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이 MBC 사장에서 해임된 지 벌써 3주가 지났지만 MBC는 여전히 김재철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가 남긴 어두운 그림자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가 가장 사랑했던 방송 MBC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망가진 신뢰, 무너진 공정성

 

 

김재철 시대에 MBC가 입은 가장 큰 상처는 지난 50여 년간 켭켭이 쌓아올린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시사인의 보도에 따르면 김재철 취임 이 후, MBC의 신뢰도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201018.0%를 기록했던 신뢰도가 2년 만에 6.1%로 떨어지며 퇴행을 거듭했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다. 일반 대중조차 MBC의 역주행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후 플러스><W> 등의 시사 프로그램 폐지,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보복인사, MBC 노조와의 격렬한 대립, 해고·파면 등의 무자비한 언론인 탄압 등이 계속 되면서 MBC는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잃고 휘청거렸다. 대선 기간에는 노골적인 정치색을 드러내며 특정당을 지지하는 행태를 보였고, 이 때문에 <뉴스 데스크>의 시청률이 반토막 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수습불가의 상황이 계속된 셈이다.

 

 

불행한 사실은 김재철 해임 이 후에도 이런 경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MBC는 정치권의 거짓말을 풍자의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컬투의 베란다쇼>의 방송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을 빚었다. 김현종 교약제작국장이 담당 PD정치 편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미 아이템 선정까지 마친 방송을 편성에서 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방송 역사 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행적 행태다.

 

 

<컬투의 베란다쇼>거짓말편은 이상득, 정두언 전 의원을 비롯해 김병관, 심재철 등 최근 대중적 관심을 받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와 거짓 해명을 아이템으로 다룬 에피소드로 알려졌다. 김 국장은 여권 인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는 이 아이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했으며, 담당 PD가 언론의 중립을 어겼다는 이유를 들어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국장이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져버렸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게 됐다.

 

 

최근 문제가 된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MBC 사측은 김재철의 사장 사퇴를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낸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담당 PD의 일방적 교체를 결정해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PD는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어 라디오 편성기획부 발령이 결정됐다. 김재철은 나갔지만 안광한 부사장을 위시한 김재철 체제는 여전히 공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아직 MBC는 짙고 깊게 드리운 김재철의 그림자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가 남긴 폐해

 

 

김재철은 사장 재임 기간 동안 무너진 신뢰와 공정성을 만회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청률이라도 1등을 해서 MBC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MBC 내부에 시청률 지상주의가 만연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부터다. 그러나 대책 없는 폐지, 졸속 편성, 자극적인 프로그램의 남발은 시청률 상승은커녕 드라마 왕국 MBC’ ‘예능천국 MBC’의 명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특히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시작으로 <놀러와><최강연승 퀴즈쇼Q><배우들>이 마지막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쫓겨나 듯 폐지된 것은 제작진과 T청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시청률이 절대적인 판단 근거로 자리 잡으면서 프로그램에 내재 되어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은 완전히 무시된 것이다. ‘없애고 보자식의 졸속 행정은 결국 채널 경쟁력 약화로 직결됐고, 내부의 제작의욕을 위축시키는 부작용만을 낳았다.

 

 

기존의 편성표를 완전히 뒤집는 변칙 전략도 서슴지 않았다. 시청률 회복을 이유로 <뉴스 데스크>8시대로 옮겨가면서 여러 프로그램의 시간대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동했고, 그 결과 일일극은 물론이거니와 뉴스 시청률까지 떨어지는 등 큰 혼란이 야기됐다. KBS 9시 뉴스를 견제하기 위해 방송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신설한 일일사극 <구암 허준>은 기대와 달리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며 MBC의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반칙과 편법이 난무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셈이다.

 

 

막장 드라마도 전에 없이 횡행했다. ‘시청률만 잘 나오면 만사 OK’ 식의 제작 풍토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랑했나봐><오자룡이 간다><백년의 유산> 등 시청자들의 말초 신경을 건드는 드라마들이 대거 만들어졌다. 불륜, 복수, 배신 등의 자극적 소재는 물론이거니와 인간미를 발견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등장인물들이 TV 안방극장을 장악한 것이다. 한 때 창조적이고 실험적 소재로 한국 드라마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MBC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렇듯 김재철이 절대반지로 내세운 시청률 지상주의는 시청률을 올리기는커녕 건전한 방송문화와 활기찬 제작 분위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만을 가져왔으며, 질 낮은 소재와 저속한 표현만이 가득한 작품을 수도 없이 양산했다. 절차와 과정은 상관없이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강조하는 김재철 식 경영이 낳은 폐해였다.

 

 

이제는 김재철 체제를 극복해야 할 때

 

 

MBC가 시청자들의 신뢰를 복원하고 예전의 1등 방송사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뿌리 깊게 남아있는 김재철 체제를 철저히 극복해야만 한다. ‘김재철 시즌2’가 계속되는 한 MBC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언론으로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고 품격 있는 방송사의 자세를 견지하며, 방송 문화를 선도하는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지금의 MBC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과연 MBC는 김재철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고 새 시대에 걸맞는 방송사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두려는 정치 권력의 야욕이 계속 되는 한 제 2의 김재철, 3의 김재철은 계속 등장할 것이란 사실이다. 올바른 방송문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 국민이 하나로 힘을 합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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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자의 자격)31일 종영을 앞두고 마지막 미션에 들어섰다.

 

 

 방송가에 저씨테이너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지난 4년간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남자의 자격>은 최근 시청률 저조와 소재 고갈이라는 이중고를 이기지 못하고 폐지가 결정 돼 아쉬움을 자아냈다.

 

 

 

여유와 품격이 돋보인 <남자의 자격>의 퇴장

 

 

우리나라 방송 현실 상 예능 프로그램이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 최고 시청률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드라마와 달리, 예능 프로그램은 전성기를 지나 프로그램이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에 접어들고 나서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종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4년간 숱한 화제를 모았던 <남자의 자격>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 때 30%대 시청률을 넘나들며 국민 예능이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이는 모두 과거의 유물로 남아 버렸다. 최근 <남자의 자격>은 경쟁작들의 선전에 치여 동시간대 꼴찌로 추락하고, 소재 고갈에 허덕이며 생명이 다했다는 평가를 지적을 받았다. KBS가 과감하게 <남자의 자격> 폐지를 결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떠날 때 박수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 비록 쓸쓸한 퇴장이지만 <남자의 자격>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했다. 멤버들은 담담한 얼굴로 서로에게 농담을 던지며 안부를 염려했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김치대신 폐지유종의 미까지 외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주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제작진이 제시한 마지막 미션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그 동안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었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되새기고, 못다 전한 고마움을 표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과 웃음을 전달해줬다. <남자의 자격> 최고의 미션이라고 불리는 1기 합창단의 박칼린을 비롯해 가애란 아나운서, 한준희 해설위원 등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기에 그동안 <남자의 자격>을 애청한 이들에겐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동안의 미션들을 하나 둘씩 되짚어 보고, 웃음과 눈물이 함께 했던 여러 기억들을 자연스레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남자의 자격>은 끝까지 담백하고 따뜻했던 프로그램으로 대중의 기억 속에 남을 수 있게 됐다. 갑작스레 폐지가 결정 됐지만 지난 4년간 프로그램을 시청해 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으면서, 여유롭고 품격 있게 안녕을 고한 것이다. 진정 <남자의 자격>다운 마무리 작업이다.

 

 

 

 

 

MBC 예능국이 배워야 할 <남자의 자격>의 마무리

 

 

추억과 감동이 공존하는 <남자의 자격>의 품격 있는 퇴장을 보노라니, 무자비 하게 폐지된 MBC 예능 프로그램들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최근 몇 달 사이 MBC는 시청률 저조와 수익 악화를 이유로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시작으로 <놀러와><배우들><위대한 탄생> 등을 차례로 폐지하며 성역 없는 개편작업을 실시했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들이 모두 허둥지둥 쫓겨나듯 마지막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그 흔한 작별 인사조차 남기지 못했고, 마치 죄인처럼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갑작스러운 편성과 폐지가 반복되면서 시청자들 역시 큰 허탈감과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경영진의 일방적인 폐지 통보가 낳은 폐해였다.

 

 

특히 9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놀러와>의 마지막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이 프로그램은 짧은 자막 한 줄로 종영인사를 대신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졌다. MBC는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MC인 유재석과 김원희는 물론이거니와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 안타까움을 표할만큼 초라한 결말이었다. 이러한 행태는 후속작 <배우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되풀이 됐다.

 

 

물론 시청률이 저조하고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폐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사람들과 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내일을 기약하며 서로의 아쉬움을 토닥일 수 있는 시간만큼은 허락해 줘야 한다. 결국 방송도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남자의 자격>의 격조 높은 마무리는 MBC 예능이 처한 인정사정없는 현실에 크나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남자의 자격>은 예능 프로그램이 어떻게 대중에게 작별을 고해야 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준 동시에, 마지막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박수칠 때는 못 떠났지만, 떠날 때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일이다. 모름지기 마지막이란 것은 이렇게 끝내야 하는 것이다.

 

 

MBC<남자의 자격>이 퇴장하는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길 바란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마지막이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방송을 만들고 끝내는 것이 방송사의 품위를 지켜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남자의 자격>의 마무리를 보고나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거야 말로 심각한 문제다.

 

 

이제 일언반구 언질도 없이 폐지와 신설을 반복하는 무자비한 행태는 이쯤에서 멈췄으면 좋겠다. 시작할 때는 떠들썩하게 호들갑을 떨다가, 시청률이 안 나오면 쓰레기 치우듯 편성표에서 지워버리는 일을 반복해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방송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단순한 시청률 수치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과를 중시하는 만큼 인간미를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을 마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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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에 때 아닌 칼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각 방송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주중, 주말 예능에 대한 대대적 수술에 들어간 모양새다.

 

 

물론 정리 대상 1순위는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런데 왠지 뒷맛이 씁쓸하다.

 

 

인정사정 보지 않는 방송사의 개편 시도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미덕사라진 예능계

 

 

신생 예능 프로그램이 확고히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많게는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국민 프로그램이 된 <무한도전>, 1인 토크쇼의 새 장을 열었던 <무릎팍 도사>, 집단 토크쇼의 최전선에 서 있는 <라디오 스타>, 일반인의 고민을 대상으로 월화 최강자로 올라선 <안녕하세요>도 모두 오랜 시간 숙성되고 진화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방송사의 행보에는 이러한 기다림의 미덕을 발견하기가 힘들어졌다. 짧게는 4, 길게는 8주 만에 신생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강호동이 야심차게 론칭한 KBS <달빛 프린스>는 방송 8주 만에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매주 변화를 시도하며 시청자들과 거리감을 좁히고 있었지만 개편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 MC 강호동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MBC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심혜진, 황신혜 등 여배우들의 집단 MC 체제로 관심을 받았지만 경쟁작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하자 바로 폐지대상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연하는 배우들조차 미처 알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인 폐지 결정이었다. 정준하를 투입하고 포맷을 변경하는 등의 극약처방도 소용이 없었다.

 

 

오랜 시간 공고한 마니아층을 쌓아 오며 저력을 인정받은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시청률이 저조하다 싶으면 윗선에서부터 폐지’ ‘멤버 교체등 극단적인 단어들이 튀어나온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않으면 유재석이든, 강호동이든, 이경규든간에 말 그대로 파리목숨이다.

 

 

작년 아쉬움 속에 끝난 MBC <놀러와>는 그 대표적인 예다. 유재석-김원희 콤비가 장장 8년여간 진행해 온 프로그램이었지만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폐지가 결정됐다. 한창 나름의 시도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터라 아쉬움이 컸다. KBS <남자의 자격>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여러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남자의 자격>은 여전히 회생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너무 섣부른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런 폐지 결정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제작진이나, 출연진에게 너무나 일방적으로 통보된다는 사실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처럼 미처 준비 할 새도 없이 프로그램과 이별하는 일이 너무 잦다. <놀러와>처럼 종영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자리를 뜨는 프로그램도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큰 허탈감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방송은 시청자가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시청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청률이 3%, 4%든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있었다면 최소한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주고 정중한 인사를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그램을 떠나 보내는 시청자도, 프로그램을 떠나는 제작진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

 

 

 

대책 없는 개편, 문제 없나?

 

 

걱정스러운 것은 이러한 묻지마 개편이 별다른 대책이나 후속조처 없이 막무가내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놀러와>를 폐지시킨 MBC는 한 주 만에 <배우들>을 급조 편성해 방송했고, <배우들>이 부진하자 이번에는 <나는 당신의 대리천사>를 후속 프로그램으로 집어넣었다. 장기적인 안목이나 치밀한 기획은 사라진지 오래다. 시청률이 저조하면 폐지하고, 가능성이 있으면 끌고 가는 주먹구구식 편성만 남았다.

 

 

KBS 역시 마찬가지다. 4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인기를 끈 <남자의 자격>을 폐지하면서 설날 특집쇼로 한 번 방송됐던 <맘마미아>를 후속작으로 선택했다. <붕어빵><아빠 어디가> 등의 가족 예능이 인기를 끌자 이에 편승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묻어가기 행보. 4년 전 <남자의 자격>이 보여준 아저씨들의 리얼 도전기같은 혁신과 도전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시청률과 수익 창출에만 급급한 방송사의 이러한 행보에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건 역시 시청자들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만한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되기 힘들어졌을 뿐 아니라, 방송사 입맛대로 폐지와 신설을 반복하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런 식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예능계는 지금보다 더 깊은 침체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해도 모자랄 마당에 남은 시청자들마저 쫓아내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들은 예능이 드라마를 능가하는 전성기를 구가했던 2007년부터 2010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예능계는 <무한도전><12><남자의 자격><패밀리가 떴다><무릎팍 도사><놀러와><라디오 스타><강심장><스타킹>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한데 어우러져 나름의 개성과 색깔을 충분히 드러낸 시기였다. 다른 프로그램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을 규합해 낸 것이다. 여기에는 방송사의 뚝심 있는 기다림과 전폭적인 지원이 큰 몫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2의 무한도전, ‘2의 무릎팍 도사도 나오기 힘들다. 도전의식과 모험정신은 거세되고 수익만 좇는 얄팍한 상술이 미덕으로 강요받는 시대에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질리 만무하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기다리지 못하겠다면 진보와 혁신의 정신만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기다림의 미덕도, 변화의 의지도 없는 예능계의 미래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그저 잿빛일 뿐이다.

 

 

현재 예능계는 중차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강 구도가 무너지고,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저물고 있으며, 기존의 장수 예능이 침체기를 겪는 등 여러 문제점이 동시 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방송사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임하고, 제작진은 최선을 다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묻지마 폐지와 대책 없는 후속 편성을 이제는 그만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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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논란이 되는 일들이 많다.

 

 먼저 배우 이태곤이 런닝맨에 출연해 유재석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논란이 되어 곤욕을 치렀다. 장난이었지만 유재석을 때리는 모습이 방영되며 유재석 팬들 사이에서 "예의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일부 터져나온 것이다.

 

 그리고 무한걸스의 공중파 진출 역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결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을 모태로 삼고 그대로 따라한 무한걸스가 공중파로 진출 한 것은 일종의 얍삽하고 비열한 술수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리고 무한걸스의 멤버들은 무한도전의 메인 MC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놀러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든 일련의 사건에는 유재석이 관련되어 있었다. 유재석은 이 모든 상황속에서도 브라운관에선 웃고 있었지만 과연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러닝맨 논란 키운 유재석의 성품

런닝맨 논란은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다. 사실 이태곤의 태도가 예능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보기는 힘들다. 예능에서 그정도 장난은 허용 범위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유재석에게 그렇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유재석이 받아줄 수 있는 성격이기 대문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게스트를 위해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는 스타일이고 유재석이 먼저 편한 분위기를 조성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마치 그런 유재석의 '예의 바름'을 '만만함'으로 오해한 것 같은 이태곤의 행동 때문에 유재석의 일부 팬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힘을 강조하는 강호동이나 정색을 무기로 사용하는 박명수같은 예능인에게는 그런 태도를 보이기는 힘든 것이 사실.

 

 그러나 그건 유재석을 너무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된 일종의 해프닝쯤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는 예능일 뿐이었고 크게 논란될 거리는 사실 아니었다. 논란이 논란을 부추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대중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바로 [무한걸스]의 공중파 진출건이다. 애초에 무한걸스는 무한도전을 그대로 따라한 컨셉으로 출발했으며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이를 굳이 숨기지도 않았다. 그런 무한걸스가 지금 상황에서 공중파 진출을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진 것이다.

 

 

무한걸스 공중파 진출과 놀러와 출연 논란에서 드러난 유재석의 성품

 송은이는 심지어 유재석의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송은이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비난 여론 알고있다"면서도 절친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한 프로그램의 공중파 진출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 것 같은 분위기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다. 송은이는 물론 잘못이 없지만 맥락상 송은이의 이미지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놀러와에 무한걸스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유재석에게 일종의 폭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한도전은 유재석이 7년 가까이 애정을 가지고 지켜낸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역시 지금 상황이 마냥 반갑고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과정속에서 편법을 쓴 무한걸스를 지켜보는 일이 그라고 마냥 편했을까. 이는 너무 배려없는 섭외였다.

 

 무한걸스의 놀러와 출연은 사실 MBC의 꼼수처럼 느껴진다. 무한도전 논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한걸스를 공중파에 진출시킨 비난여론을 유재석이 메인 MC자리에 있는 놀러와에 출연시키면서 논란을 비껴가려 한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논란을 부추겼다. "너무 뻔뻔한 것 아니냐"는 대중의 반응에 직면하고야 만 것이다. MBC는 이를 통해 유재석이 무한걸스에 대해 아무 감정 없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겠지만 오히려 역효과와 부작용만을 낳았다.

 

 

모든 걸 이해한 유재석 대단하고 안타까워

 유재석은 이 모든 것을 방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해하고 전혀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대인배 다운 면모다. 유재석 정도의 위치면 "이 방송 아이템 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도  있겠지만 그는 모든 것을 포용하며 껴안았다. 아무리 합리적인 사람이라도 인간은 감정적인 동물이고 그도 감정이 상할 수 있다. 그 감정을 무시한 채, 단순히 방송사의 이해관계에 맞춰진 섭외는 불편한 감정을 들게 했다.

 

 무한도전에 시청자들이 쏟는 애정은 여타 프로그램에 비할바가 아니다. 이미 무한도전 캐릭터들은 사랑받는 수준을 넘어서 옆에 있는 친구처럼 다가오고 있다. 사실 무한도전이 방영되지 못하고 다른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을 베꼈다는 것은 일종의 친구에 대한 배신처럼 느껴진다. 이런 논란이 심화된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와중에서 유재석은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모든 것을 감내하고 있다. 사실 마음이 완전히 편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유재석은 겉으로 그걸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간의 성품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유재석은 사실 이 문제가 무한걸스 멤버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로 인해 유재석과 친한 다른 예능인들이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의 인간성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 아닐 수 없지만 그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인지상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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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의 기세가 매섭다.


한 때 한 자릿수로 떨어진 시청률은 10% 중반으로 회복했고, 특유의 기획 토크의 장점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재밌는 것은 [놀러와]의 부활 시기가 은지원의 복귀와 묘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사실 작년 연말부터 [놀러와]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시청률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고, 토크쇼의 컨셉은 식상해졌으며, 단단한 시청자층이 눈에 띄게 와해됐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동엽-이영자 콤비를 앞세운 [안녕하세요]가 매회 화제를 모으며 이슈를 선점했고, 이경규의 [힐링캠프] 역시 박근혜-문재인을 내세운 '정치인 특집'으로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경쟁작들의 선전에 6년차 토크쇼 [놀러와]의 위상은 한 없이 무너져 내렸다.


허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사태를 타개할만한 마땅한 '해법'이 없었단 사실이다. 당시 [놀러와]는 담당 PD가 연속으로 3번에 걸쳐 바뀌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고, 조규찬 등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 패널이 출연해 분위기를 망치는 등 위상에 걸맞지 않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게다가 '해결의 책' 같은, 보기에도 쓸데 없는 이상한 코너를 마련해 심도 깊은 토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말장난만 하다 끝나는 최악의 한 수를 두기도 했다.


[놀러와]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MBC 내부에선 한 때 [놀러와] 위기설이 강력히 떠돌았고, 계속 이런 상태로 머무르다간 폐지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강경한 발언도 등장했었다. 그도 그럴것이 [안녕하세요]에 뒷덜미를 잡히며 동시간대 2위를 기록했던 [놀러와]가 심지어 만년 꼴등이었다고 생각한 [힐링캠프]에게까지 역전을 허용하며 동시간대 꼴찌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국민 MC' 유재석을 데리고 이런 성적을 내는 건 방송사 입장에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놀러와]의 슬럼프가 예상 외로 장기화되면서 제작진은 '극약처방'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세트를 모두 뜯어고치고, 코너를 재편하는 한편 조규찬을 조기에 경질하고 '역전의 용사' 은지원을 고정 패널로 섭외한 것이다. 과거 은지원은 [놀러와]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프로그램의 일대 부흥기를 함께 한 경험이 있다. 조규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은지원처럼 이미 검증 된 고정 패널의 출연이 필요하다 판단한 셈이다.


재밌는 것은 은지원의 투입 시기와 맞물려 [놀러와]의 시청률 역시 다시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인 특집을 시작으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되찾은 [놀러와]는 4주 연속 월요일 밤 11시대를 장악하며 명실공히 '6년차 예능' 으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떨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분명 고정 패널로 합류한 은지원의 역할이 만만찮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은지원의 [놀러와] 합류는 답답하고 우중충했던 기존 [놀러와]의 분위기를 완전히 일소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시종일관 분위기를 어둡고 진지하게 만들었던 조규찬과 아직은 예능이 서툰 올밴-양배추와 달리 적재적소에 기막힌 애드립을 날릴 줄 아는 은지원의 재능은 [놀러와] 부활의 큰 기폭제가 됐다. 그의 엉뚱한 말과 과장된 리액션은 유재석-김원희 콤비의 안정된 진행을 훨씬 돋보이게 만들 뿐 아니라,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병풍 역할에 머물러 있는 올밴-양배추와 달리 은지원은 적극적으로 토크에 끼어들고, 게스트와 대화를 주고 받음으로써 메인 MC들과 적절한 보조를 맞추는데도 성공했다. 기존에는 김나영 혼자 고정 패널 몫의 90%를 차지하며 고군분투 했다면, 은지원 합류 뒤에는 김나영과 원투 펀치로 적절한 곳에 토크를 찔러 넣음으로써 토크쇼가 훨씬 풍성해지고 들을 거리가 많아졌다. 고정패널이 제 역할을 하니 유재석-김원희 콤비도 훨씬 여유롭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 뿐 아니라 은지원 특유의 '은초딩 캐릭터' 역시 적기에 활용되고 있다. 차마 메인 MC가 물어볼 수 없는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보고, 생각지도 못한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고정패널은 오직 은지원 뿐이다. 이건 은지원이 그동안 고수해 온 '은초딩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대단히 자연스럽게 수용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은지원은 때때로 유재석-김원희의 보완재 역할을 수행한다.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감초 역할에 머물러 있는 김나영과는 확실히 다른 차이점이다.


사실 은지원의 [놀러와] 고정패널 섭외는 '확실치 않은' 승부수였다. 합류 논의 당시 은지원은 [1박 2일] 시즌 2 합류를 놓고 KBS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던 상태였고 본인 스스로도 거취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에 대해 상당한 고민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허나 결국 그는 [1박 2일]을 하차하고 [놀러와]에 재합류 하는 것으로 자신의 예능 프로그램 라인업을 정리했다. 국민 예능 [1박 2일] 대신 침몰 직전의 [놀러와]를 선택하는 이색 결정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 우선은 [1박 2일] 시즌 2에 합류했을 경우 시즌 1과의 차별점을 보여줄 수 없으리란 불안감이 자연스럽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혹시 시즌 2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예능인으로서 받아야 할 상처가 상당할 뿐 아니라, 아무리 잘해 봤자 본전치기 밖에 안 되는 모험을 강행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이 정도에서 쿨하게 프로그램을 떠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또한 '강호동'이 없는 [1박 2일] 보다는 '유재석'이 있는 [놀러와]가 그에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터다. 은지원이 [1박 2일] 원년 멤버로 프로그램에 합류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예능 멘토 강호동의 적극적인 추천과 지원 덕분이었다. 이는 거꾸로 말하자면 강호동이 은퇴한 마당에 은지원이 [1박 2일]에 계속 남을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이에 비해 [놀러와]는 유재석이란 걸출한 국민 MC가 버티고 있다. 은지원으로선 유재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다. 유재석은 강호동 만큼 은지원의 캐릭터와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살려주는 MC기 때문이다.


여기에 [놀러와]가 [1박 2일] 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프로그램이란 점도 은지원의 선택에 영향을 끼쳤다. [1박 2일]은 말 그대로 밤을 꼴딱 새워가며 촬영을 해야 하는, 천하장사 강호동도 지쳐 쓰러질만큼 체력적으로 많은 걸 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리얼 버라이어티답게 한 시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예능감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시즌 2는 심지어 예능 초보 김승우, 주원 등을 이끌고 가야 하는 책임까지 있다.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비해 [놀러와]는 다소 여유롭다. 게스트가 중심이 되고, 그 속에서 양념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 녹화시간도 [1박 2일]에 비해 훨씬 짧을 뿐 아니라 주어진 책임도 한정적이다. 유재석-김원희 콤비의 진행을 보완하고,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건 이미 '예능 달인'의 경지에 올라 있는 은지원으로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본업인 가수로서 성과를 내려면 부업인 예능에선 다소 여유를 찾을 필요가 있다. [놀러와]는 여기에 매우 적합한 조건이다. 이러한 필요충분 조건 속에 [놀러와]와 은지원은 서로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어찌되었든 [놀러와]에 있어 은지원의 합류는 부정할 수 없는 '신의 한수'였다. 은지원의 합류로 인해 고정 패널의 역할은 분명해졌고, 위계질서가 똑바로 섰다. 토크 분위기는 한층 밝게 환기 되었고, 메인 MC들의 운신의 폭 역시 넓어졌다. 이로 인해 토크는 예전보다 훨씬 풍성해지고, 웃음 포인트는 많아졌다. 은지원 한 사람이 끼친 긍정적인 효과가 [놀러와] 전체에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제작진으로선 조규찬 카드를 조기에 버리고 은지원 섭외에 공을 들인 보람이 있게 됐다. 


이제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은지원 합류와 함께 시작 된 이 상승세를 어떤 식으로 유지할 것인지는 다시 제작진의 몫으로 넘어갔다. 햇수로 7년, 명실공히 MBC를 대표하는 토크쇼로 자리매김한 [놀러와]가 어떤 혁신을 통해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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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세시봉 특집'으로 10% 중반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놀러와]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조규찬의 무리한 투입이다.


한 마다로 최악의 선택이라고 할 만큼 조규찬과 [놀러와]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2011년 [놀러와]는 여러 번 PD가 교체되면서 다소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세시봉 특집' '울엄마 특집' 등 [놀러와] 기획토크의 전형을 마련한 신정수 PD가 [나는 가수다]로 옮긴 이래 권석 PD가 잠시 연출을 맡았다가 [주병진 쇼]로 옮겨갔고, 지금은 김유곤PD가 연출을 맡고 있는 상태다. 1년 사이에 PD가 무려 세 명이나 거쳐가면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한 것이다.


특히 지금 [놀러와]를 연출하고 있는 김유곤 PD는 연출을 맡은 이래 지속적으로 '삽질'을 하며 안 그래도 불안한 [놀러와]의 위치를 더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가 새롭게 론칭한 반지하의 제왕은 기존의 골방 토크와 색깔이 겹칠 뿐 아니라 오히려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칙칙하게 만들었고, 야침차게 준비했던 '해결의 책'은 게스트의 심도 깊은 토크를 방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략한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패착은 바로 '조규찬'의 프로그램 투입이다. [놀러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투입됐던 조규찬은 최악의 자충수라고 할 만큼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규찬의 캐릭터 자체가 [놀러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성격의 것이라고 평하는 게 맞겠다.


물론 조규찬이 기존 예능에서 보지 못한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 건 확실하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상대방을 타이르는 듯한 논리정연함은 기존에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심지어 막말도 서슴지 않는 김나영-이하늘 등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조규찬의 이런 스타일은 매우 신선하고 새롭게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그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의 이야기다. 게스트로 출연해 MC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할 때에 조규찬의 캐릭터는 굉장한 매력을 뿜어낸다. 허나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의 역할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패널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고, 그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 줘야 하는 사람이다. 토크의 흐름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감지하면서 중간 중간에 유머 포인트를 심는다던가, 빈 공간을 메워주는 게 그들의 역할이다. 그렇게 때문에 김나영 같이 톡톡 튀는 분위기 메이커가 [놀러와]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조규찬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하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할 수 없는 캐릭터다. 그는 게스트들을 앞에 세워놓고 조곤조곤 '자기 이야기'를 한다. 문제는 그가 말을 하는 순간 토크의 흐름이 끊어지고, 분위기가 냉랭해진단 것이다. 베테랑 MC인 유재석과 김원희조차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을 정도로 조규찬은 토크의 흐름을 자기 것으로 끌어들인다. 이건 패널의 역할로 봤을 때, 대단한 자격 미달 사유다.
 

유재석-김원희 콤비와 김나영이 아무리 분위기를 띄우려고 해도 조규찬의 말 한마디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 때마다 유재석은 매번 수습에 나서고, 김나영은 유머 포인트를 심어 주려 고군분투한다. 서로 합이 딱딱 맞아 토크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도 모자랄 판에 기존 MC군은 조규찬의 토크를 방어하고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과정에서 게스트는 자연스럽게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다.


게다가 조규찬 특유의 그 '진중한' 성격 역시 [놀러와]에는 독 중의 독이다. 시청자들은 심신이 지친 월요일 밤에 마음껏 웃고 싶어 TV를 본다. 헌데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에 말투까지 나긋나긋한 조규찬은 시청자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뜬금없는 말과 행동들은 약간의 불편함까지 느끼게 만든다. 시청자들에게 조규찬은 만만하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닌 것이다. 하기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반합'을 이야기하고, '인생의 의미'를 설파하는 사람을 어떻게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놀러와]의 최근 토크 분위기는 한 마디로 '우중충'하다. 밝고 화사한 기운은 없고 어두운 분위기의 장소에서 별반 재미없는 이야기만을 주고 받는 느낌이다. 과거 스튜디오 녹화와 골방 토크가 번갈아가며 진행될 때에는 '골방'만의 아늑한 기분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골방과 반지하 토크로 지속 되다보니 어느새 아늑하고 따뜻한 기운은 사라지고 곰팡이내 나는 답답함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는 사람이 바로 조규찬이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놀러와]에게 필요한 것은 이성적이고 박식하며 논리 정연하게 말을 하는 패널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며 돌발상황을 만들어 낼 줄 아는 패널이다. 과거, 김종민, 노홍철, 은지원, 이하늘, 길 등 [놀러와]를 거쳐간 수많은 패널들이 왜 그렇게 '천방지축 캐릭터'를 고수했는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지금의 [놀러와]는 기획토크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용인술로 스스로 무덤을 파고 안으로 들어가는 패착을 저지르고 있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결같이 사랑 받아 온 [놀러와]가 이렇게까지 '재미없어'진 시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예능은 예능으로서 자기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웃기지 못하는 예능은 존재 이유도, 존재 가치도 없다.


강력한 경쟁작인 [안녕하세요]가 신동엽-이영자 투톱 콤비와 컬투의 활약에 힘입어 날로 재밌어가는 와중에 [놀러와]가 이런 식으로 안일한 대처를 한다면 분명 시청자들은 냉정히 채널을 돌리고 말 것이다. [놀러와]가 하루 빨리 패널 및 컨셉트 교체를 서두르고, 제대로된 사람들을 기용해 제대로 승부를 보길 바란다.


[무한도전][황금어장] 등을 연출했던 여윤혁 CP는 "유재석을 데리고 동시간대 1위를 하지 못한다면 멤버들을 싹 다 갈아 엎어서라도 분위기 쇄신을 꾀해야 한다" 고 말했다. 지금 [놀러와]의 상황이 딱 그 짝이다. [놀러와]가 조규찬이라는 애물단지에 집착하지 말고 A부터 Z까지 확실히 변신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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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 11시대 예능이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오랜시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던 [놀러와]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신동엽-이영자 콤비가 이끄는 [안녕하세요]가 신흥 강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놀러와]와 [안녕하세요]의 교차된 운명은 신동엽과 유재석의 '질긴 악연'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든다.


한 때는 가장 절친한 동료였고, 지금은 피말리는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엽과 유재석. 그들의 질긴 악연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사실 신동엽과 유재석이 처음부터 악연이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서울예전 동문으로써 남다른 친분 관계를 유지했던 그들은 방송가로 진출한 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예능계의 톱 MC로 올라섰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예능계는 신동엽을 필두로 유재석-강호동-이경규-김용만이 좌지우지 하는 구도로 재편됐는데 이 시기 신동엽-유재석-김용만 등은 서울예전에서의 인연을 바탕으로 더욱 공고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특히 유재석은 신동엽이 이끈 예능 MC의 '귀족화'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인물이 됐다. 신동엽이 최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신동엽은 방송사와 적절한 밀고 당기기를 통해 예능 MC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끌어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잘해봐야 200~300정도였던 예능 MC들의 몸값은 신동엽의 등장 이래 회당 1000만원까지 오르는 기현상을 보였고, 이는 국민 MC 유재석의 출연료에도 크나큰 영향력을 끼쳤다. 신동엽의 귀족화 전략이 유재석 이하 여러 톱 MC군단의 몸값에 상당한 공헌을 하게 된 셈이다.


서울예전 동문이라는 학연과 방송가 진출 이 후 끈끈하게 결탁된 동료 의식은 신동엽과 유재석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줬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출범한 것이 바로 신동엽의 야심찬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었던 DY 엔터테인먼트였다. 신동엽, 유재석, 김용만, 송은이 등 서울예전 동문들과 노홍철, 김성주, 강수정 등 당대 주목받는 예능인들이 모두 합류했던 DY 엔터테인먼트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 예능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만큼 충격적인 대 사건이었다.


허나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될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DY 엔터테인먼트 출범 이 후, 공고했던 신동엽과 유재석의 협력체계가 극심한 갈등과 균열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예능계의 신기원을 마련하겠다는 신동엽의 야심찬 포부와 상관없이 DY 엔터테인먼트의 운영은 끊임없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팬텀과의 합병, 디초콜릿으로의 상표 변경, 극심한 경영권 분쟁, 횡령 등으로 인한 자금난 등이 계속 터져나오며 혼란스런 양상이 지속된 것이다.


DY 엔터테인먼트가 혼란 양상에 빠져들면서 유재석은 가장 큰 피해자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출연료가 제 때 지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방송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방송 운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신동엽만 믿고 순진하게 DY 엔터테인먼트 합류를 결정했던 유재석으로선 청천벽력과도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이 시기에 유재석과 신동엽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일로로 치달았다고 전해진다.


극심한 자금난과 경영 분쟁 속에서 결국 유재석은 소속사와의 결별을 선택했다. 미지급 된 출연료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김용만-송은이 등과 함께 소속사에 계약해지 통보를 하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유재석이 소속사 문제로 예기치 않은 분쟁에 휘말린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신동엽으로선 유재석에게 백 번 사죄해도 모자랄 만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이렇듯 DY 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몇 년여간의 분쟁은 신동엽과 유재석의 관계를 매우 서먹서먹하게 만들어 버렸다. 신동엽이 방송 중 공개적으로 "유재석과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그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매우 깊어진 것이다. 한 언론사는 유재석과 신동엽의 사이가 소원해 진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워낙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계를 복원해 나갈 것" 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한 때는 둘도 없는 선후배 사이였던 그들은 소속사 문제를 두고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의도치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인연이 악연이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켭켭이 쌓인 오해가 한 번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악연이 이번 월요 예능 시장에서 또 다시 재현되고 있다. 재밌게도 이번엔 예능인 vs 예능인으로서 치열한 시청률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월요일 밤 11시 예능 최강자는 누가 뭐래도 [놀러와]였다. 유재석-김원희 콤비의 맛깔스런 입담과 세련된 연출로 안정감 있는 시청률을 기록한 [놀러와]는 작년 한 해 '세시봉 열풍'을 일으키며 당대 가장 주목받는 기획 토크쇼로서의 위용을 마음껏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6년여간 몇 번의 시간대 변경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놀러와]는 그 자체로 MBC 예능의 전설이자 상징이라 할만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놀러와]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바로 신동엽의 [안녕하세요]가 무서운 뒷심으로 [놀러와]를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놀러와]가 기획 섭외의 한계를 드러내며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고 있는 사이 [안녕하세요]는 신동엽-이영자 콤비를 필두로 전열을 재정비하며 시청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하락세의 [놀러와]와 상승세의 [안녕하세요]가 묘하게 교차되고 있는 모양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시청률 표에서 [안녕하세요]가 [놀러와]를 두 번 연속 따돌리며 월요일 11시 예능 동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유재석으로선 다소 자존심이 상할만한 상황이고, 신동엽으로선 부활의 기치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상황이다. 상대를 이겨야만 살아남는 치열한 예능계에서 신동엽과 유재석이 양보 없는 전쟁을 치루게 된 것이다. 소속사 문제에 이어 또 한번의 질긴 악연이 이어진 셈이다.


재밌는 것은 유재석의 독주체제에서 유재석-신동엽의 투 톱 체제로 바뀌면서 월요일 예능 시장도 동시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단 것이다. MBC 예능국은 [놀러와] 메인 PD와 작가 등을 교체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이고, KBS 예능국은 [안녕하세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한편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시청자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유재석과 신동엽의 정면 대결 양상이 오히려 월요 심야예능 시청률 파이를 확대시키는 긍정적 현상을 가져 온 셈이다.


서울예전 동문으로 시작해 소속사 설립, 경영권 분쟁, 출연료 소송, 소속 계약 해지 소송 등 정신없는 길을 걸어왔던 유재석과 신동엽은 이제 다시 예능인의 본분으로 돌아와 불꽃튀는 시청률 경쟁을 연출하고 있다. 다만 다행인 것은, 유재석과 신동엽이 과거와 달리 다른 분쟁에 시달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위치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에 충실하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경쟁이 예능계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재석과 신동엽의 이 '질긴 악연'이 과연 어떤 식,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놀러와]와 [안녕하세요]를 필두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그들의 운명이 어떤 결말을 맺게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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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의 연예계 복귀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지상파로 갈지, 종편으로 갈지 방향이 결정되진 않았으나 과거 당대 최고의 MC였던 그의 복귀는 연예계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주병진을 오랜시간 유지되어온 '유-강 체제'를 깰만한 유일한 인물이란 평가를 한다. 물론 그의 과거 인기를 사료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과연 주병진이 등장만으로도 지금의 판을 흔들 수 있는 존재일까. 현재 그는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주병진은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MC다. 80~90년대 [일밤]으로 대표되는 주병진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대한민국 예능 역사를 모두 뒤진다 해도 주병진만한 인기를 구가한 인물은 흔치 않다. 바보연기와 코미디 쇼가 난무하던 시절 주병진은 개그맨 MC로서 버라이어티 시대를 열어 제쳤고, 새로운 트렌드로 예능계를 뒤집어 놨다. 대세를 좇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스스로 영도한 MC란 이야기다.


특히 그는 [주병진 쇼]와 같은 1인 토크쇼에서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크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몇 마디 센스있는 말로 사람들을 뒤집어 지게 했던 주병진은 그 스스로의 회고처럼 앉았다 일어서면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아이디어 뱅크이자, 버라이어티 쇼-토크쇼에서 모두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 진정한 천재였다. 이 만한 천재는 예능계에 다시 태어나기 힘들다.


이러한 주병진의 위상을 사료해 볼 때, 주병진의 컴백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방송가는 이경규의 장기집권과 유재석-강호동 투 톱 체제가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오고 있다. 대중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예능황제' 주병진의 등장으로 이 식상한 구도가 깨지는 것이다. 


실제로 주병진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이경규는 주병진 옆에서 그가 흘린 개그를 주어먹던 보조 MC였고, 유재석-강호동은 있는 지 없는지도 모르는 풋내기들이었다. 주병진이 전성기적 기량을 발휘한다면 이경규는 물론이요 양강인 유-강에도 필적할만한 파괴력을 발휘할지도 모를 일이다.


허나 상황을 냉철하게 살펴봐야 될 필요가 있다. 지금은 2011년이다. 주병진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80~90년대가 아니란 이야기다. 주병진의 과거 위상은 말 그대로 옛것일 뿐, 그를 현재의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귀 자체가 마치 '성공'인 냥 떠드는 것은 옳지 못하고, 그의 존재가 당장 '유-강 체제'를 흔들만큼 파괴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순진무구하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주병진의 위치는 '유-강'의 반도 못 따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유재석과 강호동은 방송 3사 주중-주말 버라이어티를 4개씩 붙잡고 있다. 게다가 장르도 다양하다. 집단 토크쇼부터 1인 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쇼까지 각종 예능 장르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대중 친화력, 시청률, 장르에 이르기까지 흠 잡을 구석이 없다. 유-강이 괜히 유-강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은 지난 6년여간 예능 트렌드의 최첨단을 걸어왔다. 한 마디로 개척자 역할을 한 것이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라는 장르를 예능 프로그램의 큰 흐름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창조하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그의 천재성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찬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해피투게더][놀러와]로 대표되는 집단 토크쇼, [런닝맨]과 같은 게임쇼에서도 그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다. 현재 예능의 트렌드인 리얼 버라이어티, 집단 토크쇼, 게임쇼를 모두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강호동 역시 만만치 않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진행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프로그램은 언제나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1박 2일]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 진행에도 탁월할 뿐 아니라 [강심장][무릎팍 도사] 등의 토크쇼에도 상당한 내공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릎팍 도사]로 그는 '1인 토크쇼'의 새 시대를 열었다. [스타킹]과 같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으로도 4년 넘게 장수중이다.


그렇다면 따져보자. 주병진이 컴백했을 때, 유-강 만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주병진의 주특기는 '토크'다. [주병진 쇼][주병진 나이트라인] 등에서 증명했듯이 주병진에게 있어 그의 '입'은 최고의 무기다. 헌데 현재 각종 황금시간대 토크쇼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모두 장악하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이 쉽지 않고, 틈새를 공략한다 해도 유-강과 끊임없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유-강은 어린 아이돌부터 나이 든 중견배우들까 두루 포용할 수 있는 적절한 나이대다. 너무 어리지도, 너무 나이들지도 않은 그들의 연령대는 토크쇼에서 광범위한 리액션을 가능하게 할 뿐더러 게스트들과의 화합도 쉽게 이뤄지게 한다. 그런데 주병진은 다르다. 그의 나이 벌써 53세다. 예능계로 보면 최고참이고, 연예계를 통틀어서도 선배를 찾기 힘들다. 유-강처럼 아이돌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낄낄 대며 이야기 할 나이는 이미 지난 것이다. 생각해보라. 주병진과 아이돌, 이 얼마나 어색한 조합인가.


그렇다고 주병진이 대세를 좇아 리얼 버라이어티나 게임쇼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배워봅시다] 시절을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나 게임쇼는 수 많은 인물군상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든 채 부딪히는 형식이다. 대본이 크게 정해져 있지도 않을 뿐더러 돌발변수도 상당히 많다. '개그계의 신사' 주병진과는 태생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장르다. 주병진이 야심차게 도전한다해도 '유-강'만큼 노련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리란 보장도 없다.


물론 방법은 있다. 아예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트렌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굉장한 공력이 필요하다. 유-강 역시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1~2년간 엎어지고 깨지기를 반복한다. 당장 컴백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주병진으로선 부담스런 도전이다. 게다가 예능의 주 소비층인 10~20대에게 주병진은 '올드'한 연예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탄탄한 팬 베이스 없이 섣부르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건 도박이다. 주병진 이름값 하나만 믿고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을 편성해 줄 방송사도 드물다.


이렇듯 현재 유-강은 말 그대로 독보적인 존재다. 장르 불문, 남녀노소 불문 최고의 흥행 카드다. 14년 만에 돌아온 주병진이 감히 '깨부수기엔' 그들의 벽이 너무 두껍고 높다. 주중-주말 황금 시간대를 모두 장악한데다 하루에도 몇 번씩 트렌드가 바뀐다는 예능계의 최전선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유-강이다. 주병진이 14년 쉬는 동안, 유-강은 14년간 끊임없이 진화해 정상을 밟았다. 과거의 '예능황제' 명성만 믿고 주병진이 유-강을 깨뜨릴 조커라고 보는 건 순진한 착각이다. 그렇게 쉽게 깨질 유-강이었으면 그 자리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오히려 지금 주병진이 '벤치마킹' 하며 따라가야 할 것은 후배 이경규다. 어떤 사람은 펄쩍 뛸지도 모르겠다. 이경규가 주병진 보조 MC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떻게 주병진이 이경규를 배우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 엊그제가 벌써 14년이다. 현재 이경규와 주병진은 비교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경규야말로 주병진이 있을 때나, 주병진이 없을 때나 변함없이 예능계 바닥을 휘젓고 다닌 거인 중의 거인이다. 과거의 주병진만을 추억하며 이경규를 깎아내리는 건 옳지 않다.


주병진의 나이 또래에서 현재 예능계 톱 MC로 살아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최양락은 물론이요, 서세원, 이홍렬 같은 발군의 토크쇼 MC들도 시대의 흐름에 휨쓸려 내려갔다. 살아 남아 보란듯이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건 오직 이경규 뿐이다. 주병진에게 이경규는 더 이상 과거의 보조 MC가 아니라 벤치마킹 하며 배워나가야 할 대상인 것이다.


지금의 이경규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서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트렌드의 최첨단을 좇아가고 있고, 언제나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슬럼프가 와도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줄 알고, 여러 장르에서 능통하며, 프로그램을 막론하고 유려한 진행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남희석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김용만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신동엽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유재석-강호동이 예능계를 휘젓는 이 순간도 '독보적'으로 이경규다.
 


현재 이경규는 1인 토크쇼, 집단 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등 유-강의 전유물과도 같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모두 섭렵하며 일정 부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케이블 채널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화성인 바이러스]와 같은 독특한 컨셉의 프로그램도 무리 없이 진행할 정도다. 게다가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들 역시 다양한 연령대를 자랑한다. 김구라, 김국진부터 김성주, 한혜진, 심지어 아이들까지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다. 유-강을 제외하고 이경규만큼 폭넓은 활동을 하는 MC는 전무하다. 


주병진이 이경규에게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트렌드를 쉴 틈 없이 좇아가면서 자기 색깔을 잃지 않는 힘, 50이 넘은 나이에도 상당히 폭넓은 시청자층을 규합하고 있는 저력 말이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경규 정도의 내공은 갖고 있어야 할 수 있다. 왕년의 '예능황제' 주병진이라도 아주 독한 맘을 먹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주병진의 컴백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의 등장이 '유-강 체제'를 깰 것이라는 둥, 예능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거라는 둥 하는 호들갑을 떠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호들갑과 분주함이 주병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금 주병진이 해야 할 일은 차근차근 예전의 페이스를 되찾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잘 선택하고, 그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며 시청자들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14년의 세월동안 흐트러진 예능감을 수습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트렌드를 읽고 좇아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개발하는 힘의 비축 또한 중요하다. 유-강이 문제가 아니라 이경규 만큼만이라도 기량을 회복해야 판을 흔들 것 아닌가.


그의 컴백이 아무리 반갑더라도 너무 과대평가하지는 말자.


'예전의' 주병진만을 추억하기엔 현재 예능계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왕년의 스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가 왕년에..."하며 과거의 영광만을 되새긴다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과 딜리 현실은 차갑고 냉정하다. 주병진이 '왕년의 개그황제'로 남고 싶지 않다면 까마득한 후배인 유-강은 물론이요, 직계 후배인 이경규에게까지 배울 건 배워야 한다. 특히 이경규는 그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컴백을 결정한 주병진이 들썩들썩 호들갑 떠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온전히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처음부터 배워나가는" 자세로 겸손의 미덕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과연 '예능황제' 주병진은 14년 전 그 때처럼 예능계를 쥐락펴락하는 당대 최고의 MC로 다시금 우뚝 설 수 있을까. 그의 향후 활동이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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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만큼 강호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때도 없는 것 같다.


[1박 2일] 하차 선언 이 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젯거리가 될만큼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최근 사건과 맞물려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강호동의 방송 출연료다. 예능 MC 중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몸값은 회당 900~1200선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라이벌 격인 유재석의 몸값을 압도하는 것으로 뭇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왜 강호동은 유재석보다 높은 몸값을 받는 것일까. 여기, 그 이유가 있다.


유재석 vs 강호동, 시청률은 막상막하 - 출연료는 강호동 완승 

유재석과 강호동의 몸값 차이가 두 MC의 실력차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은 남녀노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특급 MC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특유의 친화력과 배려심, 게스트와 패널 모두를 아우르는 천재성으로 대중을 매료시켰고,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다운 카리스마와 시끌벅적함으로 프로그램 분위기를 붐업 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MC다.



시청률 측면에서도 두 MC의 성적표는 막상막하다. [무한도전]을 필두로 [놀러와][해피투게더][런닝맨]을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과 [1박 2일]을 위시하여 [무릎팍 도사][강심장][스타킹]을 진행하고 있는 강호동은 주중-주말 예능에서 모두 독보적인 흥행력을 자랑하고 있다. [1박2일] 의 나영석 PD가 유재석과 강호동을 두고 "유재석과 강호동은 우리에게 희망이자 절망" 이라고 평한 것은 그만큼 그들의 시청률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재석과 강호동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2000년대 들어 특급 MC로 부상한 케이스다. 유재석이 [동거동락][공포의 쿵쿵따][외인구단][X맨][해피투게더][무한도전] 으로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등극했다면, 강호동은 [캠퍼스 영상가요][공포의 쿵쿵따][천생연분][연애편지][X맨][황금어장] 을 거쳐 [1박 2일]을 탄생시킨 또 다른 국민 MC다.

 

유재석과 강호동 몸값, 1년에만 3억 이상 차이가 나

그들은 히트 프로그램 수, 시청률 상승폭, 경력, 실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대등' 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강호동의 출연료는 유재석을 압도한다. 강호동이 [무릎팍 도사][강심장]에서 회당 1200만원, [스타킹]에서 1100만원, [1박 2일]에서 900만원을 수령할 때 유재석은 [런닝맨] 1000만원을 시작으로 [해피투게더] 900만원, [무한도전] 850만원, [놀러와] 765만원만을 받고 있다. 두 특급 MC의 몸값 차이가 일주일에 천만원, 일년으로 따지면 3억 가까이 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까? 상식선으로 봤을 때, 호불호가 분명한 강호동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유재석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한 블로거는 이 사태를 두고 "유재석이 돈 욕심이 없다" 고 운운했는데 그건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연예계가 그렇게 '순진무구'한 생각이 통할만큼 호락호락한데가 아니다. 강호동이 유재석보다 몸값을 많이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MBC 광고 판매수익, 강호동이 유재석 압도해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광고 판매수익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황금어장]의 광고 단가는 15초 기준 1173만원이다. [무한도전]의 1126만원보다 50만원이나 더 비싸고, [놀러와]의 1087만원 보단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는 주중-주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들 중 가장 높은 광고단가다. 시청률 금밭 KBS [1박 2일]의 광고단가와도 무려 100만원 차이가 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말 그대로 방송사의 '황금어장' 중 '황금어장'인 셈이다.


게다가 60분 분량의 [황금어장]은 30개의 광고를 모두 팔아치우고 있다. 이를 계산하면 일주일에 3억 5000만원, 한 달이면 14억을 넘는다. 일 년(52주)에 강호동 브랜드로 MBC가 밭아내는 돈이 무려 180억에 이르는 것이다. 같은 60분 분량으로 30개 광고가 붙는 [놀러와]의 광고 수익이 165억정도임을 사료해 봤을 때, 1년에 [황금어장]이 15억이나 더 벌어들이는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 강호동의 [황금어장]

이 뿐인가. [황금어장]은 [놀러와][무한도전]과 비교해 제작비까지 적게 드는 알토란 프로그램이다. MBC로선 1200만원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출연료를 강호동에게 줘도 아깝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황금어장]은 강호동이 여운혁 PD와 기획하여 론칭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시청자 입장에선 밖에서 구르고 넘어지며 고생하는 [무한도전] 유재석이 스튜디오에 앉아 게스트와 이야기 나누는 [무릎팍 도사] 강호동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야 될 것 같지만, 실상 수익 측면에서 보자면 [황금어장]이야말로 MBC 예능국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의 프로그램이다. [1박 2일] 하차 불똥이 [무릎팍 도사]에 튀었을 때, MBC 예능국이 펄쩍 뛰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KBS-SBS, 압도적인 강호동의 '실적'

이렇게 따지면 KBS에서 똑같이 900만원을 받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은 절대적으로 강호동의 '손해'다. 강호동이 출연하는 [1박 2일]이 1년에 팔아치우는 광고가 무려 349억이다. 여기에 재방송 광고 수익과 케이블 판매까지 합치면 1년 수익이 600억 가까이 추산된다. 유재석의 [해피투게더]가 1년에 벌어들이는 180억 정도의 수익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수익 대비 몸값으로 봤을 때,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못 받는 건 절대 아니다.


SBS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호동은 SBS에서 [강심장]과 [스타킹]으로 주중-주말 SBS 간판 예능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광고까지 모두 완판하고 있다. [강심장]은 [황금어장] 다음으로 주중 예능에서 광고 단가가 '쎈' 프로그램이다. SBS가 '강호동 영입'에 목을 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비해 유재석은 [런닝맨]으로 상대적 공헌도가 약하다. 게다가 [1박 2일]에 가로막혀 [일요일이 좋다] 자체의 광고단가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 4년여간 [해피선데이]의 강세가 이어지다보니 이 시간대 타방송사 광고 단가가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 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주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1000만원 이상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건 방송사 입장에서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무조건적인 강호동 비난은 지양해야

결국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 차이는 그들이 파생시키는 '광고 수익' 차이 때문이었다. 방송 연예계는 철저히 상업적인 곳이다. 돈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명확하고, 그에 따른 대우도 확실하다. 현재 방송예능계에서 강호동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절대적이다. 그가 방송 3사를 넘나들며 팔아치우는 광고 수익이 1년에만 무려 1100억이 넘는다. 1년 광고 수익이 700~800억 정도로 추산되는 유재석에 비해 400억이나 더 많은 금액이다.


이런 객관적인 사실은 쌍그리 무시한채 "왜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못 받느냐! 유재석이 착해서 그렇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2007~2008년 시즌에 유재석이 강호동 보다 높은 출연료를 받은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그 땐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돈을 더 밝혀서 출연료를 많이 받은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은가.


(잠깐 삼천포로 빠져서, 2009년 유재석이 [무한도전] 출연료를 15% 정도 자진 삭감한 것을 두고 유재석이 돈 욕심이 없다는 증거로 활용하는 블로거들이 있는데 이것도 좀 유치하다. 이 당시에 강호동은 [1박 2일]과 [스타킹] 출연료를 각각 10%, 15% 자진 삭감했고, [코미디쇼 희희낙락] 남희석과 [한밤의 TV 연예] 서경석은 무려 17% 이상 삭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명 MC들의 출연료 자진삭감은 일종의 분위기였다.)


새로운 시대 맞은 '유-강 시대'

이제 유재석이 출연료를 더 못 받는다고 속상해 할 필요도, 강호동이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다고 분노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그들이 '하는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을 뿐이고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게다가 출연료 몇 백 차이로 유재석과 강호동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아니질 않은가? 출연료를 조금 덜 받는 대신 유재석은 훨씬 좋은 이미지로 폭 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확실한 것 한가지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예능인들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여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종편 시대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예능 MC '2000 시대'를 열어제칠 유일한 존재들이란 것이다. 그들은 과연 새로운 방송 환경에 어떤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몸값을 높여갈 수 있을까. '예능 황제' 유재석과 강호동의 다음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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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이 제대로 달려보기도 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나는 가수다]의 대선전에 기를 못피고 있는 형국이다. 전통적 라이벌인 [남격]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런닝맨] 의 쇠락은 더욱 가속화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문제는 자칫 끝간데 모르던 '유재석 불패신화'가 깨지는 최악의 사태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한도전][놀러와][해피투게더] 등 방송 3사 간판 프로그램을 두루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은 자타공인 최고의 국민 MC다. 시청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발휘하며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의 역할을 하고 있고 움직였다하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기를 기회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하는 것 또한 그의 장기 중 하나다. 2008년 [무한도전] 이 시청률 하락세를 겪으며 유재석 위기론이 대두 되었을 때, 그는 [패밀리가 떴다] 라는 새로운 리얼 버라이어티를 국민 프로그램으로 성장시키며 위기론을 잠재웠다. 언제나 기본은 하는 그의 뒤에는 언제나 '평균 이상' 이라는 기분 좋은 평가가 뒤따라 붙는다.


그러나 2011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런닝맨]이다. 2011년 초반만해도 10% 중반 시청률까지 치솟아 오르면서 경쟁작 [남자의 자격]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했었던 [런닝맨]이 [나는 가수다] 출범 이 후, 서서히 분위기가 가라앉는 형국이다. 프로그램 포맷 자체가 크게 새롭지 못한데다가 경쟁작들에게 계속적으로 이슈를 선점당하고 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한다면 [패밀리가 떴다] 뿐 아니라 유재석의 명성에도 흠집이 난다.


우선 급선무는 기존 캐릭터를 보강하고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 해야 한다. [런닝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추격전' 이외 딱히 내놓을 만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다. 게스트와 기존 멤버들이 '쫓고 쫓는' 게임은 일정 수준의 스릴을 보장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혀 있다. 시청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지 못하니 항상 비슷한 '보던 그림'이 매주 계속된다. [남자의 자격]과 [나는 가수다]가 매주 새로운 미션과 무대로 시청자들을 공략하는 것과 비교하면 나태한 모습이다.


기존 [런닝맨]이 견제해야 할 대상은 [남자의 자격] 하나였다. 동시간대 1위 [남자의 자격] 만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런닝맨] 은 비교적 안정적인 시청률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여기에는 MBC 예능간판이 [일밤]이 재기 불능 상태로 완전히 붕괴되었다는 상대적 효과도 플러스 되어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 가수들을 내세운 [나는 가수다]가 파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일밤] 의 공세가 생각보다 거세어 진데다가 [남자의 자격] 이 기존 팬층을 다져나가면서 [런닝맨]의 근간을 흔들어 놨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가수다] 는 최근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키는, 말 그대로 창창하게 '뜨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자기 색깔 확실하고 폭넓은 연령층을 타겟층으로 하는 두 프로그램을 [런닝맨]이 동시에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강력한 임팩트나 한방이 없고선 뒷통수 맞기가 쉽상이다.


노골적으로 40~50대를 겨냥한 [남자의 자격] 과 전 세대 연령층을 음악으로 묶어내려는 [나는 가수다] 는 유재석이 반드시 '제거' 해야만 하는 암초들이다. [무한도전]이 [라인업][스펀지] 등을 차례로 제거하며 전성기를 누리다가 [스타킹] 이라는 복병을 만나 원톱체제에서 투 톱 경쟁체제로 돌입한 선례만 살펴봐도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적어도 [나는 가수다] 에게까지 시청률 파이를 내주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런닝맨] 의 수장인 유재석으로서는 고민이 없을 수 없다. 애초부터 [런닝맨]은 [동거동락]-[X맨]을 이끌어온 유재석이 명분과 색깔을 부여한 '리얼 게임쇼' 였다. 책임을 지고 분위기를 수습해야만 하고 분위기가 수습되는 향방에 따라서 비전도 제시해줘야 한다. [남자의 자격] 에 백전노장 이경규가, [나는 가수다] 에 대한민국 대표 뮤지션들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견제할 수 없다면 '유-강 시대' 이 후, 단 한번도 실패라는 단어를 몰랐던 '유재석 불패신화'에 생채기가 나게 된다.


유재석이 책임지고 있는 SBS 주말예능은 유재석이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 다. [런닝맨] 의 시청률이 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주말 예능에서 유재석 브랜드가 타사의 컨텐츠에 밀렸다는 것을 방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재석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라인업이 토요일 [무한도전] 과 일요일 [런닝맨] 이다. 한 때 이경규가 주말 예능판에서 주도권을 잃으면서 급격하게 위기론을 맞은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경규의 전례를 볼 때 이 두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그만큼 그에게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으로선 뚜렷하게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 그리고 프로그램 특성상 유재석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결국은 제작진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꾸려나갈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최근 [런닝맨]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째 자기 색깔은 드러나지 않고 [X맨] 등의 단순한 성공공식을 좇아가는 것 같아 대단히 우려스럽다.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 되고 제 무덤 파는 꼴이 될 뿐이다. 


유재석의 간판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이지만, 유재석의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은 [런닝맨]이다. 그만큼 [런닝맨]은 시청률 면에서나 토요일-일요일 주말 예능을 연결하는 유재석 브랜드의 상징성으로나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런닝맨]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유재석의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유재석이 2007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거쳐 2008년 확실히 경쟁자들을 제압하며 강호동과 함께 '투톱시대' 를 개막할 수 있었던데에는 주말 예능의 강자라는 이미지에 힘입은바 크다.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르는 MC가 필요한데 여기에 유재석만한 적임자가 없다. 그는 정말 주말 예능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 이라는 장혁재 PD의 말처럼 유재석 브랜드의 근간이 토일 주말 예능에 있다는 소리다.


오랜 시간 안정적인 시청률 표를 받아들었던 유재석은 이제 [런닝맨] 의 위기와 함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모색해야 하는 시간에 직면해있다.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국민 MC 유재석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는 과연 그의 자존심과 같은 프로그램을 수렁에서 건져낼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새삼 '백전불패 유재석'이 꺼내 놓은 비장의 히든카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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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에 빅뱅이 등장했다.


생각보다 빵빵 터지는 '입담'을 보노라니 이젠 빅뱅도 예능을 즐길 줄 아는 중견 아이돌이 됐구나 싶었다.


그런데 특히,그 중에서 그야말로 '대활약'을 보인 멤버 한 명이 있다.


바로 승리다.

 


예전 빅뱅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 중심은 항상 지드래곤과 탑이었다. 승리는 감초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이번 [놀러와] 빅뱅 편은 승리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승리가 입을 열면 빵빵 터지는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쏟아졌고, 모든 토크도 승리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한 마디로 승리가 분위기를 장악한 가운데 빅뱅의 다른 멤버들이 '서포트'하는 격이었다.


빅뱅 멤버 가운데 가장 여유롭게 [놀러와]에 임한 승리는 예능을 가장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부터 멤버들의 이야기까지 아낌없이 털어 놓은 그는 완급을 조절하며 [놀러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었다. 물론 노련한 MC인 유재석, 김원희의 적절한 리액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으나 그의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토크는 토크쇼인 [놀러와]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캐치하고 있었다.


승리는 빅뱅의 '일상적인 모습'을 디테일하게 포착해 예능으로 포장하는 수려함을 보여줬다. 분위기가 처질만하면 유재석, 김원희의 적극적인 서포트 아래 분위기를 업시키는 역할을 담당했고, 토크부터 모창까지 예능에서 필요로하는 모든 것들을 [놀러와]에 쏟아냈다. 엉뚱하고 오버스러운 모습과 재치있는 말솜씨는 '예능돌' 승리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 중 승리가 [놀러와]에서 가장 잘했던 것은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이다. 폭로전과 같이 몰아칠 때는 아주 세게 몰아쳤다가, 타 멤버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공세에서 수세로 포지션을 바꿔 바로 밑밥을 깔아주는 역할을 했다. 자기 이야기를 쉴새 없이 하다가도 몇몇 에피소드는 지드래곤이나 탑에게 툭툭 넘겨주는 등 토크쇼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특히 분위기가 격하게 무거워졌던 엄마의 편지를 읽었던 시간에 승리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했다. 모든 멤버들이 엄마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자 승리는 오히려 "엄마가...편지를 급하게 쓰셨나봐요" "버스에서 쓰셨나?" 등 예상치 못한 멘트를 날리며 무거워졌던 분위기를 한방에 타파했다. 은근한 반전의 묘미로 큰 웃음을 선사한 순간이었다. 승리의 한 마디가 예능으로서 [놀러와]의 정체성을 단번에 되돌려 논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예능에서 캐릭터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승리는 여기에서도 타 멤버들을 압도한다. 사실 승리의 캐릭터는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다.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솔로 앨범으로 1위를 하자 "나 자신에게 고맙다" 라고 말 할만큼 자신감도 넘치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런데 그 모습이 시청자가 보기엔 재밌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승리는 진지한데, 시청자들은 웃기다. 여기서 생기는 아이러니가 승리의 캐릭터를 즐겁게 만든다. 예능에서 승리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승리는 [놀러와]에 출연하면서 "대성이 형이 없으니까 내가 다 해야한다" 던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얼마나 할까 싶었지만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승리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놀러와]를 살렸고, 빅뱅을 살렸다. 자칫 재미없고 무미건조할 수도 있었던 '빅뱅' 특집은 승리의 활약 하나로 5년차 아이돌의 '예능 교과서'로 재탄생됐다. 그 만큼 절정의 예능감을 보여준 셈이다.


과거 예능프로그램 속 승리가 '무엇인가를 꼭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듯 다소 불편해 보였다면 최근의 승리는 예능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어필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빅뱅 자체에서도 자기 발전을 꿈꿔야 하겠지만 더 나아가 엔터테이너로서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다. [놀러와] 빅뱅 특집은 그러한 승리의 엔터테이너적 감성을 여실히 보여준 레전드로 남을 만 하다.


이제 승리가 해야 할 것은 자신의 캐릭터를 갈고 다듬어서 대성과 같이 '대중적'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지금보다 더욱 예능을 편하게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이다. 소년다운 패기만만한 자신감과 특이하고도 재밌는 캐릭터, 그리고 유려한 말솜씨가 결합되어 있는 그는 분명 가수 뿐 아니라 엔터테이너로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둘 숨겨진 '다크호스'가 분명하다.


빅뱅과 함께 점점 더 성장해가는 이 멋진 엔터테이너가 보다 내실있고 단단한 사람으로 커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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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파문이 여러가지로 재확산 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재도전 파문이었는데 김영희 PD 퇴진 이래 김건모 자진사퇴, CP 교체, 새 PD 투입, 165분 방송, 여론 역전, 김PD 복귀 운동, 노조항명 등 다양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확실한 것 한가지는 [나는 가수다]에서 김영희 PD가 물러나고 새로운 PD가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놀러와] 연출을 맡았던 신정수 PD다.


신정수 PD가 김영희 PD의 후임으로 들어간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표면적인 이유는 김영희 PD의 후임으로 신정수 PD만한 인물이 없기 없다. 신정수 PD는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대단한 두각을 나타낸 프로듀서다. 음악을 소재로 재미를 이끌어 내는 실력도 대단하지만 기획력 자체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는 가수다]와 같은 대기획 프로에 가장 걸맞는 인물이다.


과거 신정수 PD는 [게릴라 콘서트]를 연출하며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의 신기원을 열었다. 당시 그는 [게릴라 콘서트]를 통해 보다 많은 가수들이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아이돌 가수부터 이선희 같은 중견 가수까지 폭넓은 섭외력을 자랑했던 그는 25분짜리로 예정되어 있던 프로그램을 55분으로 편집해 올려 보낼 정도로 [게릴라 콘서트]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이러한 그의 재능은 [놀러와]를 연출하며 더욱 빛을 발했다. 신정수 PD가 연출을 맡으면서 [놀러와]는 예사 토크쇼가 아닌 기획 토크쇼의 1인자 격으로 급격히 업그레이드 됐는데, 이 기폭제가 된 것이 바로 센세이셔널한 신드롬을 일으켰던 '세시봉 특집' 이었다. 조영남-송창식-윤형주-김세환으로 이뤄진 세시봉 특집은 노래와 토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남녀노소를 모두 감동시킨 대박 아이템으로 탄생됐다.


'세시봉 특집'의 대성공은 곧 '세시봉 콘서트'라는 특집쇼로 기획되어 또 한번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포크송의 색다른 감성을 TV 속에서 전파함으로써 [놀러와] 자체를 누구나 흔쾌히 즐길 수 있는 예능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세시봉 특집 뿐 아니라 신정수 PD는 윤종신-김현철-주영훈-유영석이 출연한 '음악의 아버지'편, 장윤주-이적-정재형-장기하가 출연한 '노래하는 괴짜들'편 등 음악과 토크쇼를 접목시킨 여러가지 획기적인 시도를 했던 능력있는 인물이다.


이처럼 신정수 PD는 그 커리어나 재능,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관심도를 봤을 때 [나는 가수다] 후임PD로 가장 적합한 자격조건을 가지고 있다. 김영희 PD가 기획, 연출한 [나는 가수다]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 내면서도 자신만의 색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MBC 입장에서도 '거물' 김영희 PD의 대타로 내세우기에 신정수 PD만한 인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표면적 이유는 신정수 PD의 '능력' 때문이지만 MBC 윗선의 속내가 꼭 그것 뿐만은 아니다. 신정수 PD가 [나는 가수다] 후임 PD로 지목된 '숨겨진 이유'는 따로 있다.


사실 MBC 내부에서는 김영희 PD 경질 이 후, 그 자리를 누가 메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언론지상에 공개된 것처럼 한 PD는 "[나는 가수다]를 맡는다는 건 폭탄을 떠맡는거나 다름없다. 투입 되자마자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데 수습이 안 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다. 누가 그 프로그램을 대신 맡으려고 하겠느냐."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였다. 사실상 김영희 PD의 복귀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MBC 예능 PD들의 대체적 반응이었다.


그런데 김PD 경질 하루만에 MBC는 후임으로 [놀러와]의 신정수 PD를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종의 '통보'였다. MBC의 신정수 PD투입은 김PD 경질만큼이나 예상 외의 상황이었다. 신정수 PD는 [놀러와]를 3년 동안 안정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신정수 PD가 자진해서 [나는 가수다] 연출을 맡고자 했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사실, 신정수 PD는 [놀러와] 자체에 애정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었다. 작년 12월 텐아시아 인터뷰를 봐도 그렇다. 그는 [놀러와]를 통해 기획 토크쇼의 새 장을 열고 싶어 했고, 여러가지 아이템을 소화해 보고자 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너무 많다. 특히나 인디밴드들을 초대해 15년 인디 역사를 토크쇼에서 녹여보고도 싶다."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힐 정도였다.


이처럼 [놀러와] 같은 간판예능을 연출하는 PD를 일언반구 말도 없이 [일밤]으로 갑작스럽게 투입하는 건 누가 봐도 급작스럽고 상식 밖의 일이다. 신정수 PD 스스로도 [나는 가수다] 투입 소식에 "오늘 아침에 교체 투입소식을 통보 받았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다소 당황해 했다. 


사실 신정수 PD는 김영희 PD만큼 김재철 사장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다. MBC 노조 편제 위원장인 그는 작년 MBC 파업 현장에서 "김재철은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다. 사람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다."며 직격탄을 날린 강성 중 강성이다.


작년에는 김영희 PD와 함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를 받은 42인 중 한명이었고, 올해 초에는 [후플러스] 폐지, [W] 폐지, [PD수첩] 논란 등 MBC의 여러 사안에 반발하며 사내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김재철 사장이 아무리 낙하산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로 막무가내 장악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다"고 삭발을 단행했다.


이 외에도 김재철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다가 MBC 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하고, MBC 관련 대토론회를 열어 언론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는 등 김재철 사장과는 극단의 대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나 사람 좋은 웃음만을 선사하는 [놀러와] PD의 또 다른 '이면'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MBC 윗선의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 내부에서는 신정수 PD의 교체 투입 역시 김재철 사장의 "보복성 인사" 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터져나오고 있다. [나는 가수다] 같이 계륵과 같은 존재를 신정수 PD에게 억지로 떠맡김으로써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프로그램의 성공여부에 따라 '문책성 인사'를 시도하려는 노림수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신정수 PD가 [나는 가수다] 투입을 거부하기에는 뭐한 감이 있다. 찝찝한 측면이 있더라도 어찌됐든 사측의 결정이면 따라가야 한다. 게다가 선배 김영희 PD의 후임이다. 거절할 권한도 없을 뿐더러, 거절하려해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노림수가 보이면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MBC 예능국 내부에서는 "신정수 PD가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였다" 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잘 해봤자 본전, 못하면 쪽박인 [나는 가수다]를 떠맡음으로써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 시험에서 그가 삐끗이라도 한다면 MBC 윗선이 기획-연출한대로 신정수 PD의 영향력 약화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김영희 PD가 이번 사건으로인해 PD 뿐 아니라 CP에서까지 경질되는 치명타를 입은 것처럼 신정수 PD 역시 프로그램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문책을 피해가긴 힘들기 때문이다.


MBC 사측의 이번 신정수 카드는 아주 시의적절했다. 프로그램을 수습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면서도 동시에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신정수가 성공하면 성공하는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대로 MBC 쪽에서는 적어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면 본전 이상은 챙기는 셈이다. 전략적 선택으로 보자면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결과적으로 이런 '난감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나는 가수다]가 성공하는 수밖엔 도리가 없다. [나는 가수다]가 성공해야만 신정수 PD도 살고, [일밤]도 살고, MBC 쪽도 만족할 수 있다. 전임자인 김영희 PD가 7인의 가수에게 "내가 없더라도 잔류해달라."라며 간절히 부탁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고, 2선으로 물러나자마자 역공 모션을 취하며 강경 대응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정수 PD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MBC 윗선을 압박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MBC가 신정수 PD에게 주어준 시간은 약 '한달'이다. 이 한달의 시간동안 신정수 PD는 [나는 가수다]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았다. 다행인 것은 김영희 PD의 마지막 도전이었던 '165분 방송'이 여론을 극적으로 변화시켜 [나는 가수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는데 있다.


과연 신정수 PD는 갑작스럽게 받아든 이 '독이 든 성배'를 '영광의 면류관'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그가 [나는 가수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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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가 [놀러와]로 공식적인 공중파 복귀를 알렸다.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TV 출연의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여기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과연 폭발적이다. "반갑다." 는 반응부터 "시기상조" 라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이다.


안재환 쇼크가 여전한 상태에서 정선희의 복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여기에 대한 대중적 반발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괜찮다. 어차피 산 사람은 살아야 하고, 복귀할 사람은 복귀해야 한다. 너무 늦어져 봤자 논란만 증폭시킬 뿐이다. 이것이 바로 정선희 복귀에 '대찬성' 하는 이유다.





사실 정선희는 20년 가까운 방송생활 동안 별다른 '탈' 없이 건실한 연예 생활을 해 온 연예인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촛불 발언' 으로 논란에 불을 지폈고, 잇달아 남편과 절친한 친구를 잃으면서 구설수의 대상이 됐다. 정선희에게 닥친 유일무이한 시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지난 2008년은 그녀에게 잔혹한 해였다. 의식 있고 똑똑한 개그우먼이자, 사생활과 방송생활 모두 모범적이었던 그녀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잔혹한 계절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남편의 죽음을 둘러 싼 무수한 의혹들,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과 불화, 언론의 추측성 기사와 저질 네티즌들의 소문 부풀리기로 인해 정선희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급기야 안재환의 죽음에 정선희가 개입되었을 것이라는 둥, 정선희가 안재환의 비밀을 숨기고 입 다물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들까지 나오면서 정선희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연민에서 의심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정선희를 추락시키는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남편을 잃고, 친구를 잃은 것도 모자라 무슨 '비밀' 을 간직한 미스터리한 인물처럼 정선희를 만들어가는 대중과 언론을 보며 소름끼치는 추악함을 느낀 것은 비단 나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그녀를 안재환의 죽음과 연결시켜야만 하는, 희생한 사람을 위해 또 한명의 사람을 희생시켜야만 하는 치졸한 대중의 시커먼 속내를 나는 그 때 처음 직면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그녀는 아무런 죄가 없다. 남편을 먼저 보냈다는 것? 친구를 잃었다는 것? 그것이 어찌 정선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선희는 그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친했던 사람을 떠나 보낸 가엾은 인간에 불과하다. 나약하고 불쌍한 인간. 그 인간이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조롱하고 비웃어야만 하는 것이 대중의 몫이라면 나는 과감히 '대중' 이라는 두 글자의 인간들을 폐기처분하겠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리고 일할 사람은 일해야 한다. 


남편이 죽었다고 언제까지 그녀가 방송에 복귀하지 못하고 숨어 살아야 한단 말인가. 무슨 죄인인가. 방송에 나와서 낄낄대고 웃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 싫다면, 그런 그녀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면 보지 말고 듣지 않으면 그 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를 기대하고, 그녀의 웃음에 희망의 끈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대중의 권리라면 정선희를 외면하고 싶은 사람은 외면하고 마주하고 싶은 사람만 마주하면 된다.


2년이라는 시간이 뭇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짧은 시간이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방송인' 정선희에게는 20년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 이 하루아침에 와르르르 무너지는 100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너무 빠른 복귀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녀가 20년 동안 대중에게 줬던 웃음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과연 그녀의 입지가 지난 '사건' 속에서 파묻힐 정도로 형편없는 것인가 하면 그건 분명히 아니질 않은가.

 
그녀의 복귀를 두고 시기상조라고 하지 말자. 시기상조라는 말을 하기 전에 죽음보다 힘들었던 삶을 마주했던, 그러나 그것을 견뎌내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뛰어난 개그우먼의 '살기 위한 발버둥' 을 먼저 생각하자. 그녀가 대중 앞에 복귀하기까지 고민해야만 했던 매 순간순간들과 걱정해야만 했던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주자.


안재환 사건의 미스테리가 풀리지 않았다고 질책하지도 말자. 그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사적인 일이다. 그 사적인 일 때문에 그 사람의 공적인 생활까지 막아서야 한다면 그 또한 너무 가혹하다. 소문에 소문을 더하고, 정선희라는 인간을 남편 잡아먹은 '미스테리' 한 인물로까지 폄하했으면 됐지 그녀의 생존 수단까지 가로막겠다면 그 심보가 너무 고약하지 않은가.


'방송인' 정선희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성실하고, 여전히 재능있는 국내 최고의 코미디언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복귀' 가 반갑다. 능력 있는 코미디언이자, 방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여성 MC의 귀환이 반갑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기억은 잊혀지기 마련이고, 아픔은 치유되기 마련이다. 정선희가 마주하는 현실 또한 가혹하긴 하지만 치유되고 잊혀질 것이라면 당당하고 용감하게 돌파하는 것이 옳다. 


2년만의 TV 방송 복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그녀는 남들이 100년 동안 겪어야 하는 고통과 100년 동안 해야 할 고민을 다 하고 왔을 것이다. 이제 그녀를 안재환, 최진실이라는 이름 속에서 놓아주자. 그리고 방송인 '정선희' 로 다시 우뚝 설 수 있게 도와주자. 적어도 대중이라는 다수의 힘을 가진 존재라면 가혹해지거나 치졸해지지 말자. 그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한 가엾은 연예인에게 힘을 실어주자.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정선희를 대해야 하는 올바른 태도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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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홍철이 그동안 함께했던 [놀러와]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동안 하차한다는 말은 있어 왔지만 이번에야 말로 노홍철이 공식적으로 [놀러와]에서의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현재 노홍철은 가장 바쁜 예능인 중 하나지만 [놀러와]는 노홍철을 공중파로 이끌어 준 상징적인 프로그램이기에 이번 하차로 인한 노홍철의 감회는 새로울 것이다.


 노홍철은 하차를 결정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노홍철이 [놀러와]로 주목 받았던 처음의 그 느낌을 더 이상 재현해 낼 수 없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 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놀러와]에서의 하차 결정은 어쩌면 노홍철에게 필연적인 것일 것이다.  노홍철은 [놀러와]에서 하차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놀러와]는 노홍철을 만들었으나 노홍철은 더 이상 [놀러와]에서 이전같은 활약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노홍철, [놀러와]하차 결정 필연적이다.


사실 노홍철과 [놀러와] 는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사이다. 케이블 TV에서 이름을 알리던 노홍철을 전격적으로 공중파에 데뷔시킨 프로그램이 바로 [놀러와] 이며, 노홍철의 가공할만한 입담을 전국적으로 알린 것 또한 [놀러와] 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유재석과 김원희의 편안한 배려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어찌되었든 [놀러와] 에서 보여줬던 노홍철의 특이한 캐릭터는 그대로 한국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노홍철이 아니었다면 찰스, LJ, 김나영 같은 비호감 캐릭터의 등장은 아마 5~6년은 늦춰졌을 것이다.


[무한도전] 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이리저리 바쁘게 활약하는 와중에서도 노홍철은 [놀러와] 와 꾸준히 호흡했다. 박명수, 조혜련 등 난다긴다 하는 패널들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도 노홍철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이는 [놀러와] 에 출연한 패널들 중 노홍철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줬음을 증명하는 방증이다. 실상 역대 [놀러와] 에서 노홍철만큼 유재석-김원희와 대등한 입담을 과시한 패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퀵마우스' 로 입담을 과시하던 [놀러와] 의 노홍철이 어느순간 입을 닫아버렸다. [놀러와] 가 아무리 게스트 위주로 진행된다고 해도 몇 번 웃는 리액션으로 한 회 방송분을 날려버리는 노홍철의 모습은 대단히 낯설다. 유재석-김원희 같은 메인 MC가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언제든지 게스트의 토크 사이사이에 끼어들만한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는데도 노홍철은 대부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처럼 앉아있다. 패널의 본분을 지키면서도 게스트와 끊임없이 대립하고 부딪히며 토크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과거의 노홍철은 지금 [놀러와] 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12월 4일 <헤럴드 경제> 에서는 "집단 MC체제 붕괴할까?" 라는 제목에서 '[놀러와]의 노홍철 같은 존재감이 떨어지는 MC들도 방송사의 구조조정 대상일 것.' 이라며 노홍철의 부진을 꼬집었다. 실제로 노홍철이 개편 칼바람을 맞지는 않았지만 [놀러와] 에서 펼쳐지는 예상 외의 행보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다. [놀러와] 에서 노홍철이 과묵해 진 원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노홍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 다. 그는 캐릭터로 움직이는 MC이며, 캐릭터로 상징되는 MC다. 과거 [놀러와] 에서 노홍철이 빛났던 것도 그 요상스러운 캐릭터 때문이었으며, 쉴틈 없이 대립구도를 이뤘던 박명수와의 앙숙 관계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무한도전] 이래로 돌아이 캐릭터가 완성된 이후에 그는 [놀러와] 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확대 재생산하며 패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캐릭터와 그 캐릭터와 부딪히는 구도가 있는 한 노홍철은 언제 어디서든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굉장한 플레이어였던 것이다.


노홍철이 패널로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때에 그의 곁에는 '박명수' 라는 또 다른 캐릭터 MC가 존재했었다. 박명수는 끊임없이 노홍철에게 "근본 없는 놈" "길바닥에서 주워 왔더니..." "야! 노랑머리!" 등의 멘트로 노홍철의 캐릭터를 서포트했고 노홍철은 그런 박명수에게 "저 형이 늙어서 저래." 라는 대꾸를 하며 확실한 대립각을 세웠다. 양 극단의 캐릭터가 불꽃 튀게 싸우는 상황에서 노홍철이 눈에 띄는 패널로 자리매김 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노홍철 자신만의 전형적인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놀러와] 가 고수하고 있는 양분 된 집단 MC 체제는 노홍철의 이러한 장기를 원천 봉쇄 해버린 컨셉트다. 컨셉트가 서로 다른 구조 속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며, 패널이 계속 바뀌는 도중에 대립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노홍철이 '과묵' 해진 이유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시스템 자체가 그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노홍철 본인 역시 이제는 캐릭터 MC에서 벗어나 보다 상황을 관망할 수 있는 연륜있는 방송인으로 또 한 번 성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한도전][골미다] 같은 '캐릭터 쇼' 야 상관이 없지만 [놀러와] 와 같은 토크쇼에서 캐릭터를 지나치게 활용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노홍철은 앞만 보고 달려 온 재능있는 방송인이지만 그 반대로 이미지가 다소 고착화 되어 빼도 박도 못하는 '노홍철' 본연의 캐릭터에 갇힌 측면도 있다. [놀러와] 에서의 부진이야 시스템 자체가 변모하면 금방 벗어날 수 있는 슬럼프겠지만 남아 있는 방송인생을 살펴 볼 때 조금씩 이미지와 컨셉트를 유연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것이다. 


 노홍철은 결국, [놀러와]에서 존재감 없는 캐릭터로 변모하면서 더 이상 노홍철 다울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노홍철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일지도 모르나, 다른 의미로는 노홍철의 장점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묻혀버림으로써 노홍철의 '열정'에 대한 의문마져 들게 했다. 


 지금 노홍철의 하차 결정은 오히려 반갑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처음 TV에 등장했던 그 자유분방함과 명랑함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날을 기다려 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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