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도 다양한 드라마가 우리 곁을 찾았다. 연말 시상식에서 다시금 회자되는 작품들은 모두 시청자들의 관심의 중심에 섰던 작품이다. ‘최고의 작품’들이 다시금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연 최고만 있었을까. 스타들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혹평을 들은 최악의 작품들도 다수 출현했다. 그 중, 가장 아쉬웠던 드라마 5편을 뽑아 보았다.

 

 

 


무림학교

 

 

 


청춘스타 이현우, 신인 여배우 서예지, 아이돌 vixx의 홍빈 뿐 아니라 이범수, 신현준까지 출연한 학원물 <무림학교>는 2016년 1월, 가장 처음으로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학교’ 시리즈가 성공한 것처럼, 학원물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무림학교>는 학원물로 부르기조차 민망한 작품으로 남았다.

 

 

 

 

<무림학교>의 허술한 만듦새는 시청자들의 실소를 터지게 만들었다. 가상공간인 ‘무림학교’에 대한 작위적 설정은 마치 학원물보다는 ‘어린이 드라마’에 가까운 황당함을 느끼게 만든다. ‘무술’을 가르쳐야 하는 당위성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주인공이 무림학교에 가야만 하는 이유도 귀의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서라기엔 설득력이 부족했다.

 

 

 

 

 

판타지 드라마가 대세라지만 <무림학교>는 판타지를 설득력있게 만드는 방식에서 오류를 범했다. 이야기는 예상가능한데, 특별히 뛰어난 연출도 찾아보기 어렵다. 폭발한 튀김을 잡는등의 꽁트같은 액션 장면들은 그들만 진지하고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다. 결국 ‘이현우의 흑역사’라는 평가를 들으며 드라마는 막을 내려야 했다.

 

 

 


 


그래 그런거야

 

 

 


 

시청률의 여왕, 흥행불패의 신화 김수현 작가가 주특기인 가족극을 들고 컴백했지만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너무 조용한 반응이 문제였다. 회당 1억에 가까운 ‘최고 대우’를 받는 천재작가 김수현의 이름값이 허망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그래 그런거야>는 조기종영을 당하는 수모를 맛보았다. 제작진은 시청률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조기종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속의 김수현 화법은 그의 과거 가족극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한다. 최소 삼대가 모여사는 집안, 그 안에서 어른과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사는 파격적인 가족 형태도 선보였지만 공감대는 놓쳤다. 그것은  보편적인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아니었다.

 

 

 

 


드라마 안에서 어른과 자녀들의 입장을 규정하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자녀들은 아무리 부당해도 어른들을 존중해야 하고 어른들 역시 포용력과 관용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지점. 물론 교과서적인 이 태도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실과 부대끼며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을 좀 더 심오하게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더이상 삼대가 함께 사는 집을 찾기 힘들고, 가족의 울타리는 때때로 든든하기 보다는 짐이고 상처다. 그런 현실 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지 못한 <그래 그런거야>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

 

 

 

 


그동안 동시간대 나왔다 하면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쥔 수애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은 첫회가 최고 시청률이 되어 버렸다. 수애는 분명 안정된 발성과 연기력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우사남>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중심을 잃고 흔들린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드라마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어진 것이다. 이 틈을 <우사남>은 다다금융이라는 사채업자 스토리로 해결하려 한다. 니중에는 주인공의 땅을 탐내는 인물들이 추가되며 결국 이야기의 정체성은 흐려졌다. 이와중에 조연을 맡은 도여주(조보아)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권덕봉(이수혁 분)은 아예 분량 실종 사태를 겪었다.

 

 

 

 


결국 캐릭터의 활용과 스토리 라인에서 황당함만을 안겨준 <우사남>은 수애의 연기력 빼고는 논할 것이 없는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안투라지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안투라지>가 막상 뚜껑을 열자 실망스러움이 가득했다. 원작의 19금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서 제대로 표현 될 수가 없었고 어설프게 따라가는 욕설이나 음담패설은 어색하기만 했다.

 

 

 

 


라이징스타 서강준과 <시그널>로 최고의 한해를 보내기도 했던 조진웅이 캐스팅 되었지만 그들의 캐릭터는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서강준은 톱스타 차영빈으로 분했지만 끝날 때까지 영화를 찍네 마네 하며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런 스토리 라인에서 영화 하나를 찍느냐 마느냐하는 지점은 전혀 흥미롭지도 않았다.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드라마는 결국 혹평속에서 종영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첫회의 시청률이 최고의 시청률이 된 만큼, 성적은 배드 앤딩이다. 올해 tvN에서 선보인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굴욕도 맛봐야 했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15를 이어올 정도로 팬층이 탄탄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가 현실속에서 고군분투 하던 이전의 스토리가 실종되자 시청자들은 혹평을 쏟아냈다.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막영애>) 시즌 15는 어느새 삼각관계가 전부가 되어 있었다.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워킹맘으로서 현실에서 고군분투해도 좋을 것 같은데 영애는 아직도 어떤 남자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시청자들이 지치는 것도 당연하다.

 

 

 

 


삼각관계가 양념처럼 뿌려진 초반에는 삼각관계가 호응을 얻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곁다리였을 때 이야기다. 삼각관계가 메인이 되어버린 <막영애>는 여타 평범한 드라마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평작이 되었고 <막영애>의 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두터운 매니아를 양산해 낼 정도로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 한순간에 혹평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제작진의 뼈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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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에 방영되는 드라마인데 청춘드라마라기 보다는 어린이 드라마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트렌디하지 않다는 비판을 넘어서 전체적인 분위기에 공감을 하기 힘들다는 증명이다. 바로 KBS2 드라마 <무림학교>에 관한 이야기다. <무림학교>는 <오! 마이 비너스> 후속으로 방영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 시리즈로 청춘물을 만들어 왔던 KBS가 선택한 새로운 도전이다. 이작품을 연출한 이소영 PD는 “KBS는 그동안 '학교' 시리즈를 해왔다.”면서도 “'무림학교'는 그런 '학교' 시리즈를 의식해서 만들진 않았다. 제목에 '학교'가 들어갔을 뿐이지 연장선상에서 제작한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차라리 ‘학교’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무림학교>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처참하다. 저조한 시청률은 물론, 반등의 기회도 쉽사리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무림학교>는 이색 학원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에는 너무나도 만듦새가 허술하다. 일단 가상공간인 ‘무림학교’에 대한 설정이 너무나도 작위적이다. 아이돌 스타가 우연히 무림학교를 발견하고 그 공간에 매력을 느낀다는 설정에 실소가 터질 정도로 학교 안에서 ‘무술’을 가르쳐야 하는 당위성이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무림학교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단순히 귀에 이명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세계의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했다든지 뛰어난 무술에의 재능을 알아본 누군가에 의해 무림학교에 들어간다든지 하는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우연히 발견한 무림학교와 그 안에 일단 주인공을 넣어놓고 보자는 식의 스토리 전개는 황당함의 극치다.

 

 

 

드라마에도 얼마든지 판타지의 설정이 들어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판타지를 설득력있게 만드는 것은 그 안에서 그 판타지를 표현해 내는 방식에 있다. <무림학교>는 이 방식에서 너무 전형적인 방법을 택했다. 클리셰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포장을 너무나도 잘못한 것이 문제다. 스토리는 모두 예상이 가능하고 로맨스는 뻔하다. 폭발한 튀김을 잡는등의 꽁트같은 액션 장면들은 그들만 진지하여 실소가 터지고 결국 스토리는 ‘무림학교에서 연애하는’ 스토리 정도로 귀결된다. “나한테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같은 한물 간 대사가 등장하는 것도 손발을 펼 수 없게 만든다.

 

 

 

이런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스토리의 향연 속에서 배우들에게도 그 영향력이 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주인공 윤시우 역을 맡은 이현우는 작위적인 액션 장면을 위해 봉을 휘두르지만 그 장면마저 어색하게 만든다. 이현우가 무너지는 스토리라인 속에서 중심을 잡을만큼 성장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드라마에 불과한 것이다.

 

 

 

아이돌 배우와 신예들로 채워진 구성 속에서 이현우 조차 흔들린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범수와 신현준같이 연기 경력이 많은 배우들은 이 드라마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역할이 아니다. 주인공인 이현우에게 주어진 무게감은 <무림학교>의 억지 연출로 인해 단순히 주연이라는 것 이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이현우에게 <무림학교>는 그의 커리어에서 흑역사를 써내려갈 작품에 불과하다.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바는 무술과 학교를 적절히 섞어 젊은 배우들을 강조함으로써 중국 시장을 노린 한류 드라마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 재벌의 자식이라는 남자 캐릭터 왕치앙(이홍빈)의 설정 역시 그런 흐름을 의식하지 않은 것이라 보기 힘들다.  제작진역시 <무림학교>를 제작하며 “글로벌 콘텐츠로 제작해 해외 시장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콘텐츠라는 것이 단순히 외국인을 캐스팅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한류 드라마는 한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히트하지 못한 상품은 중국에서도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할만한 무술이라는 포인트와 꽃미남들을 섞는다고 해서 한류가 탄생하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무림학교>가 떨어진 시청률 만큼이나 더 썰렁해져 버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이미 틀어져버린 방향키를 되돌리기는 힘든 상황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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