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은 그동안 성공가도를 달리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무색하게 4%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케이블 방송에서 물론 아주 나쁘다고 할 만한 시청률은 아니지만 11%로 시작한 <꽃보다 청춘> 방송에 있어서는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었다. 첫 방송의 반도 안 되는 시청률도 그렇지만 나영석PD가 최근 선보인 예능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응답하라 1988>로 주가가 한창 상승해 있던 출연진들을 섭외해 놓고도 남은 것은 칭찬 보다는 논란뿐이었다. 여러모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나영석 Pd의 예능은 여전히 유효하다. 출세작인 <1박 2일>에서부터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시리즈, 인터넷으로 방송 무대를 넓힌 <신서유기>까지, 나영석의 예능은 케이블로 무대를 옮긴 후에도 지상파를 뛰어넘는 파급력과 화제성을 발휘했다. 그 여세를 몰아 나영석은 인터넷으로만 방영되는 <신서유기2>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 독보적인 이름값 만큼이나 나영석표 예능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4% 정도의 시청률로는 도저히 만족이 될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나영석표 예능의 패턴이 어느 정도 읽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영석표 예능의 기본은 '여행'이다. <1박 2일>에서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시리즈, <신서유기>, 그리고 이번에 새로 기획한 <80일간의 세계일주>까지 기본적인 콘셉트는 출연진들이 어디론가 떠나서 펼쳐지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출연진들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떠나서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역시 핵심이다. <1박 2일>이나 <신서유기>는 복불복, <꽃보다>시리즈는 여행, <삼시세끼>는 요리와 식사 등으로 포인트는 각각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 구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볼 수는 없다. 어딘가 낯선 곳에서 미션을 받고 그 미션을 해결하는 고군분투를 그려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확실히 나영석이라는 인물을 스타 PD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여행의 기본 공식을 탈피하지 못하는 나영석 스타일은 때때로 너무 판에 박힌 것처럼 보이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나영석PD는 빠른 템포로 시청자들을 재촉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하며 예능의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그러나 너무 잔잔한 이야기는 지루한 법. 나영석PD는 중간 중간 출연자들이 곤란해할만한 상황을 만든다. 예를 들면 여행에 필요한 금액을 극도로 제한한다든지, 게임에 지면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색다른 게스트들을 뽑아 그들의 예능적인 장점을 끌어내는 것도 역시 나영석PD의 발군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동일한 구성 속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질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서진이나 차승원 같은 캐릭터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이번 <꽃보다 청춘>에서처럼 별다른 캐릭터의 수확 없이 끝나는 경우도 생긴다. 사실 캐릭터가 아예 없었다기 보다는 이미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너무 익숙한 캐릭터라는 것이 문제였다. 착하고 긍적이고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청춘들. 이전의 <꽃보다 청춘>에서 이미 보여준 그림이 아니던가.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배경적인 세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라는 설정에서 오히려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꼈다. 그들이 겪는 여행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이었다. 단순히 여행을 힘들게 만든다는 콘셉트 자체가 재미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밝힌 것이다.

 

 

 

 

 

 


이런 실패는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나영석표 여행 예능에 대한 트렌드가 미묘하게 변화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인 '여행예능'으로 성공을 해왔고, 앞으로도 나영석표 예능은 어느정도 이상의 흥행을 담보할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그가 들려주는 여행 예능에 목이 마를지는 미지수다. 독보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나영석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스타일이 점점 더 비슷해지면 자가복제의 늪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유명인의 캐릭터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이미 노홍철이 출연한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여행을 떠난 일반인들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나영석PD가 지금껏 그래왔듯 또 보란 듯이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계상황까지 반복되는 나영석PD 특유의 구성이라면 그의 커리어에 오히려 흠집이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과연 나영석PD는 이제까지처럼 앞으로의 예능 트렌드를 계속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여전히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그가 짊어져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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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예능 <두근두근 인도>는 남자 아이돌 가수들이 인도를 여행하며 취재를 한다는 콘셉트를 담고 있다. <두근두근 인도> 첫 회에서는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민호, 씨엔블루 종현, 인피니트 성규, 엑소 수호가 출연했고, '인도가 한류의 불모지인 까닭'에 대한 취재를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기자로서 취재 과정은 사실상 허울일 뿐이었다. 그들은 인도의 곳곳을 여행하며 노래를 부르고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 이상의 그림을 뽑아내지 못했다. 기사를 쓴다는 것은 그저 콘셉트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 기사를 완성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전체적인 예능의 그림속에서 화두로 떠오르지 못하면서 맥락 없는 기사 작성의 과정이 결국 예능의 주요 포인트가 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두근두근 인도>는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여행지인 ‘라오스’가 ‘인도’로 바뀌기는 했지만 젊은이들이 낯설고 조금은 거친 환경을 여행하며 고생스럽지만 의미있는 여행기를 만들어 간다는 콘셉트가 <꽃청춘>이 가진 덕목과 상당히 유사하다.

 

 

 

아이돌이라는 출연진으로 한정하고 취재라는 양념을 뿌렸지만 결국 익숙치 않은 해외에서의 여행기라는 본질을 그대로 가져다 쓰며 <꽃청춘>과 큰 차별화를 두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꽃청춘>에서 보여준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는 줄어들고, 캐릭터는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며 2.8%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KBS의 예능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1박 2일>은 초창기에 <무한도전>과 콘셉트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최근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는 <아빠 어디가>의 열풍과 무관하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었다. <나는 가수다>가 성공하자 <불후의 명곡>을 내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꽃보다 할배>가 성공하자 <마마도>를 기획하여 ‘할머니들의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삼시세끼>가 성공하자 <용감한 가족>을 기획한 것 또한 단순히 우연이 아니다. <용감한 가족>은 여자 출연자들을 섞고, 해외로 무대를 옮겼지만 ‘가족’이라는 콘셉트하에 식사를 하기위해 식재료를 구하는 장면 등이 주요 포인트였다. 약간의 차별화를 두었지만 <삼시세끼>가 없었다면 과연 기획이 되었을지 의문인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 정도로 많은 예능의 콘셉트가 겹치는 것은 KBS예능국 자체의 문제다.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의 독창적인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라도 도저히 간과하기는 힘들다. 이는 엄연한 표절에 가까운 행위다.

 

 

 

창작물의 특징적인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하지 않고 성공만 한다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공영방송’으로 수신료까지 챙겨 받는 KBS의 자존심을 무색케 하는 양심없는 행위다. 대부분은 오리지널을 뛰어넘지 못하고 끝나기는 하지만 <1박 2일>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승승장구 하며 엄청난 돌풍까지 일으켰다. 그나마 <1박 2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으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사랑, 삼둥이 등의 캐릭터 발견이 의외의 수확을 거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삼둥이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시청률은 기대할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이토록 ‘우연’에 기댄 프로그램의 성공만을 기대하며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방송중인 와중에도 마구잡이식으로 쏟아내는 KBS예능은 도저히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성공하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독창성 없는 프로그램은 오히려 케이블에게 시청률이 밀린 이유를 설명해 주는 현상으로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만한 ‘능력 부재’라는 것을 스스로 광고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예능이 PD의 영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예능인을 쓰더라도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환경이 그 예능인을 띄워줄만큼 성공적이지 못하다면 그 예능은 사장된다. KBS예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 2일>이외에는 전멸한 상황이다. 이런 어리석은 행태와 진부한 기획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한 까닭이다. 이제 단순히 ‘운’에 기대지 않고 확실한 기획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프로그램을 만들 때다. 더 이상의 ‘베끼기 예능’은 KBS에 먹칠을 하는 간사한 행위임을 스스로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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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유재석 강호동으로 양분되던 예능계에 파란이 일었다. 대세 예능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형태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신선한 얼굴들이 있었다. 2014년이 선택한 예능의 얼굴들은 누가 있었을까. 그 캐릭터를 분석해 보았다.

 

 

 

<진짜 사나이> 혜리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의 가장 큰 효자 상품이었다. <진짜 사나이>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시점에서 여군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발굴 해 낸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다만 그 관심이 <진짜 사나이> 본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만은 아쉬운 지점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다. 혜리는 퇴소를 앞두고도 딱딱한 태도로 일관하는 교관에게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콧소리를 내는 단 한 장면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다. 그 장면은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고 혜리는 이로 인해 단번에 블루칩이 되었다.

 

 

 

혜리는 개그 프로그램등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한 것은 물론, 드라마에 캐스팅 되고 약 10여편의 광고 모델로서 계약을 맺는등 <진짜 사나이>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효과는 연말까지 이어져 한 매체에 따르면 혜리가 벌어들인 수익만 무려 20억에 달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이런 상승세가 2015년에도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현빈의 브라운관 복귀작 <지킬과 나>에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되는 행운을 거머쥔 지금 대세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삼둥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가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삼둥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송일국의 <슈퍼맨> 출연은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 쌍둥이라는 독특함과 송일국의 교육방식, 그리고 막 말을 배워가는 아가들의 귀여움은 육아 예능 열풍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었다.

 

 

 

추사랑 이후 마땅한 대안이 없던 <슈퍼맨>의 입장에서 삼둥이 캐스팅은 예상치 못한 대박을 가져다 주었다. 삼둥이는 각종 광고에 출연한 것은 물론, 보기만해도 귀여운 나머지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를 증폭시키는데 일조했다.

 

 

 

삼둥이 효과는 <슈퍼맨>의 시청률을 17%대로 올려 놓는 기염을 토하게 했다.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음에도 순수한 아가들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는 분위기를 이끌어 낸 것이다. 초반에 삼둥이를 데리고 자전거를 타거나 제멋대로인 그들을 다루느라 고군분투하는 송일국의 모습이 가식이 아니라는 점 또한 주효했다. 그는 실제로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리얼리티를 불어 넣었다. 대한,민국,만세는 이제 친숙한 이름이 되었고 당분간 이런 열풍은 더 강력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한, 식지 않을 전망이다.

 

 

 

<비정상회담>- 외국인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비정상회담>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비정상 회담>은 한 패널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패널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만든 점,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본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신선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어가 한국인 못지 않게 능숙하다는 점등이 합쳐져 출연진들이 모두 주목받는 효과를 낳았다.

 

 

 

<비정상 회담>에서는 어느 한 명이 주목 받았다기 보다는 ‘외국인의 촌철살인’이라는 콘셉트가 먹혀 들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콘셉트가 흥하자 따라서 출연진들 역시 주목을 받고 각종 광고에 출연했으며 인지도를 올렸다.

 

 

 

프로그램은 기미가요 논란과 에네스 카야의 여자 관계 논란으로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런 반응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내부에서 솔직하면서도 캐릭터 있는 출연진들의 등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이 증가할수록 그들이 져야 하는 책임감도 높아져야 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꽃청춘>-유연석, 손호준, 바로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준 활력과 에너지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뛰어났다. 여름을 강타한 청춘들의 라오스 여행은 기존의 <꽃보다> 시리즈와는 다르게 활력이 넘쳤다. 그동안은 잔잔하고 정적인 분위기였다면 <꽃청춘>은 동적인 분위기를 띄며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창출해 냈다.

 

 

 

그들의 나이탓에 고생을 해도 초라하지 않고 힘이 들어도 축 늘어지지 않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젊은 나이에도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동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호감도가 수직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들은 여행을 통해 젊은이들의 활력과 여행에 대한 향수를 동시에 보여주었으며 자신들의 캐릭터도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결국 그들에 대한 호감도와 인지도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중 유연석은 주연급 캐스팅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나영석 PD의 기획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삼시세끼>- 이서진

 

 

 

 

<꽃보다 할배> 이후 나영석과 다시 손잡은 이서진이라는 카드는 여전히 유효했다. 시골에서 직접 밥을 차려먹는다는 다소 심심할 것 같은 소재를 두고 나영석 PD는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어 냈다.

 

 

 

이서진은 나영석과 티격 태격하는 모습, 그리고 편안히 쉬고자 하는 마음이 좌절되는 모습을 번번이 보여주며 입가에 미소를 띄게 했다. 이서진이라는 캐릭터가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했다면 결코 그림이 되지 않았을 터이지만 나영석은 이서진의 다소 툴툴대는 성격을 캐릭터로 만들고 그 캐릭터를 활용해 묘한 웃음을 창출해 냈다.

 

 

 

빵 터지는 한 방은 없지만 왠지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그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자극했고 높은 시청률로 공중파 방송을 위협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삼시세끼>가 가진 마력은 잔잔하지만 그만큼 강력했다. 나영석은 올해만 <꽃청춘>에 이어 2연타 홈런을 친 셈이다. 시즌 1을 끝낸 <삼시세끼>는 여세를 몰아 계절별로 시즌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이런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듯 하다.

 

 

 

<우리 결혼했어요>-송재림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있는 이야기를 다 한 상태였다. 사실 시청자들의 호응보다는 비난이 주를 이뤘던 <우결>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송재림이 우결에 등장하자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처음부터 작업멘트와 스킨십을 남발한 송재림은 지나침과 적극성의 경계를 묘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적절히 받아주는 김소은의 리액션도 좋았지만 확실하고 화끈하게 당길 줄 아는 송재림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실제 연애를 방불케 하는 효과를 주었다.

 

 

 

물론 <우결>은 실제가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반의 <우결>이 호응을 얻었던 것은 그들의 모습이 실제이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주효했다. 그러나 <우결>이 진행될수록 <우결>에 대한 진정성은 점차 희석되어 갔고, 출연진들은 그 곳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졌다. 그결과 패턴은 식상해 지고 판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지루해졌다.

 

 

 

그러나 송재림이라는 캐릭터는 이 판을 뒤집을 만큼 강력했다. 사실 가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 커플 만큼은 진짜 였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일으킬 정도로 송재림은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다. 실제로 관심 있는 듯한 말투와 표정, 그리고 다소 민망하지만 달콤한 대사들은 송재림의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주며 이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송재림은 데뷔후 처음으로 공중파 방송의 주연을 맡으며 대세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하나의 제대로 된 캐릭터가 예능에 어떤 효과를 불어넣는지 삼둥이 이후 가장 훌륭한 예능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코미디 빅리그>-이국주

 

 

 

 

한 때는 비호감 1위 연예인을 차지할 정도였던 그는 이제는 대세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여성 코미디언이 주목 받는 경우가 흔치 않은 요즘, 이국주는 김보성 패러디로 ‘의리’ 열풍을 몰고 오더니 이 여세를 몰아 호로록 쏭 등으로 이국주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패러디 했던 김보성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았으니 이국주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는 짐작해 볼만하다.

 

 

 

현재 이국주는 고정 프로그램만 다섯 개에 각종 광고 출연 등으로 여성 예능인 중 가장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자신의 몸매를 희화화 시킨 코미디언은 많았지만 ‘식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노래를 만들고 캐릭터로 승화시킨 경우는 드물었다. 과체중 코미디언들은 사실 넘칠만큼 있었고 그 코미디언들의 콘셉트는 겹쳤다. 그러나 이국주는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순히 몸매와 식탐이 아니라 남자 연예인을 패러디하고 웃음 포인트를 살짝 다르게 만들어 차별화 했다.

 

 

 

이국주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결국 그를 비호감에서 대세로 만들었고 이국주는 자신이 가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멋진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강남

 

 

 

이국주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인정받은 남자 예능인을 꼽으라면 바로 강남을 꼽을 수 있다. 강남은 사실 그룹 M.I.B의 멤버로 활동하던 가수출신이다. 그러나 강남은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강남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솔직함’이다. 어디 어느 곳에서나 솔직함과 개성으로 무장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미친 친화력을 보이며 시청자들과도 친분을 쌓기에 이르렀다.

 

 

 

강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꾸미거나 소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을 하며 자신이 망가질 줄 아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서툰 한국말에도 불구,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은 그에게 또다른 캐릭터를 선사해 주었다.

 

 

 

현재 강남은 <학교 다녀왔습니다> <헬로 이방인> <속사정 쌀롱>등 각종 예능에 고정출연하며 예전 가난하던 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대세가 되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킨 결과였다. 자신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한 순간에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음을 강남은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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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시리즈의 성공은 여행 예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젠 여행보다 집에서 쉬는 것이 더 편하다는 편견이 가득한 70이 넘은 노인들의 여행을 다른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톱스타 여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 <꽃보다 누나>그리고 40이 넘었지만 아직도 청춘이라 우기는 뮤지션들의 <꽃보다 청춘>, 그리고 <응답하라 1994>출연했던배우들로 구성한 <꽃보다 청춘>의 시즌2 격이 시작되었다.

 

 

 

이번 <꽃보다 청춘>에는 라오스로 떠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등장한다. 평균나이 27세라는 설명에서도 볼 수 있듯, 이번 <꽃보다 청춘>은 ‘젊음’을 가장 큰 무기로 활용한다.

 

 

 

 

아무 준비도 없이 납치라는 설정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젊은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들은 돈 몇푼 없이, 준비 하나 없이 여행을 떠나 힘든 상황에 직면해도 그 어려움을 패기로 극복해 낼 수 있는 젊은피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기대하는 그림이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보다 훨씬 더 힘들고 고된 여정임을 암시한다.

 

 

 

<꽃보다 청춘> 시즌1격의 유희열, 윤상, 이적 역시 그런 고생을 기반으로 예능적인 그림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고생은 ‘나이’보다는 ‘남자’라는 측면에서 가능했다. 물론 아직 40대로 충분히 고생을 견딜만한 나이지만, 이제 중년이 된 아저씨들의 고생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안쓰럽고 애처로운 측면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여행에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되었지만 분명 ‘청춘’의 싱그러움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균나이 27세의 ‘젊음’은 안타까움보다는 상큼하고 건강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고생을 하더라도 그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 남자라는 점도 한몫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타이틀에 걸맞은 ‘청춘’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어진 고난들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꽃보다 청춘>의 그림이 다소 뻔한 젊은이들의 배낭여행으로 흐를 수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떠나는 배낭여행은 이미 익숙한 소재고 그들이 하는 고생 역시 일반적인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꽃보다 청춘>은 똑똑하게도 배우들의 캐릭터로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챙기며 여행을 진두지휘하는 유연석부터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며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손호준의 당황한 모습, 그 사이에서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막내의 모습을 보이는 바로까지 그들의 캐릭터는 조화가 잘 되어 겉돌지 않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유연석 캐릭터는 제작진이 ‘이승기, 이서진, 유희열이 다 들어있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 말이 허언은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세 사람중 짐꾼으로서의 역할도, 총무로서의 역할도, 그리고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모두 해내는 그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호감을 느낀다.

 

 

 

 

 

보통 잘생긴 남자들이 갖을 것이라 예상하는 도도함이나 새침함이 없이, 그에게 주어진 상황안에서 사람들을 챙기고 다른 이들을 배려하면서 여행을 이끌어가는 리더십까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 그는 힘들고 고된 배낭여행을 짜증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바꾸는 역할까지 한다.

 

 

 

손호준과 바로의 캐릭터도 그에 맞추어 각자의 개성을 뽐내지만 이 전체를 아우르는 것은 누가 뭐래도 유연석이다. 그들은 <꽃보다 청춘>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보다>시리즈의 모든 출연진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속에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이미지 역시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그 중에서도 <꽃보다 청춘>은 지난 시리즈의 그 누구보다 훨씬 더 많은 성원을 받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일단 잘생긴데다가 매력까지 있는 남자 연예인들에 대한 여성 팬의 적극적인 호감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고생할수록 그림은 살고, 그들의 매력은 돋보인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청춘>이 성공해야 1년을 버틴다”며 장난섞인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기우에 불과했다. 결국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여행이란 예능이 합쳐지며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 낸 제작진은 결국 <꽃보다>시리즈의 마지막까지 성공적인 여정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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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는 어느새 한국 예능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굳이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서라도 토크쇼에서 조차 연예인 신변잡기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정상 회담>이나 <마녀사냥>처럼 진솔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리얼리티를 표방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진짜 '리얼'을 선사해 주지 못하는 가상 연애 버라이어티는 계속되고 있다. 굳이 대표적인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들지 않더라도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는 <님과 함께><남남 북녀>등 비슷한 포멧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반인을 짝짓기에 이용한 <짝>은 갖은 논란과 출연진의 자살 소동으로 폐지되기까지 했다. 이밖에도 아이돌을 내세운 <로맨틴 아이돌>, 연애 시뮬레이션을 표방한 <상상연애 대전>등 많은 가상연애 프로그램이 제작되기도 했다.

 

 

 

 

가상연애 프로그램은 방송사에서 꾸준히 제작되는 포맷중에 하나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호응도는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 연애 프로그램이 계속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화제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신문 한켠을 차지하는 연예면에서 스캔들은 가장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요소다.   누가 누군가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만큼 연예계에서 화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우결>이 처음 출범했을 때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은 것 역시 그들의 가상 연애가 실제 연애로 발전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가상 결혼을 이어간다는 설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리얼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 기대감은 <우결>을 지속시키는 힘이었다. 그러나 가상 연애 프로그램에서 실제 커플이 될 확률은 극히 미미하다. 이제껏 가상 결혼이 실제 연애로 발전된 경우는 한 건이 있을까 말까였다. 시청자들은 지쳤다. 그들은 결국 카메라 앞에서 감정을 속이고 연기하는 배우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우결>이 재미있는 스토리나 이야깃거리를 양산해 내는 것도 아니었다. 단순히 그들이 사귈까 말까에 집중된 관심은 그 모든 광경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시들해지고 말았다.

 

 

 

사실 이런 반복은 <꽃보다>시리즈에서도 발견된다. 물론 <꽃보다>시리즈는 나영석 PD의 주도 하에 파생된 프로그램이다.가상 연애 프로그램은 각각의 PD가 다르다. 그러나 <우결>이나 <님과 함께><남남 북녀>등의 포맷은 출연진의 나이, 출신등이 달라질 뿐, 별 다를 것이 없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꽃보다>시리즈는 여행이라는 콘셉트 아래 오히려 비슷해 질 수 있는 포맷을 다채롭게 변주했다. 그것은 그 안에 출연하는 인물들의 성격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노년에 접어든 연기자들이 출연한 <꽃보다 할배>부터 여배우들을 섭외한 <꽃보다 누나>, 그리고 가장 젊지만 궁상맞은 그림이 가능해진 <꽃보다 청춘>까지 그들이 만들어 낸 그림은 단순히 포맷을 '이용'하여 똑같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각각의 매력을 발견하게 만든 것이다.

 

 

 

 

 인물을 바꾸면서 아예 프로그램의 성격마저 적절히 변화가 되는 그림은 결국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고 그 안에서 시청자들의 애정을 끌어 올렸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그들이 떠난 여행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록 어느정도 설정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에게는 리얼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꽃보다 청춘>만 보더라도 그들이 실제로 고생을 하는 과정은 적나라하리만큼 리얼하게 표현된다. 그들이 고생하고 힘이들 수록 시청자들은 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가상연애 프로그램은 <꽃보다>시리즈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언제 스킨십을 할지 말지, 그 상대와 진심이 될지 말지 시청자와 밀당을 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이미 그들의 모든 행동이 거짓임을 아는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때때로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하면 시청자들의 시선이 고정되기도 하지만 그만으로는 화제성을 끌어 올리기는 힘들다.

 

 

 

 

 

 

 

시청자들은 리얼을 보기를 원한다. . <우결>이 처음 등장한 시점에서야 그런 포맷이 신선했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그 안에서 펼쳐지는 그림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무언가를 첨가해야 한다. 가상보다는 차라리 진짜 공개 연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편이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지점이다. 더 이상 ‘가짜 리얼리티’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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