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그널>을 시작으로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낭만닥터>등을 비롯해 최근 방영중인 <푸른바다의 전설> <도깨비>까지 흥행가도에 올랐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까지 두루두루 흥행작이 나왔지만 여전히 케이블 드라마의 시청률 파이가 지상파에 비해 작은 것은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시그널>이나<또 오해영> <도깨비>처럼 지상파 못지않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으는 작품들도 다수 등장했지만 작품성에 비해 화제성이 아쉬운 작품들도 있었다. 종영한 작품 중 시청률은 아쉬웠으나 놓쳤다면 꼭 봐야 할 올해의 케이블 드라마 6편을 꼽아보았다. (종영한 날짜 순)

 

 

 


1.  JTBC <욱씨남정기> 2016.03.18.~2016.05.07.

 

 

 


최근 최순실 사태로 공정 보도의 아이콘이 된 JTBC는 손석희 <뉴스룸>을 비롯, <썰전>에 이르기까지 대박 시청률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아는 형님><냉장고를 부탁해><비정상 회담>등 예능의 성공은 JTBC브랜드를 한껏 끌어 올렸지만 여전히 드라마 파워는 다소 아쉽다.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가 9% 넘기며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현재 방영하는 드라마들은 5%도 힘겨운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서도 JTBC는 아쉬운 명작들을 올해 가장 많이 쏟아낸 방송사가 되었다.  

 

 

 


그 중 <욱씨남정기>는 3%정도의 최고 시청률로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올해 가장 잘만들어진 드라마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부작 내내 중심을 잃지 않은 작가의 필력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신인작가가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구성에 놀라을 정도다.

 

 

 


‘욱’하는 성격의 주인공 옥다정(이요원 분)을 내새워 위기와 압박, 어디에도 굴하지 않고 능력을 보여주는 통쾌함이 이 드라마의 백미다. 그 안에서 드러나는 회사 안의 부조리, 회식 문화, 하청 업체들의 굴욕과 대기업의 횡포등이 공감가게 그려졌다는 점 또한 높이 살만하다. 비록 어디에서나 당당하고 확실하게 일을 해결하는 옥다정의 캐릭터는 판타지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들은 지독히도 현실적이었다. 옥다정 역할을 맡은 이요원과 남정기 역할을 맡은 윤상연의 호연도 돋보인다. 첫 회부터 끝 회까지 흥미롭게 이야기가 잘 분배되어 용두사미가 되지 않은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3%가 채 안되는 시청률은 아쉽기만하다.  

 

 

 


2. OCN <38사기동대> 2016.06.17.~2016.08.06

 

 

 


OCN의 <38사기동대>는 <뱀파이어 검사>시리즈, <나쁜녀석들>로 OCN의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한정훈 작가의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6%에 가까운 시청률로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충분히 흥행작이라 불릴만하지만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 <나쁜 녀석들>역시 좋은 작품이지만 <38사기동대>에서는 작가의 필력이 폭발한 느낌이다. 사기를 쳐서 세금을 징수한다는 신선한 설정과 치밀한 구성, 예상치 못한 반전과 통쾌함까지 모두 갖춘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작품성은 물론, 재미까지 모두 사로잡은 수작이다. 

 

 

 


사기꾼 양정도(서인국 분)와 공무원 백성일(마동석)의 캐릭터가 대비되며 조화를 이룬 것은 물론 사기꾼 집단을 비롯하여 악역에 이르기까지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하나 하나 빛났다는 것 또한 작가의 뛰어난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서인국과 마동석은 물론 악역들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호연 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이 드라마를 놓쳤다면 꼭 한 번쯤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나쁜녀석들>의 시즌2도 확정되었으니, 이 드라마가 종영한 것이 아쉽다면 <나쁜녀석들>을 복습해 봐도 좋다.

 

 

 


3. JTBC <청춘시대> 2016.07.22.~2016.08.27

 

 

 

 


 

JTBC는 <청춘시대>로 <욱씨남정기>에 이어 또 다른 분위기의 명작을 탄생시켰다. <청춘시대>는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 아픔, 사랑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연애시대>를 집필한 박연선 작가의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잔잔함 속 여운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드라마에서 빵 터지는 한 방을 기대하는 시청자라면 흥미를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뭉클한 감동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시청자라면 이 작품을 필히 시청하여야 한다.

 

 

 


비록 사랑도, 취업도, 학업도 녹록치 않아 너무나도 힘든 주인공들을 내세웠지만 이 시대 청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은 강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4. JTBC<판타스틱> 2016.09.02.~2016.10.22

 

 

 


뻔한 시한부 드라마? <판타스틱>은 시한부 드라마의 공식을 깨며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유방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 이소혜(김현주 분)를 통해 죽음 자체가 아닌, 그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하면 잘 죽을까를 생각하는 ‘웰다잉(well-dying)의 개념을 사용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죽을까라는 질문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다르지 않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 현재의 나 자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사랑하며 매 순간을 살아나가는 것.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삶에 대한 자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순간 죽어가고 있다. 그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기에 와닿지 않을 뿐이다. 이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여라. 그 메시지를 던진 것 만으로도 <판타스틱>은 말그대로 판타스틱한 드라마였다.     

 

 

 


 


5. TvN <혼술남녀> 2016.09.05.~2016.10.25.

 

 

 

 


공시생의 이야기를 다룬 <혼술남녀>는 코믹한 터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주인공 박하나(박하선 분)는 공무원 학원의 국어 강사지만 계약직이나 다름없는 처지다. 변변치 않은 학벌과 이제 막 시작한 노량진 생활은 팍팍하기만 하다. 스타강사 진정석(하석진 분)은 그런 박하나를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종합반 수업은 맡기지도 않는다. 종합반 수업을 목표로 전진하지만 번번히 좌절하는 박하나는 결국 ‘혼자 술을 마시며’ 위로를 받는다.

 

 

 


공무원 시험을 주제로 공시생들을 조명한 드라마는, 공시생을 마냥 칙칙하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공부에 치여서 칙칙한 공시생들이라는 공식이 편견이라며 부르짖는 캐릭터까지 등장한다. 묘하게 현실적인 캐릭터들과 비현실적인 러브라인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혼술남녀>만의 독특한 색깔을 완성한다. 진지하다가도 빵 터지게 만드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러브라인의 설렘 역시 놓치지 않았다.

 

 

 




6.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2016.10.28.~2016.12.03.

 

 

 


또 불륜드라마인가 싶었지만, 연기자들의 호연과 유려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작품이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다. JTBC는 금토 드라마 라인업에 뛰어난 작품들을 연속 편성하며 ‘믿고보는’ JTBC의 이미지를 확충하려 노력했다. 노력에 비해서는 시청률이 조금 아쉽지만 <이아바>역시 워킹맘과 바람으로 고통 받는 배우자를 그리며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아내를 의심하는 도현우(이선균 분)과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을 풀 데가 없었던 정수연(송지효 분)의 갈등이 주가되는 와중에, 그들이 겪는 심경의 변화가 공감가는 터치로 그려진다. 남편도 부인도 모두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그들의 문제점들은 아주 현실적이다.

 

 

 


이선균의 호연도 돋보이지만, 연기자로 변신한 가수 보아의 연기변신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바람은 피웠지만 마지막까지 주인공의 가정이 깨지지 않았으면, 하고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힘만으로도 끝까지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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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한부인가. 드라마 <판타스틱>이 처음 시작할 때, 이소혜 역을 연기한 김현주가 암에 걸린 시한부 역할을 맡았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시한부 드라마를 떠 올리면 떠오르는 몇 가지 장면들이 있다. 자신의 운명을 알았을 때의 충격, 그래도 살아가려고 발버둥쳐 보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감정 변화,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 들이 비밀을 알게 됐을 때의 신파, 그리고 주인공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결말. 아무리 신선한 시한부 드라마라도 이 공식을 탈피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은 <판타스틱>에 선입견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감히 말할 수 있다. <판타스틱>은 달랐다고.

 

 

 

 


대부분의 시한부 드라마가 죽음이라는 문턱에 들어선 주인공의 슬픔과 고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판타스틱>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절망하고 분노하다가 결국은 체념에 이르는 통념을 뒤집어 죽음을 선고 받았지만 그 죽음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그 죽음과 친구가 되는 법을 이야기 하는 <판타스틱>의 내러티브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따듯한 터치로 표현이 된다. 시한부 드라마에서 신파가 아닌 유쾌함을 발견하다니. 이것이야말로 반전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이소혜와 괴짜 의사 홍준기(김태훈 분)는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특히 홍준기는 이 드라마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유일한 인물로서, 이 메시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홍준기는 물론 암과 싸우면서 절망하고 분노하다 결국 좌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서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투지를 불태우지 않았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 받아들인 죽음의 과정을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극중에서 홍준기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리스트를 하나하나 수행해 가며 다가올 죽음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 모습은 죽음을 외면하려 애쓰는 마지막 몸부림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모습은 죽음이라는 목표로 향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죽음과의 전쟁을 그만두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그가 버킷리스트를 수행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아듀 파티까지 계획하는 그의 모습은 ‘웰빙’이 아니라 ‘웰다잉’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던졌다. 누구나 잘 사는 것을 꿈꾸지만 잘 죽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된다. 죽음이라는 것은 그만큼 함부로 생각조차 하기 힘든 슬프고 절망적인 느낌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아무리 죽음을 피해 달아나도 언젠가 우리 삶에는 끝이 존재한다. 그 끝을 맞이하는 태도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우리는 단 한번이라도 가져 보았을까.

 

 

 

 


<판타스틱>은 그런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당신이 언젠가 맞이할 죽음을 어떻게 잘 준비할 수 있을것인가. 그러나 역설적으로 <판타스틱>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홍준기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살고자 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해 지는 것. 그 전에 그는 그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자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그 역시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을 테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만큼은 가능하다. 그가 사는 것처럼 살게 되는 것이 바로 죽음을 마주했을 때라니. 그 사실은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살아있다고 생각했을 때는 살지 못하다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살 수가 있다는 것. 우리는 살아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홍준기가 죽는 장면은 눈물을 펑펑 쏟게 만들만큼 슬프다. 그러나 그 슬픔은 신파가 아니다. 오히려 살고자 했던 누군가의 죽음에 보내는 찬사에 가깝다. 이것이 시한부 드라마라니.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주인공 이소혜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순간에도 “충분히 행복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지만, 그만큼 그의 죽음을 응원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버텨낸다. 왜 살아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는 살았고 그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며 또 하루를 산다. 산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인지 깨닫고 지금 이순간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는 것. 어쩌면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보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일이 아닐까.

 

 

 

 


<판타스틱>을 선택한 김현주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인을 더없이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김현주의 연기의 결은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강력한 축이었다. 발연기가 주특기인 톱스타 역할을 맡은 주상욱 역시, 이 드라마를 지나치게 무겁게 만들지 않으며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극본과 연기, 연출 삼박자가 고루 갖춰져 새로운 방식의 시한부 드라마를 탄생시킨 것이다. 편견을 가졌던 것이 미안해 질 만큼, 색다른 시한부 드라마였던 <판타스틱>. 비록 3%를 넘기지 못할 만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이런 드라마를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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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는 영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준말로 서로간의 어울림이나 합이 잘 맞을 때 잘 쓰는 단어다. 표준어가 아니지만 딱히 대체할 한국말도 찾기 어렵다. 바로 이 케미가 제대로 통해야 하는 곳이 바로 방송 프로그램이다. 방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가 크면 클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드라마에서 그런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커플 5쌍을 꼽아 보았다.

 

 

5<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최시원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황정음 분)과 김신혁(최시원 분)은 초반 남자 주인공 지성준(박서준 분)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장난기 많은 캐릭터인 김신혁의 캐릭터는 그동안 착한 남자혹은 악역으로 대변되어 왔던 서브 남자 캐릭터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여주인공 김혜진과 김신혁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은 초반에 주인공인 지성준과의 관계를 응원하는 세력보다 훨씬 더 우세했으며, 중 후반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4<오 마이 비너스> 소지섭-신민아

 

사실 <오 마이 비너스>는 그다지 유려한 흐름을 자랑하는 스토리라고 볼 수 없다. 각각 변호사와 스타 트레이너이자 재벌집 자제인 주인공들의 어려움이나 갈등은 쉬이 공감이가지 않고 뚱뚱한 분장을 한 강주은은 여전히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 고민이라는 살마저 너무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게다가 강주은은 예전에는 여신으로 통하던 미모였으니 부족한 건 하나도 없어보인다. 이야기는 종종 맥이 끊기고 내용은 중구난방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조합이 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주얼적으로도, 연기로도 서로와 잘 어울리는 케미를 만들어 냈다. 소지섭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여심을 흔들고 신민아의 사랑스러움 역시 그런 소지섭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주는 명분이 된다. <오 마이 비너스>가 남긴 것은 그들의 케미 뿐만이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애인 있어요> 김현주-지진희

 

<애인 있어요>는 경쟁작 <내 딸 금사월>에 비하면 반에 반 정도의 시청률 정도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 완성도와 시청자들의 호응에 있어서는 <내 딸 금사월>을 훨씬 더 추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12역을 한 김현주의 연기는 연말 연기대상에 거론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이지만 최진언을 훌륭히 소화해 낸 지진희 역시 미중년의 대표 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섹시하다. 김현주와 지진희의 이런 케미는 바람을 피우고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재결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완성도 있는 스토리에 더한 배우의 케미가 만들어낸 결과다.

 

 

2<응답하라1988> 혜리-류준열

 

응답하라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러브라인 역시 빠지지 않는 흥행동력이다. 특히 대중앞에 낯설었던 김정환 역의 류준열은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이는 류준열과 혜리가 만들어내는 케미의 힘이 주요했다. 무심한 듯 만원 버스 뒤에서 여자 주인공인 성덕선(혜리 분)을 보호하는 김정환의 행동은 단순했지만 그만큼 강렬했다.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최택(박보검 분)은 엄밀히 말해 혜리와의 케미보다는 스스로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정환은 성덕선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에서 둘 사이의 교류를 만들어 내고, 여주인공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의 결말이다. 사실 이점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인데, 러브라인을 빨리 끝내면 이후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계속 끌어나가면 그 역시도 지루해진다. 과연 이들이 만들어낸 케미가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러브라인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조정석

 

올해 최고의 커플을 꼽자면 누가 뭐래도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과 조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보영은 귀신을 보는 나봉선 역할을 맡아, 귀신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의 애교와 밉지 않은 당돌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동안 어느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한 번 하자고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발칙함을 표현해 낸 박보영 특유의 분위기와 연기력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 박보영을 받아준 남자주인공 강선우 역할의 조정석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박보영과의 합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나갔다. 충격적이고 센세이션한 반응까지 일으켰던 <오 나의 귀신님>, 2015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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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코드는 드라마의 갈등을 유발하고 재미를 살리는데 빠지지 않는 요소가 된지 오래다. 의례 불륜이 주는 단어의 느낌이 그러하듯, 대게 TV속 불륜남, 불륜녀들은 부정적인 느낌으로 묘사 된다. 수많은 막장 드라마들 속에서 불륜은 조강지처를 상처주고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형식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외려 이 편이 현실적이다. 불륜이란, 사실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되기는 힘든 행위이기 때문이다. 설령 주인공이 불륜을 저지르더라도 상대방이 똑같은 행동을 저질렀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TV속 불륜을 그리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불륜남 불륜녀들이 오히려 동정표를 받거나 인기를 얻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불륜 코드를 비틀어 그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세련된 방식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륜코드는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는 방식으로 변해왔을까.

 

 

 

 

불륜을 단순히 불륜으로 보지 않고 그를 불륜으로 내몬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되게 한 예는 정성주작가의 2012년작 <아내의 자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내의 자격>의 주인공 윤서래(김희애 분)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방인이다. 본래 자신의 가치관을 벗어 던지고 아이를 일류로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과 강박관념 속에 시달린다. 대치동의 교육은 앞만 보고 달리라는 결과 중심주의지만, 그 방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철저히 거세된다. <아내의 자격>은 교육 현실과 소위 '능력있는 사람들'이 사는 세계의 모순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한 여자의 인생을 조명한다. 무서울 만큼 규격화된 현실 속에서 불륜은 일탈이고 마음의 안식처다. 영혼의 이끌림으로 표현되는 불륜에 일각에서는 '불륜 미화'라는 말도 나왔지만, 그 불륜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청자들이 대다수였다. 시청률은 5%를 넘나들며 JTBC의 종편 초반 분위기를 살리는데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정성주 작가는 이후 <밀회>에서 같은 필력으로 더욱 파격적인 불륜을 선보인다. 김희애와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내세워 무려 20살 연하남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 설정만으로도 파격적인데, 정성주 작가는 <아내의 자격>에 이어 <밀회>에도 불륜 코드를 넣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불륜 그 자체를 덮어놓고 비난하기는 힘들었다. <밀회>는 <아내의 자격>이 그랬듯, 사회의 부조리함과 그들이 사는 세상 속의 불합리함을 낱낱이 고발했다. 그 안타까운 사연이 있기에 순수한 연하남에게 끌리는 40대 여성의 사랑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밀회>역시 <아내의 자격>처럼 높은 시청률로 보다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각종 패러디등으로 재생산되는 등,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남자의 불륜이 등장했다. <애인있어요>의 최진언(지진희 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진언은 도해강(김현주 분)을 두고 강설리(박한별 분)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에게도 이유는 있다. 바로 순수했던 도해강이 자신과의 결혼 후, 독하디 독한 냉혈한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사랑밖에 모르던 최진언은 그런 도해강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순수하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에게 흔들렸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이유라 해도 그의 불륜은 정당화 될 수 없었다. 자신이 선택한 여성이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두고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운 것은 결코 성숙한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이혼을 하고 다른 여성을 만나는 것이라면 모를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는 없었다. <아내의 자격>이나 <밀회>처럼 촘촘하게 상황을 설정하고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드라마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진언의 별명은 '심장 폭행남'이 되었다. 그의 따듯한 미소와 순수하게까지 보이는 사랑의 방식이 여심을 흔든 것이다. 그는 불륜을 저지르고 시간이 흐른 뒤 만난 자신의 아내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맡았다. 행동으로만 보면 불륜을 두 번이나 저지르는 캐릭터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오히려 지고지순하게 묘사된다. 원래 사랑했던 여자는 도해강 뿐이라는 전제가 있기도 하지만, 그가 다시 도해강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40대 남자의 농익음이 아니라 20대의 풋풋함과 저돌적임이기 때문이다. 도해강만을 사랑하는 그의 눈빛과 목소리 속에서 여성들은 어느새 그와 도해강이 다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애인 있어요>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매니아층의 열띤 지지를 받으며 1인 2역을 소화한 주인공 김현주는 연기 대상을 줘도 아깝지 않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의 이런 지지가 가능한데는 김현주와 지진희의 뛰어난 연기력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이제 드라마 속에서도 불륜코드는 더 이상 막장과 동음이의어가 아니다. 불륜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세련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불륜 자체에 대하여 정당화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드라마의 이야기가 다양해 지는데 있어서 불륜코드가 단 한가지 방식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불륜이라는 행위의 결과에 집중하기 보다 사람의 이야기, 현실의 가혹함에 집중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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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MBC 주말드라마에 일대 부흥기를 가져왔던 김현주가 컴백한다.


이번에는 [폼나게 살거야] 때문에 침체기를 맞은 SBS 주말극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SBS 측도 김현주의 등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김현주의 컴백작 [바보엄마] 제작발표회에는 많은 기자들과 취재진이 몰려 김현주의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다. 전작인 [폼나게 살거야]의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인지 김현주가 얼마만큼이나 흥행 파워를 과시할지 주목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경쟁작인 [광개토 대왕]과 [신들의 만찬]이 탄탄한 시청층을 구축하며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바보엄마]가 나머지 부동층을 어떻게 TV 앞으로 끌어 들이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바보엄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아주 재밌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한 기자가 김현주에게 "지난 주 우희진이 [해피투게더]에서 김현주에게 공개사과를 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우희진은 지난 8일 [해피투게더] '10주년 특집'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해 [남자셋 여자셋]을 촬영할 당시 후배였던 김현주의 지각 때문에 촬영이 취소 되어 그녀를 호되게 혼낸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희진은 아직 신인티도 벗어던지지 못한 (물론 그 때, 김현주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김현주가 지각을 해 촬영을 취소시킨 건 선배인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화로 어쩔줄 몰라하며 사과하는 김현주에게 쓴소리를 마구 쏟아냈고, 이 후 김현주와의 사이가 불편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었을텐데 자신이 너무했었던 것 같다며 김현주에게 '공개사과'를 한 것이다.


사실 선배인 우희진이 후배인 김현주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은 크게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 세계에도 분명한 위계질서라는 것이 있고, 예의범절이라는 것이 있는데 인기 좀 있다고 지각을 해도 웃으며 넘어갈 순 없기 때문이다. 잘못은 경중을 따지자면 김현주 쪽이 더 크게 실수를 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김현주 입장에서 우희진의 '공개사과'는 오히려 당황스럽고 민망한 일이었을터다. 졸지에 신인시절 촬영 시간도 안 지키고 지각을 한 철없는 여배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년여만의 컴백을 선언하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뜬금없이' 우희진 이야기를 꺼낸 기자의 질문은 무척이나 예의에 어긋난 것이었다. 주연배우인 김현주로선 기분이 상할만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미 10년이 훌쩍 넘은 옛날 일 때문에 이미지는 망가지고, 가십거리로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하는 걸 반길 여배우가 과연 누가 있겠는가. 게다가 우희진이 공개 사과를 했다고해서 김현주가 반드시 답할 의무도 없다. 여러모로 난감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현주의 대답은 이러한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기자의 질문을 받은 그녀는 "그 프로그램을 며칠 밤을 새고 있는 중이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다. 이후에 기사로 접했다. 난 이미 잊어버려 기억이 없는데 우희진 언니는 마음에 둔 것 같다" 면서 "기회가 되면 연락하거나 만나서 더이상 마음 불편해 하시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고 쿨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화내실 만 했을 것이다. 그 때는 내가 여기저기서 욕을 먹고 다닐 때였다. 바빠서 많이 늦었다" 고 솔직히 고백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우물쭈물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특유의 쿨함을 잃지 않은 김현주의 대답은 우희진의 공개사과에 대한 최선의 대응이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흘러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김현주는 여배우로서 또한 톱스타로서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문제를 여유롭고 위트있게 넘겨버렸다. 게다가 선배인 우희진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후배로서 예의를 차린 모양새를 갖춘 것 역시 바람직했다.


상황이 이렇게 마무리 되면서 선배로서 후배에게 먼저 사과를 한 우희진이나, 그 공개사과에 대해 솔직히 잘못을 인정한 김현주 모두 '쿨하고 멋진' 여배우로 남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과 세월 속에서 나이를 먹고 삶을 관망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춘 덕분일까. 이 두 여배우에게선 젊은 여배우들이 보여주는 흔하디 흔한 자존심 싸움과 얕은 수의 이미지 메이킹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사람사는 냄새, 인간다운 향기가 나서 더욱 친근감이 느껴졌다.


과거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김현주는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나밖에 보이지 않았다. 세상이 만만했다"며 "주위에서 버릇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루는 매니저가 살다살다 너 같은 애 처음본다고 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극심한 슬럼프와 친구 박용하의 죽음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과정을 겪었다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우희진 사건 역시 김현주에게는 어린 시절의 철없던 추억, 그리고 반성하고 넘어가야 하는 인생의 한 부분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인간미를 갖추고 성장하는 김현주가 이번 [바보엄마]를 통해 또 한번 연기자로서, 또한 사람으로서 성숙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오랜 시간 후배를 꾸짖은데 대해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었던 '착한 선배' 우희진 역시 좋은 드라마에서 하루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쿨하게 사과하고, 쿨하게 화해하는 당신들! 스타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진짜 멋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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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이 날이 갈수록 재밌어지고 있다.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과 세련된 연출, 촘촘히 쓰여진 극본으로 마니아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는 기본기 탄탄한 배우들의 호연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주인공을 맡은 김현주의 안정된 연기력은 [반반빛]이 순항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김현주를 보고 있노라니 90년대 후반 김현주와 비슷한 시기에 '트렌디 드라마의 여왕' 으로 활약했던 최지우가 생각이 난다. 그러나 지금 최지우와 김현주는 너무나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왜 그녀들의 운명은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지우히메'에 갇힌 안타까운 스타여!


최지우는 명실공히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TV 브라운관을 주름잡은 스타다. 최진실과 김희선으로 이어지는 '트렌디 드라마' 스타의 계보는 최지우에 이르러 완숙의 단계에 이르렀으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철저히 트렌디 드라마로 점철됐다.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를 가장 잘 활용하고, 가장 잘 소모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했다. 출연했다하면 폭죽 터지듯 터지는 시청률 대박 행진도 최지우에게는 굉장한 행운이었다. 트렌디 드라마는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장르이자 그녀를 가장 빛내는 장르임이 분명했다.


[유정][진실][신귀공자][아름다운 날들] 등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트렌디 드라마의 행렬 속에서 그녀가 정점을 찍은 작품은 역시 [겨울연가] 였다. 배용준과 함께 출연해 잭팟을 터뜨린 [겨울연가] 는 국내외 할 것 없이 높은 인기를 누리며 '한류스타' 최지우를 만들었다.


지우히메로 불리며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렸던 최지우는 이 때부터 스스로를 브랜드 화 하면서 스타로서 자기 방어적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 자기 방어적 영역이 철저히 '트렌디 드라마' 의 틀에 갇혀버렸다는 것이며, [겨울연가]-[천국의 계단]의 연속 히트 이 후에는 그러한 경향이 더더욱 가속화 되었다는 것이다.


최지우는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으로 승부를 본다기 보다는 한류스타로서의 이미지 혹은 트렌디 드라마의 여성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여성성으로 대중을 상대했다. 이러한 패착은 [연리지][에어시티][스타의 연인] 으로 이어졌고 최지우의 네임밸류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마디로 최지우 스스로 자신을 트렌디 드라마의 영역에 가둬 버림으로써 배우 뿐 아니라 스타로서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는 우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지금 최지우는 [겨울연가] 의 '지우히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태로 머무르고 있다. 한 때는 트렌디 드라마의 여왕이었고 시청률 보증수표였던 그녀지만 지금은 뛰어난 여배우라고 할 수도, 매력적인 스타라고 할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결국 2003년 이 후 단 한편의 작품도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배우'로서의 한계가 '스타' 최지우의 자기 방어적 영역까지도 허물어 버리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지금 스타로서도, 배우로서도 매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녀가 반드시 기억해야 되는 것은 그 '빛나는' 스타의 자리도 사실은 배우로서 그녀가 도전했던 수많은 트렌디 드라마의 영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배우로서 진일보 하지 못한다면, 스타로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스타성을 강조하다 배우의 정체성까지 잃어버린 우를 저지른 [스타의 연인]의 전철을 또 다시 밟았다간 그녀는 한 때 '잘나갔던' 왕년의 트렌디 스타로만 기억하게 될 것이다.


최지우의 색다른 변신이 필요할 때다.



스타를 버린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여!


'트렌디'와 '지우히메'에 갇혀 있는 최지우와 달리 김현주는 색다른 길을 걸은 배우였다.


[햇빛속으로][청춘][유리구두] 등의 트렌디 드라마가 배우로서 그녀의 네임밸류를 업그레이드 시켰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녀는 트렌디 드라마에만 머무르는 우를 저지르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김현주를 스타 지향형 연예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김현주는 누구보다 꾸준한 연기자를 지향했던 인물이었다.


김현주가 트렌디 드라마를 벗어나 의외의 선택을 시작했던 것은 [덕이] 때부터였다. 시대극인 SBS [덕이] 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그녀는 [그 여자네 집][상도] 등에 연속적으로 출연하며 홈멜로,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김현주하면 '트렌디 드라마' 가 생각나던 상황을 180도 전복시킨 선택이었던 셈이다.


김현주의 첫 사극 작품인 [상도] 의 연출을 맡았던 이병훈 PD는 자신의 저서인 [꿈의 왕국을 세워라] 에서 연기자로서 그녀의 노력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나는 한 달 반 동안 눈물 쏙 빠지도록 야단을 쳐가며 김현주를 가르쳤다. 그러나 김현주의 연기력과 발성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연습실에 들어온 김현주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대사를 했다. 눈 앞에 카리스마 넘치는 다녕이 서 있었다.


얼굴 표정에서 감정, 발성, 발음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박수가 나왔다. 최완규 작가는 김현주를 바라보며 감탄하듯 말했다. "놀랍군요, 열심히 연습하면 정말 되네요." 자신의 연기력이 모자란 것을 알고 최선을 다해 연습한 김현주. 지금은 김현주의 연기력에 토를 달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이 후에도 김현주는 [토지] 의 서희역으로 열연한 뒤 자신의 주종목이었던 트렌디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로 돌아갔고, 트렌디 드라마를 끝낸 뒤에는 표민수 PD와 함께 [인순이는 이쁘다] 같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인순이는 이쁘다] 출연 후에 [꽃보다 남자] 를 통해 건재함을 알리고 다시금 법정 드라마인 [파트너] 에 출연하고 있는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어느 한 장르에 갇혀있는 여배우가 아니다. 비록 [인순이는 이쁘다] 와 같이 실험적 작품에 출연한 탓에 흥행성을 보장받기 힘들었고 [상도]-[토지] 로 이어지는 사극 출연 때문에 상큼한 이미지가 희석되기도 했지만 대신 그녀는 배우로서의 연륜과 경험, 그리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낼 수 있다는 대중적 신뢰를 얻어냈다.


그녀는 자신을 어느 한 장르에 가둬놓지 않고 여러가지 작품을 포용하는 쪽으로 스스로를 운영했다. 그것이 때로는 실패하기도 했고, 때로는 대중적인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지만 지금에 이르러 [파트너] 같은 장르 드라마까지 무난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역시 배우는 배우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 김현주는 더 이상 인기에 연연하는 스타가 아니다.


CF 출연을 하지 않아도,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도 김현주는 여전히 탄탄한 입지를 보장받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술집작부 부터 카리스마 있는 여상까지, 트렌디 드라마의 청순가련 주인공에서 법정 드라마의 인간미 있는 여주인공까지 모든 장르와 모든 캐릭터를 아우를 수 있는 지금의 김현주는 아주 괜찮은 방향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우리 시대 진정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이자 배우인 셈이다.

 
스타와 배우 사이, 최지우와 김현주


90년대 '트렌디 드라마' 의 대표 여주인공이었던 김현주와 최지우는 2000년대 들어 서로 다른 전략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함으로써 전혀 다른 결과를 얻어내고 있다.


트렌디에 갇혀 있던 최지우는 여전히 2002년의 '지우히메'로만 살아가는데 반해, 김현주는 TV 드라마에서 이미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채 기본기 탄탄한 여배우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스타성으로서는 최지우가 한 수 위지만 배우로서는 김현주가 최지우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타성과 이미지를 무기로 대중을 공략했고,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두 여배우. 김현주 뿐 아니라 최지우 역시 올해에는 좋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이 들어서도 오래 볼 수 있는 여배우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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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해체설이 불거지는 와중에 유노윤호가 [맨땅에 헤딩] 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고 한다.


이미 촬영현장마다 동방신기 팬들이 가득 찰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유노윤호를 '초이스' 한 연출자 박성수 pd다.


호랑이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성수 PD는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톱스타로 올려 놓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작품은 이른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해체설에 휩싸인 유노윤호의 드라마 출연이 일견 불안하면서도 기대되는 이유 역시 바로 [맨땅에 헤딩] 의 연출자가 박성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박성수는 유노윤호 전에 어떤 신인들을 발굴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키워냈을까.




<햇빛 속으로> : 김현주, 장혁, 차태현, 김하늘


사실 드라마 [햇빛 속으로] 가 편성 되었을 때, MBC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격론이 있었다. 주인공 4명의 인지도가 동급 최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데다가 아직 실력을 검증 받은 연기자들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성수 PD는 뚝심있게 차태현, 장혁, 김현주, 김하늘을 이른바 '4 TOP' 으로 설정하고 주인공 자리를 거뜬히 내줬다. 감독이 배우를 믿을 때 배우는 빛을 발한다는 지론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호랑이 감독답게 박성수 PD는 이 네명의 신인급 배우들을 혼내고 다그치며 내실 있는 연기자로 다듬어 냈다. [햇빛 속으로] 는 극본, 연출 뿐 아니라 우려를 샀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아주 안정적이어서 금방 높은 인기를 얻게 되었고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로 박성수 PD를 만족하게 했다. 당시 박성수 PD의 가르침을 받았던 이 네명의 배우들은 그 때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이제는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건실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성수 감독님의 꾸짖음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거예요. 신인 때 다잡아주셔서 언제나 감사드리죠" (배우 장혁)




<맛있는 청혼> :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음식 드라마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는 방송가의 불문율을 깨고 사상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던 드라마 [맛있는 청혼] 에도 스타급 배우는 없었다. 연기는 잘하지만 식상하지 않은 얼굴, 청춘의 발랄함과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을 가진 배우를 찾고자 했던 박성수 PD는 [사춘기] 로 잘 알려진 정준을 파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캐스팅하고 그 외 주인공들은 모두 아직 이름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신인들로 구성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주위에서 "박성수가 미쳤다." 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박성수 PD의 도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소재도 엉뚱하게 음식 이야기에다가 배우들도 모두 신인으로 구성해 놓았으니 과연 누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박성수는 정준, 소지섭, 권상우, 소유진, 손예진 등 기라성 같은 신인들을 발굴해 내며 [맛있는 청혼] 을 당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빅 히트 드라마로 성장시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정준은 성인 배우로서 본격적인 발돋움에 나설 수 있었으며 [남자 셋 여자 셋] 이 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소지섭과 이제 막 TV에 적응하기 시작한 소유진, 생판 신인이었던 권상우, 손예진까지 모두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니 박성수를 어찌 '스타 제조기' 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을 초이스하고 키워내는 능력은 박성수 PD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안목은 정확하다.





<네 멋대로 해라>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박성수 PD는 신인을 발굴해서 스타로 키워내는 데에도 재주가 있는 사람이지만 기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스타를 발탁해 매력 만점의 배우로 탈바꿈 시키는 데에도 아주 괜찮은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바로 인정옥과 함께 작업한 [네 멋대로 해라] 인데, 이 작품은 아직까지도 마니아 층의 열렬한 열광을 얻을 정도로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 가 기획될 당시 박성수의 선택이 양동근과 이나영이라는 사실은 의외이면서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논스톱] 시리즈로 코믹 이미지가 강했던 양동근과 CF 스타로만 인식 되어오던 이나영이 과연 박성수 식 정통 드라마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여기에 공효진까지 합류하면서 하나 같이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마당에 이런 외모의 배우들로 뭘 하겠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 에서 박성수는 기존 양동근, 이나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전복시킴으로써 그들을 진정한 배우로 완성시켰다. 코믹했던 양동근에게는 진지함과 우울함이라는 극단적 감정을 뽑아냈고, CF로 형상화 되어있던 이나영에게는 지극히 인간미 있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네 멋대로 해라] 가 지금까지도 걸출한 작품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데에는 배우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박성수의 창조성과 그 이면을 제대로 살려낸 노련함에 힘입은 바 컸다.




<나는 달린다> : 김강우


드라마 [나는 달린다] 는 솔직히 말해서 박성수의 전작들과 달리 흥행에서 처참히 실패한 작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품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김강우 역시 일약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루키' 로 떠올랐다. 김강우가 지금껏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근원에는 [나는 달린다] 에서 그를 발탁한 박성수의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성수는 당시 김강우를 일컬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지만 잘만 다듬으면 나중에 큰 배우가 될 것." 이라는 후한 평가를 내린바 있다. 박성수의 단언처럼 김강우는 현재 젊은 배우들 중에서도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연기력으로 평단과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해 있다. 작품은 망했어도 감독의 안목은 여전히 살아있었던 셈이다.




박성수와 유노윤호, 어떤 시너지 낼까.


이렇듯 신인 발굴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박성수가 이번에는 가수 유노윤호에게 손을 댔다. 유노윤호의 첫 드라마 진출작이기도 한 [맨땅에 헤딩] 은 박성수가 유노윤호를 '초이스' 했다는 그 자체로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박성수는 과연 아이돌 스타인 유노윤호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낀 것일까. 과연 박성수는 이 시대 가장 '핫' 한 아이돌 스타 중 한명인 유노윤호를 비, 이승기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박성수와 유노윤호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와중에 [맨땅에 헤딩] 의 방송이 이제 겨우 한 달여 남짓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련미 넘치는 감독 박성수와 신인 배우 정윤호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기대해 보며, 자칫 위험해 보이는 그들의 도전이 결코 '맨땅에 헤딩'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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