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벌써 반이 넘게 지나갔다. 상반기에는 히트작이 대거 출현하며 연예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는 상반기 유행했던 유행어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히트작들에서 쏟아져 나온 유행어들은 대중의 공감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널리 쓰이는 말이 되었다. 상반기 TV가 내놓은 유행어는 무엇이 있을까.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답게, 유행어의 대부분은 드라마에서 빠져나왔다. 이 중 가장 먼저 시작을 알린 드라마가 바로 <시그널>이다. <시그널>은 한국에서 흥행이 어렵다는 장르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 채널에서 무려 시청률 12%가 넘는 기염을 토하며 시즌 2에 대한 열망까지 키운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에서 이만한 작품이 당분간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그널이 준 충격은 대단했다.

 

 

 

 


그 충격을 방증하듯, 시그널은 다양한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배우 이제훈이 극중 조진웅을 무전기로 부르며 던진 “이재한 형사님?”이라는 한마디부터 시작해,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시그널>의 유행어는 시청자들 가슴속에 남아 아직까지도 깊은 여운을 주고 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태후지 말입니다.

 

 

 

 

 


38%의 높은 시청률로 2016 상반기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그 인기만큼이나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 낸 유행어 제조기였다. 군대 말투인 ‘말입니다’는 물론이고, ‘그 어려운 걸 해낸다’, ‘그럼 살려요’ 등, 유시진 역할을 맡은 송중기에게 빠진 시청자들은 그 말투마저 애정을 가지고 유행어로 만들었다.

 

 

 

 


<태후>는 중국에서까지 열풍을 일으키며 송중기는 단숨에 한류스타의 주류로 우뚝 섰고, 송혜교의 이름값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을 정도였으니, 이 드라마가 가진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각종 기사나 방송에서도 이 말투는 계속 패러디 되며 <태후>에 대한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나 심심하다 진짜.’

 

 

 

 


2%대로 시작해 10%대로 종영한 tvN의 <또! 오해영>은 존재 자체가 반란이었다. 서현진과 에릭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월화 11시라는 시간에 방영된 <또! 오해영>은 애초에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크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종영할 때 즈음에는 서현진과 에릭의 인생 최고의 작품이 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성의 공감대를 무엇보다 잘 형성한 탓에 이 드라마에 대중은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극중 오해영(서현진 분)이 박도경(에릭 분)의 텅빈 방 안을 향해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 라고 소리친 장면은 서현진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더불어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시청자들은 그 말을 패러디하며 유행어로 만들었다. <또! 오해영>은 콘텐츠의 힘이 톱스타나 물량공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상반기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였다. 

 

 

 

 


친구를 만나느라 ‘샤샤샤’

 

 

 

 


가요계에서도 오랜만에 유행어가 탄생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에서 멤버 사나의 파트에 나오는 ‘샤샤샤(shy shy shy)’라는 구절은 노래의 포인트가 되며 원더걸스 'tell me'의 ‘어머나’ 이후 가장 큰 파급력을 남긴 단어가 됐다. 각종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샤샤샤’ 애교가 요구되고 자막에서도 활용되는 등, ‘샤샤샤’는 트와이스와 ‘cheer up'을 대표하는 한 마디가 되었다.

 

 

 

 

 

트와이스의 'Cheer up'은 지금까지 올해 가장 오래 1위에 머무른 노래로 기록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차트 순위권에 올라있다. 이런 성과는 아이돌의 노래가 단순히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 문화에 파고들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하다. 트와이스는 ‘cheer up’ 한 곡으로 명실상부 걸그룹을 대표하는 그룹중 하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예능 유행어 전멸

 

 

 

 


 

대부분 드라마에서 나온 유행어의 흐름을 보면, 예능의 유행어 제조가 부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수만은 유행어를 주도했던 <개그 콘서트> 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파급력을 줄 만큼의 콘텐츠가 되지 못했고, 기타 예능의 활약도 상반기에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끌어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예능은 공중파 보다는 <아는 형님> 등, 케이블에서 탄생했지만 아직까지 파급력은 크지 못하다. 하반기의 예능은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행어는 단순히 유행어일 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때 유행했던 단어들을 살펴보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어떤 콘텐츠에 열광했는지를 알 수 있다. 2016년 하반기에는 어던 유행어에 또 대중이 반응할지 알 수 없지만 하반기의 콘텐츠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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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KBS가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기준을 제시하던 시절도 있었다. 90년대 손범수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가요톱텐>의 골든컵은 5주 연속 1위를 한 가수들에게 수여되는 상이었는데, 골든컵을 타는 것은 가수들에게 일종의 영애라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순위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가요톱텐>은 꽤 오랫동안 가장 보고싶은순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음반의 시대가 가고 음원의 시대가 왔으며, 가수들의 인기 역시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문화라기보다는 어느 한 계층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짙다. 예를 들어 아이돌은 10대와 20대 초반이 주류가 되는 문화다. 음반의 시대가 가니, 음악은 오래 두고 듣기 보다는 한 번에 치고 올라가는 음원 위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아이돌 가수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에따라 순위프로그램도 변화했다. 다양한 가수들 보다는 아이돌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로 순위 프로그램으로 변모하고 만 것이다.

 

 

 

최근 방송 삼사의 순위 프로그램의 성적은 처참할 정도다. <인기가요><쇼 음악중심><뮤직뱅크>어느 하나 2%를 넘기는 것이 없다. 거의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음악방송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음악 자체에 흥미가 없어졌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오히려 음악은 예능의 소재로 다뤄지며 여전히 주목받는 컨텐츠이다. <복면가왕>을 비롯해 <판타스틱 듀오> <듀엣 가오제> <신의 목소리> <슈가맨>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삼사 음악 순위 프로그램들이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안일함에 있다. 더 이상 순위 프로그램은 인기의 척도를 가늠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단순히 가수들을 나열하고 순위로 줄세우기 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가수들의 팬들이라면 순위에 관심이 있겠지만 일반인들의 이목까지 끌 정도로 긴장감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그 순위에 큰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뮤직뱅크>에서 AOA와 트와이스의 1위가 뒤바뀐 어처구니 없는 사건은 가요 프로그램 순위제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 음반 판매량에 따른 음반 점수가 이상하다는 팬들의 지적에 <뮤직뱅크>측은 잘못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입력 오류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방송이 생방송이라고는 해도 음반 점수는 미리 산출되어 있는 부분인데 1위를 정하는 핵심적인 부분에서 그 부분에 오류를 냈다는 것은 섣불리 이해하기 힘들다.

 

 

 

팬들 사이에서 시작된 논란이 없었다면 <뮤직뱅크>측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스리슬쩍 넘어갔을 지도 모르는 이런 오류는 순위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사라지고 오히려 비아냥거리가 되는 현 세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실 순위가 뒤바뀐 적이 이번이 처음이라서 그렇지 팬들사이에서 이런 크고 작은 순위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음악방송 측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실수에 소속사와 방송사측 간의 유착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퍼져나간 것이다.

 

 

 

음악 방송 출연을 빌미로 갑질을 해 온 방송사의 행태가 밝혀진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1%대의 시청률이라고는 하나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음악 방송 뿐인 신인들의 처지를 이용, 같은 소속사의 톱스타들의 섭외나 출연을 강요하는 일은 암암리에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할지라도 팬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의 무대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음악 방송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소속사의 입장에서 음악방송 출연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갑질이 횡행하는 가운데, 과연 방송사와 소속사가 입을 맞추고 거래가 오가는 상황이 없을 거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순위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가운데 1위 쯤이야 쉽게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순위를 의미없게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가. 음악 방송에 관심이 없어진 시청자들인가, 아니면 음원순위 중심으로 개편된 가요계인가. 그들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지만 사실상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방송사 제작진 자신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과 견고한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공신력있는 순위제가 있다면 팬들의 불신도 이처럼 커질 리 없었다. 음악방송을 무기로 자신들의 위력을 과시하고자 한 제작진의 불찰과, 오류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안일함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

 

 

 

미국의 빌보드 차트나 그래미 시상식같은 공심력 있는 순위제나 시상식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굳이 그런 공신력 있는 순위제나 시상식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대충 제작하는 음악프로그램의 퀄리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돌아선 것은 당연하다.

 

 

 

<뮤직뱅크>PD상처받았을 트와이스와 AOA에 대한 위로가 먼저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나 이 말이 과연 그들 제작진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일까. 그들의 입에서 나와야 하는 말은 순위제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극복하고 더욱 확실한 신뢰성을 얻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다. 가수가 상처받았다면 상처준 것도 그들이고 프로그램을 이지경까지 끌고 온 것도 그들이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이 일을 단순한 실수처럼 몰고 가려는 그들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지는 사람은 아마 팬들 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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