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시즌3가 마무리 되었다. ‘가왕전’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대결한 마지막 회에서 가왕은 양파로 선정되었다. 양파는 첫 번째 듀엣 무대에서 국가스탠의 하연우와 함께 ‘붉은 노을’과 두 번 째 무대 ‘가시나무’를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내 각각 2위를 차지하며 종합 순위 1위에 올라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가왕이라는 타이틀이 난무하는 시대다. 나가수가 가왕전을 열어 시즌2에서 더원을 가왕으로 선정한 것에 이어 시즌 3까지 가왕을 뽑았다. 더군다나 <복면가왕>등의 프로그램도 가왕의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 조용필 정도에게만 붙여졌던 가왕의 칭호가 이제는 흔한 이름이 되었다. 그만큼 무게감도 떨어졌다.

 

 

 

 

그러나 <복면가왕>의 가왕과 <나가수> 가왕의 의미는 같을 수 없다. <복면가왕>은 얼굴을 가린 가수들이 노래 실력으로만 평가받으며 가수들의 의외의 정체에 놀라는 지점이 포인트라면, <나가수>는 말그대로 걸출한 가수들 중, 누가 가장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대단한 무대를 꾸몄느냐 하는 점에서 좀 더 순위에 치중하는 경연이기 때문이다.

 

 

 

양파는 오랜 공백을 깨고 <나가수>에 출연했고 대체적으로 좋은 무대를 선보였다. 그러나 양파는 김연우와 함께 한 듀엣 무대에서 ‘하늘을 달리다’를 불러 1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려놓은 적이 없었다. 게다가 마지막 경연에서 조차 단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한 채, 단순히 두 번의 무대의 평균이 높았다는 이유로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양파가 가왕을 할 자격이 없다거나 그의 가창력의 수준이 타가수에 비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양파는 꾸준히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었고 경연을 훌륭히 소화했다. 그러나 <나가수>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고찰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나가수>에 쏟아지는 비판은 음악성이나 뛰어난 곡 해석력 보다는 고음으로 일관하는 노래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훨씬 더 뛰어나다는 데에서 심화된다. 노래에서 고음이 분명 중요한 요소기는 하지만 고음이 아니면 논할만한 이야기가 없는 노래에 대한 순위는 TV로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불편하게 다가오는 지점이다.

 

 

 

양파의 가왕 타이틀은 두 번의 경연에서 모두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운도 운이었지만 1위라는 순위를 차지하지 못하고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아한 감정을 자아냈다. 게다가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데 혼자만의 가창력이 아니라 듀엣 무대에 대한 평가가 들어간다는 점 또한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지점이었다.

 

 

 

<나가수> 시즌3는 시즌 초반부터 ‘박정현을 이겨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보들의 실력 편차가 심한 편이었다. 이에 박정현은 고음으로 내지르는 음악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실험정신이 깃든 무대를 펼쳤다. 이번에 부른 듀엣곡 <썸>역시 그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박정현 자신조차 “제일 불리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오히려 박정현이 가왕 타이틀을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가수>는 뻔하게 흐르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가수>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가수> 시즌2역시 결승전에서도 이은미가 힘을 빼고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선곡하지 않았다면 더원이 가왕 타이틀을 가져가지 못했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가왕 타이틀은 더원이 가지고 갔지만 누구도 이은미를 더원보다 못한 가수라고 평가할 수 없다. ‘가왕’이라는 타이름 자체에 대한 의미에 대한 권위가 없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그러나 사실 나가수처럼 ‘권위’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최고 가수들의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권위, 굳이 순위를 정하고 그 순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권위, 마지막으로 가왕이라는 타이틀까지. 이 모든 것이 이만큼 대단한 가수들을 섭외하고 이만큼 엄청난 무대를 꾸민다는 권위로 똘똘뭉쳐있다.

 

 

 

그러나 그런 권위를 강조한 탓에 오히려 권위가 떨어졌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시청률은 방송이 진행될수록 자체 최저를 기록하며 4%대까지 떨어졌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정글의 법칙>에 더블도 아니고 트리플정도의 스코어가 차이가 난다. 섭외할 가수들도 점차 줄어들어 시즌1에서 활약했던 가수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김경호나 박정현 시즌1에서 명예졸업을 했고, <나가수>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뛰어난 라인업을 자랑하던 상황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차지했던 가수들이었다. 굳이 그들이 <나가수>에 등장하고 또 경연을 이어가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이미 의미가 없다. <나가수>가 권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그만큼 엄청난 이름값을 하는 가수들을 불러 들이는 수밖에는 답이 없다. 그러나 <나가수>는 이미 섭외 과정에서부터 그 지점을 간과했다.

 

 

 

양파가 가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간 것은 분명 축하할만한 일이지만, 과연 <나가수>가 선사하는 그 타이틀이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한 의미가 있을까. 가수의 잘못이 아닌, 프로그램 구성의 잘못으로 그 타이틀이 퇴색되는 것은 문제다. 제작진은 <나가수> 시즌3가 성공적이었다며 시즌4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가수>라는 이름은 이미 닳고 닳았다. ‘그래도 성공적’이라 애써 자위하는 것이 아닌, <나가수>가 가진 한계에 대한심각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들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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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캐릭터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한 층 꺾이게 하는 지점이었다. 여전히 <슈퍼스타K>의 속편이 제작 결정되고  <K pop 스타>가 살아남았지만 그 파급력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이미 나올 수 있는 유형의 참가자들이 모두 나온데다가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변주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예 기존 가수들을 다시 한 번 경쟁의 무대에 올리는 <나는 가수다>나 <불후의 명곡>이 등장했던 것이다. 그 프로그램들은 이미 입지를 다진 가수들의 무대, 혹은 알려지지 않은 숨은 노래 고수의 재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냈고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점차 식상해져가는 포맷은 기존 가수들의 경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했다는 구별이 무의미해지고 점차 등장할 수 있는 가수들의 범위도 좁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가수들의 경연 역시 시청자들의 흥미를 꾸준히 잡아끌지 못하며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방송사들이 꺼내든 것이 바로 ‘반전’이라는 키워드였다. JTBC에서 선보인 <히든싱어>는 이 반전 코드를 활용하여 성공을 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히든싱어>에서 중요한 것은 노래를 단순히 ‘잘’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존 가수와 ‘똑같이’ 부르느냐 하는 것이다. 기존 가수와 구별 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 음색을 보이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공개될 때 마다 찬탄이 터진다. 기존 가수와 그 음색이 비슷할수록 더욱 집중도는 높아진다.

 

 

 

<히든싱어>는 단지 경연에 의미를 둔 것이 아니라, 기존 가수들의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할 만큼 그들을 연구하고 좋아했던 팬들의 오마주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기존 가수들은 그들의 팬심에 때때로 감동의 눈물까지 흘린다. <히든싱어>는 시즌3를 마무리 짓고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가수들의 섭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히든싱어> PD는 “가수만 섭외되면 언제든지 다시 제작 가능”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히든싱어>의 포맷은 해외로까지 판매가 되었다.

 

 

 

<히든싱어> 이후, ‘반전’을 노린 경연 프로그램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가수들이 출연해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을 가늠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과연 실력자인가 음치인가 하는 토론이 벌어지고 음치로 뽑아 탈락한 참가자는 무대를 꾸민다. 여기서 ‘반전 코드’가 생긴다. 음치인 줄 알았던 참가자가 실력자라거나 최종 1인으로 뽑은 참가자가 음치라는 반전은 <너목보>에서 가장 큰 재미 포인트다. 참가자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을 듣는 것 역시 이런 포맷에서 확실히 더 집중된다.

 

 

 

MBC의 <복면가왕>역시 ‘반전’을 대놓고 사용했다. 가면을 쓴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은 가수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래를 감상하고 평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반전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가수의 정체다. 탈락할 때 마다 복면을 벗는 가수들의 정체가 의외성을 가질수록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올라간다.

 

 

 

의례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아이돌 가수가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거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의 가창력이 다시금 회자 될 수 있는 포맷이다. EXID의 솔지나 B1A4의 산들등은 이 프로그램으로 재평가가 이루어진 가수들이다. ‘편견 없이’ 노래 실력으로만 우승자를 뽑겠다는 기획의도가 신선하다.

 

 

 

반전이라는 키워드는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 정체를 숨기거나 노래 실력을 숨겨 그 실체가 드러났을 때, 더욱 충격을 크게 만들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반전에도 유효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초반에는 신선하지만 똑같은 충격이 계속 될수록 시청자들이 그 충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에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히든싱어>는 똑같은 모창자를 계속 찾아내기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너목보>나 <복면가왕>은 더 이상의 충격을 주기는 힘들다. 실제로 아직까지는 <너목보>나 <복면가왕>의 시청률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과연 반전 코드가 시청자들의 식상함을 뛰어넘어 롱런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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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박정현의 성량이나 기교가 방송으로 확인하는 그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수준임을 인정할 것이다. TV로 전달되지 않는 묵직한 울림은 박정현이라는 가수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만큼 강력하다. 박정현은 최강의 라인업이었다는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시즌1 초창기 멤버로서 경연을 펼치는 와중에도 단 한 번 7위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3위권 이내에 안착하며 평균 순위 1위로 명예졸업을 한 것이다. ‘나가수의 요정’ ‘전교 1등’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실력이었다.

 

 

그런 박정현이 <나가수> 시즌3에 등장했다. 이미 명예졸업까지 한 박정현의 등장은 확실히 신선한 것은 아니었다. 박정현의 실력이야 이미 명불허전이었지만 재탕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박정현의 무대를 보는 것은 분명 즐겁다. 그의 가창력은 이미 검증되어 있는 것이었고 항상 실망스럽지 않은 무대를 보여주는 그의 성실함은 그를 호감형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박정현은 <나가수> 시즌3에서 박정현은 재즈 풍으로 편곡해 부른 ‘그대 떠난 뒤’를 제외하고는 1위 아니면 2위를 차지했다. 총 다섯 번의 경연에서 1위는 무려 3번이다. 이쯤 되면 ‘마음만 먹으면 1위’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항간에서는 <나가수>가 아니라 ‘박정현을 이겨라’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현의 무대가 화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 <나가수>의 시청률은 첫 회 6%를 기록한 이후 점점 하락해 4.3%까지 떨어졌다.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수치다. 문제는 이 수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애석하게도 <나가수>의 라인업에 있다.

 

 

 

물론 가창력이라는 것을 어떤 잣대로 놓고 평가할 수는 없다. 무조건 고음과 성량으로만 평가할 수도 없다. 그러나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이라면 ‘경연 형식에 맞는’ 가창력을 장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이제껏 샇아온 명성도 플러스 되면 더욱 좋다. 한마디로 ‘나가수 형’ 가수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는 <나가수>가 성공했던 공식 때문이다. <나가수>는 처음부터 명성이며 가창력 그 어느 하나 뒤지지 않는 최고의 가수들을 섭외해 집중도와 긴장감을 높였다. 그 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쟁쟁한 가수들의 경연은 그 자체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긴장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더 큰 긴장과 자극을 원했다. 처음 라인업이 너무나도 쟁쟁했기에 다음 가수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어떤 가수들에게는 ‘<나가수>에 나올 급이 아니다’라는 비난마저 쏟아졌다. 그러나 차라리 이때가 나았다. 그 때는 적어도 <나가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즌1과 시즌2를 이어오면서 나가수에 나올 수 있는 가수들이 대부분 출연했고 어떤 가수가 나와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일은 어렵게 되었다. 더군다나 관록있고 실력있는 가수들이 단순히 순위로 점수가 매겨지고 탈락하는 광경은 이제 더 이상 즐겁지 않았다.

 

 

 

<나가수> 시즌3는 그런 문제점을 단 하나도 극복하지 못했다. 박정현을 제외하고는 <나가수>에 나오기를 바라는 라인업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엄밀히 말해서 박정현 역시 차선책이었다. 박정현은 이미 <나가수>로 얻을 수 있는 명성과 인기를 모두 얻은 상태였다. 이제 박정현의 인기를 지속시키는 것은 <나가수>경연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더군다나 <나가수>로 인정을 받을 만큼 <나가수>에서 성적이 나쁠 경우 박정현이 짊어져야 할 짐 역시 크다. MC까지 맡은 것은 박정현에게는 도전일 수 있지만 유려하지 못한 진행솜씨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박정현은 이 경연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나가수>는 애석하게도 단순히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가수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극대화 될 때만이 시청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이제 <나가수>에는 긴장감이 없다. 박정현의 실력은 돋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가수들은 가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박정현이 일부러 평이한 노래를 부르거나 하차하기도 애매하다. 박정현이 하차하면 <나가수>의 정체성을 이어갈 가수가 보이지 않고 평이한 노래를 부르면 좋은 무대 마저 없어져 <나가수>를 시청해야 하는 이유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박정현의 존재는 <나가수>의 본질을 확인시키지만 동시에 <나가수>에 대한 실망감을 더 크게 만드는 계륵이 되고 말았다.

 

 

 

이는 <나가수>를 억지로 부활시킨 방송국과 제작진의 실책이다. <나가수>를 다시 부활 시키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예능에 걸맞는 또다른 고민이 없이 단순히 <나가수>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4%라는 참담한 시청률로 나타났다. 가수들이 설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나가수>의 긴장감은 이제 <불후의 명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이 긴장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슬프게도 충격적인 라인업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현재 <나가수>가 가고 있는 길에서는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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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정규편성을 염두 해 두고 만들어지지만 좋은 반응을 얻는 일이 그다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명절에는 기존의 예능을 살짝 비튼 것만으로 호평을 얻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두 개나 나왔다. 바로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이 그것이다.

 

 

 

 

<썸남썸녀>는 짝짓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탄생한 예능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이하<우결>)으로 시작된 짝짓기 예능의 또 다른 변주일 것으로 생각 됐던 <썸남썸녀>는 그러나 그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일단 <썸남썸녀>에 러브라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썸남썸녀>라는 제목에서 보이듯 출연진들 사이에서 ‘썸’이 발생하고 그 ‘썸’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러나 <썸남썸녀>는 인위적인 러브라인이 사라질 때, 예능이 얼마나 신선해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우결>류의 가상 연애 프로그램에는 사실상 이제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없다. 실제 커플이 탄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데다가 결국 프로그램이 끝나면 서로 연락도 안하는 데면데면한 관계로 남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카메라와 스텝들 사이에서 가장 실제처럼 누가 연기를 잘하느냐를 평가받는 그림이다. <우결>에 대한 호평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썸남썸녀>에서는 출연진들이 인위적인 ‘썸’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진실성이 묻어났다. 채정안이 자신의 이혼 경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결혼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의견까지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오갈 수 있었던 것이다.

 

 

 

 

<룸메이트>같은 셰어하우스 예능에도 러브라인을 우겨넣는 판국에 서로에게 소개팅을 시켜주고 각자의 인연을 각자 스스로 찾는 형식 속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는 오히려 진정성을 배가 시킨 것이다. 실제로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녀 스타들을 섭외한 것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그들이 진실로 프로그램에 임하든 그렇지 않든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감이 생생하게 전해진 것은 이 프로그램의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게 하는 부분이다.

 

 

 

또 다른 화제의 프로그램은 바로 <복면가왕>이다. <복면가왕>은 그동안 식상하리만큼 반복되었던 경연 프로그램에 ‘가면’이라는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얼마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최고의 가수들마저 경연에 몸을 던진 <나가수>의 출범 이후, <불후의 명곡>으로 되풀이된 가수들의 경연은 이제 사실상 새로울 것이 없다.

 

 

 

<나가수>가 시즌3를 내놓았지만 파급력이 예전만 못한 이유는 긴장 속에 진행되는 경연의 결과가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가수의 라인업도 더 이상 <나가수> 시즌 1만큼 충격적이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오히려 ‘목소리’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겠다는 <복면가왕>은 신선하다. 편견없이 노래를 듣고 그 노래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순간을 예능적인 재미로 승화시켰다. 댄스그룹인 EXID의 솔지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신선한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솔지와 <복면가왕>은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며 성공적인 관심을 획득했다. 시청률 또한 9.8%로 10%에 육박하며 정규편성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가수들을 섭외해 노래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의 패턴 역시 전형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게다가 회차가 진행될 수록 가면을 벗기도 전에 정체가 탄로나 버려 신선함이 줄어들 가능성 또한 크다. 그러나 어쨌든 초반의 관심몰이에는 성공했다는 것 자체로 일단은 성공적이다.

 

 

 

아직 초반의 관심일 뿐이고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이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이제 더 이상 원조라는 자부심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형식과 방식이었다. 뻔한 연애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진솔한 얘기가 오고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든지 얼굴을 가린 채 노래를 부르며 그들 정체의 반전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예능의 분위기는 훨씬 살아났다.

 

 

 

원조들이 ‘고인 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검열이 필요하다. 그리고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을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단순히 소재가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드는 것, 그것을 해내는 것에대한 중요성을 <썸남썸녀>와 <복면가왕>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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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본방사수(이하 <작본사>)>는 케이블의 감성을 공중파로 옮긴 예능이라 할 수 있다.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전문적인 식견이나 그럴싸한 말로 선택한 단어들의 나열로 프로그램에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튀어 나오는 날것의 단어들로 일반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쏟아낸다.

 

 

보통 사람들이 브라운관을 보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쏟아지는 것은 생각보다 신선하다. 단순히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예능이 될 수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피일럿 6회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정규편성이 확정될 수 있다. 아직 정규편성 소식은 들려오지 않지만 이 반응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TV를 보면서 하는 가감없는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작본사>는 <개그 콘서트>등의 자사 프로그램 비판은 물론 케이블 프로그램을 보면서 KBS에서 떠난 PD들의 역량을 아쉬워하는 부분이 방영되는 것은 이제껏 시도된 적이 없다. 자사 프로그램은 물론 타사 프로그램에 대한 평들을 쏟아내는 것 또한 케이블이 아닌 공중파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작본사>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압구정 백야>나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소재가 되는 것은 그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화제성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부선은 그 중 가장 많은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는 장본인이다. 김부선은 <작본사>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를 향해 ‘외모 비하 발언을 했다’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삼둥이의 외모가 귀엽다는 칭찬에 가까웠지만 ‘못생겼다’는 한 마디가 화제가 되며 논란이 일었다. 김부선은 이를 두고 ‘악마의 편집이다. PD에게 실망이다.’는 SNS글을 남기며 유감을 표했다.

 

 

 

이는 그러나, <작본사>가 김부선을 소비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김부선의 발언 수위가 상당한 것도 있지만 확실히 김부선이 하는 말들에 대한 집중도는 다른 출연진들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나가수>를 향한 독설 또한 김부선의 발언들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사실 KBS에서 <나가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올라온다는 것이 적절치 못한 선택일 수 있다. KBS는 <나가수> 아류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을 방영중에 있기 때문이다. <작본사>에서도 ‘<나가수> 타이틀을 <불후의 명곡>으로 바꾸면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멘트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그러나, 앞뒤를 따지고 본다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부선은 <나가수> 비판의 선봉장에 섰다. ‘지루하다’는 평을 내놓은 것은 물론, 효린을 향해 ‘저게 잘하는 거냐?’는 악평을 쏟아내기도 했고 박정현을 제외한 출연진들에게 ‘나가수가 나를 실망시켰다’며 독설을 쏟아냈다. 이는 곧바로 기사화 되어 화제를 불러모았다. <작본사>는 이런 이야기들을 KBS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 시청자의 입장으로 몰아가며 책임을 회피한다. 결국 화제가 되는 것은 <작본사> 자체의 기획의도라기 보다는 김부선의 한마디다.

 

 

 

김부선의 <나가수> 비판은 분명 일리가 있다. <나가수> 컨텐츠는 이미 예전에 시들었고 나올 수 있는 가수들은 대부분 나왔다. 박정현의 재출연 역시 <나가수>가 가진 섭외력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흥미를 끌지 못하는 <나가수>의 구성을 김부선이 그대로 비판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김부선의 발언들이 화제가 될수록 <작본사>에 대한 관심도 올라간다. 정규편성 가능성도 높아진다. 김부선의 독설들이 시청자들에게 무리없이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김부선의 이미지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호감으로 변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TV를 보면서 중얼거리는 콘셉트인 까닭에 그들의 발언에 큰 의미 부여를 할 수 없고 그 발언들은 일정 수위라면 심각할 것 없는 일반 시청자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김부선의 발언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무리 단순한 '시청자 의견'이라도 <작본사>는 KBS라는 공중파에서 방영중이기 때문이다. ‘삼둥이 논란’에서 엿볼 수 있듯, 한 마디가 부각되거나 잘못 던져진 말이 대중의 심기를 건드릴 때, 융단 폭격을 맞는 것 또한 <작본사> 프로그램 자체가 아닌 김부선이다. 단순히 악마의 편집이 아니라 실제로 김부선이 한 발언들을 통해서도 부정적인 분위기는 언제든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김부선이 카메라를 의식한 발언을 내뱉는 것은 김부선의 캐릭터에도, 프로그램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수위 조절이 <작본사>의 가장 큰 딜레마다. 솔직한 발언을 통해 캐릭터를 해치지 않고도 논란을 최소화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 초반의 신선함은 이런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면서도 새로운 화젯거리가 튀어나와야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때만이 정규편성 이후에도 <작본사>의 존재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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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3(이하 <나가수3>)>가 라인업을 확정하고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여전히 논란은 남았다. 출연가수들의 자질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물의를 일으켰던 가수가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9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에 연루된 이수의 출연을 <나가수>측이 확정지으며 논란은 더 심화되었다. 이수는 사건 이후 그동안 드라마 OST를 제외하고는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져 있었다. 확실히 사건 이후 오랜만에 대중앞에 전면적으로 등장하는 까닭에 화제성은 그 어느 가수보다 확실했다. 이수의 이름은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렸고 대중들의 설왕설래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에 대한 논란은 항상 있어왔다. 그것은 <나가수>의 시작지점이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가수들’이라는 전제를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가수>는 최고 가수들이 경연을 펼친다는 콘셉트 아래 ‘탈락’과 ‘순위’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 긴장감을 일으킨다. 최고의 가수들의 순위 경쟁과 탈락의 충격은 대중이 <나가수>무대에 집중한 주요 이유였다.

 

 

 

 

그러나 그 긴장감이 독이 되었다. 경연이 계속될수록 대중이 받는 자극은 약해졌고 ‘최고의 가수’라는 전제에 들어맞지 않는 출연진이 등장할 경우 받는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섭외력’에서 한계를 드러낸 <나가수>의 제작은 중단되었다.

 

 

시즌3만 보더라도 시즌1에 비해 라인업이 더 강력해졌다고 볼 수 없다. <나가수>측은 실력있는 가수들이라면 아이돌부터 알려지지 않은 그룹까지 고려해 넣었다고 했으나 <나가수> 브랜드에서 기대하는 가수들은 거의 등장했다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시즌1에서 이미 충분한 자기 역량을 보였던 박정현의 등장역시 신선함을 자아내기는 힘들었다.

 

 

그런 라인업에 흥미를 불어넣은 것이 바로 이수의 등장이었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이수는 충분히 <나가수>에 적절한 가수다. 우리나라 남자 보컬의 대표주자로 뽑힐만큼 가창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수의 가창력이 아니다. 바로 범법 행위자라는 꼬리표다. 그것도 대중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성범죄자라는 꼬리표다. 대중은 그런 사안에 쉽사리 그린라이트를 내리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졌더라도 도의적인 책임을 요구하고 TV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 하는 것이다. 성추문 사건은 마약이나 도박보다 대중의 뇌리에 더 오래 남아 각인된다.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더욱 그러하다. 지금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이수의 출연논란은 호보다는 불호쪽이 월등히 많다.

 

 

 

 

<나는 가수다>가 화제가 되는 것은 프로그램 상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이수의 출연이 대중의 지지를 이끄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을까 하는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일단 이수의 전과기록이 계속 도마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 단순히 홍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어느정도 화제성은 확보가 되지만 전체적인 프로그램 분위기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결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이수의 출연으로 호기심은 생겨나지만 그 호기심이 과연 <나가수>의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도 문제다. 이미 대중이 <나가수>에서 기대하는 것은 모두 보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긴장감을 간직하고 TV에 집중하던 대중은 이제 그 방식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다. <불후의 명곡>등 아류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이런 긴장감을 다시 재현해내려면 평범한 탈락과 순위 방식 이상의 뛰어난 예능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기본적으로 가수들의 경연이 주가되는 <나가수>가 가진 포맷은 그 이상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런 와중에 이수의 등장으로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한다고 해도 그런 화제성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수의 출연은 <나가수>에게 있어서는 독이 든 성배다. 확실히 대중의 관심은 촉발했지만 그 전체적인 맥락에서 <나가수>의 구원투수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나가수>가 이제부터 고민해야 할 것은 이슈 메이커를 만드는 일이 <나가수>외부에서가 아닌,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가수들의 무대 이상의 예능. 그것을 <나가수>가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이수의 출연여부 보다는 첫 방송에서 결정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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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나는 가수다 (이하 <나가수>)>가 방송되었다. 나가수 시즌2의 가왕을 차지한 더원부터 아이돌 최초로 <나가수>에 출연한다는 효린까지 <나가수>는 새로운 시도를 하며 이슈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추석특집 <나가수>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자신의 대표곡과 본 경연으로 꾸며졌다. 결과는 더원과 효린의 1위 대결로, 결국 더원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나가수>에는 예전 같은 긴장감이 없었다. 공연의 질도 예전보다 더 상승했는지 역시도 의문으로 남았다. <나가수> 시즌1이 처음 출범할 때,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발시켰고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후 임재범과 김연우등이 모습을 드러내며 <나가수>에 쏟아지는 관심은 배가되었다.

 

 

 

그러나 자극이 계속되면 무뎌지는 법이었다. 시즌1을 주름잡던 가수들이 모두 하차하자 가수 라인업을 처음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차츰 <나가수>에 출연하는 데 경력이나 실력에 있어 논란이 되는 가수들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예전 만큼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나가수> 시즌2는 더욱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가왕전’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그 순위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았다. 시즌1의 자극을 다시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 자극을 계속되게 하기 위해서는 출연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가수> 시즌1을 뛰어넘는 대단한 실력의 가수들과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능적인 요소가 잘 결합되어야 한다. 시즌2에는 더원, 이은미, 박완규, 김연우, 서문탁, 한영애등 화려한 라인업의 많은 가수들이 출연했지만 무대의 완성도나 출연진들의 절박함등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결국 목청대결로 흘렀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느정도 가창력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나가수>의 숙명이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무대를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시즌1에 비해 적었다는 점에서 시즌2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방송되었던 <나는 가수다 명곡 베스트10>의 시청자 투표에서 시즌2의 1,2,3위가 어느 누구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시즌2의 무대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불후의 명곡>의 출연은 <나가수>의 권위를 한 풀 더 꺾이게 했다. <불후의 명곡>의 출범은 <나가수>의 성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박수를 쳐 주기는 힘들다. 그러나 <불후의 명곡>은 아류로 출발했어도 <나가수>보다 훨씬 롱런하는 기록을 세웠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나가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긴장감이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가수들이 대중들의 평가에 직면한다는 콘셉트로 경연이 모두 끝난 후, 가장 좋았던 무대에 투표를 하게 되는 방식으로 관객들이 고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 후, 순위 발표 때도 긴장감이 배가된다. 이 순위는 대중들의 일시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인 것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탈락이라는 제도도 있다. 누가 떨어질 것인가에 대한 긴장감은 누가 1위를 할까에 대한 긴장감보다 더 높다.

 

 

 

 

상대적으로 <불후의 명곡>에서는 순위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뒤에 부르는 사람이 유리하도록 되어있는 구조인데다가 탈락자 같은 것은 애초에 없다. 그만큼 가수들이 부담감을 덜 가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도 <불후의 명곡>을 그만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 측면이 있다. 더군다나 <불후의 명곡>은 <나가수>와 달리 아이돌부터 베테랑까지 모든 가수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구조로 무대에 다양성을 확보하고 화제성 있는 출연진을 섭외하기에 용이했다.

 

 

 

이번 나가수에 출연한 더원, 김종서, 윤민수, 효린 등 역시 <불후의 명곡>에도 그 모습을 수차례 드러냈다. 특히 효린은 <불후의 명곡>으로 실력을 증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가수의 라인업조차 <불후의 명곡>과 비교해도 별다를 것이 없어졌다. 이런 상황속에서 <나가수>가 정규편성이 되어 다시금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는 힘들다.

 

 

 

결국 나가수는 자신의 브랜드를 타 방송국에 빼앗긴 셈이 되었다. 특집에서나 만날 수 있는 <나가수>조차 긴장감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제 <나가수>역시 추억의 한 장으로 남을 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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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미가 나가수의 출연진으로 활약하며 사회의 역할까지 하는 등,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은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적다못해 오히려 그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를 어색하지 않게 잘 보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이은미는 대중들의 환호를 받는 존재가 되지 못한 것이다.

 

 얼마 전 이은미는 이런 말을 했다.  "제작진에 몇가지 불만사항을 이야기했고 그게 개선되면 시즌2 출연을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가수들이 노래가 끝나면 개그맨들이 순위를 매기는 것과 가수 7명을 앉혀놓고 성적표를 주듯이 순위를 불러주는 것 등 불만을 제기한 사항들이 시즌2에서는 개선돼 출연하게 됐다". 순위를 매기는 것에 엄청난 불만이 있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나가수는 점점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고 이은미는 시즌1에서 사회를 보던 이소라에게 쏟아지던 찬사도 받지 못하고 있다. 매끄러운 진행능력을 보인 후에도 이런 반응은 어째서 일까.

 

 

 

이은미, 나가수로 이미지 쇄신 안되는 이유

 일단 이은미가 이소라만큼의 관심을 받을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나가수가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나가수가 왜 성공했는가. 가수들의 순위를 발표하는 순간 그들의 긴장된 표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엄청난 부담감이 지워졌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그만큼 호기심을 갖고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포멧의 역기능도 있었다. 하지만 예능이란 측면에서 보면 초반의 나가수는 대단한 성공작이었다.

 

 그러나 이제 나가수는 더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차라리 보이스 코리아 같은 아마추어의 노래가 훨씬 더 관심이 간다. 포멧을 바꿀 필요는 있었지만 이런식으로 가수들의 자존심만 살리는 구성은 아니었다. 이런 구성은 결코 대중들의 환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은미가 사회를 보고 노래를 부른다 해도 이소라 같은 관심을 끌기는 불가능하다. 그것이 가장 첫번째 이유다. 하지만 이은미가 관심의 대상을 넘어서 비호감으로 전락한데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이은미는 아직도 순위가 싫다고 한다. 그녀는 대중가수다. 대중가수가 대중에게 평가받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든 일일까. 그녀는 오디션의 심사위원이었다. 오디션을 보는 것은 제대로 된 가수를 뽑기 위함이다. 물론 일가를 이룬 그녀가 굳이  대중의 그런 직접적인 심판에 직면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중가수는 언제나 대중의 평가에 직면하는 존재다. 가요프로그램에도 순위가 존재하고 가수들의 인기도도 어찌보면 순위다. 그런 것은 상업 방송에서 정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배우나 가수의 인기도에 따라 출연료도 차이나고 음반 판매량도 차이가 난다.

 

  나가수는 포맷을 바꾸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고 가수들의 퀄리티가 저하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물론 가수들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가수의 본질이다. 나가수는 본질적으로 예능이다. 사람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담보하지 못하면 결국은 가요프로와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가요 프로그램 보다 재미 없는 구성을 보이는 예능을 대체 어느 누가 관심깊게 지켜보겠는가.  

 

 가수들의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한가. 두 조로 나누어 두번의 경연을 펼쳐 상위권 하위권을 정하고 순위는 1위만 발표하며 결국 상위권에서 1위를 한 팀과 하위권 팀에서 꼴찌를 한팀이 하차하는 방식은 중구난방일 뿐더러 긴장감이 전혀 없다.

 이은미 이미지 비호감 된 이유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은미의 이미지 자체가 비호감이라는 데 있다. 그녀는 가수의 자존심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다. 가수라는 존재가 마치 성역처럼 느껴질 정도다.

 사실 이소라도 민감하기로 따지면 대책 없을 정도다. 초반 나가수에서 눈물을 흘리며 "내가 좋아하는 김건모가 탈락해서 너무 슬프단 말야!"라고 소리치던 그녀는 단박에 비호감으로 낙인 찍혔다. 그러나 이소라는 그런 큰 비난에 직면하고 적절한 대응을 했다. 깔끔히 "내가 봐도 미친 것 같았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노래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진정을 담아 노래하는 이소라는 그래서 더욱 와닿았다.  

 

 이은미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말이 옳고 자신의 말을 관철해야 직성이 풀린다. 곧은 것도 좋지만 너무 곧으면 부러질 수 있는 일이다. 그녀는 "내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은 틀린 것"이란 입장을 보이는 것 같은 태도를 자주 보여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은미 스스로가 스스로가 말하고 있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자유로운가 하는 것이다.

 

 이은미는 그동안 자신의 기준에 대해서 지나치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은미는 예전 자신이 기고한 글에서 "노래하지 못하는 가수는 가수라 할 수 없다. 노래를 하지 못한다면 가수가 아니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들은 가수가 아니라 다른 쪽으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요지의 글을 쓴 적도 있고 여러번 그런 요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에서 그는 가창력으로는 엄청난 비판을 받은 권리세를 멘토로 선택하며 "근성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그것은 듣는 사람에게는 변명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소신과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그녀의 태도는 사실상 호감형이라 보기 힘들었다. 그동안 잔인하리만치 음치 가수들을 비판해온 그녀의 태도라고는 보기 힘들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은미는 자신의 취향이 아닌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너무 혹독한 비판을 했고 그 비판이 중구난방에 줏대없는 느낌을 주면서 비호감 이미지로 낙인찍혔다. 혹독한 것도 좋지만 혹독한 만큼의 일관성이 있어야 했는데 대체 어떻게 하라는건지 모르겠는 단순한 독설은 물론, 참가자마다 기준이 다른 심사평으로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이은미는 "가수란 단지 인기에 편승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10년이 흘러도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은미는 자신의 히트곡보다 훨씬 더 리메이크 곡이 많았고 심지어 양희은이나 김동률 등, 원곡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난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한다"며 마구 노래를 가져다 썼다. 그것 자체가 법적으로 잘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의 없는'그의 행동은 구설수에 오르기 충분했다. 원곡자의 충분한 이해와 설득을 해볼 생각은 없었을까. 먼저 말을 하고 양해를 하고 진심으로 호소했다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은미는 "난 잘못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얼마전 나가수에서 [한계령]을 자신의 노래처럼 부르기도 했다.

 

 

 

 대중이 없이는 가수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을 안다면 이은미는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은미는 "나는 나대로 노래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는 식의 태도를 견지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 결코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이라는 것이 독선과 아집처럼 느껴진다면 그 태도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자신조차 자신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자신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은 뚜렷한 주관이 아니라 단지 잘난척처럼 보인다.

 

 이은미 실력만큼 훌륭해 보이지 않는 인격이 안타까워

 

 그런 모습은 이은미처럼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도 시청자들의 비호감을 사는 이유가 되었다. 자신이 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태도, 그리고 그 태도를 일관적으로 견지하지 못하면서 결국 이은미는 그 실력이 무색하리만치 반감이 드는 캐릭터로 정착되고 만 것이다.

 

 

 이소라의 민감함이 섬세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까닭은 그녀가 끝까지 자신이 가진 감성을 보이며 한 노래 때문이기도 하지만 잘못했을 때는 인정할 줄도 알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결코 쉽게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소라는 "나가수가 너무 소리지르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 같다"는 말을 한 후 자신의 노래를 끝까지 불러 당당히 탈락했다. 그동안 색다른 시도를 하기도 하며 상위권에 올랐던 그녀는 끝내 자신의 스타일로 자리를 떠났다. 민감한만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했고 자신의 입장도 지켜낸 것이다.

 

 그러나 이은미는 자신의 입장을 너무 고집한 나머지 자신의 잘못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이은미의 스타일일 수도 있지만 대중들이 바라보기에 그녀는 지금 너무 지나칠 만큼 이중적이다. 그녀가 이대로 만족한다면 상관없지만 출중한 노래실력이 안타까울 만큼의 인성은, 대중들의 환호를 받을 성질의 것은 아님을 견지한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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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수다]에 나오면서 재조명 받은 박완규가 아침방송에 나와서 가정사를 고백했다.


 가정사의 고백 중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바로 생활고 때문에 한 이혼. 월 수입이 80만원에서 100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가정을 지킬 수 없었던 과거사를 담담히 말했다. 


 이제 박완규는 그에 5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스스로 말했다. 그렇다면 무려 5000만원에 가까운 월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충분히 가정을 지킬 수 있는 경제력을 갖췄지만 박완규는 "재결합은 힘들다.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고 말했다. 돈 때문에 망쳐졌던 가정. 그리고 돈 때문에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줬던 상황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박완규는 왜 가정을 지키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지금, 다시 재결합 할 힘을 갖췄음에도 재결합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는 것일까.


  박완규가 한 달에 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대중친화적인 활동을 서서히 해 나갔기 때문이었다. 한 때는 "가수들의 노래를 순위로 매기는 것은 반대다"라며 나가수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나가수에 나옴으로써 인기를 얻고 대중의 관심이 촉발되는 가수가 된 것이다. 


 박완규는 예전부터 누구보다 자존심이 센 가수였다. 그는 김경호가 긴 머리를 싹뚝 자르고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리메이크하자 불같이 화를 낼 정도로 '롹 스피릿'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신이 가진 정체성을 버리는 행위를 저주했으며 가수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힌, 그런 고고한 자존심을 지켜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돈보다는 노래를 생각했다. 김태원이 준 노래를 부르고 수익금을 받는 대신 "노래 한 곡만 더 부르게 해달라" 고 부탁하던 그는, 행사를 뛰는 것 조차 돈에 영혼을 파는 일이라 느낄 정도로 자신의 음악세계에만 빠져살았다.


 하지만 그 자존심은 대중이 없이는 지켜질 수 없었다. 아무리 노래를 잘하고 실력있는 가수라도 대중들이 찾지 않는 대중음악가는 가난하고 비참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존심을 얻은 댓가로 생활고에 시달렸고 집에서는 불화에 시달렸다. 최대 히트작인 천년의 사랑을 부를 때 조차 한달에 100만원 안팍의 수입만 올렸다니 그가 얼마나 꿋꿋이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살았는지 알만한 일이다.



 흔히들 인생에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 돈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람이 돈이 있다고 전부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너무 없다면 백이면 백, 다 불행해지고야 만다. 돈은 행복에 있어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혼자 산속에서 살아간다면 돈이 무슨 문제이겠냐마은 사람과 사람이 관계맺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이 지켜야 할 것, 이를테면 가정을 책임지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데는 돈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자 그는 자기 반성을 했고, 한 때 싸웠던 김경호에게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 김경호는 이에 대해 "대중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는 것을 완규가 이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노래실력이야 익히 알려진 바지만 들어주는 대중이 그를 외면한다면 결국 그의 가수로서의 생명 역시 위태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래는 예술이지만 '대중 예술'이다. 자기만 잘한다고, 자신이 믿는 바대로 행동한다고 대중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대중예술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피카소의 기하학적인 문양이 세기의 명작으로 칭송받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을 바탕으로 대중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의 예술은 아무도 알지 못한 채 사라질 가능성이 너무 큰, 위험한 예술이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박완규는 대중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갔고 그의 생활고는 더욱 심해졌다. 그러자 아이와 자식을 책임져야 하는 그의 입장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가에서는 박완규를 능력없는 남편이자 아빠로 몰았고 아내와도 갈등을 겪었다. 


 박완규는 아내에 대해 "강한 여자, 대단한 사람. 아직도 아이들이 아빠가 최고라고 말하게 만드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말로 칭찬했지만 그 힘든 시간을 겪어 오면서 아내와의 사이가 마냥 좋았을리 없었다. 잠시 빚이나 생활고 때문에 위장 이혼을 했다가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합치는 경우도 있지만 박완규의 경우는 그와는 달랐다. 



 그는 골이 깊어 재결합은 어렵다고 했다. 단순한 생활고 때문에 한 이혼이었다면 생활고가 해결된 지금 다시 합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박완규의 경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생활고가 주된 이유였지만 결국 생활고로 인해서 그 안에서 엄청난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췄다. 생활고가 원인이 되었지만 그 안에서 그가 겪었던 슬픔과 아픔, 고통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감정의 골을 외면한 채, 다시 웃으면서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박완규에게는 너무나 힘든일이 될 수밖에 없다.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 그 안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다투고 싸우고 아파하고 울어야 하는지. 돈이라는 그 종이장의 무게가 삶을 짓누를 때는 사람들은 때때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압사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이와 아내가 살집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그들을 챙겼고 '아내'라고 불러주었다. 또한 "평생 내가 책임 질 사람들"이라며 그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록 부부의 연은 끝났지만 가족으로서 그들에 대한 책임감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박완규는 이제 대중에게 한발 다가서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그의 괴물같은 노래실력이 대중에게 받아들여 진 지금, 그의 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뻗어나가고 있다. 박완규는 이제 "행사도 뛰어야 겠다"고 말한다. 돈때문에 노래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해서 돈을 벌겠다던 그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노래를 저버린 것은 아니다. 이승환도 말했다. 자신은 자신만 책임질 수 없다고. 자신에게 딸린 사람들, 자신을 보고 연주하는 밴드와 사무실 식구들을 외며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끝이 될 수 있다고. 노래를 하기 위해, 자신이 그 자리에 꼿꼿이 서 있기 위해서 행사를 뛰고 콘서트를 연다고 그는 했다.


박완규 역시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 서면서 자신의 노래를 더 많이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 이제 박완규의  그 힘있는 보컬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서 한국을 대표하는 목소리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그래서 좀 더 오래, 좀 더 많이 노래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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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가 박정현, 김범수에 이어 '세번째 명예졸업자'를 배출했다.


바로 자우림이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명예졸업자에 대한 [나가수]의 대우가 형편없다. 고별무대를 하겠다는 자우림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하이라이트 방송으로 대체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한마디로 시청자를 전혀 배려치 않는 '제 멋대로' 방송인 셈이다.


[나가수]에서 명예졸업을 한다는 것은 출연가수로선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7라운드 경연, 21주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청중 평가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증거일 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영예로운 훈장이기 때문이다. [나가수]에서 명예졸업을 한다는 건 출연가수들이 모두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지금껏 [나가수]에 출연한 수많은 가수들 중 명예졸업을 한 사람은 원년멤버인 박정현과 김범수 밖에는 없었다. 윤도현, 장혜진은 명예졸업을 코 앞에 두고 탈락의 아쉬움을 맛봐야 했으며 대선배 인순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재범, 발라드의 신 김연우 등도 명예졸업의 문턱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그만큼 명예졸업을 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자우림이 '세번째 명예졸업자'로 탄생했다. 락밴드라는 핸디캡을 딛고 7라운드 경연동안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들이 결국 명예졸업이라는 자랑스런 훈장을 쟁취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가수]로서도 실로 오랜만에 있는 명예졸업이며, 프로그램 자체의 큰 경사라 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그 동안 자우림은 [나가수]에서 매우 실험적인 음악을 해온 밴드였다. 청중평가단의 기호에 맞추기 보다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시도했고, 그들의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나가수]의 음악세계를 깊고 넓게하는데 일조했다. 경연 초반 하위권에 맴돌며 청중평가단과 파열음을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고 중후반부로 갈수록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한 '뒷심' 또한 충분히 칭찬받을 만 했다. 자우림에게도 명예졸업은 참으로 홀가분하면서도 감동스런 순간일터다.


그런데 누구보다 자우림의 명예졸업을 축복하고 기뻐해야 할 [나가수] 제작진이 여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별공연을 준비하고자 하는 자우림에게 "고별공연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 것이다. 또한 제작진은 고별공연 대신에 그 동안의 활약상을 하이라이트 식으로 내보낼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 처사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을 너무 초라하게 만드는 성의없는 기획이다.


제작진의 이런 통보에 자우림의 리드보컬 김윤아 역시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자신의 트위터에 "고별공연은 없다고 하네요. 아쉽습니다." 라며 못내 고별공연에 대한 미련을 표현한 것이다. 자우림이 [나가수]와 인연을 맺은 지난 4개월의 시간이 이렇게 '흐지부지' '얼렁뚱땅' 끝나 버리는 건 자우림도, 시청자도 원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과거 박정현과 김범수는 하이라이트 편집본 영상 뿐 아니라 함께 고별무대를 갖고 나서야 [나가수]에서 물러났다. 이런 전례를 살펴볼 때, 자우림의 고별무대 역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명예졸업자에겐 고별무대를 허락하고, 어떤 명예졸업자에겐 고별무대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어불성설이다. 줏대도, 기준도, 원칙도 없는 제 멋대로 막가파식 기획이라고 밖엔 설명할 수 없다.


그 동안 [나가수]는 출연자가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있던 규칙이 없어지고, 없던 규칙이 생기는 이상한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옥주현이 투입될 때는 "새로운 가수는 마지막에 노래부른다"고 하더니 박완규가 투입될 때는 그런 규칙이 사라졌고, 당초에는 없었던 7주 명예 졸업제도가 갑작스레 생겨나기도 한다. 게다가 명예졸업자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줄 알았던 고별무대가 취소되기도 하고, 경연 전에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쉬어가는 공연도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규칙의 수정과 보완이 너무 많다 보니 제작진 스스로도 중심을 못잡고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할 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그런데 [나가수]는 그 때 그 때마다 룰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며, 방향이 바뀐다. 이러니 시청자들의 불신만 사고, 의혹의 눈초리만 커져가는 것이다. 적어도 기본적인 틀과 원칙은 있어야 시청자들이 편안함을 가지고 [나가수]를 시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PD와 일부 제작진들 편한대로 프로그램을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건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처사요 만행이다.


[나가수]는 출연하는 것도 어렵지만, 명예롭게 떠나가는 것도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명예롭게 떠나는 이의 마지막이 깔끔하고 멋들어질 수 있도록 [나가수] 제작진은 배려를 해줘야 한다. 무슨 구성상의 이유로 자우림의 고별무대를 막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명예졸업자에 대한 이런 식의 홀대는 마땅히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혹여 자우림 외에 다른 명예졸업자가 탄생하게 된다면, 그들에겐 반드시 고별무대의 기회를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나가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청자들과의 소통, 그리고 신뢰회복이다. 이렇게 눈길 가는대로, 뜻하는대로 프로그램을 제멋대로 운영하는 건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줄 뿐이다. 이건 [나가수]에게도, 출연 가수들에게도 그리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 프로그램은 결국 시청자들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가수]가 왜 점점 '퇴보하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지, 왜 경쟁작들에 밀려 동시간대 꼴찌 프로그램으로 추락하는지 제작진 스스로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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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세시봉 특집'으로 10% 중반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놀러와]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조규찬의 무리한 투입이다.


한 마다로 최악의 선택이라고 할 만큼 조규찬과 [놀러와]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2011년 [놀러와]는 여러 번 PD가 교체되면서 다소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세시봉 특집' '울엄마 특집' 등 [놀러와] 기획토크의 전형을 마련한 신정수 PD가 [나는 가수다]로 옮긴 이래 권석 PD가 잠시 연출을 맡았다가 [주병진 쇼]로 옮겨갔고, 지금은 김유곤PD가 연출을 맡고 있는 상태다. 1년 사이에 PD가 무려 세 명이나 거쳐가면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한 것이다.


특히 지금 [놀러와]를 연출하고 있는 김유곤 PD는 연출을 맡은 이래 지속적으로 '삽질'을 하며 안 그래도 불안한 [놀러와]의 위치를 더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가 새롭게 론칭한 반지하의 제왕은 기존의 골방 토크와 색깔이 겹칠 뿐 아니라 오히려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칙칙하게 만들었고, 야침차게 준비했던 '해결의 책'은 게스트의 심도 깊은 토크를 방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략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패착은 바로 '조규찬'의 프로그램 투입이다. [놀러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투입됐던 조규찬은 최악의 자충수라고 할 만큼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규찬의 캐릭터 자체가 [놀러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성격의 것이라고 평하는 게 맞겠다.


물론 조규찬이 기존 예능에서 보지 못한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건 확실하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상대방을 타이르는 듯한 논리정연함은 기존에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심지어 막말도 서슴지 않는 김나영-이하늘 등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조규찬의 이런 스타일은 매우 신선하고 새롭게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그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의 이야기다. 게스트로 출연해 MC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할 때에 조규찬의 캐릭터는 굉장한 매력을 뿜어낸다. 허나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의 역할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패널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고, 그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 줘야 하는 사람이다. 토크의 흐름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감지하면서 중간 중간에 유머 포인트를 심는다던가, 빈 공간을 메워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그렇게 때문에 김나영 같이 톡톡 튀는 분위기 메이커가 [놀러와]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조규찬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하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할 수 없는 캐릭터다. 그는 게스트들을 앞에 세워놓고 조곤조곤 '자기 이야기'를 한다. 문제는 그가 말을 하는 순간 토크의 흐름이 끊어지고, 분위기가 냉랭해진단 것이다. 베테랑 MC인 유재석과 김원희조차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조규찬은 토크의 흐름을 자기 것으로 끌어들인다. 이건 패널의 역할로 봤을 때, 대단한 자격 미달 사유다.
 

유재석-김원희 콤비와 김나영이 아무리 분위기를 띄우려고 해도 조규찬의 말 한마디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 때마다 유재석은 매번 수습에 나서고, 김나영은 유머 포인트를 심어 주려 고군분투한다. 서로 합이 딱딱 맞아 토크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도 모자랄 판에 기존 MC군은 조규찬의 토크를 방어하고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과정에서 게스트는 자연스럽게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다.


게다가 조규찬 특유의 그 '진중한' 성격 역시 [놀러와]에는 독 중의 독이다. 시청자들은 심신이 지친 월요일 밤에 마음껏 웃고 싶어 TV를 본다. 헌데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에 말투까지 나긋나긋한 조규찬은 시청자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뜬금없는 말과 행동들은 약간의 불편함까지 느끼게 만든다. 시청자들에게 조규찬은 만만하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닌 것이다. 하기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반합'을 이야기하고, '인생의 의미'를 설파하는 사람을 어떻게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놀러와]의 최근 토크 분위기는 한 마디로 '우중충'하다. 밝고 화사한 기운은 없고 어두운 분위기의 장소에서 별반 재미없는 이야기만을 주고 받는 느낌이다. 과거 스튜디오 녹화와 골방 토크가 번갈아가며 진행될 때에는 '골방'만의 아늑한 기분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골방과 반지하 토크로 지속 되다보니 어느새 아늑하고 따뜻한 기운은 사라지고 곰팡이내 나는 답답함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사람이 바로 조규찬이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놀러와]에게 필요한 것은 이성적이고 박식하며 논리 정연하게 말을 하는 패널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며 돌발상황을 만들어 낼 줄 아는 패널이다. 과거, 김종민, 노홍철, 은지원, 이하늘, 길 등 [놀러와]를 거쳐간 수많은 패널들이 왜 그렇게 '천방지축 캐릭터'를 고수했는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지금의 [놀러와]는 기획토크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용인술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안으로 들어가는 패착을 저지르고 있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결같이 사랑 받아 온 [놀러와]가 이렇게까지 '재미없어'진 시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예능은 예능으로서 자기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웃기지 못하는 예능은 존재 이유도, 존재 가치도 없다.


강력한 경쟁작인 [안녕하세요]가 신동엽-이영자 투톱 콤비와 컬투의 활약에 힘입어 날로 재밌어가는 와중에 [놀러와]가 이런 식으로 안일한 대처를 한다면 분명 시청자들은 냉정히 채널을 돌리고 말 것이다. [놀러와]가 하루 빨리 패널 및 컨셉트 교체를 서두르고, 제대로된 사람들을 기용해 제대로 승부를 보길 바란다.


[무한도전][황금어장] 등을 연출했던 여윤혁 CP는 "유재석을 데리고 동시간대 1위를 하지 못한다면 멤버들을 싹 다 갈아 엎어서라도 분위기 쇄신을 꾀해야 한다" 고 말했다. 지금 [놀러와]의 상황이 딱 그 짝이다. [놀러와]가 조규찬이라는 애물단지에 집착하지 말고 A부터 Z까지 확실히 변신하길 기대한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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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에 박완규가 합류했다.


'역시 박완규' 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그는 안정적인 순위권에 안착하며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그 폭발적인 가창력과 상관없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 대목도 분명히 존재했다.


바로 시종일관 삐딱하게 앉아 가수들을 평가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부활'의 김태원의 눈에 띄어 처음 가요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남다른 가창력과 개성으로 지금껏 노래해 온 박완규는 분명 대단한 가수다. 특히 자기 음악에 대한 자존심과 락커로서의 신념으로 똘똘 뭉친 그의 모습은 대중에게 항상 특별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그의 멘토인 김태원조차 "못 말리는 특제 자존심"이라고 평할 정도로 노래와 무대에 대한 박완규의 태도는 상당히 도드라지는 측면이 있다.


이런 그의 개성은 [나가수] 무대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했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성량을 앞세워 드넓은 무대를 '꽉' 채우는데 성공한 그는 첫번째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시청자와 관객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역시 박완규다!'라는 일각의 찬사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무게감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이 '특제 자존심'이 다소 과했던 것일까. 무대에 선 박완규의 모습은 분명 멋있었지만, 무대에서 내려온 그의 모습은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특유의 캐릭터가 너무 도드라지는 나머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여럿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선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 박완규의 삐딱한 자세부터가 문제였다.


그는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내내 다리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있었을 뿐 아니라, 목을 소파에 젖히고 눈을 내리깔고 보는 등 유달리 삐딱한 자세를 유지했다. 물론 박완규가 반드시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바른 자세로 볼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요 주말 예능에, 그것도 황금시간대에 출연하는 가수라면 시청자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의는 갖추는 게 맞다고 본다.


[나가수]를 보는 시청자들은 말 그대로 '불특정 다수'다. 박완규보다 나이가 많은 분도 있을테고, 그와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선배도 있을터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삐딱하게 다리를 꼬고, 고개를 젖히는 등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건 대단한 무례다. 기왕 TV에 출연하기로 한 이상 대중이 용인할 수 있는 지점에서 어느 정도의 매너는 지켜주는게 연예인으로서의 바른 자세다.


그가 굳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대중은 박완규라는 사람이 얼마나 음악적 신념이 대단한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존심이 센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오만불손하고 조금의 양보 없이 물러서지 않는 모습은 무대 위에서만 보여줘도 충분하다. 어린 아이처럼 '비례(非禮)'를 넘어 '무례(無禮)'로까지 치닫는 패착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게다가 박완규는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마치 자문위원단처럼 품평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줬다. 거미의 무대에 대해서는 "저렇게까지 안해도 된다"고 했고, 김경호의 무대에 대해선 "춤은 추지 말았어야 한다" 등의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허나 평가는 관객과 시청자의 몫이지 같은 무대에 서는 동료가수의 몫이 아니다. 혹 그렇게 생각했다 하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하면 될 일이지 방송에다 대 놓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참으로 경솔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박완규보다 훨씬 선배였던 인순이, 김창완 등도 여타 가수들에 대해 '이건 잘했다. 이건 잘못했다' 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잘된 점을 먼저 칭찬했고, 질책보단 박수를 먼저 쳐줬다. 이건 그들이 박완규보다 실력이 부족하거나 못해서가 아니라, "무대는 청중이 평가하는 것" 이라는 대명제에 누구보다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대의 음악인이자 위대한 가수인 그들조차 '감히' 무대에 함께 오르고 내리는 후배 가수들의 무대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은 것이다.


[나가수]는 [위대한 탄생]이 아니다. [나가수]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란 이야기다. 프로가 꾸미는 무대의 구성과 기획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 무대에 대해 동일선상에 서 있는 동료가수가 이러쿵 저러쿵 떠드는 건 대단한 월권행위다. 입장 바꿔 생각해서 김경호, 바비킴 등이 박완규의 무대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내린다면 그는 과연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할 말이 있으면 거침없이 쏟아내고, 무대를 보고나면 직설적인 평가를 즐겨하는게 박완규의 캐릭터라 할지라도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만약 그의 멘토인 김태원이 [나가수]에 출연했다면 어땠을까. 대중이 아는 김태원이라면 그는 절대 박완규처럼 행동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겸손의 미덕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박완규가 노래 잘하고, 자존감 있는 뮤지션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청중과 시청자의 평가를 받는 TV 무대에 선 이상 대중이 용납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조율하는 센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까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오만불손한 태도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그 자신에게도 크게 득 될 일이 없는 행동이다.


가수로서의 자존심과 캐릭터도 좋지만 그 전에 지켜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가식이 없는 것과 예의가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란 것을, 여전히 '치기 어린' 그가 반드시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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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수가 더 이상 화제를 모을 가수를 찾기가 힘들었는지 김연우카드를 넌지시 언급하고 있다. 아쉽게 탈락한 김연우가 나가수에 재 출연할 것인가에 관한 기사가 쏟아진 것이다. 나가수측은 홈페이지에서 명예졸업자를 제외한 '다시 보고 싶은 가수' 설문을 벌였고 이에 김연우와 임재범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나가수 출연진들을 한데 모아 호주에서 재경연을 했을 당시에도 김연우는 1위를 차지하며 녹록치 않은 가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기도 했다. 이에 김연우의 나가수 재출연이 다시 점쳐지기도 했었다. 김연우가 나가수 재출연이 가장 유력시 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김연우의 탈락은 너무나도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2회 경연만에 떨어지는 결과를 얻은 것. 김연우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어했던 사람들은 모두 김연우의 탈락을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우의 재출연은 결사 반대다. 김연우가 뛰어난 가수가 아니라서가 아니다. 지금, 나가수 출연의 한계가 명확히 보이기 때문이다. 


 나가수가 처음 대중앞에 모습을 보였을 당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최고의 가수들이 한데 모여서 노래 실력으로 경연을 벌인다는 콘셉트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가창력이라면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으며 거기다가 지금껏 쌓아온 경력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가수들이었기에 그 파장은 더 거셌다. 


 김건모의 충격적인 탈락 이후, 임재범과 김연우, BMK가 합류한 나는 가수다는 그래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박정현, 김범수, 윤도현, 이소라 모두 엄청난 역량을 발휘하며 대중들의 귀를 만족시켜주었다. 그들의 노래는 방송에서 들을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고 쉽게 접할 수 없는 희소성마저 있었다.



 김연우의 탈락이 충격적인 것은 그래서였다. 노래 실력으로만 따지자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던 그였기에 김연우라는 가수가 단 1라운드 2차 경연으로 탈락한 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같았다. 하지만 그 때 당시 출연 가수들의 역량을 보자면 누가 탈락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김연우의 '나와 같다면'이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훌륭한 보컬 능력을 보여주고도 탈락할 수 밖에 없었던 김연우에 대한 안타까움. 그것은 대중들이 김연우를 더 응원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비록 탈락은 했지만 김연우는 나가수의 수혜자였던 셈이다. 


 김연우의 역량은 이후 나는 가수다에서 김경호와 듀엣 무대를 꾸밀 때도 극명히 드러났다. 김경호와 어울리지 않을 듯 하다는 편견을 딛고 엄청난 가창력으로 청중을 휘어잡으며 2위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것이었다. 퍼포먼스 없이 가창으로 승부한 결과였기에 이 성적은 김연우에게 더욱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 호주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하며 김연우는 역시 김연우라는 평을 듣게 된다. 사람들의 마음에 깊게 남는 보컬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호주경연에서의 김연우는 일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김연우가 처음 나가수에서 탈락할 당시 김연우는 1차 경연에서 김연우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너무 쉽게 부르는 듯한 느낌은 엄청난 기교나 고음, 퍼포먼스를 하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덜 절박해 보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김연우가 절박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듣는 사람들에게는 밋밋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서 김연우였다. 김연우의 강점이 바로 전혀 힘들어 하지 않는 편안한 고음. 들으면 들을 수록 더 좋은 느낌을 주는 그 보컬에 있었다. 하지만 김연우는 경연에서는 더 절박하게 소리지르고 절정의 고음을 뽑아낸다는 느낌을 주어야 했다. 물론 훌륭한 보컬 능력이지만 그것은 나가수 경연에서의 김연우지 원래 김연우는 아니다. 김연우의 스타일을 포기해야만 1위를 거머쥘 수 있는 상황은 김연우의 원래 스타일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김연우가 김연우가 아니게 되어가면서 까지 나가수의 출연을 감행하는 것은 그래서 김연우에게는 적극 권하고 싶지는 않은 일이다.


 뿐만 아니다. 사실상 이제 나가수의 수명은 다 해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김연우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 자체가 지금 나가수의 출연진의 느낌이 예전의 화려했던 그 느낌에 한참 못미친다는 것에 대한 반증을 수도 있다. 노래를 잘한다는 기준은 각기 다르겠지만 대중들이 전반적으로 모두 인정할만한 노래실력을 가진 가수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치명적인 일이다. 솔직히 이미 예전의 나가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나가수는 전혀 충격적이지 않다. 시청률이 절대 상승할 수 없는 이유다. 


 나가수에 나온다는 것 자체로 충격적일 수 있는 가수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김연우 조차도 이제 충격적인 인물이 아니다. 김연우는 이미 한 번 나가수에 출연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연우를 내세워도 나가수의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


 김연우는 나가수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얻었다. 1차경연 후 탈락했음에도 전설이 되었고 김연우라는 인물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경연에서 2번이나 좋은 성적을 거두며 김연우의 역량을 충분히 증명했다. 지금도 김연우가 못해서 탈락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김연우가 나오면 명예졸업은 가능할지 몰라도 지금 나가수가 보여주는 침체의 소용돌이 안에서 그 탈락 한 번으로 얻은 것 이상을 얻어갈 수 있을까 의문이다. 


 김연우는 김연우다. 이미 충분히 알았다. 연우신이라 불리는 그의 이름에 흠집이나긴 커녕 나가수 출연으로 왜 연우신인지 사람들이 충분히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가수의 출연은 결사 반대다. 김연우라는 가수가 가진 장점을 포기하면서 까지, 침체된 나가수를 살릴 책임감이 지워지는 것은 김연우에겐 너무 잔인한 일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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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나가수]의 장혜진 탈락은 [나가수]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장혜진은 역대 보여준 어떤 무대들보다도 충분히 잘했다. 또한 충분히 빛났다.


하지만 장혜진은 명예졸업을 눈앞에 두고 탈락의 쓴 맛을 맛봐야했다. 청중평가단에게 임팩트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음악에 대한 자존심마저 지키지 못하고 청중 평가단용 편곡을 시도한 바비킴은 구사일생 살아남았다. 말 그대로 '답답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단언컨대 [나는 가수다]에서 바비킴이 부른 '미워도 다시 한 번'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원곡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더러, 음악 자체를 훼손했다는 느낌까지 줬다. 어디 '미워도 다시 한 번'이 랩과 율동을 섞어 관객들과 박수를 치며 부를 노래인가. 이건 바비킴이 잘못해도 한참 잘못한거다. 탈락이 두려웠다고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


[나는 가수다]의 시작은 시청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작은 목적에서부터 출발했다. 가수는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미고, 청중 평가단은 그 무대에 진심으로 교감하는 것이 [나가수]의 본질이자 근간이다. 사실 초기부터 도입된 서바이벌 시스템은 예능의 극적 재미를 위한 일종의 장치였을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본말이 뒤바뀌고 있다. 목적이 수단이 되고, 수단이 목적이 되고 있다. 좋은 무대를 꾸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본래 목적은 얻가고, 관객들의 입맛에 맞춰 노래를 불러 좋은 순위를 얻는 것이 주가 되고 있다. 이건 잘못가도 한참 잘못가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부터 가수들이 모두 제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확고히 잡을 필요가 있다.


바비킴의 '미워도 다시 한 번'은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나 분위기, 가사가 주는 서정성은 완전히 배제한채 청중 평가단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만을 잡탕찌개처럼 쑤셔 박아 놓은 최악의 편곡이었다. 물론 바비킴이 유력한 탈락후보였기에 이런 무리수를 던진것이겠지만 그래도 무대를 꾸미고 노래를 부르는데 있어 일종의 '자존심'만은 지켜줘야 맞는거다.


바비킴은 바비킴이다. 생존을 해도, 탈락을 해도 대중에게 바비킴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일회적인 생존을 위해 원곡을 훼손하는 지경까지 편곡을 몰아부칠 것이 아니라 자기 스타일을 지키고, 자기 줏대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목 매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이미 그 세계에서 '프로' 딱지를 붙이고 일가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뭣하러 청중평가단의 입맛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가.


바비킴을 보노라니 이소라의 뚝심이 그리워진다. 이소라는 관객과 타협하지 않았다. 청중평가단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을 억지로 집어 넣어 곡을 망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가수]가 고음열창으로 바뀌고 있던 시점에 "고음이 아니라 조용하게 부르고 싶다"던 그녀다.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물론 그랬기에 그녀는 청중평가단에 의해 [나가수]에서 탈락했다. 허나 가수 이소라는 강렬하게 남았다. 피아노 선율 하나에 자신의 목소리를 맡기고, 화려한 고음 대신 담백하고 절절한 감성을 토해내던 그 '이소라'는 남았다. 청중평가단은 그녀를 외면했지만, 대중은 그녀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건 이소라가 [나가수]에게, 그리고 바비킴에게 던지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다.


바비킴은 알아야한다. [나가수]에서 생존보다 중요한 건 그 스스로가 만드는 음악과 무대라는 것을. 무대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까짓 합격과 탈락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김연우, BMK, 이소라 등은 탈락했지만 대중에게 여전히 멋진 가수로 기억된다. 왜? 그들이 자존심과 줏대를 지키고 노래를 부를 줄 알았으니까.


청중평가단은 겨우 500명 남짓이지만 TV 앞에서 그들의 무대를 보는 사람은 몇 백, 몇 천만명이다. 겨우 몇 백의 청중평가단을 만족시키기 위해 몇 천만명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자충수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시청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나가수]의 가수들이 청중평가단의 기호와 입맛에 맞춰 자신의 스타일과 정체성까지 버려가며 합격하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미고 단 한 번이라도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탈락을 하더라도 멋지게 탈락하자. 구차하게 살아남는 것보단 명예롭게 탈락하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일임을, 더 나아가 생존과 탈락을 초월해서 자신의 음악적 소신과 자존심을 지킬 줄 아는 것이 진짜 제대로 된 자세라는 것을 [나가수] 전 제작진과 가수들이 명심하길 바란다. 비겁하고 치졸한 그들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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