 아무리 날고 긴들 PD의 빈자리를 채우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의 '상징적 존재' 다. 그는 여섯 멤버 위에 군림해 있는 악마이며, 불가능한 도전조차 가능하게 만드는 무모한 도전의 진정한 히어로다. MBC 예능의 역사를 말할 때 [무한도전] 을 빼 놓을 수 없다면, [무한도전] 을 이야기 할 때 김태호를 거론하지 않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정도다. 그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의 원조격인 [무한도전] 에서 다양한 포맷과 실험적 성향을 가감없이 펼쳐 보이며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예능 PD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김태호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작진과 시청자가 '소통'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소통을 통한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무한도전]을 단단한 반석 위에 올리기 위해 그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두려움 없이 시도했다. 소통과 변화라는 기본 명제 위에 김태호 PD의 창의성과 용맹무쌍함이 더해지면서 [무한도전]은 비로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민 예능' 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 더 기대가 되는 김태호 PD는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의 선구자적 위치에서 새로운 발견의 시기를 맞고 있다. 아직도 [무한도전] 을 사랑한다는, 힘들고 도망치고 싶어도 벌려 놓은 일이 많아 할 수 없다는 이 무식(?)하고도 용감한 PD는 여전히 대중이 전혀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대중을 만족시키며 [무한도전] 의 아니, 한국 예능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고 있다. 김태호. 그가 걸어가는 길이 곧 역사가 됐고, 그 길에서 그는 진정한 [무한도전]의 주인으로 군림했다.





그들의 [무한도전] 인 이유



[무한도전] 은 유재석의 [무한도전] 이다. 맞는 소리다. [무한도전] 은 김태호의 [무한도전] 이다. 이것도 맞는 소리다. 그런데 또 맞는 소리가 있다. [무한도전] 은 박명수의 [무한도전] 이고, 노홍철의 [무한도전] 이기도 하다. 정형돈과 정준하의 [무한도전] 이기도 하고, 스탭들의 [무한도전] 이기도 하다. 유재석과 김태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던 그들의 팀웍이 없었더라면 [무한도전] 은 존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유재석이 일군 땅에, 김태호가 씨앗을 뿌리고, 여섯 멤버들이 물을 뿌려 피어난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의 성공은 유재석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었고, 김태호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그들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지금 디초콜릿 측은 '유재석 하차설' 을 무기로 해서 [무한도전]의 제작권을 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무한도전] 이 [무모한 도전]이었을 때 [무한도전]의 주인은 유재석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무한도전] 은 유재석만이 주인인 프로그램이 아니다. 만약 디초콜릿이 외주 제작권을 가져가 버리면 [무한도전]은 유재석을 얻는 대신, 김태호를 잃게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외주 제작권을 주지 않는다면 [무한도전]은 김태호는 계속 진두지휘권을 유지할 수 있는 대신, 유재석을 잃게 될 수 있다. 이는 유재석에게나, 김태호에게나, 여섯 멤버에게나, 시청자들에게나, [무한도전] 에게나 엄청나고 대단한 비극이다.


디초콜릿이 유재석과 [무한도전]을 가지고 장난 치는 일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지금 디초콜릿이 벌이는 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모두가 죽어버리는 '이상한 게임' 이다. [무한도전] 은 지금이 가장 최선의 자리에 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무한도전] 을 흔드는 사람이 없기를, 고작 돈 벌이 수단으로 [무한도전] 이라는 이름 네 글자를 파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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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설이 불거졌다.


김태호 PD가 "말도 안 된다" 며 일축했고, 유재석 본인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만큼 하차가 현실화 되는 일은 없으리라 보지만 괘씸한건 유재석 소속사인 디초콜릿의 태도다.


"[무한도전] 제작을 외주로 돌려 주지 않으면 하차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 는 태도에는 시청자의 입장으로서 기분이 상한다. 이는 말 그대로 대중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만한 태도다.




최근 디초콜릿의 상황이 신통치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강호동, 유재석, 고현정 등 대어급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 상태가 단 한 번도 흑자로 돌아선 적이 없는데다가 이번 3분기에도 9억원의 적자 행진을 계속하면서 재정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11월 13일 열렸던 디초콜릿 경영권 분쟁 임시주총은 삼엄하다 못해 살벌한 분위기까지 보여 디초콜릿의 내부 사정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단박에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신동엽과 은경표 PD, 그것을 막으려는 사측이 대립하면서 200명의 보안직원들이 회사를 둘러 싸는 흉흉한 모습이 포착됐고 의결권을 제한 받은 신동엽과 은경표가 발원권을 잃으면서 그들을 둘러 싼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어마어마하게 터져나왔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갑자기 디초콜릿이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설을 언론에 뿌렸다. MBC도 예상하지 못했고, 김태호 PD도 생각지 않았으며, 심지어 당사자인 유재석조차 알지 못하는 사실을 왜 흘리는 것일까.


누구나 알다시피 유재석과 [무한도전]은 이미 '한 몸' 이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바로 [무한도전]과 유재석이다. 유재석이 있었기에 [무한도전]이 있을 수 있고 [무한도전]이 있었기에 또한 국민MC 유재석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빠지는 것은 [무한도전]과 유재석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 게임이다. 한 쪽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양 쪽 다 '죽는' 선택이라면 상식상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유재석을 하차시킬 마음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초콜릿이 유재석의 [무한도전] 하차설을 언론에 흘린 것은 [무한도전]을 외주로 돌려 이익을 더 챙기겠다는 '장삿속' 때문이라는 것이 명백해 진다. 시청률 20%의 [무한도전] 제작권만 따 낼 수 있어도 디초콜릿의 경영 상태는 훨씬 좋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디와이 합병과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마당에 [무한도전]의 제작권까지 확실히 보장 받아 놓음으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도 유재석의 출연권을 갖고 MBC와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디초콜릿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한도전]의 시청자를 볼모로 MBC를 협박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오만불손하고 거만한 태도다. 아무리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지라도 그 동안 [무한도전]을 사랑해 온 고정팬들이 있는데 소속사 마음대로 하차니 뭐니 하며 간을 보는 것은 무책임하다.





[무한도전]은 디초콜릿이 이러쿵 저러쿵 하며 건드릴만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무한도전]은 MBC 예능 라인업의 상징적 존재이며, 제작자의 위치에 서 있는 김태호 PD의 영향력이 강력하게 존재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태호 PD가 자칫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포맷에도 마음껏 도전 할 수 있는 이유는 [무한도전]이 MBC 자체제작 프로그램으로서 사측의 지원을 받는 간판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만약 [무한도전]에 외주가 끼어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외주의 '입김' 이 강하게 작용하게 되고 사측에 있는 김태호 PD는 자신의 영향력을 일정부분 외주와 공유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지금껏 [무한도전]을 만들어 온 스탭들도 모두 외주로 교체된다. 이러한 외주의 간섭은 지금껏 [무한도전] 의 역사를 창조해 온 김태호 PD와 스탭들에게 상당한 상처가 되는 일이며,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아껴온 시청자들의 바람과도 반대되는 일이 분명하다.


디초콜릿이 살아 남기 위해서 '돈 장사' 를 하는 것을 뭐라 할 순 없다.


그러나 이번 '유재석 하차설' 은 너무 비겁하고 치졸하다. 4년여간 [무한도전]에 아낌 없는 신뢰와 애정을 보내온 시청자들의 의견은 조금도 존중하지 않고 유재석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무기로 갑자기 [무한도전]의 주인 행세를 하려는 행태는 상업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예의가 아니다. 디초콜릿이 조금만 더 현명했더라도 이 정도로 저급스러운 언론 플레이는 하지 않았을터다.


디초콜릿이 기반을 두고 있는 '대중 문화 산업' 은 이름 그대로 대중의 문화다. 즉, 대중의 신뢰를 저버리는 순간 생명력도 끊어지게 되기 마련이다. 순간의 이익과 돈을 위해 협박과 강짜를 일삼고, '유재석 하차'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협상 테이블에서 칼자루를 쥐려는 심산은 그들 스스로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생명력을 단축시키는 결과 밖에는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디초콜릿이 취해야 할 행동은 [무한도전]에 대한 거북스러운 '주인 행세' 가 아니라 [무한도전]을 만들고 창조해 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 있는 접근과 진지한 합의다. 오만불손하고 거북스러운 자세는 당장 고쳐 앉고,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아내며 줄 수 있는 부분은 내어주는 상도덕을 발휘하는 것이 '국민 MC' 유재석을 데리고 있는 소속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대중이 유재석에게 지금까지 내어주었던 사랑과 신뢰는 이 따위 방법으로 쓰라고 내어준 것이 아닐테니까.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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