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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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금사월(이하<금사월>)><왔다! 장보리>의 시즌 2라고 불려도 좋을만큼 유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같은 작가가 집필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라도 출생의 비밀, 뒤바뀐 운명, 악녀, 복수등 소재의 유사성이 강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사월>은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남다른 김순옥 작가의 극본은 대놓고 막장을 추구하지만 그 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전개를 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전작 <왔다! 장보리>와 다른 결정적인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악녀의 존재감이다.

 

 

 

<왔다! 장보리>는 악역 연민정 (이유리 분)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연민정은 모든 사건의 갈등을 일으켰고 모든 문제의 중심에 섰다. 답답한 주인공 장보리(오연서 분)보다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분출해내는 연민정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연말 대상시상식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대상을 수상할만큼 연민정의 존재감은 컸다. 이는 단순히 연민정의 캐릭터 자체가 강력했다기 보다는 개연성 없는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연기한 배우 이유리의 내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고 봐야 옳다.

 

 

 

<금사월>의 악역인 오혜(박세영 분)의 악행 역시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 2의 연민정을 재현하기에 박세영의 연기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순옥 작가의 극본 속에서 악역의 악행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단순히 타고나길 못되게 타고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남의 것을 탐내고, 질투하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그런 악행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어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그 연기에 매력을 더하는 것은 온전히 연기자의 몫이다. 잘못하면 단순히 드라마의 소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연기자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악역으로 스타가 되느냐, 단순히 악랄한 역할을 맡았다는 필모그래피 한줄이 더해지느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최초로 악역을 맡은 박세영은 아직까지 연민정에 비하면 그 주목도가 낮다.

 

 

그래서 연민정 하나만으로도 모든 드라마의 갈등구조가 형성 가능했던 <왔다! 장보리>와는 달리, <금사월>은 다른 악역들을 배치해 놓았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강만후(손창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기도 서슴지 않고 신득예(전인화)와 결혼해 그의 인생마저 뒤흔들어 놓은 장본인인 것이다. 드디어 그는 악녀 오혜상과 손을 잡고 주인공 죽이기에 나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인물은 따로 있다. 그는 바로 금사월(백진희 분)의 친아버지인 오민호(박상원). 그는 오혜상의 계략으로 오혜상을 친딸로 알고 살아간다. 그덕택에 진짜 친딸인 금사월을 대놓고 차별하는 인물이다. 사실 이 인물이 실질적인 악역보다 더 악랄해 보이는 까닭은 그가 강만후와는 반대되는 캐릭터로 좋은 인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만후는 한눈에도 악인이지만 이 인물은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으로 포장하며 사실은 누구보다 천박한 감정을 드러내는 위선을 떨고 있다.

 

 

 

200년된 소나무가 없어진 것에 대해 다짜고짜 금사월을 의심하다가도 금사월이 소나무를 찾아오자 어깨를 감싸안으며 칭찬하는 장면은 이 인물의 이중성을 소름끼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아무리 계략에 빠졌다고는 하나, 소나무 사건이 금사월의 자작극이라고 믿어버리는 모습은 순진하다 못해 멍청해 보이기까지 한다. 자신이 친딸이라고 믿고 있는 오혜상의 잘못에는 관대하고 이해심이 넘치지만, 20년간 착한 딸의 역할을 다 해온 금사월에게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중성은 이 인물에게 동정의 여지마저 앗아간다.

 

 

 

복수를 다짐한 금사월의 친엄마 신득예(전인화 분) 역시 인품으로 따지면 결코 악인 못지 않은 인물이다. 금사월이 자신의 친딸임을 알지 못했을 때는 그를 살아남았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하며 증오의 눈빛을 숨기지 않더니 친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강만후처럼 자신이 가진 것 이외에 나머지는 어떻게 돼도 좋겠다는 이기적인 태도에 다름 아니다.

 

 

 

문제는 그 캐릭터들에게 덧씌워진 비호감적 요소들이 그들 캐릭터가 의도대로 표현되고 있지 못함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캐릭터 소개에 오민호는 가정에서도 바깥에서도 따듯한 인품을 지닌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는 설명이 되어있고, 신득예는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온화하고 반듯한 성격의 소유자였다는 설명이 되어있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그 캐릭터 소개가 주는 느낌을 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오민호의 인품은 위선으로, 신득예의 따듯한 본성은 자기만 아는 이기심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득력있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그들이 사실은 좋은 사람들이라는 흔적을 남기며 그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춰 행동마저 바꾸는 기회주의자로 표현될 뿐이다. 다행히 이야기 전개 구조가 흥미로운탓에 시선은 고정되지만, 주인공 금사월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의 몰아침은 드라마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심각한 결함을 야기한다. 그런 결함에도 불구하고 재밌으면 된다는 시청률 지상주의는 가슴 한 편에 아쉬움을 새기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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