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그널>의 주역이었던 톱배우 이제훈과 김혜수는 물론, 배우 김희원 그룹 빅뱅의 G 드래곤 등이 출연하며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와 그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까지 합세하여 판을 키운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에 쏟아진 기대감은 굉장하다. 무한상사를 이런 대형 프로젝트로 만들고 기대감을 증폭시킨 것은 어디까지나 <무한도전>의 역량이다. 그동안 수차례 특집으로 제작되었던 무한상사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찾고 그 새로움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 오직 <무한도전>만이 그런 예능의 맥락을 제공할 수 있다.

 

 

 

 

 

 

무한상사 촬영현장에 등장한 톱스타들은 역시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직 무한상사의 본편이 방송되기 전이지만 그들이 무한상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만으로도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 버린 <무한도전>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 올리며 큰 제작비까지 집행하게 만든 무한상사가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레전드를 경신하게 만들리라는 기대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너무나도 거대해져 버린 무한상사 프로젝트 속에서 예전 무한상사의 분위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왜 그런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예전 무한상사에 대한 향수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무한상사 특집은 그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왔다. 2011년 야유회 형식으로 소소한 꽁트처럼 꾸며진 이후, 2012년에는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출연하여 화제가 된 바도 있었다. 그 이후 꾸며진 8주년 기념 ‘뮤지컬 무한상사’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무한상사 특집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무한도전>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다시 보고 싶은 특집으로 ‘무한상사’가 뽑힌 것 역시 우연은 아니다.

 

 

 

 

 

 

그만큼 무한상사 특집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특집이었다. ‘회사’라는 설정하에 멤버들 하나 하나를 회사의 구성원으로 설정하고 직책에 따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꽁트와 애드립 등은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통로가 되어 준 것이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합과 개성이 잘 발휘될 때 가장 큰 재미를 담보한다. 그런 무대를 제공해 준 것이 바로 무한상사 특집이었다.

 

 

 

 

 

 

 

그러나 이제 멤버들은 힘이 달린다. <무한도전>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서 정형돈 마저 불안장애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무한상사 특집으로 컴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정형돈은 최근 <무한도전>에서의 공식하차를 알리며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로 영입된 광희마저 아직 캐릭터를 확실히 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호 PD 조차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토로할 만큼, <무한도전>에서 캐릭터의 보강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상사를 예전처럼 꽁트 형식을 위주로 보여주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캐릭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칫, 예전보다 못한 결과물을 보여주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타개책은 판을 키우고 톱스타들을 영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가 이렇게 이루어 질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한도전 자체에서 순환할 수 있는 캐릭터의 발굴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나 무한상사에서 가장 아쉬운 얼굴은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무한상사에서 정대리 역할을 맡아서 ‘가장 평범한 샐러리 맨’을 콘셉트로 잡고 공감을 얻은 인물이었다.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 이라는 캐릭터를 정의하면서 오히려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 냈다. 패션 테러리스트같은 정형돈 특유의 이미지도 이 때 빛을 발했다. 정대리는 항상 피곤해 하는 듯한 모습과 윗 사람에게 아부를 떠는 모습등으로 묘하게 현실을 비틀어 웃음을 창출해 냈고 뻔뻔하게 자신감을 내세우며 호기를 부리는 모습으로 포인트까지 주었다. 더군다나 2012년 G드래곤이 무한상사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서포트한 것이 바로 정형돈이다. 정형돈은 G드래곤을 거만한 태도로 무시하는 콘셉트로 G드래곤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2016 무한상사에 모습을 드러낸 G드래곤 옆에 정형돈이 없다는 것은 무엇보다 아쉬운 일이었다.

 

 

 

 

 

 

이번 무한상사는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역대급 스케일을 무작정 반가워 할 수만은 없다. 물론 이번 무한상사 역시 엄청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두근거림은 있지만,그 기대를 충족시킨 이후가 더 문제다. 여전히 <무한도전>은 MBC 간판 예능이고, 많은 팬을 보유한 예능이지만 그 안에서 제 역할을 다 해냈던 빈자리들이 아직은 채워지지 않고 있기에 여전히 ‘위급 상황’인 것이다. 그렇기에 정형돈의 빈자리는 이런 역대급 무한상사라는 기대감 속에서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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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항상 위기였다. 시청률이 떨어질 때도, 멤버들이 구설수에 올라 하차를 할 때도 항상 위기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여전히 <무한도전>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선정될 만큼 강력한 프로그램이다. 10년 넘게 이런 아성을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무한도전>이 유일하다.

 

 

 


그러나 난공불낙처럼 보였던 <무한도전>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무한도전을 이끌어가는 김태호 PD는 인스타그램에 ‘할일은 많고 마음은 불안하고 애써 해도 티는 안난다’는 글을 남기며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김태호 PD는 “할 수 있는 걸 다했다”며 <무한도전>의 시즌제 필요성을 주장하거나 “출연자가 5명, 혹은 4.5명이라 할만큼 버거운 상태”라며 힘든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해왔다. 캐릭터의 조합으로 돌아가는 <무한도전>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캐릭터의 큰 축을 담당했던 노홍철이나 정형돈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겨우 자리를 잡아가던 길까지 빠진 마당에 <무한도전>이 짊어진 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김태호 PD의 ‘4.5명’이라는 이야기는 식스맨 특집을 통해 들어온 광희의 부진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광희는 <무한도전>의 새 멤버가 되어 예능 대세로서 자리 잡는 듯 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광희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는 것 역시 문제다.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특집은 그런 광희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특집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의 향연이 가장 중요한 무한상사 특집에서 캐릭터가 부족한 상황 속에 광희의 캐릭터는 사실상 활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웃음 포인트나 예능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광희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또다시 광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새로 투입된 양세형의 예능감이 오히려 광희를 압도하는 모습은 1년여 동안 적응기간을 거친 광희에 대한 실망감을 증폭시키는 일이었다. 유재석조차 “꽁트가 처음이냐. 그렇게 할 수는 있는데 애매하다.”며 직설적인 멘트를 날렸다. 유재석은 광희에게 핀잔을 주는 등, 광희의 캐릭터를 살려주려고 노력했지만 광희는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무한상사는 광희의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 없이 출발하고야 말았다.    

 

 

 


물론 여전히 광희가 기사회생할 여지는 남아있다. 정형돈과 길 역시 처음에는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를 잡지 못해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희를 무작정 기다려 주기에는 <무한도전>에 남은 캐릭터가 예전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축소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광희는 곧 군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껏해야 앞으로 1년 정도의 시간 안에 광희는 <무한도전>에서 하차해야 하는 상황. 그 안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발견하지 못하면 광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촉박한 시간안에 누리꾼들의 가혹한 평가를 극복해 보고자 하는 압박감은 오히려 광희를 더욱 뻣뻣하게 만드는 요소다. 광희는 자신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촬영에 임하지만 그 부담감은 오히려 <무한도전>안에서는 독이된다. 차라리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을 드러내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훨씬 더 득이다. 정형돈 역시 ‘웃기지 않는다’는 평가를 들으며 <무한도전>의 적응기를 거쳤다. “웃기지 않는 캐릭터로 만들어 보자”는 김태호 PD의 제안에는 눈물을 뚝뚝흘릴정도로 자존심 상해 했지만, 결국 웃기지 않는다는 것을 무기로 오히려 누구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얻을 수 있었다.

 

 

 


광희는 지금 유재석의 말처럼 애매한 상황이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오버하지 않아야 할 곳에서도 오버를 하게 되고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는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이 문제점은 광희가 절대적으로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앞으로 1년여. 광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예능 캐릭터가 될 수 있을까. 독이든 성배를 마신 광희의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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