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자다>에 취업 준비생 100명이 등장했다. 그들은 갖은 이유로 취업의 높은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던 젊은이들. 취업난이라는 사회문제와 연관되어 시사점까지 캐치하겠다는 포부였다. 그 재미를 살리기 위해 패널들은 자신들의 실패담을 전했고 취준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애썼다.

 

 

 

김제동의 강의는 짧아도 굉장한 공감을 이끌어 냈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음속에 와닿았다. 결국 유재석은 취준생들의 부모님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시청자들도 따라 울었다.

 

 

 

 

이런 구성에 비난을 쏟아내기는 힘들다. 유재석이 흘린 눈물은 진정성마저 있었고, 감동마저 전해졌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에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감동은 감동으로 남겨두더라도 그 문제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시청률 반등은 힘들다.

 

 

 

<나는 남자다>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말한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예능이라고. 하지만 그런 매니아층의 지지에도 불구, 시청률은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진행자 중 한명인 허경환 조차 ‘이렇게 재미있게 촬영하는데 왜 시청률이 오르지 않는가.’하는 문제로 셀프디스를 하기에 이르렀다. 농담처럼 꺼낸 말이지만 가볍게 넘기기는 힘들다. <나는 남자다>는 20회로 시즌1을 끝내는 계획인데, 이제 10회가 지났다. 남은 10회동안 과연 시즌2를 위한 포석을 깔 수 있을 것인가. 그러려면 몇가지 문제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남자다>는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유재석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호감형 예능으로 분류된다. 더군다나 ‘취준생 편’처럼 감동의 눈물마저 흘리게 만들면 그 애정도는 상승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문제는 <나는 남자다>의 구성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큼은 아니라는 점이다. ‘남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남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여자들의 궁금증역시 유발하겠다는 포부는 좋지만 사실 <나는 남자다>가 내보이고 있는 것은 남자만의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다. 이번 취준생의 이야기만 해도 ‘남자’의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취준생들의 힘들고 아픈 상황은 충분히 공감되었지만 그들이 꼭 남자여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나는 남자다>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기 시작한 ‘이름 특집’ 역시 굳이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남자’들만 등장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웃음은 유발되었지만 굳이 <나는 남자다>라는 콘셉트 아래 진행되어야 할 이야기라고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다음주 진행될 <나는 여자다>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것 또한 그 이유다.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소재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굳이 거기 앉아있는 100명의 방청객이 여자일 필요가 없는데 ‘여자’를 소재로 방송한다고 해서 그다지 특별한 구성을 기대하게 되지는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남자' '여자'의 성을 나눈다고 호기심이 촉발되는 특별한 주제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첫번째 문제다.  

 

 

 

또한 유재석이 아무리 고군 분투한다고 해도 ‘닮은 꼴 특집’같은 특집은 ‘추석특집 연예인 닮은 꼴 찾기’ 같은 구성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들이 연예인과 놀랄만큼 똑같이 닮은 출연진들을 찾아내지 않고서야 연예인을 닮았다고 ‘주장’하는 방청객들에게 얼마나 시선이 갈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이번 취준생 특집이 호평을 받았지만, 사실 예능적인 한계는 극명하다. 그 이유는 매번 이런 감동을 자아내는 구성으로 흐르면 그 감동에마저 익숙해 져, 재미는 반감되기 때문이다. 한 번의 감동은 호평을 이끌어 내지만 이 감동을 계속 끌수도 없고 끌어서도 안 되는 예능의 태생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 편은 결국, 웃음을 이끌어 내야 하는 특집으로 가야하는데 그 특집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은 들쑥 날쑥이다.

 

 

 

한마디로 <나는 남자다>는 게스트에 따라 그 명암이 갈리는 토크쇼 프로그램처럼, 특집에 따라 시청률이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프로그램 내부에서 캐릭터를 설명하고 활용하여 시청자들이 그 캐릭터만으로도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구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남자다>에는 유재석을 비롯, 허경환, 장동민, 임원희, 권오중등이 MC로 등장하지만 그들은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그 캐릭터로 다양한 주제들을 소화하기 보다는 단순히 방청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요즘 뜨고 있는 <비정상 회담>이나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등만 보더라도 그들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양한 특집을 준비하더라도 언제나 그 안에서 ‘캐릭터’가 발현될 수 있도록 했다.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면 어떤 주제가 설령 구미에 당기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에 시선을 고정한다. 그러나 단순히 방청객들의 이야기에 피드백을 하고, 맞장구를 치는 구성의 <나는 남자다>는 변형된 형태의 토크쇼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토크쇼는 주제나 게스트에 따라 크게 그 재미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결국 매번 대박 아이템을 개발해 주제를 설명하고 적절한 구성으로 예능적인 재미를 만들지 못하는 한, <나는 남자다>가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제작진이 그다지 기발한 전법을 매번 쓰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하단에 붙는 자막은 때때로 웃음을 설명하려는 느낌을 줘 뭔가 이질적이고, 가끔씩은 진행자들의 역할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은 느낌마저 준다. 남은 것은 방청객들의 역량인데 전문 예능인들도 아닌 그들이 매번웃음을 터뜨리게 할 수는 없는 일. 제작진은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과연 <나는 남자다>가 시즌 2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려면 한 번의 감동보다 더 큰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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