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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13 용감한 풍자도 소용없다...뭘해도 안되는 <개콘>의 패착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가 좀처럼 기사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10%가 넘는 시청률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지만 화제성이 예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주목도도 낮아졌다. 시청률 역시 상승기류를 전혀 타지 못하고 있다. 일요일 마지막을 책임지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의 자존심을 잃은지 오래다. 이런 현상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개콘>의 하락세는 천천히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 <개콘>은 그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풍자 역시 그 중 하나였다. <개콘>은 어지러운 현정권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풍자 개그를 내놓았다. 현 시국에서 풍자개그는 오히려 반감을 사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최순실부터 박근혜 대통령 미용실까지 풍자를 한 <개콘>에 대한 반응만큼은 싸늘하다. <개콘>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맥락없는 유행어

 

 

 

 

 

 

 

 

 

<개콘>에서는 그동안 인기코너에가 탄생할 때마다 유행어를 배출 시키며 관심을 증폭시켜왔다. 그러나 어느순간 자연스러운 코너의 인기로 인한 유행어보다는 유행어를 만들기 위해서 코너가 만들어진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맥락에서 유행어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반복되는 유행어로 인기의 요행을 바라는 식의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특히 올해 4월 종영한 코너인 ‘유.전.자(유행어를 전파하는 자)’ 코너는 이런 무리수의 정점에 있던 코너다. 관객과 시청자들이 코미디언들의 말을 무작정 따라하게 만들며 유행어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코너인데 결국 그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들은 코너에서 “따라할만한 유행어를 만들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런 노골적인 맥락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너의 재미를 살리지 못한 채 유행어만을 반복하는 식의 전개가 이어진 것은 <개콘>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시청자들이 시청의 재미를 찾지 못한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 

 

 

 


외모비하 혹은 먹방

 

 


‘재미’가 없다는 결정적인 문제점을 파생시킨 것은 소재의 고갈이었다. 공개 방청 코미디는 이미 오랜 세월을 반복해 오며 트렌드에서 밀려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코미디언들에게는 ‘코미디’만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고,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는 자리다. 트렌디하지는 못하더라도 tvN <코미디 빅리그>가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코너의 아이디어가 문제라는 지적이 와닿을 수밖에 없다.

 

 

 

 

 

 

 

<개콘>은 예전 <개콘>에서 인기를 끌었던 소재들을 다시 한 번 활용하며 부흥을 노렸다. 예를들자면 자신의 얼굴을 비하한다든지 예쁜 얼굴이 망가진다든지 하는 식이었다. 거기다가 뚱뚱한 사람들의 몸에 대한 편견 역시 그대로 개그 소재로 차용했다. 정종철의 옥동자 시절부터 사용된 이 소재는 그 시절에는 통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외모로 웃음을 창출하는 발상은 지나치게 1차원적으로 받아들여진지 오래다. 더군다나 ‘못생긴 역할’을 맡은 캐릭터들이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가 되면서 ‘외모비하 논란’도 일었다. 예쁜 캐릭터가 망가지는 것 역시 ‘예쁘다’는 전제조건을 깔았기에 가능했다. 단순히 예쁜 사람이 망가진다고 반전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이마저도 스토리 없는 오버 코미디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개콘>은 이에 트렌드인 먹방을 더했다. ‘사랑이 large' 코너는 뚱뚱한 코미디언인 유민상과 김민경이 ‘많이 먹는’ 연인으로 등장해 음식으로 코미디를 보여주는데 결국 ‘우리는 이만큼 많이 먹는다’는 웃음 포인트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차라리 과체중 코미디언들이 나와서 솔직한 먹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이 훨씬 더 재밌을 정도다. 한마디로 개그를 풀어내는 방식과 스토리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순한 ‘풍자’가 아닌, ‘아이디어’가 필요

 

 

 

 


<개콘>의 풍자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역시 이런 맥락이다. 단순히 현재 뜨거운 감자를 녹여냈다고 개그가 빛나는 것이 아니다. 풍자가 통쾌하려면 아이디어 속에 예상치 못한 순간, 확실한 한 방을 선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말하는 대로>의 유병재의 코미디가 그것이다. 그는 가족들이나 조카와 대화를 인용하여 재치있는 말솜씨를 보였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뭐해요?’ ‘좋은 동네에 살지’ ‘좋은 동네에 살면 뭐해요?’ ‘좋은 친구를 사귀지’ ‘좋은 친구를 사귀면 뭐해요?’‘그러면 연설문을 네가 직접 안 써도 돼지.’ 같은 식의 반전있는 대화 내용을 재치있게 풀어내며 좋은 반응을 얻은 유병재는 버스킹 2탄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개콘의 풍자는 너무나도 직접적이다. 11일 <개콘>의 코너 ‘대통형’은 풍자 코미디가 어떻게 하면 실패할 수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국무총리 유민상은 계속해 울리는 메시지 소리에 "이거 아무래도 제가 국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보니까 이렇게 연락이 계속 오는 것 같습니다"며 메시지를 열어본다. 메시지에는 당연히 '꺼져', '내려와라', '사퇴'등이 써 있다. 예상 가능한 범주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이어 대통령 서태훈이 나타나고 서태훈은 "머리를 좀 하고 오는데, 무슨 청와대는 올림하는데 90분이나 걸려요?"라고 투덜댄다. 이에 유민상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 느낌상으로는 한 20분밖에 안 걸린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개그다. 뉴스 보도 내용을 그대로 무대위에 올린 것과 다름이 없다.

 

 

 


또 서태훈이 "그런데 날이 추워서 그런가 으슬으슬하네요"라고 하자. 유민상은 "몸이 안 좋으십니까? 저희가 그럴 때를 대비해서 이 청와대에 각종 주사를 구매해놓고 있습니다. 태반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어떤 걸로 맞으시겠어요?"라며 주사기를 꺼낸다. 서태훈은 "청와대에 무슨 주사가 이렇게 많아요? 청와대가 아니라 청와대 부속병원 아니에요?"라고 일침을 날린다. 이마저도 너무나도 직접적이다. 재치와 기지가 있기 보다는 풍자를 해야한다라는 압박 속에서 이루어진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 느낌이다. 유병재처럼 ‘너 배터리 얼마 남았어?’ ‘한 5% 남았는데요?’ ‘5% 남았으면 내려와! 내려와야지 거기서 뭐하고 있어?’ 라는 식의 의외성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한 개인의 코미디도 박수를 받는 와중에 여러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짠 <개콘>의 코미디에는 웃음과 반전이 없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다. 남을 웃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코미디언은 그걸 해내야만하는 숙명이 있다. 뭔가 색다르고 신선한 코미디를 선보이지는 못할지언정 최소한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흘러선 안된다. 누군가를 웃기기 위해서는 엄청난 스킬이나 새로움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한 번쯤 꼬여있는 재치, 상황들이 잘 엮어진 스토리, 그리고 보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공감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것들이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웃음이 없는 혹독한 비판을 듣는 <개콘>이 나아갈 방향은 지금 <개콘>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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