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복수를 하고 싶어 할까. 소재의 반복이 다소 아쉬운 와중에도 복수극은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다. 현재 방영되는 드라마만 해도 <국수의 신>에서는 천정명이 조재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고, <몬스터>에서는 강지환이 정보석에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일일극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624일 마지막 회가 방영된 <천상의 약속>의 이유리 역시 문제의 복수를 하기 위한 힘겨운 여정을 걸었다.

 

 

 

 

복수극이 이렇게 많이 제작되는 이유는 복수극에는 그만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이야기의 구성 자체를 자극적으로 짤 수 있다. 복수를 결심하기까지 주인공이 겪는 고난들은 대부분 살인, 배신, 물리적 폭행 등 엄청난 자극적인 소재로 만들어진다. 주인공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시청자들 역시 그 감정에 동화되도록 한 장치다. 복수극은 이제 하나의 장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제작되고 있다.

 

 

 

 

그런데 복수극이 그 옛날 김수현 작가가 문제작 <청춘의 덫>을 들고 나온 시점보다 발전했다고 볼수 있을까. 여러 주인공들이 여러 형태로 복수를 결심하고 통쾌한 한 방을 날리지만, 그 기승전결에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형 솝 오페라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인의 복수에 대한 결말은 참 신통치 않다. <천상의 약속>은 그런 복수극의 진부함과 고질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완벽한 예다. 악역으로 연기대상까지 수상한 이유리가 12역까지 해가며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마지막회는 시청자들에게 예의 없는 결말을 선사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무리는 급하고 갑자기 개과천선한 사람들은 의아하다. 주인공 이나연(이유리 분)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해 복수를 결심했던 사람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며 극은 마무리 된다. 아무리 용서와 화해가 좋다지만 그런 결말은 통쾌함이 아닌 짜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용서를 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묘사되었다면 또 몰라도 <천상의 약속>은 종영하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야기에 진전이 없었다. 복수를 할까 말까하는 감질나는 전개속에 이야기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마지막회에 모든 결말이 마무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복수극의 핵심은 이야기의 점진적인 발전이다. 복수를 하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절망, 그리고 점차 반격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쌓아올린 이야기 속에서 감정의 분출과 상대방의 몰락을 차근차근 보여주는 기승전결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 복수를 미루는 주인공의 지지부진함은 시청자들에게 있어서는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요소다.

 

 

 

 

착한 것이 아니라 미련하고 멍청한 선택을 하는 주인공에게 동조하는 시청자는 없다. 대표적으로 <왔다! 장보리> <내딸 금사월>로 막장의 대가라는 평을 들은 김순옥 작가의 작품속에서 착한 주인공들은 언제나 지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천상의 약속>은 복수를 결심하게 만들만큼 잔인했던 여인의 일생에서 원수에게 신장까지 떼어주는 비정하고 매몰차고 주인공만 손해보는 결말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런 복수가 복수라고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복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국수의 신>이나 <몬스터>의 경우의 스토리는 이 보다는 낫지만 사실상 진부함에 있어서는 별다를 것이 없다. <국수의 신>에서도 복수는 결말을 위해 아끼고 감춰둔다. 복수가 끝나면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 사이의 스토리를 촘촘하게 준비했다기 보다는 복수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모든 스토리가 늘어지고 있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몬스터>역시 50부작이라는 호흡속에서 복수의 칼날은 무뎌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쾌하고 시원하며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몬스터>는 답이 아닌 것이다. 주인공의 복수가 크게 기다려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런 시청자들의 불만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수의 신><몬스터>의 시청률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한국 복수극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현재 드라마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은 채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복수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확실한 흥행포인트가 되지만 잘못하면 진부하고 지지부진해지는 이야기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그 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드라마들에게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삼 사 월화드라마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시작하면서 시청률 싸움 역시 치열했다. 일단 승기는 50부작의 사극, SBS <대박>이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률 반전의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 세 드라마 모두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각각의 드라마에 시청 포인트, 그리고 드라마의 재미를 주도한 신스틸러를 분석해 보았다.

 

 

<대박> 최민수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한 <대박>은 아직 장근석, 여진구등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임에도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백대길(장근석)이 왕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버려짐으로써 또다른 핏줄인 연잉군(여진구 분)과의 필연적인 싸움을 그리는 과정을 상당히 촘촘하게 그린 것이다. 일단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좋은 사극이라는 점 또한 <대박>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박> 1, 2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이문식, 전광렬, 최민수, 임현식 등 연기력이라면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향연이 드라마 내내 펼쳐진다. 연기력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그 중에서도 숙종역을 맡은 최민수는 이 드라마의 갈등 중심에 서 있는 왕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포착해냈다. 특유의 무게감과 스타일을 캐릭터에 투영시키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한 층 더 끌어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민수는 <대박> 1, 2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 그의 카리스마는 방송 삼사 그 어느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는 앞으로도 절대 권력으로서 긴장감을 책임질 가장 강력한 신 스틸러가 될 전망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박신양

 

 

 

삼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성인 주인공이 첫 회부터 등장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의 신스틸러는 역시 타이틀롤을 맡은 박신양이었다. 웹툰 원작의 <조들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분투하는 특이한 캐릭터의 변호사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회적인 문제를 드라마 안에 녹여내면서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포인트다. 그 안에서 박신양은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주인공 조들호를 완벽히 표현해 낸 신스틸러다. 그는 재판을 뒤집는 수완을 발휘하며 긴장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시그널>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조들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이 드라마가 반등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시청률은 <대박>과 비교해도 1% 내외의 차이다. 박신양의 원맨쇼가 될 것인지, 그 안에서 박신양의 캐릭터 이상의 울림이 존재할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 정보석

 

 

 

 

삼사 드라마 중 최하위로 시작했지만 <몬스터>역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자이언트> <기황후> , 히트작을 집필해 온 부부작가 장영철-정경순 콤비의 극본에 다소 뻔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복수극이라는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 주인공인 강지환과 성유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라는 점 또한 이 드라마의 반전 요소가 될 수 있다.

 

 

 

<몬스터> 1, 2회에서는 강지환의 아역격으로 이기광이 등장했다. 이기광은 아이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절대 악인인 변일재(정보석)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1, 2회에서도 주인공 강기탄이 성형수술을 하고 노숙자가 되는 과정은 모두 변일재로 인해 벌어진다. 변일재가 강력하면 강력할수록 이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이언트> 등에서 악역 연기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정보석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코믹부터 악역까지 모든 역할을 아우르는 정보석이라는 배우의 힘을 이 드라마에서도 다시 확인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사 드라마는 각각의 장점과 포인트가 확연하다. 여전히 시청률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키는 작품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과연 어떤 드라마가 그 승기를 잡을까. 여전히 살벌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