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발했던 예능들이 줄줄히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 강호동이 출격했던 <투명인간>은 단 3개월 만에 폐지가 결정되었다. 잇따른 프로그램 폐지에 ‘강호동 위기설’이 대두되었다. 강호동이 위기인지 아닌지에 관한 설왕설래가 오갔지만 분명한 것은,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예능인에 대한 평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룸메이트>역시 시즌 2를 기획하고 시간대를 변경했지만 결국 1년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다. <룸메이트>는 이국주, 조세호, 서강준, 나나, 박준형 등 인지도 있는 예능인과 주목받는 스타들을 투입하여 화제성을 끌어 올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시즌3가 논의중”이라는 제작진의 발표가 있었지만 시청률이 좋지 않았던 만큼 시즌3의 제작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결국 많은 대세 예능인들을 데리고도 프로그램은 사장되는 수순을 밟았다.

 

 

 

이렇게 폐지되는 예능을 살펴보면 묘한 공통점이 있다. 그 예능들 속에서는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

 

 

 

있는 것…화려한 게스트

 

 

 

 

<투명인간>은 강호동이라는 스타 진행자가 출연한 것을 비롯하여 게스트의 면면도 화려했다. 첫회에는 예능에 잘 등장하지 않는 톱배우 하지원이 게스트로 등장했고 2회 때는 연민정으로 주가 상종가를 친 이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청률은 크게 반등을 일으키지 못했다. 계속해서 스타들이 등장했지만 포맷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느낀 제작진들은 포맷을 두 차례나 변경했지만 <투명인간>을 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제작진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프로그램은 폐지가 확정되었다.

 

 

 

<룸메이트> 역시 대세 연예인들을 한데 몰아넣고 ‘셰어 하우스’ 콘셉트로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결국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였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룸메이트>가 선택한 것이 바로 화려한 게스트였다. 매회 스타급 게스트들이 셰어하우스를 방문했지만 오히려 콘셉트는 모호해지고 말았다. 나중에는 ‘셰어 하우스’ 예능 이라기 보다는 그냥 토크쇼에 가깝지 않느냐는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없는 것…정체성과 캐릭터.

 

 

 

 

이렇게 ‘시청률’만을 위시한 채, 중구난방으로 포맷이 변경되고 게스트들의 활약으로만 명맥을 이어가려 하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사라졌다. <투명인간>은 처음부터 회사에서 회사원들을 웃긴다는 콘셉트가 너무 억지스러웠고, 나중에는 <무한도전>의 극한 알바와 비슷한 수순으로 직업체험을 한다는 콘셉트를 몰고 갔지만 오히려 웃음 포인트는 줄어들었다.

 

 

 

이렇게 뚜렷하게 확립되지 않은 정체성 안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하고서로에 대한 합을 맞추는 과정이 생길 리 없었다. 결국 톱스타들이 총 출동했지만 이 두 예능 속에는 뚜렷한 캐릭터가 없었다. 오히려 강호동이나 이국주등의 기존 캐릭터를 이용하고 소모하는 일만이 반복되었다. 이미 알려진 그들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리 없었다. 어떠한 콘셉트로 인해 새로운 캐릭터가 창출되고 구성원들간의 관계에 대한 공감이 생기지 못하면 최근 예능의 트렌드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슈퍼맨>)>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도 관찰 카메라라는 형식 아래 진정한 부모 자식간의 모습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카메라에 대한 인식이 없는 아이들이 빚어내는 진솔한 모습이 성공을 이끌었다. 그러나 <슈퍼맨> 역시 추사랑이나 삼둥이 등의 캐릭터가 부재했다면 성공을 담보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육아예능의 대세를 타고 운이 좋게 캐릭터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성공요인이다.

 

 

 

그러나 <투명인간>이나 <룸메이트>는 이런 운조차 기대할 수 없는 포맷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최소한 <슈퍼맨>의 예능에는 ‘육아’와 ‘가족’이라는 확고한 콘셉트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미 카메라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어른들이 일주일에 잠깐씩 만나서 펼치는 이야기는 진솔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았다.

 

 

 

최근 가장 히트작이었던 예능 <삼시세끼>역시 출연진들을 어떤 상황에 가둬놓고 ‘요리’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그려나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룸메이트>나 <투명인간>은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와중에 그들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감만이 존재했다. 그들은 그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결국 기존의 캐릭터만 소비하다 끝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능이 항상 성공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실패한 예능에서도 실패한 원인과 교훈을 배울 수 없다면, 앞으로도 성공이라는 두 글자는 요원한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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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뉴스의 앵커가 최종 목표였던 뉴스 중심의 아나운서 분위기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리고 아나운서들은 다른 역할을 요구 받기에 이른다. 아나운서들은 이제 단순히 뉴스나 교양프로그램의 정보전달자가 아니다. 예능에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큰 웃음을 창출할수록 더욱 유명세를 얻고 주목을 받는다. 이제 아나운서의 롤모델은 프리선언을 하고 더욱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김성주, 전현무, 박지윤과 같은 ‘예능인 형’ 아나운서다. 고상하고 지적인 분위기의 아나운서는 옛말이다. 그들은 끼를 보여주어야 하고 웃음을 창출해야 한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대중들이 원하는 트렌드가 그렇게 바뀌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아나운서들이 바로 SBS의 장예원이나 KBS의 조우종 아나운서다. 이들은 교양보다는 예능프로그램에 투입되어 시청자들과 만난다. 특히 장예원 아나운서는 ‘최연소 아나운서’라는 타이틀로 부각된 이후 ‘월드컵 여신’으로 다시 한 번 화제를 만들어 낸 다음, 꾸준히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왔다. 이 와중에 박태환 선수와의 열애설은 덤이었다.

 

 

 

 

장예원 아나운서는 예능에 출연해서도 박태환 선수와의 열애설을 해명해야 하고 ‘그 이후로 친구들이 나랑 밥을 안 먹으려고 한다’는 너스레를 떤다. 뿐만 아니라 오렌지 캬라멜의 ‘카탈레나’에 맞추어 댄스도 선보인다. 배우 하정우와의 인터뷰는 인터뷰 자체보다는 둘이 같이 찍은 셀카가 더 화제다. 이쯤되면 예능인을 넘어서 아이돌쯤의 취급이라 해도 무방하다.

 

 

 

장예원 아나운서가 소비되는 방식은 이제 예능인의 영역에 자연스럽게 발을 들여놓은 아나운서 틈바구니에서도 독특하다. 어린 나이와 예쁜 얼굴을 무기로 한 점, 예능에서 춤을 추고 열애설을 해명해야 하는 점등 모든 분위기가 마치 기획 상품으로 나온 아이돌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느낌이다.

 

 

 

 

무려 대학 재학 중에 아나운서가 된 만큼 특별한 재능이나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사실 장예원 아나운서가 갖는 느낌은 신선하기보다는 식상하다. 그 이유는 장예원 아나운서가 갖고 있는 특별한 끼나 재능의 발현으로서 주목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외모나 다른 스타들과의 염문을 뿌리면서 장예원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화제성을 만드는 것은 방송사로서나 장예원 본인에게 있어서나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화제성의 중심에 선 장예원의 이미지가 과연 대중에게 호감으로 다가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나운서에 대한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진행 능력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예능감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때의 이야기다. ‘최연소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열애설’로 주목받은 장예원 아나운서의 주목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아나운서는 아이돌로 소비되기 힘들다. 대중이 아나운서에게 갖는 이미지와 상충될뿐더러 아이돌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도 못한다. 이미 아이돌 가수들은 차고 넘칠만큼 있다. 게다가 아나운서로서는 앨범을 발표하거나 공연을 하는 것도 불가하다. 그렇기에 특정 팬덤을 형성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장예원 아나운서의 유명세는 본인 스스로 대중에게 어필한 것이라기보다 다른 요소들에 빚을 지고 있다. 장예원 아나운서의 연관 검색어는 마치 아이돌의 홍보용 자료같은 느낌이다. 그런 홍보 속에서 본인의 능력이 부각되는 경우라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예원 아나운서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한계다.

 

 

 

본인 스스로 거품을 감당할 수 없을 경우, 그 괴리감에서 오는 이미지의 하락은 클 수밖에 없다. 과연 그 틈바구니 속에서 예능인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나운서도 아닌, 장예원의 위치가 명확해 질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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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와 <헬로 이방인>은 ‘셰어 하우스’ 열풍을 타고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셰어 하우스가 아닌, 외국인이나 대세 예능인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룸메이트>는 시즌 2를 맞이하여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다. 시즌1의 부정적인 여론을 무마하기위해 요즘 대세라는 이국주부터 god이후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박준형, 카라의 새 멤버 허영지, 한국말이 서툰 Got7의 잭슨등,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의 반전을 꾀했다.

 

 

 

 

출연진이 바뀌니 실제로 여론은 달라졌다. 호감도 높은 출연진들에게 쏟아지는 것은 원색적인 비난이 아니라 애정어린 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룸메이트>는 시간대를 변경하는 등의 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3%대로 동시간대 꼴지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블 예능인 <비정상 회담>이 4% 언저리인 것을 생각해 보면 공중파의 굴욕이라고 할만한 수치다.

 

 

 

<헬로 이방인>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헬로 이방인>은 셰어 하우스 콘셉트에 요즘 유행하는 외국인 포맷을 덧붙였다. 뿐만 아니다. 한창 예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남을 출연시키며 캐릭터를 살리려 노력했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외국인 포맷에도 불구, <헬로 이방인>에게 쏟아지고 있는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다. 시청률은 <룸메이트>보다 낮은 2%대다.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단어도 아까울 지경인 수준이다.

 

 

 

셰어 하우스 예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연진들에게 딱히 목적이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 놓거나 무전여행에 도전하는 등의 미션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그 미션 자체에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셰어 하우스라는 이름을 쓸 때는 그들을 한데 몰아 놓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욕심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보는 그들이 가족같이 친해지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친화력이 좋은 이국주나 강남이라도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보이기는 힘들다.

 

 

 

일단 특별한 목표나 목적이 없으니 회마다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이 딱히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무한도전>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재치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의 그림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미션을 수행하려 고군분투 하지만 그 그림은 신선하기 보다는 어디서 많이 본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매회 일정한 재미를 담보하기 보다는 이런 콘셉트가 실패하니 다른 콘셉트를 사용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결국 새로운 멤버를 추가하는 수를 두지만 이는 인원만 늘릴 뿐, 전혀 의미가 없는 행위다.

 

 

 

이런 문제점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이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강남과 이국주다. 그들은 <룸메이트>와 <헬로 이방인>속에서 여전히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지만 특별히 기존의 콘셉트에서 크게 빗겨나가지 못한다. 특별한 캐릭터를 만들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니 그들은 이미지를 ‘창출’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이미지를 ‘소비’할 수 밖에 없다. 그 이미지는 그들이 꼭 ‘셰어 하우스 예능’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구축할 수 있었던 이미지다. 매회 일정한 재미를 담보하지 못하고 결국은 출연진들의 이미지에 기생하여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구축해 갈 수밖에 없는 셰어하우스 예능 자체에 대한 호감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프로그램의 포맷으로 출연자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 아닌, 출연자들의 호감도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어 내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의외성이나 참신함 없이 단순히 ‘대세’를 몰아넣은 셰어 하우스 예능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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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시청률 저조와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룸메이트>로 제목을 바꾸고 시즌2를 확정지었다. 룸메이트의 제작진은 “앞서 시즌1은 낯선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 어떻게 사느냐를 중점으로 방송했다. 시즌2는 시즌1보다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콤플렉스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특히 아픔을 가진 이들이 룸메이트를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아 어떻게 변화할지, 또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보일 것이다"라며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시즌2의 콘셉트가 약간은 바뀔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는 룸메이트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다. <룸메이트>의 근본적인 문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리얼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룸메이트>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은 연출된 공간에 머물게 된다. 그 안에서 그들의 성격이 제대로 표현되느냐가 관건인데 단순히 같이 산다는 설정만으로는 그들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기는 힘들다. ‘같이 산다’라는 콘셉트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콘셉트가 없는 탓에 그들은 우왕좌왕하고 설정된 공간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도 못한다. 때때로 갈등상황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재미요소라기 보다는 오히려 출연자들을 비호감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무한도전>처럼 다양한 미션이나 상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 산다>처럼 실제 집에서 촬영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연출된 공간에서 연출된 행동만을 하고 리얼리티는 사라지고 그들에 대한 호기심마저 없어진다.

 

 

 

 

본질적으로 망가지기 힘든 가수나 배우들을 가지고 관찰 예능을 만들었을 때는 그들에게서 리얼한 모습을 연출할만한 상황이 주어져야 했다. 그들의 생얼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호감도에 집중해 캐릭터를 구성하고 그 다양한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어야 <룸메이트>의 회생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같은 공간에 연예인들이 산다고 해서 그들이 서로에게 진심으로 기대고 서로에게 큰 영향을 받아 변화를 경험할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지나치다.

 

 

그들이 진정으로 친해질 수 있는 콘셉트, 예를 들면 <꽃보다> 시리즈처럼 여행이라든지 <진짜 사나이>처럼 군대라든지 하는 어려운 상황이 존재하고 그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편이 낫다. 그러나 <룸메이트> 속 출연진들은 언제나 가면을 쓴 채, 서로에게 가식적인 모습만 보인다. 그들이 진심이 되어 가는 과정 따위는 찾아 볼 수 없다. 단순히 계약 때문에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 곳에 모인 그들의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재미 대신 지루함을 맛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가 <룸메이트>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일단 <K팝 스타>가 시작할 때 까지 특별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여력을 아낄 수 있다. <룸메이트>가 비록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지만 새로운 판을 짜는데 드는 시간과 힘을 소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수고를 아낄 수 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한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로는 <룸메이트>가 쓸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룸메이트>의 시즌2가 결정된 것은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제작비가 충당된다는 이야기다. 방송은 투자로 이뤄진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은 광고 투자 뿐 아니라 소속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소속사나 소속사의 자회사, 혹은 연예인의 광고주 스폰서등이 직접적인 제작 참여는 아니더라도 투자 형식을 빌려 제작비를 대는 경우도 생겨난다. <룸메이트>의 경우, 열 한 명이나 되는 출연진들의 출처 역시 모두 순수한 인기나 호감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알력으로 출연하게 되었을 가능성 역시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은 프로그램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손쉽게 많은 인물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구조로 여기 저기서 투자를 받기도 쉬워진다. 굳이 이런 콘텐츠를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돌을 출연시켜 해외 판매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엑소나 오렌지 캬라멜등 아이돌 가수들은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고 상대적으로 그런 인물들이 출연하는 예능은 해외에서 관심도 선점에 유리하다. 그런 까닭에 해외에 포맷을 판매한다거나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등을 통해 해외에서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을 포기할 필요가 없는 방송사가 <룸메이트>의 시즌2 제작을 결정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호응이 없고 시청률도 낮은 프로그램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와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룸메이트>는 결국 성공작이라 불릴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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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1명의 연예인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한 <룸메이트>는 시청률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캐릭터가 뚜렷하지도 않을뿐더러 뚜렷한 캐릭터들은 점점 비호감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의도나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모호해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기 힘든 가운데 출연진마저 역풍을 맞은 것이다.

 

 

 

서강준은 잘생긴 외모로 데뷔 초반부터 드라마에서 주요 역할을 떠맡으며 대세로 떠 올랐다. 그런 그 답게 룸메이트에서도 거의 매회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있었다. 아무리 방송은 연출의 마술이고 진솔한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해도 대본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인물의 실제 성격이 어느 정도는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서강준은 지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잘생긴 외모 말고는 특별한 예능감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부드럽고 훈훈한 이미지를 훼손했다.

 

 

 

그래도 서강준은 자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노출하며 관심의 중심에 섰기에 상황이 낫다. 그보다 더 큰 질타를 받은 것은 바로 에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에 속해있는 나나다. 나나는 방송이 시작된 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 그리하여 나나는 마침내 방송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나는 “나도 낯을 가리지만 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적응이 안되는 모양이다. 좀 더 예능적으로 봐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안 보더라. ‘노력하고 있구나’라기 보단, ‘쟤 왜 귀여운척 해?’라는 안 좋은 반응들이 너무 많다.” 며 “신경 안쓰고 실제 모습으로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인지라 겁이 난다. 내 모습을 숨겨야 하는가 싶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방송이후 쏟아진 수많은 악플에 대한 심경이었다.

 

 

 

 

그러나 나나의 이런 발언은 적절하지 못했다. 나나의 발언은 마치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모습이 남성을 유혹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그 때문에 여성들의 질투를 유발했다는 뉘앙스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나나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은 단순히 그런 부분 때문만은 아니다.

 

 

 

예능에서 예쁜 외모는 오히려 강점이다. 이효리나 송지효등이 스스로 망가지며 자신을 드러낸 까닭에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증가했다. 최근 <무한도전>에 출연한 손예진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화제는 되었을 지언정 손예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같은 오렌지 캬라멜 출신인 리지 역시 <무한도전>에 출연했지만 누구도 그에 대한 비난을 거세게 쏟아내지 않았다.

 

 

 

예능에서 예쁜 여배우나 가수가 자신을 드러내며 예능감을 뽐내는 것은 오히려 신선하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나나가 간과한 부분은 그 스스로 ‘예능감’이라고 부르는 행동 자체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 나나의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나나는 친해지기 위해 사람들에게 다가갔다고 하지만 나나의 방식은 같은 프로그램 내에서 박봄이 택한 방식과는 그 노선이 다르다. 박봄은 특유의 사차원적인 성격으로 모두에게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나나의 경우는 사람에 따라 그 태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예를 들자면 외모가 출중한 남성 출연진들에게는 상냥하고 싹싹한 모습을 보이지만 조세호같은 코미디언 출신 출연진에게는 별다른 애교나 친절함 없이 “나는 오빠랑 둘이 (곱창집에) 가기 싫으니 잘생긴 남자 데리고 오라.”는 식의 스스럼없지만 다소 공격적인 농담을 던진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는 결코 ‘친해지기 위한’ 포석으로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나나는 자신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도 스스럼없는 말투를 사용한다. 물론 <룸메이트>는 기본적으로 가족 구성원을 모티브로 한다. 출연진들 역시 편하게 행동하라며 나나의 반말을 허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예의가 없는 것과 동음이의어는 될 수 없다. 나나의 말투와 행동은 반말을 사용하더라도 연장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담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나나의 말투와 행동은 연장자에게 있어서도 친구에게 대하는 그것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이부분에서 많은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아무리 장난이라도 박봄이 싫어하는데도 머리를 건드리거나 ‘못생겼다’라는 농담을 던지는 등의 행동은 결코 바람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지난주 방송분에서는 이런 나나의 불편한 행동이 정점을 찍었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린채 운전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 것은 초보자의 실수로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일에 대한 대처는 결코 나나에 대한 이미지를 호감으로 전환시킬 수 없는 것이었다.

 

 

 

나나는 자신의 실수로 카센타에 들렀음에도 실수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휴대폰 통화에만 열중했다. 더군다나 종국에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옆에 타고있던 송가연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대신 “(사이드 브레이크가) 왜 내려가 있어?”라는 다소 황당한 물음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실제로 상황이 어떻고 그들간의 관계가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TV를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나나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기는 어렵다.

 

 

 

아무리 어느 정도의 연출과 설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연출과 대본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일이다. 마치 나나가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묘사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대본이 있더라도 상황 설정과 맥락을 준 후 그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기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어느 정도 캐릭터에 투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나는 이 지점에서 완전히 노선을 잘못 탔다. 그런 자신의 잘못된 방향은 무시한 채, “나는 노력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예능으로 안보고 나를 오해한다”라는 식의 해명은 오히려 논란에 불씨를 지피는 것이다.

 

 

 

다른 여자 출연자들도 있는 와중에 나나의 행동만 특별히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는 것은 나나의 행동에 대한 문제점을 암시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는 그의 발언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게 나나의 본모습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나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다. 나의 행동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나도 좀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한가 보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식의 발언이었다면 훨씬 더 부드럽게 들렸을 것이었다. 시청자들의 날선 시선에 직면하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의 숙명이다. 그들이 그 날선 시선을 뚫고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때에야 시청자들은 그들에게 열광한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불팽히도 출연진들이 그런 매력을 보여주기 적합한 프로그램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 속에 있는 출연진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지 능력이 없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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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좋다>의 한 코너로 방영된 <룸메이트>는 배우, 가수, 모델을 직업으로 가진 출연진이 11한명이나 등장하는 관찰예능이다.

 

 

 

 

주무기로 신선함을 내세웠다는 제작진의 의도에 대한 설명답게 실로 시도되지 않은 조합이다. 출연진중 조세호 정도를 제외하고는 예능인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러하지만 11명이라는 인물들이 한데 모여 생활한다는 콘셉트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그동안 관찰예능은 꾸준히 그 모양새를 달리하면서 발전해 나왔다. 가상부부의 관계를 관찰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부터 아이들의 순수함을 관찰하는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을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 군대라는 특정 상황에 처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진짜사나이>, 시골에 간 남매들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4남 1녀>까지 일종의 관찰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은 짜여진 상황이 더 중요하지만 어떤 것은 리얼리티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관찰예능에 꼭 필요한 것은 꾸며지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룸메이트>의 성공 역시 멤버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자연스러움이 빛날 때, 담보될 수 있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우려되는 지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11명이나 되는 출연진 사이에서 정리를 하고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예능인인 조세호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위치에서 그런 역할을 경험해 본 적은 없다. 어떻게 보면 신선한 시도지만 여러 인원을 따로 따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한데 모아 관찰 할 때 생기는 어수선함과 산만함을 잡아줄만한 중심인물을 필요하다. 운 좋게도 그들 중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 준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런 행운을 기대하기 전에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는 편이 현명했을 지도 모른다.그 곳에 등장하는 인물들 각각의 개성만으로는 무리가 있다. 첫회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직 예능에 어울리는 개성을 가진 인물이 있다고 확신하기도 힘들다.

 

 

 

예능에서는 잘생기고, 예쁜 얼굴만으로 승부를 보기도 어렵다. 뛰어난 재치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망가질 준비마저 되어 있을 때, 예능의 특성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나서서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 문제는 <룸메이트>에 특별한 미션이나 의도가 없다는 점이다. <룸메이트>의 기획 의도만 봐도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한 홈쉐어 프로젝트’라는 설명 외에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딱히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없이,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데 그 의미를 둔 것이다.

 

 

 

 

그러나 여자 남자 출연자들이 한데 섞여있는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다지 많지 않다. 결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라인으로 승부를 보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첫 회부터 이상형이나 관심 있는 멤버들의 속마음이 드러났고 미묘한 삼각관계등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시도가 결코 신선하거나 반갑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열한 명이 모여있는 공간은 그들의 개인적인 공간이라기 보다는 세트에 가깝다. 그들은 100%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힘든 환경에 처해있다. 물론 방송은 어느 정도 짜맞춰진 대본과 편집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애초에 만들어진 느낌을 주는 관찰예능과 인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뽑아내는 설정을 갖춘 예능은 그 궤를 달리한다.

 

 

 

 

<룸메이트>는 마치 <짝>이나 <우리 결혼했어요>를 섞어 놓은 느낌이다. <짝>처럼 여러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고 연예인들의 러브라인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우결>같은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이미 그런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그다지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어느정도 화제성은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열광적인 반응이나 신선함을 끌어내는데 무리가 있는 것이다.

 

 

 

 

결국 <룸메이트>가 극복해야 할 것은 이 식상함이다. 이 식상함을 극복하려면 그 11명의 인물들 중에 획기적인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예능에 익숙치않은 인물들이 그 과제를 어떻게 소화해 낼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러브라인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런 개성을 드러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첫회 역시 남자 멤버중 여성 출연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인 서강준에게 쏟아진 관심에 집중했다. 그런 그림은 전혀 신선하지가 못하다. 그 곳에 있는 인물들이 신선하다고 그런 식상한 설정이 용서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으로 이 과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룸메이트>만의 개성을 찾느냐, 그것이 가장 큰 딜레마이자 과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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