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히든싱어><비정상회담><해피투게더><헌집줄게 새집다오><뇌섹시대-문제적 남자><수요 미식회><전국제패> 여기에 매일 오전 7시부터 두 시간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굿모닝 FM 전현무입니다>는 물론, 각종 시상식 진행자 혹은 파일럿 프로그램의 진행도 도맡는다. 이정도면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바로 방송인 전현무에 관한 이야기다.
깐족거리고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밉상 캐릭터로 자신의 영역을 만든 전현무는 프리 선언을 한 타 아나운서들 중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엄청난 스케줄이 그가 대세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나 그에 따른 논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작년 시상식에서 전현무는 “대상에 욕심은 조금 난다”는 강호동에게 “욕심은 조금 난다”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했으나 오히려 전현무는 조롱에 가까운 말투로 “어떤 활약을 했느냐. 정말 대상을 받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되물었고 “손에 땀이 난다”는 강호동에 “그건 뚱뚱해서 그런 것”이라며 인신 공격성의 발언을 던졌고, 전현무의 막말논란으로 비화되었다. 결국 전현무는 사과문을 작성하고 시청자들에게까지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전현무의 막말 논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시청률 고전으로 5부작 정도에서 끝난 드라마는 뭐라고 해야 하나. 망한 드라마냐"는 말을 던져 분위기를 얼어 붙게 만든 것은 물론 술취한 연기로 화제가 된 김수현과의 인터뷰에서 ‘주량이 얼마냐’는 다소 황당한 질문을 던지는 등의 진행을 이어갔다. 이밖에도 전현무는 수상하지 못한 이들을 가리켜 농담을 하거나, 김혜자의 공로상 수상에 모두가 기립해 있는 가운데 "(소감 발표를) 다 하셨는데 계속 서 계시면 어떡하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 충격이다. 전현무는 이어진 <서울가요대상> 에서 EXID의 하니에게 "오늘 외모가 굉장히 준수하다"며 '준수하니'로 부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하니가 눈물을 보이며 분위기는 또 다시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EXID의 본상 수상 때 "생각나는 사람 없냐"며 또다시 하니에게 김준수를 가리켜 질문을 하며 하니에게 대답을 유도했다. 김준수는 인기상을 수상하고도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 김준수를 비롯, JYJ의 방송 활동이 여전히 답보상태인 가운데 준수의 연인으로 알려진 하니를 향한 이런 농담은 적절치 않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연속적인 논란은 전현무의 MC 자질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연속적인 실수는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었다. 전현무는 시청자를 배려하지 않는 진행으로 구설에 오른 것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절을 찾은 전현무는 그런 과거를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스케줄을 토로하며 많이 지쳐있음을 고백한 것이다. 또한 그에게 성대결절같은 증상까지 있음을 밝히며 자신의 "말 그대로 일이 많아서 목도 안 좋아지고 몸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며 "그래서 말실수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멈추고자’ 찾아왔다는 전혀무의 발언에는 동정의 여지가 크지 않다. 이런 무리한 스케줄을 줄곧 고수한 것은 전현무 자신이기 때문이다. 전현무의 과도한 스케줄은 이미 두 번의 라디오 지각에서 보여지듯, 끊임없이 위험신호를 깜박여 왔다. 그러나 전현무는 오히려 스케줄을 늘렸다. 이번 설에도 전현무는 각종 파일럿 프로그램에 등장했으며, <몰카배틀>에서는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 상황은 몰카를 위한 가짜였지만, 전현무가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의 상황까지 타진한다는 것은 결코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한 작년 <무한도전>의 ‘식스맨 특집’에서 전현무는 “과도한 스케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이냐”는 출연진들의 질문에 “(스케줄을) 몰면 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미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런 대답을 할 정도면 지금의 스케줄의 전현무 본인의 욕심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단순히 막말논란이 스케줄 때문인가 하는 것 또한 생각해 볼 문제다. 실수라 하기에는 너무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막말 논란이 전현무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진행자로서의 진지한 자아성찰이 필요하다. 물론 과도한 스케줄로 인해 자기 통제가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본질은 전현무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개그 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잡는 식의 개그를 펼친다는 것이다. 수위가 적절하면 통쾌하고 시원하지만 수위를 넘어설 경우 막말이 된다는 것은 크나큰 약점이다. 아직 이 수위 조절에 약하다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전현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본인의 욕심이다. 지나치게 웃기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프로그램을 떠맡아야 한다. 자신의 욕심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흘린 눈물은 동정표를 얻기 힘들다. 자기 관리도 프로의 책임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프로의 눈물이 시청자를 울리지 못한 이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