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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2 [뮤지컬 오디션] 우리는 젊다, 그래서 좌절한다. (1)



뮤지컬 [오디선] 은 예전부터 꼭 찾아 봐야지 생각했던 작품 중 하나였다.


워낙 소문도 좋았고, 웰메이드라는 호평이 자자했기 때문인데 다행히 이번 주말에 시간이 닿아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디션] 은 클럽 오디션을 보러다니며 밀린 월세조차 갚지 못하는 사고뭉치 '락 밴드' 들의 이야기다.


젊기 때문에 꿈을 꾸고, 좌절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말이다.





[오디션] 은 락 밴드가 주인공인 뮤지컬답게 콘서트와 뮤지컬의 중간지점에 와 있다. 배우들은 노래 뿐 아니라 춤과 악기까지 두루 갖추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 눈과 두 귀를 사로잡는 뮤직 넘버들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탄탄한 스토리 라인은 국내 창작 뮤지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해준다.


그러나 이 뮤지컬에서 진짜 빛나는 것은 바로 '젊은이' 들 그 자체다.


그들은 돈 때문에 좌절하고, 오디션에 낙방해서 좌절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혀 좌절한다. 그러나 "걱정은 개나 줘버려!" 라며 소리치는 그들은 오뚝이처럼 일어나서 다시 도전한다. 포기라는 걸 모르는 그들의 모습은 무모하긴 하지만 절대 어리석어 보이지는 않는다. 꿈을 좇아 달려가는 청춘의 영롱함을 어찌 어리석다 할 수 있을까.


비록 [오디션] 은 여섯명의 주인공들이 '성공' 을 쟁취하는 모습까지 그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도 큰 시련에 견디기 힘들어 뿔뿔이 흩어지는 밴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조명한다. 허나 그 모습이 그리 허무하거나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 이유는 "꼭 다시 돌아올게" 라는 준철의 약속처럼 여섯 주인공들은 그 시련마저도 극복하리라는 것, 그들이 끝끝내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연주할 거라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꿈을 좇아 어른이 되고/ 조금씩 잊혀져가지/ 우리가 떠나온 그 곳/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식어 버리기 전에/ 이제는 만나고 싶어/ 다른 내일을



그들에게 '좌절' 은 일종의 성장통이다.


그들이 함께 불렀던 노랫말처럼 그들은 꿈을 좇아 어른이 될테고, 곧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시련이 있더라도 그들의 꿈꾸는 엔진이 꺼지고 식어버리기 전에 다른 내일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뮤지컬 [오디션] 이 끝까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젊기 때문에 좌절하고 성장할 수 있는 청춘의 열망과 꿈, 순수한 열정 그 자체였던 셈이다.


이렇듯 [오디션] 은 확고한 주제의식 속에 배꼽을 잡게 만드는 유머러스함과 수준 높은 뮤지컬 넘버를 버무린 수작 중의 수작이다. 특히 병태의 솔로곡으로 작품이 막을 내리고 여섯 멤버들이 다시 무대에 나와 관객과 함께 즐기는 '커튼콜' 은 소극장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기본기 탄탄한 뮤지컬 배우들의 '쇼' 를 보며 땀방울 흥건한 멋진 '연주' 를 듣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우리 주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표현한 뮤지컬 [오디션]. 특별하지도 비범하지도 않지만 공감할 수 있어서 행복한 뮤지컬 [오디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젊은이들의 순수함을 직접 느끼고 싶다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계기를 마련해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오디션] 을 보러가길 바란다. 그 곳에서 당신은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 예전의 '나'를 회상하며 깊은 울림이 있는 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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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03 0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다보니 젊은이들 이야기 최인호의 고래사냥과 바보들의 행진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주인공 이름때문이었나? 글 잘 읽고 갑니다^^