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해피투게더>에서는 씬스틸러 배우 오연아가 출연해 두 명의 선배 이름을 거론했다. 하나는 정우성, 다른 하나는 김혜수의 이름이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 두 배우는 오연아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 정우성은 오연아가 배우를 포기하려 했을 때 즈음 오연아를 추천한 장본인으로, 지금의 씬스틸러 오연아를 있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오연아의 입을 통해서 밝혀졌다. 정우성은 뒤늦게 개봉한 <소수의견>이라는 영화를 보고 '후배가 좋은 길로 갈 수 있다면 끌어줘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며 영화 <아수라>에 오연아를 추천했다고 한다. 무명배우였던 오연아를 눈여겨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영화에 추천하는 것은 정우성 같은 톱스타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무명 배우의 커리어는 정우성과 하등 관련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배우들의 연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에피소드다.

 

 

 

 

 

 

 

 

 

 

정우성은 평소에도 배려심 깊고 주변 사람을 챙기기로 유명하다. 배우 이범수는 예능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하여 “단역배우 시절 회식에 참가하기가 애매했다. 누구하나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나도 가도되나 싶었다”며 “(회식에 가서) 앉아있으면, 내가 음식 받을 차례임에도 다른 높은분이 ‘여기요’하면서 집어가고 있었다. 어느 톱스타가 그 모습을 5분 10분 지켜보고 있더니,  ‘아주머니, 저쪽 테이블 갖다 주세요. 그쪽 지금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는 것이었다. 회식자리에서 전체상황을 모두 보고 있었던 것.” 이라며 “그 배우가 바로 정우성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범수는 “정우성을 정말 멋진남자라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김정태 역시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영화 <똥개>를 정우성과 함께 찍었는데, 그 당시 돈이 부족하여 집을 빼야 할 위기에 몰렸다. 친했던 정우성 매니저에게 연락을 했는데 매니저가 ‘우성이 형한테 얘기해 보라’며 연락처를 주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전화번호를 눌러 이야기를 꺼냈는데 한동안 말이없던 정우성이 ‘생각할 시간을 주실거죠?’라며 정중하게 전화를 끊었다.” 고 말하며 “이어 이틀 후 돈이 입금되었다. 지금은 갚았지만, 당시 정우성이 아니었다면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한 적도 있었다.

 

 

 

 


이밖에도 정우성은 스태프들은 물론, 팬들에게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다. 몰려드는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어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정우성은 “피곤하지 않냐”는 조영구의 물음에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더 있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안겼다.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촬영하면서도 “자기 리액션 너무 좋다.”고 오연아를 치켜세워준 김혜수 역시, 영화계에서의 미담은 유명하다. 2014년 천우희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눈물을 흘릴 때, 함께 울어줄만큼 깊은 공감을 했던 김혜수는 이어 인터뷰에서도 “천우희는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했으면 좋겠다"며 "잘 하는 배우들을 발견할 때, 그 배우들이 다른 작품에서 부각될 때 너무 기쁘다. 잘하는 배우들은 어디에서도 다 잘 한다"며 후배를 격려했다.

 

 

 

 


<직장의 신>에 김혜수와 함께 출연했던 송지인은 “김혜수는 나처럼 비중이 작았던 배우도 시사회에 초대해 주는 것은 물론, 최근 있을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 진행 상황과 일정표, 조감독 연락처, 영화사 등이 모두 적힌 리스트를 직접 보내주셨다. 작품하느라 바쁠테고 저 같은 후배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정말 감동했다.”며 김혜수의 후배 사랑을 증명했다.

 

 

 

 


<굿바이 싱글>에 함께 출연한 마동석은 “이래서 김혜수, 김혜수 하는 구나 했다.”며 김혜수에 대한 존경의 표시를 했다. 이에대해 김혜수는 “배려도 상호간에 마음이 통해야 배려를 하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며 "동석 씨도 정말 많은 배려를 하는 배우다"며 마동석에 대한 칭찬을 먼저 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혜수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특히 현장에서는 많은 분들의 배려를 받는다. 오로지 자기 캐릭터와 연기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이 배려를 해주신다"며 "배우들끼리도 마찬가지다. 메인 배우가 있고 그 외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현장에 있는데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을 서포트 해준다. 감정적인 배려, 연기적인 배려를 받는 것이다”고 말하며 "물론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 쯤은 고마움을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있었던 현장은 대부분 늘 그래왔던 것 같다"며 "배려를 주고 받으면서 배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도울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닌가 싶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혜수는 무엇이든 메모장에 적는 습관이 있는데  무명 배우들의 이름과 나이, 전화번호까지 휴대폰 메모장에 빼곡하게 기록해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 적는다. 아티스트 같은 경우는 내가 캐스팅 디렉터까지는 아니지만 기억해 뒀다가 어떤 좋은 작품이 있을 때, 그 배우에게 맞는 캐릭터가 나왔다 싶을 때 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메모장에 보면 70세 넘는 분들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 배우가 주목을 받는다고 했을 때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의 모습을 나 혼자 기억하고 있다면 '어? 저 배우 나 예전에 어떤 작품에서 봤는데. 진짜 좋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하고 싶어지지 않냐. 나도 마찬가지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때 가장 좋다"고 말하며 단순히 자신이 톱스타의 위치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을 넘어 다같이 잘되고 싶은 마음을 전했다.

 

 

 

 


낮은 위치에서 높은 곳을 우러러 보기는 쉽지만, 높은 위치에서 낮은 자리를 바라보고 그들을 충분히 배려하기란 어렵다. 사람이란 대우를 받는 만큼 그 대우에 익숙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공이라는 이름을 거머쥐고도 자신보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 볼 줄 알고 그들이 진정으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정우성과 김혜수의 태도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단순히 배우로서가 아니라 영화와 연기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보여주는 태도는 단순히 연예인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그들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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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열린 <tvN10 어워즈>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었다. 그동안 tvN이 배출해 낸 프로그램의 질적·양적 성장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지상파를 위협하거나 뛰어넘는 시청률은 물론, 새로운 기획이나 스타를 배출하는 등, 지상파가 미진한 부분까지 해내며 '믿고 보는 방송국'이라는 이미지를 얻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tvN을 빛낸 프로그램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상식의 의미는 그만큼 컸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tvN 시상식은 짜임새나 분위기를 꽤 신경써 시상식을 만들었고, 이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tvN의 달라진 위상답게 시상식에는 그동안 tvN을 빛냈던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그 스타들의 화려함 만큼 상의 공정성 역시 빛났느냐 하는 하는 물음을 던진다면, <tvN 10 어워즈>는 아쉬움을 남겼다.

 

 

 

 



10주년 기념인데 2주년 기념이 되어버린 시상식

 

 

 

 


 
10주년이라는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시청자들은 tvN이 그동안 해 온 발전을 돌아볼 수 있는 시상식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시상식 뚜껑이 열리자 tvN 시상식은 방송 삼사가 했던 실수를 반복한 시상식으로 전개되었다.

 

 

 

 



방송삼사 시상식의 가장 큰 폐해는 상의 공정성이나 의미 이전에 방송사의 사심이나 이익이 지나치게 개입된다는 점이다. 사실 연말마다 행해지는 시상식에서 자체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은 항상 '나눠 먹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비판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이 방송사의 시상 결과다. 일단 상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어떻게든 상을 수여해야 하는 까닭에 억지스러운 부문의 상을 만들어 내고, 상을 남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대상마저 방송사 이익을 우선시하여 수상결과가 정해지기 일쑤다.  단순히 내년까지 방송예정인 작품에 출연힌 톱스타라는 이유만으로 수상이 결정되거나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 공동수상까지 남발되는 시상식의 행보에 많은 시청자들은 염증을 느낀 터였다.

 

 

 

 



시상식에는 물론 화제성이 필수지만 수상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 그 시상식의 의미는 사라진다. 어느 순간 연말 시상식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고 시청자들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런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MBC는 대상을 후보만 정해두고 문자투표로 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연말 방송사 시상식에 쏟아지는 불만은 큰 상황이다.

 

 

 

 



<응칠> <미생>등....과거에 방영된 드라마들은 어디로?

 

 

 

 

 


 
tvN의 시상식은 과연 달랐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다. tvN은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등, 비교적 최근 방영된 작품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나머지 작품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 예를 들면 <응답하라 1988>이 있기 전에 <응답하라 1997>이 있었다는 점이다. <응답하라 1988>은 tvN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 토대위에 그 콘텐츠가 인정받기 까지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응답하라 1988>의 혜리, 류준열, 라미란, 김성균이 상을 받고 참석하지 못한 박보검까지 화상 통화로 연결이 되며 콘텐츠 대상까지 수상하는 동안 <응답하라 1997>이 수상한 상은 '베스트 키스상' 하나로 끝이었다. 여기에 중간에 있었던 <응답하라 1994>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으며 마치 <응답하라 1988>만이 의미가 있는 것처럼 다뤄졌다는 것은 아쉬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응답하라 1997>의 의외의 성공이 <응답하라 1988>의 최고 시청률을 가능케한 초석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 뿐이 아니다. tvN 드라마의 시청률은 물론, 매니아층을 끌어 모으고 지상파와 케이블의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그 해 가장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평가를 들은 <미생> 팀 역시, 이성민이 남자 배우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tvN시상식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오! 나의 귀신님>으로 로맨틱 코미디 여자 캐릭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은 박보영 역시 시상식에 참석했음에도 무관에 그쳤다. 비교적 최근 드라마 였던 <디어 마이 프렌즈> 역시 시상식에서 외면 받았다. 노인들을 주요 캐릭터로 등장시켜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드라마의 감동은 시상식에서는 아마도 의미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 밖에도 한국 최초로 시즌 15를 앞두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라든지, 신선한 군대 예능이라는 평을 들은 <푸른 거탑>, 로맨틱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 공감을 얻은 <로맨스가 필요해>, 전도연의 드라마 출연작인 <굿와이프>등 한 번쯤은 집고 넘어가야 할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빠져있었다.

 

 

 

 


물론 tvN의 10년사를 짧은 시상식 시간 안에 다 조명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지나치게 편중된 시상결과에 많은 시청자들은 허무함을 느꼈다. 그들만의 축제라는 방송국 연말 시상식의 결과처럼, tvN 역시 그런 방향을 따라간다면 굳이 시상식의 의미가 있을까. 시상식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의미가 없다면, 그 시상식에 대한 화제성도 결국에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믿고 보는' 방송국이라는 평판을 힘들게 얻은 만큼, 시상식 역시 '믿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슴 한 편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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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그널>의 주역이었던 톱배우 이제훈과 김혜수는 물론, 배우 김희원 그룹 빅뱅의 G 드래곤 등이 출연하며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그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까지 합세하여 판을 키운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에 쏟아진 기대감은 굉장하다. 무한상사를 이런 대형 프로젝트로 만들고 기대감을 증폭시킨 것은 어디까지나 <무한도전>의 역량이다. 그동안 수차례 특집으로 제작되었던 무한상사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찾고 그 새로움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 오직 <무한도전>만이 그런 예능의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

 

 

 

 

 

 

무한상사 촬영현장에 등장한 톱스타들은 역시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직 무한상사의 본편이 방송되기 전이지만 그들이 무한상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만으로도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 버린 <무한도전>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 올리며 큰 제작비까지 집행하게 만든 무한상사가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레전드를 경신하게 만들리라는 기대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너무나도 거대해져 버린 무한상사 프로젝트 속에서 예전 무한상사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왜 그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예전 무한상사에 대한 향수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무한상사 특집은 그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2011년 야유회 형식으로 소소한 꽁트처럼 꾸며진 이후, 2012년에는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출연하여 화제가 된 바도 있었다. 그 이후 꾸며진 8주년 기념 ‘뮤지컬 무한상사’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무한상사 특집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무한도전>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다시 보고 싶은 특집으로 ‘무한상사’가 뽑힌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그만큼 무한상사 특집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특집이었다. ‘회사’라는 설정하에 멤버들 하나 하나를 회사의 구성원으로 설정하고 직책에 따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꽁트와 애드립 등은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통로가 되어 준 것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합과 개성이 잘 발휘될 때 가장 큰 재미를 담보한다. 그런 무대를 제공해 준 것이 바로 무한상사 특집이었다.

 

 

 

 

 

 

 

그러나 이제 멤버들은 힘이 달린다. <무한도전>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서 정형돈 마저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무한상사 특집으로 컴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정형돈은 최근 <무한도전>에서의 공식하차를 알리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로 영입된 광희마저 아직 캐릭터를 확실히 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호 PD 조차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할 만큼, <무한도전>에서 캐릭터의 보강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상사를 예전처럼 꽁트 형식을 위주로 보여주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캐릭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칫, 예전보다 못한 결과물을 보여주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타개책은 판을 키우고 톱스타들을 영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가 이렇게 이루어 질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한도전 자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캐릭터의 발굴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나 무한상사에서 가장 아쉬운 얼굴은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무한상사에서 정대리 역할을 맡아서 ‘가장 평범한 샐러리 맨’을 콘셉트로 잡고 공감을 얻은 인물이었다.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 이라는 캐릭터를 정의하면서 오히려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 냈다. 패션 테러리스트같은 정형돈 특유의 이미지도 이 때 빛을 발했다. 정대리는 항상 피곤해 하는 듯한 모습과 윗 사람에게 아부를 떠는 모습등으로 묘하게 현실을 비틀어 웃음을 창출해 냈고 뻔뻔하게 자신감을 내세우며 호기를 부리는 모습으로 포인트까지 주었다. 더군다나 2012년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서포트한 것이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G드래곤을 거만한 태도로 무시하는 콘셉트로 G드래곤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2016 무한상사에 모습을 드러낸 G드래곤 옆에 정형돈이 없다는 것은 무엇보다 아쉬운 일이었다.

 

 

 

 

 

 

이번 무한상사는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역대급 스케일을 무작정 반가워 할 수만은 없다. 물론 이번 무한상사 역시 엄청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두근거림은 있지만,그 기대를 충족시킨 이후가 더 문제다. 여전히 <무한도전>은 MBC 간판 예능이고, 많은 팬을 보유한 예능이지만 그 안에서 제 역할을 다 해냈던 빈자리들이 아직은 채워지지 않고 있기에 여전히 ‘위급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에 정형돈의 빈자리는 이런 역대급 무한상사라는 기대감 속에서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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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도 벌써 반이 넘게 지나갔다. 상반기에는 히트작이 대거 출현하며 연예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는 상반기 유행했던 유행어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히트작들에서 쏟아져 나온 유행어들은 대중의 공감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 되었다. 상반기 TV가 내놓은 유행어는 무엇이 있을까.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답게, 유행어의 대부분은 드라마에서 빠져나왔다. 이 중 가장 먼저 시작을 알린 드라마가 바로 <시그널>이다. <시그널>은 한국에서 흥행이 어렵다는 장르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채널에서 무려 시청률 12%가 넘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2에 대한 열망까지 키운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에서 이만한 작품이 당분간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그널이 준 충격은 대단했다.

 

 

 

 


그 충격을 방증하듯, 시그널은 다양한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배우 이제훈이 극중 조진웅을 무전기로 부르며 던진 “이재한 형사님?”이라는 한마디부터 시작해,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시그널>의 유행어는 시청자들 가슴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태후지 말입니다.

 

 

 

 

 


38%의 높은 시청률로 2016 상반기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그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 낸 유행어 제조기였다. 군대 말투인 ‘말입니다’는 물론이고, ‘그 어려운 걸 해낸다’, ‘그럼 살려요’ 등, 유시진 역할을 맡은 송중기에게 빠진 시청자들은 그 말투마저 애정을 가지고 유행어로 만들었다.

 

 

 

 


<태후>는 중국에서까지 열풍을 일으키며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의 주류로 우뚝 섰고, 송혜교의 이름값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을 정도였으니, 이 드라마가 가진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각종 기사나 방송에서도 이 말투는 계속 패러디 되며 <태후>에 대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나 심심하다 진짜.’

 

 

 

 


2%대로 시작해 10%대로 종영한 tvN의 <또! 오해영>은 존재 자체가 반란이었다. 서현진과 에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월화 11시라는 시간에 방영된 <또! 오해영>은 애초에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크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종영할 때 즈음에는 서현진과 에릭의 인생 최고의 작품이 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성의 공감대를 무엇보다 잘 형성한 탓에 이 드라마에 대중은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극중 오해영(서현진 분)이 박도경(에릭 분)의 텅빈 방 안을 향해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라고 소리친 장면은 서현진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더불어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시청자들은 그 말을 패러디하며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 오해영>은 콘텐츠의 힘이 톱스타나 물량공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상반기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친구를 만나느라 ‘샤샤샤’

 

 

 

 


가요계에서도 오랜만에 유행어가 탄생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에서 멤버 사나의 파트에 나오는 ‘샤샤샤(shy shy shy)’라는 구절은 노래의 포인트가 되며 원더걸스 'tell me'의 ‘어머나’ 이후 가장 큰 파급력을 남긴 단어가 됐다. 각종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샤샤샤’ 애교가 요구되고 자막에서도 활용되는 등, ‘샤샤샤’는 트와이스와 ‘cheer up'을 대표하는 한 마디가 되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은 지금까지 올해 가장 오래 1위에 머무른 노래로 기록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차트 순위권에 올라있다. 이런 성과는 아이돌의 노래가 단순히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 문화에 파고들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하다. 트와이스는 ‘cheer up’ 한 곡으로 명실상부 걸그룹을 대표하는 그룹중 하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예능 유행어 전멸

 

 

 

 


 

대부분 드라마에서 나온 유행어의 흐름을 보면, 예능의 유행어 제조가 부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수만은 유행어를 주도했던 <개그 콘서트> 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파급력을 줄 만큼의 콘텐츠가 되지 못했고, 기타 예능의 활약도 상반기에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끌어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예능은 공중파 보다는 <아는 형님> 등, 케이블에서 탄생했지만 아직까지 파급력은 크지 못하다. 하반기의 예능은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행어는 단순히 유행어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때 유행했던 단어들을 살펴보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콘텐츠에 열광했는지를 알 수 있다. 2016년 하반기에는 어던 유행어에 또 대중이 반응할지 알 수 없지만 하반기의 콘텐츠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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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재미있을까. <시그널>은 방영 전부터 그런 우려를 가지고 있던 드라마였다. 한국 드라마의 특징은 장르물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수사물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무전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차용한 <시그널>은 한국 드라마에서 인기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진 작품이라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방송사에 손해를 끼친다. 그동안 숱한 장르물이 뜨거운 성원에도 불구하고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다. <시그널>이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 의사를 먼저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이유 역시, 그런 우려 때문이었다.

 

 

 

TvN으로 무대를 옮긴 <시그널>은 그러나, 그 우려를 비웃듯 첫회부터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유괴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스토리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설명해 내면서도 범인을 찾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내 극적인 반전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장르물은 사건을 쫓으면 인물이 안 보이고, 인물을 쫓으면 루즈해지는데 둘을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의 말대로 <시그널>은 장르물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인물을 놓치지 않은 수작이다. 중간 유입이 힘든 장르물의 특성을 깨부순 것도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이었다. 일단 한 번 보게 되면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는 호기심을 자아냈고,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사건은 단순히 사건 자체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장의 발판이 되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에 긴밀히 연결된 매개체로 그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한다. 이 때문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감정은 더욱 간절해지고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처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 구성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그들이 분노하는 장면에서 따라 분노하고 그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지점에서 같이 통쾌함을 느낀다. 주인공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이 아닌, 그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그렇기에 그들의 감정은 아무리 격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감정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내는 스토리 구성 능력은 지금까지 방영된 어떤 드라마에 견주어도 더 뛰어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발군이다. 김은희 작가 본인의 작품 중에서 조차도 단연 으뜸으로 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결국 첫회를 보게되면 마지막회까지 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은 이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TvN역대 최고 시청률 2위에 빛나는 결과는 시청자들의 실질적인 반응에 비하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시그널>은 한 회 한 회가 끝날 때 마다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 내며 처음부터 끝까지 쉽사리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펼쳤다. 사건 하나하나가 별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그 사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점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열린 결말조차 이 드라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시그널>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드라마가 끝나기 불과 몇 분전까지 세 주인공이 한데 모일까, 안 모일까 하는 긴장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그 열린 결말 자체가 시그널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완벽한 결말이라 할만 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살았지만, 주인공들이 다시 새로운 사건에 부딪치는 마지막은 마지막이라기보다는 시작이었다. 이재한(조진웅 분) 살리기 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뜨거웠던 반응은 이제 시즌 2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으로 확산되었다. <시그널>의 시즌 2를 원하는 목소리는 타당하다. 아직 <시그널>이 할 이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절대 악은 완전히 심판받지 못했다. 마지막 회에서 차수현(김혜수 분)이 받은 문자등, 아직 풀리지 못한 미스터리도 남아있다. 이재한 형사의 사라진 15년에 관한 이야기도 묘사되지 않았다. 풀어낼 이야기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들을 제쳐 놓고라도 <시그널> 시즌2가 제작되길 바라는 마음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제작으로 촬영을 끝내고도 마지막 방송이 다가오기 직전까지 편집을 거듭하는 제작진의 노력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에 김원석 감독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은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더군다나 김은희 작가와 김원석 감독은 물론, 박해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제훈까지 <시그널> 시즌2를 언급했다. 이쯤 되면 시즌 2가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다.

 

 

 

<시그널>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단한가지 아쉬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결말의 행방이다. 이 이야기를 시청자들의 상상이 아닌, <시그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시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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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시그널>과 JTBC <마담앙트완>은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방송이 되며 경쟁하게 되었다. 공중파를 뛰어넘어 케이블의 경쟁이 본격화 된 것이다. 일단 첫 방송의 승기는 <시그널>에 돌아갔다. <싸인> <유령>등을 집필해 필력을 인정받은 김은희 작가와 <미생>등을 연출한 김원석 PD의 조합에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끊임없는 웰메이드 드라마 제작으로 드라마 왕국으로 떠오른 tvN이라는 채널까지 확보했다. 한예슬과 성준이 주연을 맡은 <마담앙트완>은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등을 집필한 홍진아 작가와 <내 이름은 김삼순>등을 연출한 김윤철PD의 작품으로 제작진의 이름은 <시그널>못지 않다. JTBC역시 <무자식 상팔자><아내의 자격><밀회>등으로 드라마의 성공을 거머쥔 전력이 있으니 여전히 승산은 있다.

 

 


 

그러나 첫회 방송의 시청률의 결과는 <마담앙트완>의 완벽한 패배로 결론이 났다. 무려 6%대를 넘기며 첫 방송부터 지상파 통합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시그널>과는 달리 <마담앙트완>은 요새는 기본이라는 1%대의 시청률도 넘기지 못한 것은 물론, 종편 채널 중에서도 꼴지에 해당하는 성적을 받아 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담앙트완>에 대한 기대는 있다. <시그널>이라는 높은 벽을 넘어설 수는 없을지 몰라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만한 포인트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일단 <마담앙트완>은 타이틀롤을 맡은 한예슬의 캐릭터가 눈에 띈다. 한예슬은 신기는 없지만 눈치와 뛰어난 감으로 점을 봐주는 사기꾼 점쟁이 고혜림 역할을 맡았다. 고혜림 역할의 핵심은 다소 뻔뻔하지만 그 이면에 로맨스를 믿는 사랑스러움이다.

 

 

 


한예슬은 <환상의 커플>이후 대표작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예슬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환상의 커플>은 한예슬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상의 커플>속에서 한예슬은 독설을 쏟아내는 재벌 상속녀 역할을 맡아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예슬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화려한 상속녀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장철수(오지호 분)의 집에 얹혀사는 처지가 된다. 화려한 외모의 한예슬이 몸빼 바지를 입고 망가지는 모습 속에서 한예슬은 독보적인 캐릭터를 연출해 냈다. 초라한 상황 속에서도 자존심과 독설은 포기하지 못하는 나상실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먹혀 든 것이다.

 

 

 

 


<마담 앙트완>역시 한예슬은 사기꾼 기질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품을 줄 알고 진실한 사랑을 믿는 로맨티스트로서의 사랑스러움을 가진 캐릭터로 분했다. 한예슬의 화려한 외모와 애교 섞인 목소리를 활용하여 묘하게 이율배반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환상의 커플>에서도 그랬듯, 한예슬은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심금을 울리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런 한예슬의 연기는 캐릭터와 한예슬의 매력이 일치할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마담 앙트완>은 이런 한예슬의 독무대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그널>은 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다. 반면<마담 앙트완>은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로 밝고 가벼운 스토리를 내세웠다. 시청층이 확연히 갈리는 만큼 <마담 앙트완>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속단은 금물인 것이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다면 <마담 앙트완>역시 충분한 매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과연 한예슬이 김혜수라는 높은 벽과 대항하여 자신의 매력을 온전히 증명할 수 있을까. 그 결과에 따라 한예슬이 복귀한 후 제 2의 전성기를 차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갈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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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제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대종상이 파행으로 치닫은 가운데 청룡영화제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종상의 파국이 얼마 안 있어 열린 청룡상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일단 수상 후보 대부분이 참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청룡영화제의 이미지는 달라졌다. 당연히 배우들이 참석하는 줄 알았던 시상식에 주요 후보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았고, 시상식의 백미라고 할 있는 남우·여우주연상 배우들 조차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은 촌극이었다. 대리 수상조차 수상자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올라가서 친분은 없지만 잘 전해드리겠다’ ‘민망하다같은 말들을 쏟아냈다. 시상식을 여는 의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참가자에게만 상을 주겠다는 그들의 아집은 철회되었지만, 철회되지 않았더라면 더욱 우스운 꼴이 나고 말았을 것이었다. 주연상 시상은 아예 할 수 조차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청룡 영화상에 대부분의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대종상과는 다르게 청룡이 배우들에게 어느 정도의 권위를 획득했다는 뜻에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청룡상은 조선일보라는 거대 스폰서에 의해 운영된다. 대종상이 여러 파벌로 나뉘어 서로간의 이익분쟁으로 치닫았다는 보도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청룡상은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이라는 구심점이 존재했다. 이 안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는 존재하겠지만, 거대 자본이 뒤에 버티고 있으니 훨씬 더 탄탄하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청룡은 그런 장점을 살려 청룡영화제의 이미지 메이킹에 집중한다. 수상후보들을 선정하고 가장 공정한 상을 수여한다는 이미지는 청룡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다. 그들은 이런 이미지를 의외의 수상을 통해 만들어냈다. 작년 영화 독립영화 <한공주>로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의 눈물이 감동적이었던 까닭은 천우희가 유명배우도 아니었고 <한공주>가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흥행성이나 유명세에 흔들리지 않고 상을 수여한다는 이미지를 청룡영화제는 은연중에 획득했다.

 

 

 

이 밖에도 황정민의 숟가락 소감은 화제가 되며 각종 패러디와 광고에까지 활용되었고 2000년 이미연, 2001년 장진영, 2004년 이나영등 신선하고 파격적이지만 흥행성적이나 인기에 상관없는 수상 결과를 발표하여 화제몰이를 했다. 그만큼 시상식의 가장 중요한 지점을 청룡영화상은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을 준다는 자체보다도 그 상이 얼마나 공정성 있는 결과로 결정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어떤 파급력이 있는지에 관한 지점을 짚어낸 것이다. 실제로 공정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들은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만은 틀림없다.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훌륭한 역할을 해낸 것이 바로 김혜수였다. 김혜수는 청룡영화제의 진행을 22년간이나 맡았다. 이제 청룡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예전부터 김혜수가 청룡영화제에 어떤 드레스를 입고 등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정도였고 안정적이고 재치 있는 진행은 늘 호평을 받았다.

 

 

 

천우희가 수상을 하고 흘리는 눈물에 공감하여 같이 눈물을 흘리거나 영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모습등은 그에 대한 호감도로 이어졌고 나아가 청룡영화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혜수와 함께 청룡영화제의 진행을 맡았던 정준호는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김혜수는 후보에 오른 모든 작품을 다 본다며 그의 준비성과 성실함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청룡영화제 역시 이정현이라는 의외의 수상결과가 있었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유아인의 남우 주연상 역시 공감이 갔지만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독립영화에 출연한 이정현의 수상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심지어 이정현은 가수로서 더 성공했던 배우다. 역대 영화제들은 유독 가수 출신 후보들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다. 가수 출신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엄정화의 상복이 유독 시상식에서만큼은 꽤 오랫동안 없었던 점을 상기해 보면 그런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이정현의 수상은 독립영화와 가수 출신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거스른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파격과 전진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수상 결과가 계속 나타나는 가운데 김혜수가 던진 한마디는 귀에 꽂힌다. “참 상 잘주죠?”. 시청자들이 시상식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상을 잘 주는 시상식. 그래서 공감도 가고 재미도 있는 시상식. 바로 그런 시상식을 원한다. 그 가운데서 22년간 청룡의 안주인 자리를 지켜온 김혜수가 인정한 청룡의 시상법은 대종상과 비교되어 확실한 우위를 점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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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여우주연상이 영화 <한공주>의 천우희로 결정이 났다. 청룡영화상은 35회째를 맞이하여 그동안 대한민국의 대표 영화제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그 이면에는 상에 의외성을 주고 심사표를 공개하여 상의 공정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국내 영화제의 공신력이나 영향력은 사실상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다. 상을 받으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헐리우드의 시상식에 비하면 우리나라 시상식은 그 시상식 자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시상 결과에 대중들이 반감을 가지는 경우도 많고 딱히 여우주연상이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다음 영화의 캐스팅이나 흥행에 엄청난 특혜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굳이 그 상을 받지 않아도 이미 성공한 작품이나 영화인에게 그 수상의 결과가 덤으로 주어지는 느낌이 있을 때도 부지기수다. 그리하여 때때로 단순한 흥행성적만으로 시상 결과가 정해지는 경우에는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대종상’에서 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 같은 경우, 연기력과 경력에서 흠잡을 구석은 없었지만 영화 <해적>에서 보여준 연기나 작품이 가지는 의미에 있어서 주연상으로 적절할만큼 대단한 활약을 보였는지는 의문이었다. 영화는 800만을 넘기는 흥행을 했지만 단순히 흥행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여우주연상에는 이견이 따른다.

 

 

 

 

 

그러나 사실 손예진 이외의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 <명랑>의 최민식이나 <변호인>의 송강호등이 활약하며 남우주연상 수상의 긴장감을 높였다면 여배우의 활약은 손예진을 제외하고는 크게 두드러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여배우를 위시한 영화의 제작이 활발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청룡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가능성’을 택했다. 그동안도 의외의 수상 결과로 화제에 수차례 오른바 있었던 청룡은 이번에도 독립영화 <한공주>의 천우희를 수상자로 지목하며 신선한 수상결과를 안겼다. <한공주>는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22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의 <변호인>이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낮은 수치다.

 

 

 

 

<한공주>는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인정받았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무비꼴라쥬상·시민평론가상을 시작으로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 금별상, 제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상,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국제비평가상·관객상,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대상, 미국 뉴욕 아시안 영화제, 로스앤젤레스 영화제, 캐나다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지포니영화제, 영국영화협회 특별상, 멕시코 과나후아토 국제영화제, 호주 멜버른 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실적을 내며 화제 몰이를 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영평상이나 올해의 여성영화인 상 연기상등을 수상했지만 메이저급의 시상식에서 주연상으로 이름이 불릴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천우희는 그동안 영화 <마더> <써니> <우아한 거짓말> <카트>등에 출연했지만 신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할 만큼 존재감을 증명한 적이 없었다. <써니>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긴 했지만 분량이 문제였다. <한공주> 전 까지 천우희는 조연도 아닌 단역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공주>의 천우희는 달랐다. 독립영화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천우희의 연기력은 빛이 났다. 복잡한 과거를 가진 여고생의 미묘한 심리를 제대로 포착해 내며 천우희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그러나 신인상 후보에도 못오른 천우희가 단번에 청룡의 여주인공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청룡은 과감하게 천우희에게 상을 안기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상결과를 만들어 냈다. 단순히 흥행성이나 스타성, 또는 그동안의 실적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독립영화로도 메이져 시상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마저 심어주었다.

 

 

 

심사위원들도 인간인 까닭에 수상결과는 언제나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허나 <청룡 영화상>은 심사표를 공개하면서 공정성 논란을 최소화 시키려 노력했다. 최민식과 송강호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남우주연상과는 달리 천우희는 모든 심사위원들의 몰표를 받았다. 네티즌의 선택은 손예진이었지만 천우희는 이번 년도의 이견없는 여우주연상 감이었다. 이 여우주연상을 계기로 천우희라는 배우를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제 천우희는 단순히 단역이나 조연이 아닌, 주연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천우희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펼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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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각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도 모두 마무리 되었다. 그 중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은 MBC 하지원, KBS 김혜수, SBS 이보영으로 결정되었다. 수상 결과만 보면 납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연기대상’이라는 걸출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수상 결과는 너무도 지루하고 답답했다.

 

 

 

시작은 MBC였다. MBC는 그간 연말마다 지적되던 고질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2002년, MBC는 <인어아가씨>에 출연한 장서희에게 대상을 포함, 무려 다섯 개의 상을 안겼다. <인어아가씨>는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고 해를 넘겨 계속 될 드라마였다. 누가봐도 이슈를 만드는 몰아주기식 수상이 아닐 수 없었다.

 

 

2008년 <에덴의 동쪽>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에덴의 동쪽>출연진이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 대상은 그 해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에게 돌아가긴 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에덴의 동쪽>의 송승헌이 공동 수상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몰아주기식 수상 결과의 최대 수혜자는 송승헌, 피해자는 김명민이었다. 그 결과와 동시에 상의 권위는 추락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2010년에는 김남주와 한효주가 대상을 공동수상 했다. 바로 작년에는 <마의>로 조승우가 대상에 선정되었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안재욱은 단 하나의 수상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마의>역시,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될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속셈이 뻔히 보이는 결과였다.

 

 

올해 <기황후>의 하지원의 대상 수상 소식은 이 맥락과 결코 다르지 않다. 하지원의 연기와 드라마의 시청률, 화제성은 물론 상당하다. MBC 연기대상에 마땅한 다른 대상도 없었다. 허지웅은 <썰전>에서 “자존감 있다면 MBC는 아무에게도 대상을 주면 안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기황후>는 역사왜곡 논란등 각종 구설수에 시달린 바가 있다. 또한 시청률은 높지만 하지원이 특별히 돋보인다고 볼 수는 없다. 단순히 연기력과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이 받아도 할말이 없다. 그러나 MBC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고현정, 최강희, 이준기등 좋은 연기를 선보인 인물들은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참석한’ 죄로 수상소감에서 다소 태도가 아쉬웠던 수지가 고현정, 최강희등과 경쟁하여 상을 받고 괜한 구설수에 시달렸다. 연기대상인지 논란대상인지 알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대상은 하지원 한 사람이었지만 수많은 상의 카테고리를 만들고 그 상에서 조차도 공동수상을 남발하는 행태 역시 계속되었다. 수상결과가 뻔히 보이는, 재미없는 시상식이었다.

 

SBS는 오히려 좋은 작품이 너무 많아 문제였다. SBS가 이에 제시한 해법 역시 상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이었다. 드라마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 시상에 미니, 중편, 장편드라마로 나누어 상을 남발했고 대상 후보였던 조인성은 출처도 불분명한 특별상을 수상했다. 뉴스타상과 10대 스타상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무려 10명씩 무대위로 불려나와 상을 받기도 했다. 상이 남발되는 과정에서 대상으로 가는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이보영이 대상이라는 사실은 이미 십분 전부터 알 수 있었다.

 

 

 

SBS에서도 불참 행진은 이어졌다. 송혜교, 수애, 공효진등 주요 출연진들이 빠졌다.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불참이었지만 사실상 그들이 그곳에 등장하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그림이었다. 상이 남발되는 와중에도 송혜교를 제외하고는 mbc와 마찬가지로 불참 인원에게 돌아가는 상은 없었다. 이쯤되면 MBC나 SBS나  수상결과는 참가상 수준이었다.

 

KBS도 이런 지루함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김혜수의 대상은 납득이 갔지만 김혜수 조차도 “대상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발언을 할 정도였다. 김혜수만큼의 경력과 커리어가 다른 대상 후보들에게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KBS역시, 미니, 장편, 일일 드라마로 나눠 상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전략을 폈다. 그나마 연기대상의 ‘나눠먹기’가 다른 방송국에 비해서는 약했지만 그래도 막장논란이 있었던 <왕가네 식구들>의 문영남작가가 작가상을 수상하고 사회를 보는 윤아가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의 다소 이해하지 못할 수상결과도 있었다.

 

 

결국 연말 방송국 연기대상은 상을 주지 않으면 굳이 참석할 필요가 없는 형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상위 권위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수상결과에 의외성이나 전문성, 혹은 재미마저 찾아보기 힘들다. 시상식의 패턴은 동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상식이 긴장감 있는 이유는 ‘누가 받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 있다. 그러나 그런 긴장감이 없는 시상식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많은 금액과 시간을 들여서 하는 시상식이 단순히 형식적이고 도식적인 행사가 되어가는 것은 전파낭비일 뿐이다. 차라리 시상식 때문에 중단된 정규 방송이 그리워진다.

 

 

예전부터 지적되었듯이 차라리 방송 삼사의 통합 연기대상을 만드는 편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참석해도 참석하지 않아도 그만인 연기대상 시상식 속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은 시청자들에게는 지루한 그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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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방영된 드라마 <가정부 미타>는 근 11년 만에 일본에서 40%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 주변에서 어느 곳에나 볼 수 있는 집안에 가정부인 미타가 들어오면서 그 집안의 문제점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그 문제들로 인한 트러블이 생기면서 ‘뭐든지 다 해주는’ 미타의 캐릭터가 부각된다.

 

<가정부 미타>는 최근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논의가 되고 있다.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에 따른 또 하나의 드라마로 해석해도 무방하지만 최근 리메이크 되고 있는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결코 <가정부 미타>의 리메이크 논의는 우연이라 할 수 없다.

 

우선 미타의 캐릭터를 살펴보자. 미타는 드라마 속에서 스스로를 ‘로봇’이라 칭한다. 미타를 소개 해 준 소개소의 사장은 이런 경고를 한다. “그 아이는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른다. 예를 들어 사람을 죽이라면 죽일지도 모르는 아이다.” 그 말처럼 미타는 감정을 배제 하고 절대 울거나 웃지 않으며 가정부로서 그 어떤 명령도 다 따르는 캐릭터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점은 미타가 엄청난 능력자라는 점이다. 미타는 가정부로서 뛰어난 요리와 청소, 세탁등 완벽한 일처리는 물론, 수학문제를 암산하는 능력이나 다른 사람 목소리를 흉내 내는 능력까지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캐릭터다. 이쯤 되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캐릭터들이 떠 오른다. 바로 얼마 전 리메이크 된 <직장의 신>과 최근 방영되고 있는 <여왕의 교실>의 주인공들이다.

 

 

<가정부 미타>의 미타가 나오기까지 일본에는 <파견의 품격(<직장의 신> 원작)>과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가 존재했다. <파견의 품격>에서의 오오마에 하루코는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기 보다는 수없이 많은 자격증을 바탕으로 완벽한 일처리를 통해 회사에서 인정받는 능력자다. <여왕의 교실>의 아쿠츠 마야 역시 마찬가지다. 선생으로서 아이들의 성적 향상을 시키는 것은 물론, 체육이나 무술에도 뛰어난 엄청난 인물이다. 아쿠츠 마야는 이런 캐릭터의 시초격 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는 <가정부 미타>에서 정점에 치닫는다. 오오마에 하루코나 아쿠츠 마야는 각각 직장과 학교에서 능력을 펼쳐 보이며 사실은 따듯한 그들의 속마음이 점점 드러나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타는 명령이라면 그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성년자의 성관계 요구에도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대담함을 지녔다. 이런 식의 설정이 한국 정서와 얼마나 맞을지도 문제이지만 이런 설정을 빼고 간다고 했을 때 가정부 미타의 캐릭터가 얼마나 살지도 문제다.

 

뿐이 아니다. <가정부 미타>를 잘 살펴보면 엄청난 막장 요소가 산재해 있다. 한 가정에서 불륜, 왕따, 미성년자 성관계, 자살, 폭력 등 엄청난 가정 문제들의 총집합이 한데 모여 섞여 있는 것이다. 그런 막장 요소들 역시 한국의 정서에서 비난의 수위를 감안하고도 어느 정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부 미타>는 일본에서만큼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파견의 품격>이나 <여왕의 교실>역시 마찬가지다. 이 드라마들은 모두 일본에서 20% 중반을 넘기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일본의 시청률 집계 방식은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20%를 넘기면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캐릭터들이 한국에서 <직장의 신>의 미스김(김혜수 분)과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고현정 분)으로 재탄생 됐다. 그리고 이제는 그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부 미타>의 리메이크 논의까지 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직장과 학교를 넘어 가정에서도 이제 감정을 배제한 능력자의 출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가정부 미타>가 일본에서 40%를 넘기면서 일본에서는 그 현상에 대해 각종 분석이 일었고 그 이유 중 하나로 많은 평론가들이 일본의 대지진을 이유로 꼽았다.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마저 중지되고 방사능이 방출되는 상황에서 일본 사람들은 새로운 영웅을 찾았고 그것은 감정이나 정 따위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모든 문제에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실질적인 해결을 도와주는 미타 같은 도움의 손길을 원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도 어쩌면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직장의 신>에서 미스김이 모든 일을 척척 해결해 나갈 때 얻는 카타르시스와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이 아이들을 조종하며 교훈을 주는 교육방식은 드라마적 판타지지만 동시에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반영한 모습이다. 비정규직 차별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마당에 미스김은 일종의 히어로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점차 극단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요즘 마여진 역시 그들을 통제할 유일한 수단처럼 보인다. 그들은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다. 우리 사회에 부정적이고 어두운 기운이 팽배할 때, 그들이 보여주는 능력은 엄청난 희열로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도 지금 능력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우리의 힘이 너무 약하다. 그래서 뭔가 확실하고 확고한 답을 내려줄 인물,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사람을 열망하고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문제는 그런 능력자들이 일본에서 히트를 친 만큼 한국에서도 똑같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직장의 신>의 미스김은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은 동시간대 2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은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공감을 이끌어 내지만 아직까지 10%의 고지를 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일본에서는 뛰어난 히어로일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다소 그 파급력이 약하다.

 

드라마의 천편일률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가 한국에서도 재조명 받는다는 것은 신선하고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히 일본식 캐릭터에 기대 리메이크 열풍으로 일본식 히어로를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은 무분별한 일일 수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그들은 물론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능력만을 강조하는 그들에게 다소 지치기도 한다. 더군다나 6년에 걸쳐서 구축되어온 이런 캐릭터들이 한국에서는 단 2년 만에 모두 쏟아지고 있다. 이런 캐릭터들이 식상해 질 우려역시 존재한다.

 

그런 캐릭터들이 갖는 장점도 물론 무시할 수 없지만 이제는 감정을 배제하고 자신의 능력만 내보이는 그들에게서 벗어나 ‘한국형 히어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우리사회의 단면이 일본과 닮아있단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라면 '한국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인물들이 필요하다. 미묘하게 다른 정서는 더 많은 사람을 TV앞으로 끌어들이게 하지는 못한다. 앞으로는 단순한 리메이크로 이어지는 일본의 ‘독한 캐릭터’열풍을 잠재우고 한국의 정서에 딱 맞는 신선하고 독특한 한국식 히어로가 나오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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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교 사상의 뿌리가 남아있는 한국에서 여자 연예인들의 섹시 이미지란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득이 되지만 때때로 이미지의 고착화를 불러오고 성적인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섹시 이미지로 주목 받은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강예빈, 박은지, 클라라가 눈에 띈다. 강예빈은 섹시한 이미지로 게임 모델로 데뷔한 이래, 그 이미지를 앞세워 옥타곤 걸에 발탁되는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고 박은지는 기상 캐스터에서 MC, 배우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며 섹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으며 클라라 역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만회하기 위해 케이블 프로그램 <싱글즈>에 출연하여 노출로 화제가 되었으며 각종 행사에서 파격적인 의상으로 주목 받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노출은 다소 인지도가 약했던 이들에게 있어서 더할 수 없는 한 방을 선사했다. 강예빈의 정체성은 뚜렷하지 못하지만 강예빈이 가진 섹시 이미지는 그의 인지도를 높였다. 박은지 역시 정체성은 모호하지만 케이블과 공중파를 막론하고 예능에서 드라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섹시화보까지 촬영하며 인지도를 쌓아나갔다. 클라라도 마찬가지다. 그의 섹시 이미지는 그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합친 것 보다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오르내리게 했다. 클라라는 오히려 예전의 드라마 출연 경력을 깊게 파인 민소매 상의로 가슴을 강조하고 짧고 달라붙은 운동복으로 몸매를 드러내면서 대중들에게 알렸다.

 

클라라의 노출은 단지 TV프로그램에서 멈추지 않았다. 야구 시구를 할 때도, 라디오에 출연할 때도 클라라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낸 다소 민망한 의상을 서슴없이 입으며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섹시를 의도한 적 없다”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이들은 모두 섹시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온 연예인들이다. 그들은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는 많은 여성 연예인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주목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노출에 대한 반응은 달갑지만은 않다. 인지도는 쌓았지만 그들의 노출이 계속 될수록 호감이 증가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불편함이 가중된다.

 

물론 그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려는 남성들의 지지는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더욱 더 광범위한 대중친화적 인기를 그들이 얻는 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들이 인지도는 확보했을지언정 대중적인 호감도를 증폭시킬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김혜수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김혜수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섹시 아이콘이다. 김혜수는 최근 한 업체가 조사한 ‘시민들이 뽑은 글래머 스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종일관 노출을 감행하고 섹시 이미지를 강조한 이들보다 이제는 중견배우에 들어선 김혜수가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섹시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김혜수라는 배우에 대한 국민적인 호감도가 없다면 불가능한 결과다. 김혜수는 동시에 ‘아침마다 신문을 정독할 것 같은 스타’ 1위에도 랭크됐다. 글래머와 신문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에서 김혜수에게 느끼는 대중들의 감정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지적이면서도 자신의 일을 정확하게 할 줄 알고 동시에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배우. 그것이 바로 김혜수가 가진 이미지인 것이다. 물론 이는 최근 종영한 <직장의 신>에서의 김혜수의 호연도 한 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혜수가 쌓아올린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김혜수의 섹시함은 시상식이나 작품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상식에서 파격적인 드레스로 이목을 끌거나 영화속에서의 과감한 노출로 화제가 되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김혜수의 노출을 천박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김혜수의 노출에는 항상 이유와 단서가 따라 붙었기 때문이었다. 시상식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의 과감함은 대중들이 어느정도 이해할만한 성질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김혜수라는 배우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에 있었다. 김혜수는 김혜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 대중들에게 그의 존재감을 먼저 설득시켰다. 단순히 노출이나 잡음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려는 얕은 수작이 아닌, 뛰어난 연기를 통해 그가 맡은 몫을 제대로 해 냈던 것이다.

 

<타짜>의 정마담은 김혜수가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고 <직장의 신>의 미스김역시 김혜수의 존재감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주목받는 역할에만 출연했을 것 같지만 김혜수는 <열 한 번째 엄마>, <좋지 아니한가>등 소시민의 역할 역시 제대로 표현해 내는 배우였다. 그의 작품은 흥행에 실패했을지언정 그의 연기는 언제나 변신을 시도했고 또 그만큼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불평이 없는 배우라는 것. 이것이 김혜수가 가진 섹시 이미지보다 그의 위치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러나 강예빈, 박은지, 클라라는 어떠한가. 그들에게 섹시를 거두어 간다면 과연 그들이 다른 매력과 실력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까. 비록 시작은 섹시였을지 몰라도 그 기반까지 섹시여서는 안 된다. 그건 결코 고급스러운 전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섹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오로지 섹시로만 승부하려고 하는 모습은 그들의 모습에 다른 이미지를 상상하기 힘들게 만든다. 섹시함이 그들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부인양 느껴지는 것은 에로비디오의 바로 전 단계를 공중파에서 보는 것 같은 불편함 역시 만들어 낸다. 그렇기 때문에 섹시함을 이용하더라도 그들이 정말 그 이미지를 뛰어넘어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연예계에는 그들이 아니라도 섹시를 활용한 연예인들이 넘쳐난다. 그들만의 섹시함은 단순히 노출이어서는 안된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 속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섹시함을 연출할 능력이 없는 연예인의 수명은 결코 길다고 볼 수 없다.

 

그들은 섹시 이미지를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데 실패했다. 섹시함 자체는 그들을 확실히 주목하게 만들었지만 그 섹시함을 활용하는 법 역시 다른 노출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본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전략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섹시는 나쁘지 않다. 잘만 활용하면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섹시함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오히려 그들에게 대중들이 기대하는 범위를 좁혀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섹시한 것도 좋지만 지나친 노출로 대중들이 그들이 보여준 그들의 매력보다 그들의 노출 부위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을 띄운 동시에 그들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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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숱한 화제를 불러 모으며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직장의 신>은 여배우 김혜수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인 작품이었다.

 

 

김혜수야말로 2013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이른바 월화 드라마 대전의 진정한 승리자라 할 만 하다.

 

 

 

 

 

최약체 평가에 논문 표절까지, 악재 겹친 출발

 

 

사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직장의 신>은 월화 드라마 시장에서 최약체로 평가받은 작품이었다. 김혜수, 오지호, 이희준 등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포진하긴 했지만 <장옥정, 사랑에 살다><구가의 서>가 출범 전부터 여론몰이에 성공하며 ‘2파전 대결구도를 형성한 탓에 자연스레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작인 <광고천재 이태백>이 시청률 3~5%대에서 초라하게 퇴장한 것 또한 <직장의 신>에게는 커다란 악재였다. 이른바 전작의 후광 효과를 누리기 힘들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싸움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결국 <직장의 신>의 첫 방송은 운 나쁘게도 당시 20% 후반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야왕>의 마지막 주 방송과 겹치면서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하고 말았다. 우려대로 초라한 출발이었다.

 

 

제작발표회 전 뜬금없이 터진 김혜수의 논문 표절 사건도 악재라면 악재였다. 김혜수의 재빠르고 영리한 초동 대처 덕에 별다른 논란 없이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직장의 신> 제작진 입장으로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김혜수는 학위를 반납하고 여러 차례 진심으로 사과하는 방식을 통해 대중의 용서를 구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대응이 미흡했더라면 일이 아주 어렵게 될 뻔했다.

 

 

이처럼 최악의 대진운, 저조한 첫 시청률, 여주인공 김혜수의 스캔들 등 <직장의 신>의 출발은 해결해야 할 여러 악재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 누구도 <직장의 신>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할 만큼 삭막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던 셈이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TV 브라운관 컴백을 결정한 김혜수에게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직장의 신>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크게 호전되었다는 사실이다. 당초 기대작이었던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 등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착실히 자기 이야기를 펼쳐낸 <직장의 신>의 시청률이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10% 중반대의 확실한 자기 지지층을 마련한 이후에는 <구가의 서>와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정도였다.

 

 

화제성도 대단했다. 계약직 김혜수의 여러 어록들과 망가짐을 불사하는 뻔뻔스런 코믹 에피소드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답답한 현실을 생동감 있게 반영한 설절 등은 충분한 공감대를 자아내며 가슴을 울렸다. 분명히 실패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직장의 신>의 깜짝 흥행은 좋은 드라마는 대중이 알아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 일대 사건이었다.

 

 

 

 

흔들리지 않았던 김혜수, 박수 받아야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직장의 신>이 흥행 할 수 있었던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여주인공 김혜수의 존재는 흥행을 일궈낸 ‘1등 공신으로 첫 손에 꼽혀야 마땅하다. 논문 표절 등의 스캔들로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이 드라마를 지켜낸 그는 김혜수라는 이름 세 글자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으로 대중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못하는 것 없고 매사 당당한 미스 김캐릭터는 김혜수에게 맞춤 옷처럼 어울렸다. 여배우 중에서도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아우라를 갖고 있는 김혜수는 계약직 미스 김을 김혜수화 시키며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고, 시청자들의 몰입도 역시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김혜수가 아니었다면 그 누가 미스 김을 이렇게 멋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 질 정도다.

 


뛰어난 연기력과 출중한 캐릭터 소화, 섬세한 감정연기 등은 경쟁작에 출연 중인 김태희나 수지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오랜 연기경력만큼 확실한 비교 우위를 점한 것이다. 경쟁작들이 주연 배우들의 미흡한 연기로 도마 위에 오를 동안 <직장의 신>은 김혜수 하나만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에 대한 대중의 갈망이 김혜수로 인해 씻겨 내려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와 제작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건강하게 이끌어 간 것도 훌륭하다. 촬영 중간 짬짬이 스태프들이 먹을 파전을 구워내고, 선후배와 어울려 화기애애하게 대화 하는 등 김혜수는 드라마 속에서나 밖에서나 여주인공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았다. 빡빡한 촬영 일정 속에서도 특별대우 바라지 않고 언제나 현장에서 함께 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성심성의껏 열성을 갖고 작업에 임한 덕분에 김혜수는 <직장의 신>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흥행력 제고다. 2010년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흥행 실패를 만회한 것은 물론이고 이승기-수지, 유아인-김태희와의 경쟁에서 일당 백역할을 하며 원톱 여배우로서의 괴력을 발휘해 역시 김혜수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혜수로선 <><파일럿><사랑과 결혼><국희><장희빈><스타일> 등에 이은 또 하나의 흥행작을 보유하게 됐다.

 

 

노련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이 김혜수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노련하고 세련된 연기로 <직장의 신>의 유쾌한 흥행가도를 영도했던 그에게 찬사의 박수를 보내며 하루 빨리 좋은 연기로 대중의 곁에 돌아오기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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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이 종영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직장의 신>은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만능사원 오오마에(이하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초반부터 원작의 팬을 만족시키면서도 어떻게 신선한 이야기 전개를 풀어나가느냐 하는 것은 커다란 숙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장의 신>은 원작에 큰 빚을 지고 있는 드라마다.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으며 원작이 전하는 메시지 역시 재해석되기 보다는 그대로 활용되었다. 그렇기에 원작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상황설정들을 뛰어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직장의 신>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가 있는 드라마다. 러브라인을 중점적으로 끌고 가지 않아 신선했고 억지설정이 난무하지 않아 답답하지 않았으며 극적 전개를 위한 인위적인 악인이 없어 보기 편했다. 그러면서도 재미를 창출해 냈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비록 리메이크 작이지만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원작의 상당부분을 그대로 차용했지만 그 사이 사이의 간극을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 내며 원작을 사랑하던 사람들도, 이 드라마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만족시킨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파견의 품격>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그 각색의 과정에서 <직장의 신>은 <파견의 품격>을 뛰어 넘는 포인트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파견의 품격>과는 다른 <직장의 신>만의 개성을 만들어 낸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과다. 그런 개성을 가능케 한 <직장의 신>의 원작보다 업그레이드 된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1. 웃음 포인트

 

 


원작 <파견의 품격>역시 유쾌함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 유쾌함은 <직장의 신>에 이르러 더 강화되었다. 이 속에는 주인공 미스김 역할을 맡은 김혜수의 호연이 있었다. 김혜수는 원작의 오오마에 하루코(사노하라 료코)보다 더 많은 사건을 감당하고 많은 일을 해결하며 슈퍼우먼의 진면목을 보였다.

 

노래방에서 템버린을 흔든 다거나 빨간 내복을 입고 홈쇼핑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찢을 때, 진로 상담을 위해 찾아온 학생이 ‘창의적인 인재란 어떤 인재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월급을 적게 줘도 야근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는 뜻이다’라며 냉소적인 한마디를 던질 때, 시청자들은 박장대소할 수밖에 없다.

 

개그 속에서도 한줄기 눈물이 흐를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구성한 것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마냥 가볍지도, 그렇다고 마냥 무겁지도 않은 스토리 전개 속에서 시청자들은 어느새 울다가 웃다가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미스김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현실의 잔인한 벽을 이야기 하고 있는 까닭일 게다.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 속에서 가끔씩은 마냥 웃게 만든 드라마의 개그 감각은 감히 원작을 뛰어 넘었다고 할만하다.

 

 

2.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파견의 품격>에서는 파견직(일본에서는 계약직을 파견직이라 부름)직원들의 이야기는 <직장의 신>에서 정유미가 맡은 정주리 캐릭터(원작에서는 모리 미유키)에 한정시킨다. 나머지 파견직 직원들은 정규직 직원과 사귀게 되길 원해 미팅을 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비싼 점심과 명품을 좋아하는 설정으로 나온다. 결국 <파견의 품격>의 모리 미유키(카토 아이)는 그들에게 ‘나한테는 무리다’라며 그들 무리를 빠져 나온다. 모리 미유키를 제외하고는 다른 계약직 직원들은 소위 된장녀로 표현 된 것이다.

 

그러나 직장의 신은 다른 계약직 직원들의 사정 역시 긍휼히 바라본다. 임신을 하고 계약이 종료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박봉희(이미도)도 점심을 분식으로 때우며 몇백원 때문에 고민하는 다른 계약직 직원들도 모두 현실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끝까지 정주리와 함께 점심을 먹고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동료들로 표현된다. 그것은 비록 그들이 조연이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임신 사실을 밝히겠다는 장규직(오지호)를 향해 눈물을 흘리는 박봉희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들이 가진 스토리를 하나하나 보듬어 나간 것은 <직장의 신>만의 또다른 재미라 할 수 있다.

 

3. 미스김의 과거

 

 


애초에 11부작이었던 원작을 16부작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드라마가 어떤 스토리를 더 추가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의 신>은 그 시간의 여백을 조연들의 디테일과 더불어 미스김의 과거로 채웠다.

 

원작에서는 오오마에 하루코의 과거는 단지 예전에 직장에서 잘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간단하게 묘사된다. 11부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그의 과거가 자세하게 나올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16부작에 나오는 미스김의 과거는 보다 더 자세하고 세밀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 미스김이 왜 그렇게 독해 질 수 밖에 없었는지 더욱 공감이 가게 만든 지점은 원작보다 더 미스김의 상황에 이입하도록 만든다.

 

과거를 단순히 미스김을 설명하는 데 활용하지 않고 현재의 상황에 적절히 녹여내며 고과장(김기천)의 “밥먹고 가”라는 한마디에도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든다. 미스김의 과거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미스김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풀어냈다. 16부작으로 드라마가 늘어나면서도 늘어지지 않고 드라마가 생동감있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다.

 

<직장의 신>은 비록 리메이크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요소가 다분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각종 이야기들을 맛있게 버무려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긴 <직장의 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앞으로 <직장의 신>처럼 뛰어난 아이디어와 재밌는 상황설정으로 무장한 드라마가 한국 사람의 손에서도 원작으로 탄생하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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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 2007년 방영된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원작의 팬들을 어떻게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됐지만 이 드라마는 그 지점을 상당히 현명하게 빠져나갔다.

 

원작을 적절히 활용하여 내용을 심하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안의 이야기들을 적절히 비틀어 인물들에게 개성적인 사연을 부여하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물론 한국드라마가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오리지널로 창출해 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 드라마가 던진 메시지와 신선함은 상당히 가치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가 호평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연기자들의 호연 때문이다. 주인공 김혜수의 이보다 더 적절할 수 없는 캐스팅은 물론이고 조연들까지 예상치 못한 호연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 물론 사건의 중심에는 미스김이 있지만 그 사건을 발단시키는 사람들의 사연마저 소홀히 넘어가지 않은 점과 그 사연을 제대로 표현한 연기자들에 박수를 보낼만 하다.

 

<직장의 신>은 미스김을 제외하고는 직장의 현실에 대한 냉혹함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그들을 차별하며 심지어 정규직조차도 회사의 손아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팍팍함을 그려내며 이 시대 회사원들의 애환을 다뤘기에 이 드라마는 만능 슈퍼우먼 미스김이 있어도 현실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 미스김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미스김보다 더 현실적이지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무정한(이희준)팀장이다.

 

회사가 힘든 이유는 업무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사람 때문이다. 상사의 압박과 부하직원의 무능함등은 회사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회사는 냉혹하다. 그들은 그 곳에 친목을 도모하러 모인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일을 하고 월급을 타내기 위해 모여 있다. 그들이 순수하게 친구가 되기 힘든 이유다. 어느 정도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그들은 결코 위기 상황에서 제 몸을 던져 한 가족처럼 다른 회사원들을 구해주지 않는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단지 씁쓸해 하고 회사의 결정을 뒤에서 험담하는, 그런 정도의 아쉬움밖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미스김은 무정한에게도 묻는다. “당신이 무얼 할 수 있습니까.” 그 말은 이시대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의 귓가에 아프게 박힌다. 사실 회사원들은 조용히 월급을 타고 승진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직장의 신>은 지독히도 현실적이지만 또 어느 한 편에서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 인물들이 현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직장의 신>의 모든 캐릭터들은 일하고 싶어하고 회사에 다니고 싶어 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들이다. 그들이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회사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적당히 꼼수를 부리는 캐릭터도 있고 일을 안 하려는 캐릭터도 있으며 비열하고 야비한 캐릭터도 있다. <직장의 신>은 아무리 비열한 사람이라도 결국은 회사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나치게 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너무 큰 판타지다.

 

 

 

 

그 중에서도 무팀장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다. 그는 언제나 ‘당연한 것’을 지키려 했다고 말하지만 그 당연함은 사실 당연하지 않다. 퇴직을 해야 하는 과장의 일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며 그걸 막기 위해 돕는 것도 공모전에 낸 기획안을 계약직 이름으로 애써 수정하는 것도 그의 강직한 성품 때문이지만 그의 위치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부하직원의 아이디어를 빼앗더라도 자신의 성과와 실적을 올려야 하고 자신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한두명쯤 잘리는 것도 눈감는 편이 편하다.

 

그러나 그는 계약직의 계약이 종료되는 것 까지 신경 쓰며 그 결정을 지시한 부장을 설득한다. 윗사람에게 잘 보여야 승산이 있는 회사원으로서는 하기 힘든 행동이다. 무정한 같은 상사는 사실 직장에 존재하지 않는다. 혹여 존재할 수도 있지만 결국 회사의 압력과 자신의 입장 때문에 결국 뜻이 꺾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렇게 강직하고 착한 사람은 이용만 당하거나 잘리게 된다. 조금은 능숙하게 회사의 정치관계를 파악하고 그 이해관계를 제대로 포착해내는 인물이 회사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그는 약한 남자다. 모질지도 못하고 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그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약한 남자라 할지라도 그가 믿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행동은 누군가 회사에서 나를 위해 해줬으면 하는 행동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행동들도 모두 모든 회사원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착한 사람들이라는 전제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지만 그렇대도 무팀장의 판타지는 어느새 가슴 한 구석을 아리게 한다.

 

무팀장은 어쩌면 미스김보다 더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러나 이 캐릭터는 오히려 팀장 보다는 회사의 CEO로 더 적합한 캐릭터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캐릭터가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힘을 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상은 이런 리더를 원한다. 자신의 능력을 펼치게 해 주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팀장은 오늘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원작에서처럼 아마도 무팀장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도 최후에 웃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비현실적이라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람이 성공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아마도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저런 상사를 응원하고 원하며 ‘힐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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