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에 해당되는 글 2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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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4.08 비슷한데 다른 <윤식당>의 마력, 현실을 벗어난 판타지에 빠져들다.
  3. 2017.03.02 의외의 뮤즈, 윤여정과 정유미....나영석은 예능에서 여배우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4. 2017.01.28 <사십춘기> <신혼일기> 실제 관계에서 오는 예능적 재미를 주목하라
  5. 2016.11.27 요리만 했을 뿐인데.... <삼시세끼>로 증명된 에릭의 매력, 나영석 PD의 예능에서 또 한 번 발견된 새로운 얼굴 (1)
  6. 2016.04.06 나영석PD의 여행 예능, 독보적 스타일과 자가복제의 애매한 경계
  7. 2015.12.14 백종원으로 시작해 유재석으로 끝난...'예능 캐릭터 열전!'
  8. 2015.11.21 여성 게스트들은 어디에...삼시세끼 어촌편은 왜 ‘남자의 예능’이 되었을까. (5)
  9. 2015.09.27 케이블로 간 대세 스타들, 그들의 가지가지 이유
  10. 2015.09.05 강호동을 살린 나영석, <신서유기>로 보는 ‘나pd표’ 캐릭터 활용법
  11. 2015.08.11 복귀를 향한 엇갈린 시선, 노홍철과 이수근에 대한 ‘불편한’ 이중잣대 (1)
  12. 2015.07.14 대한민국 예능의 흐름, 독설의 시대가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
  13. 2015.06.29 최지우부터 문근영까지…남자 중심 예능에서 살아남은 여자 연예인 예능 호감의 법칙
  14. 2015.03.07 <삼시세끼>vs<용감한 가족> 가족예능의 극과 극,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그동안 나영석pd의 예능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로 스튜디오 형 예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주로 ‘여행’을 모티브로 삼는 나영석 예능은 좀 더 여유롭고 신선한 공간에서 한 숨 돌릴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각각의 예능의 템포는 다르다. <꽃보다 할배>를 위시한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보다 <신서유기>같은 프로그램은 훨씬 더 템포가 빠르다. 여기서 두 번째 특징이 나타난다. 바로 젊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능은 젊음의 영역이라는 편견은 <신서유기>정도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꽃보다 할배>등은 아예 일흔이 넘은 노인들의 여행을 이야기 하고 최근 종영한 <윤식당>에 등장하는 윤여정이나 신구 역시 일흔이 넘었다. <삼시세끼>의 연령대는 훨씬 낮지만, 오히려 관계나 흐름에 집중하며 젊음을 과시하는 성격의 예능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 번째 특징은 가장 중요한데, 예능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의 캐릭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예능에 적합한 인물로 만든다는 점이 그것이다. <꽃보다 할배>의 배우들이라든지, 짐꾼으로 등장하는 이서진, <삼시세끼>의 차승원, 에릭 <윤식당>의 윤여정, 정유미 등, 예능에서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은 나영석의 손을 통해 예능에 최적화 된 인물로 재 탄생된다.

 

 

 


'상황'이 아닌 '말'에 집중된 <알쓸신잡>, 나pd의 새로운 도전

 

 

 

    

나영석의 예능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자연스럽다. 굳이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이 되고자 하지 않지만, 던져놓은 상황속에서 그리고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만들어나간다. 강요되지 않은 캐릭터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전반적인 상황만 던져주고 천천히 사람을 관찰하여 그 사람의 특징을 극대화 해 예능의 캐릭터로 만드는 능력은 나영석pd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 역시 여행이라는 기본 전제를 파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제목에 들어가는 ‘잡학사전’이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다른 분위기를 엿보게 한다. 그동안 여행을 가거나, 밥을 짓거나, 식당을 운영하는 형식의 나영석표 프로그램들은 출연자들의 ‘말’이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차승원이나 에릭이 <삼시세끼>에서 차줌마나 에셰프의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특별한 예능감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의외로 뛰어난 요리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에릭은 보통 예능에 출연하는 사람들 보다도 더 과묵한 느낌을 자아내는 캐릭터다.

 

 

 


말하자면 나영석의 예능에 출연하는 캐릭터들은 화술이 아닌, 그들의 본연의 행동이나 성격에 의해 훨씬 더 높은 주목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알쓸신잡>에서 마지막에 붙는 ‘잡학사전’ 이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출연진들의 지식에 대한 ‘말’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알아두면 쓸데없다’라고 예능이라는 밑밥을 깔기는 하지만, ‘잡학사전’이라는 단어를 통해 출연진들의 지식의 깊이에 대한 호기심을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대중친화적이지 않은 인물들, 신선함을 넘어서 캐릭터화 될 수 있을까

 

 

 


 

출연진 역시 도저히 예능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인물들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에서 예능감을 뽐낸 유희열을 제외하면 전 장관이었던 유시민, 미식박사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카이스트 교수 정재승 등 나름 유명하지만 대단히 대중친화적이라고 하기는 힘든 인물들이 주로 구성되었다. 심지어 유희열 역시 ‘서울대 작곡과 출신’ 이라는 간판과, 천재 작곡가라는 이미지가 있는 인물. 유시민은 예능 <썰전>의 패널로 활약하고 있으나, 그가 정치 얘기가 아닌 좀 더 가벼운 소재의 예능에 등장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신선한 일이다.

 

 

 

 

 

 

이름만 들어도 나름의 가치관과 지식들로 중무장한 캐릭터들이다.   심지어 유희열은 <알쓸신잡>의 제작 발표회에서 “나는 바보를 맡고 있다. 나pd가 신의 한수를 던진 것. 내가 잘생겨서 캐스팅한 것이다.”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으니 이들이 어떤 수준의 대화를 주고 받을지에 대한 호기심은 굉장하다. 그러나 그 호기심을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 친화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관한 의문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캐릭터 분석에 능한 나영석pd가 그들을 어떻게 요리할지에 더 큰 호기심이 인다.

 

 


그들 모두 화술이라면 뒤지지 않겠지만, 유희열을 제외하고는 예능 화법에 익숙한 인물들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무작정 지식을 토론하는 자리라면 백분 토론과도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이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대중이 호감을 느끼고 귀를 귀울일만한 내용이 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그러나 우려보다는 기대가 되는 것은 나영석pd가 “틀을 깨는 예능이고 뇌가 즐거워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지점이다. 그동안 촬영을 하고 나서 항상 “망한 것 같다”며 앓는 소리를 했던 나영석pd가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 예능을 한 번쯤은 보고 싶어질 이유는 충분하다.

 

 

 


틀을 깨는 인물들과 틀을 벗어난 이야기 구조 속에서 과연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그들이 하게 될 ‘말’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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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영석이다. 그리고 그가 또 이서진을 섭외했다. 새롭게 합류한 윤여정도 이미 <꽃보다 누나>의 메인 출연자로, <삼시세끼>의 게스트로 호흡을 맞춰본 캐릭터다. 아르바이트 생으로 등장하는 신구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정유미가 합류했지만 얼마나 새로운 그림이 나올까 싶었던 <윤식당>. 그러나 <윤식당>은 뭔가 다르다.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가 전해주는 느낌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같은 제작진에 같은 출연진, 또 ‘음식’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어떻게 <윤식당>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까.

 

 

 


느림의 미학 나영석식 화법에서 오는 긴장감

 

 

 


빠른 템포로 정신없이 진행되는 요즘 예능의 특징과는 다르게, 나영석의 예능은 ‘느림의 미학’을 강조한다. 주로 여행이나 음식을 소재로 사용하는 나pd는 여행 예능에서라면 풍경과 그 장소의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여행자들이 느끼는 감정을 강조한다. 음식 예능에서는 천천히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 과정에서 오는 따듯함이나 정, 수고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그 과정 속에서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능력은 나pd의 독보적인 영역이다. 가끔은 어떤 느낌이나 분위기를 강조하려는 나머지, 다소 강요하는 느낌이 있을 때도 있지만, 따듯한 시선을 통해 그런 단점쯤은 상쇄된다.  

 

 

 


<윤식당>역시 그런 분위기는 유지된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름다운 풍광은 이야기의 양념처럼 버무려지고 손님이 없다가 붐비는 식당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내며 ‘지켜보는 예능’을 완성해 간다. 손님이 붐빌 때 식당을 운영하는 이서진, 윤여정, 정유미, 나중에 합류한 신구까지 바빠서 정신이 없어지는 장면마저 빠른 템포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식당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데 주목할 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 과정에서 묘한 긴장감이 생겨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은 <윤식당>의 성공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손님이 없어 걱정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보며 얼른 손님이 찾아오길 바라게 되고 정신없이 요리를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들이 행여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요리를 손님들이 먹고, 음식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는 어떤 평가가 나올지 긴장하게 된다. 그 평가가 좋을 때는 따라서 기분이 좋다. 딱히 ‘한국음식’에 대한 자랑스러움이나 애국심을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차분한 이야기의 진행을 통해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애정을 쏟게 만든 결과다. <윤식당>은 비록 실제 식당이 아니지만, 시청자들은 그 식당이 성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능을 지켜보게 된다. 신기한 일이다.

 

 

 


음식 예능이지만, <삼시세끼>와 궤를 달리 하는 화법과 캐릭터.

 

 

 


<윤식당>은 불고기라는 메뉴를 메인으로 한 식당에 대한 이야기로, 음식에 관한 이야기지만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출연자들이 음식을 먹고 음미하는 주체가 되지 않고, 그 곳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주방을 맡은 윤여정은 딱히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캐릭터다.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램을 위해 다른 셰프들에게 전수받은 불고기 뿐이다. 어떤 요리가 탄생할까에 대한 기대감같은 건 이 프로그램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음식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행동은 충분히 예능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출연자들이 만든 요리지만 그 요리가 다른 사람에게도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시청자들은 따라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식당>이 출연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각자의 역할이다. 요리를 만드는 윤여정과 그를 보조하는 정유미. 그리고 총무겸 서빙을 맡은 이서진,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설정이 주어진 신구까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이 가진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걱정이 많고 툴툴대는 듯하지만 재치있고 인간적인 매력의 윤여정, 때로는 엉뚱하지만 싹싹하고 밝은 정유미,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총괄하는 책임을 진 이서진. 또 가장 연장자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부드러운 매력을 뽐내는 신구까지. 그들의 조합은 생각보다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서진은 이곳에서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로 나영석 예능에 익숙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캐릭터가 주어진다. 가이드를 맡았던 <꽃보다 할배>나 음식을 할 줄 몰라 사실상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삼시세끼>와는 달리 <윤식당>의 이서진은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총무로서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실질적인 운영자로서의 마인드로 단가를 계산하고 얼만큼의 수익이 날지를 예상하며, 장사 계획을 짜는 그의 모습은 <윤식당>을 좀 더 그럴 듯한 실제의 공간으로 만든다. 똑똑하면서도 현실적인 그의 성격은 그 자리에 맞춤형으로, 그 위치에서 이서진만큼 잘해낼 수 있는 적역을 찾기가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다. 다시 한 번 이서진을 캐스팅 한 이유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여기에 분위기를 발랄하고 상큼하게 만드는 정유미의 조합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수차례 정유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나영석의 혜안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 조화로움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나영석표 마법이다.

 

 

 


 

진짜가 아니라 가능한 편안함.

 

 


이런 편안한 분위기는 사실 그들이 실질적으로 ‘매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윤여정은 요리만, 정유미는 보조만, 이서진는 총무만, 신구는 알바만 하면 되는 상황속에서 그들은 실질적인 이익을 따질 필요가 없다. 손님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냥 아쉬울 뿐,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식당이 철거되는 순간에도 그들은 아쉬울 뿐, 다른 식당은 제작진이 찾고, 인테리어까지 알아서 끝내버린다.

 

 

 


‘이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식당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그저 발리의 아름다움과 손님의 반응에 집중할 수 있다. 식당운영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더욱 전쟁같고 힘든 ‘생계’가 걸린 일이지만 그들은 잠시동안의 경험으로 그 일을 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이 그 자리에서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면, 리얼리티는 살지 몰라도 이야기가 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느리고 편안한 나영석식 화법에 그런 양념은 적절하지 않다. 나영석 예능을 통해 우리는 아마도 잠시 휴가를 떠나 음미할 수 있는 편안함의 판타지, 바로 그것을 느끼고 싶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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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는 그 누구보다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것을 즐긴다. 단적인 예로 나영석 tvN흥행신화의 시초였던 <꽃보다 할배>가 그렇다. 그 누가 평균연령 70살 이상의 출연진들을 예능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꽃보다 할배>는 큰 성공을 거두며 출연자였던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모두 그 이미지를 활용하여 광고까지 찍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이는 나영석pd가 부여한 새로운 캐릭터에 기반한 인기였는데 예를 들어 신구를 ‘구야형’이라 부르며 그의 부드러운 성격과 감동적인 어록을 조명하거나 박근형에게 로맨티스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의외의 면을 발견케 하는 식이다.

 

 

 

 

 

 

 

빠르고 다사다난하게 진행되는 예능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나pd는 ‘느림의 미학’을 강조한다. 여행에서 순간순간 위기는 찾아오지만 결코 그 흐름이 빠른 템포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위기들은 출연잔들의 성격을 조명하는 계기로 활용된다. 이런 흐름은 나pd 예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출연자들의 연령대부터 젊은 느낌을 강조한 <신서유기>는 보다 템포가 빠르고 해결해야 할 미션도 많아져 출연진들의 고생을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러티브 자체를 자극적으로 끌고 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황속에서 출연자들의 고유의 특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능에서 생소한 인물인 <1박 2일>시절 이승기부터 시작하여 <꽃보다 할배>의 이서진, <삼시세끼>의 차승원, 에릭 같은 새로운 얼굴들이 끊임없이 발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독 여배우의 활용도는 약했다. ‘꽃보다’ 시리즈의 하나인 <꽃보다 누나>가 여배우들을 끌어들여 흥행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꽃보다 시리즈의 맥락 안에서 이루어진 성과였다. 여배우들이 출연하여 <꽃보다 할배>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고, <꽃보다 할배> 시리즈가 이후에도 계속 시도된 것과는 달리, <꽃보다 누나>는 단발로 끝났다. 그 이후로도 '꽃보다' 시리즈에 여자 출연자들을 찾아 볼 수는 없었다. 

 

 

 

 


이후 <꽃보다 청춘>시리즈 역시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자 결국 ‘꽃보다’시리즈를 중단하고 내놓은 <삼시세끼>시리즈에는 차승원이라는 강력한 한방이 있었다. 이서진 역시 <삼시세끼>의 또다른 시즌에서 다시 나영석과 손을 잡았지만 컨셉트상 요리하는 ‘차줌마’ 캐릭터를 따라가기는 불가능했다. 대신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차줌마의 캐릭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게스트로 여배우들이 등장했는데, 단발성으로 화제를 모으는 것은 가능했지만 어디까지나 이벤트성에 가까웠다.

 

 

 


남자 캐릭터들이 주목받고 ‘차줌마’ ‘에셰프’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에 비해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나pd역시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다. 여성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현상은 ‘캐릭터 구축의 귀재’ 나영석 pd의 예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신혼일기>의 구혜선은 나영석pd의 예능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고정 여성 예능 캐릭터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을 활용하여 안재현과 구혜선의 이야기를 내세운 것은 확실히 의외성과 화제성이 있었다. 그러나 <신혼일기>가 호평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시청률은 나pd의 작품 치고는 아쉬운 수준이다. 가상 연애 프로그램이 즐비한 가운데, 두 사람의 연애 감정은 홍수처럼 쏟아진다. 물론 두 사람이 실제 결혼한 신혼부부라는 점에서 그 이야기는 더 풍성해 지지만 그것은 감정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지, 감정 자체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구혜선의 실제 성격에 대한 의외성은 발견되지만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서 발견 될 수 없는 지점이 바로 그곳이다. 문제는 예능의 스토리와 캐릭터가 절묘하게 합일되는 순간인 것이다.  

 

 

 

   


나영석pd의 새 예능에서는 윤여정과 정유미가 등장한다. 윤여정은 그동안 각종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입담으로 주목받기도 했고, 나영석과 함께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고정 예능인으로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또 다른 출연자인 정유미는 아예 예능에서 새로운 얼굴이다. 나영석의 끈질긴 설득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나pd가 색다른 예능 캐릭터를 발견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결과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서진이 또다시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예능에서 주목할 지점은 이미 익숙한 이서진의 캐릭터라고 할 수 없다. 여배우들의 새로운 캐릭터가 어떻게 조명되느냐가 새로운 예능의 성패다. 이제까지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부각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들은 독보적인 예능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여성에게 그 기회는 남성의 그것보다 적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을 부각시키는 예능의 제작 환경 자체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여성 예능인들에게는 있다. 그만큼 예능의 활용도에 있어서 제작진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성공신화를 계속 써내려왔던 나pd의 예능에서도 좀처럼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확장의 힘을 통해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우려와 동시에 새로운 예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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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피투게더>에서는 유재석이 소속되어있다는 지인 모임 ‘조동아리’의 멤버들이 출연하였다. 술 없이도 밤을 샐 정도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이들은 친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이미 유명했다. 유재석을 필두로 하여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등이 소속된 조동아리는 이미 수차례 에피소드가 예능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어떤 목적이나 이익 없이 단순히 친구인 관계인데, 그들의 모임이 유재석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명해지면서 그들의 조합은 예능적인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실제로 <해피투게더>에서 조동아리가 출연한 방송은 유재석이 어느 때 보다 친한 지인 모임에서 얘기하는 화법을 보여주거나 서로간의 에피소드가 채워지면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관계에서 오는 깊이는 확실히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게스트와의 대화와는 다른 양상을 띈다. 이제 일회성이 아닌, 정규 방송을 노리는 파일럿이나 나영석 PD도 이 실제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무한도전>(이하<무도>)의 휴방을 대신하여 편성된 <가출선언-사십춘기>(이하 <사십춘기>)는 10년넘게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정준하와 권상우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들은 각자 총각 때 만나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들은 다른 분야에서 각자 활약했지만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준하의 입을 통해서 권상우의 수차례 언급되기도 했지만, 그들을 예능에서 함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히려 정준하가 권상우등 톱스타와의 친분을 강조할 때마다 “거짓말 아니냐.”며 놀림을 받는 장면이 예능적인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 실제로 예능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이제 40대가 되어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 그들은 <사십춘기>에서 함께 여행을 떠난다. 3부작으로 구성되어 1월 28일부터 3주간 방영될 예정인 <사십춘기>는 그들이 실제로 친한 사이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대하는 방식이나 자연스러움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담아내는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서로의 친분을 바탕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생긴다. 

 

 

 

 


<사십춘기>는 정준하에게 예능적인 관계로 만나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이미 친한 관계를 바탕으로 섭외된 관계에 집중한다. 때문에 서로 나누게 될 진솔한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서로간의 탐색전이나 파악의 시간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 둘의 관계 자체에 초반부터 관심이 생긴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나 권상우의 예능출연은 좀처럼 없었고, 이번처럼 권상우가 메인에 나서는 프로그램은 더더욱 처음이기 때문에 때문에 권상우가 보여줄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정준하와의 케미스트리를 얼마나 보여주고 자신의 매력을 증명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무도>의 빈자리를 채워줄 예능을 찾기란 힘들겠지만 이미 친한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해 내기만 한다면 <무도>와는 또다른 의외의 재미를 던져줄 여지가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손을 대는 예능마다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역시 ‘실제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2월 방영될 예정인 <신혼일기>에서는 무려 구혜선-안재현 커플이 출연한다. 이들은 사귀는 사이를 넘어 무려 결혼한 사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나 <님과 함께>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들의 관계는 가상이다. 나영석PD는 아예 신혼부부를 섭외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스타 커플의 신혼은 대중이 궁금해할 여지가 충분한 소재지만 이제껏 철저히 사생활이라는 영역으로 대중의 공개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신혼일기>는 화려한 스타들의 실제 결혼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방영전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단순히 사진이나 꾸며진 관계가 아닌, 서로와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서로를 대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도 이 예능은 절반의 성공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라는 특수성은 예능의 리얼리티를 더욱 살아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서로 ‘결혼한 척’만 하는 여타 예능이 아니라 실제로 결혼한 커플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애정표현이나 갈등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면 나영석PD의 또하나의 히트작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출연진들에게 어떤 역할을 강요하기보다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의 특징을 포착해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나영석 PD이기에 그 기대감은 더욱 크다.

 

 

 

 


친구나 부부라는 설정이 아닌 사석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관계에서 오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분위기의 차별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바로 예능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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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3>에 출연한 이서진은 방송에서 “차승원을 따라잡을까 생각중”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이서진의 <삼시세끼>보다 나중에 시작한 차승원의 <삼시세끼>가 더 호응을 얻은 것을 염두해 둔 발언이었다. 그러나 ‘어촌편 3’가 방영되자 10%를 넘나드는 성적으로 차승원과 유해진이라는 카드가 출연했던 ‘고창편’과 비견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뛰어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비슷한 무게감을 자랑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차줌마’ 캐릭터는 예능 <삼시세끼>에 가장 최적화 되어 있는 캐릭터다. 그가 만들어 내는 요리들은 메뉴 선정에서부터 완성과정까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차줌마의 요리실력은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된다. 차줌마가 있기에 유해진의 참바다 캐릭터가 있을 수 있고 손호준이나 남주혁의 캐릭터도 그들을 중심으로 엮일 수 있었다. 남자끼리 모였지만 ‘가족’의 모습을 연출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안에서 굳이 웃음을 창출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이 생기고, 그 역할로 인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 장점을 바탕으로 <삼시세끼>는 TvN 예능 시청률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후에도 시리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TvN 예능의 간판이 되었다.

 

 

 

 

 

 

 

이런 성과는 예능 고정 출연의 역사가 전혀 없는 이들이 모여 이뤄낸 성과다. 차승원은 물론,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 모두 예능인으로서의 주목도는 약했다. 그러나 나영석 pd는 이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 캐릭터의 역할을 하게 만듦으로써 그들을 재발견 해냈다. 신기하게도 나영석 pd의 예능에는 새로운 얼굴이 많이 등장한다.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한 ‘꽃보다’ 시리즈만 봐도 예능이라는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누가 70대가 넘는 노인들이 여행하는 장면이 주된 예능에 시선을 고정할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그 기획은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이후 다른 채널에서도 콘셉트만 조금 바꾼 여행 예능이 다수 제작될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번 삼시세끼를 이끈 주된 원동력 역시, 그동안 꾸준히 출연해 왔던 이서진이 아닌 에릭이었다. 에릭은 차줌마 못지않은 요리 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삼시세끼의 기획의도를 잘 살린 캐릭터가 되었다. 에릭은 특별히 웃기거나 튀는 스타일의 개그를 구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요리하는 장면은 시청률 견인차가 되었다. 단순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음식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의 기승전결을 보여줄 수 있었단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나영석표 예능이 추구하는 바다. 나영석표 예능은 딱히 다른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끌어내는 재주를 부린다. 차승원이나 에릭의 요리실력은 얻어걸린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이 <삼시세끼>라는 콘셉트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고정 출연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예능’이라는 부담감에 무리를 해야 하는 콘셉트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서진 역시 <꽃보다 할배>의 짐꾼으로 예능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투덜거리면서도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내는 이서진의 캐릭터는 <삼시세끼>에서도 이어졌다. 요리가 메인이 되고 이서진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함께하는 <삼시세끼>에서는 이서진의 캐릭터가 빛을 발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에릭 출연 이전에도 중박 이상을 해내며 '투덜거리면서'도 상황에 수긍하며 최선을 다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서 웃음을 창출해야 하는 타 예능과는 달리 나영석의 예능에는 역할에 대한 강요가 없다. 역할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 역할이라는 것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예능이라는 부담감은 거세된다. 자신이 되는 것만으로 자신의 매력을 설명할 수 있는 예능이라는 점은 많은 스타들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한다. 톱스타들의 섭외가 가장 잘 되는 예능인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웃기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힐링을 할 수 있는 편안함이 나영석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 자연스러움은 초대된 사람들을 편안하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게 만드는 능력과 그 안에서 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의 캐릭터는 다른 예능에서 사용되기가 쉽지 않다. 그만한 무대와 환경이 조성되는 예능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나영석표 예능에서 새로운 얼굴들은 자신의 매력을 설명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 받는다. 그렇기에 한번도 예능에 고정 출연한 적 없는 스타들이 나영석표 예능에 출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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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은 그동안 성공가도를 달리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무색하게 4%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케이블 방송에서 물론 아주 나쁘다고 할 만한 시청률은 아니지만 11%로 시작한 <꽃보다 청춘> 방송에 있어서는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었다. 첫 방송의 반도 안 되는 시청률도 그렇지만 나영석PD가 최근 선보인 예능 중 가장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응답하라 1988>로 주가가 한창 상승해 있던 출연진들을 섭외해 놓고도 남은 것은 칭찬 보다는 논란뿐이었다. 여러모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나영석 Pd의 예능은 여전히 유효하다. 출세작인 <1박 2일>에서부터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시리즈, 인터넷으로 방송 무대를 넓힌 <신서유기>까지, 나영석의 예능은 케이블로 무대를 옮긴 후에도 지상파를 뛰어넘는 파급력과 화제성을 발휘했다. 그 여세를 몰아 나영석은 인터넷으로만 방영되는 <신서유기2>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 독보적인 이름값 만큼이나 나영석표 예능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4% 정도의 시청률로는 도저히 만족이 될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나영석표 예능의 패턴이 어느 정도 읽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영석표 예능의 기본은 '여행'이다. <1박 2일>에서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시리즈, <신서유기>, 그리고 이번에 새로 기획한 <80일간의 세계일주>까지 기본적인 콘셉트는 출연진들이 어디론가 떠나서 펼쳐지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출연진들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떠나서 어떤 그림을 보여줄까 역시 핵심이다. <1박 2일>이나 <신서유기>는 복불복, <꽃보다>시리즈는 여행, <삼시세끼>는 요리와 식사 등으로 포인트는 각각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 구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볼 수는 없다. 어딘가 낯선 곳에서 미션을 받고 그 미션을 해결하는 고군분투를 그려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확실히 나영석이라는 인물을 스타 PD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여행의 기본 공식을 탈피하지 못하는 나영석 스타일은 때때로 너무 판에 박힌 것처럼 보이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나영석PD는 빠른 템포로 시청자들을 재촉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하며 예능의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그러나 너무 잔잔한 이야기는 지루한 법. 나영석PD는 중간 중간 출연자들이 곤란해할만한 상황을 만든다. 예를 들면 여행에 필요한 금액을 극도로 제한한다든지, 게임에 지면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색다른 게스트들을 뽑아 그들의 예능적인 장점을 끌어내는 것도 역시 나영석PD의 발군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동일한 구성 속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질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서진이나 차승원 같은 캐릭터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이번 <꽃보다 청춘>에서처럼 별다른 캐릭터의 수확 없이 끝나는 경우도 생긴다. 사실 캐릭터가 아예 없었다기 보다는 이미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너무 익숙한 캐릭터라는 것이 문제였다. 착하고 긍적이고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청춘들. 이전의 <꽃보다 청춘>에서 이미 보여준 그림이 아니던가.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배경적인 세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라는 설정에서 오히려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꼈다. 그들이 겪는 여행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이었다. 단순히 여행을 힘들게 만든다는 콘셉트 자체가 재미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밝힌 것이다.

 

 

 

 

 

 


이런 실패는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나영석표 여행 예능에 대한 트렌드가 미묘하게 변화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공적인 '여행예능'으로 성공을 해왔고, 앞으로도 나영석표 예능은 어느정도 이상의 흥행을 담보할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언제까지 그가 들려주는 여행 예능에 목이 마를지는 미지수다. 독보적인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춘 나영석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스타일이 점점 더 비슷해지면 자가복제의 늪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유명인의 캐릭터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이미 노홍철이 출연한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여행을 떠난 일반인들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나영석PD가 지금껏 그래왔듯 또 보란 듯이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계상황까지 반복되는 나영석PD 특유의 구성이라면 그의 커리어에 오히려 흠집이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과연 나영석PD는 이제까지처럼 앞으로의 예능 트렌드를 계속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여전히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그가 짊어져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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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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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의 예능에는 어느 순간 게스트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가 되었다.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고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최근 나영석 예능의 특징은 웃음에 대한 강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어떤 상황 속에서 누군가가 보여줄 수 있는 일상적인 반응에 예능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한정된 자금을 사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직접 밥을 만들어 먹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실제 사람의 본성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 본성 중, 매력적인 포인트만을 잡아 적절한 편집을 통해 그들의 매력을 시청자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것이다. 관찰하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상황에 공감을 한다.

 

 

 

그리하여 나영석표 예능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은 그다지 부담감이 없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그것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고 호감으로 포장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시세끼>에 출연하는 옥택연이나 손호준은 예능적인 가치가 있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은 그대로도 건실하고 튼튼한 청년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게스트로 등장한 최지우나 박신혜 역시 웃음을 만들어 낸 공로보다는 꼼꼼하고 섬세한 손길로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함으로 호감이 된다.

 

 

 

 

최근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심심치 않게 나영석 예능의 특징이 되고 있다.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박신혜, 최지우, 김하늘, 보아등 여성 게스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여자캐릭터가 낄 공간이 없을 것 같은 <꽃보다 할배>에서 조차 최지우가 이서진을 보좌하는 역할로 따라나섰다. 나영석은 여자 캐릭터들을 이용해 남자 출연진들과 미묘한 관계를 포착해 낸다. 노골적으로 그들의 관계를 강조하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그들 사이의 을 타는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여기서 나영석의 탁월한 능력은 그 관계가 부담스럽지는 않으면서 적당히 설레는 정도의 강도로 적적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리하여 그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삼시세끼-어촌편>에는 유독 남자 게스트들이 등장한다. 이번 시즌에 등장한 게스트만 봐도 박형식, 이진욱등 남자들의 향연이었다. 마지막 게스트로는 윤계상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지며 결국 <삼시세끼-어촌편>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이번에도 없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시세끼-어촌편>의 반응은 뜨겁다. 최근 등장한 이진욱은 잘생긴 외모에 4차원적인 행동으로 예능적인 캐릭터를 한껏 살려내며 고정 출연을 원하는 여론까지 일었다. 오히려 <삼시세끼-어촌편>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영석은 <삼시세끼> 예능속에서 가족의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를테면 요리를 잘하고 깔끔한 차승원은 엄마, 낚시를 해 물고기를 잡아오고 불을 피우는 일을 맡은 유해진은 아빠, 그들의 심부름을 도맡으며 보조하는 손호준은 자식이라는 식이다.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가족의 정체성이 직계보다는 사촌 지간 정도로 설정되어있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아버지와 자식 느낌이 아닌. 약간은 서먹한 삼촌과 조카 정도의 사이로 그려진다. 누구도 요리에 능숙하지 않고 집안일에 수완을 보이지는 않지만 상황이 주어지니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엄마나 할머니가 없는 공간에서 어색해 어쩔 줄 모르는 집안일에 서툰 남자처럼 묘사된다. 그래서 그들에게 여성 게스트의 존재는 반가운 일이다. 그들이 서툰 섬세한 부분을 어루만져주고 아직 미혼인 그들에게 설렘도 줄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삼시세끼-어촌편>은 이미 완성된 가족의 형태다. 차승원이 기혼이라는 사실을 굳이 상기할 필요도 없이, 차승원의 꼼꼼함과 요리 실력은 이미 보통의 서툰 남자는 물론, 웬만한 여성까지 뛰어넘었다. 유해진 역시 그런 차승원과 합이 잘 맞기 때문에 굳이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 반가울 것도 없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캐릭터 상 여성이 등장해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애매하다. 오히려 여성 캐릭터의 등장은 나름대로 제대로 잡혀있는 그들의 매커니즘을 깰 수도 있는 위험요소다. 오히려 독특한 남성 캐릭터가 등장해 실질적인 게스트역할을 해 주는 것이 가족의 그림을 깨지 않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영석은 비슷한 콘셉트로 정선편과 어촌편을 만들었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들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해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영석표 예능이 연타 홈런을 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콘셉트를 사용하든지 적재적소에 캐릭터를 사용할 줄 아는 나영석의 현명함이 믿고보든 나영석표 예능을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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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에서 스타를 보는 일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스타들이 케이블로 발길을 돌리기도 하고 아예 케이블에서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한다. 스타들은 이제 케이블을 공중파의 들러리 쯤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케이블 채널을 신뢰하고, 인정하는 추세다. 내노라 하는 스타들이 케이블로 향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1. 출연료

 

 

 

 

케이블은 공중파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화제성이 필요했고, 그 화제성을 일단 유명한 스타들을 내세워 확보하고자 했다. 케이블은 공중파보다 월등한 출연료를 제시하며 스타들을 끌어 모으는 데 주력했다. 스타 작가인 김수현은 JTBC <무자식 상팔자>를 집필하며 무려 회당 1억원에 가까운 개런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뿐 아니라 최근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에 출연해 주가가 수직상승한 박보영은 3000만원, <오나귀> 후속으로 방영된 <두번째 스무살>에 출연한 최지우는 회당 50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예능계에서는 신동엽이 1000만원에서 1300만원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재석이 JTBC <슈가맨>에 출연하며 회당 1300~1500만원 선의 출연료를  받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방송도 결국 자본 논리가 깊게 결부될 수밖에 없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스타들이 거액의 출연료를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음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기꺼이 케이블로 향해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2. 친분

 

 

 케이블로 간 스타들에게 출연료 이상의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친분이다. 유재석은 <슈가맨>으로 종합편성채널의 진출이 확정되자,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던 윤현준cp와의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윤현준cp가 <슈가맨>을 기획하자 유재석이 합류를 결정했다는 설에 대해 윤현준cp는 "친분이 있는 것 맞다. 하지만 나만큼 친분있는 사람이 또 없겠는가.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만, 친분이 유재석의 출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나영석pd는 친분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pd중 하나다. <삼시세끼>나 <꽃보다> 시리즈의 게스트나 출연진들중 상당수가 이미 나영석pd와 <1박 2일>시절 인연을 맺은 스타들이었다. 나영석pd는 이들과의 관계를 1회성으로 가져가지 않고 화제가 될만한 출연진들을 반복 출연시키며 최고의 섭외능력을 발휘했다.

 

 

 

물론 이제 나영석pd의 역량은 확실하게 확인된 바, 스타들은 돈을 주고라도 나영석pd의 기획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니, 섭외에 난항을 겪을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3. 양질의 콘텐츠

 

 

 

케이블은 공중파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언론사의 치우친 보도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으로 대중의 뭇매를 맞았던 종편조차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신진세력이 되었다. 그것은 그들이 끊임없이 시청자들과 소통한 결과다.

 

 

 

케이블 중, 가장 눈에 띄는 채널은 tvN과 JTBC다. tvN은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막돼먹은 영애씨>등, 화제성있는 드라마를 꾸준히 생산해 왔고,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드라마들도 다수 탄생시켰다.

 

 

 

드라마 뿐 아니라 <집밥 백선생>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등 공중파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도 탄생시키며 공중파에 맘먹는 가장 강력한 케이블 방송국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JTBC역시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JTBC는 <무자식 상팔자><여자의 자격><밀회> 뿐 아니라 최근 150억을 투자한 <디데이>까지 드라마의 양적*질적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히든싱어>, <비정상 회담>, <마녀사냥>, <슈가맨>, <냉장고를 부탁해>등 화제성 있는 예능을 다수 탄생시키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뉴스에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손석희라는 인물을 선택해 그에게 보도의 전권을 주며, '편파적'일 것이라는 항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손석희라는 인물을 내세우며 채널의 이미지까지 쇄신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케이블은 능력있는 PD와 작가를 영입하고, 그들의 능력을 신뢰함으로써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텃밭이라는 이미지마저 가져가고 있다.

 

 

 

 

이런 케이블에 스타들은 발을 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공중파가 케이블을 벤치마킹하고 표절논란이 일기까지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케이블의 이런 약진은 공중파에게는 각성의 기회가 되고, 시청자들에게는 채널 선택권이 늘어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보게 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열된 경쟁으로 '스타 잡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시청자들은 tv속에서 스타가 아닌, 재미를 찾는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않고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케이블도 지상파도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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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영석표 예능의 기본전제는 여행이다. <12>시절부터 그는 출연진들을 낯선 공간으로 데려가길 좋아했고, 이는 <꽃보다 시리즈><삼시세끼>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나영석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출연진들이 감당해야 하는 낯선 곳에서 받는 충격이나 익숙치 않은 끼니 때우기에 초점을 맞춘다. 가끔씩은 차승원같이 뭐든 해내는 사기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나영석은 차줌마캐릭터로 기어이 만들어내고 말았다.

 

 

 

그가 예능에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인간적인 매력이다. 그의 예능에서 난관에 부딪친 캐릭터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그들의 작은 버릇 하나하나에서 캐릭터를 찾아낸다. 이서진이나 최지우, 박신혜같은 예능에 익숙치않은 인물들 역시 그의 손 끝에서 그들이 가진 매력을 발산한다. 웃음기가 철철 넘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 양식 속에서 그들에 대한 개성을 포착해 방송용으로 포장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미 그는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캐릭터라면 어떨까. <신서유기>에서 나영석은 <12>에서 함께 한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과 함께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인터넷 방송이라는 핸디캡은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단순히 오랜만에 그들의 조합을 본다는 희열은 아니었다.

 

 

 

이승기는 상암동 배팅남’ ‘여의도 돌싱남같은 단어를 써가며 이수근과 은지원을 표현할 만큼 넉살이 좋아졌다. 그의 거침없는 입담은 이 프로그램이 지상파에서 보여주지 못한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승기가 내뱉은 말에 당황하는 강호동이었다. 그는 이래도 되나.”고 연신 물으며 인터넷 방송에 익숙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부침이 심했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들이 연신 시청률 참패를 기록하며 그의 예능감에 대한 본질적인 회의론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가치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바로 <신서유기>가 증명해 주고 있다. <신서유기>속 강호동은 철저하게 약자다. 그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고 드래곤 볼이 어떤 것인지 몰라 쩔쩔 맨다. 영어를 못해서 당황하고 어설픈 중국어 몇마디로 상황을 극복해 보려 한다.

 

 

 

이런 상황속에서 강호동은 구박덩이로 전락한다. “인터넷은 이래도 된다거나, “드래곤 볼에 대한 사전 공부 안하고 왔냐?”는 후배들 속에서, 강호동은 주눅이 드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러나 여기서 강호동의 묘한 매력이 포착된다. 예능속에서 그는 언제나 힘이 넘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요구 받았다. 그러나 최근 강호동 스타일의 진행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신서유기>는 이런 강호동의 상황을 절묘하게 이용해, 그에게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한 때 강하디 강했던 그가 주눅이 든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묘한 희열을 발견해 낸다. 그가 그 속에서 자존심을 세우거나,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프로그램의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는 져주는쪽을 택함으로써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고, 동시에 주도권을 놓으면서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약한 강호동의 모습은 그만큼 반전의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제대로 그런 매력을 포착하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의 힘이다. 여행이라는 상황을 던져주고 막역한 사이끼리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드는 콘셉트가 강호동의 이런 모습을 연출해 낼 수 있게 했다.

 

 

 

사실상 여행이라는 콘셉트가 나영석의 주된 특기인 만큼, <신서유기>역시 엄청나게 다른 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성원을 바꿈으로써 묘하게 상황을 비틀고, 그 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기면서 캐릭터의 매력은 배가되었다. 강호동의 예능감에 큰 문제가 있기 보다는, 그 예능감을 제대로 발산시킬 터를 선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강호동이라는 예능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곳에 출연한 네 명 모두,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이만큼의 재미를 뿜어내지 못했다. 그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영석의 감독 하에 그들이 뭉치니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신서유기>가 끝날 때 쯤에 나영석은 또 어떤 신화를 이룰 것인가. 이런 기대감을 만든 것 만으로도 ‘PD의 영역이라는 예능계에 있어서 나영석은 가장 그 영역을 잘 활용하는 PD임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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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이 복귀를 확정지었다. <무한도전>에서 함께 했던 손창우 PD와 손을 잡고 20~30대 일반인 남자 4명과 유럽으로 자급자족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미 노홍철은 체코로 출국한 상태. 이 프로그램은 MBC 가을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비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노홍철측에서 본격적인 복귀가 아니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이 프로그램이 노홍철 복귀의 초석이 될 프로그램임에는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 노홍철은 얼마 전 유재석과 같은 소속사인 FNC에 둥지를 틀었다. 이런 행보는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 아닐 수 없다.

 

 

 

 

노홍철의 복귀는 노홍철의 음주가 있은 후, 9개월만에 가시화 됐다. 그의 복귀는 화제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 화제성 만큼이나 그의 복귀를 응원하는 글은 유난히 많다. 물론 한 번의 실수로 묻히기에는 노홍철은 그 독보적인 캐릭터가 아까운 예능인이다. <무한도전>을 통해서 쌓은 그의 호감도 역시, 아직 건재하다.

 

 

 

그러나 문제는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잣대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얼마 전 나영석 PD의 신작 <신서유기>에 이수근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리지 여론은 이와 같지 않았다. 불법 도박에 연류된 이수근에 대한 복귀가 그다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그에게 쏟아진 비난의 화살은 동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강호동이나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나영석 PD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자. <신서유기>는 공중파 방송이 아니다. 아무리 파일럿이지만 노홍철의 복귀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의 가능성을 타진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신서유기>는 애초에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물론 <신서유기>의 인기에 힘입어 브라운관 편성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한 방송과 공중파 방송의 파급력을 동일 선상에서 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터넷 공간은 조금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수근의 경우, 노홍철 만큼 전면에 복귀 소식이 알려진 것도 아니다. 이수근이 나영석의 새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정도의 코멘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수근의 복귀는 환영받지 못했다.

 

 

 

음주운전은 불법도박 만큼이나 죄질이 크다. 어쩌면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는 불법도박보다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음주운전에 대한 죄를 더 무겁게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홍철에게 쏟아진 기대는 이수근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그들의 이미지 차이때문이다. 일례로, 같은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을 하차한 길에 대한 평가는 노홍철에 대한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노홍철은 자숙 기간 중에도 해외여행을 하고 새로운 소속사를 찾는 등, 충분한 휴식과 복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의 자숙기간은 외려 휴식기간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다. ‘충분자숙했다는 판단 근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노홍철의 복귀가 너무 이르다거나 그가 영원히 자숙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음주운전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놓고 그에게 동정론이 쏟아지는 것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잘못을 저지른 예능인들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질타의 정도가 달라야 할까. 잘못을 저지른 인물에게 아량을 베푸는 태도 자체를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기준과 논리가 중구난방이라면 이것은 분명히 문제다. 물론 그들의 복귀의 결과는 그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잘못은 잘못이다. ‘충분히 벌을 받았다거나 이제 복귀해도 된다는 식의 판단근거는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정말 그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냉정히 잘못은 짚어 주고,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지양해야 할 것이다. 노홍철이 아니라 유재석이라도 그건 마찬가지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스스로 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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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나를 돌아봐>의 정규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영남은 김수미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하다못해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며 “내가 하차하겠다”고 제작발표회 현장을 중간에 뛰쳐나간 것이다. 너무 황당한 사안에 처음에는 고의성이 짙은 유머는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결국 조영남이 하차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비화되며 조영남의 쇼맨십이 아니었음이 증명되었다.

 

 

 

 

결국 조영남은 설득 끝에 프로그램에 잔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하다. 김수미가 “시청률이 낮을 경우 자진하차를 하겠다”는 조영남의 발언에 대해 "이경규와 조영남이 파일럿 방송에서 시청률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며 "조영남이 하차를 하지 않더라도 KBS에서 하차를 시킬 것" 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물론, 그 발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뛰쳐나가 일을 키운 조영남의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수미의 농담을 가장한 ‘독설’은 너무 지나쳐 조영남의 심기를 건드렸고 조영남은 이에 대한 대처를 너무 미숙하게 하며 둘 다 성숙치 못한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의 타이틀이자 취지인 <나를 돌아봐>라는 콘셉트가 무색할 정도로 본인들의 성품을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인 것이다.

 

 

 

 

<나를 돌아봐>는 평소 독설이나 강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굳힌 인물들이 다른 강한 캐릭터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강한 성격에 대한 반성을 하게 만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제작발표 현장에서도 보이듯, 독설과 갈등이다. 자신의 성격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어떻게 내적 갈등을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주된 포인트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독설과 갈등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을까. 예능을 넘어 진정한 감정싸움으로 번진 제작발표회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비호감 지수를 한 껏 올린 상황이다. 그들이 프로그램 내부에서 얼만큼 더 독설을 내뱉을지 알 수 없지만 독설이 강해질수록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불쾌지수 역시 높아질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 시대는 독설을 환영하지 않는다. 한동안 김구라 장동민등으로 대표되는 독설가들이 방송에서 각광받은 시절도 있었다. 리얼이라는 포장 속에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이야기 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다소 예의없고 불쾌한 상황도 그들의 입을 통해 ‘독설’이라는 한 장르로 포장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착한 심사위원 보다는 독설을 퍼붓는 심사위원이 인기였고 조금이라도 더 수위를 높이는 예능인들이 훨씬 더 ‘쿨’하게 여겨졌다. 소위 남들을 ‘디스’하는 것이 미덕이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긴장감에서 재미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대세가 아니다.

 

 

 

 

이는 얼마전 터진 난데 없는 논란으로도 알 수 있다. 강레오 셰프가 최현석 셰프를 비난 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동안 인터넷 댓글창이 시끄러웠다. 강레오 셰프는 인터뷰에서 굳이 최현석 셰프의 특징을 묘사하며 “요리사는 다 소금만 뿌리며 웃기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물론,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튄다.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하고" 라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강레오 본인 역시 ‘예능’이라는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비난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예능 <오! 마이 베이비> <1박 2일>에 출연한 것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속해있다는 사실은 그의 발언과 대치되는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이중적인 발언들을 떠나, 그의 독설 자체가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강레오는 <마스터 셰프>등에 출연하면서 독설가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행동들, 이를테면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고 쓰레기라며 휴지통에 버리거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에게 윽박 지르는 모습등은 시청자들의 공감보다는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예전 요리 프로그램의 ‘셰프’는 그런 이미지였다. 외국에서 유명한 고든 램지라는 셰프처럼 (실제로 강레오는 고든램지의 식당에서 음식을 배웠다.) 윽박지르고 독설을 퍼붓는 콘셉트가 먹혀든 것이다. 드라마 상에서도 셰프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묘사되었다.

 

 

 

 

그러나 지금 셰프테이너라는 말이 등장한 지금,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셰프들도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갖춰야 인기가 높아지는 것이다.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현석 셰프만 해도 ‘허세’ 캐릭터를 이용해 소금을 뿌리는 모습이나 자신만만한 모습이 캐릭터화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그 모습이 아닌, 다른 요리사를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요리를 먹을 때 예의를 갖출 줄 아는 그의 모습이 그 허세를 예능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진심으로 가식과 허세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인기를 상상할 수 없다. ‘요리’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내보인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이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백종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그가 완벽하고 빈틈없으며 공격적인 성격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인간적인 매력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는 그 공감을 바탕으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6회 연속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리텔>은 인터넷 방송의 특징을 이용해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푸로그램 중 하나다. 프로그램은 인터넷 방송의 청취율로 승자가 판가름되는 구조다. 누가 가장 시청자들과 잘 소통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어 냈느냐, 한마디로 시청자와의 공감지수가 가장 높은 인물이 성공하는 구조다.  최근 김영만이라는 인물을 영입해 화제가 된 것 역시, 시청자들의 추억이라는 공감지수를 높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청자들은 자신을 환영해 주는 시청자들에 눈물흘리는 김영만 아저씨를 보며 찡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예전의 추억이라는 공감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등으로 연속 성공을 거머쥔 나영석 pd역시 자극보다는 잔잔한 감동을 택했다. 나영석pd의 작품 속에는 시골이나 여행, 그리고 따듯한 밥한끼 같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메인이 된다. 그러나 그 속에서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행동양상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고 웃기려고 고군분투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독설은 잘못하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는다. 자극은 더 큰 자극으로 극복될 수밖에 없다. 그 자극이 지나치면 비난이 쏟아지고 너무 적으면 재미가 없다. 그러나 ‘공감’을 통한 소통은 다르다. 다소 어설프고 실수가 있더라도 시청자들을 아우르는 인간적인 매력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따듯한 웃음을 전해줄 수 있는 예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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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예능은 남자의 영역이다. 유재석, 전현무, 정형돈, 김성주 등, 현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 예능인들은 모두 남자고, <무한도전> <1박 2일> <런닝맨>모두 고정 출연진들의 비중은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예능 속에서 예능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목받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비정상 회담>의 외국인들도 최근 트렌드를 타고 주목받는 셰프들 조차 모두 남성이다. 여성 예능인을 내세운 <청춘불패>나<영웅호걸>, <무한걸스>등은 모두 성공적인 성과라 하기엔 애매하게 종영했다.

 

 

 

 

가끔씩 이국주나 장도연처럼 주목받는 여성 예능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흐름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한국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는 ‘감초’에 가깝다. 여성 캐릭터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조차 특집성이기 때문에 화제성이 높을 수 있다.

 

 

 

 

 


 

전문예능인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예능에서 여성 캐릭터가 주목 받을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만한 환경이 필요하고 둘째, 예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어야 하며 셋째, 인기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최근 가장 이 여성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것은 나영석 PD다. 나영석 PD는 <꽃보다 할배>에 최지우를 등장시켜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지우는 시종일관 예의 바르고 살뜰하게 할배 무리들을 챙기는 모습에 가산점을 얻었다. 더군다나 이서진과의 묘한 러브라인의 기류까지 포착해 내며 최지우는 <꽃보다 할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가 되는데 성공했다.

 

 

 

 

 


 

 

이후 나영석은 <삼시세끼>를 통해 이런 여성캐릭터의 활용을 늘렸다. 최근 <삼시세끼>에 등장한 박신혜는 뛰어난 요리실력과 양대창을 공수해 오는 준비성, 착한 심성은 물론 옥택연과의 러브라인까지 모든 구색이 맞은 출연자였다. 사실상 박신혜가 예능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삼시세끼>라는 형식 안에서 열심히 제 할 일을 다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성공했음은 물론, 예쁘기까지 한 그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의 활용을 이은 것이 바로 현재 방영되고 잇는 <1박 2일>의 문근영이다. <1박 2일>은 ‘여자 사람 특집’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은 여성 캐릭터들이 드세고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예의 바르고 서로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다.

 

 

 

 


 

 

특히 문근영은 톱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열심히 참여하며 승부욕을 불태우거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특별히 웃음을 창출할만한 언변이나 예능감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내려놓고 <1박 2일>이라는 형식 안에서 완벽히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웃음을 잃지 않은 것은 문근영이라는 인물에게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예능에서 이들이 호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인간적인 매력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메인은 아니지만 감초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프로그램의 활력을 돋우는데 성공했다.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이렇게 가식을 벗고 자신의 민낯을 보여준 경우에 가장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그들의 활용이 지속적일 수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성 캐릭터들은 예쁘고 착하고 적극적이며 인간적이기까지 한, 완벽한 판타지의 세계에 갇혀있다. 이런 캐릭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지속적인 웃음을 창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특집’이나 ‘특별 게스트’라는 명목으로 단발성 출연에 그치는 것 또한 바로 이런 이유다.

 

 

 

 

물론 그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톱스타의 이미지에 기대지 않고도 예능을 주도하는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과연 ‘감초’를 벗어난 여성 캐릭터의 활용은 언제쯤 가능해 질까. ‘남성적인’ 예능의 영역에 과감히 ‘여성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예능의 출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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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삼시세끼>의 시청률이 14%에 육박하며 명실공이 대박의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이블 시청률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은 물론, 공중파와 비교해도 상위권에 랭크될만큼의 흥행력을 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이다.

 

 

 

<삼시세끼>의 성공은 누가 뭐래도 캐릭터의 발견에 있었다. 도시적이고 화려한 인상의 차승원이 앞치마를 두르고 능숙하게 요리를 해 내는 모습부터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가는 장면,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손호준까지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활용한 캐릭터들은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는 의외성을 준 것은 물론, 출연진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간의 정을 돈독하게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삼시세끼> 속에는 큰 웃음은 없다. 그러나 소소한 일상들과 정감어린 이야깃거리가 있다. 일명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차승원의 요리 실력의 한계는 어디인가를 구경하는 과정에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사실 양념에 불과하다. <삼시세끼>의 진정한 본질은 요리 그 자체 보다는 요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쌓이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이다. 그런 따듯한 배경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차승원의 요리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에 마음 놓고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들의 사이가 삐걱대거나 트러블 메이커가 존재할 경우, <삼시세끼>의 정체성은 흔들릴 수 있다. 예능이라는 테두리에서 그들의 개성이 적절히 발현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장면을 섬세한 터치로 포착해 낸 것이 <삼시세끼>의 흥행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KBS <용감한 가족>은 접근 방법부터가 <삼시세끼>와는 다르다. <삼시세끼>가 ‘끼니’라는 화두를 활용하여 캐릭터를 가족으로 만들었다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낯선 곳에 구성원들을 몰아넣고 가족이 되기를 강요한다. 박명수는 아빠, 박주미는 엄마, 심혜진은 고모, 설현은 아이 같은 식이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명제와 해외라는 낯선 공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한데 모으는 구심점이 없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엄마’의 캐릭터 역시 중구난방이다.

 

 

 

<용감한 가족>에서 엄마로 출연한 박주미는 심혜진과 대립각을 형성한다. 카메라를 의식해 불이 꺼진 늦은 밤에야 화장을 지우거나 쌀을 씻는 방법조차 낯설어 한다거나 모든 소스는 ‘굴소스’로 통일 해도 된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심혜진은 박주미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식이다. 가족간의 다른 성향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을 표현하고자 한 거라면 번짓수를 한참 잘못 찾았다. 그들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그곳에 모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예능’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그들의 행동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박주미의 행동에 대한 답답함만이 부각되었다. 심혜진의 짜증 섞인 목소리 역시, ‘가족’이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이 얼마나 무색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서로를 가족으로서 대하려 노력한다 해도 그런 애정과 관심이 단시간에 생길리 만무하다.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는 가족끼리도 데면데면한 판국에 예능을 위해 모인 그들의 관계가 빠른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청자는 없다. 그러나 시청자가 보고 싶은 것은 그런 와중에도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며 서로간의 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모습일 것이다. 이런 예능의 전개는 의외성이 없다. 갈등을 일으키던 출연진들이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결말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뻔한 줄거리 속에서 시청자들은 새로운 재미를 찾지도, 독특한 캐릭터를 발견해 내지도 못한다.

 

 

 

방송은 현실이 아니다. 편집과 설정으로 얼마든지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예능은 예능일 뿐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리얼리티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리얼리티 자체를 조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예능적인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몫이다. 출연자들이 비호감이 되지 않고 호감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면 ‘가족’이라는 이름은 허울뿐이 되고야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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