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의 수장 나영석 PD의 파격승진이 화제다.


내년 1월 1일부터 지금보다 한 직급 더 높은 2직급 차장으로 특별 승진한 것이다.


이는 보통 다른 PD들보다 많게는 4~5년, 적게는 2~3년 빠른 것으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 고속 승진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나영석 PD의 파격승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대적으로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역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모두 당대 가장 유명한 '스타 PD'로 큰 명성을 떨친 인물들이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는 뒷편에 물러서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는 출연진들만큼이나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고 유명세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고,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특종 거리가 될 만큼 웬만한 톱스타 못지 않은 영향력과 대중 소구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의 본류를 만들어 냈다면, 나영석 PD는 [1박 2일]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떤 식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들의 창작력과 기획력, 강력한 카리스마와 넘치는 재능은 한국 예능이 한 걸음 진일보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지난 5년여간 예능계의 양대산맥으로 자리한 유-강 체제 확립의 밑거름이 됐다.


[무한도전]의 박명수는 김태호 PD를 일컬어 "우리가 하는 행동과 이야기를 잘 포장해 리얼 버라이어티를 훨씬 더 재밌게 만드는 감각 있는 PD" 라며 한껏 추켜세웠고, [1박 2일]의 강호동은 나영석 PD에 대해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굉장한 추진력과 리더쉽을 갖춘, 동시대 보기 드문 천재 PD" 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연기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재능은 비범한 데가 있다.


이처럼 21세기 대한민국 예능사(史)에서 김태호 PD와 나영석 PD가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들은 당대의 국민 MC 유재석과 강호동을 완성시킨 능력있는 연출자인 동시에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든지 보고 즐기는 국민 예능의 기획자다.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서 30억을 베팅하며 김태호와 나영석을 데리고 오려고 기를 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김태호와 나영석의 위상을 따라잡을 예능 PD는 해당 방송사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재밌다. KBS는 나영석 PD를 이례적으로 특별 승진 시킬 정도로 각별히 챙기고 있는 반면, MBC의 김태호 PD는 애물단지로 구박받고 있다. KBS는 [1박 2일]에 상당한 제작비를 투입하는 등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는데, MBC는 [무한도전]의 제작비 절감을 시도하는 등 허리띠를 계속 졸라 맬 것을 강요하고 있다.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인 [1박 2일]과 [무한도전]의 대표 PD들이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전혀 다른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이번 연말 연예대상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KBS는 이른바 '대상파동'이라 불렸던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1박 2일]에게 전체 대상을 돌렸을 뿐 아니라 이수근, 은지원, 엄태웅 등에게는 개인상까지 시상했다. 가능한 한 줄 수 있는 상은 모두 챙겨주려 노력한 티가 역력히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특히 KBS 예능국장은 친히 "대상은 전 출연진 뿐 아니라 나영석 PD에게도 주는 상"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허나 MBC는 달랐다. [무한도전] 전 출연진 중 유재석만이 본상인 최우수상을 받았을 뿐, 나머지는 빈 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네티즌의 실시간 투표로 이루어진 박명수-정준하의 베스트 커플상이 그나마 [무한도전] 멤버에게 돌아간 유일한 상이었다. 심지어 작년까지 유지됐던 "시청자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도 이번엔 사라졌다. 우정상, 특별상까지 만들며 상을 남발한 MBC지만 정작 [무한도전]은 홀대한 것이다. 김태호 PD로선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우선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각 방송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의 문제가 가장 크다. [1박 2일]이 속해있는 [해피선데이]의 1년 광고 수익으로 KBS 예능국 전체의 제작비가 충당 될 정도다. 연간 400억이 넘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해피선데이]에서 [1박 2일]의 존재는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일요일 아침 재방송 마저도 10% 이상의 시청률이 나올 정도로 광고 수익면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과시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 5년간 KBS 예능 프로그램들은 거의 죽을 쑤다시피 했다. 특히 주중 예능은 [해피투게더]를 제외하곤 언제나 한 자릿수 시청률이었고, 주말 역시 [개콘] 빼고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S 예능국으로선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1박 2일]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효자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1박 2일]처럼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으면서도 광고 수익마저 어마어마한 코너는 지난 10년간 전례를 찾기 힘든 케이스다.


이에 비해 MBC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히트하면서 상대적으로 [무한도전]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월요일 [놀러와], 수요일 [황금어장], 토요일 [우결][세바퀴], 일요일 [나가수]까지 '예능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의 예능이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는데 굳이 [무한도전]만 특별 취급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무한도전]이 MBC 간판인건 확실하지만 시청률이나 광고 수익 측면에서 다른 프로그램들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게 MBC 내부의 공통된 속내다.


허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아무리 그래도 MBC 예능의 상징은 [무한도전]이다. 김태호 PD를 이렇게까지 홀대할 이유는 없다. MBC가 김태호 PD와 [무한도전]을 홀대하는 이유는 올해 잇따라 발생한 방통위의 경고 조치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의 '반 정부적' 패러디와 사회현상 비틀기가 MBC 윗선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여기에 방통위의 경고가 지속되면서 [무한도전]이 '말 많고 탈 많은'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방통위의 노골적인 견제가 표면으로 드러남으로써 김태호 PD는 제작과 기획에 있어 큰 곤욕을 치뤄야 했다. 게다가 강성 노조인 그는 MBC 윗선과도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2008년, 2010년 MBC 총 파업의 선봉에 서서 활동한 김태호의 전력이 MBC 고위층의 심기를 건들인 셈이다.


실제로 2010년 MBC는 총 파업에 참여했던 일선 앵커와 PD들을 경질하고 지방발령 내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태호 PD 경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친 전례가 있다. 일각에선 [무한도전]과 김태호 PD를 쌍끌이 묶어 '좌편향 PD가 만드는 위험한 프로그램' 이라며 PD 퇴출과 프로그램 폐지를 건의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MBC의 보복인사는 다행히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굳건한 충성도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으나 곧 제작비 절감, 방통위의 무차별적 경고조치 등 다른 차원의 보복으로 이어졌다. [무한도전]은 올해만 방통위 징계를 3번, 지금까지 총 10번이나 받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방통위 뿐 아니라 MBC 내부에선 여전히 김태호를 '위험인물' '튀는인물' 로 경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나영석 PD와 KBS 사측의 관계는 그리 불편한 편이 아니다. 물론 나영석 PD 역시 KBS 내부에서는 강성 노조, 진보 측 인사로 불리며 작년 10월 총파업을 진두지휘한 전력이 있다. 다만, 이 당시 KBS 새노조와 사측은 전격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해 양 측간의 상처나 감정의 골이 MBC보다 크게 남지는 않았다. 게다가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1박 2일]에 패러디나 사회 풍자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위와 같은 차이로 인해 나영석 PD와 김태호 PD는 서로 다른 대우를 받으며,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며, 대우도 다른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유쾌하고 즐거운 예능을 만드는 일 뿐이다. 나영석 PD는 내년 2월 종영을 앞두고 있는 [1박 2일]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고, 김태호 PD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무한도전]의 '영원한 도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나영석 PD 뿐 아니라 김태호 PD, 또 이 세상의 모든 PD들이 제 능력, 제 실력에 걸맞는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은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송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는 명품 예능이 탄생할 수 있다. '파격승진' 나영석 PD와 '애물단지' 김태호 PD가 보여 준 웃지 못할 극과 극의 상황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기를, 한국 예능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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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풍냥이 2011.12.31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통위 너무 심하더라니

  2. 수미토깽이 2011.12.31 16: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호피디가 제대로 인정받는 그때가 기다려지네요. mbc 젠장..

  3. 에이방통위쓰래기 2011.12.31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이방통위쓰래기같은놈들 우리나라 it를 3위에서 19위로 내려 놓고는 과연 존재가치는 있나?
    이런 쓰래기같은 자식들 방통위 개X기

  4. as 2011.12.31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고가요 쥔장님~^^



    미성년자는 클릭하지마세요~
    http://blog.naver.com/leeboongsun/150127476838

  5. ㅇㅇㅇ 2011.12.31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호pd당신을 응원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던지 진정성 있는 방송을하는 pd님과 도니등 무관의 멤버들또한 최고의 상을 시청자들은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웃으며 방송을 만들수 있는 그날까지화이팅

  6. 방통위 이xx 2012.01.01 0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통위 너무 대놓고 무한도전만 걸고 넘어지더만~ 이놈의 나라는 힘있는놈은 모든지 장악해 버려서 문제여, 지금이 무슨 독재시대도 아니고 모두 평등하게 대해라!!!!
    (김태호pd 존경합니다!!계속 파이팅!!)

  7. 대한민국 2012.01.01 0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MBC 무모한 도전부터 지금의 무한도전 골수팬.
    KBS 1박 2일은 단 한번도 본 적 없다.
    왜지? 왜 그렇게 됐을까? 모르겠다. 그냥 그랬다.
    김태호 PD 힘내요~ 아자아자!

  8. 수구꼴통 2012.03.28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구꼴통 김재철한테 뭘 바라겠습니까?
    MBC, KBS, YTN 의 파업이 반드시 성공해서 저런 꼴통 낙하산 비데사장을 잘라야합니다.
    그리고 언론통제에 온몸을 바친 방통위도 수질개선 해야하구요!



개그맨 김인석이 친정 [개그콘서트]에 복귀했다.


2004년 '도레미 트리오'로 이 후, 무려 7년여만의 스탠딩 코미디 무대 컴백인 셈이다.


김인석은 "오랜만의 컴백이라 설렌다.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김인석의 [개콘] 무대 복귀는 다소 뒷맛이 씁쓸하다. '도레미 트리오'에서 같이 공연했던 절친 정형돈과 함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진출을 목표로 [개그콘서트]를 떠난 그였다.


그의 [개콘] 복귀는 사실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적응에 '실패'했다는 것을 그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함께 [개콘]을 뛰쳐나갔던 정형돈과는 너무나 다른 양상이다. 왜 정형돈과 김인석의 운명은 이렇게 엇갈려 버린 것일까. 그들의 엇갈린 운명의 중심에는 개그계 대부 '이경규'가 자리하고 있었다.


정형돈과 김인석은 묘하게도 공통점이 많은 개그맨이다. 이들은 [개그콘서트] '도레미 트리오'로 비슷한 시기에 스타덤에 올랐고, 간판 코너 '봉숭아 학당'에서도 갤러리 정과 알플레도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또한 2005년을 전후해 스탠딩 코미디계를 떠나 버라이어티계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 역시 비슷하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2월 7일생'으로 생일마저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정형돈과 김인석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정형돈과 김인석의 '버라이어티 진출'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형돈이 승승장구 했다면, 김인석은 갈팡질팡 하면서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스탠딩 코미디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던 균형축이 버라이어티 쪽으로 옮겨 가면서 정형돈의 '완승'으로 끝나 버린 것이다. 이 엇갈린 운명에는 이경규의 '보이지 않는 손'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개콘] 에서 활약하던 정형돈이 [무한도전][상상원정대] 등을 통해 본격적인 버라이어티 진출을 꿈 꿨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형돈의 '실패' 를 예상했다. 정형돈보다 훨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박준형이나 정종철이 이미 쓴맛을 볼만큼 본데다가 [개콘] 류의 스탠딩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개그맨은 버라이어티 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치 '불문율' 처럼 받아들여지던 때가 바로 그 때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상이 적중하기라도 하듯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 정형돈은 [만원의 행복]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 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당시 정형돈이 등장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시청률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형돈은 전격적으로 합류한 [일밤] 코너 '상상원정대' 에서 두 명의 사람을 만나게 되며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정형돈의 버라이어티 데뷔시절부터 함께 했던 이 두 명의 사람은 정형돈을 '출발' 시키고, 정형돈을 '완성' 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며 정형돈의 영원한 인연이 됐다. 그 사람들이 바로 '이경규'와 '김태호 PD'다.


정형돈이 MBC에서 이경규를 만난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희대의 행운인 것만은 확실했다. 그는 강호동에 이어 대부 이경규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으며 버라이어티에 안착할 수 있는 '뒷배' 를 마련했다. 당시 MBC 내부에서 웬만한 예능국장 못지 않은 캐스팅 파워를 행사하고 있던 이경규는 정형돈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시켰다.


이로써 이경규와 정형돈은 [상상원정대] 뿐 아니라 [웃는 Day][그랑프리 쇼, 여러분][몰래카메라] 등의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며 인연을 이어가며 자타공인 세상이 다 아는 '규라인'의 직계 혈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연말 시상식 때마다 정형돈이 "저를 발탁하고 키워주신 이경규 선배님" 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탠딩 코미디가 주특기였던 정형돈에게 이경규가 주로 가르친 것은 버라이어티 프로에 필요한 '예능감' 이었다. [상상원정대] 당시 무리한 애드립으로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기 일쑤였던 정형돈을 이경규는 언제나 호되게 나무랐다. 잘할 때는 칭찬도 하고, 못할 때는 무안할 정도로 혼내면서 정형돈의 모난 부분을 어느 정도 정리해 준 것이다. 이경규의 이러한 MC 수업은 훗날 정형돈이 차세대 MC군으로 편입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왜 이경규는 이렇게까지 정형돈을 물심양면 밀어줬던 것일까. 우선 이경규의 말을 빌리자면 "싹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강호동과 비슷한 이미지면서도 색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던 정형돈의 가능성을 이경규가 제대로 캐치해 낸 것이다. 여기에 같은 경상도 출신이라는 지역적 유대관계도 큰 몫을 차지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이경규가 뒤를 밀어줬던 강호동, 김제동, 정형돈 등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재밌는 것은 정형돈이 [상상원정대]를 통해 이경규와 함께 '김태호 PD' 와도 인연을 맺었다는 것이다. 정형돈에게 김태호 PD와의 만남은 이경규만큼 파격적인 행운이었다. 정형돈과 김태호 PD는 [상상원정대] 에서 '의기투합' 한 뒤 끊임없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서로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후, 김태호 PD가 [무리한 도전] 의 담당 PD로 합류하게 되면서 정형돈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됐고 [무한도전] 으로 이어지는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경규의 착실한 안내를 받은 정형돈과 달리 김인석은 버라이어티 진출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깔끔한 마스크에 단정한 이미지, 재치있는 언변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그였지만 버라이어티 쇼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애드립과 돌발 상황을 중시하는 버라이어티 업계에서 김인석이 보여줄 수 있는 재능에는 한계가 있었던데다 결정적으로 그에게는 이경규와 같은 '멘토'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이었을까. 김인석은 여러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이나 게스트로 등장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채 방황하게 된다. 버라이어티 프로에서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나 개성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데 결정적으로 김인석에게는 뚜렷한 색깔이 보이지 않았다. 단정하고 부드러운 진행을 하는 것으로 따지자면 박수홍이 으뜸이었고, 약골 쪽으로 이미지를 잡기엔 이윤석이 산처럼 버티고 있었다. 그가 파고들만한 여지가 그리 많지 않았단 이야기다.


만약 김인석에게 이경규와 같은 능력 있는 멘토가 있었더라면 그의 인생은 180도 뒤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색깔은 뚜렷하지 못해도 김인석의 마스크나 언변 정도면 충분히 차세대 MC군으로 편입될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앞에서 이끌어 주는 멘토의 부재는 김인석의 부진을 가속화 시켰고, 버라이어티 안착을 실패하게 만들었다. 정형돈이 [상상원정대][무한도전]을 통해 넘어지고 깨지면서 MC로 성장하고 있을 때, 김인석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을 걷고 있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2008년 그는 군입대까지 하게 된다. 제대로 된 기반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TV 브라운관을 일시적으로 떠나게 되면서 김인석의 존재는 아예 잊혀진 개그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가 TV를 떠나 있던 2년은 '어색한 뚱보'였던 정형돈은 '미존개오'로 성장했다. 앞서 달려나가는 정형돈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김인석에게 군복무 기간 2년은 방송인으로선 너무나 아쉬운 시간이었다.


결국 2010년 6월 제대 이 후, 김인석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금 [개콘] 무대에 복귀했다. 스탠딩 코미디 업계 쪽에서 보자면 큰 형님격인 그는 "두렵고 설렌다" 는 말로 지금의 심정을 대신했다. 자신과 함께 스탠딩 코미디계를 떠났던 정형돈, 강호동이란 멘토를 뒀던 이수근-유세윤, 송은이-유재석-신동엽의 푸쉬를 차례로 받았던 신봉선 등의 성공적인 버라이어티 안착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출발선에서 같이 시작한 '절친' 정형돈과 김인석. 그러나 '이경규'라는 멘토의 유무는 그들의 운명을 갈라 놓았고, 그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다르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필두로 MBC가 가장 사랑하는 MC로 성장해 있는 반면, 김인석은 [해피타임]과 같은 아침 프로그램 등에 간간히 패널로 등장하는 등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놓여있다.


과연 김인석은 [개콘] 복귀를 기점으로 자신의 연예 생활에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까. 그가 하루빨리 지겨운 시행착오의 과정을 모두 끝마치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코미디언으로 재탄생 하기를, 그래서 '절친' 정형돈에게 부끄럽지 않은 차세대 MC로 성장할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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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ksj101k.tistory.com BlogIcon 아타락시 2011.04.25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분다 너무 좋아요 ;ㅁ;//
    글 잘읽고 갑니다.

  2. 버린게 아니라 자립! 2011.04.25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신이 젊어서 비호감 외모과 심한 사투리로 꽤나 수난을 많이 당해서인지
    갱규옹이 동향에 좀 더 애착을 가지긴 하나본데
    규라인에 영남출신 연예인만 있는건 아니니 모두들 오해는 마시길~~
    강라인은 물론이고 유라인과 호빵맨도 계보(!)를 따지면 규라인의 분파!

  3. 소워니야 2011.04.25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인석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개콘 류의 프로에 관심이 없어요ㅠ) 이 글대로라면 너무 불쌍하네요,,,,, 작은 기업에 입사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지요. 멘토의 부재...혼자 성장할 수 있는 인간은 별로 없어서 멘토의 부재가 주는 상실감은 적응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점점 커지더라구요,,,, 겪어본 사람만이 알죠. 김인석씨 응원해야겠어요!

  4. yeumima 2011.04.25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억나요 외모도 목소리도 깔끔하면서 유머도 함께하는 그런 꽤 호감가는 이미지인데...오~정형돈이랑 절친이었어? 앞으로 형돈이는 벼처럼만 익어간다면 인기는 계속 될 것이고..서로 발전을 돕는 친구로 오래갔으면 싶네~

  5. 석나라 2011.04.25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형돈군이 이미 무한도전(무모한 도전부터)에 콱 자리 잡고 있을 때 나중에 온 김태호 피디이기 때문에 김태호 피디 부분은 좀 약해 보이고요,.. 이전에 이경규옹이 정형돈군을 자기가 가려쳤다고 여기 저기서 얘기하는 걸 보긴 했습니다만,. 그리고 무한도전에 집어넣은 것도 이경규옹이라고요... 아무튼 이경규옹이 뭐라고 주장하든 정형돈군의 최대 행운은 유반장이 계속 데리고 있어준 것이겠지요. 게다가 이윤석교수의 꼴보기 싫은 모습을 같이 생각해보면 말이지요..

  6. 별로 공강안되요. 2011.04.25 1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형돈과 김인석은 이미 신인때 개콘 나올때부터....그 둘의 능력차이는 컸다고 보는데요
    다방면에 능한 정형돈에 비해 김인석은 그다지 개그에...재능이 출중한 개그맨은 아니라고 생각되요....
    멘토가 있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이미 신인때부터..차이가 났기때문에
    지금과 같은.....두사람의 위상차이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7. Favicon of http://zz BlogIcon zz 2011.04.26 0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형돈이 무한도전에서 살아남은건 아이디어가 유재석보다 뛰어납니다 순간순간 재치도 유재석이 따라할정도임 유재석때문에 살아남앗다는건 이해하기힘듬

    • 이상한 논리 2011.06.13 0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형돈이 유재석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유재석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는게
      무슨 논리인지

  8. 알구 좀써요 2011.04.26 0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형돈은 이미 kbs2에서 유재석 토요일 5시엔가 제목이 생각 않나는데 무모한 도전 시초을 하구 있써죠.krs2에서 시청률때문에 폐지한것을 유재석이 mbc로 옴겨 무모한 도전을 하게되구요.그때 정형돈도 델꾸왔죠.첨 예국가 시청률나오다 한 6계월후 시청률 올라구 아하 게임때 20%까지 올라죠 아하 게임 지나구 김태호 pd가 왔죠

    • 말도 안됨 2011.06.13 0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맞는 말이 단 하나도 없네 신기하게
      어디서 그렇게 틀린 소리만 골라 줏어들으셨는지.

      참고로 무모한 도전 시초격은 유재석이 했음
      정형돈 데뷔 하기 한참 전에

      그리고 김태호PD는 무리한 도전 1회 때 투입이 되었음
      무모한도전은 <토요일>의 코너였는데
      <토요일>이 폐지크리 먹고
      <강력추천 토요일>이 새로 생겼는데
      무모한도전은 코너 유지하자고
      다른 프로그램에 같은 코너를 넣을 순 없으니까
      이름을 무리한도전으로 고친거임.
      그 무리한도전 1회가 그네타고 신발 멀리 차기인데
      그 때 김태호PD가 무도 처음 연출했음

      그리고 무리한도전이 6회만에 기존 컨셉 버리고
      머리 훈련한다고 암산하고 퀴즈 맞추다가
      퀴즈포맷이 자리를 잡아서 퀴즈의달인으로 이름을
      다시 고쳤음. 그 때 아하게임을 한거임.
      그러니까 아하게임 자체가 김태호PD 영입 이후에
      나온거임.

      그리고 아하 할 때 시청률 10% 못 나왔음.
      강력추천토요일이 좀 부진했었고,
      잘 나와봐야 10% 내외로 나왔었음.
      독립 이후에도 계속 한자리~10%대 초반 나오다가

      무한도전이 자리를 잡은 후에
      2007년 중반기 때 예상외로 드라마특집으로
      20%대 처음으로 올라섰음
      그러니까 김태호PD가 들어온지 1년 반이 지나서야
      시청률 20% 넘은거임
      아하게임으로 20% 넘은 것도 아니고

      다시 정리해주자면
      아하 게임 지나고 김태호PD가 온게 아니라
      아하 게임 하기 전에 김태호PD가 온거임.

      그리고 시청률은 독립 후 3~4개월까지도 그닥
      안 높았음. 2006년 말 되서 어느정도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2007년 중반 때 20%대로 오른거임.

      아하게임은 2005년 말쯤에 시작해서 2006년
      초까지 한 것이고.

    • 이글 뭔지 알겠다 2011.07.09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넌 이씨발럼아 좆도 모르면 아가리 닥치고 있어

  9. 이누야샤 2011.04.26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리한도전이 아니구..무모한도전이었어요...수정요망함 ㅎㅎㅎ
    글 잘읽고 갑니다.

  10. 123 2011.06.01 1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이경규의 행보는 아주 파격적이였어요 왜냐면 당시만 하더라도 개그맨이 타 방송국에 나오는 건 드문 경우였기에....근데 이경규가 꾸준히 정형돈 집어 넣어주고 상상원정대까지 ㅋㅋ 그리고 정점인 무한도전까지 이어졌고 어찌되건 이경규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봄

  11. 공감안됨 2011.08.01 1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의도로 쓴 글일까?

  12. 더 슬픈건... 2011.09.20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레미 트리오에는 정형돈, 김인석 그리고 이재훈이 있었다는거다.

    '이재훈'

    아직 은퇴안했다. 단지 김인석보다 더 처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