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매이션이나 게임등을 보면 ‘하렘물’이라는 장르가 있다. ‘하렘물’이란 한 명의 남성캐릭터가 여러명의 여성 캐릭터들과 얽히며 남성들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장르다. 이슬람 국가에서 부인들이 거처하는 방을 일컫는 ‘하렘’에서 따온 ‘하렘물’은 한 남성이 여러 여성을 거느린다는 설정 하에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며 남심을 저격한다. 하렘물의 일반적인 특징은 주인공 남성이 굉장히 평범한 설정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남성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남성은 닿을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되기 보다는, 그저 평범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여성들의 스펙이 훨씬 더 화려하기 때문에 평범한 남성들이 주인공에 동화되어 남자 주인공의 ‘썸’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하렘물이 있다면 ‘역하렘물’도 있다. 바로 여성 하나에 수많은 남성들이 등장하는 스토리다. 여심을 저격하는 멋진 남성들이 다소 ‘평범한’ 여성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성별만 바뀐 채, 하렘물과 동일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드라마에서 바로 이런 설정을 통해 여심저격에 나섰다. 바로 방송을 앞두고 있는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달의 연인>)와 tvn<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이하 <신네기>)이하를 통해서다.


 

 

 

 

<달의 연인>은 중국드라마 <보보경심>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중국시장과 한국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맡은 아이유는 시쳇말로 ‘계를 탔다’고 표현할 만큼 꽃미남들에 둘러쌓여있다. 남자주인공인 이준기를 비롯하여 강하늘, 남주혁, 백현, 지수, 홍종현 등, 배우는 물론 아이돌과 모델 출신의 훤칠한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이 중 아이유와 짝사랑을 포함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인물만 네 명으로 아이유는 그야말로 꽃미남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여주인공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미래의 영혼이 빙의된 것을 제외한다면 평범한 스펙을 가진 여인인 아이유에게 빠져드는 남자주인공들이 여심을 얼마나 사로잡을지가 관건이다.


 

 

 

 

<신네기>역시 박소담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막장 재벌 3세들의 갱생을 명받고 재벌집에 입성한다는 스토리로, 안재현 정일우 이정신 최민 등, 개성강한 남자 캐릭터들에 둘러싸인 ‘평범한’ 여자주인공이라는 설정이 <달의 연인>과 비슷하다. <달의 연인>은 황자, <신네기>는 재벌등, 남자 주인공들의 스펙은 말그대로 넘지 못할 벽처럼 보이지만 여자주인공들의 캐릭터는 그저 평범하고 순수할 뿐이다. 여성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남성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드라마로서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남자캐릭터들이 여성하나를 둘러싸고 벌이는 ‘역하렘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 ‘역하렘물’의 성공가능성은 남자 캐릭터들이 얼만큼 매력적으로 여심을 사로잡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상 한국 로맨스 드라마의 한계는 명확하다. 여주인공은 결국 한 남자를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은 남자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선택의 과정에서 여러 남자들과 얽히고설키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져야만 여심공략이 가능하다. 만약 여주인공이 지나치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거나 여러 사람에게 여지를 주는 행동을 보인다면, 여주인공 자체에 비난이 쏟아진다. 소위 ‘어장관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드라마에서라면 시즌별로 주인공들이 상대를 바꿔가며 자유로운 연애를 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한국 드라마는 순애보가 강조되어야 더 인기가 있다. 한국 정서상 그 경우에 더 감정 몰입이 크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지키면서도 남자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다.


 

 

 

신기하게도 두 드라마 모두 원작이 있다. <달의 연인>은 중국드라마 <보보경심>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중국시장과 한국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신네기>는 인기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의 인기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원작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 구성이 어디까지 완성도 있게 표현이 되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두 드라마 모두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드라마 자체에 흡입력이 없다면 사전제작도 무용지물이다. 과연 여주인공을 둘러싼 남성 캐릭터들이 얼만큼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 꽃미남들의 향연속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선택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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