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과 이상윤이 주연을 맡은 <공항 가는 길>(이하 <공항>)은 회를 거듭할수록 불륜에 눈이 가기 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공감가게 만든다. 경쟁작들이 웃음 코드와 발랄함으로 무장하여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와중에 <공항>은 홀로 가을 느낌의 쓸쓸한 로맨스다. 시청률은 <쇼핑왕 루이>에 밀려 3위로 떨어졌지만, 이 작품은 매니아층의 감성을 자극한다.

 

 

 

 


방영 전부터 불륜미화 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던 작품이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된 후 시청자들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 이유는 <공항>이 보여주고 있는 스토리라인에서 불륜은 현실이 몰고 온 당연한 순리처럼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공항>은 여러 가지 장치를 해 놓았다.

 

 

 

 


더 이상 ‘불륜’은 막장드라마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방적인 불륜에 의해 상처받고 복수를 다짐하는 식의 드라마에서 전진하여 왜 남편 혹은 아내가 있으면서도 상대방에 끌리는가에 대한 감정 묘사를 중점적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불륜은 또 다른 로맨스물로 변모해가고 있다. 문제는 상황을 얼마나 공감가게 묘사하냐는 지점인데, 이 지점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있는 것이다.

 

 

 

 


실망스러운 남편...이미 틈이 벌어진 결혼의 굴레

 

 

 

 

 

 

 

<아내의 자격>으로 불륜을 그린 정성주 작가는 교육문제등을 결부시켜 엄마가 짊어져야 하는 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불륜에 공감이 가게 만든 것이다. 이 작품 속의 특징은 남편의 캐릭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전형적으로 가부장적이고 속물적인 남편의 캐릭터는 아내의 희생을 당연시 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는 모습으로 현실적인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공항>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불륜 미화 논쟁이 있었던 <아내의 자격>에서 불륜 논란이 사라진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이 남편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 아내로서 엄마로서 쓸쓸하고 외로운 처지를 만드는데는 이 남편의 캐릭터가 주효했다.

 

 

 

 


그 후, 더욱 파격적인 작품으로 돌아온 정성주 작가는 <밀회>에서 사회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내세워 불륜 논란을 잠재웠다.그리고 여기서 다시 한 번 속물적인 남편 캐릭터를 내세워 여주인공의 처지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아내에게는 떼를 쓰고 철없이 구는 남편의 캐릭터를 통해 아내의 처지가 더욱 불합리해지도록 만든 것이다. 

 

 

 

 


<공항>역시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젠틀하고 능력있는 남편 박진석(신성록 분)은 한없이 이기적인 남자다. 아내와 아이를 무시하고 그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는 것은 물론, 다른 여성에까지 눈을 돌리며 분노 유발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 속에서 아내의 불륜에 대한 당위성이 생겨난다.

 

 

 

 


 남편이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시청자들은 아내의 외로움을 깊이 이해한다. 남자 주인공인 서도우(이상윤 분)역시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비밀이 많은 아내 때문에 괴롭다. 이 두 주인공들의 결혼 생활은 불륜을 제외하고라도 이미 정상적이지 않다. 

 

 

 

 


노희경 작가의 <바보같은 사랑>은 당시 <허준>의 선풍적인 인기에 밀려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누구보다 이 불륜을 공감가게 그렸다. 남편에게 매맞는 여자와 아내에게 구박당하는 남자가 서로에게 빠져드는 과정은 비루하지만, 현실적이고 처연한 민낯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 로맨스가 설득력있는 것은 바로 이미 파괴된 가정의 단면을 배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항>역시 그런 설정을 놓치지 않는다. 불륜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는 허무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 둘의 불륜에는 공감이 갈 수밖에 없다.

 

 

 

 


소년같은 열정과 로맨스를 다시 한 번 경험하게 하는 남자와의 판타지 

 

 

 

 

 

 

이런 불륜을 다룬 드라마 속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있는 가정을 외면할만큼 남자 주인공이 매력 있을 때, 더욱 설득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런 드라마 속에서 남성 캐릭터들은 현재 살고 있는 남편과는 정반대 캐릭터로 그려진다.

 

 

 

 


특히 강조되는 부분은 ‘순수함’이다. 세상에 찌든 남편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감정에 충실하고 소년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아내의 자격>의 김태오(이성재 분)는 돈은 부족했지만 순수했던 시절의 연애를 갈망하는 인물이다. 성공했으면서도 여전히 애정과 사랑으로 자신의 삶이 점철되기를 바라고 속물적으로 변해가는 아내와 견해차가 생긴다. <밀회>에서는 아예 20대의 젊은 청년이 상대역이다. 순수함과 재능, 열정이 빛나는 그의 매력에 여주인공이 빠져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강렬하다.

 

 

 

 


1996년 파격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던 <애인>의 운오(유동근 분) 역시 로맨틱하고 감성적인 남자로 여심을 흔들었다. 이 드라마의 결말은 서로의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다소 보수적인 결말이지만 당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이정도도 굉장한 파격이라고 볼 수 있다.

 

 

 

 


 

 

<공항>의 서도우 역시 현실에 없을 것 같은 배려심과 다정함을 가지고 있다. ‘머리를 넘기는 것부터 셔츠 소매 접는 모습 것 까지 자연스러운 모습에 시선이 가는 멋진 남자’라는 캐릭터 소개만 봐도 이 캐릭터가 여심을 잡기 위해 탄생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적인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 남편과 정 반대 스타일의 남성을 내세운 것은 그들의 로맨스에 설득력을 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속 인물에게 섣불리 돌을 던질 수 없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답답한 삶 속에서 한줄기 빛 같은 로맨스에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아무리 설득력이 있다 하더라도 불륜은 정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다른 한 쪽을 정리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고 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이 있는 이들의 ‘위험한 사랑’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은, 우리 역시 그리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결합하여 만든 결혼이라는 속박 속에서, 그 누가 한 번쯤은 자유롭고 싶지 않을까. 그렇기에 여전히 불륜이지만 로맨스로 거듭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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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의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질투의 화신>이 12%대로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공항가는 길>과 <쇼핑왕 루이>도 9%, 8%대로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세 드라마들은 모두 멜로, 로맨틱 코미디로 로맨스를 표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의 사랑스러움과 남자 주인공의 매력이 합쳐져 설렘을 어떻게 유발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설렘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세드라마는 각각 다른 매력의 남자 주인공을 내세웠다. 취향따라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의 매력을 비교 분석해 봤다.

 

 

 

 



SBS <질투의 화신> 조정석-찌질한데 멋있네

 

 

 

 


조정석이 연기하는 이화신 캐릭터는 까칠하지만 잘해주는 남자 주인공의 전형성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일명 ‘찌질한’ 코드다.

 

 

 

 


 

처음부터 유방암에 걸렸으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우기거나 표나리(공효진 분)에게 끌리면서도 자존심을 세우느라 제대로 감정 표현을 못하는 모습은 웃음코드로 활용되었다. 남자 주인공이 코믹해지자 드라마의 분위기가 특별해졌다. 다소 아쉬운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도 눈에 띄지만 캐릭터를 제대로 살린 조정석은 이 드라마 자체에 생명력을 배가 시켰다.

 

 

 

 


이화신은 잘해보라며 친구인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표나리를 소개시켜준 뒤, 질투에 눈이 먼다. 그래서 하는 행동들이 꼭 유치원생을 떠올릴 만큼 유치하고 치졸하다. 그러나 질투에 어쩔 수 없이 눈이 멀어 하는 행동이라는 설득력을 불어 넣은 것은 캐릭터의 힘이었다. 그가 표나리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면서 표나리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상당한 재미를 담보한다. 조정석은 찌질하면서도 멋있는,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의 두 조건을 다 만족시키며 특유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공블리도 있지만 조정석의 캐릭터 분석이 더욱 빛이 나는 드라마인 것이다.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의 타이틀 롤답게 엄청난 질투를 통해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기준을 다시 한 번 높였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 답게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로맨틱 코미디에도 적합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또 다시 확인시킨 것이다.

 

 

 

 


KBS <공항가는 길> 이상윤- 이미지에 딱 맞는 다정함

 

 

 


불륜을 다뤘지만 상황 설정과 분위기를 적절하게 배치해 공감을 얻고 있는 <공항가는 길>은 로맨틱 코미디 사이의 멜로 드라마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남자 주인공인 이상윤은 딱 그의 이미지에 맞는 배역을 선택해 여심 공략에 나섰다. 엄친아 이미지가 강한 이상윤은 그동안 여러 배역을 거쳐 오면서도 여전히 다정다감하고 선한 이미지가 강하다.

 

 

 

 


<공항가는 길>은 이상윤의 그러한 이미지를 부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극대화 시키며 매력을 설득하는 작품이다. 이상윤이 연기하는 서도우는 다정하고 섬세하며 배려심이 넘친다. 여기에 지적이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매력은 덤이다. 결혼했지만 외로운 생활을 견뎌야 하는 최수아(김하늘 분)에게는 더 없이 끌릴 수밖에 없는 남자다. 자신의 품에 안겨 아픔을 토해내듯 눈물까지 흘리는 남자가 흔할 리 없다. 신기 편하도록 여성의 신발을 정리해 주는 섬세함까지 갖췄다. 실제로 이런 인물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바람둥이일 확률이 다분하다. 그러나 드라마 안에서의 서도우는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처럼 묘사된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불륜에 설득력을 더하는 것이 바로 서도우의 매력이다. 시청자들이 이 남자에게 빠져들수록,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겨난다.

 

 

 

 


멜로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김하늘과 함께 케미스트리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결혼한 세대나 30대 이상의 공감대를 흡수하며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MBC <쇼핑왕 루이> 서인국- 키우고 싶은 강아지남

 

 

 


MBC <쇼핑왕 루이>에 출연하는 서인국은 애지중지 자란 재벌 2세지만 기억 상실로 노숙생활을 하다 여주인공 고복실(남지현 분)에게 의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재벌 2세의 습성이 남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시종일관 사고를 치지만 여주인공 뒤를 따라다니며 여주인공이 자신을 버릴까봐 전전긍긍한다. 마치 주인을 따라다니는 강아지처럼 순수한 얼굴을 한 남자 주인공에게 시청자는 한마디를 던진다. “키우고 싶다.”

 

 

 

 


루이는 기존의 남자 주인공과는 달리, 여주인공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재벌 2세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탓도 있지만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란 탓에 거의 능력치가 없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쇼핑 뿐. 이마저도 돈을 아껴야 하는 가난한 여주인공에게는 독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루이는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매력을 발산한다. 단순히 배경이 재벌 2세라서가 아니라, 여주인공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사소한 말썽은 피워도 절대 배신하지 않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주인공은 여심을 훔치며 이 드라마의 매력을 더했다.

 

 

 

 


 


이토록 다른 남자 캐릭터들의 향연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떤 채널에 고정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시청률은 갈렸지만, 앞으로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기회를 어떤 드라마가 잡게 될지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는 승부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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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건이 무려 12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이 무얼 노리는지 여실히 보이는 장르의 로맨틱 코미디다. 신사의 품격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전작, [시크릿 가든]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켰던 현빈의 캐릭터가 장동건의 선택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음이 틀림없다. 현빈은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 역할로 CF수익과 더불어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고 지금 장동건의 위치를 생각해 봤을 때 현빈의 그런 성공은 그대로 답습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아직 장동건의 매력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같은 말투를 반복하게 하거나 가슴설레게 하는 장면을 집어넣고 있는 와중에도 시크릿가든에 비해서 여러모로 아쉬운 남자 주인공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단 2회만이 방영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더 중요한 문제지만 지금 장동건의 매력은 신사의 품격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요인으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가장 기대되었던 장동건!

 신사의 품격이 시작할 당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이 바로 이 장동건이었다. 그간 영화나 광고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의 이미지를 일면 고급스럽게 포장했던 장동건이기에 그 신비주의라는 껍질을 깨고 이미지 소모가 심한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여러모로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러나 장동건의 등장은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우리가 장동건에게 기대했던 그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간 잘생긴 얼굴과 영화의 흥행으로 주목받던 장동건이기에 기대치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기대치는 14%가 넘는 첫회 시청률로도 증명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여전히 잘생기고 멋있는 장동건이지만 우리가 기대한 장동건은 그곳에 없었다. 그간 조각같은 외모로 우리나라 남자배우의 대표미남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었던 그이기에 더 이상 반짝반짝하는 외모를 볼 수 없었다는 것도 아쉽지만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도가 예상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실망스러웠던 장동건!

신사의 품격 속에서 장동건은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 여전히 잘생겼지만 나이를 속일 수 없는 듯한 얼굴에서 느껴지는 세월과 무너진 턱선은 장동건에게 기대하던 그 완벽한 미모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예전과 같은 스타파워는 사라진지 오래다. 장동건에게는 1000만을 넘은 영화도 있었고 1000만에 가까운 영화도 있었다. 그러나 어느순간 장동건은 그 이름값이 무색하리만치 영화판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장동건은 신사의 품격의 출연결정을 영화 [마이 웨이]의 개봉 이후 한참을 망설였다. 그 전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은 것을 생각해 볼 때 장동건의 이런 결정은 영화의 흥행여부에 따라 드라마 출연을 타진하려는 일종의 저울질 같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다. 장동건이 어떤 행보를 보였건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뛰어났다면 대중들은 장동건에 대한 환호성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주연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장동건의 존재감은 아쉬었다. 영화가 망하자 드라마로 돌아왔다는 그 느낌을 전혀 씻어내지 못한 것이다. 더욱 문제는 [신사의 품격]이 장동건의 연기의 전환점이라거나 뛰어난 장동건의 연기를 보여줄만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국이래 이렇게 멋진남자가 있었던가?'하는 캐릭터 설명이 증명하듯, 오히려 장동건의 이미지에 상당한 빚을 진 채, 장동건 예전 명성을 찾기위한 드라마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시청률 상관없이 장동건이 빛나는 드라마가 아닌, 시청률이 꼭 나와야 하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장동건은 [신사의 품격]에서 존재감 뿐 아니라 연기력 또한 기대한 수준이하를 보여주었다. 그가 대사를 칠 때 그 중심으로 이목이 집중되게 하는 카리스마가 장동건이라는 톱스타의 이름값에 전혀 따라오지 못했다. 장동건이 극 전반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장동건의 얼굴조차 더이상 예전만큼 빛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 나이에 그 정도의 이미지와 외모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외모가 예전만 못하게 변하자 장동건이 매력적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물론 여전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연예인들을 압도했던 예전의 얼굴은 이제 사라졌다. 단지 장동건이라는 이름값만이 쓸쓸히 존재할 뿐이다.  

 

 그동안 장동건의 조각같은 외모는 그의 연기력을 가리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이제 조각같은 외모로만 승부를 볼 수 없는 것이 그에 현실이 되었다. 그 조각같은 외모가 없어진 시점에서 그는 오로지 연기력으로 승부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장동건의 연기는 그 그림자를 거둬내지 못했다.

 

기대를 뛰어넘지 못했다!

 물론 장동건의 연기가 형편없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뛰어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장동건이라는 브랜드와 외모에 가려진 연기력이 완벽히 대중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신들린 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이쯤되면 "외모 때문에 연기가 안 보인다"는 장동건의 불평은 오히려 배부른 소리처럼 들린다. 외려 외모 덕분에 연기적인 측면을 용서 받을 수 있었다 하는 것이 옳다. 잘생긴 얼굴로 지금껏 톱스타 자리를 유지했다는  '장동건 허명론'이 고개를 들만 하다.

 

 심지어 [신사의 품격]이 생각보다 엄청난 재미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악재 중 악재다. 시선을 사로잡았던 시크릿 가든의 설정이 무색하리만큼 신사의 품격 1,2회는 뻔한 클리셰를 답습하며 어느정도의 재미만을 만족시키는데 그치고야 말았다.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보이게 만들었던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아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이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초반부에 시청자들을 완벽히 집중시키고 '꼭 봐야할 드라마'라는 느낌을 주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의외로 닥터진이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를 보였다. 송승헌의 연기력에 의구심이 들지언정 스토리가 굉장한 흡입력을 발휘했다. 스토리만으로 송승헌에게 거는 기대 이상이었다. 상대적으로 더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장동건의 [신사의 품격]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 [시크릿 가든]보다 신선하지 않다. 장동건과 김하늘을 내세우면서 시청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지금 그들 앞에 놓인 문제는 의외로 예전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장동건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장동건이 다시 예전만큼 비상할 수 있을 것인가. 기대한 것 이상, 아니 기대한 그만큼이라도 뽑아내는 것이 제작진의 숙제다.  그 문제 하나에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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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청룡 시상식은 대종상과 그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남우, 여우 주연상이 다소 뻔한 양상으로 흘렀다. 뻔한 것 나름대로 이렇게 뻔한 적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신선했지만 그래도 약간은 심심한 음식을 먹은 것 같은 느낌은 지워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뻔한 시상식에서도 재밌는 장면이 있었다.


 시상식에서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듣는 것은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때때로 시류가 어수선 할 때 스타들이 나서서 한마디 말을 던지며 보고 있는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시상식에선 부당거래로 3관왕을 차지한 류승완 감독 대신 수상한 류감독의 아내, 강혜정 대표의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류감독은 출장 탓에 직접 수상하러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인이 강혜정 대표는 감독상을 수상하러 나와서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만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11월22일 이뤄진 FTA에 반대한다는 말을 끝으로 남기도 싶다. 앞으로 열심히 정직하게, 부당하지 않게 잘 만들겠다고 했다"라는 발언을 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 발언이 통쾌했던 이유는 날치기 식으로 통과된 FTA에 대한 한마디였기도 하지만 이 시상식이 바로 정권의 편에 서 있는 언론사가 조최하는 시상식이기 때문이었다. 

 


 FTA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나라 문을 꽁꽁 닫고 쇄국 정책을 피라는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독소 조항이 있고, 그런 FTA 때문에 나라 전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주로 미국 같은 강대국과 거래를 할 때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야 만다. 물론 FTA를 통해 얻는 이익도 있겠으나 그 이익 대신에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제약이나 농산물등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을 누가 반길 수 있을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부분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서 어떤 현실적인 대안도 나와있지 않는 상황을 두고 국민들을 위한 FTA라 호도하는 행태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멕시코같이 극단적인 예를 들어가며 당장 우리 나라가 어떻게 될 것 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성도 없지만, 그 조항 내용에 있어서 한국이 무조건적으로 불리하게 되어 있다면, 또한 한국도 그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인들의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게다.


 물론 거래는 필요하고 나라간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하는 정책이 아니라 어느 한쪽은 지고 어느 한쪽은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이라면 그 것이야 말로 부당거래다. 적어도 이번 미국과의 FTA는 그런 점이 보인다. 그런 점을 해결할만한 실질적인 타계책이 하루 속히 나와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FTA를 끝까지 옹호해 온 조선일보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류승완 감독의 부인은 당당히 "FTA에 반대한다고 전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이 시상식이 녹화방송이었다면 당장 편집되었을 장면이다. 생방송에서 당당하게 주최사가 옹호하는 집단을 비판 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 그것은 부당거래라는 영화 제목과 맞물려 잠깐이나마 시청자들에게 희열을 선사한 하나의 장면이 되었다. 


 사실 상을 받으러 나와서 그런 얘기를 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행복하고 기쁘다는 말만 해도 모자를 시간에 부당거래라는 영화 제목과도 어울리는 시류의 문제를 꺼낸 것은 신선한 기지였고 즐거운 유희였다. 물론 이런 말을 꺼낸다고 해서 당장 무언가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이런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만들어 내는 것일 게다.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뻔한 시상식 사이에서 이런 소소한 재미를 가진, 그러면서도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는 것 자체가 시상식을 빛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장소가 설사 자신의 발언과 반대대는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할지라도 소신있는 한마디를 던진 그가 참 멋있어 보인다. 그의 말처럼 부당한 거래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너도 나도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깨끗한 거래가 대한민국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아니 이 세상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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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은 최근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스타다.


솔직한 자기표현과 감정 표출로 대중의 큰 관심을 끄는 그는 일본에서의 대성공으로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일본에서의 승승장구와 달리 한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려 3연속 쪽박이라는 처참한 흥행성적이다.


장근석이 '욘사마' 배용준 이래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류스타로 떠오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릎팍 도사]에서 그 스스로 밝혔듯이 일본 팬층 사이에서 장근석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다. [미남이시네요]의 대성공 이래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확실히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장근석은 그야말로 '자타공인' 아시아 프린스로 우뚝 선 스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본 무대인 한국에서만큼은 그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김하늘과 함께 출연한 영화 [너는 펫]의 관객수는 그야말로 처참지경이다. 100만 문턱도 아슬아슬 할 정도로 흥행추이가 형편없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래 단 한번도 100만 관객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적 없는 김하늘조차 손 쓰기 힘들 정도로 무너져 버렸다.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게 됐다.


영화 [너는 펫] 뿐 아니라 그 전에 출연한 드라마 두 편 역시 '쪽박'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2009년 [미남이시네요]와 2010년 [매리는 외박중]이 그렇다. 물론 [미남이시네요] 같은 경우 일본에 수출되어 지금의 장근석을 만든 킬러 콘텐츠이니 의미가 있는 작품이긴 하나 한국에서의 시청률 성적은 엉망이었고, [매리는 외박중]은 말할 것도 없이 완전히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장근석으로선 [미남이시네요]-[매리는 외박중]-[너는 펫]으로 3연타석 '쪽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어쩌다 장근석이 이렇게까지 된걸까. 왜 일본에서는 먹히는데 한국에서는 먹히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작품 자체의 결함을 들 수 있다. [미남이시네요]는 다소 '만화'스러운 캐릭터와 스토리, 여기에 대놓고 10대를 겨냥한 듯한 연출기법과 작법이 애초부터 흥행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다. 20~40대가 주 시청자층인 우리나라의 TV 시청 환경상 이런 드라마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일본으로 건너가 말 그대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으니 장근석으로선 전화위복의 선택이 된 셈이다.


허나 그 뒤에 출연한 [매리는 외박중]과 영화 [너는 펫]은 뭐라 평가할 수 없을만큼 조악하고 조잡하다. 재미도 없을 뿐더러 구성도 엉망이고, 캐릭터 역시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영화 [너는 펫] 같은 경우 그 수준이 너무 유치하고 졸렬해서 제대로 봐주기 힘들 정도다. 작품 수준 자체가 함량 미달이니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당연하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근석의 '스타성' 역시 제고해 볼만한 문제다. 장근석이 [미남이시네요]로 일본에서 '빵' 뜨기 전까지 그의 스타성은 한국에서 그저 그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물론 드라마 [황진이][쾌도 홍길동][베토벤 바이러스]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성과 스타성은 확인된 바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발견이었지 장근석 자체의 대중 흡인력이 대단히 뛰어났다고 볼 순 없다.


그런데 [미남이시네요] 이후로 그가 일본에서 승승장구하면서부터 어느 순간 그는 한국 연예계에서 자연스럽게 톱스타로 대접받게 됐다. 문제는 그의 그러한 위치 변화를 일반 대중은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연예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장근석의 스타성과 일반 대중이 생각하는 장근석의 스타성에 커다란 간극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연예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장근석이 일반 대중에게 먹히는 스타성이란건 사실 별반 대단할 것이 없다. 장근석에 대한 채널 충성도가 그리 높지 않을 뿐더러, 고정 팬들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는 [미남이시네요] 이래 그가 원톱 혹은 투톱으로 나선 작품들이 모두 한국에서 '쪽박' 수준의 망신을 당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국 대중에게 장근석은 크게 영향력있거나 매력있는 배우로 각인되어 있지 못하다. 흥행력, 작품성 어느 쪽에서도 한국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긴 작품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건 '배우' 장근석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결점이다.


또한 장근석은 한국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스타가 아니다. 과거의 허세 논란도 허세 논란이지만 최근 생기발랄하고 솔직한 감정표현을 하는 모습들 역시 '가볍고 촐랑댄다'는 평가를 주로 받고 있다. 한국의 대중들은 대대로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 때때로 대중이 연예인들에게 정치인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한다든지, 사회적 책임을 들이민다든지 하는 건 그들 스스로 연예인을 공인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최근 장근석의 행보는 보수적인 한국 대중의 성향과 벗어나도 너무 벗어나 있다. 물론 솔직하고 생기발랄한 그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장근석의 그런 모습은 여전히 생소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김하늘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그가 시상무대에 올라가 윙크를 하고 약간의 장난을 쳤다하여 비난 여론이 솟구쳤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근석의 돌출행동을 이해 할만큼 한국 대중은 너그럽지가 못하다.


이렇듯 장근석은 작품 자체의 결함, 스타성의 부재, 대중의 기대에 걸맞지 않은 이미지 관리로 인해 한국에서만큼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번번히 주저앉고 있다. 지금은 일본에서 워낙 인기가 있기 때문에 한 두번 실패한다고 해서 갑자기 그의 위치가 급전직하하지는 않을테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계속 쪽박을 차는 건 상당한 불안요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차피 그에게 이미지를 대중이 원하는 쪽으로 쇄신하라고 말하는 건 택도 없는 소리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서 말한 두가지 문제점이라도 확실히 고쳐 한국 대중에게 '배우'로 철저히 각인되어야 한다. 뛰어난 작품 속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쳐 보이는 것을 통해 가장 큰 문제점인 흥행력을 제고하면서, 스타성 역시 확고한 수준으로 확립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가 아무리 대단한 '아시아 프린스'라고 하나 결국 본무대는 대한민국이다. 여기서 잘하지 못하면 밖에서도 인정받지 못할 거라는 걸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장근석이 하루 빨리 3연속 쪽박 행진의 망령에서 벗어나 '아시아 프린스' 라는 별명에 걸맞게 흥행력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배우이자 스타로 인정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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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는 장근석이 참 얄미워 보였다.


의식 있는 척, 사차원인 척, 뭔가 특별한 척. 모든 상황에서 자신이 주인공인 것 처럼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철없는 사춘기 소년의 그것에 다름 아닌 것 처럼 보였다.


지금도 장근석은 그렇게 얘기한다.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고.


그의 말에 100% 동의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알 것도 같다. 그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장근석이 일본의 프린스라는 말을 들을 때만해도 솔직히 큰 감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그는 인기 스타이긴 하지만 아주 뛰어나거나 대단한  흥행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스타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그의 매출이 배용준이 기록한 것을 뛰어 넘겠다는 기사를 봤을 때야 비로소 장근석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사실 장근석의 성격은 수많은 사람에게 고루 호감을 줄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자신감을 넘어 잘난척 같은 허세와 뭔가 평범한 방식과는 동떨어진 행동은 사실 호감보다는 비호감적인 요건에 더 들어맞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라면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장근석은 너무나 거침없었고 자유분방했다. 조금쯤은 절제를 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장근석이 그런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간다고 해서 그에게 상처와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닐터다. 


 세상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겸손하고 어떤 사람은 거만하다. 어떤 사람은 감사하고 어떤 사람은 불평한다. 어떤 사람은 희망에 차 있고 어떤 사람은 불행에 차 있다. 장근석은 겸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행에 차 있지도 않다. 언제나 희망적인 그의 모습은, 적어도 그 자신은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긍정 에너지다. 장근석도 사람이다. 가끔씩 불안하기도 하고 자신감이 결여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근석은 그럴 때 위축되기 보다는 자신을 더 내보이면서 그런 상황들을 극복해 나왔다. 


 장근석은 최근 두가지의 분노를 터뜨렸다. 하나는 자신을 집착 비슷하게 따라다니는 사생팬들에게 표출한 분노였고 다른 하나는 너는 펫의 장근석 부분 불법 유통에 관한 것이었다. 이 두가지 모두 그가 얻는 인기를 대변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장근석에게 다가가고 싶어하는 팬들과 그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만들어낸 촌극이다. 유명해 지고 인기를 얻는 것이 무조건적인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사람들은 무의식중에 돈만 많으면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 판단해 버리고는 한다. 인기를 얻기 때문에 생기는 허망함과 상실감, 그리고 때때로 입는 아픔과 피해는 그가 버는 천문학적인 수입에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로 치부하고야 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집 밖을 함부로 돌아다닐 수 없고, 팬심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공들여 찍은 작품을 함부로 칼질하여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장근석은 아무 이유없이 행복하고 아무 생각없이 긍정적일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아무리 누려도 부족함을 찾는 것. 하지만 장근석은 그 부족함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의 분노와 허세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것은, 자기 자신이 없는 세상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고 싶어하는 일종의 자기 방어적 태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배용준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더욱 자기 자신을 감추고 신비스러운 컨셉을 유지했다. 물론 일종의 전략적 컨셉이겠지만 자기 자신을 드러내면 드러낼 수록 대중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구설수에 오르며  엄청난 유명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상황에서 배용준은 자기를 드러내기 보다 오히려 숨는 쪽을 택하며 그 인기를 감당했다. 하지만 장근석은 달랐다. 엄청난 인기를 얻는 와중에 오히려 더욱 방정맞게 자신을 들어내며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허세일 수도 있지만 그 허세는 오히려 그가 어린나이에 감당해야 할 그 모든 것들에서 그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색다른 바람을 토로했다. 바로 이승기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 자신이 남자들이 싫어하는 연예인이므로 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이승기에게 비결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예전에 써놓은 글조차 허세라고 인정하는 쿨함을 보였다.  장근석은 비록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지만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가를 왜곡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이승기 못지 않은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자신을 똑바로 바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이만큼 오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에게도 수많은 고민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자유롭지도 않고 때로는 살벌하기까지 한 연예계 바닥에서 포기한 것들을 애써 감추고 조증과 허세로 포장하겠다는 것을 그래서 무조건 욕할 수는 없겠다. 언젠가는 그도 알게 될 것이다. 조금쯤은 수그리고 조금쯤은 감추는 게 좋을 수도 있었겠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당장 마음가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뭐가 그리 나쁘겠는가. 사실 20대 중반의 그가 감당하기에는 그에게 지워진 짐과 책임이 너무 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짐을 감당치 못하고 스스로에게 움츠러 드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려 하는 그가 오히려 대견해 보인다. 


 그가 인터뷰에서 한 말 처럼, 남에게 피해 주는 일도 아니지 않은가. 그가 가진 것들에 초점을 맞춘 후 그가 가지지 못한 것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그의 그런 모습이 대중에게 꼴불견이라면 그것 또한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이고 대중의 의견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그런 것들을 상관하지 않겠다면 그것 또한 그의 선택이다.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살겠다는데 이러니 저러니 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그러나 한가지 생각해 봐도 좋은 것은 어쩌면 그가 누리는 것들 보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소중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그에게 질타어린 시선을 보낼 것이 아니라 조금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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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의 스크린 컴백작 [오늘]이 말 그대로 흥행에서 죽을 쑤고 있다.


[미술관 옆 동물원][집으로...]의 이정향 감독과의 작업으로 충무로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첫 날부터 교차상영에 들어가는 등 흥행 추세가 영 시원치 않은 모양새다.



TV 드라마 스타로서는 흔들림 없는 인기를 과시하던 송혜교가 왜 영화판에서는 이토록 죽을 쑤고 있는 것일까.


송혜교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김하늘이다. 사실 송혜교와 김하늘의 첫 걸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TV 드라마의 간판 스타로 떠올랐고, 트렌디 드라마 열풍을 주도하며 톱스타로서 위상을 굳건히 한 것 역시 비슷하다. 그러나 송혜교는 영화판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반면 김하늘은 올해 [블라인드]로 흥행 뿐 아니라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영화배우로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걸까.


사실 송혜교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한 배우였다. 톡톡 튀는 이미지와 특유의 청순가련함은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서 조금의 손색이 없었다. 그녀의 출세작인 [가을동화]부터 [호텔리어][수호천사][올인][풀하우스]까지 송혜교는 대중에게 가장 발랄하면서도 친근한 스타, 싱그런 젊음을 얼굴 한 가득 담고 사는 그런 스타였다. 김희선 이래 트렌디 드라마에서 이토록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 사람은 오직 송혜교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충무로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부터 상황은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영화에 도전할 당시 송혜교는 배우로서 평가받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트렌디 드라마 속의 그저그런 스타 말고 '배우'로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갈망했던 셈이다. 그런 그녀의 의지는 그녀의 출연작에 그대로 반영됐다. 송혜교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파랑주의보]부터 [황진이][오늘]에 이르기까지 트렌디 드라마 속 상큼발랄하던 송혜교는 완전히 '거세'됐다. 말 그대로 이미지의 전복이었던 셈이다. 


허나 문제는 이런 송혜교의 선택이 대중의 기대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간 송혜교의 영화들은 대중이 인식하기에 지나치게 무거웠고, 지나치게 어두웠다. 송혜교의 연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숙미를 뽐내고 있었지만 대중은 그런 그녀를 차갑게 외면했다. 그간 대중이 인식하고 있던 '송혜교'와는 너무나도 다른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송혜교의 패착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비롯됐다.


송혜교가 진정 영화배우로 자리잡고 싶었다면 너무 성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좋든싫든간에 그녀는 시트콤 출신의 스타이고, 트렌디 드라마로 사랑받은 청춘스타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미지를 꾸준히 이어나가면 외연을 서서히 확장하는 편이 송혜교로서는 훨씬 현명한 선택이었을터다. TV 드라마 속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에 차용하는 한편, 흥행성과 대중성을 담보함으로써 영화배우로서 티켓파워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 지금껏 송혜교의 영화들이 이토록 '처참하게' 외면받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알겠고,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이해한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그녀가 조금 여유를 가지고 스크린에 도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지금은 '칸의 여왕'으로 추앙받는 전도연도 초기작은 TV 드라마 속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접속][약속]과 같은 흥행 위주의 멜로물들이었다. [해피엔드][피도 눈물도 없이][너는 내 운명][밀양]과 같은 작품을 통해 외연확장에 나선 것은 영화배우로 온전히 자리매김한 뒤의 일이었다.


송혜교 역시 전도연처럼 한계단 한계단 천천히 밟아 올라갔어야 했다.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영화배우로서 기초를 다진 뒤에 서서히 대중에게 '영화배우'라는 인식이 심어질 무렵 연기변신을 꾀했어도 늦지 않았다. 지금의 영화배우 송혜교의 이미지는 기초 공사 하나 없이 모래 위에 쌓여있는 성질의 것과 다를바 없다. 대중에게 송혜교는 여전히 '트렌디 드라마'의 여주인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그녀의 영화 속 모습은 쌩뚱맞고 느닷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송혜교의 과한 욕심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되돌아 온 셈이다.


이에 비해 김하늘의 처세는 아주 '완벽'하게 영리했다. [비밀][해피투게더][로망스] 등으로 트렌디 드라마 간판 여배우로 성장했던 그녀는 [동감]과 같은 멜로물부터 권상우와 함께한 [동갑내기 과외하기] 같은 코믹물까지 TV 속 김하늘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그녀의 전략은 관객에게 친숙한 것으로 다가가는 동시에 영화판에서 김하늘의 위치를 굳건히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 후, 그녀는 [그녀를 믿지 마세요][령][청춘만화][6년째 연애중][7급 공무원][블라인드]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는 티켓 파워를 확보했음은 물론이요 스릴러, 코미디, 멜로, 액션을 넘나드는 충무로 몇 안되는 '귀중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간간히 [온에어] 등과 같은 드라마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대중과의 호흡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녀는 2011년 대종상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브라운관과 스크린 모두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여배우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송혜교와 김하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대중과의 거리'에 있었다. 송혜교는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 반면, 김하늘은 대중과 보다 교감하고 호흡하는 길을 선택했다. 송혜교가 작품성에 집착해 대중의 기대를 저버린 반면, 김하늘은 작품성 뿐 아니라 흥행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영리한 행보를 보였다. 결국 그 차이는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충무로 내 입지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송혜교는 여전히 대중에게 영화배우로 인정받지 못한 반면, 김하늘은 TV 스타이자 뛰어난 영화배우로 안정감 있는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길 원했던 송혜교는 그만 대중과의 교감에서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다. 물론 그녀의 도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어하고, 연기력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그녀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만 하다. 허나 스타나 배우는 '대중'의 곁에 머물러야 한다. 충무로를 이끌어 가는 남녀 배우 송강호-전도연 투 톱이 작품성 뿐 아니라 흥행성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관객에게 외면받는 영화배우는 그 자체로 이미 생명력을 잃은 것과 진배 없기 때문이다.


이정향도 좋고, 왕가위도 좋다. [오늘]도 좋고, [일대종사]도 좋다. 하지만 송혜교가 지금 염두해 둬야 할 것은 대중과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티켓파워를 확보하고 흥행성을 보장받는 것만큼 송혜교에게 중요한 과제는 없다. 송혜교가 지금이라도 방향을 선회해서 조금 여유있게 배우로 '성장'하는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중과의 괴리감만 더욱 깊어진다. 송혜교가 김하늘을 '롤모델' 삼아 멋진 배우이자 스타로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길 기대한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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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달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속속 퇴장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지전]과 [퀵]을 시작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달궈나가던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는 하지원 주연의 [7광구]의 출현으로 정점을 찍었다.


허나 소위 '100억 영화'라고도 불리는 이들 영화는 모두 200~300만 관객에서 주춤거리며 좀처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고 기대작이었던 [7광구]의 흥행 실패가 눈에 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블라인드]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7광구] 하지원과 [블라인드] 김하늘의 맞대결이 굴욕적인 하지원의 패배로 귀결된 것이다. 


사실 [7광구]와 [블라인드]가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개봉하면서 하지원과 김하늘의 맞대결은 충무로의 큰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전도연 정도를 제외하곤 충무로 여배우들 중 하지원과 김하늘만큼 영화판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여배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한 영화 평론가의 말처럼 하지원과 김하늘의 흥행 대결은 "여배우들의 자존심을 건 아주 재밌는 싸움"임이 분명했다.


이 당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하지원의 우세승'을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7광구]와 [블라인드]는 규모 자체가 비교불가한 작품이었다. [7광구]가 대규모 예산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반면, [블라인드]는 김하늘-유승호를 빼곤 딱히 내세울만한 메리트가 없었다. 게다가 [블라인드]는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부딪혀 있었다. 흥행력을 검증받은 괴수 영화 장르인 [7광구]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이렇듯 [7광구]와 [블라인드]는 대규모 영화 vs 소규모 영화, 괴수 영화 vs 스릴러 영화, 초호화 출연진 vs 김하늘-유승호 투 톱 체제,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 vs [아랑]의 안상훈 감독까지 완전히 극과 극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김하늘이 전작인 드라마 [로드 넘버원]이 죽을 쑨 반면, 하지원이 [시크릿 가든]으로 대박 신화를 일궈낸 것 역시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블라인드] 제작 발표회장에서 김하늘은 "하지원도 잘됐으면 좋겠고, 나도 잘됐으면 좋겠다"며 하지원과의 맞대결 양상에 부담감을 피력했다. 이런 김하늘과 달리 하지원은 [7광구]를 통해 [해운대]에 이은 또 다른 '1000만 영화'를 꿈꾸고 있었다.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윤제균 사단이 총출동 한데다가 [아바타]의 성공 이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3D 영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성기, 박철민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의 뒷받침까지 받고 있다면 흥행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만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 상황이 반전됐다. 엉성한 컴퓨터 그래픽, 수준낮은 스토리, 어색하기만 한 배우들의 연기까지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7광구]는 말 그대로 2011년 '최악의 영화'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언론 시사회 직후 혹평에 당황한 듯 개봉 시간을 지연하면서까지 후반 작업에 매달렸지만 영화의 퀄리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관객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입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7광구] 측은 이런 혹평을 '이슈거리'로 삼아 초반 화제 몰이를 하였으나 개봉 2주차에 들어선 그런 꼼수조차 잘 먹히지 않았다. 200만 관객에 들어서면서 멈칫멈칫거리던 흥행세는 결국 219만명 정도로 마무리 되고 있다. 손익분기점인 400만 관객에는 한참 모자란 성적이고, 1000만 관객을 기대했던 하지원에게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김하늘 주연의 [블라인드]가 조용한 입소문 속에서 관객 140만명을 끌어모으며 올해 한국 영화 중 최단기간 내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7광구]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은 제작비를 들여 '최대수익'을 뽑아 낸 이 영화는 충무로의 관심을 끌어 모으며 흥행 영화 반열에도 당당히 합류했다. 전반기 [써니]의 깜짝흥행에 이은 또 다른 깜짝 흥행인 셈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블라인드]가 관객들의 좋은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7광구] 열풍과 [최종병기 활]의 기세 속에서도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한 [블라인드]는 '한국 스릴러 영화의 재발견'이라는 기분 좋은 평가 속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물론 주연을 맡은 김하늘 역시 싱글벙글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김하늘은 [블라인드]의 성공이 더욱 값지다. 큼직큼직한 영화들 사이에서 선전한 것도 놀랍지만 [블라인드]를 통해 6번 연속 1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2004년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시작으로 [령][청춘만화][6년재 연애중][7급 공무원]을 통해 출연하는 영화마다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그녀는 여배우 기근으로 허덕이는 충무로에서 흥행력을 입증한 몇 안되는 여배우가 됐다.


이렇듯 하지원과 김하늘의 맞대결은 놀랍게도 '김하늘의 역전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원으로선 예상치 못한 굴욕적인 패배요, 김하늘로선 기분 좋은 승리다. 당초 충무로의 예상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결국 영화 자체의 질적 차이가 두 여배우의 운명을 완전히 엇갈리게 만든 셈이다.


물론 하지원과 김하늘은 모두 자신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그러나 하지원이 질낮은 스토리와 cg, 평면적인 캐릭터 때문에 날고 구르기만 한 밋밋하기 짝이 없는 연기자로 비춰졌다면, 김하늘은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와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내는 뛰어난 연출력 덕분에 섬세하고도 세련된 연기자로 자리매김 수 있었다. 연말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김하늘이 하지원보다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것도 사실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작년 한해 [시크릿 가든]과 [로드 넘버원]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하지원과 김하늘은 올해 [7광구]와 [블라인드]로 또 한번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과연 '충무로 흥행 퀸'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 두 여배우가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오게 될까.


확실한 것 한가지는 관객들은 '잘 만든' 영화는 어떻게든 알아본다는 것, 대규모 제작비와 초호화 제작진으로 눈속임을 하기엔 관객들의 수준이 그리 낮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원은 이번 패착을 교훈삼아 다시는 [7광구]와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기를, 김하늘은 [블라인드]의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훌륭한 여배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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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열풍 속에도 [1박 2일]은 굳건한 위세를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고정팬도 많고, 시청자 층도 두텁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 '여배우 특집'은 [1박 2일] 본연의 재미를 최대치로 뽑아내면서 신선미까지 가미한 레전드급 특집이라 할 수 있겠다.


29일 방송에서 빛났던 장면은 바로 김수미의 '몰래카메라'였다. 김수미 몰래카메라야 말로 짧고 굵은 사상 최고의 '방송사고'였다.


여배우들이 [1박 2일]에 합류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바로 '입수'였다. 처음 합류할 때부터 "우리 입수해요?" 라고 물을 정도로 [1박 2일]과 입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다. 그런데 설마설마 했던 일이 진짜로 일어났다. 여배우들이 정말 입수에 도전한 것이다. 비쥬얼을 생명처럼 여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들의 입수 장면은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였다.


우선은 강호동이 총대를 멨다. 멋지게 물에 뛰어들자 분위기가 한껏 살아났다. 물에 들어가서도 "기분 좋다" 라며 심리적으로 여배우들을 다독였다. 레전드급 장면 하나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강호동에 이어 이승기가 몸을 던졌다. 허당 답게 주춤거리면서 웃음까지 선사했다. 자칫 가학적일 수 있는 입수라는 아이템에 기분 좋은 유머러스함을 가미한 것이다.


여기에 김종민이 웃통까지 벗어던지며 마지막으로 시범을 보였다. 제작진은 김종민의 상체 노출을 '무리수'라고 했지만, 그 분위기에서 그의 행동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말 그대로 [1박 2일] 멤버들의 살신성인을 몸소 보여준거다. 이렇게 되면 여배우들이 안 뛰어들 수가 없다. 어떤식으로든지 입수를 해서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최지우가 첫 '희생양'을 자처했다. 최지우가 처음으로 입수를 한 건 말 그대로 '신의 한 수' 였다. 나영석 PD가 자신있게 말 한 것처럼 최지우가 특유의 몸개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게 만든 것이다. 용기내어 물 속에 들어가더니 연거푸 정신을 못차리며 넘어지며 대박 웃음을 선사했다. 그 곳에 지우히메는 없었고, 자연인 최지우만 있었다.


최지우의 몸개그는 입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사실 최지우가 첫 입수를 머뭇거렸거나, 별 감흥없이 뽑아냈더라면 여배우들의 입수가 그토록 재밌어지지는 않았을터다. 그런데 최지우가 그 옛날 서세원이 진행하던 '돌아보지마' 에서 보여줬던 몸개그 이상의 재미를 뽑아내자 상황이 반전됐다. 정신 넋 빠진채 50cm 물 속에서 허우적 대는 그녀의 모습은 그 자체로 즐거웠다.


최지우의 첫 입수 이 후, 이혜영이 입수했다. 역시 예능 베테랑 답게 능숙하게 자신의 분량을 처리했다. 그러나 입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역시 김수미의 입수였다. 호피 무늬 옷으로 몸을 잔뜩 감싼 그녀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대로 물 속에 들어갔다. 50이 넘은 노령의 나이에,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선생님"으로 불리는 그녀가 입수를 하자 멤버들은 열광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김수미가 실신을 한 것이다.


축 늘어진 몸에,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 가쁜 숨을 쉬고 있는 김수미를 [1박 2일] 멤버들이 급하게 끌고 나왔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선생님, 정신 차리세요!" 라는 주위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지켜보고 있던 나머지 여배우들이 급하게 수건으로 김수미를 감싸 안으며 "어떡해" 를 연발했다. 김하늘은 거의 울듯한 표정이었고, 서우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


놀란 것은 출연자들 뿐이 아니었다. 제작진 역시 기겁했다. 잘 해보자고 시작한 특집인데 이렇게 '사고'가 나버리면 오히려 큰 일이 나게 된다. 김수미의 매니저와 나PD가 기겁을 해서 미친 듯이 뛰어내려 올 정도였다. 힘 없이 축 늘어진 김수미를 [1박 2일] 멤버들이 업고 나가려는 그 순간, 쓰러져 있던 김수미가 갑자기 일어나 두 팔을 쭉 뻗었다. 그리고 소리치는 말은, "몰래카메라!!"


김수미 기획, 김수미 연출, 김수미 연기의 '몰래카메라'에 현장에 있던 연기자들 뿐 아니라 100여명의 제작진이 모두 초토화가 됐다. 물론 TV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 역시 뒤로 나자빠져졌다. 누구와의 상의도 없이 혼자서 재밌는 장난을 기획한 김수미는 "나 아무렇지도 않아! 걱정마!"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역대 가장 쇼킹하고, 가장 재밌었던 사상 최고의 방송사고이자 몰래카메라였다.


김수미는 수건을 둘러쓴 채 아무렇지도 않게 계단을 올라서며 놀라 굳어버린 나PD에게 "많이 놀랐어?"라고 웃음지어 보였고 천하의 강호동은 그런 김수미를 보고 "한 수 가르쳐 달라"며 큰 절을 올렸다. 레전드급 여배우의 레전드급 몰래카메라 연출이라 할 만했다.


이처럼 [1박 2일] '여배우 특집'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최대치로 뽑아내며 [1박 2일] 본연의 가치를 유감없이 빛내고 있다. 기존 멤버들 뿐 아니라 신비주의를 마음껏 벗어던진 여배우들의 활약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다 못해 유쾌하게 했고, 그녀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가식이나 의도적 예의바름 없이 철저하게 '자연'스러웠다. 그녀들의 [1박 2일]을 보며 정말 행복했던 이유가 바로 그 자연스러움에 있다.


다음 주를 마지막으로 [1박 2일] '여배우 특집'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여배우 특집이 끝나더라도 웬지 여기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에게 가족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만 같다. 언제 어디서든 그들의 건투를 빈다. 그리고, 덧붙여 사상 최고의 몰래카메라를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기획, 연출, 연기한 김수미 선생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신이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예능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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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가 트윗에 올린 글이 화제다.


"이상한 나라에서 탈출했다. 반성도 없고 위선만 있는 악령들로부터 탈출!"이라며 "이 세상 단 한 사람은 그것을 '완벽한 대본'이라며 녹화 당일 날 배우들에게 던져주며 그 완벽함을 배우들이 제대로 못해 준다고... 끝까지 하더이다. 봐주시느라 고생 많았다" 라는 글을 써 출연작 [욕망의 불꽃]의 정하연 작가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에 정하연 작가는 명예훼손 등의 죄목을 물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며 "조민기가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정신병자에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덜 떨어진 아이" 라고 독설을 내뿜었다.


[욕망의 불꽃] 제작 과정에서 간간히 터져나오던 '불화설'이 곪고 곪다가 터져나온 셈이다.


이처럼 작가와 배우는 가깝우면서도 가장 먼 사이다. 일이 잘 되면 든든한 동료이지만, 조금만 틀어져도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적이 되기 때문이다.


작가와 배우. 배우와 작가. 그 치열한 '전쟁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깐깐 '김수현' vs 말괄량이 '김희선'


현역 최고의 작가와 말괄량이 신인배우가 만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아마 작가는 작가 나름대로, 신인배우는 신인배우 나름대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텐데 그 유명한 [목욕탕집 남자들]에서의 김수현 작가와 김희선이 그랬다. 실수로 선배 강부자의 의자에 앉았다가 강부자에게 한 소리를 듣자 "세상에 니 의자 내 의자가 어딨냐. 앉으면 내 의자지."라고 대꾸했다던 겁없는 19살 김희선은 현역 최고 작가인 김수현조차 컨트롤 하기 쉽지 않은 말괄량이였다.


[목욕탕집 남자들] 첫 대본 리딩날 김희선의 연기를 보고 "쟤가 이 드라마 출연하면 난 이 드라마 안 쓴다."며 노발대발했다던 김수현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얌전하고 참한 '수경' 캐릭터를 김희선의 성격에 맞춰 어른 무서워할 줄 모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X세대의 전형으로 바꾸는 고역을 치뤄야 했다. 그 후에도 배우통제에 엄격한 김수현과 자유분방한 김희선은 리딩 때마다 사사건건 부딪혔고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김수현은 김수현 나름대로, 김희선은 김희선 나름대로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목욕탕집 남자들]이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스타작가 김수현의 체면을 세워줬을 뿐 아니라, 김희선을 당대 최고의 스타로 성장시켰다는 사실. 고생은 했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작가와 배우 모두 손해를 본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김희선을 만나 생각도 않던 고생을 한 김수현은 2000년 드라마 [불꽃]에서 작가를 연기한 이영애의 입을 빌려 그녀를 이렇게 평한다.


"아가씨, 아가씨는 김희선 안 써요? 난 김희선 이쁘고 좋던데." / "난 그렇게 세상에서 지 잘난 맛에 사는 애는 안 써요."


하여튼 대단한 작가에 대단한 배우다.


"재수없어" 김은숙 vs "내맘대로" 박신양


이와는 반대로 갓 등단한 신인 드라마작가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상황도 만만치가 않다. 2004년 최고의 화제작인 [파리의 연인]의 작가 김은숙과 배우 박신양이 그랬다.


지금은 [연인]시리즈와 [온에어][시크릿 가든] 등으로 회당 3000~4000을 받는 인기 작가지만 당시 김은숙은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을 신나게 말아 먹고 [파리의 연인] 시놉시스로 방송국을 전전하다 신우철 PD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드라마를 쓰게 된 처지였다. 이에 비해 박신양은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흥행 파워를 입증시키는 등 예나 지금이나 굳건한 톱스타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기 개성 강하기로 유명한 박신양이 새파란 신인인 김은숙의 대본을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박신양이 즉석에서 대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꾸기도 하고, 마음에 안드는 장면은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바람에 김은숙은 대본을 쓸 때마다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다.


그러나 김은숙이 당하고만 있을 수 있나. 고재열의 독설닷컴에 따르면, 그녀는 매번 박신양이 나오는 장면마다 "뙤약볕 아래서" 라는 지문을 넣어 그를 골탕먹였는데 결과는 언제나 대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대본을 받아든 박신양이 지문을 지워버리거나 촬영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촬영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라고. 


이 때의 악연 때문인지 세상이 다 알아주는 스타작가로 성장한 김은숙은 지금도 박신양 이야기만 나오면 "세상에서 젤 재수없는 배우" 라고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 참고로 [온에어]에서 김하늘이 연기했던 '오승아' 캐릭터의 대부분은 김은숙이 박신양에게서 영감을 얻은 거라는 재밌는 이야기도 들린다.


'멱살'로 맺은 우정


김은숙과 박신양이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인 경우라면 실제로 육탄전을 벌인 작가와 배우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로 열혈 매니아들을 양산한 드라마 [거짓말]의 노희경과 배종옥이다. 당시 노희경은 꼬장꼬장하고 자기 색깔 뚜렷한 배종옥이 어찌나 미웠던지 그녀가 나오는 장면 장면마다 어려운 대사를 집어 넣거나 표민수 PD에게 부탁해 카메라 앵글을 이상하게 잡게 하는 등의 소심한 '복수'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하루는 윤여정, 배종옥과 우연찮게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게 된 노희경이 다짜고짜 배종옥의 멱살을 잡으며 "연기 좀 똑바로 하고 작가 말 좀 들어! 이 여자야!" 라고 고함을 쳤다고. 재밌는 것은 뜬금없이 작가에게 멱살을 잡힌 배종옥이 화를 내기는 커녕 깔깔 대고 웃으면서 "알았어요, 작가님. 연기 잘 할게요." 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이 이후로 배종옥에 대한 노희경의 분노는 신기하게도 말끔히 사라졌고 지금까지 [바보 같은 사랑][꽃보다 아름다워][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서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고 있다.그렇다면 이들과 같이 엘레베이터를 탔던 윤여정은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노희경이가 갑자기 확 달려들어서 배종옥이 목을 조르더라구. 어찌나 무섭던지. 그래놓고 하는 말이 연기 좀 잘해라니 얼마나 기막혀. 내가 나중에 노희경이한테 한 마디 했지. 연기 못하는 애들만 데려놓고 니 드라마 시키면 연쇄 살인나겠다고. 그 이후로 난 노희경이랑 드라마 하면 걔랑 같이 엘레베이터 안 타. 하하."


작가에게 직격탄 날린 김정은의 '한마디'

노희경과 배종옥처럼 싸우고 난 뒤 오히려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가 더 많다. [루루공주]의 김정은과 권소연-이혜선 작가의 경우가 그렇다. [루루공주]를 찍을 당시 김정은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와 상황 전개로 도무지 연기를 할 수 없는 지경" 이라며 "시청자들에게 부끄럽다" 는 요지의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루루공주]에 대한 공개 비판 뒤 김정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기 때문에 출연한다."고 말해 김정은의 작가 비판을 둘러 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배에 탄 식구를 매몰차게 비판할 수 있느냐는 반대의견부터 드라마가 산으로 가니 주인공으로서 할 말을 한 것 뿐 이라는 찬성의견까지 여러 의견이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찌되었건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로 시작해 한 자릿수로 끝난 '유례없이' 망한 드라마가 됐고, 김정은에게는 지우고 싶은 드라마 그래피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내 캐릭터 돌려놔!" 고현정 vs 유동윤


김정은과는 결과가 다르긴 하지만 [대물]의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역시 드라마 제작과정 내내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중간에 교체 투입된 유동윤 작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고현정은 '서혜림' 캐릭터가 초반 설정과 다르게 흘러가자 시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여 제작진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대물]은 20% 후반대의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그 과정에서 일어난 파열음은 고현정과 유동윤 작가 모두에게 대단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해 SBS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유동윤 작가에게 이러한 말을 남긴다.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처음에 드라마 반응이 좋았는데, 갈수록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아시죠?" 과연 대통령다운 쿨한 사과다.
 


작가와 배우의 사이가 언제나 좋을 수는 없다. '드라마'라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밖엔 없고, 때때로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의견 충돌이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어야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민기와 정하연 작가의 반목은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욕망의 불꽃]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마당에 이런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오히려 드라마를 즐겁게 시청한 시청자들에 대한 모독이고 결례다. 모쪼록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방향에서 수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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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연예인들의 사채광고가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김하늘, 한채영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사채 광고에 출연했다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은 뒤 연예인들의 사채광고 출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TV 속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한 연예인이 사채 광고에 '당당히' 등장했다. 대표적인 서민배우 임현식이 바로 그다.




임현식이 누구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서민배우 아닌가. [한지붕 세가족]의 순돌이 아빠로 스타덤에 오른 뒤, 이병훈의 페르소나가 될 때까지 배우 임현식을 정의하는 두 글자는 '서민' 이었다.


[허준][상도][대장금]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임현식을 일컬어 "자신의 열망을 노력으로 꽃피운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내가 임현식 씨를 좋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라고 평가했다. 이병훈이 그를 [한지붕 세가족]의 순돌이 아빠로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이유도 그가 정감있고 수수한 아버지 역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재 지금 TV 속에서 '사채광고' 에 출연하고 있다. 물론 광고 자체의 취지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노골적이거나 거북스럽지는 않다. 아주 교묘한 이미지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어우러져 오히려 '훈훈' 한 분위기까지 낸다. 예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임현식의 이미지를 십분 활용하여 광고 자체를 한꺼풀 포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광고의 본질이 국민, 정확히 말하자면 가난하고 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 쓰라는 사채광고임은 변함이 없다. 합법적인 대부업체라고 할지라도 이자율은 엄청나고, 보통 서민들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민의 곁에서 서민의 삶을 포착해 낸 배우 임현식이 궁지에 내몰린 서민들의 삶을 '돈벌이' 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이 스타들의 대출광고에 대해 일제히 지적하는 문제점은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대출이 말 그대로 쉽고 빠른 것으로만 인식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부작용을 설명치 않음으로써 사회 전반적인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이렇게 부작용이 큰 광고라면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할지라도 스타라면 당연히 '거부' 할 줄 알아야 한다.


광고가 들어온다고 그 본질이 무엇인지, 이것이 자신을 믿고 지켜준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지도 않은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서민적 이미지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임현식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외면하는 동시에 그를 떠받들고 있는 대중적 신뢰도를 파탄내는 경솔한 행동이다.


우리 시대의 '스타' 는 이름 자체만으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러한 브랜드 파워는 스타 본인의 힘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대중이 부여한 권리다. 임현식이 조금만 더 현명했다면 중견배우로서, 더 나아가 원로배우로서 대출광고에 출연해 자신의 이미지를 팔아치우는 안타까운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배우라면, 또한 스타라면 공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도덕적 잣대가 분명히 있다. 그것은 젊은 스타에게나, 나이든 중견 스타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엄격한 잣대다. 이런 의미에서 임현식의 대부광고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돈을 따라가다 지금껏 자신이 쌓아온 명성과 책임감을 일거에 무너뜨릴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위치에서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선택은 이제 임현식 스스로가 선택할 문제다. '수수하고 아름다운 사람' 으로 기억되던 그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하루 빨리 대부광고에서 하차하기를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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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은 가수였다. 그것도 그저 그런 가수가 아니라 'g.o.d' 였다.


지금의 윤계상은 배우다. 그것도 그저 그런 배우가 아니라 '진짜' 배우다.


가수와 배우 사이, 윤계상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들 가운데 당당하게 외친다.


윤계상을 과소평가 하지 말라고.





가수 윤계상이 배우로 변신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왜 그가 배우로 전향하는지에 대해 많이 의아해 했다. '국민그룹' 소리까지 들었던 god의 인기 멤버였고 [육아일기] 시절부터 줄곧 정상의 자리에 위치했던 윤계상의 배우 변신은 한 마디로 평하자면 '파격' 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러했듯이 아무도 '배우' 윤계상의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 때만 해도 그는 가수 시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쉽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그저 그런 배우 중 몇몇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윤계상은 거창한 드라마 타이틀의 남자주인공이 아니라 [발레 교습소] 라는 영화 한 편으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19살,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그 방황의 시기에 청춘의 허무함과 희망이 공존하는 눈빛으로 '배우' 윤계상은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과장되지 않은 표현력과 과잉된 자의식조차 거부하는 듯한 해맑음을 통해 관객들은 '배우' 윤계상의 가능성을 엿봤다. [발레 교습소] 에서 윤계상이 펼친 연기력은 일반 대중의 기대를 뛰어 넘어버리는 호연 이상이었던 셈이다.


[발레교습소] 를 연기할 당시 윤계상의 나이는 20대 후반에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10여년의 시간을 완전히 뛰어넘어 19살의 '강민재'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윤계상이 표현한 19살의 민재에게는 젊음의 쾌활과 삶이 주는 평범을 뛰어 넘어 온전히 19살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했다. 청춘의 첫 자락에서 갑자기 부딪혀 버리는 현실과의 파열음은 윤계상이 포착해 낸 '청춘' 의 낭만과 애틋함, 그리고 후회스러움이 공존하는 '감동' 이었다.


여타 가수 출신 연기자와 달리 윤계상은 정직하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화 [발레교습소][6년째 연애중] 이나,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사랑에 미치다][누구세요] 등은 흥행 면에서 크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윤계상의 가능성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한 작품이었다. 특히 김하늘과 공연한 [6년째 연애중] 에서 본연의 색깔로 돌아온 윤계상의 변신은 [발레교습소] 의 민재가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해와 표현이었다.


그는 김민정, 김하늘, 이미연 등 경력과 연기면에서 자신을 월등히 뛰어넘는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위축되거나 기죽지 않는 '깡' 도 있었다.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포착해 폭발적으로 터뜨려 버리는 여배우 이미연에 대적할 수 있는 남자배우는 우리 나라에서 손을 꼽을 정도지만 윤계상은 오히려 그런 이미연의 감정선을 자신의 캐릭터와 동일시하는 것으로 이미연과 대등한 위치에서 놀라운 감정연기를 펼쳐냈다. 이미연을 상대로 '감히' 이 정도의 멜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라면 윤계상은 더 이상 '가수 출신 연기자' 정도로 폄하되서는 안된다.


지금 윤계상의 약점은 오로지 '시청률' 과 '흥행성적' 이다.


비록 윤계상이 출연한 작품이 대중의 외면을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평가의 잣대는 정확해야 한다. 윤계상의 작품은 '실패' 했을지언정, 배우 윤계상은 실패하지 않았다. 그는 [발레 교습소] 부터 [누구세요] 에 이르는 시간까지 꾸준하고 성실하게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 관객 몇 명, 시청률 몇 퍼센트라는 알량한 숫자로 평하기에는 안타까울 정도로 윤계상의 연기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남자배우들의 그것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사에서 상품처럼 가공해서 만들어 내는 듯한 젊은 연기자들의 민망한 '계산된 연기' 에 비한다면 윤계상의 연기에는 진정성과 기품이 느껴진다. 진정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가 고작 시청률과 흥행성적으로 '과소평가' 당하는 것이 안타깝다. 물론 배우에겐 흥행 성적 역시 아주 중요한 '평가 사항' 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배우의 연기를 보고, 깊어가는 눈빛을 보자. 영화 [집행자]를 보며 꽤 괜찮은 젊은 배우가 우리에게 있음을 깨달아보자.


적어도 내가 보기엔 윤계상은 지금껏 나무랄데 없을 정도로, 딱 윤계상만큼의 해맑음과 진중함으로 '배우' 윤계상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그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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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류스타' 장동건이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가 크랭크업 했다.


이 작품을 끝내면서 그는 "대통령 퇴임하는 기분" 이라는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장진과 장동건의 첫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장동건과 함께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또 다른 '한류스타' 류시원도 오랜만에 TV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김혜수, 이지아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드라마 [스타일] 이다.


그런데 어째 사람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김혜수에게 쏟아지는 호평과는 달리 류시원에게는 '연기력 논란' 이라는 딱지까지 붙고 있다.


동갑내기 장동건에 대한 대중의 호의적 반응과 비교하면 류시원의 현재는 더더욱 안쓰럽다. 왜 두 '한류스타' 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




류시원의 변함없는 '스타일', 식상해


류시원은 1992년 드라마 [느낌] 으로 데뷔한 뒤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린 스타다. 90년대 트렌디 드라마의 진정한 '히어로' 였던 그는 김희선, 최지우, 명세빈, 하지원, 김하늘 등 당대 최고의 미녀들과 호흡을 맞췄다. 쇼 프로그램 MC, 가수로서도 활약하며 만능 엔터테이너의 자질을 뽐냈던 그는 90년대 가장 '핫' 한 남성스타이자 흥행 보증 수표이기도 했다.


그는 조각 같은 미남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부드러운 외모와 세련된 매너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언제나 변함없이 신사다운 남성상을 잃지 않았던 그는 반쯤 걷어올린 소매와 단정한 헤어 스타일을 내세우며 '류시원' 이라는 이름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창조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드라마 속에서나, 쇼 프로그램에서나 변함없이 류시원이었다. 세련된 매너, 부드러운 웃음, 귀공자 스타일로 대변되는 류시원의 브랜드는 그래서 고급스러웠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먹힐 수 있었다.


90년대 초중반을 완전히 관통했던 류시원 스타일은 그의 작품세계 속에서 방대하게 드러났다. [프로포즈][종이학][세상끝까지][순수][비밀][진실][아름다운 날들][웨딩][스타일] 에 이르기까지 그의 스타일은 단 한번도 변함없이 굳건히 지속됐다. 무슨 일이 있든지 그의 귀공자 스타일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작품과 어떤 캐릭터를 만나든 상관없이 이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드라마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를 '류시원 化' 시키면서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켜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 '류시원 스타일' 은 90년대만큼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에도 지속되는 평이한 연기와 변함없는 패션-헤어 스타일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트렌드가 바뀌는 21세기와는 다소 이질적인 것으로 받아 들여졌다. 한 마디로 90년대를 좌지우지 했던 그의 매력이 21세기에 들어 다소 고루한 것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2002년 [그대를 알고부터] 이 후 계속된 드라마 흥행 실패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류시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미지로 승부를 보는 대중스타였다. 그러나 그 이미지 자체가 근본적으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는 순간이 도래하자 그의 브랜드는 끝없는 하락세를 치기 시작했다. 이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작품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하는 모험을 하든지, 농익은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든지 하는 정면돌파 전략이 필요했다. 그러나 류시원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세련된 귀공자였던 류시원에게 있어 이미지를 전복하는 것은 90년대 자신을 떠받치고 있던 대중적 기반을 부정하는, 대단히 위험한 모험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다고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00년대에도 90년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류시원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는데 그쳤다. 그가 어느순간 대한민국 대중문화계에서 '그저 그런' 스타로 머물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김혜수와 함께 야심차게 컴백한 드라마 [스타일] 에서 류시원의 출연 자체에 대해 사람들이 시큰둥 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의 스타일은 이미 낡아버렸고, 그의 개성은 이미 고루해졌으며, 그의 연기력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는 평범한 것이다. 그의 '변함없음' 은 어느 순간 '발전 없음' 이 되어버렸고 류시원 특유의 개성은 한물 간 스타의 아집과 고집이 됐다. 이러니 어찌 대중이 류시원에게 예전과 같은 열광을 할 수 있을까.


류시원은 변해야만 했다. 스타일은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트렌드를 따라가 자신의 영역을 진부하고 식상하지 않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스타로서도, 연기자로서도 자신의 비전을 대중에게 제시하지 못했다. 지금 그는 사람들에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평범한 스타이자 연기자로 정체되어 있다. 마치 90년대에 계속 머물러 있는 '류시원 스타일' 처럼. 그는 이것이 그에게 엄청난 불행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장동건의 진화하는 '스타일', 매력적


장동건은 류시원과 같은 해인 1992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뒤, [우리들의 천국][마지막 승부] 를 통해 류시원 등과 함께 9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한 연기자다. 류시원이 부드러운 외모와 세련된 매너를 자랑했다면 장동건을 상징하는 수식어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 '꽃미남 스타' '조각 같은 외모' 였다. 그만큼 그의 외모는 TV를 트는 누구든지 잡아 끌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끊임없이 TV 드라마 주인공을 꿰찰 수 있었던 그는 [아이싱][의가형제][모델][사랑][고스트][이브의 모든 것] 등 여러 히트 드라마에 출연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90년대 장동건은 그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지만 대중은 개의치 않았다. 대중은 장동건의 얼굴을 TV에서 보는 것 자체로 만족감을 느꼈다. 장동건이 대사를 잘 치든 말든, 감정 표현을 실감나게 하든 말든 장동건의 모든 것은 그의 외모에 가려졌다. 그만큼 그는 철저히 '잘생긴 스타' 로 대중에게 받아들여졌다.


이 때에 장동건이 스스로 자신의 외모에 심취해 발전하기를 게을리 했다면 그 역시 그저 그런 스타로 정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중이 자신을 잘생긴 미남스타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가졌다. 자신이 무엇을 하든 외모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엄청난 좌절감을 맛보게 됐다. [이브의 모든것] 에 출연했을 때에 장동건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다" 는 말을 한 것은 그 스스로 자신이 정체되어 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를 만나며 배우로서 일생일대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박중훈의 말처럼 "스타와 배우의 과도기에 서 있던" 그는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으며 본격적으로 배우 장동건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장동건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생긴 남자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대중이 2000년대에 들어서 그를 배우로 보기 시작 했던 데에는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던 장동건의 겸손함과 영민함에 힘 입은 바 컸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 후, [아나키스트][2009 로스트 메모리즈][해안선][친구][태극기 휘날리며][태풍] 에 이르기까지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외모를 망가뜨리고 작품 속 캐릭터에 녹아들어 가는 방식으로 대중을 상대했다. 그 스스로 스타 장동건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장점, 바로 '잘생긴 얼굴' 을 땅바닥에 내려 놓자 대중은 그에게서 배우의 얼굴을 보았다. 스타의 얼굴을 버리자 그 속에 가려져 있던 배우의 얼굴이 드러났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금 장동건은 여전히 대중 소구력 있는 스타이자 영리한 배우로 관객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전형적인 '진화형 스타' 인 그는 자신의 외모와 매력에 만족하지 않음으로서 2000년대 가장 '핫' 한 아이콘으로 대중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로 손 꼽히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매력있는 배우로도 자리하고 있는 '장동건 브랜드' 의 원천은 끊임없이 대중과 타협하고 트렌드를 리드했던 변신과 진화에 있었던 셈이다.





류시원과 장동건, 운명을 가른 결정적 차이


류시원과 장동건은 참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스타들이다. 1972년 동갑내기라는 점부터 시작해 1992년 데뷔했다는 것, 90년대 트렌디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이름을 날렸다는 것, 주로 여성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 2000년대에 한류스타로 각광받았고 심지어 2009년 각각 드라마와 영화로 4년만에 컴백하는 것까지 똑같다.


그러나 현재 류시원과 장동건이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내 대중스타로서의 위상은 사뭇 다르다. 류시원이 하락세라면, 여전히 장동건은 매력적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지 못했던 사람과 자신의 스타일을 진화시켰던 사람의 차이다. 변화와 변신은 스타에겐 미덕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임을 류시원은 몰랐고, 장동건은 알았다.


류시원은 이번 드라마 [스타일] 에서 연기력 논란, 캐릭터 부조화 등의 혹평을 받으며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이 혹평의 시간이 그에게 대중이 주는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스타일을 바꿔 매력적인 이미지로 진화하든, 18년차 연기자답게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주든 그 스스로 양단간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자신의 스타일에 만족하지 않고 훌륭한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동갑내기 장동건을 바라보며 류시원 역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 한 번 '점검' 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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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해체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유노윤호가 [맨땅에 헤딩] 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고 한다.


이미 촬영현장마다 동방신기 팬들이 가득 찰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유노윤호를 '초이스' 한 연출자 박성수 pd다.


호랑이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성수 PD는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톱스타로 올려 놓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작품은 이른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해체설에 휩싸인 유노윤호의 드라마 출연이 일견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이유 역시 바로 [맨땅에 헤딩] 의 연출자가 박성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성수는 유노윤호 전에 어떤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키워냈을까.




<햇빛 속으로> : 김현주, 장혁, 차태현, 김하늘


사실 드라마 [햇빛 속으로] 가 편성 되었을 때, MBC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 주인공 4명의 인지도가 동급 최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데다가 아직 실력을 검증 받은 연기자들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성수 PD는 뚝심있게 차태현, 장혁, 김현주, 김하늘을 이른바 '4 TOP' 으로 설정하고 주인공 자리를 거뜬히 내줬다. 감독이 배우를 믿을 때 배우는 빛을 발한다는 지론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호랑이 감독답게 박성수 PD는 이 네명의 신인급 배우들을 혼내고 다그치며 내실 있는 연기자로 다듬어 냈다. [햇빛 속으로] 는 극본, 연출 뿐 아니라 우려를 샀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아주 안정적이어서 금방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박성수 PD를 만족하게 했다. 당시 박성수 PD의 가르침을 받았던 이 네명의 배우들은 그 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이제는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건실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성수 감독님의 꾸짖음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거예요. 신인 때 다잡아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리죠" (배우 장혁)




<맛있는 청혼> :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음식 드라마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는 방송가의 불문율을 깨고 사상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맛있는 청혼] 에도 스타급 배우는 없었다. 연기는 잘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얼굴, 청춘의 발랄함과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가진 배우를 찾고자 했던 박성수 PD는 [사춘기] 로 잘 알려진 정준을 파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캐스팅하고 그 외 주인공들은 모두 아직 이름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신인들로 구성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위에서 "박성수가 미쳤다." 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박성수 PD의 도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소재도 엉뚱하게 음식 이야기에다가 배우들도 모두 신인으로 구성해 놓았으니 과연 누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박성수는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등 기라성 같은 신인들을 발굴해 내며 [맛있는 청혼] 을 당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빅 히트 드라마로 성장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정준은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인 발돋움에 나설 수 있었으며 [남자 셋 여자 셋] 이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소지섭과 이제 막 TV에 적응하기 시작한 소유진, 생판 신인이었던 권상우, 손예진까지 모두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니 박성수를 어찌 '스타 제조기' 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을 초이스하고 키워내는 능력은 박성수 PD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





<네 멋대로 해라>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박성수 PD는 신인을 발굴해서 스타로 키워내는 데에도 재주가 있는 사람이지만 기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스타를 발탁해 매력 만점의 배우로 탈바꿈 시키는 데에도 아주 괜찮은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바로 인정옥과 함께 작업한 [네 멋대로 해라] 인데,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마니아 층의 열렬한 열광을 얻을 정도로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가 기획될 당시 박성수의 선택이 양동근과 이나영이라는 사실은 의외이면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논스톱] 시리즈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양동근과 CF 스타로만 인식 되어오던 이나영이 과연 박성수 식 정통 드라마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여기에 공효진까지 합류하면서 하나 같이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마당에 이런 외모의 배우들로 뭘 하겠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나는 달린다> : 김강우


드라마 [나는 달린다] 는 솔직히 말해서 박성수의 전작들과 달리 흥행에서 처참히 실패한 작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김강우 역시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루키' 로 떠올랐다. 김강우가 지금껏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근원에는 [나는 달린다] 에서 그를 발탁한 박성수의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성수는 당시 김강우를 일컬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지만 잘만 다듬으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될 것." 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린바 있다. 박성수의 단언처럼 김강우는 현재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평단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해 있다. 작품은 망했어도 감독의 안목은 여전히 살아있었던 셈이다.




박성수와 유노윤호, 어떤 시너지 낼까.


이렇듯 신인 발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박성수가 이번에는 가수 유노윤호에게 손을 댔다. 유노윤호의 첫 드라마 진출작이기도 한 [맨땅에 헤딩] 은 박성수가 유노윤호를 '초이스' 했다는 그 자체로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박성수는 과연 아이돌 스타인 유노윤호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낀 것일까. 과연 박성수는 이 시대 가장 '핫' 한 아이돌 스타 중 한명인 유노윤호를 비, 이승기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박성수와 유노윤호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와중에 [맨땅에 헤딩] 의 방송이 이제 겨우 한 달여 남짓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련미 넘치는 감독 박성수와 신인 배우 정윤호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기대해 보며, 자칫 위험해 보이는 그들의 도전이 결코 '맨땅에 헤딩'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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