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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09 오히려 반가운 <무한도전> 밀라노행 연기, 무모한 도전에도 선이 있다

 

<무한도전>이 멤버들의 밀라노 모델 데뷔 프로젝트를 연기했다. 제작진은 “안간다는 뜻은 아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연기한다.”고 말하며 당분간 밀라노로 갈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그라나 신기하게도 대중들의 반응은 아쉽다기 보다는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이다.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무한도전>의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으로는 상당히 의외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밀라노행은 왜 무리수를 두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무한도전>은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시절부터 출연진들에게 버거운 짐을 지우고 그 짐을 감당하는 과정을 그렸다. <무한도전>에 이르러 그들이 ‘댄스 스포츠’, ‘에어로빅’, ‘조정’, ‘봅슬레이’ 등에 도전한 것도 그들의 이른바 무리한 도전에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무리한 도전은 대중에게 감동을 안겼다. 에어로빅 정도를 제외하고는 작은 성과도 내지 못했지만 비록 순위권에 들지 못하고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 그리고 눈물은 대중의 마음을 같이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가 아닌, 과정에 그들의 노력과 수고로움이 녹아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라노행 프로젝트’는 다르다. 모델이란 무엇인가. 키와 신체 비율, 그리고 옷을 소화하는 능력이 절대적인 직업이다. 아무리 모델이 꿈이라 해도 키가 크지 않다면 그 꿈을 접어야 될 가능성이 높다. 모델은 신체적 조건이 그만큼 절대적이란 얘기다. 밀라노 행을 결정하면서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몸은 무려 모델들과 비교를 당했다. 실제 한국 유명 모델들이 등장해 그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러나 그 조언은 사실상 소용이 없는 조언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키가 커지거나 성형수술이라도 받지 않는 한 얼굴이 작아질 일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자처했던 그들이 세계적인 모델들만 설 수 있다는 밀라노 행을 결정하고 그들 스스로를 ‘모델처럼’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아이러니였다. 물론 혹독한 다이어트로 몸을 만든 노홍철이나 정준하의 노력은 높이 살만 하지만 그 노력은 단순한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닌, ‘밀라노 패션 무대’라는 결과가 없이는 성립하기 힘들다. 아무리 못해도 응원을 보낼 수 있었던 여타 스포츠나 프로젝트 도전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더군다나 정준하는 살을 빼면서 ‘식신’ 캐릭터를 잃어버렸다. 급 노화된 것처럼 보이는 얼굴도 역시 대중에게는 익숙치않은 모습이다. 날씬한 몸매가 건강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서서히 빠진 몸무게가 아닌 급격한 다이어트는 캐릭터를 어색하게 만드는 결과마저 초래했다. 이래서야 밀라노행이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들의 밀라노 행을 말리고 싶은 이유는 또 있다. 밀라노의 패션쇼 무대는 모델들이 꿈꾸는 꿈의 무대다. 전 세계적인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된 수많은 모델들이 그 무대에 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타고난 신체 비율과 키를 가지고도 그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모델들도 허다하다. 그런 무대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어느 누구라도 <무한도전>의 후광을 입지 않고 그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그런 일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온전한 노력이나 재능 때문이 아니라 <무한도전>이라는 걸출한 프로그램의 지원을 아낌없이 받아 서는 밀라노 무대가 과연 대중들의 눈에도 대단하고 멋있어 보일지는 미지수다.

 

 

모든 사람들이 모델처럼 키가 크고 비율이 좋을 필요는 없다. 각자에겐 각자에게 맞는 재능이 있다. 반대로 모델들이 유재석이나 박명수만큼 예능에서 웃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타고난 신체 조건이 절대적인 영역에서 <무한도전>이라는 메리트가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도전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무모하지만 열정적인 도전’이 아닌 ‘꼼수를 부리는 도전’처럼 느껴진다. <무한도전>을 아무리 좋아하는 팬이라 해도 그런 장면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이미 예전 <무한도전>에서 한국의 대표 디자이너인 이상봉의 패션쇼에 선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하나의 이벤트 성으로 오른 무대라면 한 번쯤은 이해해 볼만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다른 모델들과 대등한 조건으로 겨루겠다는 야심은 욕심에 불과하다.

 

 

굳이 밀라노행이 아니라도 <무한도전>은 그대로도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을 대중들이 사랑한 이유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재치 때문이었다. 그 속에 있는 출연진들이 대중에게 호감으로 받아들여진 것 또한 그들이 잘생기고 키가 커서가 아닌, 친근하고 망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대한민국 평균이하’를 강조해 놓고 이제와서 잘생기고 멋있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부디 그들의 개성을 말살하는 프로젝트 보다는 이제까지처럼 더 참신하고 즐거운 아이디어로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무한도전>으로 남기를 바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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