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예능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강호동 컴백’이었다.

 

 

 

 세금 탈루 혐의로 잠정은퇴를 선언한 지 1년 2개월만인 지난 11월 10일, SBS <스타킹>을 통해 복귀한 강호동은 MBC <무릎팍도사>를 비롯해 방송 3사 방송연예대상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며 광폭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복귀 한 달이 갓 지난 지금, 강호동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 

 

 

 

 

 

 

강호동 브랜드, 여전히 건재함 과시

 

 

 

 

 결론부터 말하자. 현재 강호동의 복귀 성적은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다.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기대에 100% 부응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찬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복귀와 함께 강호동 브랜드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은 눈에 띄는 성과다. 그가 첫 복귀작으로 선택한 <스타킹>은 이른바 강호동 컴백효과로 인해 16.2%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강력한 맞수인 MBC <무한도전>을 단번에 제친 기분 좋은 결과다.

 

 

 MBC <무릎팍 도사>도 마찬가지다. MBC 예능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목요일 밤 11시 시간대에 편성됐음에도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쥐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SBS <자기야>는 물론이고, 이 시간대 절대 강자인 KBS <해피투게더>까지 밀어냈다. 1년 2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강호동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흔들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전혀 녹슬지 않은 진행 실력 역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킹>에서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이끌어 낸다. 어린 아이가 출연하면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어 눈을 맞추고, 과도하게 긴장하는 출연자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프로그램에 적응하게 만든다. 수많은 패널들을 관리 감독하면서 분위기를 조율하는 능력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인 토크쇼인 <무릎팍 도사>에서도 강호동은 여전하다. 과장된 리액션으로 앞에 앉은 스타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속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며 토크쇼 전반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킨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데 망설임이 없는 대신 분위기를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것도 그의 특기다. 피상적이고 가벼운 이야기보다 인생 전반에 걸친 깊이 있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시청자들에게 강호동은 가장 최적화 된 토크쇼 MC다.

 

 

 

 이처럼 강호동의 복귀 한 달은 대중의 굳건한 신뢰와 변함없는 진행 실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바탕으로 방송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의 모습에서 이질감이나 낯설음은 발견하기 힘들다. 긴 휴식기에도 불구하고 ‘강호동 브랜드’가 훼손되지 않은 것이다. 향후 강호동의 행보에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아

 

 

 

 그러나 섣부르게 샴페인을 터뜨릴 수는 없다. 앞으로 강호동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시청률 정체기에 빠진 <스타킹>과 <무릎팍 도사>에 어떤 식으로 상승 동력을 만들어 내야할지가 고민이다. 강호동 컴백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이 두 프로그램은 최근 시청률이 정체되거나 다소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건 강호동이 그냥 지나치기 힘든 문제다.

 

 

 <스타킹> 같은 경우는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기간이 5년을 넘어가면서 포맷이 너무 올드해졌고 시청자층 확장에도 실패하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 구조는 지키되 디테일 한 부분에서 보다 세련되고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동시간대 2위로 만족하는 안일함으로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변해야 산다’는 마음으로 제작진과 강호동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무릎팍 도사>는 포맷보다는 게스트가 문제다. 화제성 있는 게스트를 어떻게 섭외하느냐가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SBS <힐링캠프>, KBS <승승장구><이야기쇼-두드림> 등 1인 토크쇼가 범람하는 이 때에 누가 출연하느냐는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한다. 과거 <승승장구>의 김승우는 자신의 인맥풀을 총 동원해 TV에서 보기 힘든 스타들을 토크쇼로 초대한 바 있다. 지금 강호동도 이 정도의 적극성은 보여줘야 한다. 상대가 11년간 목요일 밤을 장악해 온 <해피투게더>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2013년 강호동이 론칭할 KBS 새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다. 이건 앞서 이야기 한 <스타킹>이나 <무릎팍 도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인데다가 강호동이 컴백한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새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시청률이 잘 나와야 하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과거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로 1인 토크쇼의 새 장을 열고, <1박 2일>로 리얼 버라이어티에 영민하게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 MC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트렌드를 앞장서서 창조해 내면서 예능계 전반을 이끄는 리더십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예전과 같은 명성을 되찾고 싶다면 이 같은 파격적 모험과 도전정신으로 성공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내년 강호동의 KBS 새 예능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묵직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유다. 지금의 강호동은 복귀한 지 갓 한 달이 넘은 이 시점에 벌써 ‘변화와 혁신’의 요구에 거세게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 안주는 직무유기다.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더 나아가 예능계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을 작품을 찾아내야 한다. ‘국민 MC’ 강호동이라면 마땅히, 당연히 그래야 한다. 국민 MC라는 타이틀은 아무에게나 붙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2 KBS 연예대상>에서 강호동은 “신인의 자세와 마음으로 새롭게 방송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각오가 부끄럽지 않도록 그가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하기를 바란다. 재능과 노력의 황금비율에, 근면함이라는 필살기로 무장한 채 예능계를 좌우하던 강호동이 2013년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호동 후폭풍'이 계속 되고 있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가 화제의 중심에 떠오른 가운데, 강호동의 콤비였던 이승기의 거취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적절한 시기에 [1박 2일]과 [강심장]에서 모두 하차하려 했던 이승기였지만 갑작스런 강호동의 은퇴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이승기에게 말하고 싶다.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떠나라고!


사실 이승기의 '예능 하차'는 강호동의 은퇴 발표 이전부터 꾸준히 거론되어 온 사안이다. 다만, [1박 2일]과 [강심장]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제작진이 그의 하차를 꾸준히 만류해 왔고 그 역시 '의리상' 적절한 하차 시점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승기의 하차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모두 인지하고 있는 '기정사실화' 된 수순이다.


이승기의 당초 계획은 내년 초 [1박 2일] 종영과 비슷한 시기에 [강심장] 역시 하차함으로써 '탈 예능' 행보를 본격화 하는 것이었다. 이승기가 하차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1박 2일]이 의도치 않게 종영 수순을 밟게 되면서 더 이상 예능에 목을 매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능 이외에 다른 분야의 특성을 강화하면서 예전부터 기획해오던 일본 진출을 가시화 하는 것이 지금의 이승기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승기의 계획을 어그러뜨리고 있다. 바로 강호동의 은퇴 발표다. 강호동의 은퇴 충격파는 방송 3사 예능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강호동이 진행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은 방송 3사가 자랑하는 '간판 예능'이다. 그런 흥행작들을 강호동의 은퇴 하나로 모두 포기하게 생겼으니 방송사로선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이미 종영 발표를 한 [1박 2일]의 입장도 입장이지만 사실상 '강호동'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던 [무릎팍 도사]나 [강심장], [스타킹] 같은 경우에는 더욱 난처한 입장에 몰려있다. 특히 [강심장]의 경우 뒷통수를 맞아도 제대로 맞았다. [강심장]은 이름부터 강호동의 '강'자를 따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강호동 하나만 믿고 론칭한 프로그램인데 프로그램의 구심점이 일거에 사라졌으니 당황스러워도 보통 당황스런 상황이 아닐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승기의 입장이 아주 난처하게 됐다. [1박 2일]이야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종영을 하겠지만, [강심장] 같은 경우 당초 계획대로 하차를 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재 [강심장] 제작진이 '비빌 언덕'이 이승기 말고는 딱히 없기 때문이다. MC 교체를 한다고 하더라도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MC가 없고, 운이 좋아 후임 MC를 캐스팅해도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강심장]이 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승기 원톱 MC'체제 뿐이다.


실제로 강호동 하차 이 후, [강심장] 제작진은 "이승기를 설득해 당분간 이승기 원톱으로 가는 방향을 생각중" 이란 공식 입장을 밝혔다. 허나 이건 이승기에게 너무 부담스럽다. 이승기가 아무리 예능인으로서 각광 받고 있다 하더라도 [강심장] 같이 큰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이끌어가기엔 경험도, 역량도 역부족이다. 자칫 강호동 없는 [강심장]의 시청률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그 모든 책임을 이승기가 뒤집어 써야 한다. 잘해도 본전, 못하면 손해인 장사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이승기가 현재 망설이고 있는 것은 제작진과의 '의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의리가 밥 먹여 주는 것 아니다. 사람은 나설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강호동이라는 큰 우산이 없어진 지금 이승기가 [강심장]에 남아 있는 건 자살행위다. 이승기로선 지금이야말로 [강심장]과 이별을 고할 최적기다. 의리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향후 계획과 목표를 감안해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승기가 만약 [강심장] 원톱 MC로서 잔류를 택한다면 이거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1박 2일] 종영 뒤에도 '탈 예능' 행보를 본격화 하지 못하고 [강심장]에 주저 앉아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가수-연기자로서의 영역 확대와 일본 진출에도 타격을 입게 된다. 하나를 얻으려다 열을 잃는 자충수를 두게 되는 셈이다. 어차피 '떠날 생각'이라면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떠나는게 낫다.


아울러 [강심장] 제작진에게도 이승기 원톱 카드는 이제 그만 접으라고 권하고 싶다. [강심장]은 강호동이 있든, 없든 어차피 한 번 크게 물갈이를 해야 할 프로그램이었다. 20%대 초반의 시청률을 상회하던 프로그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팬 베이스가 많이 무너졌단 얘기다. 차라리 이번 기회를 터닝포인트 삼아 MC부터 포맷까지 싹 다 '갈아 엎는' 모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체적으로 리모델링 해 보다 완벽한 토크쇼로 거듭나란 이야기다. 언제까지 이승기만 쳐다보며 그의 결정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인가.


지금 이승기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그런 그에게 조금 멀리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승기의 '예능 멘토'였던 강호동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마무리 지을 수 있을 때, 멋지게 마무리 짓는 것도 능력이다." 강호동의 뼈 있는 한 마디가 현재 장고에 빠진 그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이승기! 이제, 제발 망설이지 말고 떠나라!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주병진의 연예계 복귀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지상파로 갈지, 종편으로 갈지 방향이 결정되진 않았으나 과거 당대 최고의 MC였던 그의 복귀는 연예계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주병진을 오랜시간 유지되어온 '유-강 체제'를 깰만한 유일한 인물이란 평가를 한다. 물론 그의 과거 인기를 사료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과연 주병진이 등장만으로도 지금의 판을 흔들 수 있는 존재일까. 현재 그는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주병진은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MC다. 80~90년대 [일밤]으로 대표되는 주병진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 대한민국 예능 역사를 모두 뒤진다 해도 주병진만한 인기를 구가한 인물은 흔치 않다. 바보연기와 코미디 쇼가 난무하던 시절 주병진은 개그맨 MC로서 버라이어티 시대를 열어 제쳤고, 새로운 트렌드로 예능계를 뒤집어 놨다. 대세를 좇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스스로 영도한 MC란 이야기다.


특히 그는 [주병진 쇼]와 같은 1인 토크쇼에서 천부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크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몇 마디 센스있는 말로 사람들을 뒤집어 지게 했던 주병진은 그 스스로의 회고처럼 앉았다 일어서면 아이디어가 생각나는 아이디어 뱅크이자, 버라이어티 쇼-토크쇼에서 모두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 진정한 천재였다. 이 만한 천재는 예능계에 다시 태어나기 힘들다.


이러한 주병진의 위상을 사료해 볼 때, 주병진의 컴백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방송가는 이경규의 장기집권과 유재석-강호동 투 톱 체제가 오랜 시간 유지되어 오고 있다. 대중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예능황제' 주병진의 등장으로 이 식상한 구도가 깨지는 것이다. 


실제로 주병진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이경규는 주병진 옆에서 그가 흘린 개그를 주어먹던 보조 MC였고, 유재석-강호동은 있는 지 없는지도 모르는 풋내기들이었다. 주병진이 전성기적 기량을 발휘한다면 이경규는 물론이요 양강인 유-강에도 필적할만한 파괴력을 발휘할지도 모를 일이다.


허나 상황을 냉철하게 살펴봐야 될 필요가 있다. 지금은 2011년이다. 주병진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80~90년대가 아니란 이야기다. 주병진의 과거 위상은 말 그대로 옛것일 뿐, 그를 현재의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귀 자체가 마치 '성공'인 냥 떠드는 것은 옳지 못하고, 그의 존재가 당장 '유-강 체제'를 흔들만큼 파괴적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순진무구하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주병진의 위치는 '유-강'의 반도 못 따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유재석과 강호동은 방송 3사 주중-주말 버라이어티를 4개씩 붙잡고 있다. 게다가 장르도 다양하다. 집단 토크쇼부터 1인 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쇼까지 각종 예능 장르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대중 친화력, 시청률, 장르에 이르기까지 흠 잡을 구석이 없다. 유-강이 괜히 유-강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은 지난 6년여간 예능 트렌드의 최첨단을 걸어왔다. 한 마디로 개척자 역할을 한 것이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라는 장르를 예능 프로그램의 큰 흐름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창조하면서 시청자와 소통하는 그의 천재성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찬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해피투게더][놀러와]로 대표되는 집단 토크쇼, [런닝맨]과 같은 게임쇼에서도 그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다. 현재 예능의 트렌드인 리얼 버라이어티, 집단 토크쇼, 게임쇼를 모두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강호동 역시 만만치 않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진행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프로그램은 언제나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1박 2일]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 진행에도 탁월할 뿐 아니라 [강심장][무릎팍 도사] 등의 토크쇼에도 상당한 내공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릎팍 도사]로 그는 '1인 토크쇼'의 새 시대를 열었다. [스타킹]과 같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으로도 4년 넘게 장수중이다.


그렇다면 따져보자. 주병진이 컴백했을 때, 유-강 만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주병진의 주특기는 '토크'다. [주병진 쇼][주병진 나이트라인] 등에서 증명했듯이 주병진에게 있어 그의 '입'은 최고의 무기다. 헌데 현재 각종 황금시간대 토크쇼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모두 장악하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이 쉽지 않고, 틈새를 공략한다 해도 유-강과 끊임없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유-강은 어린 아이돌부터 나이 든 중견배우들까 두루 포용할 수 있는 적절한 나이대다. 너무 어리지도, 너무 나이들지도 않은 그들의 연령대는 토크쇼에서 광범위한 리액션을 가능하게 할 뿐더러 게스트들과의 화합도 쉽게 이뤄지게 한다. 그런데 주병진은 다르다. 그의 나이 벌써 53세다. 예능계로 보면 최고참이고, 연예계를 통틀어서도 선배를 찾기 힘들다. 유-강처럼 아이돌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낄낄 대며 이야기 할 나이는 이미 지난 것이다. 생각해보라. 주병진과 아이돌, 이 얼마나 어색한 조합인가.


그렇다고 주병진이 대세를 좇아 리얼 버라이어티나 게임쇼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배워봅시다] 시절을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현재 리얼 버라이어티나 게임쇼는 수 많은 인물군상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든 채 부딪히는 형식이다. 대본이 크게 정해져 있지도 않을 뿐더러 돌발변수도 상당히 많다. '개그계의 신사' 주병진과는 태생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장르다. 주병진이 야심차게 도전한다해도 '유-강'만큼 노련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리란 보장도 없다.


물론 방법은 있다. 아예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트렌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굉장한 공력이 필요하다. 유-강 역시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1~2년간 엎어지고 깨지기를 반복한다. 당장 컴백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주병진으로선 부담스런 도전이다. 게다가 예능의 주 소비층인 10~20대에게 주병진은 '올드'한 연예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탄탄한 팬 베이스 없이 섣부르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건 도박이다. 주병진 이름값 하나만 믿고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을 편성해 줄 방송사도 드물다.


이렇듯 현재 유-강은 말 그대로 독보적인 존재다. 장르 불문, 남녀노소 불문 최고의 흥행 카드다. 14년 만에 돌아온 주병진이 감히 '깨부수기엔' 그들의 벽이 너무 두껍고 높다. 주중-주말 황금 시간대를 모두 장악한데다 하루에도 몇 번씩 트렌드가 바뀐다는 예능계의 최전선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유-강이다. 주병진이 14년 쉬는 동안, 유-강은 14년간 끊임없이 진화해 정상을 밟았다. 과거의 '예능황제' 명성만 믿고 주병진이 유-강을 깨뜨릴 조커라고 보는 건 순진한 착각이다. 그렇게 쉽게 깨질 유-강이었으면 그 자리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오히려 지금 주병진이 '벤치마킹' 하며 따라가야 할 것은 후배 이경규다. 어떤 사람은 펄쩍 뛸지도 모르겠다. 이경규가 주병진 보조 MC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떻게 주병진이 이경규를 배우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 엊그제가 벌써 14년이다. 현재 이경규와 주병진은 비교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경규야말로 주병진이 있을 때나, 주병진이 없을 때나 변함없이 예능계 바닥을 휘젓고 다닌 거인 중의 거인이다. 과거의 주병진만을 추억하며 이경규를 깎아내리는 건 옳지 않다.


주병진의 나이 또래에서 현재 예능계 톱 MC로 살아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최양락은 물론이요, 서세원, 이홍렬 같은 발군의 토크쇼 MC들도 시대의 흐름에 휨쓸려 내려갔다. 살아 남아 보란듯이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건 오직 이경규 뿐이다. 주병진에게 이경규는 더 이상 과거의 보조 MC가 아니라 벤치마킹 하며 배워나가야 할 대상인 것이다.


지금의 이경규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서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트렌드의 최첨단을 좇아가고 있고, 언제나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슬럼프가 와도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할 줄 알고, 여러 장르에서 능통하며, 프로그램을 막론하고 유려한 진행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남희석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김용만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신동엽이 최정상에 있을 때도, 유재석-강호동이 예능계를 휘젓는 이 순간도 '독보적'으로 이경규다.
 


현재 이경규는 1인 토크쇼, 집단 토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등 유-강의 전유물과도 같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모두 섭렵하며 일정 부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케이블 채널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화성인 바이러스]와 같은 독특한 컨셉의 프로그램도 무리 없이 진행할 정도다. 게다가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들 역시 다양한 연령대를 자랑한다. 김구라, 김국진부터 김성주, 한혜진, 심지어 아이들까지 자연스럽게 감싸 안는다. 유-강을 제외하고 이경규만큼 폭넓은 활동을 하는 MC는 전무하다. 


주병진이 이경규에게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트렌드를 쉴 틈 없이 좇아가면서 자기 색깔을 잃지 않는 힘, 50이 넘은 나이에도 상당히 폭넓은 시청자층을 규합하고 있는 저력 말이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경규 정도의 내공은 갖고 있어야 할 수 있다. 왕년의 '예능황제' 주병진이라도 아주 독한 맘을 먹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주병진의 컴백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의 등장이 '유-강 체제'를 깰 것이라는 둥, 예능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거라는 둥 하는 호들갑을 떠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오히려 이런 호들갑과 분주함이 주병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금 주병진이 해야 할 일은 차근차근 예전의 페이스를 되찾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잘 선택하고, 그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며 시청자들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14년의 세월동안 흐트러진 예능감을 수습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트렌드를 읽고 좇아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개발하는 힘의 비축 또한 중요하다. 유-강이 문제가 아니라 이경규 만큼만이라도 기량을 회복해야 판을 흔들 것 아닌가.


그의 컴백이 아무리 반갑더라도 너무 과대평가하지는 말자.


'예전의' 주병진만을 추억하기엔 현재 예능계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왕년의 스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가 왕년에..."하며 과거의 영광만을 되새긴다는 것이다. 과거의 영광과 딜리 현실은 차갑고 냉정하다. 주병진이 '왕년의 개그황제'로 남고 싶지 않다면 까마득한 후배인 유-강은 물론이요, 직계 후배인 이경규에게까지 배울 건 배워야 한다. 특히 이경규는 그에게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컴백을 결정한 주병진이 들썩들썩 호들갑 떠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온전히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처음부터 배워나가는" 자세로 겸손의 미덕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과연 '예능황제' 주병진은 14년 전 그 때처럼 예능계를 쥐락펴락하는 당대 최고의 MC로 다시금 우뚝 설 수 있을까. 그의 향후 활동이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요즘만큼 강호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때도 없는 것 같다.


[1박 2일] 하차 선언 이 후,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젯거리가 될만큼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 최근 사건과 맞물려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강호동의 방송 출연료다. 예능 MC 중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몸값은 회당 900~1200선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라이벌 격인 유재석의 몸값을 압도하는 것으로 뭇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왜 강호동은 유재석보다 높은 몸값을 받는 것일까. 여기, 그 이유가 있다.


유재석 vs 강호동, 시청률은 막상막하 - 출연료는 강호동 완승 

유재석과 강호동의 몸값 차이가 두 MC의 실력차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은 남녀노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특급 MC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특유의 친화력과 배려심, 게스트와 패널 모두를 아우르는 천재성으로 대중을 매료시켰고,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다운 카리스마와 시끌벅적함으로 프로그램 분위기를 붐업 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MC다.



시청률 측면에서도 두 MC의 성적표는 막상막하다. [무한도전]을 필두로 [놀러와][해피투게더][런닝맨]을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과 [1박 2일]을 위시하여 [무릎팍 도사][강심장][스타킹]을 진행하고 있는 강호동은 주중-주말 예능에서 모두 독보적인 흥행력을 자랑하고 있다. [1박2일] 의 나영석 PD가 유재석과 강호동을 두고 "유재석과 강호동은 우리에게 희망이자 절망" 이라고 평한 것은 그만큼 그들의 시청률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재석과 강호동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2000년대 들어 특급 MC로 부상한 케이스다. 유재석이 [동거동락][공포의 쿵쿵따][외인구단][X맨][해피투게더][무한도전] 으로 당대 최고의 국민 MC로 등극했다면, 강호동은 [캠퍼스 영상가요][공포의 쿵쿵따][천생연분][연애편지][X맨][황금어장] 을 거쳐 [1박 2일]을 탄생시킨 또 다른 국민 MC다.

 

유재석과 강호동 몸값, 1년에만 3억 이상 차이가 나

그들은 히트 프로그램 수, 시청률 상승폭, 경력, 실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대등' 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강호동의 출연료는 유재석을 압도한다. 강호동이 [무릎팍 도사][강심장]에서 회당 1200만원, [스타킹]에서 1100만원, [1박 2일]에서 900만원을 수령할 때 유재석은 [런닝맨] 1000만원을 시작으로 [해피투게더] 900만원, [무한도전] 850만원, [놀러와] 765만원만을 받고 있다. 두 특급 MC의 몸값 차이가 일주일에 천만원, 일년으로 따지면 3억 가까이 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것일까? 상식선으로 봤을 때, 호불호가 분명한 강호동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유재석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한 블로거는 이 사태를 두고 "유재석이 돈 욕심이 없다" 고 운운했는데 그건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연예계가 그렇게 '순진무구'한 생각이 통할만큼 호락호락한데가 아니다. 강호동이 유재석보다 몸값을 많이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MBC 광고 판매수익, 강호동이 유재석 압도해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광고 판매수익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황금어장]의 광고 단가는 15초 기준 1173만원이다. [무한도전]의 1126만원보다 50만원이나 더 비싸고, [놀러와]의 1087만원 보단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는 주중-주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들 중 가장 높은 광고단가다. 시청률 금밭 KBS [1박 2일]의 광고단가와도 무려 100만원 차이가 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말 그대로 방송사의 '황금어장' 중 '황금어장'인 셈이다.


게다가 60분 분량의 [황금어장]은 30개의 광고를 모두 팔아치우고 있다. 이를 계산하면 일주일에 3억 5000만원, 한 달이면 14억을 넘는다. 일 년(52주)에 강호동 브랜드로 MBC가 밭아내는 돈이 무려 180억에 이르는 것이다. 같은 60분 분량으로 30개 광고가 붙는 [놀러와]의 광고 수익이 165억정도임을 사료해 봤을 때, 1년에 [황금어장]이 15억이나 더 벌어들이는 것이다.

 

'저비용 고효율' 강호동의 [황금어장]

이 뿐인가. [황금어장]은 [놀러와][무한도전]과 비교해 제작비까지 적게 드는 알토란 프로그램이다. MBC로선 1200만원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출연료를 강호동에게 줘도 아깝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황금어장]은 강호동이 여운혁 PD와 기획하여 론칭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시청자 입장에선 밖에서 구르고 넘어지며 고생하는 [무한도전] 유재석이 스튜디오에 앉아 게스트와 이야기 나누는 [무릎팍 도사] 강호동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야 될 것 같지만, 실상 수익 측면에서 보자면 [황금어장]이야말로 MBC 예능국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의 프로그램이다. [1박 2일] 하차 불똥이 [무릎팍 도사]에 튀었을 때, MBC 예능국이 펄쩍 뛰며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KBS-SBS, 압도적인 강호동의 '실적'

이렇게 따지면 KBS에서 똑같이 900만원을 받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은 절대적으로 강호동의 '손해'다. 강호동이 출연하는 [1박 2일]이 1년에 팔아치우는 광고가 무려 349억이다. 여기에 재방송 광고 수익과 케이블 판매까지 합치면 1년 수익이 600억 가까이 추산된다. 유재석의 [해피투게더]가 1년에 벌어들이는 180억 정도의 수익에 비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수익 대비 몸값으로 봤을 때,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못 받는 건 절대 아니다.


SBS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호동은 SBS에서 [강심장]과 [스타킹]으로 주중-주말 SBS 간판 예능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광고까지 모두 완판하고 있다. [강심장]은 [황금어장] 다음으로 주중 예능에서 광고 단가가 '쎈' 프로그램이다. SBS가 '강호동 영입'에 목을 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비해 유재석은 [런닝맨]으로 상대적 공헌도가 약하다. 게다가 [1박 2일]에 가로막혀 [일요일이 좋다] 자체의 광고단가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 4년여간 [해피선데이]의 강세가 이어지다보니 이 시간대 타방송사 광고 단가가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 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주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1000만원 이상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건 방송사 입장에서 봤을 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무조건적인 강호동 비난은 지양해야

결국 강호동과 유재석의 몸값 차이는 그들이 파생시키는 '광고 수익' 차이 때문이었다. 방송 연예계는 철저히 상업적인 곳이다. 돈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명확하고, 그에 따른 대우도 확실하다. 현재 방송예능계에서 강호동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절대적이다. 그가 방송 3사를 넘나들며 팔아치우는 광고 수익이 1년에만 무려 1100억이 넘는다. 1년 광고 수익이 700~800억 정도로 추산되는 유재석에 비해 400억이나 더 많은 금액이다.


이런 객관적인 사실은 쌍그리 무시한채 "왜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못 받느냐! 유재석이 착해서 그렇다!"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2007~2008년 시즌에 유재석이 강호동 보다 높은 출연료를 받은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다. 그 땐 유재석이 강호동보다 돈을 더 밝혀서 출연료를 많이 받은 것인가? 그건 아니지 않은가.


(잠깐 삼천포로 빠져서, 2009년 유재석이 [무한도전] 출연료를 15% 정도 자진 삭감한 것을 두고 유재석이 돈 욕심이 없다는 증거로 활용하는 블로거들이 있는데 이것도 좀 유치하다. 이 당시에 강호동은 [1박 2일]과 [스타킹] 출연료를 각각 10%, 15% 자진 삭감했고, [코미디쇼 희희낙락] 남희석과 [한밤의 TV 연예] 서경석은 무려 17% 이상 삭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유명 MC들의 출연료 자진삭감은 일종의 분위기였다.)


새로운 시대 맞은 '유-강 시대'

이제 유재석이 출연료를 더 못 받는다고 속상해 할 필요도, 강호동이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다고 분노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그들이 '하는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을 뿐이고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게다가 출연료 몇 백 차이로 유재석과 강호동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아니질 않은가? 출연료를 조금 덜 받는 대신 유재석은 훨씬 좋은 이미지로 폭 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확실한 것 한가지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예능인들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여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종편 시대를 맞이하여 처음으로 예능 MC '2000 시대'를 열어제칠 유일한 존재들이란 것이다. 그들은 과연 새로운 방송 환경에 어떤 비전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몸값을 높여갈 수 있을까. '예능 황제' 유재석과 강호동의 다음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조영남이 세시봉과 관련한 책을 하나 출간했다고 한다.


이름하여 [쎄시봉 시대]가 그것이다. [놀러와]로 촉발 된 세시봉 신드롬을 등에 업은 셈이다.


그런데 책 출간회에서 또 다시 한 사람의 이름이 거론됐다.


바로 전처인 '윤여정'이다.


조영남은 "쎄시봉을 이야기 하면서 윤여정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었다. 윤여정이 홍일점이었기 때문이다. 윤여정 이야기를 쓸까 말까 망설였는데 윤여정이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내 이야기 하는거 보고 써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세월이 흐르니 이렇게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는 날이 오게 된 것 같다. 나중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 그 쪽 반응봐서." 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한 마디로 황당무계하다. 아니,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힌 느낌까지 든다. 아무리 인면수심이라고 해도 사람이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 없다.


세상 사람 모두가 조영남이 윤여정에게 한 짓을 안다. 조영남 스스로도 몇 번이나 윤여정에게 잘못 했다면서 공개적으로 '고해성사'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윤여정을 마케팅에 사용하는 건 치졸하다. 전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조영남과 윤여정의 관계에서 조영남은 철저한 가해자다. 부부가 살다가 헤어지면 모두 다 피해자라고 하지만 한 쪽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헤어졌다다면 가해자와 피해자는 명확해 진다. 윤여정은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사랑하는 조영남을 위해 모든 부와 명성을 다 버리고 이국만리 미국 땅으로 건너가 갖은 고생을 했다. 그런데 조영남은 그런 조강지처를 매몰차게 '찼다'. 이건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이다.


윤여정과 헤어지던 당시 조영남은 "니가 못생겨서 싫다" 는 말을 공개적으로 떠벌렸다. 거기에 두 아들까지 모두 그녀에게 떠 맡기고 후처인 백은실과 화려하게 동거하다 재혼했다. 이건 아무리 윤여정에 대해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해도 남자라면 하지 못할 행동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해조차 가지 않는 아주 나쁜 행동이다. 조영남에게 완벽하게 '차인' 윤여정이 배우로서 재기하는데는 무려 1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토록 '철저한 가해자'인 조영남은 할 말이 없다.


윤여정이 [무릎팍 도사]에 나와 조영남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자기도 덩달아 윤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다는 건 큰 착각이고 오만이다. 피해자는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가해자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 게다가 윤여정이 조영남에 대해 이야기 한 건 딱 한 번 뿐이다. 그런데 조영남은 이를 빌미로 수도 없이 윤여정을 갖고 그 대단한 입을 떠벌리고 있다. 기가 막힌 노릇이다.


조영남이 가장 비겁한 건 자신이 필요할 때만 윤여정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토크쇼에 나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싶을 때, 책 선전을 할 때, 전시회 선전을 할 때 '윤여정'은 조영남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조영남에게 윤여정이란 존재는 가장 화려한 악세서리다.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을 때만 잠깐 꺼내 들었다가 집어넣는 아주 아주 화려하고 예쁜 악세서리 말이다.


하지만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윤여정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있으면 이렇게 경거망동 해서는 안 된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그만큼의 깊이는 갖추고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그 스스로는 이를 자유로움, 파격, 파탈 등의 좋은 단어로 포장하고 싶겠지만 이는 자유도 파격도 아닌 그저 깊이 없는 인간의 생각없는 발언에 불과하다. 이제 그만 그 치졸하고 비겁한 '윤여정 마케팅'을 그만 둘 때가 됐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영남은 윤여정과의 13년 결혼생활이 '추억'이라고 생각하지만 윤여정은 조영남과의 결혼생활을 '추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무릎팍 도사]에서 강호동이 "그렇게 조영남씨와의 결혼 생활은 추억이 되시고..."라고 하자 윤여정은 정색을 하며 이런 말을 한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나 추억이지 사실 추억도 뭣도 아니죠. 당시에는 아주 처절하고 지독하고 뭐 그랬으니까. 이혼을 하면서 내 인생에서 아주 많은 정리를 했죠."


윤여정에게는 여전한 '아픔'이자 '슬픔'인 그 일을 조영남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건 온당치 못하다. 쎄시봉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면 쎄시봉 이야기만 하면 된다. 엄한 윤여정까지 끌어들여 보기에도 불편한 '윤여정 마케팅'을 할 필욘 없다. 이제 제발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 그는 언제쯤 철이 들까. 아마 죽는 날 까지 우린 조영남의 깊이 있음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박 2일]이 '여배우 특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1박 2일]로선 [나는 가수다] 출범 이 후, 화제성 면에서 줄곧 수세에 몰렸던 현 상황을 타개할만한 '반전카드'를 적시에 들이민 셈이다.


일단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지우, 염정아, 김하늘 등 평소에 TV에서 만나보기 힘든 여배우들이 전격적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중 특히 '최지우'라는 이름 세글자는 도드라진다. [무릎팍도사]의 열렬한 구애도 뿌리친 그녀였다. 그랬던 최지우가 왜 [1박 2일] 출연에 놀라울 정도로 '선뜻' 응했던 것일까.


최지우는 [겨울연가] 이후로 '한류스타' 반열에 올라선 뒤, TV 프로그램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그녀는 은근한 신비주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한류스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존하는 한편,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일본발 '지후히메 신드롬'을 꾸준히 유지했다. 최지우가 범접할 수 없는 톱스타 이미지를 확보하게 된 것도, 지금까지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도 이 신비주의 전략에 힘입은 바 크다.


허나 최지우의 이러한 신비주의 전략은 '대중과 괴리'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 역시 양산했다. 과거 최지우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걸 은근히 즐겨하던 여자 스타 중 한명이었고, 여러 방면을 통해 대중과 적절한 소통을 이어나간 배우였다. 최지우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한국 '트렌디 드라마의 여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이러한 친 대중적 이미지가 기저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다보니 최지우가 구사한 신비주의 마케팅은 대중에게 다소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었다. 매년 드라마 한 편씩은 꼭 출연하던 그녀가 점점 TV에서 사라지더니, 어느샌가 일본에서 추앙받고 사랑받는 '지우히메'로만 존재하고 있을 때 대중이 느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한 마디로 최지우의 신비주의 마케팅은 장점과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양날의 칼'이었던 셈이다.


'흥행불패' 최지우가 내놓는 작품마다 참패를 당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지우는 누가 뭐래도 방송가에서 알아주는 흥행 메이커였다. 나오는 드라마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갔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첫사랑][신귀공자][아름다운 날들][진실][겨울연가][천국의 계단] 등 이름만 말해도 알만한 드라마가 모두 최지우의 대표작이라는 것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흥행력을 갖췄던 배우였는지를 똑똑히 알 수 있다.


허나 [천국의 계단] 이후로 대중 노출을 꺼리면서 흥행세는 급작스럽게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랜 고민 끝에 출연한 [에어시티]는 한 자릿수 시청률로 부진하며 최지우의 이름값에 먹칠을 했고, 아예 일본을 겨냥해 만들었던 [스타의 연인]은 한국과 일본 모두 그저 그런 반응을 얻으며 소리소문 없이 종영했다. 심사숙고 끝에 선택한 작품이 흥행부진의 늪에 빠지는 것은 최지우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당황스런 상황이었다.


사실 신비주의 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정도 공고한 흥행세가 뒷받침 되어야만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배용준이 지금까지 신비주의를 유지하는 것도 [겨울연가] 이 후 [태왕사신기]가 대성공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신비주의의 상징이라고 일컬어지는 심은하와 이영애 역시 각각 [청춘의 덫]과 [대장금]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었다. 최지우가 이들처럼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하려면 안정적인 흥행력과 대중 소구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결국 최지우는 현저하게 떨어진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1박 2일] 출연이라는 극약처방을 꺼내들었다. 전격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 대중과의 괴리감을 줄이는 한편, 스타 최지우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려는 전략인 셈이다. [1박 2일]에게 최지우가 여배우 특집의 '빅카드' 인만큼 최지우에게도 [1박 2일]은 일대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런데 왜 그녀는 [1박 2일] 보다 먼저 출연요청이 들어온 [무릎팍 도사]에는 출연하지 않은 것일까. 오히려 자기 이야기를 풀어내며 대중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은 [1박 2일]보다 [무릎팍 도사]가 더 유리할텐데 말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은 [1박 2일]이 [무릎팍 도사]보다 시청률이 3배 가까이 높다는 점이 최지우에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기왕 큰 맘 먹고 출연할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출연하는 게 극대화 된 효과를 뽑아낼 수 있다. 게다가 [1박 2일]은 [무릎팍 도사]보다 시청자 층도 훨씬 폭넓다. 대중과 전격적인 '화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최지우에겐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무릎팍 도사]는 개인사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뒤따른다. 이렇게 되면 그간의 연기력 논란부터 이진욱과의 열애와 결별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건드려야 한다. 이건 최지우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잘못 하다간 긁어 부스럼 만드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대중에게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자신의 약점까지 드러내는 일은 자칫 그간 지켜온 이미지까지 무너뜨리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1박 2일]은 자기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저 [1박 2일] 멤버들, 같이 출연한 여배우들과 즐겁게 뛰어놀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구구절절 자신의 입으로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대중적인 친밀도 뿐 아니라 이미지 상승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스타답지 않은 소탈함과 털털함을 조금만 보여주면 금상첨화격이 된다. 이것만큼 손쉽게 이미지를 반전시킬만한 카드도 흔치 않다.


최지우는 [1박 2일] 출연을 통해 연예생활의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일시에 대중적인 관심도를 높이는 한편,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기대심리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그녀의 [1박 2일] 출연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과연 그녀는 생각한 것처럼 대중과의 괴리감을 줄이며 보다 '친밀한 여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최지우와 [1박 2일]이 서로 뜻한 바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화요일밤의 터줏대감이었던 [상상 더하기] 후속으로 김승우의 [승승장구] 가 방송됐다.


상플 제작진이 이를 갈며 만든 이 프로그램은 김승우, 최화정, 김신영, 태연, 우영 등 초호화 MC 군단이 등장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모양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 의 최대 숙적인 [강심장] 의 강호동은 굉장한 불편한 위치에 서게 됐다.


말 그대로 김승우라는 최대 라이벌을 만났기 때문이다.




흔히들 강호동의 라이벌은 유재석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 예능계는 지난 3년여간 유-강 양강 구도로 이뤄져 왔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을 앞세워 국민 MC로 올라섰다면, 강호동은 [1박 2일] 을 필두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각 방송 3사 예능 라인업을 좌지우지 하는 두 국민 MC의 파괴력은 이제 하나의 대중 문화 권력으로 자리잡게 되었을 정도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유재석과 강호동이 '죽을 각오로' 맞붙은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스타일에 차별화를 두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강호동이 1인 토크쇼를 한다면 유재석은 다른 시간대에 집단 토크쇼를 이끌었고, 유재석이 리얼 버라이어티를 이끌면 같은 시간대의 강호동은 30~40대를 중심으로 한 스튜디오 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들은 서로가 '죽을 각오' 로 맞붙으면 서로 죽는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허나 강호동의 호적수가 유재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어떻게든 치열한 양강구도를 유지하며 전성기를 누릴 필요가 있지만, 그들 외의 사람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빈틈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여기에 바로 김승우가 등장했다. 그것도 [승승장구] 라는 떠들썩한 프로그램과 게스트, 패널들을 이끌고 강호동에게 덤비고 있다. 강호동으로서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다.


[강심장] 과 [승승장구] 는 프로그램 포맷 자체가 완연히 다른 프로그램이지만 '토크' 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에서 매우 비슷한 기반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강심장] 이 화요일 밤을 꽉 잡고 있지만 [승승장구] 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면 시청률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것이 바로 예능 프로그램이다. [야심만만] 까지 폐지시키면서 [강심장] 을 출범시킨 강호동에게 이는 매우 큰 부담이다.


[승승장구] 첫 회는 다소 산만하고 진부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강심장] 과의 뚜렷한 차별화를 두며 1인 토크쇼로서의 가능성을 찾고 있었다. 패널들이 제 몫을 다하고 있고, 김승우라는 상징성이 무게를 잡는 모양새였다. [강심장] 의 물량 공세와 파격적인 토크 대신에 다소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토크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은 [승승장구] 로 옮겨 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마디로 강호동과 김승우라는 화요일 밤의 '최대 라이벌' 은 동일한 시청자 층과 타겟을 가지고 얼마 되지 않는 시청률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우로서는 실패해도 '본전' 인 게임이지만 강호동으로서는 국민 MC로서 지켜야 할 자존심이 있다.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 MC인데 배우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은 치명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미있는 것은 강호동이 화요일 밤 뿐만 아니라 수요일 밤까지도 김승우와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 를 통해 1인 토크쇼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컨셉은 김승우의 [승승장구] 의 컨셉과 정확히 일치한다. 즉, 한정되어 있는 게스트를 섭외하는데 있어서 [무릎팍 도사] 와 [승승장구] 의 치열한 섭외 경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1인 토크쇼에서 게스트의 존재는 매우 중요한데 [무릎팍 도사] 가 섭외하고 싶은 인물을 먼저 [승승장구] 가 채 나간다면 [무릎팍 도사] 역시 매우 곤란한 처지에 처할 수 있다. 과거 [박중훈 쇼] 가 방송될 당시 [무릎팍 도사] 제작진들이 [박중훈 쇼] 에 등장하는 게스트를 섭외 목록에서 지우며 피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은 방송가에서 아주 유명한 사실이다. 이 상황이 [승승장구] 때문에 또 다시 되풀이 되게 된 것이다.


결국 강호동은 김승우의 TV 토크쇼 진출과 함께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는 MC로 내몰리는 상황이 됐다. 강호동의 잠재적 라이벌은 유재석이 분명하지만, 실질적 라이벌은 김승우라는 아주 재밌는 전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강호동이 이 싸움을 쉽게 끝내려면 [승승장구] 를 시청률로 압도하며 폐지수순으로 몰고가는 것 밖에는 길이 없다. 전문 MC가 아닌 배우인 김승우에게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승승장구] 는 빨리 버려야 하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강호동은 하루라도 빨리 김승우가 스스로 [승승장구] 에서 물러날 수 있게 상황을 몰아가야만 한다.


[강심장]-[무릎팍 도사]-[스타킹]-[1박 2일] 로 이어지는 '황금 라인업' 으로 2010년 가장 파워 있는 MC로 군림하고 있는 강호동이 김승우라는 숙적을 어떻게 제거하며 양강 구도를 유지할 것인가.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에 배우 나문희가 출연했다.


타고난 재능과 탁월한 노력으로 50여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야말로 진정 국민의 배우라고 할 만 하다.


[무릎팍 도사] 에서 그녀는 노희경, 문영남 작가와의 일화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쏟아 냈는데 이 순간 스쳐가는 것 하나가 있었다.


바로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속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던진 진심어린 충고였다.




나문희와 작가 노희경의 인연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끈끈하게 이어져 온 질긴 끈과 같다. 노희경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에서 자궁암에 걸린 시한부 인생의 삶을 절절하게 표현한 이래 나문희는 [내가 사는 이유][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 등 노희경의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노희경 사단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엄마의 치자꽃] 이라는 작품으로 나문희와 첫 만남을 가졌던 노희경은 "돌이켜 보면 참 싱그러운 나이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참 멋지셨습니다. 쉰 중반의 나이에 베이지색 바바리가 그렇게 잘어울리는 분을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라며 첫 만남을 회상한다. 서로를 '아껴보는 관계' 라는 그녀들의 관계는 바로 그렇게 시작됐던 것이다.


노희경은 나문희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기가 쓴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신이 난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나문희를 사랑하는 작가다.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하지만 한 두번의 전화 안부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그녀들의 관계는 단순한 작가와 배우의 관계를 뛰어 넘어 세대와 시간,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우정처럼 보인다.


노희경은 자주 시청률이 낮은 자신의 드라마를 걱정스러워 하면서 나문희에게 고민을 털어 놓은 적도 많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나문희는 "하늘이 희경씨를 참 사랑하나봐. 그러니까 시청률을 안 주지. 더 큰 작가 되라고." 라는 대배우 다운 말로 그녀를 위로해 줬다고 한다. 노희경은 나문희의 그 말을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달콤한 위로' 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나문희는 언제나 노희경이 작가로서 다듬어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진정한 스승이자, 친구이며, 조력자였다.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를 보면 나문희에 대한 절절한 노희경의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다. 그리고 이 책 속에는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남겼다는 말이 편지 형식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절절하게 울린다.


"너무 잘난 사람들하고만 어울려 놀지 마. 책 많이 읽어. 버스나 전철 타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 재래시장에 많이 가. 그곳에서 야채 파는 아줌마들을 봐, 할머니들 손을. 주름을 봐봐. 그게 예쁜 거야. 골프 치지 마. 대중 목욕탕에 가. 대본 제때 주는 작가가 돼. 우리 자주 보지 말자. 그냥 열심히 살자, 희경씨."


작가로서 언제나 초심을 잃지 말고 살라는 말, 마트가 아니라 시장에서 서민들과 부딪혀 보라는 말, 대본 제 때 주는 프로의식을 가진 작가로 살라는 말, 주름진 모습에서 인생을 보라는 말, 자주는 보지 못해도 열심히 사는 것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자는 말.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던진 수많은 말들은 마치 노배우가 여유롭게 부르는 삶의 노래처럼 가슴 하나하나를 비수처럼 파고 든다.


"누가 배우 나문희를 한마디로 답하라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욕심 많은 배우라고 말할겁니다. 그리고 또 누가 인간 나문희를 한마디로 답하라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화면에 단 한컷도 거짓이었던 적이 없었던 인간이라고요. 늘 서민의 어머니로 살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도 잠자리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서민으로 살아야한다고 핏속마저 살속마저 거짓은 안된다고"


이 노희경의 말속에는 나문희가 왜 이시대의 가장 뛰어난 배우이고 가장 훌륭한 연기자인지에 대한 답까지 포함돼 있다.  나문희는 노희경에게 남긴 그 말 처럼 진정성이 있는 연기를 한다. 그래서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역시 나문희는 천재야!" 라고.


나문희는 연기를 가장 연기답게 한다. 꾸밈없고 솔직하게, 진정성이 담긴 채로 거짓이 없다. 슬프면 슬픈만큼, 기쁘면 기쁜만큼 감정의 과잉이나 기복 없이 진솔하고 담백하다. 그래서 나문희의 연기를 보면 꼭 우리네 일상을 보는 듯 친근하고 익숙하다. 


또한 그녀는 표정만으로 연기를 하는 예사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눈과 코와 입과 몸짓으로 모두 연기한다. 철저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대단히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마치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녀 존재의 일부인것마냥 나문희의 연기는 조금의 빈틈도,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하고 깔끔하며 담백하고 진솔하다.


이렇듯, 나문희만큼 밖으로 내보이는 외양에 못지않게 충실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한 중견 배우, 아니 대중 문화인도 우리나라에는 드물다. 한국의 문화계에서 나문희 만큼 자신의 일생을 자신만의 ‘문화코드’로 무장할 줄 알며, 수미일관의 정체성으로 서민의 삶과 감정을 보다듬으며 오롯하게 버틴 대중문화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연기론의 대가였던 스타니슬라브스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배우들은 물고기가 물을 사랑하듯 무대와 예술을 사랑한다. 그들은 예술의 분위기 속에서 소생한다. 또 어떤 배우들은 예술이 아니라 배우의 경력과 성공을 사랑한다. 그들은 무대 뒤의 분위기 속에서 살아난다. 첫 번째 배우들은 아름답지만 두 번째 배우들은 혐오스럽다'


배우 나문희가 혐오스러운 배우들이 넘쳐나는 지금의 세상에서 고결하고 아름다운 배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오랫동안 대중의 곁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선생님께 배울것이 천지입니다. 부디 너무 이르게 늙지 마십시오." 라는 노희경의 말처럼.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호동이 가장 섭외하고 싶어하는 게스트는 누구일까. 말 할 필요도 없이 바로 '장동건'일 것이다. 그간 여러번의 섭외 요청을 했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지만 장동건-고소영 열애설이 터진 이후 이제는 노골적으로 그 연인에 대한 섭외욕심마저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박중훈 쇼]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예능에서도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장동건-물론 이것은 장동건이 영화배우로 입지를 굳히며 신비주의식의 행보를 보인 이후로 한정된다-을 섭외하는 것은 정말 [무릎팍 도사]뿐 아니라 강호동 개인에게 있어서도 크나큰 목표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과연 장동건을 꼭 섭외할 필요가 있을까?


 

무릎팍 도사의 강점은 '연예인'이 아니다.
 



 그동안 무릎팍 도사에는 많은 유명인이 다녀갔다. [무릎팍 도사]는 그동안에 쌓였던 루머나 사생활등을 다른 프로그램보다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통쾌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 통쾌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어느새 [무릎팍 도사]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뻔해 짐에 따라 오히려 '자기 변명식' 토크로 변질되어 가는 듯한 느낌은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차라리 이후에 방송되는 [라디오 스타]가 직설적인 면에서 볼 때 훨씬 더 그 파워를 발휘하는 듯한 느낌마져 주었다. 


 그러나 그렇대도 [무릎팍 도사]가 아직까지 그 빛을 잃지 않은 것은 오히려 평소에 보기 힘든 '유명인'들이 많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유명 연예인의 출연은 어느새 그 유명세를 뛰어넘는 희열을 줄 수 없게 된지 오래다. 차라리 바람의 딸 '한비야'나 '안철수' 연구소장이 나왔을 때 그 감동은 배가되었다. 이 외에도 발레리나 강수진, 소프라노 조수미, 산악인 엄홍길등 엄청난 노력으로 정상에 선 사람들이 훨씬 더 마음을 울렸다는 것이다. 


  이런 신선한 게스트들을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무릎팍 도사]는 아직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제껏 유명 연예인으로만 일관했다면 [무릎팍 도사]는 진즉에 그 빛을 잃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장동건'이라는 거대 게스트는 [무릎팍]에 있어서  결코 마이너스라고는 할 수 없다. 연예인이라는 점을 떠나서 그는 엄청난 관심의 대상이 될만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예능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그이기에 일단 게스트 섭외가 확정되면 그들의 성취감도 충족시킬 수 있으려니와 거기에 따라오는 대중의 관심, 그리고 시청률까지 한큐에 담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도 '연예인'이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그의 사생활이나 스캔들 따위의 이야기로 채워질 [무릎팍 도사]가 '거대 게스트'라는 의미 이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것이 상관 없을 만큼 장동건은 매력적인 콘텐츠다. 어쨌든 '장동건'이라는 이름 석자는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은 '성공'이란 이름과 그 뜻을 같이하니까 말이다. 섭외만 된다면 굳이 안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장동건' 자신이 그 프로에 나올 생각이 전혀 없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아무리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아직까지 장동건이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장동건의 출연은 요원하기만 한 상황. 


 그런데 굳이 꼭 '장동건이어야'만 하는 이유도 없는 것이다. 장동건도 물론 훌륭한 게스트지만 다른 훌륭한 게스트들로 인해서 시청자들이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가. 장동건은 물론 재미야 있겠고 신선하겠지만 '감동'까지 줄 수 있는 게스트인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무릎팍 도사]도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물론 장동건이 나온다면 좋지만 지금껏 섭외를 열망하는 것은 '집착'에 가깝다. 시청자들은 [무릎팍 도사]에 장동건이 나왔다는 사실에 잠시 놀라겠지만 그 뿐이다. [무릎팍 도사]의 위치가 격상되거나 장동건이 말한 것 처럼 '재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무릎팍 도사]여, 강호동이여! 대형 게스트에 대한 욕심을 이젠 버려라. 장동건이 아니라도 [무릎팍 도사]는 이제까지 '잘' 해 왔다. 장동건에 집착할 시간에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감동적인' 사람들을 찾아내는 편이 훨씬 더 그 프로를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드디어 그렇게 강호동의 이름을 건 최초의 토크쇼라는 타이틀을 단 프로그램인 [강심장]이 방영되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미 [무릎팍 도사]라는 호평할 만한 새로운 포멧의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강호동에게서 그 이상을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강호동'이라는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기로 한 거였다면 일단 어느정도의 수준은 기대를 했었다. 그가 '이름을 걸었다'는 광고를 묵인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심장은 '실패'다.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면야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강호동의 이름을 내 건, [야심만만 시즌3]에 불과해 보였다. 이런식으로 간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된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서 기대할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이전 포멧과 다른 것이 없다는 점에서 강호동에게는 '위기'라고 까지 할 만하다. 


 강호동 이름이 아깝게 만든 프로그램, 무모한 선택


  첫 회답게 많은 게스트들이 포진되었다. 솔직히 첫 회치고는 그다지 산만하지 않은 구성이라는 것은 인정하겠다. 잠깐씩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었다는 것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이 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야심만만]이란 강호동의 이전 프로그램의 포멧이 형식과 스튜디오만 약간 바껴서 그대로 적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강심장은 누구?'라는 의문을 던지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게스트에게 그 타이틀이 수여되는 방식은 예전 야심만만이 선보였던 '내가 한 가장 창피한 일은 무엇?'같은 질문을 던진 후, 답을 맞춘 게스트는 무사하고 답을 맞추지 못한 게스트가 바람을 맞는-바람까지 비슷했다- 형식에서 아주 약간 변형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백번 양보해 많은 변형을 주려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예전 [서세원 쇼]가 토크왕을 뽑는 방식을 선보인 것과 [강심장]은 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단지 게스트가 (쓸데없이) 늘어나고 그로인해 지루하리만치 토크가 지지부진해 지는 점에서 오히려 더 퇴보했다고 까지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어쩌면 너무도 쉽게 이 프로그램은 1위자리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일단 신뢰가 가는 MC에 호화 게스트군단으로 공격했으니 반쯤의 성공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이 포멧 자체가 더 이상 신선할 것도 새로울 수도 없는 꽉 막혀있다는 점은 제작진에서 깊이 반성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남 폭로전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고 가장 핫한 아이콘인 '쥐드래곤'을 띄워주며 토크쇼는 막을 내렸다. 누군가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 프로그램에 없다. 잘 차려입고 앉은 게스트들이 결국 아무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 예를들면 '하하호호 유머집'에 나오는 이야기나 꺼내 놓거나 아니면 최초공개랍시고 쥐드래곤 처럼 옆에 앉은 승리를 면박주거나 아는 사람의 치부를 드러내거나 혹은 자신이 조금 망가지면서 일관성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산발적인 이야기로 점철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런 포멧에 언제까지 시청자들이 즐거움을 느낄까. 이미 첫회부터 지겨운 구석이 존재하는 데다가 첫회라고 많은 게스트를 불렀다지만 너무 많은 게스트들 중 한마디 말도 못꺼내고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있어야 하기도 하며 중요 인물들에게만 카메라가 비추는데 이 토크쇼가 대체 [야심만만]과 다를게 무엇인가. 


 요즘 인기있는 토크쇼는 [놀러와]처럼 매주 관심을 끌 토픽을 제공하고 '골방토크'에서 진실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포장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공교롭게도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투게더]역시 연예인들이 찜질방 옷을 입고 특별한 좌석도 없이 모여 앉아 일정부분의 생얼을 강요당하는 느낌으로 진행되며 그래서 더 진솔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환상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러나 [강심장]엔 이런 느낌이 전혀 없다. 마치 톱스타가 '나 톱스타다'라는 당연한 사실을 무기로 모든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것 같다. '의외성'이 없는 것이다.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가 그래도 호평받을 수 있는 이유는 강호동 특유의 '밀어붙이기식' 토크가 속시원하게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때도 있고,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깊은 속내를 그래도 일정부분 들여다 보았다는 느낌을 주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0% 진실하지는 않겠지만 강호동과 1:1로 대면하고 앉은 게스트들이 그동안 묻기조차 어려웠던 루머의 진위를 말하는 속시원함이나 의외의 인물이 등장해서 삶을 들려줄 때의 희열은 다른 토크쇼에서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그만큼 강호동의 '밀어붙이기식' 토크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강호동은 이런 [야심만만]이나 [강심장]같은 연예인 띄워주기식 토크쇼에는 결코 적합하지 않다. 강호동이 밀어붙여도 결국, 피상적인 이야기로 끝나는 이 토크쇼에서 강호동의 '힘'은 오히려 '오버'다. 그의 행동은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보다 훨씬 가식적이고 답답할 뿐이다. 


 강호동이 이 프로그램을 맡은 것은 '실수'다. 일단 시간대를 화요일로 옮긴 것만 보더라도 월요일 동시간대 1위인 [놀러와]를 피해보려는 속내가 다분히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편성을 바꿀만큼 강호동이라는 브랜드에 전폭적인 지지가 쏟아진 것이다.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두면 강호동이라는 브랜드에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포멧을 들고 성공을 논하겠다는 자세 자체가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강호동이 최근에 한 가장 '어이없는' 선택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이미 [무릎팍 도사]를 뛰어넘는 진행을 강호동이 보이기는 어려웠던 마당에 선택한 프로그램이라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던 터였는데 90년대식 토크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강심장]이 언제까지 주목받을 수 있을까. 첫회가 방영된 마당에 완전한 전환을 하는 것도 우습고, 이미 강호동의 대표작인 [무릎팍 도사]처럼 나갈 수도 없다. 


 대체 강호동에게서 무엇을 기대했기에 이름까지 섣불리 사용했을까. 정말 이름이 아깝기만 한 첫회가 아닐 수 없었으며 결국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성에 다음부터 강심장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 같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결국 [야심만만2] 가 폐지됐다.


경쟁 프로그램인 [놀러와] 가 17% 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한 것에 비한다면 초라한 성적표다.


[야심만만] 이라는 불굴의 타이틀을 이어 받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야심만만2] 와 강호동이 받을 타격은 상당하다.


특히 [야심만만2] 로 유재석과 정면대결을 펼친 강호동이 첫 패배를 시인한 것도 참 재밌는 형국이 됐다. [1박 2일]-[패떴], [무한도전]-[스타킹] 으로 피말리는 대결을 펼치는 와중에 월요 심야 대전에서는 끝내 강호동이 고배를 마시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심만만2] 후속으로 [강호동쇼, 강심장] 이 편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프로그램은 바뀌되 강호동은 여전히 MC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강호동 쇼] 는 강호동에게나, SBS에게나 마지막 '반전카드' 로 존재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오랜기간 투톱 MC로 자리잡으며 예능계를 좌지우지 하고 있는 특급 MC다. 특히 작년에는 [무릎팍 도사] 와 [1박 2일] 의 대성공, [스타킹] 의 상승세로 국민 MC 자리를 차지하며 라이벌인 유재석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MBC 연예대상과 KBS 연예대상을 동시에 사로잡는 파란을 연출함으로써 명실공히 당대 최고의 MC로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2009년 들어 강호동과 유재석의 전세는 서서히 역전되기 시작했다.


강호동의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1박 2일] 과 [무릎팍 도사] 가 건재함을 과시하긴 했지만 유독 SBS 프로그램인 [야심만만2] 와 [스타킹] 은 온갖 논란에 휘말리며 '죽' 을 쒔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을 필두로 [패떴][해피투게더][놀러와]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유재석의 위용에 비한다면 SBS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강호동의 모습은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강호동이 작년 연말 시상식 때만큼의 위상을 뽐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KBS 연예대상이야 이변이 없는 한 강호동의 독주체제가 계속 된다고쳐도 SBS [패떴]과 MBC [무한도전]으로 2009년 예능계를 들었다놨다 한 유재석이 두 방송사 연예대상을 독식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작년 유재석이 그러했던 것처럼 강호동 역시 SBS와 MBC 모두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사실 [스타킹] 표절 논란 전의 강호동의 입장에서는 [강호동 쇼] 에 그리 집착할 이유가 없었다. [스타킹] 이 호적수인 [무한도전] 에 꿀리지 않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던데다가 [야심만만2] 까지 출연하고 있는 마당에 SBS 공헌도와 시청률 측면에서 유재석에게 그리 밀리는 형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굳이 [강호동 쇼] 라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승부수를 띄울 명분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타킹] 이 표절 논란으로 '좌초' 에 가까운 호된 비판에 시달리고 PD가 교체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SBS 예능 판도는 [패떴] 을 앞세우고 있는 '유재석 독주체제' 로 완전히 확고해졌다. 강호동으로서는 유재석의 대항마로서 일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SBS가 그동안 만지작거렸던 [강호동 쇼] 카드를 내밀자 강호동은 이 프로그램을 일종의 반전카드로 판단하고 주저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3개월의 시간 속에서 센세이셔널한 토크쇼를 부활시켜 [패떴] 의 독주체제를 견제하고 SBS 연예대상을 수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강호동은 [야심만만2] 의 폐지와 함께 [강호동 쇼] 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아 들임으로써 SBS에서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MBC는 유재석에게 양보할 수 있어도, SBS만큼은 유재석 독주체제로 남길 수 없다는 나름의 계산과 경쟁의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생 불가능한 [야심만만2] 를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에 [놀러와] 와는 완전히 다른 포맷의 토크쇼로 대결을 펼침으로써 기존의 예능 판세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호동 쇼] 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것인지에 대해서는 희망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무릎팍 도사] 로 이미 새로운 토크쇼 형식을 개척한 강호동이 [강호동 쇼] 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비판은 강호동이 아무리 자신만만해 해도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비판이다. 강호동이 이번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강호동 쇼] 까지 SBS에서 말아먹을 시 그가 입을 타격은 [야심만만2] 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프로그램의 성공여부를 잣대로 그가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도 일정부분 재조정 될 것이 분명하다.


어찌되었든 [강호동 쇼] 는 SBS에게나, 강호동에게나 2009년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반전카드' 임이 분명하다.


강호동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재석의 독주체제를 막아서면서 SBS 연예대상에 한 발자국 다가가야 하고, SBS는 오랜 시간 자존심을 구겼던 월화 심야시간대 시청률을 반전시켜야 한다. 과연 강호동과 SBS는 서로 '윈-윈' 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3개월정도 남은 2009년을 찬란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지속하면서 발전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 앉게 될까.


지금 예능계는 [강호동 쇼] 의 성공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07년 '광풍' 을 불러온 '아나테이너' 신드롬은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방송 현상이 됐다.


각 방송사는 너나 할 것 없이 '스타 아나운서' 를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됐고, 아나운서들은 방송사에 입사하자 마자 예능 프로그램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오상진이 있었고, 서현진이 있었고, 박지윤과 최송현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중심에는 '아나테이너' 신드롬의 주인공 '강수정' 도 있었다.




'원조 아나테이너' 강수정의 프리실험


강수정이 오상진이나 서현진과 다른 점은 그들이 방송사 안에서 '아나운서' 라는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반해 그녀는 진즉에 KBS라는 둥지를 뚫고 당당히 '프리선언' 을 했다는 것이다. [여걸5]부터 [연예가 중계]까지 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아나운서의 '예능화' 라는 기현상을 만들어 낸 장본인, 그리고 KBS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예능 MC로의 변신한 '아나테이너' 의 원조. 이 '아나테이너' 의 프리선언 실험 3년째 안타깝게도 강수정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버렸다.


강수정의 '프리선언' 이 아나테이너의 최초의 '실험' 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강수정의 프리선언이 과거 다른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과거에도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은 종종 있었다. 지금은 전문 MC로 대외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정은아, [아침마당] 의 안방마님으로 주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금희, 아나운서답지 않은 천진난만함을 자랑하는 최은경, [강남엄마 따라잡기] 로 연기자에 도전한 임성민 등이 모두 프리선언 아나운서다.


그러나 이들은 프리선언을 한 이후에도 해당 방송국에서 계속 '근무' 했다.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하차하거나 하는 일 없이 대부분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했고 오히려 프로그램 수를 늘려가거나 장수 프로그램의 MC로 발탁 되면서 TV 속에 조용히 안착했다. 임성민 같은 경우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지만 이금희, 정은아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대부분의 프리선언 아나운서는 방송사의 신임을 받으면서 수입도 많이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맛 봤다.


방송사가 그들을 계속 고용했던 이유는 그들을 챙기는 것이 버리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계산적인 측면도 작동했겠지만 그 이전에 대부분의 프리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 이 단순히 '개인적 선택' 에 국한됐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싶어서, MC로서 성장하고 싶어서라는 이유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프리선언의 가장 '전형적 변명' 이지만 그래도 그 때엔 이런 변명이 어느 정도 먹힐만큼 순수한 시대였다.



                         


프로그램마다 종영시키는 강수정의 '저주'



그러나 강수정은 달랐다.


강수정의 '프리선언' 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적이고 전략적이었다. KBS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수정은 기어코 KBS 밖을 뛰쳐나갔고 얼마 되지 않아 대형 기획사에 전격적으로 합류했다. KBS가 '강수정의 프리선언에 대형 기획사가 개입됐다.' 며 불쾌해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KBS 아나운서실은 분개했지만 대형 기획사의 방어막을 든든하게 갖춘 강수정은 최초의 '아나테이너' 시대를 화려하게 펼쳐냈다. 김성주 같은 스타 아나운서가 MBC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프리선언을 선택했던 배경 역시 강수정의 '프리선언' 에 힘입은 바 컸다.


물론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강수정은 KBS라는 큰 디딤돌을 잃어버렸고 든든한 우군도 상실했다. 대신 그녀는 SBS를 선택했다. 당시 SBS 의 대표 예능 프로였던 [야심만만] 과 [결정 맛대맛] 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강수정은 더 나아가 MBC에까지 발을 넓혀 [공부의 제왕] 에 뒤늦게 합류함으로써 TV와 라디오를 넘나드는 전천후 MC로 거듭나는 듯 보였다. 채 2년도 되지 않아 일궈낸 성공치고는 대단한 '성공' 이었다. 허나 그것이 '1년천하' 로 끝날 것이라는 건 강수정도, 시청자들도 쉽게 깨닫진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 '성공적 데뷔' 라고 평했지만 강수정의 불행은 이미 수명이 다해가고 있던 [야심만만] 에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한 때 토크 프로그램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연예인 사생활의 장' 으로까지 불렸던 [야심만만] 은 강수정 합류시 인기가 하락세로 치닫는 시점이었다. 박수홍이 절묘하게 빠지고 강호동이 [무릎팍 도사] 로 제 살길을 마련할 무렵 강수정은 '프린선언' 의 첫 실험무대를 [야심만만] 으로 잡아버렸다. '판단 미스' 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실책이었다.


강수정의 잘못된 선택을 나무라기라도 하듯이 [야심만만] 은 강수정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폐지됐다. 프로그램의 이름만큼 '야심만만' 하게 도전했던 프리선언은 그렇게 냉혹한 현실로 돌아왔다. [야심만만] 을 전체적으로 이끌어 왔던 강호동에게는 '장수 프로그램의 장수 MC'라는 영예로운 평가가 함께 왔지만 강수정에게는 '프리선언 실패' 라는 꼬리표가 먼저 따라 붙었다. 처참한 실패였다.


[야심만만] 뿐 아니라 [결정 맛대맛] 도 마찬가지였다. 정은아-류시원 콤비로 일요일 아침을 주름잡고 있던 [결정 맛대맛] 은 [야심만만] 못지 않은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강수정 데뷔에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큰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푸근하고 먹성 좋은' 아나운서라는 자신의 색깔에 조금 더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메리트 역시 [결정 맛대맛] 엔 충분했다. 강수정에겐 [야심만만] 다음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다행이 [결정 맛대맛] 은 강수정이 등장하면서 상승무드를 탔다. 전 MC였던 변정민이 별다른 매력을 드러내지 못하던 차에 먹성 좋은 강수정의 사람좋은 웃음은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의 활력소가 됐다. 꾸밈없는 모습과 류시원과 티격태격하는 모습 역시 과거 정은아와 류시원의 콤비 플레이를 보는 듯 자연스러웠다. 안타까운 것은 개편이 다가오면서 [결정 맛대맛] 의 시간대가 주말에서 주간으로 바뀌어 버렸다는데 있었다.


일요일 아침에 [결정 맛대맛] 을 보던 시청자들은 [결정 맛대맛] 이 주간 저녁시간대로 옮겨오자 기존의 시청권을 포기했다. 일요일 시간대에도 10% 이상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하던 [결정 맛대맛] 은 시간대를 옮기면서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프로그램 내외적으로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폐지 논란이 일어났고 끝내 폐지 압력이 빗발쳤다. 그리고 결국 [결정 맛대맛] 은 강수정을 마지막으로 장수 프로그램로서의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폐지' 의 길을 걸었다.


강수정의 '악운' 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초의 MBC 진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의 제왕] 도 2007년 2월 23일을 끝으로 결국 '폐지처분' 이 내려졌다. [라디오스타] 에 나와서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 나오겠다." 며 의지를 불태우던 강수정의 뜻과는 달리 [공부의 제왕] 은 경쟁 프로그램인 [스타킹]이나 [스타골든벨] 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게다가 경쟁사 MC가 한 때 [야심만만] 과 [연예가 중계] 에서 호흡을 맞췄던 강호동, 김제동이라는 점은 더더욱 강수정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됐다.


이번 [우리집에 놀러와] 폐지를 끝으로 강수정이 내세울 만한 공중파 대표 프로그램은 모두 사라진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강수정의 합류는 프로그램의 폐지를 낳았고, 그것이 곧 강수정에게 죽음의 키스가 됐다. 여타 아나운서들이 단 한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계획적 '프리선언' 의 주인공이자 아나테이너 시대의 주인공이었던 강수정의 '아나테이너 실험' 은 채 3년을 넘지 못하고 '실패' 라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강수정과 이영자, 그녀들이 저지른 똑같은 실수



강수정의 실수는 태만했다는 사실이다.


아나운서 시절이나 프리랜서 시절이나 그녀는 변함이 없다.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MC로서 준비성도, 재치도, 카리스마도 부족하다. 그녀에게 유재석이나 강호동처럼 웃기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박수홍 같은 MC가 웃기지 못했어도 프로그램의 흐름을 되찾아 주고 맥을 짚어줬던 것처럼 그녀 역시 '전직 아나운서' 를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강점을 프로그램에서 펼쳐 보이라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모조리 말아먹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예능 MC로서 '고민'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그녀의 모습에는 발전도, 고민도 없다. 그 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쳤으면 예능 MC로서 어떻게 대중에게 어필해야 할 것인가 하는 자신만의 비전이나 방향성이 생길만한데 여전히 그녀는 아나운서 '강수정' 그대로다. 뭐 하나 변한 것 없이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강수정을 보고 있노라면 강수정 이전에 이미 '공중파 진출' 에 실패한 이영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강수정과 이영자는 시작은 달랐으나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고, 똑같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영자와 강수정 모두 시대는 바뀌기 나름이고, 코드는 변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이영자가 공중파 복귀를 할 때, 그녀는 파워풀하고 소위 오버하는 자신의 캐릭터를 굽히지 않았다. 마치 강수정이 '아나운서' 시절 자신의 캐릭터를 그대로 고수했던 것처럼.


이는 곧 시청자들의 외면을 초래했고, 기존의 트렌드를 좇아가지 못하는 시류에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사실 그 때, 이영자가 재빨리 자신의 캐릭터와 스타일의 한계를 깨닫고 '90년대 오버 캐릭터' 에서 벗어나 새로운 트렌드의 캐릭터를 구축하려는 노력만 보여줬더라면 방송 6개월만에 공중파에서 하차하는 치욕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허나, 이영자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개그우먼이었다. '이영자' 라는 이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과감히 포기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터다.


이영자의 선례를 살펴보면 강수정에게 남는 교훈은 너무나도 많다. 강수정 역시 이영자처럼 변신과 변화를 두려워했기 때문에, 아나운서 시절 쌓아놓은 명성을 토대로 너무 쉽게 대중을 공략하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아나운서가 아닌 강수정이 아나운서의 메리트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안이한 태도를 보일 때, 프로그램의 인기도 뿐 아니라 강수정 자체에 대한 호감까지도 급하락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아나운서가 아니라 엔터테이너로, 예능 MC로 거듭나야만 했다.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가해야만 했다. 시작은 달랐지만 과정은 같았던, 그래서 그녀보다 먼저 실패했던 이영자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녀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결국 지금의 상태까지 치달았다.


지금 강수정은 아나운서와 예능MC라는 갈림길 속에서 험난한 길찾기 실험을 하고 있다. '실패' 한 실험으로 남느냐, 끝내 '성공' 한 실험으로 남느냐는 결국 강수정의 몫이다. 이제는 제발 변하라. 원치 않는 휴식기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 휴식기가 그녀에게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반성의 시간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최근 설문조사에서 유재석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개그맨으로 선출되었다. 2위인 강호동과는 무려 두배 가까운 득표수를 기록 한 듯 하다. 


 현재 그 두 개그맨의 스코어는 막상막하. 유재석이 [무한도전]으로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을 때 등장한 [1박 2일]은 100회를 맞이한 지금도 예능 1위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고 유재석이 [패밀리가 떴다]를 흥행 시켰다면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를 흥행시켰다. [놀러와], [해피투게더], [스타킹], [야심만만]같은 프로그램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그들은 가장 인기있는, 또 성공한 프로그램을 이끌며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MC로  등극했다.


 그러나 아직도 유재석과 강호동은 비교 대상이 된다. 사실 두 사람의 스타일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기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대중들의 눈에 선의의 라이벌인 것이다. 


 하지만 유재석은 이번 인기투표에서도 나타났듯, 전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개그맨이다. 그렇다면 강호동은 어찌하여 유재석보다 '인기'가 없는 것일까.

 


강호동은, 사람들의 기호가 극명히 갈리는 진행자다. 어떤 사람은 강호동이 현존하는 MC중 최고라며 치켜세우지만 어떤 사람은 시끄럽기만 하다며 비하하기도 한다.  그것은 강호동이 가진 바로 그 강력하고 무서운 '파워' 때문이다. 



 일례로 [무릎팍 도사]에서 게스트들이 나오면 강호동은, 일단 '들어주는' 위치에 서게 된다.  올밴과 건도가 있다고는 하나 거의 강호동이 주축이 되는 일문 일답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와중에 강호동의 리액션은 약간은 과장되어 있다. 일단 게스트를 초청했으니 게스트의 말에 적당한 오버를 섞어서 말하기 편한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진행자의 의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강호동의 박장대소는 사실 조금 불편할 때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강호동이 진행하는 [스타킹]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스타킹]은 말하자면 유재석이 진행하기도 했던 [진실게임]의 조금 더 발전된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재능있거나 끼가 있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와서 그들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는데 여기서도 강호동은 온전히 출연자들의 재능을 즐겨야 하는 순간에도 가끔 너무나 과장된 제스쳐를 취한다. 물론 여기서도 출연진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오버는 분명히 필요한 것이 확실하고 대부분의 경우, 분위기를 뛰우기도 하지만  강호동의 오버는 가끔씩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판소리 신동이 출연하면 옆에서 우는 시늉을 하며 불쌍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거나 어린 아이들의 뽀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의 감정선과 일치되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도 그들의 재능을 함께 지켜본다. 물론 그들의 재능이 대단할 때 확실하게 힘을 주는 제스쳐를 취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으나 강호동의 진행은 지나칠때가 있는것이다.


 강호동은 의견을 수렴하고 통제하기보다 그들의 개성을 살려주고 분위기를 방방 띄워주는 타입의 MC다. 그래서 [1박 2일]같은 경우야 말로 강호동의 특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1박 2일]은 상대적으로 예능에서는 신선한 얼굴들을 내세운 프로그램이었다. 얼핏 불리해 보일 수도 있으나  자칫 위축될 수 있는 그들을  강호동이 중심축이 되어서 띄워주고 개성을 발휘하게 만들면서 그들과 함께 분위기를 띄우고  이미지 상승효과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구성을 갖춘 것이다.


좁은 공간에 갇히기 보다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출연진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주어지고 그들이 헤쳐 나가야 만하는 미션이 생길 때, 강호동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업시킬 수 있는 비장의 카드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마디로 지치는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루즈하지 않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유재석은 완급조절에 있어서라면 누가뭐래도 최고 수준이다. 재밌을 이야기는 더욱 끌어내고 재미없을 이야기는 묻히게 하면서 게스트가 돋보이게 만든다. 웃어줄 때는 활짝 웃어주지만 결코 오버스럽지는 않게 한다. 또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끌어내게 하는 것은 강호동이 힘으로 밀어 붙여서 원하는 것을 얻는 느낌에 비해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강호동이 미움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때때로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여 웃음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다. [1박 2일]만 보더라도 강호동은, 때때로 멤버들 사이를 갈라 놓는 역할을 하거나 어거지로 떼쓰며 게임 결과를 뒤집으려 하거나 하는데 그 것이 강호동을 조금은 치사해 보이게 만든다.

 
 물론 유재석도 깐죽거리며 [무한도전]멤버들을 놀리거나 곤란에 밀어넣기도 하지만 유재석은 '힘'보다는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며 멤버들을 조정한다. 강호동 또한 결국엔 그래도 당해주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지만 강호동에게는 어떤 '절대권력'같은것이 존재한다. 강호동이 일단 '힘'으로 제압하면 나머지 멤버들은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재석은 '힘'보다는 '화합'하게 하며 멤버들을 이끌어 나오는 스타일에 가깝다. 일단 권력을 휘두르면 누군가는 불편한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고 그 불편한 상황은 시청자들을 때때로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 강호동이 유재석보다 못한 예능인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강함'은 '부드러움'보다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났다는 이야기르르 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강호동이 유재석보다 한참이나 우위에 서는 부분은 바로 강호동의 "힘"이라고 할 만하다. 강호동은 어떤 프로그램을 맡아도 힘있는 진행을 펼친다. 강호동은 그만의 에너지로 모두를 긴장시키기도 하고 때때로는 축 늘어지면서 활기가 없어지는 프로그램을 다시 팽팽하게 긴장시키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비록 인기 투표에서 2인자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강호동 역시나 유재석 만큼이나 훌륭한 방송인이다. 강호동같은 이미지와 힘과 분위기로 2위를 차지한 것만봐도 그는 자신의 특장을 확실히 살릴 줄 아는 MC인 것이다.


 비록 인기에서는 유재석이 조금 앞섰는지는 모르나 훌륭한 두 MC, 유재석-강호동이 앞으로도 시청자들을 끊임없이 TV앞으로 불러들이는 강력한 '한 방'을 계속해서 보여주기 바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국민 MC' 강호동이 월요일만 되면 체면을 구기고 있다.


[무릎팍 도사][스타킹][1박 2일] 로 이어지는 '대박 행렬' 에서 유독 월요일 밤 [야심만만2] 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수홍과 함께 했던 [야심만만] 의 후속으로 야심차게 등장해 한 때 월요일 밤 시청률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파괴력도 이제는 시들한 모양새다.


이쯤되면 [야심만만2] 는 강호동의 패착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야심만만1] 은 당시 토크쇼로서는 획기적 프로그램이었다. 강호동-박수홍이라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조화롭게 엮어 낸 것도 엮어낸 것이지만 스타들의 파격적인 '사생활 폭로전' 이 [야심만만] 부터 시작돼 하나의 트렌드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심만만] 에서 스타들의 사생활은 사생활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주효하게 사용됐다.


[야심만만] 은 인터넷 메신저를 활용 한 '랭킹쇼' 로서도 상당한 진척을 보여 준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넷' 이라는 디지털 환경을 토크쇼에 접목시킨 방식은 당시 쉽게 볼 수 없었던 혁신적 시도였다. 여기에 "애인과의 진도는 어디까지 허락할까?" "애인의 바람을 알 수 있는 징조는?" 등 방송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들도 [야심만만] 은 무리없이 소화했다.


이렇듯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주제를 연예인과 랭크로 엮어 풀어 낸 [야심만만] 은 20%대 초중반의 높은 시청률을 구가하며 2년여가 넘는 시간동안 전성기를 누렸다. 이 과정 속에서 강호동은 [야심만만] 특유의 공격형 토크쇼의 기틀을 다잡았고, 훗날 이를 [무릎팍 도사] 에서 활용하며 진화하는 MC의 진면목을 보여주게 된다. 물론 특유의 현학적 어투로 사랑 받은 김제동, 정리형 MC로 이름을 드높였던 박수홍도 강호동 못지 않은 수혜자들이었다.


이러한 [야심만만] 의 '찬란했던 과거' 는 [야심만만] 이 시즌2로 부활하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야심만만] 을 대체할만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내지 못했던 SBS 예능국은 급기야 [야심만만2] 를 출범 시키며 월요일 밤 11시 예능 판도를 일거에 뒤집어 놓으려 했다. 강호동, 김제동이 [야심만만2] 에 출연을 결정하면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야심만만2] 는 [야심만만] 의 이름값을 이어 받으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


허나 문제는 '부활' 한 다음 어떤 식으로 경쟁작들을 물리치느냐에 있었다. 강호동은 [야심만만2] 에 출연하며 자신의 주특기인 '집단 MC' 체제를 [야심만만2] 에 접목시켰다. 현재 예능계 트렌드가 집단 MC체제이고, 강호동이 워낙에 집단 MC체제에 능통한 MC이기 때문에 [야심만만] 이 집단 MC로 시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강호동, 윤종신, 김제동, MC몽, 전진, 서인영, 닉쿤으로 이뤄진 초호화 MC군단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야심만만2] 의 '집단 MC' 체제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원래 목적은 7명의 MC가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마치 "예능선수촌" 에서 일하는 것마냥 캐릭터 쇼를 벌이는 것이었지만, "예능선수촌" 컨셉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별로다보니 몇 주만에 캐릭터 쇼를 포기하고 무난한 토크쇼로 변모해 버린 것이다. 컨셉트 자체가 무너지니 애초 배정되었던 캐릭터가 무너졌고, 집단 MC 체제가 무너지니 강호동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는 [야심만만2] 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이었고, 강호동의 패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강호동 옆에 '최양락' 이 붙으면서 [야심만만2] 는 '강호동' 이라는 구심점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실수까지 범했다. 최양락 같은 왕고참 옆에서 특유의 보스 기질을 발휘할 수 없는 강호동은 [야심만만2] 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다. 토크쇼 자체의 한계와 최양락이라는 걸림돌 속에서 강호동 특유의 개성과 색깔이 완전히 무력화 되어 버린 셈이다.


이 쯤되면 [야심만만2] 는 강호동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한마디로 '최악의 선택' 이라고 할 만 하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저돌적이고 적극적인 진행방식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강호동이 [야심만만2] 에서만큼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며 큰소리 떵떵쳤던 과거가 무색할 정도로 현재 [야심만만2] 강호동의 모습의 나약하기 그지 없다.


이제 방법은 단 두 가지다.


[야심만만2] 가 최양락과 강호동 중 한 명을 선택하든가, 아니면 강호동이 [야심만만2] 를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강호동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미련 없이 [야심만만2] 를 그만두길 바란다. [야심만만2] 는 강호동에게 득 될 것 하나 없는 독에 불과하다.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시대적 토크쇼에 목 매달 필요 없다.


이 시대 가장 위대하다는 평을 받는 국민 MC 강호동이 지금의 '굴욕' 을 벗어나 하루 빨리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길 바랄 뿐이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