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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0 MC몽, 이제는 '시신기증'까지 내기를 하나? (40)



MC몽이 '시신기증' 을 한다고 한다.


단, 조건이 붙었다.


[닥터 몽, 의대가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의대 수료증을 따지 못하면 시신기증을 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섬뜩해졌다. 이제는 하다하다 시신기증까지 '복불복 게임' 처럼 내기를 한단 말인가.




물론 취지는 좋다. '시신기증' 을 한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신 뒤에 일반인들의 시신기증도 많이 늘었고,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예인도 동참을 한다니 기특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신기증의 과정이다. 왜 하필 시신기증에 '조건' 이 붙는단 말인가. 그것도 애들 장난과도 같은 내기처럼.


[닥터 몽 의대가다] 는 [서인영의 카이스트] 이 후, 다시 한 번 추진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MC 몽이 가톨릭 의대에 들어가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서 MC 몽은 의대 수료증을 따지 못한다면 "시신을 기증하겠다." 는 약속을 했다. 제작진도 평소에 시신기증에 뜻이 있었다는 그의 의견을 존중하셨단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시신기증' 과 '의대 수료증' 을 두고 내기를 거는 제작진과 MC몽의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시신기증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이 죽음 그 이후를 생각하는 매우 숭고한 결심이다. 이 숭고한 결심이 하나의 내기거리로 전락하고 그것이 웃음거리마냥, 혹은 협박거리 마냥 사용되는 현실은 슬프기 짝이 없다. 아니 슬프다 못해 소름이 끼친다.


MC몽이 시신기증에 뜻이 있었다면 의대 수료증과 상관 없이 시신기증 행렬에 동참하면 그 뿐이다. 대체 의대 수료증과 시신기증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길래 이 별개의 두가지 사실을 묶어 '내기' 를 하는가. 그렇다면 만약 MC몽이 의대 수료증을 획득한다면 시신기증은 없는 일이 되는 것일까. 시신기증에 뜻이 있다던 MC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닥터 몽, 의대가다] 제작진과 MC몽은 시신기증 내기를 통해 프로그램의 이름을 알리고 논란을 증폭시키는 아주 더럽고 치졸한 '노이즈 마케팅' 을 쓰고 있다. 그래도 이 세계에도 상도덕이라는 것이 있고,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사람의 몸을 사용해 내기를 하고, 순수하고 숭고한 마음으로 이어지는 시신기증을 복불복처럼 바라보는 더러운 상업주의는 현재 연예계가 처해있는 가장 추악하고 징그러운 모습이다.


[닥터 몽, 의대가다] 제작진은 마치 '시신기증' 을 하나의 벌칙처럼 바라 보고 있는 모양인데 제발 그 천박한 시선부터 거둬 줬으면 좋겠다. 시신기증은 일종의 기부다. 프로그램 홍보용으로 시신기증이라는 네 글자를 함부로 지껄이고, 복불복 게임이나 내기거리로 시신기증을 운운하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뭐라고 변명하든 시신기증은 목적이 되어야지 수단이 될 수 없다. 특히 상업주의에 찌든 연예계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의대수료증을 따면 시신기증을 하지 않아도 좋고, 의대수료증을 따지 못하면 시신기증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징그럽게 섬뜩하다. 그렇다면 시신기증보다 의대 수료증이 훨씬 값어치 있다는 소리인가? 의대 수료증이라는 '절대반지' 를 얻지 못하면 시신기증이라는 '자기희생' 까지도 감수하라는 논리인가? 세상에 이만큼 섬뜩한 프로그램이 다 있을까.


[닥터 몽, 의대가다] 가 어떤식으로 만들어질 프로그램인지는 몰라도 벌써부터 사람의 생명과 목숨을 '마주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이 프로그램은 글러 먹었다. 시신기증이 벌칙처럼 여겨지고 복불복 게임이자 협박처럼 사용되는 프로그램, 의대수료증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그것을 따내지 못하면 몸이라도 바치라는 섬뜩한 시장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대체 무엇을 건질 수 있을까.


숭고하고 값어치 있는 일은 '조건' 없이 행할 때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그 가치는 어떠한 논리도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깨끗할 때 가장 빛난다. 좋은 일을 할 때 쓸데 없는 논리와 이야기가 끼어든다면 그것은 이미 그 가치와 빛을 잃어버린 '쓰레기' 일 뿐이다. 지금 [닥터 몽, 의대가자] 제작진과 MC몽이 장난처럼 까불어대는 '시신기증' 이야기처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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