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선수 출신 스포테이너들의 전성시대다. 스포츠스타로서의 유명세를 이용하여 예능계에 진출한 스포츠 스타들은 그러나 신선한 얼굴이 되어 블루칩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스포츠 스타로서의 존재감이상이 없을 경우는 문제가 된다.

 

 

 

 

가장 자연스럽게 예능인으로서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안정환은 최근에만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등의 진행을 맡았고 sbs 파일럿예능 <꽃놀이패>에서도 모습을 비췄다. 안정환이 각종 예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그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설득시켰기 때문이다. 안정환의 예능 진출에는 김성주와의 케미스트리가 주효했다. <아빠 어디가> 출연당시 안정환은 무뚝뚝한 것 같지만 사실은 정이많고 여린 마음을 내보이며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김성주와의 티격태격은 웃음 포인트가 확실히 되어 주었다. 김성주와 말장난을 하거나 서로에게 스스럼없는 태도로 그림을 만드는 것은 확실히 프로그램의 분량을 채우는데 일조했다. <아빠 어디가>는 비록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밀려 폐지되었지만 김성주와 안정환의 케미스트리는 그 이후에도 유효했다.

 

 

 

정형돈 후임으로 안정환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투입될 당시 잡음이 없었던 것 또한 안정환이 보여준 예능감각이 그만큼 안정권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성주와 이미 편한 사이인 장점을 바탕으로 안정환은 솔직한 아저씨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과거 꽃미남 스타라는 사실은 그에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는 결국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시청자들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안정환이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그 캐릭터를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중간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의 활약이 존재했다. 안정환은 김성주와 함께 출연하여 해외 축구 선수들의 난감한 이름으로 장난을 치거나 과거 클럽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주며 축구선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는 등, 과감한 발언으로 인터넷 방송에 백퍼센트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정환의 입담이 빛을 발한 것은 그가 솔직하면서도 적절히 수위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비방용 발언도 오갔지만, 충분히 개그 수준으로 이해될 만큼의 수준에서 마무리를 지었고, 실명 토크 역시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웃음을 유발할 만큼 적절히 던졌다.

 

 

 

 

안정환의 이런 예능감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고, 그가 예능계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는 것 또한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스포츠스타에서 자연스럽게 예능인으로서의 변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올림픽 시즌을 맞아 김성주와 함께 축구 해설로 등장하며 안정환은 자신의 재능을 다시 십분 발휘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김성주와의 호흡이 좋기 때문에 안정환은 김성주가 옆에 있는 그림에서 가장 빛이 났고, 김성주 역시 좀 더 자연스러운 진행과 방송 기회를 얻는 등, 서로 윈윈하는 공생관계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적절히 이용하여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 안정환의 행보는 확실히 눈에 띈다.

 

 

 

 

그러나 같은 축구 선수인 이천수는 안정환과는 다른 평가를 얻고 있다. 스스로 대세라고 지칭하는 이천수의 자신감 만큼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예능에 자주 등장하는 것에 비해 이천수의 예능감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적이 없다. 그것은 이천수가 자신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단순히 과거의 유명했던 스타로서의 자신감만으로는 예능에서는 한계가 있다. 예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입담이 없다면 독특한 개성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이천수는 사실상 예능 판 안에서 사용할 만한 장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좌중의 이목을 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상대방이 활용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로 어필하는 것도 아니다. 일단 지나치게 경직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가장 큰 해결과제다.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내보이면서도 예능에서 자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가장 시급해 보이는 것이다.

 

 

 

차라리 서장훈처럼 과거사를 이용한 짓궂은 농담을 받아들이거나, 다소 짜증섞인 목소리로 불평을 내뱉으면서도 할 일은 다 하고 때로는 박식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전 요소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좋다. 할 말은 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돌파하는 모습은 서장훈의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천수에게는 주변사람들이 그를 이용할 수 있는 이런 활용도 자체가 크지 않다.

 

 

 

예능계도 정글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면 결국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과연 스포테이너로서의 가치를 안정환이나 서장훈처럼 이천수 스스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예능계에서 이천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증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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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로 가꾼 아름다운 몸매를 통해 <마이리틀 텔레비전>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양정원이 이번에는 '뒷담화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양정원은 <배성재의 텐>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잇몸이 컴플렉스라는 사실을 밝히며 "전효성 씨 수술 했나봐요. 이제 안 보여요"라며 "잇몸 여기 뭐 수술했나봐요. 얼마 전에 SNS 봤는데 다 내렸어요"라는 발언을 덧붙였다. 양정원은 마이크가 꺼졌다고 생각하고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가 켜져 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왜 미리 얘기 안해주셨냐"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곧이어 이 발언을 비난하는 여론이 크게 일자 양정원은 "비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양정원을 향한 비난여론은 거세다.







유독 '몸매'를 무기로 삼아 주목받았던 연예인들은 구설수에 취약하다.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본다면 레이양의 사례가 있었다. 레이양은 '스포츠 트레이너'로 주목받은 방송인이었는데, 지난 연말시상식에서 김구라의 대상 수상 순간 뛰어 올라와 뒤에 대상 축하 플랭카드를 들고 섰지만, 지나치게 카메라 앵글을 의식하며 화면에 잡히려고 노력한다는 의혹을 받으며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그 전으로 올라가면 클라라의 사례가 있다. 클라라는 '성추행'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꺼내면서 문제를 공론화시켰지만 결국 기획사 대표와의 입장 차이로 구설수에 오르며 각종 비아냥의 대상이 되었다. 이 때 비난의 세기가  클라라에게 유독 강했던 까닭은 클라라의 이미지가 호감형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부터 클라라의 각종 과장된 발언들과 행동들은 그에게 '구라라'라는 별명까지 생기게 만들었다. 구설에 오르는 순간 그런 이미지들은 클라라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근거가 되어 주었다.





양정원 역시, 비난 여론은 강력하다. 일단 양정원이 한 말은 친구들이나 술자리에서 쉽게 주고받는 말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막역할리 없는 DJ와 그런 사담을 주고 받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대화 방식이다. 대화 주제는 얼마든지 다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굳이 타 연예인의 실명과 신체적인 특징까지 거론해 가면서 '성형수술'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양정원의 태도는 결코 긍정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사과와 수습 노력에도 양정원에 대한 비난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전효성이 "괜찮다. 비난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안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양정원은 오히려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전효성의 대인배스러운 발언은 전효성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든 반면 양정원의 이미지를 그에 더욱 대비되게 만든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어떻게 해도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양정원의 발언이 그만큼 경솔하기도 했지만, 양정원의 지지기반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몸매를 강조하는 여자 방송인들의 지지기반은 대게 젊은 남성층이다. 반면 여성들에게는 반감을 사기도 한다. 단순히 몸매가 예쁘다는 것에 대한 질투가 아니라 지나치게 몸을 상품화 하는 것에 대한 반기라고 할 수 있다. 성적인 매력을 이용하는 것은 눈감아줄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일 경우에는 문제다.







비단 여성들 뿐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도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들이 강조하는 몸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남성들 역시, 그들을 하나의 예능인이라고 보기 보다는 성적 대상으로서 감상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이런 시선을 아는 여성들의 불쾌함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몸매가 좋다는 것으로 어필하는 연예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좀더 포괄적이고 대중적인 지지기반이다. 그 지지기반을 가지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예를들자면 뛰어난 예능감이나 연기력, 혹은 자신이 가진 재능 중 몸매 이외에 어필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몸매 이외의 특별한 매력이 발견되지 않을 때, 그들에게 덧씌워지는 이미지는 단순히 '몸을 사용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매력은 적응기간을 거치고 나면 사라지는, 짧은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





양정원에게 길은 두갈래다. 이번 사태로 인한 비호감 이미지를 굳힐 것인가, 아니면 이번 사태를 자신의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로 삼아 다른 방향성을 보여줄 것인가다. 문제는 단순히 몸매를 강조한 스타들이 위기를 맞았을 때, 추락하는 속도는 더욱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냥 꽃처럼 웃는 인형같은 연예인들에게 끊임없는 지지를 보내주기에는 대중의 기호는 너무 빠르게 변해버리고 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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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1981년 제 1회 개그 콘테스트에서 데뷔한 후, 무려 35년여 동안 예능계에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예능계의 메인 MC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연말 대상시상식에는 이경규가 후보로 오르고, 예능의 대부로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다. 이경규와 동년배인 코미디언들은 사실상 방송에서 전멸했다고 봐도 옳다. 혹여나 방송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황금시간대 예능이나 파일럿 프로그램 등, 트렌드를 파악하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방송에서 메인 진행자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경규는 가장 '핫'한 방송인은 아닐지라도 무리없이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그의 예능감은 여전히 통하고 있다.

 


 

신기한 것은 35년이라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이경규의 코미디는 시대를 선도하지는 않을지언정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전 개그 방식에 매몰되어 현재 예능의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이 코미디언의 숙명이라면 숙명이지만, 이경규는 그 재능을 갈고 닦아 여전히 트렌드 중심에 서 있다. 그것은 이경규의 고유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읽고 그 트렌드에서 자기 위치를 찾아내는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리얼리티등 이경규의 캐릭터나 특징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든 예능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도 이경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방송가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가 <마이리틀 텔레비전>(이하<마리텔>)에 등장했다.

 

 

 

 

<마리텔>이야말로 예능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은 나이든 사람들의 문화가 아니다. 이경규 세대라면 더더욱 인터넷에 취약하다. 10대부터 30대가 주축이 되는 인터넷 방송을 브라운관으로 옮긴 <마리텔>은, 출연자들이 각각 인터넷 방송을 진행한다는 콘셉트로 그 방송 안에서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방식이다.

 

 


 

<마리텔>은 백종원을 등장시켜 이른바 '쿡방'의 붐을 일으킨 방송이기도 하다. 그 선봉장에 섰던 배경은, 비록 예능인은 아니라 할지라도 개성과 콘텐츠를 갖춘 인물들을 섭외하는데 가장 큰 공을 들였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예능인이나 스타들은 이 프로그램 안에서 불리한 위치를 가진다. 그 이유는 전문성이 있는 유명인들의 경우 콘텐츠가 명확하고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은 반면, 스타들은 짜놓은 판 안에서 운신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은 자신만의 콘텐츠가 확실하고 주제가 명확할 경우 그 우위를 가진다. 형식도, 룰도 없는 것이 바로 인터넷 방식의 형식이요, 룰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콘텐츠가 풍성하여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 인터넷 방송을 성공시키는 비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들은 대본이나 설정 등, 주어진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는 직업군이다. 갑자기 무언가를 혼자서 해보라고 하면, 대본과 상황 설정이 없는 한, 그들의 예능감이 빛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우선인데 그들이 선택하는 주제가 흥미롭더라도 아무래도 전문가들 보다는 집중도나 구성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경규는 달랐다. 이경규는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가 키우는 개들을 데리고 나와 바닥에 눕는 등, '이경규' 자체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경규가 그 다우면 그 다울수록, 유입되는 시청자들은 늘어났다. 심지어 10분남은 시점에서 "6분 동안 쉬겠다"고 선언하며 드러눕는 장면조차 흥미로웠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 걸까.

 

 


 

이경규는 인터넷방송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인터넷 방송의 콘텐츠라는 것은 꼭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콘텐츠의 풍성함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 진행을 이어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 또한, 그들이 가진 능력이 그들 생활 일부일 정도로 그들과 하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주제를 가지고 그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주제를 고민해야하는 진행자들은 그 주제에 자신의 개성을 녹여내기 힘들다. 그러나 이경규는 함부로 모르는 주제에 도전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할 콘텐츠보다는 자신이 흥미로운 주제를 들고 나와 그저 자신이 되었던 것이다. 시청자가 아닌 자신에게 집중하며 볼 사람은 보고, 보지 않을 사람은 보지 않아도 좋다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의 '자신다움'은 역설적으로 흥미를 자극했다. 뭔가 남들과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인터넷 방송 시청자들은 열광하는 점을 정확히 캐치한 것이다.

 

 

 

이경규는 이번에는 '낚시'라는 콘텐츠를 들고나와서 다시 1등을 거머쥐었다. 사실상 기다림의 연속인 낚시는 당사자만이 재미를 느낀다. 그러나 이경규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며, 붕어를 20마리 잡겠다는 공약을 세운다. 그리고 그 20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방송을 진행한다. 사실 엄청난 재미를 담보했다기 보다는 이경규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시청률로 이어졌다. 백종원이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그를 스타로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그가 만약 낚시 콘텐츠를 처음에 들고 나왔다면 1위는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을 데리고 나와 자신의 안방에서 하는 것처럼 콘텐츠를 꾸민 첫 번째 방송이 그에 대한 매력지수를 급격히 올렸기 때문에 그의 후속방송에 대한 호기심은 증가할 수 있었다. 그는 '이경규'를 보여줌으로써, 인터넷 방송이 본질을 파악하고 또다시 '갓경규'라는 호칭을 얻었다. 과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이경규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 <무한도전> 예능총회에서 예능에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동시에 치고 빠지는 능수능란함으로 예능감까지 보여준 이경규는 전체적인 예능의 흐름을 파악하는 동시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론 주인공으로 때론 조연으로 활약하는 그의 예능감이 35년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은 과 연 혀를 내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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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내고 호응을 보냈다. 그 예능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예능속에서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역시 장수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 해 1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슈가맨-투유 프로젝트>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그들 개개인의 힘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노래를 2015년으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강력한 추억의 힘이 주효했다. ‘토토가토토가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브랜드가 되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인터넷 방송을 결합한 형식 속에서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등의 프로그램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조차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백종원이라는 캐릭터가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라는 점만큼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백종원을 필두로 한 <마리텔>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 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한달을 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 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허셰프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 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예능인으로서 소비 된다기 보다는 그의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히든싱어>에 이어서 정체를 숨기는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 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이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 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역시 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 전망이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예능은 이제 예능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굳이 이름을 올릴 것도 없을 만큼 너무 당연한 이름이지만 여전히 연말 연예 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pd“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 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로 국내 시청률과 상관 없이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슈가맨-투유 프로젝트>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유재석은 내년에도 별 일이 없다면 다시 연말 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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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수에 이어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에 출연한 정준하에 대한 반응도 싸늘하게 식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리텔>에 섭외 될 당시, “내가 거기를 가서 무엇을 하겠냐.” 며 부담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준하의 <마리텔>은 가장 기대되는 섭외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이미 박명수의 <마리텔> 출연이 웃음 사망꾼이라는 웃지못할 별명만 얻은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준하의 <마리텔> 섭외가 그만큼 의외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리텔>은 현재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젊은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요새 트렌드가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전체의 문화라고 볼 수 없는 인터넷 방송을 공중파로 끌어들였고, 자막으로 표현되는 소위 드립들도 젊은 층의 감성으로 편집된다. 방송 중 노잼’ ‘꿀잼’‘꿀노잼등의 단어가 채팅창에 난무하는 것 자체가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혹은 인터넷 방송에 익숙치 않은 세대들의 문화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인터넷 방송은 공중파 방송이랑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일단 형식과 틀을 만든 후, 그 틀에 맞춘 진행을 해야하는 공중파와는 달리 인터넷은 즉각적인 소통을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에 그 틀에서 좀 더 자유롭다. 인터넷 방송을 하는 일명 ‘bj'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 파악하고 그 반응을 토대로 방송의 내용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불특정 다수에게 열려있는 TV와는 달리, 인터넷 방송은 좀 더 시청층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 제한된 시청층은 오히려 방송 콘텐츠의 범위를 넓힌다. 예를 들면 먹는 방송이라는 뜻인 먹방은 공중파로 넘어오기엔 너무 빈약한 콘텐츠다. 그러나 음식을 쌓아놓고 먹기만 하는 bj들의 방송은 가장 인기가 높은 컨텐츠 중 하나다. 게임을 중계하거나 본인이 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송이 가능한 것 역시 인터넷이라는 공간적인 특징 때문이다. 애초에 그런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만이 접속하기 때문이 좀 더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인터넷 방송의 매력이다.

 

 

 

정준하의 패착은 이런 인터넷 방송을 파악하지 못한데서 시작한다. 그가 들고 나온 콘텐츠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인터넷 방송은 무얼 하든지 자신이 잘 하는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볼 때는 이해 할 수 없는 콘텐츠도 어떤 이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적인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공략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방법이다. 이미 <무도>로 한차례 화제가 되었기는 하지만 굳이 인터넷 방송을 켜고 정준하를 지켜보기 위해 그 자리를 찾아간 누리꾼들은 이미 인터넷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준하가 잘하는 것, 이를테면 먹방같은 콘텐츠였다. 이제까지 <마리텔>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사람들도 김구라같은 예능인보다는 백종원, 이은결, 차홍, 이말년등, 자신의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말년이 이 방송을 대체 왜 보는 거냐고 신기해 하듯 던진 한마디는 인터넷 방송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준하는 방송말미 먹으라고 보내준 자장면마저 굳이 먹지 않고 면발을 자신의 얼굴에 던지는등, 잘못된 방식으로 인터넷 방송에 접근했다. 그 접근 자체가 인터넷 방송에 익숙치 않은 정준하의 연구 부족에서 온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다. 인터넷 방송은 생방으로 네티즌이라는 관중을 놓고 진행되는 만큼 무엇보다 던지고 받는 이야기가 중요하다. 이미 정준하의 <마리텔> 출연은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을 타고 화제가 된 터였다. 그 화제성은 인터넷 방송망 서버다운이라는 관심으로 증명되었다. 그러나 정준하는 자신이 준비해 온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정준하의 고집은 대중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의 문제점은 대중이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밀어 붙인데 있다. 사실 재미가 없단 것은 다음 문제다. 인터넷 방송에 참가한 누리꾼들이 보길 원하는 것은 좀 더 누리꾼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자신의 방송을 살려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었다. 재미가 없는 것은 다음 문제다. 그러나 정준하는 자신이 방송 자체의 퀄리티를 살리려는 노력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대중에게 강요했다. 옆에 앉은 서유리의 서포트에 정색을 하거나 네티즌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듯한 태도는 그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애초에 내키지 않은 출연을 결정해야 했던 정준하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에 서야 했던 정준하의 부담감도 분명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정준하가 필요 이상의 비난을 들어야 했던 것은 재미가 없었다는 그 자체 보다는 그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정준하는 이번 <마리텔>의 출연을 통해 그가 단순히 익숙치않은 분야에서 헤맸다는 것 이상의 반성이 필요하다. 자신이 받은 비난이 억울할지언정 그 비난을 타산지석 삼아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연예인의 숙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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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이 6주간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마리텔>)>의 출연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했다. 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당시 난공불락이었던 백종원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첫 방송에서부터 백종원에 이어 시청률 2위를 기록했으며 심지어 다음 방송에서는 백종원을 이기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대중앞에 선 그가 흘린 눈물은 깊은 감동으로 대중의 가슴에 전해졌다. ‘잘 자랐다며 지금의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시골에 놀러갔을 때 따듯하게 웃어주는 할아버지를 떠올릴 때처럼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감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강렬한 첫 등장과는 달리, 김영만의 청취율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고 마지막 방송으로 갈수록 시청률은 최하위를 달렸다. 그러나 김영만의 등장과 퇴장은 단순히 순위로만 평가 될 수 없다.

 

 

 

 

김영만의 콘텐츠는 자극적이지 않다. 종이접기는 이전에도 교육방송이나 어린이 프로그램 채널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 콘텐츠였다. 백종원의 요리처럼 대세로 떠오른 콘텐츠도 아니고 이은결의 마술처럼 의외성이 충만한 콘텐츠도 아니다. <마리텔> 인터넷방송의 주된 시청자층인 2~30대의 관심을 끌기에는 종이접기는 약할 수밖에 없다. ‘재미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인터넷 방송 콘텐츠에서 종이접기는 지나치게 순수하고 너무나도 평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만은 초반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그것은 사실 종이접기의 힘이라기 보다는 추억의 힘이었다. 김영만을 보고 성장한 세대들이 김영만과 함께했던 시간들, 그리고 행복했던 그 시절 추억들을 떠올린만한 나이가 되어 이제는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세대가 되었다. 그들은 김영만이라는 사람을 자신의 어린시절과 동일시했고, 그 결과 그의 방송은 폭발력을 지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방송이 다소 독하고 직설적인 반응을 무기로 하는 반면, 김영만의 방송은 소위 드립(웃기거나 촌천살인의 코멘트를 이르는 인터넷 용어)’을 치기에는 너무나도 착했다. 점점 새로운 것을 찾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그 콘텐츠는 너무 빨리 식상해 지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김영만은 초반의 관심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퇴장을 맞았다. 그러나 그의 등장은 결과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등장이 그토록 감동적일 수 있었던 것은 추억의 힘이기도 하지만 그가 김영만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영만은 내가 오래 살아서 너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내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하는 어른이 아니었다. 그는 그래. 너희들이 잘 살았다.’고 말 해줄 줄 아는 현명한 어른이었다. 청춘들에게 그 정도로 왜 힘들어 하냐고 다그치기 보다는 따듯한 위로를 건넬 줄 아는 그의 마음씨는 많은 사람들을 그와 함께 눈물짓게 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챙기며, ‘뚝딱이 인형을 연기하는 사람들을 인사시키는 그의 배려심, ‘자신이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주는 따듯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방송출연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초연함은 시청률이 1위든 꼴찌든 상관없이 그의 퇴장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마리텔>1위를 수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울림을 전해주는 일이었다. 그 울림만으로도 그의 방송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폄훼될 수 없다. 재미를 찾고 자극을 찾는 콘텐츠에서는 시청률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그러나 그의 방송은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가 꼴찌라는 타이틀을 얻은 마지막 회의 결과만을 강조해서는 안된다. 그가 얼마나 성숙한 어른이었는지,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고 청춘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줄 줄 아는 성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가 전해준 감동이 얼마만큼의 큰 울림으로 다가왔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더 큰 재미와 자극은 다른 방송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김영만이 전해준 감동을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감동적이기만 해서는 시청률을 높게 유지할 수는 없지만 그 감동의 가치만큼은 어떤 방송보다 크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왔음을 잊지 않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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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wattle.tistory.com BlogIcon 고기수염 2015.08.24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만아재.. ㅠ ㅠ


대세는 대세인 모양이다. <마이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넘치는 입담과 감각으로 시종일관 시청률 1위를 거머쥐며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더니 <한식대첩3>의 심사위원으로, <집밥 백선생>의 호스트로 출연한 것에 이어 <스타킹>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이 없었다면 기획조차 되지 않았을 프로그램이고 <한식대첩>에는 이전 시즌에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지만 주목도는 지금과 같지 않았다. <스타킹>에 출연해도 프로그램의 화제성과는 상관 없이 백종원의 발언등은 단숨에 기사화 된다. <마리텔>에서는 무려 5회 연속 1위였다. 새로 투입되어 2위를 차지한 마술사 이은결이 고정 패널이 될 경우, 백종원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확률도 무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백종원 브랜드'는 지나치게 강력하다.

 

 

 

 

백종원이 대세가 된 것은 '셰프 열풍'을 타고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러나 백종원이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지 않았다면 '백종원 열풍'은 불가능했다. 백종원의 키워드는 단지 셰프나 사업가에 있지 않았다. 설탕을 많이 넣는다는 비판에 뾰루퉁한 표정을 짓거나 신경쓰는 모습, 짜장면을 만들다 춘장을 태우는 모습은 그간 권위적이고 독설을 내뿜었던 셰프의 이미지나 수백개의 체인점을 소유한 사업가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이었다. 그는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그 방식은 자신을 포장하고 실수를 감추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고 실수를 내보이며 대중과 '소통' 했다.

 

 

 


 

<마리텔> 첫회에서 1위를 차지한 후,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자 그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집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아내를 사랑해 주십사 당부했다. 그는 사업가였지만, 로맨티스트였고 옆집 아저씨였으며 그 모든 것 위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성공한 남자였다.

 

 

 

 

카레나 된장찌개, 김치찌개등의 평범한 요리를 만드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집밥 백선생>은 시청률 6%에 육박했다. 이것은 모두 백종원의 힘이다. 백종원의 캐릭터는 이제 브랜드가 되었고 친숙한 모습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식대첩>에서 해박한 지식을 뽐내며 식재료의 역사를 줄줄이 읊는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는 겸손할 줄 안다. 그는 사람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요리를 존중하고 자신의 위치를 낮출 줄 안다. 오히려 그의 이런 태도는 심사위원으로서의 자격을 더욱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연복 셰프보다 자신이 밑이라 인정할 수 있는 담대함과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를 평가할 때의 신중함은 <마리텔>이나 <집밥 백선생>에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내뱉으며 유머를 구사할 때와는 또 다른 얼굴이다.

 

 

 

 

물론 그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부각된 만큼 그의 잦은 TV 출연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그는 캐릭터를 달리 하고는 있지만 '요리'라는 기본적인 콘셉트를 벗어날 수 없다. 내용이나 그의 화술이 겹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수록 그에게 지쳐가는 시청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아직은 백종원 브랜드가 유효하지만 그 브랜드의 부각은 영속적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것은 그의 노력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가 주목받은 이유는 '트렌드'에 그가 적합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예능인이 아닌 그의 방송 출연은 트렌드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끝이 보인다 하더라도 백종원의 다양한 얼굴을 구경하는 것이 결코 헛된 일은 아니다. 그가 주는 즐거움을 즐기면 그 뿐 이다. 그 스스로도 방송활동에 집착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도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다. 그가 백종원 브랜드를 부각 시킨 <마리텔>은 젊은 층을 공략한 사이트 '아프리카 TV'의 형식을 가져왔다. 이미 50이 된 그가 의 젊은 층을 끌어 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의 선택은 계산과 이해가 바탕이 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매력이 그를 대세로 만들었다.

 

 

 


 

 그는 대중의 비위를 맞추려고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매력적이다. 그는 언제든 지금 받는 주목을 내려놓고 제 자리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 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 대중의 비위를 맞추고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라는 사람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성품을 지녔다. 마치 필연이기라도 한 듯, 그에게 모든 시선은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불러 주면 그는 달려간다.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에게는 상관없다. 다시 방송을 하지 않던 예전으로 돌아가면 그 뿐이다. 그 '내려놓음'이 그를 더 빛나게 한다. 언젠가는 백종원 열풍에도 끝이 있겠지만 아마도 그는 '대세'의 자리에 당분간은 머물러 있지 않을까. 끝이 두렵지 않은 그의 열풍을 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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