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드라마작가' TOP3가 무너지고 있다.


바로 김수현, 문영남, 임성한을 두고 하는 소리다.


이들의 시대가 무너지면서 드라마 작가계는 거대한 '세대교체론'에 부딪히고 있다. 과연 TOP3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김수현, 문영남, 임성한은 드라마 작가들 중 원고료를 가장 많이 받는 3명의 작가다. 김수현이 회당 5000만원, 문영남과 임성한은 각각 3500~4000만원 사이의 원고료를 책정받고 있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 액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와 제작사가 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한 이유는 단 하나,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쓴 드라마는 대부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상업적으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TOP3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과 추문이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세대교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 드라마계의 여제' 김수현은 작년 한 해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쓰는 드라마마다 엄청난 흥행을 거뒀고, 기본으로 시청률 20%는 보장 받는다는 김수현 드라마는 모두 옛말이 됐다. 김수현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라며 거창하게 홍보했던 김래원-수애 주연의 [천일의 약속]이 끝끝내 20% 시청률 고지를 밟아보지 못한채 초라하게 퇴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뒷심 부족에 여러가지 논란까지 겹쳐 김수현은 때아닌 곤혹까지 치뤄야 했다.


김수현 드라마가 20%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한 건 94년 [작별] 이 후, 약 20년만의 일이었다. 회당 5000만원의 원고료를 받는 김 작가가 받아 든 성적표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천일의 약속]은 회당 제작비가 1억 넘게 들었던, 멜로 드라마로 따지면 초대형 블록버스터였다. 하지만 방송사와 제작사의 기대와 달리 김수현 드라마는 맥없이 무너졌다. 항간에선 [천일의 약속]의 부진을 두고 40년 드라마 여제의 몰락이라는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천일의 약속] 이 후, TV 조선에서 방송 된 특집극 [아버지가 미안하다] 역시 별다른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김수현의 단막극은 웬만해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였다. [어디로 가나][은사시나무][아들아, 너는 아느냐][혼수][홍소장의 가을] 등 김수현의 단막극은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항상 크나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이번 [아버지가 미안하다]는 종편이라는 핸디캡에 방송사고라는 악재까지 겹쳐 차라리 안 쓰느니만 못한 최악의 작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김수현의 자존심에 다시 한 번 금이 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김수현이 차기작을 공중파 3사가 아니라 종편에서 쓸 가능성이 농후하단 것이다. 떠들썩하게 개국했을 때와 달리 지금의 종편은 0%대 시청률에서 허우적대는 '애물단지'다. 이런 곳에서 차기작을 방송한다는 것 '제 살 깎아먹기' '제 무덤 파기'와 다를 바 없는 자폭행위다. 김수현이 여태껏 드라마 작가로 이름을 날린 이유는 시청률이란 강력한 절대반지가 있었기 때문인데 종편으로 진출하는 순간 그러한 메리트가 와르르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천일의 약속]의 부진에 종편에서의 굴욕까지 더해진다면 '40년 드라마 여제' 김수현 신화도 깨어지는 건 일순간이다.


김수현도 김수현이지만 문영남이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문영남은 김수현 이래 가장 시청률 잘 나오는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애정의 조건][장밋빛 인생][소문난 칠공주][수상한 삼형제][조강지처 클럽] 등 쓰는 드라마마다 40%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그녀는 이른바 '문영남 사단' 이라는 연기자 집단을 조직해 확실한 자기 라인을 구축한 작가라는 평을 얻었다. 항간에선 막장 작가의 시초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높은 시청률은 그 모든 비판을 희석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폼나게 살거야]로 문영남 역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SBS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출격한 [폼나게 살거야]는 중반이 지나는 시점까지 한 자릿수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더니, 아직까지도 10%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하며 동시간대 꼴찌 드라마로 전락해 있다. 심지어 갓 방송된 [신들의 만찬]에게까지 지고 있는 마당이니 문영남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그녀를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SBS 역시 난감하기 이를데 없어졌다.


사실 SBS는 [폼나게 살거야]의 초반 부진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회차가 계속될수록 문영남 특유의 뒷심이 살아나 곧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SBS 내부에선 [폼나게 살거야] '비토론' 까지 등장했다. 문영남 드라마기 때문에 지금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거지 만약 신인 작가의 드라마였다면 벌써 조기종영을 당해도 남음이 있을만큼의 형편없는 성적이다.


그래서였을까. 구본근 SBS 드라마센터장은 문영남 작가의 [폼나게 살거야] 부진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작가 몸값이 좋은 작품으로 이어지던 연관관계가 약해졌다. 작가의 기량이 드라마의 기획방향과 맞는지, 캐릭터를 잘 살리는지, 재미가 있는지만으로 판단해야 한다" 며 몸값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은 고액작가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구본근 센터장의 이 발언은 문영남 작가를 겨냥한 것으로 추측된다. '히트제조기' 문영남의 처지가 아주 우습게 된 셈이다.


문영남이 처참한 시청률 표를 받아들며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들었다면, 문영남과 함께 양대 막장작가로 이름을 날린 임성한은 최근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며 컴백이 요원해진 경우다. [보고 또 보고][온달왕자들][인어아가씨][하늘이시여][왕꽃선녀님][아현동마님][보석비빔밥] 등의 드라마를 연속으로 히트시키고, 작년 한 해 SBS의 뜨거운 감자였던 [신기생뎐] 역시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임성한 드라마는 방송계의 절대 히트작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 임성한의 남편인 손문권 PD가 자살하면서 임성한의 사생활을 둘러 싼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작가로서는 탄탄한 커리어를 구축했지만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방송계에서 재기가 쉽지 않게 된 셈이다. 여전히 대중은 임성한이 왜 남편의 사인을 숨겼는지, 그리고 그 죽음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사생활 노출을 극심히 꺼리는 임성한으로선 이런 대중의 의구심에 확실한 대답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다. 즉, 사생활 문제를 확실히 털지 않는 한 작가로서 새로운 드라마를 내놓기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

 


김수현-문영남-임성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드라마작가 TOP3가 처참한 몰락을 거듭하면서 최근 드라마계는 새로운 작가, 새로운 얼굴 찾기에 분주하다. 작년 한 해,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공주의 남자][무사 백동수][보스를 지켜라][싸인] 등은 모두 신인 작가들이 집필을 맡은 작품들이었다. 즉, 원고료와 시청률의 상관관계가 깨지면서 고액작가들의 처지 역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셈이다.


과연 김수현-문영남-임성한은 그간의 명성에 걸맞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40년 시청률 여제 김수현, 막장 드라마계의 대모 문영남, 파격 드라마 소재의 임성한. 미안하지만 이들, 드라마작가 TOP3 의 오늘과 내일은 험난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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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타깝네요 2012.02.28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참한 몰락?
    대체처참한 몰락의 기준이 뭐죠? 시청률? 아니면 작가사생활?
    님의 리뷰많이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다른분들과는 확실히 개성있는 문체를 가지고 계신것은 사실이세요 즉 가십거리를 좋아하시더군요 남이 조금만 삐끗하면 그걸 막 확대, 과장하셔서 글을 쓰는 재주가 참으로 뛰어나시더군요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그려
    요새시대는 SNS 스마트폰 DMB 토렌트 활성화 시대입니다 즉 과거 사랑과 야망 방송시절처럼 TV보급이 많이 안된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사람들이 본방사수를 하지 않고도 드라마를 접할수 있는 길이 널린거죠 그렇기게 과거보단 시청률이 아무래도 떨어지는것은 당연한것 아닐까요?
    님께서 아주 지능적인 김수현 작가 안티인건 익히 알았지만 도저히 글에 모순이 많아서 그냥 넘어갈수 없더군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 획을 그운 여작가에 대한 매너도 없군요
    시청률이 20이 넘으면 몰락이 아닌가요?몰락기준이 시청률20? 참으로 그 기준 우습군요...
    천일의 약속작품은 시청률20은 아니었어도 나름 정통멜로치고 15%중후반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통멜로가 이정도 시청률 나올수 없다는거 아시죠? 그나마 김수현작가니까 끌어올린겁니다. 그리고 김수현작가를 몰랐던 우리반 애들조차도 천일의약속을 보는 학생들이 있었고
    시청률은 그동안 김수현작가작 치고는 물론 낮았지만 웹상반응 체감반응은 더 좋았습니다.
    모든 기준을 시청률로만 보지 말아주세요 누가보면 진짜 김수현작가가 바닥을 찍은줄 알겠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미안하다는 애초부터 신생종편작이었고 우리나라 시청자들중 종편시청하는 사람들 있습니까? 절대적인 홍보성도 부족하고 애초부터 핸디캡200만개를 떠안고 종편에서 쓴건데 무슨 반응을 기대합니까?
    이렇게 가십거리좋아하는 당신 정말 구질구질합니다

    • 지나가다가~ 2012.03.01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시보기나 다운로드, 디엠비 등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시청률이 하락한 것 인정하겠는데요, 아직까지 해품달처럼 높은 시청률 또한 가능하다는 게 증명되지 않았나요?
      물론 그게 자주 나오는 건 아니겠지만 sbs에서는 그런걸 기대하고 김수현 작가님의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위 글에서 거론된 분들이 유명하고 막강한 작가 파워를 낼 수 있는 원천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시청률 아닐까요?? 시청률이 보증이 안되면 그들을 다시 기용할 필요가 없겠죠. 그 비싼돈을 주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높거나 화제성이 있는 장르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방송사에 아 이번 작품은 정통멜로라 시청률이 낮을수 있겠구나 하고 이해하겠습니까? 정통멜로는 시청률이 안 나오는데 김수현 작가님은 다르겠지 하는 작가파워가 있기때문에 괜찮을거야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으로 보통 중박기준을 20%로 잡는데
      천일의 약속은 동시간대 드라마들중에 경쟁작이라고 할만한게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20%를 못 넘겼기 때문에
      망했다는 겁니다. 그 시간대에 시청자층이 줄어든거지요. 볼만한게 없어서. 왠만한 망작들 아니면 10%는 넘기는데 꾸준히 유지만해도 10% 초반은 나와서 20%를 보통 기준으로 삼구요. 종편에 시청률 안 나오는건 dog나 cow나 다 알고 있습니다. 그걸 김수현 드라마로 극복하려고 종편이 계획한 거구요. 근데 그게 효과가 없던거구요. 좀 말도 안되는 걸로 쉴드치시지 마시구, 뭔가 주장을 할때 근거를 내세우세요. 주변에서 이렇더라, 친구들, 가족들...이런 지극히 주관적이고 확인도 할수 없는거 말구요. 글쓴이는 그래도 시청률이라는 객관적 자료가 있잖아요.

    • Favicon of http://license119.com/newki BlogIcon 자격증무료자료받기클릭 2012.05.29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임성한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유망 직종 및 모든 자격증에 대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 받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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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타깝네요 2012.02.28 1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임성한 작가에 대해서도 제발 함부로 발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분은 지금 남편 잃은 슬픔에 그 누구보다도 충격적일텐데 이렇게 제3자도 아닌분이 다 아는것처럼 이런식으로 리뷰올리시는거 양심안 찔리세요?
    누군가가당신개인사를 막 들먹거리는글을 웹상에 올린다면 기분 좋겠습니까?

  3. 광고자제좀 2012.03.23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광고로 도배를 해놨네요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에 배우 나문희가 출연했다.


타고난 재능과 탁월한 노력으로 50여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야말로 진정 국민의 배우라고 할 만 하다.


[무릎팍 도사] 에서 그녀는 노희경, 문영남 작가와의 일화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쏟아 냈는데 이 순간 스쳐가는 것 하나가 있었다.


바로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속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던진 진심어린 충고였다.




나문희와 작가 노희경의 인연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끈끈하게 이어져 온 질긴 끈과 같다. 노희경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에서 자궁암에 걸린 시한부 인생의 삶을 절절하게 표현한 이래 나문희는 [내가 사는 이유][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굿바이 솔로][그들이 사는 세상] 등 노희경의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노희경 사단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엄마의 치자꽃] 이라는 작품으로 나문희와 첫 만남을 가졌던 노희경은 "돌이켜 보면 참 싱그러운 나이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참 멋지셨습니다. 쉰 중반의 나이에 베이지색 바바리가 그렇게 잘어울리는 분을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라며 첫 만남을 회상한다. 서로를 '아껴보는 관계' 라는 그녀들의 관계는 바로 그렇게 시작됐던 것이다.


노희경은 나문희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기가 쓴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신이 난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나문희를 사랑하는 작가다.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하지만 한 두번의 전화 안부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그녀들의 관계는 단순한 작가와 배우의 관계를 뛰어 넘어 세대와 시간,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우정처럼 보인다.


노희경은 자주 시청률이 낮은 자신의 드라마를 걱정스러워 하면서 나문희에게 고민을 털어 놓은 적도 많았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나문희는 "하늘이 희경씨를 참 사랑하나봐. 그러니까 시청률을 안 주지. 더 큰 작가 되라고." 라는 대배우 다운 말로 그녀를 위로해 줬다고 한다. 노희경은 나문희의 그 말을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달콤한 위로' 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나문희는 언제나 노희경이 작가로서 다듬어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진정한 스승이자, 친구이며, 조력자였다.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를 보면 나문희에 대한 절절한 노희경의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다. 그리고 이 책 속에는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남겼다는 말이 편지 형식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절절하게 울린다.


"너무 잘난 사람들하고만 어울려 놀지 마. 책 많이 읽어. 버스나 전철 타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 재래시장에 많이 가. 그곳에서 야채 파는 아줌마들을 봐, 할머니들 손을. 주름을 봐봐. 그게 예쁜 거야. 골프 치지 마. 대중 목욕탕에 가. 대본 제때 주는 작가가 돼. 우리 자주 보지 말자. 그냥 열심히 살자, 희경씨."


작가로서 언제나 초심을 잃지 말고 살라는 말, 마트가 아니라 시장에서 서민들과 부딪혀 보라는 말, 대본 제 때 주는 프로의식을 가진 작가로 살라는 말, 주름진 모습에서 인생을 보라는 말, 자주는 보지 못해도 열심히 사는 것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자는 말. 나문희가 노희경에게 던진 수많은 말들은 마치 노배우가 여유롭게 부르는 삶의 노래처럼 가슴 하나하나를 비수처럼 파고 든다.


"누가 배우 나문희를 한마디로 답하라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욕심 많은 배우라고 말할겁니다. 그리고 또 누가 인간 나문희를 한마디로 답하라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화면에 단 한컷도 거짓이었던 적이 없었던 인간이라고요. 늘 서민의 어머니로 살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도 잠자리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서민으로 살아야한다고 핏속마저 살속마저 거짓은 안된다고"


이 노희경의 말속에는 나문희가 왜 이시대의 가장 뛰어난 배우이고 가장 훌륭한 연기자인지에 대한 답까지 포함돼 있다.  나문희는 노희경에게 남긴 그 말 처럼 진정성이 있는 연기를 한다. 그래서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역시 나문희는 천재야!" 라고.


나문희는 연기를 가장 연기답게 한다. 꾸밈없고 솔직하게, 진정성이 담긴 채로 거짓이 없다. 슬프면 슬픈만큼, 기쁘면 기쁜만큼 감정의 과잉이나 기복 없이 진솔하고 담백하다. 그래서 나문희의 연기를 보면 꼭 우리네 일상을 보는 듯 친근하고 익숙하다. 


또한 그녀는 표정만으로 연기를 하는 예사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눈과 코와 입과 몸짓으로 모두 연기한다. 철저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대단히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마치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녀 존재의 일부인것마냥 나문희의 연기는 조금의 빈틈도,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하고 깔끔하며 담백하고 진솔하다.


이렇듯, 나문희만큼 밖으로 내보이는 외양에 못지않게 충실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한 중견 배우, 아니 대중 문화인도 우리나라에는 드물다. 한국의 문화계에서 나문희 만큼 자신의 일생을 자신만의 ‘문화코드’로 무장할 줄 알며, 수미일관의 정체성으로 서민의 삶과 감정을 보다듬으며 오롯하게 버틴 대중문화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연기론의 대가였던 스타니슬라브스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배우들은 물고기가 물을 사랑하듯 무대와 예술을 사랑한다. 그들은 예술의 분위기 속에서 소생한다. 또 어떤 배우들은 예술이 아니라 배우의 경력과 성공을 사랑한다. 그들은 무대 뒤의 분위기 속에서 살아난다. 첫 번째 배우들은 아름답지만 두 번째 배우들은 혐오스럽다'


배우 나문희가 혐오스러운 배우들이 넘쳐나는 지금의 세상에서 고결하고 아름다운 배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오랫동안 대중의 곁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선생님께 배울것이 천지입니다. 부디 너무 이르게 늙지 마십시오." 라는 노희경의 말처럼.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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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opeplanner.tistory.com BlogIcon 행복캐스터 2010.01.28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보여주었던 나문희 시골 엄마 연기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옛적 우리 엄마를 바로 연상하게 했고 지금도 그 연기가 생생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나문희씨에게 더욱 존경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 Favicon of http://9988.oo.ag BlogIcon 무병장수★클릭하세요 2010.06.20 1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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