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진짜 사나이>가 종영한 자리를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은위>)가 채운다.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몰래 카메라의 귀환이다. 이경규로 대표되는 한국형 몰래카메라를 다시 들고나온 MBC는 좀더 치밀하고 발전된 형태의 몰래 카메라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몰래 카메라’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롭게 선보이는 <은위>가 극복해야 할 지점들을 짚어보았다.

 

 

 

 


이경규

 

 

 

 

 

 

일단 한국에서 몰래 카메라는 이경규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하다. 이경규가 시작하고 이경규가 다시금 귀환하기까지 한 몰래카메라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로 1991년 제작되었다. 몰래카메라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 해외에서도 예능 아이템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유명인들을 속이고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한 재미를 담보할만하다.

 

 

 

그러나 한국의 몰래카메라는 이경규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하다. 이후에도 새로운 형식의 몰래카메라가 계속 시도되었지만, 성공한 역사를 찾기 힘들다. 이를 의식한 제작진 역시 이경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경규는 “(몰카 소재를) 세 번이나 재탕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경규 없이 새로운 인물들이 몰래카메라의 분위기를 제대로 몰아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진정성과 식상함

 

 

 


몰래 카메라 소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속은 상대방의 리액션이다. 사실 몰래 카메라는 지금도 다수의 예능에서 이벤트 형식이나 단발성으로 사용되는 소재다. 그러나 몰래 카메라 자체가 주가 되어 방영하는 프로그램은 더욱 신경쓸 요소가 많다. 일단 몰래 카메라라는 형식 자체가 속이는 과정과 밝혀지는 과정이라는 다소 뻔한 맥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런 맥락을 뒤집기 위해서 소재를 더욱 자극적으로 꾸미게 되는 경향이 짙다. 그렇게 되면 다소 무리수가 생기고 실제로 속은 것이냐 대한 논란 역시 생길 수 있다. 또한 연예인이 속는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몸짓이나 부적절한 언행이 있을 경우, 이를 편집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제작진에게는 있다. 그런 실제 리액션을 제외하고도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 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진정성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몰래카메라의 특성상 시청자들이 패턴에 질리게 될 확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몰래 카메라는 지나치게 반복되어온 소재고 지금도 계속 활용되고 있다. 단순한 ‘몰카’만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붙들어 둘 수 있을지가 문제다.

 

 

 


 트렌드

 

 

 

 

 

가장 큰 문제점은 예능의 몰래 카메라가 예능의 트렌드에 부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예능의 트렌드는 바뀌기 마련이고 돌고 돌기 마련이지만 몰래 카메라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소재라고 할 수 없다. 이경규마저 2005년 다시금 <돌아온 몰래카메라>를 선보였지만, 그다지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경규는 이후에도 <마리텔>이나 파일럿 <몰카배틀>등에서 몰카를 다시 선보였지만 큰 화제성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고 결국 세번째 정규 편성되는 <은위>는 거절했다. 이는 그만큼 예능의 트렌드 속에서 몰카라는 소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한다.

 

 

 

 


 

 윤종신, 이국주, 김희철, 존박등 새로운 멤버들을 대거 출연시켰지만 몰래 카메라에서 사실상 그런 다양한 패널들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다. 새로운 분위기는 새로운 멤버들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셉트와 새로운 기획에서 생긴다. 그 안에서 새로운 멤버들의 활약이 주목받는 것이지 단순히 새로운 멤버들로 분위기를 바꾸려는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 새로운 콘셉트와 기획으로 새로운 형식의 예능을 주목받게 하는 것이 아닌 과거로의 회기라는 전략은 안타깝다.

 

 

 

 


과연 이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진짜 사나이> 후속으로서 재미를 보장하는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짊어진 짐은 너무 무겁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국 버라이어티의 산 증인 [일밤] 이 1000회를 맞이했다.


[일밤] 의 대들보인 이경규를 중심으로 김용만, 김국진, 조혜련, 이경실, 박미선, 이영자, 강호동, 신동엽, 이휘재 등 당대 최고의 MC들을 배출한 [일밤]은 그 역사만으로도 묵직한 힘을 발휘한다.


[일밤] 에서 배출한 히트 코너도 무수히 많다.


[몰래카메라][양심냉장고][이경규가 간다][브레인서바이벌][대단한 도전][건강보감][인생극장] 등 다양한 코너들이 [일밤] 이라는 타이틀 아래 한 시대의 버라이어티 트렌드를 리드했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기호도 바뀌었다. 끊임없이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하며 존재했던 [일밤] 은 지금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2008년 들어 [일밤] 은 급격하게 몰락하는 한 해를 보였다. [일밤] 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는 이경규가 주춤하던 시기와 함께 [일밤] 이 동시에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일밤] 의 기치 아래 묶여있는 [우리 결혼했어요] 와 [세바퀴] 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러나 이 코너들이 과연 [일밤] 이라는 브랜드를 지켜냈는지, 그리고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일밤] 의 역사와 일맥상통한 측면을 띄고 있는지는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일밤] 의 히트코너들은 [일밤] 이라는 브랜드, 네임밸류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들이었다. 이휘재의 [인생극장] 이 그랬고, 이경규의 [양심냉장고] 가 그랬다. 분당 시청률 70~80%가 나왔다던 [몰래카메라] 도 당연히 [일밤] 소속이었다. 당시에 이러한 히트 코너를 말하면서 [일밤] 이라는 타이틀을 빼 놓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일밤] 이 있었기에 무수한 코너들이 있었고, [일밤] 의 브랜드가 있었기에 코너들의 연속 히트가 가능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유효했다. 적어도 2007년 막을 내린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가 [일밤] 의 중심을 잡아줄 때까지는 [일밤] 이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먹히는 브랜드였다. 각각의 코너 자체의 힘이 모여서 [일밤] 을 구성하는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너 별개별개를 하나의 [일밤] 으로 인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2008년 [우리 결혼했어요] 가 [일밤] 의 간판으로 등장한 이래 [일밤] 의 브랜드 가치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히트시키며 힘을 고루 분산시키고, 그것을 통해 균형을 일궈내며 [일밤]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던 전략은 [우결] 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과 변칙 편성, 더 나아가 아예 1, 2 부로 분리 독립 시켜버리는 파격적 선택을 통해 과거의 성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으로 변질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대로 [우결] 은 시청률이 한 때 20%대에 육박할 정도로 히트했지만 [일밤] 은 서서히 잊혀졌다. "[일밤] 의 [우결]" 이 아니라 "[우결] 의 [일밤]" 이 되어 버린 것은 곧 [우결] 이 없어지면 [일밤] 의 존재가치가 더욱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우결] 에 모든 인적 자원과 지원을 쏟아부은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어 버린 것이다. 과거, 하나의 히트코너가 탄생하면 그것을 [일밤] 의 역량으로 흡수하여 새로운 히트코너를 연쇄적으로 창조하던 [일밤] 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모든 연령층이 고루 즐겨 볼 수 있었던 [일밤] 이 [우결] 과 [세바퀴] 로 분리 편성되어 독자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세대간 화합보다는 특정 세대를 타겟으로 한 타겟형 프로그램으로 변모한 것 또한 굉장히 아쉽다. [몰카]-[경제야 놀자]-[동안클럽] 으로 이어지던 작년만해도 특정 연령대가 아닌 전 연령층의 고른 사랑을 받던 [일밤] 이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던 [일밤] 이 어느새 아이 따로, 어른 따로로 바뀌었다는 것은 좋게 말하자면 '변화' 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변질' 이다.


물론, 타사 경쟁 프로그램인 [해피 선데이] 와 [일요일이 좋다] 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오랜 시간 브랜드 가치를 지켜온 [일밤] 과 비교할 것은 아니다. [일밤] 은 [일밤] 그 자체만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일밤] 에 대한 이경규의 조언은 뼈 아프게 다가온다.


"옛날 [일밤] 은 전 세대가 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게 아닌거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트렌드를 만들어가야 되는데 트렌드를 자꾸 따라가게 되고... 요즘의 시청률 부진 원인으로 아마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코너의 부재와 진부한 포맷의 무한 반복이 문제가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몰래카메라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몰카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거 아닙니까. 그런 코너를 만들어야 해요. "


[일요일밤의 대행진] 이라는 전신을 거쳐 지금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 가 탄생된 것은 한국 예능 역사를 살펴보면 하나의 거대한 물줄기의 시초와 같다. [일밤] 의 존재는 여전히 이 시대 코미디의 심벌이며 자존심이다. 그 꼿꼿한 역사와 자존심이 1000회라는 엄청난 기록을 만들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1000회를 맞은 [일밤] 은 표류하고 있다. [우결] 이 후, 대체할만한 컨텐츠가 부재한다면 경쟁 프로그램에 시청자 층을 잠식당할 것이고 한동안의 침체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지금 [일밤] 은 어디로 가고 있나. 과연 지금의 [일밤] 은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것인가.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일요일 밤에는 [우결] 과 [세바퀴] 만 있을 뿐, [일밤] 은 없다. '상처 뿐인 영광' 이라는 말과 같이 오늘날의 [일밤] 1000회는 쓸쓸하고, 아쉬울 뿐이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유재석은 일밤 엠씨를 안했던것 같은데요 2008.12.14 0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느낌표도 일밤 코너였었나요? 그렇다면 맞는데 그게 아니면 유재석은 일밤 엠씨를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하하하
    확인해보시고 수정해주세요~^^

  2. 우결이 일밤이었군요. 2009.03.11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결을 그닥 즐겨 시청하지 않은 시청자이지만 우결의 인기는 주변으로부터 많이 느껴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결이 단독 프로그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일밤내의 코너편성중 하나더군요. 지금의 일밤은 예전에 봐왔던 일밤과 성질이 크게 다른 것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단독 코너 두개를 표면적인 테두리만 둘러 놓은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